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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침묵...

어느새 반년의 시간이 훌쩍 지났구나..

 

빈집이 어색하다.

 

내면여행을 하면서 좌충우돌 두 아이 엄마로 살면서 한 남자의 아내로

이곳에서 살아가기가 이렇게 힘들었구나, 알게 됐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참 많이 걸어온 내가 대견하다.

 

사랑이는 40개월에 접어들고 해랑이는 17개월에 접어들었다.

나. 나는 아직도 3살짜리 어린 아이만 같다.

아직 '전능한 자아'에 머물러 있는것도 같다.

 

그러나 분명 난 이 집을 떠날때의 내가 아니다.

한여름 부츠패션처럼 조금은 뻔뻔하게 

낮고 깊은 길을 찾아 흐르는 깊은 물처럼 조금은 평안하게

하루하루 다행이고 하루하루 감사하고

하루하루 소중한 시간이고 하루하루 아이들과 함께 성장하고 있다.

 

못나고 게으르고 헛점 투성이에 관계에서 벽 쌓아 스스로 외톨이가 되고

내가 어디에 있는지 존재감도 현실감각도 없이 살았던 나.

경계선도 없는 방치로 자란 덕분에

참 많은 시간 통곡했고 수치와 아픔에 떨고 쪼그라져

스스로 내동뎅이쳤던 나.

 

그러나 이젠 다르다.

이전의 생-전생,

끊임없이 나타나고 사라지는 나라고 여겨졌던 그것들이

환상이었음을,

내가 어찌할 수 없음을,

이 우주의 중심이 '나'였음을

그것들이 모두 내 안에 있음을,

 

우주를 품어 안음을 

이젠 알겠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이곳에 발붙이고 살 수 있음이

감사하다.

 

길은 계속된다.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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