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만에 밭에 나가다(7월 18일/무더위 22-26도)
 
딱 열흘 만이다. 어제도 잠깐 밭에 나가긴 했지만 일은 않고 물 빠짐만 보고 왔으니. 해서 급한 마음에 새벽부터 분주하다. 마저 다 김을 매지 못한 콩 밭도 그렇고. 신문지 덮어놨다고 신경도 안 쓴 고구마 밭도 그렇고. 풀이 발목을 넘어 무릎이어서 여기부터 손을 봐야 하는데. 진작 순을 따 줬어야 할 콩들도 눈에 걸리고. 지주를 세워준 토마토, 오이, 호박도 다시 튼튼히 매줘야 할 듯. 이래저래 일이 쌓였다. 하지만 급하다고 바늘, 허리에 매어 쓸 수 없듯. 하나씩, 하나씩 해나가는 수밖에. 일단 오늘은 콩 순 따주고 콩 밭 김매기하고. 내일은 콩 밭 고랑에 자란 풀 베어내고. 모래는 고구마 밭 김매기하고. 그리고 글피는.....
 
급한 곳부터 손대자 - 첫째 날(7월 19일/무더위 23-30도)
 
다행히 태풍 때문인지 바람이 많다. 안 그랬음 무더위에 금방 돌아와야 했을 뻔. 9시 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벌써 햇볕은 쨍쨍.
 
장맛비가 시작되기 전, 대충 한 번씩은 풀을 매줘 그나마 조금은 나은데. 메주콩을 심어 놓은 곳은 김매기를 해주지 않아 풀이 무릎까지 자랐다. 아차, 하는 순간 콩을 덮을 듯. 아무래도 제일 급한 곳은 여기다. 해서 새벽부터 두 시간 넘게 열심히 풀 매주고. 틈틈이 고추밭도 정리.
 
급한 곳부터 손대자 - 둘째 날(7월 20일/무더위 23-30도)
 
어제보다 더 바람이 세다. 정말 다행이다. 열사병까지 나는 마당에 바람이라도 불지 않으면. 새벽 댓바람부터 나가지만, 밭에서 일하는 시간이 턱 없이 부족할 뻔. 바람 불 때 많이 일 해놔야겠는데. 아무래도 진도 나가는 걸 보니. 금요일까진 열심히 메주콩 심은 곳 풀 매주면서. 틈틈이 채소 심은 곳하고 고구마 밭까지 손 봐줘야할 듯. 그래야 대충 급한 일이 마무리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풀이 장난아니다. 그래도 고구마 밭은 좀 나은게...신문지 멀칭을 한 덕인데. 그럼 다른 곳은....?>

 

급한 곳부터 손대자 - 셋째 날(7월 21일/무더위 19-30도)

 
오늘도 콩 밭이다. 잠깐 쉬는 동안 율무 심은 곳 김매고. 애호박이며 오이며, 비 그치고 미처 따지 못한 것들 따고. 그 외엔 계속 풀 맨다.
 
위쪽 밭 - 첫째 날(7월 22일/무더위 17-28도)
 
가운데 돌무더기가 있는 곳을 경계로 밭이 두 부분이다. 편의상 동쪽에 있는 밭을 위쪽 밭, 서쪽에 있는 밭을 아래쪽 밭이라고 하는데. 위쪽 밭엔 주로 야채와 고구마, 고추, 옥수수와 같은 것들을 심고 아래쪽 밭엔 서리태와 팥을 심었다. 서리태와 팥은 5월 말 가까이에 심어 심기도 전부터 풀 매주느라 신경을 많이 썼더니 지금은 괜찮다. 하지만 위쪽 밭은 팥, 서리태 심고도 한 번 더 김매는 동안 쳐다도 안 봤더니 풀이 장난이 아니다. 특히나 씨앗을 심었다 싹도 나지 않은 곳엔, 엄두도 안 난다. 이번 주엔 급한 곳부터 한다고 위쪽 밭 콩 심은 데 풀을 매는 동안. 가만 보니 이거 그냥 두면 안 되겠다, 싶다. 해서 한 삼일은 옥수수며 고추, 야채 심은 곳 풀 매주고. 이틀은 고구마 심은 곳 풀 매주고, 또 이틀은 율무와 녹두 심은 곳 풀 매주기로 한다.
 
위쪽 밭 - 둘째 날(7월 24일/안개, 가끔 비 23-29도)
 
날씨가 오락가락한다. 국지성 소나기가 내리다가도 해가 쨍 하고 뜨고. 마른하늘에 갑자기 또 비가 내리기도 하고. 폭염주의보라는데 기온은 높지 않고. 대신 습도가 많아 후덥지근하니. 일하기가 쉽지가 않다. 그래도 아침 일찍 나가면 좀 낫겠거니 싶어 새벽부터 밭에 가지만. 에구구. 10시는커녕 8시도 안 됐는데 윗도리가 흠뻑 젖는다. 땀을 많이 흘리니 배도 고프고. 얼른 얼른 들어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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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25 20:11 2011/07/25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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