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만천리 농사 끝 2011/11/20
  2. 메주콩 털기 2011/11/06
  3. 지주(支柱) 2011/10/31
  4. 2011/10/24
  5. 고구마 캐기 끝 2011/10/15

만천리 농사 끝

from 11년 만천리 2011/11/20 10:20
서리태 - 첫째 날(11월15일/맑음 -3-13도)
 
지지난주에 서리태를 베어 널었는데 이제야 털러 나왔다. 오락가락 비가 자주 온 탓이긴 한데, 덕분에 푹 쉬었으니. 이제 부지런히 털어야 하는데, 얼추 보니 이틀, 사흘이면 다 끝낼 수 있을 것 같다. 금요일부터 또 비가 온다고 하니 그때까진 다 마쳐야겠고. 하루 정도 밭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니. 음, 오늘 해야 할 양이 많군.
 
서리태 - 둘째 날(11월 16일/맑음 0-15도)
 
점심 먹고 서둘러 밭에 나왔다. 오늘까진 끝내야 내일 하루 팥 골라내고, 이것저것 정리도 해야 하니 시간이 없다. 다행이 허겁지겁 한 숨도 안 쉬고 일한 덕에 계획했던 대로 일은 다 마쳤으니. 수확해야 할 건 다 했고. 올 농사도 이젠 마무리다.   
 
만천리 농사 끝(11월 17일/흐림 6-13도)
 
만천리 밭에서 농사를 지은 게 3년이다. 첫 해엔 고추를 중심으로 심었다가 둘째 해엔 콩. 그리고 올 해엔 잡곡을 많이 심었는데. 자전거로 오가며 보낸 3년이 오래된 사진처럼 남는다. 그렇다고 ‘정’까지 생긴 건 아니고. 어차피 내년엔 어찌될지 모르니 접는 게 당연하겠지만. 그래도 아쉽긴 아쉬운가보다. 지난 추위에도 살아남은 콩 꼬투리만 따고 오려 했는데. 해가 져서야 겨우 집으로 돌아왔으니 말이다. 이제 차분히 지난 3년, 아니 삼천동까지 해서 4년 간 실험해왔던 농사를 돌아보며 본격적인 농사 준비를 해야 한다. 차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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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20 10:20 2011/11/20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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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주콩 털기

from 11년 만천리 2011/11/06 15:03
서리태를 베어 널다(10월 31일/맑음 5-20도)
 
마지막으로 수확해야 할 서리태를 베어 널었다. 주말에 비가 온다고 하니 다음 주 후반쯤에는 털어야 할 터인데. 베면서 보니 역시 빈 꼬투리가 많고. 아예 꼬투리가 달리지 않은 것도 꽤 되고. 웃자라기만 한 것도 있고. 아무래도 양은 많지 않을 듯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메주콩 털기 - 첫째 날(11월 2일/맑음 9-22도)
 
봄 날씨다. 울긋불긋한 낙엽만 아니면 봄 인가, 착각할 듯. 20도를 오르내리고 아침 기온도 10도에 육박하니. 가을 상추나 배추, 무 등을 심었으면 한참 잘 자랐을 터. 이래저래 신경 써야 할 일이 있어 가을 작물을 하나도 안 한 게 아쉽기만 하다. 하지만 어쩌겠나. 마지막으로 수확해야 할 메주콩과 서리태라도 꼼꼼히 거둬야지. 그래야 조금이라도 섭섭한 마음이 덜 할 것 같으니. 오늘은 몸 풀기로 두 시간 남짓 털고 날리고 골라냈는데. 그새 등 뒤로 땀이 주르륵 연신 흐른다. 바람도 없는, 봄 날씨 탓이다.
 
메주콩 털기 - 둘째 날(11월 3일/맑음 6-23도)
 
내일까진 일을 마쳐야 한다. 주말에 비 소식이 있기에. 바짝 오늘과 내일, 이틀 털면 다 할 것도 같은데. 점심 때 아버지가 오시는 바람에 오늘 일을 반도 못했다. 아무래도 내일은 아침보단 낮에 밥 먹고 나와 해야 하지 않을까.
 
메주콩 털기 - 셋째 날(11월 4일/흐림 11-21도)
 
다행이 일을 다 마쳤다. 아침을 먹자마자 바로 나와 12시까지. 물 마실 틈은커녕 쉬지도 않고 일한 덕이다. 이제 서리태 베어 널은 것만 거두면 되나. 아차차. 오늘까지 털어낸 메주콩 골라내야지. 쭉정이며, 콩깍지며, 돌..... 벌레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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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06 15:03 2011/11/06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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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支柱)

from 11년 만천리 2011/10/31 19:39
지주(10월 14일/흐림 9-15도)
 
내년에 농사를 짓지 못한다고 하니 이것저것 생각해야 할 게 많다. 우선 어렵사리 모아 올 한 해 잘 키워 갈무리한 종자들을 잇지 못한다는 게 가장 걸린다. 내후년까지도 농사를 짓는 게 어찌될지 모르니 무작정 보관만 할 순 없는 노릇이고. 그렇다고 다 밥에 넣어 먹는 것도 그렇고. 아무래도 여기저기 조금씩 다 나누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또 걸리는 게 있다면. 100평 농사를 짓던 1,000평 농사를 짓던 꼭 필요한 농사기구들이 문제다. 삽, 괭이, 호미, 낫 같은 것들이야 잘 닦아서 보관하면야 문제가 없지만. 비닐 끈이라든가. 첫 해에 쓰고 남은 멀칭용 비닐이라든가. 창고에 넣어둔 고추용 대나무 지주. 토마토, 호박, 오이에 쓴 각목 지주까지. 덩치가 꽤 있는 것도 있어 이래저래 보관하기도 그렇고. 또 내년엔 이사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지만. 그렇다고 버리자니 아깝기도 하고. 참 난감하다.
 
오늘도 그렇다. 내일 또 영하에 가까운 추위가 온다 해서 마지막으로 팥꼬투리 따기 위해 밭에 나왔지만. 황량하게 서 있는 각목 지주를 보니 저걸 어째나 싶어 한참을 망설이다. 버릴 때 버리더라도, 아니 집으로 갔다 놔야 짐만 될 게 뻔해 어딘가 처박아 둘 게 뻔하지만. 일단은 한데 모아두자는 마음에 찬바람 맞으며 한 시간 넘게 끈 잘라내 모으기까지 하며 다 뽑아냈는데. 다 하고 나니 저걸 어째 다 자전거로 옮기나 싶어. 괜한 짓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 또 참 난감하기만 하다. 
 
율무(10월 28일/맑음 8-20도)
 
봄 날씨다. 낮 기온은 20도를 오르내리고. 아침나절도 쌀쌀하지 않으니. 엊그제 그리고 지난 주 딱 이틀만 춥지 않았더라면 팥을 제대로 수확했을 터인데. 이미 지나간 일, 그리고 사람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두고두고 안타깝다.
 
지난주에 베어 널다 남겨둔 메주콩을 마저 다 베고. 서리태는 어찌 여물었나 보니 음. 오늘은 율무 수확하고 내일은 서리태를 베어야 할 듯. 빈 꼬투리가 많이 보이긴 하지만 이만치 속이 찼으니 이제 거둘 때다. 
 
한 시간 남짓 쭈그리고 앉아 율무 따내고 나니 등에 땀이 날 지경. 날씨가 거꾸로 가는 건가. 마침 배도 고프고 하니 듬성듬성 서 있는 들깨 몇 개 더 베어 널고는 자전거에 오른다. 한 봉기 가득 딴 율무 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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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31 19:39 2011/10/31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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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11년 만천리 2011/10/24 10:44

팥(10월 17일/맑음 3-16도)

 

5일 만에 밭에 나온다. 금요일 하루 비가 오긴 했지만 고구마도 다 캐고 해서 좀 쉬었다. 메주콩 베어 너는 것 빼곤 이틀에 한 번 정도 나와 팥과 녹두만 거두면 되니까. 헌데 날씨가 갑작스레 추워진다고 하니 걱정이다. 내일은 영하로 떨어진다고까지 하고. 그러면 딴 거는 몰라도 팥이 제일 큰 문제인데. 다행히 수요일부턴 다시 평년 기온을 되찾는다고 하지만. 그래도 계속 걱정이 될 수밖에 없다. 그게 다 작년에 있었던 일 때문인데. 하지만 어쩌겠나. 날씨를 어떻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다 하늘이 하는 일이라 생각해야지. 들깨 베어놓고 한 시간 넘게 팥꼬투리 따냈다.

 

결국 팥이.....(10월 19일/맑음 1-20도)

 

딱 하루 0도 가까이 떨어진 날씨에 팥이 심상치 않다. 잎은 다 시들시들 채 여물지 않은 꼬투리들도 시들시들. 그나마 조금이라도 여문 것들은 어찌 건질 수 있겠지만. 그것도 따서 까봐야 알 듯. 결국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되는 건지, 참 답답하다. 허한 마음 때문이지 일도 손에 잡히지 않고. 겨우겨우 정신 차리고 위쪽 밭에 심었던 메주콩만 베어서 널어놨다.

 

춘천 날씨, 팥(10월 21일/맑음 8-21도)

 

날씨 탓만 할 순 없는 노릇이다. 죽은 것 죽은 거고. 얼은 건 얼은 거다. 그나마 조금이라도 여문 상태였던 것들이라도 따서 건져야지. 그것마저 그냥 뒀다간. 그야말로 팥은 반도 못 건질 듯. 그러고 보면 작년엔 작년대로 망했다고 생각했는데. 올해를 보면 그래도 작년이 나으니. 아무래도 춘천 날씨로는 팥 재배가 쉽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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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24 10:44 2011/10/24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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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 캐기 끝

from 11년 만천리 2011/10/15 18:01

고구마 캐기 - 다섯째 날(10월 10일/안개 후 맑음 10-21도)

 

고구마 캐고 오늘이 제일 안 좋다. 크기도 자잘한 것만 나오고 양도 적고. 덕분에 일은 빨리 끝났고 자전거도 가벼워 오르막길이 편하긴 했지만.

 

고구마 캐기 - 여섯째 날(10월 11일/안개 후 맑음 11-22도)

 

언제 서리가 내릴지 모르니 팥만 보면 가슴이 조마조마하다. 이제 막 수확을 하기 시작했으니 꼬투리 대부분이 아직 파랗고. 그러니 작년처럼 또 절반도 다 따지도 못할까봐서다. 해서 급한 마음에 채 여물지도 않은 걸 따는 건 어쩌나 싶기도 하지만. 일단 여물었다 싶은 것들은 매일 매일 따낸다. 고구마 캐내고 캐낸 고구마 잠깐 일광욕 시키는 틈에.

 

고구마 캐기 - 마지막 날(10월 12일/안개 8-17도)

 

오늘로 고구마는 다 캐냈다. 이제 밭에 남은 건 메주콩, 서리태, 팥. 비 그치고 다음 주 후반쯤에 메주콩은 베어 널고. 팥은 틈틈이 따 내고. 서리태는 이달 말까진 더 키우고. 오며가며 지주 옮기면 올 농사도 끝이다. 아니 만천리 밭농사가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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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15 18:01 2011/10/15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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