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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 날씨 2011/09/05
- 녹두, 첫 수확 2011/08/27
- 9일 만에 나온 밭 (2) 2011/08/21
- 이런 여름이 다 있을까 2011/08/15
- 고구마 밭 정리 2011/08/07
녹두, 첫 수확(8월 22일/흐린 후 맑음 20-30도)
며칠 새 더운 기운이 한 풀 꺾였다. 주구장창 비가 와서 그렇지. 그 덕에 제대로 된 무더위 한 번 만나지 못했으니. 좋아해야 하나? 아무튼. 꼭 새벽녘이 아니라도 이젠 10시가 되도 그닥 덥단 생각이 안 드니. 게다가 오늘처럼 구름이라도 낀다면. 열심히 낫질을 해도 목덜미에 잠깐 땀이 차도 금세 식는다. 다행이다. 일은 많은데 날씨까지 도와주지 않으면 며칠 못가 나가떨어질 터인데 말이다.
그래 한 서너 시간 낫질을 했는데도. 꽤 할만하다. 또 올 처음 도전한 여러 잡곡들 가운데 첫 수확까지 있으니. 멀리 청주와 완도에서 온 녹두가 주인공인데. 뭐 양이야 겨우 바지 주머니로 이쪽저쪽에 넣으면 끝이지만. 그래도 이것저것 심은 밭곡식들 가운데 처음이니. 녹두부침개는 못해도 밥에는 넣어 먹을 만하다. 그리고 메주콩이며, 서리태, 율무, 기장도 쑥쑥 잘 자라고 있으니. 크크. 올 겨울엔 맛난 잡곡밥을 먹을 수 있겠다.
모기(8월 23일/안개 후 맑음, 소나기 19-28도)
이틀째 서리태 심은 곳 풀베기를 한다. 다행히 새벽녘엔 덥질 않아 일하기가 수월한데. 문제는 모기다. 땀도 별로 나지 않는 데 어디서 그렇게 달려드는지. 등이며 팔이며, 여기저기 물려서 빨갛게 부풀어 오른 게. 보기에도 좀 그렇고. 무엇보다 가려워서 죽을 맛. 열심히 벌레 물렸을 때 바르는 약을 발라 봐도 그때 뿐. 조금만 덥다고 느껴지거나 옷깃이 스치면 여지없이 가려우니. 뭔가 대책을 세워야하긴 하겠는데. 바르는 퇴치약이나 스프레이? 팔찌도 있던데..... 일단 조금 덥더라도 두꺼운 옷으로 바꿔 입고. 그래도 안 되면..... 솔직히 잘 모르겠다. 어찌해야할 지.
팥 심은 곳 풀베기 - 첫째 날(8월 25일/흐린 후 맑음 21-31도)
어제 낮 내린 소나기 핑계로 하루 푹 쉬었다. 이틀 내리 서리태 밭을 기다시피 일을 했더니 피곤했나보다. 새벽에 알람소리에 깨긴 했지만. 어제 비가 꽤 왔지, 하며 다시 잠에 빠진 건데. 순전히 핑계였다. 하지만 그렇게 쉬고 나니 몸도 가뿐하고. 모기에 물려 여기저기 벌겋게 달아오르고 가려웠던 것도 좀 나아졌으니. 팥 심은 곳 풀베기는 한층 수월하다. 글고. 모기 쫒는 스프레이도 잔뜩 뿌려서인지. 크크. 모기도 안 달려드니. 정녕 효과가 있는 걸까?
팥 심은 곳 풀베기 - 둘째 날(8월 26일/가끔 구름 23-30도)
주말에 비가 온다는 얘기에 마음이 급하다. 어차피 토요일, 일요일 쉬려고 맘먹긴 했지만. 다음 주부턴 다시 위쪽 밭으로 옮겨가야 하니. 오늘 중으로 팥 심은 곳 풀베기를 마무리해야 하니. 꼭 비 때문만은 아니기도 하다. 그래도 그렇지 새벽 5시 반에 나가 10시 반까지 겨우 10여분 쉬었나. 쉴 때도 낫질을 했으니 제대로 쉰 건 아니고. 암튼. 팔도 팔이지만 계속 쪼그리고 다녔더니 다리가 무겁다. 운동선수도 아닌 마당에 무슨 근력 기르기인지 원. 그래도 맘 놓고 주말에 푹 쉴 수 있게 아래쪽 밭이 훤해졌다.
이런 여름이 다 있을까(8월 10일/무더움 23-29도)
장마, 집중호우, 폭염, 태풍. 참말로 여름에 할 거 한 달 사이에 다 한다. 잡곡 농사짓기 다행이지 과수나 채소, 벼 농사지었으면. 모르긴 몰라도 속이 시꺼멓게 타 들어갔을 터이다. 아무리 하늘이 농사짓는다고 해도 이건 좀 심하다 싶은 게. 또 인간이 저지른 온갖 악행에 벌을 내리는 것도 이만저만해야지. 땅, 하늘, 바람, 비와 함께 농사를 이어가는 사람들에겐 너무나 가혹한 시련이 아닐 수 없으니. 그래도 어쩌겠나. 한 알 한 알, 더 정성껏 돌보고 살펴야지.
이제 아래쪽 밭으로(8월 11일/무더움 24-32도)
위쪽 밭 정리하는데 보름 넘게 걸린 것 같다. 비가와도 엔간히 와야지. 하루, 이틀 일하고 사나흘 쉬고 하니. 이건 당해낼 재간이 없다. 하루만 지나도 풀 자라는 속도는 무서운데 말이다. 그래도 어찌어찌 고구마며 옥수수, 고추 등 채소를 심은 위쪽 밭은 정리가 다 됐다. 물론 아싸라하게 포기한 곳도 있다. 그런데는 풀이 무릎을 지나 허벅지까지 자랐다. 군데군데 그 틈에서 콩도 자라고 옥수수도 보이긴 하지만. 나중에 아래쪽 밭을 다 정리하고 나면 모를까. 지금은 영.
아무튼 이제 내일부턴 아래쪽 밭으로 가야 하는데. 어이쿠. 또 비 소식이다. 주말에 비. 월요일 하루 쉬었다가 화, 수에 다시 비. 비. 비. 비. 이러다 8월에 비 안온 날이 열흘은 되려나. 예년보다 빠른 추석에 비까지 이리 오니. 과수며, 채소며, 심지어 벼농사까지. 여기저기서 우려 섞인 얘기들이 많다. 가뜩이나, 잡을 생각이 없는 건지, 잡을 방법을 모르는 건지. 물가는 가파르게 오르는데. 이러다, 대체 747 공약이 뭐였더라. 물가 상승률 연 7%, 농산물 수입 증가율 연 47% 인가????
고구마 밭 정리 - 첫째 날(8월 5일/무더움 23-34도)
그치지 않을 것 같던 비가 멈추니 이번엔 폭염이다. 이제 풀은 무릎까지 올라올 지경인데 이래저래 풀 잡기가 쉽지 않다. 한 이틀 바짝 일해서 한쪽 풀을 정리하고 나면 비 오고. 한 사나흘 쉬었다 밭에 나와 보면. 여전히 손을 못 대고 있는 곳은 풀이 쑥쑥. 정신없이 낫질을 해야 겨우 여기가 밭이었던가, 싶으니.
주말 지나고 나면 태풍 영향으로 또 비가 사흘 가까이 온다고 하니. 무슨 일이 있어도 일요일까진 고구마 밭을 다 정리해야 하는데. 옥수수 심어 놓은 곳도 눈에 밟히니. 하는 수 없다. 눈 가는 데부터 시작해야지.
고구마 밭 정리 - 둘째 날(8월 6일/무더움 24-33도)
연 이틀 30도가 넘는 무더위다. 어젠 34도. 오늘은 33도. 이 정도면 가만있어도 땀이 흐르니, 새벽부터 나가야 겨우 몇 시간 일을 할 수 있는데. 어제에 이어 오늘도 고구 밭을 기어 다니려니. 세 시간도 채 일을 못한다. 9시가 조금 넘어 겨우 베어 낸 풀 사이로 고구마 줄기를 정리하니. 뱃속은 꼬르륵, 땀은 주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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