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MB이 대통령에 당선 됐을 때도 그랬겠지요만. 그래도 그땐 딱히 기대를 걸만한 이가 없어 충격은 덜했을 겁니다. 그저 뚜벅뚜벅 갈 길을 가면 되지 했었거든요. 하지만 올 대선은 조금 달랐습니다.
 
물론 문재인이든 안철수든 누가 되도 결국은 다시 시작해야 하는 가다, 마음 다잡았지만. 5년간 이어졌던 절망이 또 이어지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또 박원순을 보고 있으려니 그래도 그네보단 낫겠지, 란 생각에. 마지막엔 유례없이 높은 투표율에 어쩜, 내심 기대를 했었던 건 아니었나.
 
선거 이후 뉴스도 인터넷도 모두 끊고, 글도 안 쓰고. 누가 보면 열렬 운동원이나 됐었던 것 마냥 며칠을 멍한 채로 지냈더랬습니다. 그리고는 고작 자조적으로 욕을 해대며 중얼거리는 짓이나 하고 있으니. 물론 그렇다고 어느 동네 수도, 가스, 전기 싹 다 민영화해달라며 울분을 터뜨리고. 뚝뚝 떨어져가는 아파트 값만치나 피눈물도 뚝뚝 떨어질 거라 저주를 퍼붓는 게 옳다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총체적 부실이라는 4대강 사업 감사원 결과가 나와도. 탈법과 편법을 관례라고 항변하는 헌재소장 후보 얘기가 나와도. 결국 구느름만 하고 있어서는 구렁이 담 넘어가듯. 아니 누가 뭐라 해도 깡그리 무시할 거라는 것. 지난 5년 동안 수도 없이 겪었지 않았더랬습니까.
 
그러니요. 이제 광장에서, 거리에서 촛불 들고 외치는 이들을 두고. 이제 그만하지, 그런다고 뭐가 달라지나, 손가락질 하진 않았으면 합니다. 다음 5년 후 투표소에서 보자라는 허황된 다짐이나 맹세 따윈 더 이상 하지 말잔 말입니다.   
 
구느름: 자조적으로 욕을 해대며 중얼거리는 짓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13/01/24 20:25 2013/01/24 20:25
사용자 삽입 이미지실천문학사에서 펴낸 역사인물 찾기 시리즈이니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도 한데. 당체 처음 듣는 이름이었지요. 그도 그럴 것이 ‘뇌봉’이라는 이름이 여간 흔하지 않은 이름이니 스쳐가듯 이라도 들었더라면 분명 기억 못 할리 만무하니 말입니다.
 
헌데 올 초 모 신문에 ‘레이펑’이란 이름이 올랐던 적이 생각났습니다. 혹여 그 사람이 아닐까 싶었었는데, 어이쿠 맞았습니다. 중국 공산당이 레이펑 사후 50주기를 맞아 ‘레이펑 정신 실천 캠페인’을 벌이겠다는 기사였던 것 같은데. 그 레이펑이 바로 뇌봉이었던 겁니다.
 
당시 신문을 다시 찾아보니. 관영언론을 통해 특집기사들을 내보내고 각 지방정부마다 이런저런 행사를 준비했다고 하네요. 심지어 ‘레이펑 배우기’ 우수자에게 의료, 주택, 취직 등의 혜택까지 주겠다는 말까지 나왔으니. 나름 야심차게 일을 진행했던 것도 같습니다.
 
하지만 그때도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이 있었는데. 그 후에도 별다른 소식이나 얘기가 없었던 걸 보면. 관료화된, 아니 새로운 지배계급이 된 당 지도부가 강요하는 도덕 재무장이란 게 얼마나 현실과 동떨어진 소리인지, 몰랐던 모양입니다.    
 
요즘은 거진 헌책방을 기웃거리다 집어온 책을 읽게 됩니다. 뇌봉도 마찬가지. 외대 앞 헌책방 한 귀퉁이에서 골라왔지요. 하지만 책도 오래됐고 주인공 뇌봉도 오래 전 사람이지만. 그가 가다듬고 실천한 정신과 사상은 다시 되새겨야 할 것들이 많을뿐더러. 다 읽고 나면 감히 나서서 본받자, 따르자 할 사람도 아니란 걸 알게 되니.
 
언제 적 얘기냐며 덮어두기엔 아까운 책임에 틀림없습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13/01/19 20:23 2013/01/19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