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동지다 : 앞뒤가 서로 모순이 되어 맞지 아니하다.

 
국회에서 합의한 법안을 놓고 여당 원내대표에게 “심판”이란 말까지 해가며 호통을 치는 대통령과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대통령령 등 행정입법이 법률에 위배되거나 법률의 위임절위를 일탈한다는 등의 의견이 제시된 때에는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 이에 따르도록 함”을 주요 내용으로 한 국회법 개정안을 공동발의 했던 사람은 다른 사람인가요?
 
유가족과 만난 자리에서 “무엇보다 진상규명에 있어서 유족 여러분들이 여한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던 대통령과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활동을 무력화시킬 시행령을 만든데 이어 예산 집행까지 하지 않아 그나마 출범한 특조위가 제대로 된 활동을 할 수 없게 만들고 있는 정부를 이끌고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인가요?
 
취임 일 년도 되지 않아 두동진 말을 한 게 어디 한 두 번이었어야지요. 기초연금에서 누리과정, 경제민주화까지. 그러더니 사면권 남용을 거부하겠다는 말을 뒤집고 특별사면을 하겠답니다. 메르스로 떨어진 지지율 때문인가요, 세월호특별법시행령 때문인가요. 이렇게 앞뒤가 서로 모순이 되어 맞지 아니하는 사람을 대체 언제까지 두고 봐야 하는지 답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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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17 12:00 2015/07/17 12:00
죄어치다: ① 재촉하여 몰아내다. ② 바싹 죄어서 몰아치다. ③ 몹시 조르거나 몰아내다.
 
언제든 찾아오라던 세월호 유가족들을 뿌리치고 외국으로 나갔더랬습니다. 경찰은 이때다 싶었던지 최류액과 캡사이신 물대포를 쏘아대며 죄어쳤습니다. 더 이상 청와대로 향하지 말라고, 더 이상 진실을 알려하지 말라고. 가라앉지 않는 추모열기와 성완종 게이트 때문인지, 긴 여행에서 돌아온 노독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돌아온 대통령은 오랜 시간 병상에 누웠습니다. 그러다 선거가 끝나니 언제 그랬냐는 듯. 아니 지난번처럼 연일 바싹 죄어서 몰아치고 있습니다. 전.현직 비서실장 이름들이 줄줄이 오르내리고; 본인이 지명한 총리가 수사대상에 올랐어도 부정부패 척결만을 외치고. 특별조사위원회를 무력화시킬 시행령이 뻔한데도 끝내 통과시키면서 말입니다. 그래도 일말의 기대라도 있었다면 이런 유체이탈(流體離脫)에 어이없어하기라도 할 터인데. 하도 많이 봐왔던 거라 이젠 통 관심도 가지 않고. 앞으로 남은 3년 동안 또 얼마나 보여줄지 대충 짐작만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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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12 10:53 2015/05/12 10:53
이제 보름 후면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꼭 1년이 됩니다. 그동안 우리는 참 많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참 많이 반성도 했고, 많은 다짐들도 했습니다. 다신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자, 진실을 반드시 밝히자, 말입니다. 하지만 되돌아보면. 그 수많은 눈물, 반성, 다짐들 어느 하나라도 진정 마음이 담겼었는지 의구심이 들게 되는 시간들이었지 싶습니다.
 
전 국민이 보는 가운데 닭똥 같은 눈물을 흘렸던 이는 선거가 끝나자마자 언제 그랬냐는 듯 유가족들 면담 요청에 경찰을 내세웠구요. 관피아다 모피아다 요란스레 굴었지만 결국 해경만 해체됐고 ‘박하산’은 여전하니까요. 곡기를 끊어가며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 유가족들 앞에서는 치킨과 피자를 나눠먹으며 한껏 조롱을 일삼았고, 진실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미국 잠수함을 말하는 것이냐”며 또 ‘종북’ 타령이니 말입니다.
 
처음부터 세월호는 시간과의 싸움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배는 기울어 침몰하고 있지만 선원들만 구조하고 있었던 시간들. 대조기(大潮期)니 정조(停潮)니 하며 때만 기다렸던 시간들. 언제든 만나겠다던 말만 믿고 청와대 앞에서 밤을 지새웠던 시간들. 특별법을 제정하라며 안산에서 팽목항에서 무수히 걸었던 시간들 말입니다.
 
사백 명이 넘는 사람들이 어찌됐는지 알 수 없는 데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속 시원히 알 수 없는 시간들. 코앞에 닥친 선거를 위해 무슨 말이든 못하랴 싶게 연일 속없는 말들을 내뱉던 시간들. 이건 이래서 안 되고, 저건 저래서 안 된다며 속절없는 공방만 하는 그 시간들 말입니다.
 
유가족들이 다시 농성에 들어갔습니다. 이번엔 416시간 농성이랍니다. 세월호 특위를 무력화시킬 시행령을 즉각 철회하라는 겁니다. 하지만 여전히 청와대로 가는 길은 경찰에 막혀있습니다. ‘기레기’들은 철지난 철새들 마냥 보이지도 않고, 대통령은 그리 자주 해외에 나가면서도 청와대 밖으론 한 발짝도 벗어나려 하지 않습니다.
 
세월호는 분명 시간과의 싸움입니다. 광화문 한복판에서 시작된 농성이 비록 416시간이라고는 하지만. 416일이 되더라도 아니 4년 1개월 6일이 되더라도 싸워야 합니다. 그래야만 왜 그들은 그렇게 죽어갈 수밖에 없었는지, 또 왜 우리는 그걸 지켜보기만 했는지 알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그때야만 비로소 수많았던 다짐, 약속, 눈물들이 진심이었음을 알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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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02 16:31 2015/04/02 16: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