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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친절 재단

"이상주의자는 내가 아니라 감옥제도를 옹호하거나 감옥을 더 짓고 처벌을 더 강화하자고 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부정적 이상주의자'인 것은 현실에서 끊임없이 그릇된 것으로 드러나는 징벌에 대한 이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이상은 한 마디로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우리를 해치는 사람을 해치는 일은 해침의 악순환을 영속화할 뿐이다."



이 말은 '인간친절재단'의 보 로조프가 한 말이다.

 

개인적으로 '인간친절재단'과 보 로조프란 인물에 대해 더 알고 싶었지만 자료를 찾기가 영 쉽지가 않다. 

 

내가 이 문구를 접하게 된 것은 <지구를 입양하다-세상을 바꾸는 대안 아이디어>라는 책에서다. 좀 다르게 살고 싶다는 아주 작은 욕망이라고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재미있는 아이디어들이 많다. '지역화폐' 등 이미 한국에서 현실화된 아이디어들도 있고 1977년 10월27일에 건국한 자유독립공화국 프레스토니아 같은 진짜 못말리는 사람들의 얘기도 있다.

 

프레스토니아 공화국을 비롯해 몇 가지 눈에 띠는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 자유독립공화국 프레스토니아 :

 

1977년 런던 W11 노팅데일 프레스톤가 주민들이 큰 공장으로 가는 길을 낸다며 이사하라는 강제 이주 위협을 받고 주민 투표를 통해 만든 인구 1백20명인 공화국. 이들은 문장紋章까지 갖춘 가입신청서를 유엔에 보내면서 평화유지군이 필요할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고 한다. 국민 중 원하는 사람은 장관이 됐으며 수상은 없었다. 교육부 장관은 두살배기 프란시스코 보기나-브램리였고, 외무부 장관은 난쟁이 배우인 데이비드 래포트-브램리였다. 문장에 새겨진 이 나라 모토는 '노스 수무스 우나 파밀리아'(우리는 한가족)이었고, 모두가 브램리라는 성을 같이 쓰기로 했다. (만일 런던의회가 이들을 쫓아내기로 결정한다면 1백20명을 한 가족으로 묶어 새집으로 옮겨야만 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다.)

 

프레스토니아는 국제우편연합에 가입신청을 했으며, 자체 우표를 발행하기도 했다. 많은 관광객들이 프레스토니아를 찾아 20여분 동안 동네를 돌아본 뒤 여권에 프레스토니아 도장을 찍은 다음 다소 실망한 표정으로 떠나곤 했다고 한다.

 

1998년에는 마을 정원에 있는 천막에서 스물한번째 독립기념일을 축하하는 성대한 파티가 열렸다고 한다.

 

 

- 판사가 피해자에게 강도의 집에서 물건을 가져가도록 허락하다 :

 

1990년 시애틀의 조 브라운 판사의 판결. 그는 몇몇 강도범에게 이전 피해자들을 위해 자기 집을 개방하라고 명령했다. 피해자가 대리인과 함께 가서 자기들이 잃어버린 물건의 가치에 해당하며, 판사가 정한 선까지라면 무엇이든 원하는 대로 가져갈 수 있겠했다. "범인은 집에 돌아가서 자기 물건이 제대로 있을지를 걱정하는 선량한 시민들의 마음을 알게 될 것"이라는 게 이같은 판결을 내린 이유.

 

- 골프차(골프카트)만을 도심지 허가차량으로 :

 

일반 승용차는 도심에서 금지한다. 골프차는 전기로 가기 때문에 매연이 없다. 최대 시속이 20마일이라서 도심에서 쓰기에는 충분하다. 목적지까지 더 빨리 가고 싶은 사람은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골프차는 아주 작기 때문에 주차도 별 문제가 없다.  

 

- 임신 및 출산 도중에 노래 부르기 ;

(<폭력없는 출산>의 저자 프레데릭 르보이어의 주장)

 

산모는 배를 이용해 깊이 천천히 숨을 쉰다. 숨을 내 쉴 때 노래를 부르면서 힘을 주어 자궁을 수축시킨다. 르보이어는 산모가 노래를 불러줄 경우 자궁속 아기가 출산 과정에서 덜 움직이며 편안해 한다고 주장한다.

 

- 추억상자 만들기 : 기념품으로 작은 개인 박물관 만들기.

 

- 맹인에 대해 가르치기 위해 음식점 불을 다 꺼버리다 :

 

취리히의 '블린데쿠(눈먼 소)' 음식점. 이 음식점은 맹인 종업원들이 서빙을 하는 곳이다. 손님들은 가방과 외투는 라커에 두고, 핸드폰과 야광시계도 따로 보관해야 하며, 자리로 가기 위해 웨이터나 웨이트리스의 어깨에 손을 얹고 가야 한다. 식당 내부는 아무것도 볼 수 없을 정도로 캄캄하다.  이 음식점은 유명한 블라인드 데이트의 장소가 됐다고 한다. 커플들은 당장 눈에 띄는 시각적인 부분에 마음을 빼앗기를 일 없이 둘이 얼마나 잘 지낼 수 있을지를 가늠할 수 있는 곳이라고. 때문에 여기서 식사를 하려면 4개월 정도 기다려야 한다고.

 

왠지 딴 나라 사람들만의 얘기 같다고 느끼시는 분은 한국일보 서화숙 대기자가 쓴 <행복한 실천>이란 책을 읽기를 권한다. 우리 사회에서 대안운동을 실천하며 사는 사람들의 행복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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