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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2-01-02 09:08수정 :2022-01-02 10:11
[한겨레S] 성한용 선임기자의 정치 막전막후 412
새해 첫 대선 판세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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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독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해가 바뀌며 대통령 선거가 3개월 앞으로 성큼 다가왔습니다. 이번주 정치 막전막후에서는 요동치는 판세를 분석하고 어떤 변수가 남아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2월30일 발표한 12월 다섯째 주 대선 후보 지지도는 이재명 39%, 윤석열 28%였습니다. 1주일 전 35% 대 29%에서 더 벌어져 이재명 후보가 오차범위 밖으로 윤석열 후보를 앞섰습니다.이번 조사 결과를 지난 11월 둘째 주와 비교해서 살펴보겠습니다. 굳이 11월 둘째 주와 비교하는 이유는 그때는 윤석열 39%, 이재명 32%였기 때문입니다. 두달도 안 돼서 대선 후보 지지도가 정반대로 뒤집힌 것입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요?(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고)
먼저 11월 둘째 주 조사 결과를 들여다보겠습니다. 이재명 대 윤석열 후보의 연령별 지지도는 19~29살 24% 대 22%, 30대 35% 대 28%, 40대 44% 대 31%, 50대 42% 대 40%였습니다. 50대 이하 모든 연령층에서 이재명 후보가 앞섰습니다.그러나 60대에서 25% 대 56%, 70살 이상에서 21% 대 59%로 윤석열 후보가 크게 앞섰습니다. 정리하자면 60대 이상 고연령층의 압도적 지지로 윤석열 후보가 이기고 있었던 것입니다.12월 다섯째 주도 연령대별 지지도 우열은 마찬가지입니다. 이재명 대 윤석열 지지도는 18~29살 26% 대 10%, 30대 42% 대 18%, 40대 58% 대 16%, 50대 43% 대 33%였습니다. 50대 이하 모든 연령층에서 이재명 후보가 앞섰습니다. 반대로 60대는 30% 대 50%, 70살 이상은 31% 대 47%로 윤석열 후보가 앞섰습니다.정리하자면 전 연령층에서 이재명 후보의 지지도는 조금씩 상승했고 윤석열 후보의 지지도는 조금씩 하락했습니다. 그 결과 두 사람의 지지도 합계가 뒤집힌 것입니다.안철수 후보는 5%에서 6%로 별 변화가 없었습니다. 심상정 후보는 5%로 같았습니다.흥미로운 것은 2030 유권자 가운데 ‘지지 후보 없다’거나 ‘모른다’거나 응답하지 않는 ‘태도 유보’층이 여전히 많다는 사실입니다. 11월 둘째 주의 ‘태도 유보’는 18~29살 31%, 30대 26%였습니다. 12월 다섯째 주에 18~29살은 38%로 오히려 늘었고, 30대는 20%로 줄었습니다. 여론조사에 응답하면서 굳이 지지하는 대선 후보를 밝히지 않는 사람이 많은 것을 보면 2030 유권자의 표심이 여전히 표류 중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이번에는 지역별 여론을 살펴보겠습니다. 광주·전라,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의 지지도는 11월 둘째 주나 12월 다섯째 주나 큰 차이가 없습니다. 수도권과 대전·세종·충청 민심은 뒤집혔습니다.
이재명 대 윤석열, 서울은 11월 27% 대 39%에서 12월 36% 대 26%로 바뀌었습니다. 인천·경기는 11월 33% 대 37%에서 12월 42% 대 27%로 달라졌습니다. 대전·세종·충청은 11월 26% 대 44%에서 12월 42% 대 29%로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서울 민심의 변화는 이재명 후보가 문재인 정부 최대 실정인 부동산 악재에서 벗어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역대 대선에서 승부를 가른 충청 지역 민심의 변화도 심상치 않습니다. 윤석열 후보의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는 파평 윤씨 집성촌 충남 공주·논산 출신입니다. 윤석열 후보가 뜨면서 ‘충청 대망론’을 부추기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충청 민심이 바뀐 것을 보면 충청 대망론은 처음부터 실체가 없는 신기루였던 것 같습니다.
이념 성향별 민심도 눈길을 끕니다. 자신을 진보나 보수라고 응답한 사람들의 대선 후보 지지도는 별 변화가 없었습니다. 11월이나 12월이나 진보는 이재명 후보를, 보수는 윤석열 후보를 많이 지지했습니다.
그런데 자신을 중도라고 응답한 사람들의 이재명 대 윤석열 지지는 11월 29% 대 39%에서 12월에는 38% 대 23%로 뒤집혔습니다. 중도 성향 민심이 윤석열에서 이재명으로 움직이면서 이재명 후보가 앞서기 시작했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이, 12월말 NBS서 오차범위 밖 앞서
수도권·충청·중도층 민심 뒤집힌 탓
이러한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이재명 후보와 더불어민주당은 일단 다급한 위기에서는 벗어났다고 보는 분위기입니다. 연말 전에 엇비슷하게 따라잡아야 대선에서 겨뤄볼 수 있다고 전망했기 때문입니다. 안심하는 분위기까지는 아닙니다. 이재명 후보가 잘해서가 아니라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힘의 잘못으로 얻은 반사이익이라는 것입니다. 이재명 후보 지지도가 30%대 박스권에 갇혀 있는 상황인데 추가 상승 여력이 없어서 불안하다는 것이 민주당의 자체 분석입니다.국민의힘 쪽은 전혀 다르게 해석합니다. 우선 전국지표조사 수치 자체를 믿지 않습니다. 전화면접 방식이기 때문에 야당이 상당히 낮게 나온다는 이유입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자동응답 방식으로 자체 여론조사를 하는데 윤석열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나온다”고 밝혔습니다. 또 “윤석열 후보 지지층이 무응답층으로 돌아섰거나 안철수 후보에게 조금 넘어갔지만 살살 설득하면 얼마든지 되돌릴 수 있다”고 자신했습니다.이런 분석을 바탕으로 3월9일 선거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주요 변수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짚어보겠습니다.
첫째, 2030 유권자의 선택입니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2030 표심은 유동적입니다. 이들이 어느 한쪽으로 쏠리면 이번 대선의 승부를 결정지을 수도 있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최근 선거운동의 초점을 2030에 맞추고 있습니다.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힘도 2030의 중요성을 모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2030을 끌어올 수 있는 노하우는 이준석 대표와 홍준표 의원이 갖고 있습니다. 윤석열 후보가 이준석 대표나 홍준표 의원과 화해하지 못하면 대선 승리가 어려울 것이라는 진단의 근거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둘째, 윤석열-안철수 후보 단일화입니다.윤석열 후보가 안철수 후보와 연대하면 대선 승리 가능성이 훨씬 커집니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오세훈 후보가 그렇게 해서 승리했습니다. 좀 멀리는 1997년 디제이피 연대 사례가 있습니다. 새정치국민회의와 자민련의 합의문에 이런 내용이 있었습니다.“단일화된 후보가 대선에서 당선되었을 경우 공동정부의 국무총리는 자민련에서 맡기로 한다. 공동정부에서 대통령은 현행 헌법의 내각제적 요소를 준수하여 국무총리에게 실질적인 국무위원 임명제청권을 주고 국무총리의 해임건의권을 존중한다.”“국무위원의 임명은 양당이 동등한 비율로 하며 양당 이외 세력의 영입은 양당의 합의가 있어야 하고 필요한 때에는 양당이 같은 비율로 그에 대한 지분을 할애하기로 한다.”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이런 합의를 하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두 사람의 연대는 윤석열 후보한테서 이탈한 지지층을 다시 끌어모으는 효과도 있을 것입니다.
1997년 대선을 앞두고 이회창 신한국당 총재와 조순 민주당 총재가 손잡은 ‘이-조 연대’ 사례를 참고할 만합니다. 당시 두 정당의 합당으로 한나라당이 탄생했습니다. 아들 병역 비리 의혹으로 추락했던 이회창 후보는 이-조 연대를 계기로 상승세를 탔고, 실제 선거에서 겨우 1.53%포인트 차로 졌습니다. 선거를 일주일 뒤에만 했어도 이회창 후보가 당선됐을지 모르는 일입니다. 보수 성향 유권자들에게는 이회창 후보를 다시 지지할 명분이 그만큼 간절했던 것입니다.
셋째, 후보 교체론입니다.
지금은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이지만, 만약 윤석열 후보의 지지도가 지금보다 더 떨어져서 누가 봐도 대선 패배가 확실해지면 어떻게 될까요? 국민의힘 당원들, 아니 보수 세력 전체가 들고일어나서 윤석열 후보를 교체하려 들 것입니다. 그럴 리가 없다고요? 여기는 다이내믹 코리아입니다. 언제나 상상 그 이상의 사건이 벌어지는 곳입니다.
지난 12월30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우리공화당 관계자들이 대구 수성구 국민의힘 대구시당 앞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교체 등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안철수와 후보단일화 여지 있어
더 하락할 땐 후보교체론 나올 수도
돌아보면 1997년 이인제 후보, 2002년 정몽준 후보, 2012년 안철수 후보 돌풍의 출발 지점이 바로 후보 교체론이었습니다. 이인제 후보는 이회창 후보의 대안으로, 정몽준 후보는 노무현 후보의 대안으로, 안철수 후보는 문재인 후보의 대안으로 떠올랐던 것입니다.현행 공직선거법은 “경선에서 후보자로 선출되지 아니한 자는 당해 선거의 같은 선거구에서는 후보자로 등록될 수 없다. 다만, 후보자로 선출된 자가 사퇴, 사망, 피선거권 상실 또는 당적의 이탈·변경 등으로 그 자격을 상실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윤석열 후보가 사퇴하거나 당에서 쫓겨나면 홍준표, 유승민, 원희룡 등 다른 사람에게 출마의 길이 열리는 것입니다.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입니다.
정치부 선임기자 shy99@hani.co.kr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1025613.html?_fr=mt1#csidxd0325739125a4dfbab0ae38f857b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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