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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회의 끝 北김정은, 한·미 향한 메시지는 비공개…이유는?

외부 문제 대신 내부 사안 집중한 듯, '사회주의 농촌발전' 강조

 
 
 
 


 북한의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가 마무리됐지만 남한, 미국 등 외부와 관계 설정에 대한 구체적인 회의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대신 북한은 농업 부문에서의 생산성 향상과 과학화 등을 강조하며 내부 경제 문제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위대한 우리 국가의 부강발전과 우리 인민의 복리를 위하여 더욱 힘차게 싸워나가자'라는 제목의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4차 전원회의에 대한 보도에서 "(회의의) 결론은 다사다변한 국제정치정세와 주변환경에 대처하여 북남관계와 대외사업부문에서 견지하여야 할 원칙적 문제들과 일련의 전술적 방향들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이 언급 외에 전원회의에서 대외 문제와 관련해 어떤 논의가 이뤄졌는지 밝히지 않았다. 앞서 지난 30일 북한 당 기관지 <로동신문>은 김영철 당 통일전선부장이 연단에서 발언을 하고 리선권 외무상, 김성남 당 국제부장 등이 자리한 사진을 게재하며 대외 문제에 대한 분과별 토론이 이뤄졌음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북한이 미국의 대화 제의, 남한의 종전선언 추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둔 중국과 관계 등 대외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이번 회의 결과 북한은 내용뿐만 아니라 방향성조차 대외적으로 알리지 않는 비공개 행태를 보였다. 

이를 두고 여전히 코로나19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외적인 활동을 본격화하기 어려운 상황, 또 그로 인한 경제 문제 등 북한 내부의 사정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또 남한의 대선이 약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종전선언에 대해 북한이 그 지속가능성을 신뢰하고 대외적 입장을 밝히며 본격적으로 뛰어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편으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비롯해 김여정 당 부부장이 종전선언에 앞서 자신들에 대한 적대시 정책 철회 및 핵 미사일 개발 등과 관련한 이중기준 철회 등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만큼, 이 부분에 대해 한미 양국의 가시적 조치를 확인한 뒤 나서겠다는 입장으로도 해석된다.


 

이와 함께 한미 양측이 종전선언에 대한 문구 합의를 마치고 북한에 어떻게 전달할지에 대해 검토하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이를 먼저 확인한 후 입장을 확정하려는 움직임으로도 읽힌다.


 

▲ 김정은(왼쪽 위) 북한 국무위원장이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4차 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동신문
 

북한은 국방 분야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국방부문앞에 나서는 전투적과업들을 제시"했다며 "날로 불안정해지고 있는 조선반도(한반도)의 군사적 환경과 국제정세의 흐름은 국가방위력 강화를 잠시도 늦춤없이 더욱 힘있게 추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국방공업부문에서 자기의 정확한 발전계획에 따라 첨단무기체계들을 연속 개발해내면서 우리 군사력의 선진성과 현대성을 크게 과시한 것은 올해 성과에서 대단히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통신은 이번 회의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우리식 사회주의농촌발전의 위대한 새시대를 열어나가자"라는 제목의 보고를 진행했다며, 회의 결과 보도의 약 절반 정도를 이 내용을 소개하는데 할애했다.


 

통신은 "농촌에서 사상, 기술, 문화의 3대혁명을 힘있게 다그치는것은 사회주의 농촌문제 해결에서 나서는 가장 중요한 과업"이라며 김정은 위원장이 "나라의 농업생산을 지속적으로 장성시키는 것을 농촌문제 해결에서 현 시기 절박하게 나서는 중요한 과업으로 제시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통신은 "인민들이 제일 해결을 기다리는 이 절실한 과제를 성과적으로 수행하는 데서 과학농사 제일주의를 일관하게 들고 나갈 데 대하여 언급하였다"며 과학기술을 농업에 접목시키는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 1일 북한 당 기관지 <로동신문>은 제8기 제4차 전원회의가 지난해 12월 27일부터 31일까지 닷새간 진행됐다며 회의 결과에 대해 보도했다. ⓒ로동신문
 

한편 이번 전원회의는 지난해 12월 27일에 개막해 31일까지 5일동안 진행되어 역대 최장 기간 회의라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2021년도 주요 당 및 국가정책 집행정형(실태) 총화(결산)와 2022년도 사업계획 △2021년도 국가예산집행 정형과 2022년도 국가예산안 △사회주의 농촌문제의 올바른 해결을 위한 당면과업 △당 규약 일부 조항 수정 △당중앙지도기관 성원의 2021년 하반기 당조직 사상생활 정형 △조직문제 등 총 6개 의정이 상정되어 만장일치로 승인됐다.


 

관심을 모았던 김여정 당 부부장의 지위 문제와 관련, 김 부부장이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후보위원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당초 그가 지난해 12월 17일 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10주기 행사 당시 주석단에서 정치국 후보위원들보다 앞에 호명되면서 공식 서열이 상승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번 인사에서는 박정근 내각부총리 겸 국가계획위원장이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또 사회안정상이 장정남에서 인민군 상장인 리태섭 육군 제5군단장으로 교체됐으며, 정치국 후보위원으로도 진입했다.

 

▲ 북한 당 기관지 <로동신문>은 1일 당 중앙위원회 제8기 4차 전원회의 결과 이뤄진 당 정치국 위원·후보위원, 당 중앙위 위원·후보위원의 보선 결과를 공개했다. ⓒ로동신문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2010109291790958#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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