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윤 당선인과 만난 경제6단체 대표들이 서울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점심을 함께 먹었다.
먼저 입을 연 것은 윤 당선인이었다. 그는 “쉽게 말해 소득이 오르는게 경제성장인데, 그게 결국 기업이 성장하는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기업이 더 자유롭게 판단하고 투자해서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는 제도적인 방해요소를 제거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말했다.
다음 발언자는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이었다. 손 회장은 작심한듯 재계 민원을 털어놨다. 노동시간 규제에 대해 “일자리 모습이 다양하고 근로자 니즈(요구)가 달라졌다. 노동법제는 시대 요구에 맞게 대폭 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계는 주52시간제에 대해 비판적이다. 경총은 주 52시간을 분기 평균 주 52시간 혹은 연 평균 주 52시간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렇게 하면 사용자의 편의성이 높아진다. 일이 많을 땐 주 70~80시간 일을 시키고 없을 땐 쉬게 할 수 있다. 반면 노동자의 고질적인 장시간 노동은 해소되지 않는다. 윤 당선인의 후보 시절 공약도 손 회장의 경총 주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손 회장은 “노사관계·갈등이 국가 경쟁력에 발목을 잡고 있다”거나 “노동 개혁은 더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는 발언도 했다. 그러면서 “국민 현장에서 공권력 집행이 과감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권력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다. 다만, 노사관계 개혁을 요구하는 대목에서 ‘공권력’이 등장한 것으로 미뤄보아 파업시 경찰력이나 고용노동부의 행정력이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보인다.
손 회장 발언은 이어졌다. 그는 “기업들은 재해 예방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처벌 중심의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 기업인 걱정이 많은게 사실”이라며 “중대재해법을 현실에 맞게 수정하고 대신, 재해 예방 활동을 대폭 강화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재계는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윤 당선인이 이런 어려움 잘 극복할 것이라고 믿는다. 높이 평가받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발언을 마쳤다.
중대재해법에 대한 비판은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도 내놨다. 허 회장은 “안전이 물론 중요하지만, 기업인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는 중대재해법은 글로벌 기준에 맞춰 보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의 발언은 눈에 띄었다. 그는 민원을 늘어놓는 대신, 제안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대한상의 플랫폼에서 당선인에 바라는 제안 2만건을 받았다. 이걸 카테고리화해서 인수위에 전달하겠다”거나 “범정부회의체에 민간이 참여하게 해달라”고 했다.
최 회장 발언이 끝난 후 회의는 비공개로 전환됐다. 당선인과 경제6단체장은 점심으로 도시락을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공개 오찬이 끝난 직후, 인수위 측은 서면 브리핑에서 기업인들과 당선이 핫라인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핫라인이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인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조선일보’, ‘연합뉴스’ 등의 보도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공무원들이 말도 안되는 규제 하려고 하고 갑질하면 바로 전화하시라. 그것 만큼은 내가 바로 전화 받겠다”며 핫라인 구축을 약속했다고 한다. 그는 “언제든 전화하시라. 내가 들어드리겠다”고도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양극화 해소가 경제에 가장 중요한 해결 과제라고 생각한다.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정말 이익을 공유하는 프로핏쉐어링이 제대로 이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수출입업계 직면 과제는 물류 애로다. 글로벌 공급망 문제, 정부가 각별히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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