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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 ‘폭언’ 남발...한동훈 선거 메시지가 실패한 이유



폭언의 출발점, “정치를 개같이 한다”

유권자들에 “범죄자 면허증 주지마라”...검사시절 버릇 여전

폭언의 화룡정점...야당 대표에 “쓰레기 같아”

정치 테러당한 이재명에 “위급환자인 척 헬기 타”...식칼 테러 사건 조롱

홍준표, “이·조 심판론 잘못...총선 패배는 한 위원장 책임”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오후 경기 수원시 장안구 북수원시장에서 열린 ‘국민의힘으로 수원 살리기’ 지원유세에서 이수정 수원시정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총선을 이틀 남겨둔 시점,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메시지가 가관으로 치닫는다는 평가가 쏟아진다.

야당 대표들을 향해 “개같다”거나 “쓰레기”라는 폭언을 내뱉는 한편, “범죄자들이 개폼잡는다”거나 “위급환자인 척한다”고도 했다.

이는 ‘정권심판론’의 확산을 막기 위한 다급한 네거티브로 풀이된다. 실제로 국민의힘은 정권심판론이 대두되자 ‘운동권 청산론’을 꺼내 들었다가 효과를 보지 못하자 ‘종북몰이’에 나섰다. 그조차도 가망이 없자 최근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을 꺼낸 것이다.

연일 문제가 되고 있는 한 위원장의 폭언은 결국 이·조 심판론에 기댄 셈이다.

그러나 정치권 안팎에서는 국민의힘이 집권 여당인만큼 네거티브를 멀리하고 대안 제시로 표심을 공략했어야 했다며 한 위원장의 전략이 잘못됐다는 비판이 거세다.

 

폭언의 출발점, “정치를 개같이 한다”

한 위원장의 폭언이 공식 석상에서 드러난 시점은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달 28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거론하며 “정치를 개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라며 “범죄자들이 여러분을 지배하게 하지 말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나 조국 대표 같은 사람은 징징거리기 위해 정치한다”고 조롱하기도 했다.

같은 날 의정부 유세 현장에서도 폭언은 계속됐다.

그는 “이번 선거는 법을 지키면서 살아가는 선량한 사람들과 감옥 가기 싫은 범죄자들 사이의 대결”이라며 “이·조 심판은 네거티브가 아니라 민생이고 정치개혁”이라고 주장했다.

 

유권자들에 “범죄자 면허증 주지마라”...검사시절 버릇 여전

한 위원장의 폭언은 유권자들을 향해 튀어나가기도 했다.

지난달 29일 수도권 유세에서 한 위원장은 “민주당을 찍으면 저런 범죄 집단에게 계속 (범죄를) 저지르라는 면허증을 주는 거다”라며 유권자들을 범죄 공모자로 전제했다.

이에 한 위원장이 검사 시절의 습관을 아직 버리지 못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더불어민주당 김진애 의원은 “한 위원장은 아직도 본인을 (법조계의) 심판자로 여기고 있는 것”이라며 “한 위원장 막말은 검사 출신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야당을 ‘범죄집단’으로 몰고, ‘범죄집단’에 권력을 주느냐며 유권자를 호통치는 모습은 기소에 실패하여 분노한 검사의 버릇”이라는 것이다.

 

폭언의 화룡정점...야당 대표에 “쓰레기 같아”

한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부천시 유세 현장에서 이재명 대표를 향해 “쓰레기 같다”는 표현을 내뱉아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날 한 위원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과 민주당 후보들을 향해 “쓰레기 같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준혁·양문석 등이 말한 쓰레기 같은 말을 들어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삐소리(비속어) 나는 말을 하는 사람은 정치에 나오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사실상 인신공격이자 비속어인 ‘쓰레기’라는 말을 입에 올리며 야당 후보의 인성 문제를 지적하는 일은 자승자박이라는 비판이 일 뿐이었다.

이에 민주당은 “(그런 표현으로) 한 위원장 입이 쓰레기통이 되는 것을 모르느냐”며 “쓰레기란 말은 그렇게 입에서 함부로 꺼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정치 테러당한 이재명에 “위급환자인 척 헬기 타”...식칼 테러 사건 조롱

한 위원장의 폭언은 경기 광주 유세에서 절정에 달했다.

8일 오전 그는 광주 유세현장에서 “저희는 위급환자인 척 헬기에 타지 않겠다”며 이재명 대표의 식칼 테러 사건을 조롱했다.

이는 지난 1월 2일 한 극렬 여당 지지자가 부산에 방문한 이재명 대표의 목을 칼로 찌른 사건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이 같은 발언은 사건 발생 직후 한 위원장이 “이 대표의 빠른 회복을 진심으로 기원한다. 우리 사회는 이것보다 훨씬 더 나은 사회”라 말한 것과 대조된다.

심지어 당시 한 위원장은 이재명 대표의 피습 소식을 두고 “(정치적)쇼”라 조롱한 국민의힘 관계자들에게 자중을 요청하며 “마치 제가 피습당한 것처럼 생각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한 야권 관계자는 “한 위원장의 태도 변화는 이 대표의 쾌유를 기원했던 게 ‘정치 쇼’였음을 잘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홍준표, “이·조 심판론 잘못...총선 패배는 한 위원장 책임”

한편 이·조 심판론에 따른 한 위원장의 폭언이 연일 논란이 되자 여권 인사들도 한 위원장을 비판하고 나섰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조 심판론을 두고 “(국민의힘이) 2년 간 나라 운영을 했으니 정권심판론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대처했어야 했다”며 “처음부터 국민에게 애절하게 접근했어야 했다”고 일침을 가했다.

국민들이 여당에 믿음을 거둔 상황에서 네거티브에 기대는 것은 애초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말이다.

이어 홍 시장은 여당이 꺼낸 이·조 심판론의 실패 책임이 한 위원장에 있다고 지적하며 “총선은 당 비대위원장이 주도해서 한 것”이라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 위원장은) 공천도 제멋대로 하고 비례대표까지 독식하지 않았냐”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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