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일(현지시간),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이란 대사관 별관 건물이 공습을 당한 현장에서 응급 및 보안 요원들이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1일 이스라엘 전투기가 주시리아 이란 영사관을 포격한 것은 이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 하마스의 배후 이란에 단호한 모습을 보여, 자신을 향한 비난 수위를 높여가는 다수 국민과 압박 수위를 높여가는 극우세력에 단호함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대외적으로는 이란과의 갈등을 극단적 수위로 끌어 올려, 미국이 발을 빼기 어려운 상황으로 유도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었다. 이란이 군사 대응으로 맞설 경우 미국은 뒤로 빠져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이스라엘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광기의 이스라엘 정부가 읽지 못한 수가 있었다. 주시리아 이란 영사관 공습으로 이란은 군 핵심 지휘관을 포함 최소 16명의 국민을 잃었다. 재외 한국 영사관이 적국 전투기의 공습으로 건물이 붕괴되고 민간인 포함 16명이 사망했다고 상상해 보자.
이스라엘의 이란 영사관 공습은 미국 바이든 정부는 물론 대표적 반이란 성향 네오콘인 존 볼턴 전 백악관 안보 보좌관마저 경악하게 했다. 미국의 발을 중동에 묶어 두려 한 이스라엘의 계산은 오히려 이란의 어깨에 날개를 달아준 꼴이 됐다.
공을 넘겨받은 이란은 잠시 숨을 고르고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하겠다는 사상 초유의 결정을 하게 된다. 얼핏 보면 분명 무모한 구상이다. 이란의 국가적 운명이 달린 문제일 수 있다. 하지만 이란의 계산은 좀 더 치밀했다. 그들은 '약속 대련'을 택했다.
이란은 공격 전, 주변국은 물론 미국에게도 통보를 했다. 사실상 이스라엘에 대략의 공격 계획을 알린 셈이다. 그리고 이스라엘 본토를 향해 350여 기 이상의 무인기와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스라엘이 세계 최고 수준의 방공망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안 채.
미리 알려준 공격 계획과 아이언 돔을 비롯한 촘촘한 방어막 덕분에 이스라엘은 99%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막아냈다. 의기양양한 이스라엘 정부는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전 세계도 이스라엘의 대공 방어 능력에 혀를 내둘렀다. 그런데 문제는 그다음이다.
이스라엘의 이번 대공망 가동에 무려 1조 8000억 원이 쓰인 것으로 추산된다. 1년 국방예산의 10분의 1을 하룻밤에 쏟아부은 셈이다. 반면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사용된 비용은 그의 10% 미만일 것으로 추정된다. 웃는데 왠지 진 느낌이란 이런 것일까.
이란은 공격 후에도 굳이 미국인과 미국기지를 겨냥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더 이상의 확전을 원하지 않는다고 발을 뺐다. 이스라엘과 달리 오히려 미국과 전황을 공유하는 듯한 자세를 취했다. 미국이 나설 명분을 차단해 버린 것이다.
최후의 선택 남은 네타냐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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