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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문재인 수사 피의사실 흘리기” 조선일보 “문다혜 해명 먼저”

[아침신문 솎아보기] 김태효 ‘해리스 가르쳐야’, ‘트럼프 당선 방산 수출 기회 늘어’...경향 “천박”

동아일보 “안창호, 이런 인물이 인권위원장이어야 하나”

기자명조현호 기자

  • 입력 2024.09.05 07:33

  • 수정 2024.09.05 07:46

▲문재인 전 대통령과 딸 다혜씨 사진. 사진=문다혜 X 계정 갈무리

검찰이 문재인 전 대통령 사위 서아무개씨 특혜 채용 수사와 관련해 딸 다혜씨를 압수수색하고 문 전 대통령을 피의자로 지목하는 등 수사의 칼 끝을 문 전 대통령에게 향하고 있다. 검찰이 이 과정에서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때와 마찬가지로 무분별한 피의사실 흘리기를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사 마무리 시점에 터뜨린 문 전 대통령 수사로 그 의도를 의심받는데 여기에 피의사실 공표로 불신까지 자초하느냐는 비판이 나왔다. 문 전 대통령의 딸 다혜씨는 더 이상 참지 않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조선일보는 화내지 말고 해명 먼저 하라고 주장했다.

법원, 전 사위 의혹 문 전 대통령에 증인신문 통보

법원이 공판 전 증인신문을 위해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출석 통지서를 보냈다. 동아일보는 12면 <법원, 前사위 의혹 文에 ‘공판전 증인신문’ 통지서>에서 “법원이 문재인 전 대통령의 옛 사위 서모 씨의 특혜채용 의혹 수사와 관련한 ‘공판 전 증인신문’ 절차를 앞두고 문 전 대통령 등에게 관련 통지서를 보냈다”며 “서울남부지법은 피의자 신분인 문 전 대통령과 조현옥 전 대통령인사수석비서관, 이상직 전 의원, 박석호 타이이스타젯 대표에게 9일 서울남부지법이 진행하는 ‘공판 전 증인신문’ 기일 통지서를 발송했다”고 보도했다. 형사소송법에 따라 피의자의 방어권을 보장하기 위해 증인신문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다. 피의자가 출석할 의무는 없다고 이 신문은 설명했다.

문다혜 “가족은 건드리는 거 아닌데 막 하자는 거지요…더 이상 안 참아”

문 전 대통령의 딸 다혜씨는 지난 3일 밤 X(구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 “‘경제공동체’란 말을 만들어서 성공했던 지라 다시금 추억의 용어를 소환해서 오더(?)를 준 건가”라며 “그런데 우리는 ‘경제공동체’ Nope! ‘운명공동체’인 가족인데요?”라고 썼다. 그러면서 “가족은 건드리는 거 아닌데 엄연히 자연인 신분이신데 이쯤 가면 막 하자는 거지요”라며 “이제 더이상은 참지 않겠습니다”고 비판했다.

문 전 대통령 수사도 피의사실 공표 의심

한겨레는 사설 <문 전 대통령 수사에도 ‘피의사실 흘리기’ 수법 쓸 건가>에서 문 전 대통령을 겨냥한 검찰 수사도 ‘검찰발’ 수사 정보가 언론에 보도된다면서 “과거 검찰이 수사에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려고 피의사실을 언론에 흘려 발생한 비극적인 사건들을 떠올리게 한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가뜩이나 ‘김건희 명품 가방’ 수사 마무리 시점이라 검찰의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 의도가 의심받고 있는데, ‘피의사실 공표’ 논란으로 수사에 대한 불신까지 자초하려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그 예로 한겨레는 조선일보가 지난 2일 문 전 대통령 전 사위의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 내용을 보도하면서 계좌 추적 내역과 관련자 진술 등을 상세히 전한 사실을 들었다. 한겨레는 “전주지검이 누구의 계좌를 어떤 계기로 추적했고, 어떤 진술을 받아냈는지, 출처가 의심되는 돈의 액수는 얼마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지 등을 마치 검찰 수사기록을 직접 본 것처럼 상세히 썼다”며 “검찰은 기사 내용의 사실 여부를 확인해주지 않고 있지만 검찰이 아닌 주변 취재를 통해서는 도저히 확인할 수 없는 내용이라 검찰 쪽에서 수사 정보가 새어나간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검찰 또는 권력기관이 문 전 대통령을 망신 주려는 의도로 ‘언론플레이’를 하는 게 아닌지 강한 의심이 든다”고 우려했다.

▲한겨레 2024년 9월5일자 사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조선일보 기사를 두고 “김정숙 여사가 딸에게 이 돈을 입금한 시기는 2022년 퇴임 이후로, 전 사위의 취업이 있었던 2018년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한겨레는 “이 해명이 맞는지 확인하는 게 이번 검찰 수사의 목적일 것”이라며 “이를 확인하기도 전에 뒤에 숨어 단편적인 정보만 언론에 흘려 마치 대단한 뭔가가 있는 것처럼 떠보기를 하는 건 매우 부적절하다. 그렇게 해서 도출된 검찰 수사 결과가 과연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겠는가”라고 되물었다. 한겨레는 검찰 수사의 언론플레이로 생긴 비극적 사건 중 노 전 대통령 수사 때의 ‘논두렁 시계’가 대표적이라고 지목하면서 “문 전 대통령 관련 수사에서 객관적 증거를 통해 확인된 혐의만 기소해 신속하게 법원의 판단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선일보 “다혜씨 화내기 보다 의혹 먼저 해명해야”

조선일보는 사설 <文 전 대통령 딸은 화내기 앞서 의혹 해명 먼저 하길>에서 문 전 대통령 딸 다혜씨의 입장 표명을 두고 “다혜씨의 전 남편 서모씨는 2018년 이상직 전 민주당 의원이 실소유한 태국 항공사 타이이스타젯 임원으로 취업해 월급 800만원과 집세 350만원 등 2억2300만원을 받았고, 문 전 대통령은 이 전 의원을 중진공 이사장에 앉히고 총선 때 민주당 공천으로 국회의원을 만들어줬다”며 “전형적인 ‘뇌물 정황’”이라고 규정했다.

조선일보는 “다혜씨는 문 전 대통령 저서를 펴낸 출판사와 김정숙 여사의 친구로부터 거액의 돈을 전달받았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며 “현재 드러난 사실관계가 그렇다. 그런데 다혜씨는 피해자라도 되는 양 화를 내고, 문 전 대통령은 해명 한마디 없이 뭉개고 있다”고 썼다. 이 신문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경제공동체로 엮여 유죄를 선고받은 것을 들어 “‘운명 공동체’라는 다혜씨 말은 ‘경제 공동체’와 다른 것인가”라며 “각종 의혹에 ‘사생활’이라며 침묵해 온 문 전 대통령이나 의혹 해명 없이 화만 내는 다혜씨의 태도를 국민은 납득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 2024년 9월5일자 사설

‘중일마’ 김태효, 이번엔 “해리스 가르치겠다”…“오만하고 천박해”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지난 3일 세종연구소 포럼에서 미국 대선 평가와 전망을 언급하면서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 시 그의 참모들을 “가르쳐야 한다”고 하는가 하면,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시엔 “한국의 방산 수출 기회가 커진다”고 말했다.

경향신문과 한국일보를 보면, 김 차장은 “해리스 부통령에게 조언하는 역할을 해온 참모진이라 백악관과 행정부에 들어가 얼마나 카리스마를 발휘할 수 있을지 염려된다”며 “제가 이 사람들을 상대할 때 많이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가 되면 미국의 안보 우산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고, 분쟁 지역에 대한 안보 불안이 커지고 그러면 여러 각지에서 한국 방산 수출 기회가 커질 수도 있다. 결국 하기 나름”이라고 했다.

이에 경향신문은 사설 <‘해리스 참모들 가르친다’는 김태효의 오만·천박한 인식>에서 “문제 있는 발언”이라며 “정부가 미 대선에 대비하고 전문가·시민들과 분석을 공유하는 일은 필요하지만 이런 식이어서는 곤란하다. 김 차장 발언은 오만하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트럼프가 집권하면 그 기회를 활용해 무기를 더 팔아먹을 수 있다는 발언은 천박하다”며 “방산수출에 집착한 정부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렇게 노골적으로 세상 불안을 이용해 돈을 벌 수 있어서 좋다고 한 적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김 차장이 ‘중요한 것은 일본의 마음’ 발언으로도 국민의 분노를 산 점을 떠올려 “무슨 말을 해도 대통령 신임이 변치 않을 거라 확신하는지 제동이 걸리지 않는 듯하다”며 “그로 인한 비용을 국민이 감당해야 하는 게 불행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한국일보도 사설 <“제가 해리스 외교안보 참모 많이 가르쳐야”…도 넘은 김태효>에서 “11월 미 대선 향방이 혼란스럽고, 우리에게 미칠 영향도 큰 상황에서 외교안보 실세로 알려진 공직자가 공개석상에서 함부로 할 평가인가”라며 “신중하지 못한 발언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국일보는 “베테랑 외교관 출신인 필립 고든이 백악관 외교안보 참모를 맡는다면 카운터파트인 김 차장을 마주하고 싶을지 의문일 만큼 불쾌한 월권, 오만으로 여길 것”이라며 “또한 트럼프가 (그의 말을) 들었다면 벌컥 화를 낼 일”이라고 했다. 한국일보는 “거듭 논란을 빚고 있는 이유에 대해 김 차장은 일국의 외교안보를 책임진 공직자 자질을 스스로 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창호 “차별금지법 공산혁명 가능성, 표현의 자유 침해” 동아일보도 비판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자가 3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공산혁명 가능성이 있고 다수의 표현의 자유가 침해된다’고 주장하면서 차별금지법에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시민사회는 즉각 사퇴를 촉구하는 등 거센 반발에 나섰다. 안 후보자는 그러면서도 윤석열 대통령의 ‘건폭 단속’ 표현 ‘대통령 풍자 영상 강력 대응과 수사 방침’ 등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는 답변이 적절하지 않다며 피해갔다.

동아일보는 사설 <인권위원장 이런 논란의 인물이어야 하나>에서 “안창호 전 헌법재판관이 국가인권위원장에 적임인지를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고 썼다. 공안검사 출신인 안 후보자는 헌법재판관 시절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위한 대체복무제 도입에 반대하는 등 소수자 권리와 관련해서 보수적인 목소리를 내온 인물이라고도 소개했다. 찬반 논란이 있다는 점을 들어 동아일보는 “인권위원장 임명을 놓고 이렇게 찬반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는 것 자체가 드문 일”이라고도 썼다.

▲동아일보 2024년 9월5일자 사설

동아일보는 인권 침해와 차별 행위에 대한 조사와 구제라는 인권위의 가장 중요한 임무를 들어 “그런 점에서 인권위는 인권을 침해당할 우려가 큰 소수자나 약자를 보호하는 게 조직의 존재 이유라 할 수 있다”며 “그런 점에서 안 후보자가 저서나 강연 등을 통해 종교적 소신이나 자신의 가치관을 드러내는 것은 자유지만, 인권위원장 자리에 적임인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두고 찬반 논란이 분분하지만 유엔의 여러 인권기구는 한국에 차별금지법 제정을 권고해 왔다”며 “차별금지법에 대해 명백하게 반대 의견을 밝혀온 안 후보자가 인권위원장에 취임할 경우, 국제 사회에도 부정적인 인식을 줄 우려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 신문은 “‘공산주의 혁명’ 운운도 일반적인 상식과는 거리가 멀다”며 “소수자와 약자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관의 성격을 고려할 때 굳이 안 후보자 같은 인물을 앉혀야 하는지는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연금개혁안 논란 더 내고 덜 더받는다?

정부가 9%였던 보험료율을 13%로 올리고 소득대체율은 42%로 유지하는 내용의 국민연금 개혁안을 내놓았다. 세계일보는 1면 기사에서 보험료율의 경우 연령이 높을수록 가파르게 인상되도록 세대별 차등을 뒀고, 기금수익률을 5.5% 이상으로 끌어올려 기금 소진 시점을 2072년까지 늦춘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개혁안을 단일안으로 내놓은 것은 2003년 이후 21년 만이라고도 했다.

정부는 4일 올해 제3차 국민연금심의위원회를 열고 보험료율은 현행 9%에서 13%로 인상하고, 명목 소득대체율은 42%로 조정하는 연금개혁 추진 계획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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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는 1면 기사에서 “11개월 ‘지각 제출’했지만 연금개혁에 불을 붙였다는 점에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며 “이번 정기국회는 연금개혁의 마지막 골든타임”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반해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정부 발표대로 기금 고갈 시점을 30년 늦추려면 모수 조정안 ‘13%, 42%’에 더해 2036년부터 자동조정장치를 발동해야 하지만 야당이 반대 입장이고 정부도 장기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20∼50대의 보험료율 인상 속도를 젊은 세대에 유리하게 차등화하는 방안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데다 세대 간 견해차가 커 합의에 이르기 더욱 어렵다”며 “청년층보다 적게 버는 중장년층이 적지 않은 현실에서 능력이 아닌 나이에 따라 부담을 달리하는 것은 사회보험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된다”고 썼다. 한국일보도 1면 기사에서 세대 간 차등적용 문제를 두고 “국내는 물론 전 세계 어떤 국가에서도 선례가 없어 세대 간 갈등 여지도 상존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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