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내란사태, 한미 외교장관 공동 기자회견 주요 현안으로 다뤄져…양국 참사에 대한 애도 표해
기자명노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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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5.01.07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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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01.07 09:58
한미 외교장관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2·3 내란사태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의 조치에 대해서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고 이에 대해 직접 전달을 했다”며 “동시에 한국의 민주주의 회복력에 깊은 신뢰를 갖고 있다. 국민의 헌법을 지키고 법치를 지키는 노력을 통해 모든 상황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평가한다”고 했다.
블링컨 장관은 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민주주의와 전제주의의 전쟁을 강조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가들의 민주주의 실현에 충분한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한 이유’를 묻는 취지의 한국일보 기자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기자회견에선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바이든 정부의 오판을 꼬집는 질문도 나왔다. 뉴욕타임스(NYT) 기자가 블링컨 장관에게 “장관과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이 민주주의의 옹호자(수호자)라고 했고 민주주의 정상회의도 한국에서 개최하도록 했다”며 “대통령과 장관은 윤 대통령이 비민주주의적 권력욕이 있다는 것은 왜 간과했나”라고 물었다. 국내 SNS,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공유되며 많은 화제를 부르고 있는 내용이다.
해당 기자는 또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하얏트 호텔(미국 기자들 숙소) 주변에서 계속 ‘스톱 더 스틸’(Stop the steal) 사인을 들면서, 미국에서 그랬던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에게 도와달라고 신호를 보내는 것 같았다. 1월6일 사태와 연결되는 측면이 있다”라며 “민주주의적인 힘이 미국에서 약화되는 것이 대한민국 등에 어떤 악영향을 주고 있나”라고 묻기도 했다.
이는 지난 2020년 트럼프 지지자들이 바이든 대통령 당선을 부정한 구호와 이들이 이듬해 미 의회에 난입해 벌어진 폭력 사태를 언급한 것이다. NYT는 최근 <‘스톱 더 스틸’은 어떻게 한국에서 시위 구호가 됐나> 기사에서 “한국인들은 일반적으로 이런 음모론(부정선거)을 소셜미디어 알고리즘 도움을 받은 극우 유투버들이 퍼뜨리는 온라인 선동이라 일축한다”며 “트럼프 당선인에게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구호를 내건 운동이 있다면 윤 대통령에겐 ‘태극기 부대’가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에 블링컨 장관은 “모든 국가가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지금 한국에선 긍정적인 대처를 볼 수 있고 계속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것이 평화적이고 헌법에 충분히 부합되며 법치주의를 따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도 마찬가지이고 다른 민주주의 국가도 도전이 있다. 개방적이고 투명한 대처를 하고, 우리가 아무런 문제가 없는 거서럼 하지 않고 직면한다면 긍정적이라고 본다. 이런 도전을 통해 우리는 더욱 더 강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NYT 기자는 조태열 외교부 장관에게도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 관련 “북한, 러시아, 중국의 독재자들(autocrats)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전략과 유사한 방식으로 보인다”며 “왜 적국과 비슷한 방향으로 나아갔나. 이것이 미국과의 관계에 초래한 긴장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라고 물었다.
그러자 조태열 장관은 거듭 ‘특수한 상황’을 강조하며 모호한 답변을 이어갔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한 달 전에 일어났던 일을 이해하려면 일반적인 맥락보다 우리 사회의 특수한 정치 문화, 한국이 걸어온 민주주의의 역사, 수많은 갈등과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여기까지 왔다라는 특수한 한국적 상황을 좀 살펴보셔야 될 것 같다”면서 “일반적인 민주주의에 대한 이론이나 객관적인 시각에서 특수한 한국이라는 사회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바라볼 때에는 정확한 답이 찾아지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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