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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하고도 현명한 이재명 대통령의 이스라엘 비판

김태형 심리연구소 '함께' 소장

psyth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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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 이래 온갖 전쟁범죄로 얼룩진 이스라엘

파괴, 봉쇄. 강제이주, 감금, 차별, 집단학살

네타냐후 총리는 전쟁범죄자 ICC 체포 대상

‘주권과 인권은 존중돼야’ 지적 무엇이 틀렸나

도덕적으로 옳을 뿐 아니라 국익에도 부합

(본 칼럼은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소셜미디어 X에 게시한 글에서 이스라엘의 전쟁범죄를 비판하며 “유대인 학살이나 전시 살해는 다를 바 없다”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전쟁 상황에서도 민간인 살해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는 원칙을 강조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스라엘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이스라엘은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용납할 수 없으며 강력한 규탄을 받을 만하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하면서, 해당 발언이 홀로코스트를 가볍게 만든 것이라는 황당한 주장을 했다.

이러한 반발은 핵심을 빗나간 것일 뿐만 아니라 어떠한 논리적 설득력도 가질 수 없는 궤변이다. 과거에 극심한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이 현재의 잘못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이는 마치 “나는 과거에 고문을 당한 적이 있으니까 다른 사람을 고문해도 괜찮고, 나의 고문 행위를 비판하는 것은 내가 당한 고통을 경시하는 것이다.”라고 주장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역사적 고통은 기억되고 존중받아야 하지만, 그것이 현재의 잘못을 면제해주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 유대인에게 홀로코스트라는 비극이 있었다는 사실은 분명하지만, 그것이 오늘날 이스라엘의 잘못된 행위에 대한 비판을 막는 방패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이스라엘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대통령은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국제사회의 비판에 귀를 닫고 있는 이스라엘의 태도에 실망을 표하며, “각국의 주권과 보편적 인권은 존중돼야 하고 침략적 전쟁은 부인된다”고 밝혔다. 또한 “역지사지는 개인뿐 아니라 국가 간 관계에도 적용된다”며 “내 생명과 재산만큼 타인의 생명과 재산도 소중하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단순한 외교적 수사가 아니라 국제사회가 반드시 공유하고 지켜야 할 최소한의 윤리적 기준을 환기시키는 것이었다.

강제 이주, 학살, 점령, 봉쇄… 이스라엘의 반인권 범죄

이스라엘을 둘러싼 인권 혹은 전쟁범죄 논란은 하루아침에 생긴 것이 아니다. 이스라엘은 건국 이후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반인권 행위와 전쟁범죄를 저질러왔고 그 과정에서 국제법, 국제인권기준을 위반해왔다. 다음은 국제사회에 의해서 확인된 이스라엘의 대표적인 반인권 행위를 연도별로 정리한 것이다.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군의 공격 개시 이후 두 달여 만에 철저히 파괴된 가자지구 남부 도시 라파. 2023년 12. 05. 신화=연합뉴스

1948년, 나크바(Nakba). 유엔 자료에 의하면 1948년 전쟁 과정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이 이스라엘에 의해 대규모로 축출·이주·재산 박탈을 겪었다. 이 사건은 이후의 팔레스타인 난민 문제와 귀환권 논쟁의 출발점으로 간주된다.

1956년, 카프르 카심 학살. 이스라엘 국경 경찰이 통행금지 사실을 알지 못한 아랍 주민들을 사살한 사건이다. 훗날 이스라엘 대통령도 이를 국가 차원의 잘못으로 사과했다.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뒤 서안·가자·동예루살렘 점령이 시작됐고, 이후 정착촌 체제가 본격화되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International Committee of the Red Cross)는 이 점령지 내 이스라엘 민간인 정착촌의 설치·확대를 제4제네바협약 49조 6항에 어긋나는 것으로 규정했다.

1982, 사브라·샤틸라 학살. 이 학살 자체는 레바논의 기독교 민병대가 저질렀지만, 로이터 통신은 이스라엘의 카한 위원회가 이스라엘이 이를 막지 못한 데 대해 간접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고, 아리엘 샤론의 개인적 책임도 인정됐다고 보도했다.

1987~1993, 제1차 인티파다 기간. 유엔은 이 시기 이스라엘의 과도한 무력 사용을 반복적으로 문제 삼았다.

2000, ‘10월 사건’. 이스라엘의 아랍 시민들의 시위 진압 과정에서 1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이후 오르 위원회(2000년에 이스라엘이 아랍 시민 시위 사망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설치한 국가 조사위원회)는 경찰의 과도한 무력 사용과 국가의 오랜 차별·방치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2002, 제닌 난민캠프 공세. 휴먼라이츠워치는 제닌 공세에서 의료접근 차단, 구급차 제한, 민간인 보호 실패 등이 있었다고 기록했다. 다만 당시 대규모 학살이 있었다는 소문이 무성했지만 유엔과 휴먼라이츠워치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2004. ICJ(국제사법재판소)는 분리장벽과 그것에 수반되는 체제가 불법적 상황을 만들었다고 판단했다. 이 의견은 점령지 내의 장벽 건설과 관련 조치가 국제법에 반한다고 본 핵심 문서이다.

2007, 가자 봉쇄 강화. 국제앰네스티는 2007년 6월 이후 강화된 봉쇄가 가자를 인도주의 위기로 몰아넣었고, 주민들을 사실상 가둬 놓았다고 비판했다. 이후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도 가자의 16년 봉쇄에 대해 계속 문제를 제기했다.

2008~2009, 가자 ‘캐스트 리드(Operation Cast Lead)’. 앰네스티와 유엔 조사단은 민간인 대량 희생, 주택·기반시설 파괴, 전쟁범죄 가능성을 제기했다. 유엔 골드스톤 보고서는 양측 모두의 위반을 다뤘지만, 특히 이스라엘군의 행위에 대해 중대한 국제법 위반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했다.

네타냐후는 120여개 ICC 회원국의 체포 대상 전쟁범죄자

2010, 마비 마르마라/가자 구호선단 급습. ICRC에 의하면 이스라엘군이 구호선단을 나포하는 과정에서 9명이 사망했고 국제적 비난이 뒤따랐다.

2014, 가자 전쟁. UN 조사위원회와 로이터는 이스라엘이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 있는 중대한 위반을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2018, 가자 ‘귀환 대행진’ 시위. UN 조사와 로이터 보도에 의하면 이스라엘군은 비무장 시위대에 실탄을 사용하여 다수의 사망·부상을 냈는데, 이는 전쟁범죄 및 반인도범죄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2021, 셰이크 자라 강제퇴거 시도와 5월 가자 공습.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Office of the United Nations High Commissioner for Human Rights) 특별보고관은 동예루살렘의 팔레스타인 가족 퇴거 시도가 강제이주 금지 원칙에 배치된다고 지적했고, 같은 해의 가자 폭격으로 250명이 넘는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또 HRW는 2021년 보고서에서 이스라엘 당국이 팔레스타인인에 대해 아파르트헤이트와 박해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2022. 앰네스티는 이스라엘의 대팔레스타인 통치 전체를 “아파르트헤이트”로 규정했다. 이것은 단일 사건보다 구조적 지배 체제를 범죄로 본 보고서이다.

2023, 10월 7일 이후 가자 전쟁. 유엔 특별보고관은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대규모 인종청소 위험을 경고했다.

2024. 국제사법재판소(ICJ: International Court of Justice)는 1월 잠정조치에서 이스라엘에 대해 집단학살 방지 조치, 선동 처벌, 인도주의 상황 개선 등을 명령했다. 또 7월 자문적 의견에서는 이스라엘의 점령 지속과 정착촌 정책이 불법이며 가능한 한 신속히 끝내야 한다고 판단했다. 같은 해 UN OHCHR과 HRW는 가자에서의 대규모 민간인 살해, 강제이주, 물 접근 박탈 등을 두고 전쟁범죄·반인도범죄·집단학살 행위 가능성이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2025. 가자에서의 민간인 살해, 원조 차단, 파괴와 강제이주가 계속됐고, HRW는 이를 전쟁범죄·반인도범죄·집단학살 행위로 규정했다. 2025년 9월에는 유엔 조사위원회도 이스라엘이 가자에서 집단학살을 저질렀다고 결론냈다.

이스라엘은 건국 이후 주변 국가들의 영토를 무단으로 점령하여 정착촌을 세우고 토지를 수탈해왔다. 팔레스타인 지역을 봉쇄하고 주민들을 강제 이주시켰으며, 가혹한 집단처벌을 지속했다. 나아가 민간인에게 거리낌없이 무력을 사용했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죽거나 다치게 만들었다.

이스라엘의 반인권, 국제법 위반 범죄행위는 네타냐후가 총리에 선출된 이후 부쩍 심해졌다. 이 때문에 2024년 국제형사재판소(ICC)는 네타냐후 총리에 대해 전쟁범죄와 반인도범죄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한국을 비롯한 ICC 회원국(120여 개국)은 네타냐후가 입국하면 체포해야 할 의무가 있다. 네타냐후는 국제사회가 공인한 반인권, 반인륜 전쟁범죄자이다.

 

9일 서대문구 국가수사본부 앞에서 참여연대, 사단법인 아디 등 단체 회원들이 네타냐후 총리 아이작 헤르조그 대통령 등 이스라엘 전쟁범죄자 7인을 형사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4. 05. 09 연합뉴스

전쟁 후 중동 정세는 이 대통령의 현명함 증명할 것

지금까지 국제사회, 특히 미국과 서방 세계는 이스라엘의 반인권 범죄 행위에 대해 거의 비판을 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이스라엘의 죄가 가벼워서가 아니라 미국 나아가 서방 세계에 대한 유대인들의 영향력이 막강했고, 이스라엘을 보호하는 것이 미국의 이익에 부합해서였다. 이런 점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은 양심적 인류가 지키고자 하는 인간 존엄성 같은 중요한 가치를 옹호하고 대변하는 매우 용감한 행동으로서 높이 평가받아야 마땅할 것이다.

김태형 심리연구소 '함께' 소장

이재명 대통령의 이스라엘 비판은 한국의 국익에도 도움이 된다. 미국-이란 전쟁이 종결되면 중동에서 이란의 입지는 커지고 이스라엘의 입지는 축소될 것이다. 한마디로 이란이 중동의 최강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도 그렇지만 전쟁이 끝난 후에도 한국은 중동 국가들과의 관계를 악화시켜야 할 이유가 없다. 이란을 비롯한 중동 국가 국민들이 치를 떠는 이스라엘의 악행에 대해 더 이상 침묵하지 않고 목소리를 낸 것은 이란을 비롯한 중동 국가들과의 관계 발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이스라엘 비판은 도덕적으로도 옳고 국익에도 도움이 되는 올바르고 현명한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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