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사실상 북 입장 대변, 미 국가정보국 보고서

 
미국에서 바라본 한반도의 오늘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4/02/06 [00:48]  최종편집: ⓒ 자주민보
 
 
 



이번 김원식 기자의 미 국가정보국 보고서 분석 내용은 한반도 정세를 전망하는데 매우 중요한 내용들이다.

첫째, 미 국가정보국에서 대 의회 보고서를 통해 공식적으로 북의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 13호(미국명 KN-08)가 실전 배치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는 점이다.
사실 미국도 도로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보유하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 지난해 태양절 당시 열병식에 선보인 화성 13호 , 8축 16륜 차량에 탑재된 미 본토 타격용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자주민보 이정섭 기자

핵 무기를 보유한 북이 그 운반수단인 대륙간탄도미사일로 미 본토를 사정거리에 두게 되었다는 것을 미국 최고 정보국장이 공식적으로 인정했기 때문에 이젠 미국도 북에게 확증파괴 보복공격을 당할 각오를 하지 않고서는 북을 함부로 공격할 수 없게 되었다.

미국이 북미대결전을 끝내기 위해 마지막으로 남겨두었던 군사적 카드가 사실상 무용지물이 된 셈이다. 
점점 이제 미국의 선택은 대화에 나서느냐 아니면 속수무책으로 북의 핵억제력 강화를 지금처럼 지켜만 보고 있을 것이냐만 남은 것이다.

물론 미 국가정보국에서도 북의 화성 13호가 이제 실전 배치 이니셜단계(초기 단계)라고 지적했으니 더 강화되기 전에 군사적인 방법으로 제압하려할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북의 대미 타격력은 강화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에 그 가능성은 점점 희박해지게 될 것이다.

반대로 북은 더욱 당당하게 대미 외교전에 나설 것이다. 미국에게 군사훈련 중단을 더 강하게 요구할 것이며 주한미군철수 요구도 더 거세게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지금 북이 남을 향해 전방위적으로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하고 있는 것도 이런 대미 자신감에 배경을 둔 것임이 확실하다. 
이제 미국만 믿고 사는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우리민족끼리손을 잡고 자주통일 평화번영의 새시대를 열어가지는 자신감에 바탕을 둔 동포애적 촉구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둘째, 김정은 제1비서가 매우 안정적으로 정권을 다져가고 있다는 국가정보국장의 공식 보고 내용이다. 이는 북의 급변사태 가능성을 미국에서 공식 부인했다고 볼 수 있는 내용이다. 

특 히 미 국가정보국 보고서에서는 김정은 제1비서가 인적 쇄신을 통해 당의 영도적 역할을 더욱 높여 군과 정부 등 사회 전반에 대한 당의 장악력을 높였다고 지적하고 있는데 이는 북의 사회주의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으며 더욱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로 볼 수 있다. 

결국 북의 급변사태를 가상한 평양 점령훈련 등의 명분도 사라졌다고 봐야 하기에 이후 미국의 대북 군사훈련에 대한 북의 반발도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셋째, 미 국가정보국에서 북이 핵무기를 대미 공격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재래식 무기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한 방어적 차원에서 보유하게 되었다고 그 이유를 처음으로 지적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는 사실상 북의 그간 공식 입장을 미국 정보국인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내용이다. 북은 미국의 핵위협을 견디다 못해 핵무기를 보유하게 되었다고 그 이유를 밝혀왔다. 즉 미국의 대북 핵압력에 대항하기 위한 방어적 조치였다는 것이다. 

이런 북의 입장은 이번 미 국가정보국 보고서에서 그대로 인정을 했기 때문에 이후 한반도 비핵화 협상에서도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미국도 북에게 핵위협을 가해서는 안 된다는 북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또한 북의 핵무기 제거를 명분으로 군사적 방법을 사용하려 할 경우 자가당착적 오류라는 국제적 비난을 사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이번 미 국가정보국 보고서 중에서 약 1페이지 분량의 북 관련 내용은 이렇듯  중대한 문제들을 담고 있다.

미 국가정보국이 사실상 북의 대변인처럼 북의 입장을 충실하게 대변한 이번 보고서는 그 자체로도 충격적이며 중대한 의미를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후 북미 대화의 기본 토대로 작용하게 될 경우엔 합리적 문제 해결 방법을 찾는데도 크게 기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물론 그렇다고 무조건 북미대결전을 낙관적으로만 볼 수 없다. 미 정보국에서는 이런 사실을 이미 오래 전부터 알고 있으면서도 그렇게 북을 군사적으로 압박해왔고 또 한국과 일본을 들쑤셔 북과 극한 대결전을 펴오게 분탕질을 쳐왔기 때문이다. 

이 보고서가 나오는 순간에도 미 국방부 장관은 여전히 북에 대한 경고 발언을 내놓는 이중적 태도를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결국 미국의 이런 이중적 행태에 종지부를 찍고, 북미대화가 바로 추진될 수 있게 하려면 한반도의 전 민족이 한 목소리로 미국에 대해 부당한 압력을 가하지 못하게 요구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남과 북이 힘을 합쳐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건설적 대안을 마련해가야 할 것이다. 이번 이산가족 상봉을 계기로 그런 남북관계 발전이 하루빨리 이루어지길 간절히 소망한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