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술과 발 기술 연마해야 사냥 성공률 높고 번식지서도 자손 많이 남겨
물고기 많은 팔당댐, 비오리와 가마우지에 쫓겨 상처입은 물고기 노려
» 흰꼬리수리의 싸움 연습은 생존 본능이다.
» 발 기술을 익히는 흰꼬리수리.
» 비행술도 중요하지만 발 기술이 뛰어나야 사냥감을 낚아챌 수 있다.
우리나라를 찾아온 철새들의 겨울나기는 참으로 힘들다. 먹이를 확보하면 살고 못 얻으면 죽는다. 월동지에서 먹이를 넉넉하게 먹는개체가 다가올 번식기에 더 많은 새끼를 남긴다. 자연의 가차없는 논리다.
» 사냥감을 향해 돌진하는 흰꼬리수리. 매서운 눈초리와 날카로운 발톱이 눈길을 끈다.
» 날카로운 흰꼬리수리의 발톱에 물고기 한 마리가 걸려들었다.
올해도 팔당호에 흰꼬리수리가 어김없이 찾아왔다. 대부분 어린 흰꼬리수리지만 어른 모습을 갖춰 가는 청소년 흰꼬리수리도 보인다.
» 사냥에 성공했다고 끝난 게 아니다. 먹이가 목구멍을 넘어갈 때까지 방심은 금물이다. 그래서 허겁지겁 날면서 사냥감을 뜯어먹는다.
» 가장 쉬운 사냥은 남이 사냥한 것을 빼앗는 것. 사냥감을 빼앗으려 순식간에 다른 흰꼬리수리가 달려든다.
팔당댐 하류에는 여울이 있다. 수심이 깊지 않고 물속의 바위가 많이 흩어져 있어 그 사이에 붕어, 메기,뱀장어, 강준치 등 토종 물고기와 외래 어종인 향어, 큰입배스, 블루길 등 많은 어종이 서식한다. 당정섬 주변에 여러 개 있는 작은 섬들도 습지의 기능을 한다.
팔당댐 하류에 새들의 먹이인 물고기가 풍부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비오리가 모여들어 사냥하는 곳은 흰꼬리수리의 사냥터이다.
흰꼬리수리는 활력 넘치는 물고기를 사냥하기보다는 병들거나 부상당한 물고기를 주로 노린다. 민물가마우지, 비오리 등 잠수해 사냥하는 새들이 물속에서 잡았다가 먹잇감이 너무 커 먹지 못한 물고기나 팔당댐이 방류할 때 상처를 입은 물고기가 수면위로 떠오르면 나무 위에서 지켜보거나 하늘을 선회하던 흰꼬리수리가 덮치는 것이다.
■ 흰꼬리수리의 공중회전 연속 동작
먹이가 넉넉한 팔당댐 부근 하늘에서 어린 흰꼬리수리가 종종 공중전을 벌인다. 때론 다툼이고 때론 연습이다.
아마도 연습이 더 잦을 것이다. 비행술과 사냥 기술, 공격하고 방어하는 기술을 익히는 것이 어린 흰꼬리수리의 생존에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쩌면 그것은 놀이이기도 할 것이다.
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한겨레 환경생태 웹진 <물바람숲>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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