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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조선해양 사망 노동자들, 폭발 사망 아닌 질식사”

 

노조 “사망자들, 일반 작업복에 청테이프를 감은 안전화를 신고 있었다”

 

구자환 기자 hanhit@vop.co.kr
발행 2017-08-22 14:30:43
수정 2017-08-22 15:2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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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11시께 경남 창원시 STX조선해양에서 폭발사고가 일어나 119구조대가 구조작업을 벌였다.
20일 오전 11시께 경남 창원시 STX조선해양에서 폭발사고가 일어나 119구조대가 구조작업을 벌였다.ⓒ뉴시스
 

“숨진 박 모씨가 사고 20분 전에 환기가 되지 않는다며 환기구를 찾아다니는 것을 봤다”

노동계는 STX조선해양 RO탱크 폭발사고는 사회적 타살이자 안전관리체계가 붕괴가 초래한 구조적 참사라고 주장했다.

금속노조와 조선업종노동조합연대는 22일 창원시 노동회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 STX조선해양 사고는 노동자의 안전과 생명보다 채권회수에 혈안이 되어 무자비한 자구책과 구조조정을 요구 자행해 온 대한민국의 법원과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자행한 사회적 타살”이라고 주장했다.

또, “구조조정에 따른 현장 작업인력 축소, 안전인력 축소 등 생산과 안전관리체계 붕괴가 초래한 구조적 참사”라고 강조했다.

조선업종노동조합연대는 “이번 사고는 구조조정에 따른 인력축소로 해당 선박의 공기가 지연될 수밖에 없었고, 공기단축과 11월초로 예정된 인도기한을 맞추기 위해 유일에 최소한의 안전보건조치 시행없이 2차 이하 하청업체인 비정규직 물량팀이 투입된 것”을 사고의 배경으로 설명했다.

원인은 폭발에 따른 상해가 아닌 ‘질식사’

조선업종노동조합연대는 현장을 확인하고 종합 검토한 결과 4명의 사망 노동자는 폭발에 따른 일부 화상 등의 상해가 사망의 주요원인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환기 장치 부실로 도장 스프레이 작업과정에서 발생한 인화성 증기가 RO탱크(폐유등 선박 잔존유 보관탱크)내 공간에 적재되었고, 확증되지 않은 원인에 의해 스파크가 폭발을 일으키면서 산소부족 또는 유독가스 흡입사태를 초래했다”며, “이로서 적정 보호기구인 송기마스크를 착용하지 못한 노동자 4명이 질식 사망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방독마스크가 아닌 송기마스크를 지급하고 착용토록 했다면 구조를 위한 최소한의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세민 금속노조 노동안전보건실장은 “검안의사가 사망원인에 대해 질식사라는 소견을 밝혔다”며, “실제 육안으로도 고인들은 일부 화상을 당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노조가 현장을 방문해 확인한 결과 구조조정에 따른 안전보건환경팀(HSE) 인력이 45% 감소했고, ‘위험작업 신청/허가서’ 세부내용 검토결과 허가되면 안 될 작업이 허가된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가 제공한 ‘위험작업 신청/허가서’를 보면 밀폐구역 감시자가 지정되지 않았고, 방폭기능이 없는 조명등과 방폭 기능이 의심스러운 방폭등이 기재되어 있다.

또한, 흡입기가 설치되지 않아 정정 급기와 배기가 동시에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더해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라 지급되어야 할 송기마스크 대신 방독마스크가 지급된 것으로 나오고 있다.

박세민 실장은 “고인들의 시신을 확인한 결과 일반 작업복에 청테이프를 감은 안전화를 신고 있는 만큼 정전기 방지용 안전화와 방호보호구가 지급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밀폐공간 작업자에게 안전교육을 실시한 기록이 확인 되지 않아 안전조치 미확보 상태에서 2차, 3차 하청업체인 물량팀이 투입된 것으로 조선업종노동조합연대는 추정하고 있다.

사고당일 20일 STX조선해양 총무보안팀장은 ‘1차 협력업체 이외에 2차, 3차 하청업체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일방적 구조조정 중단과 하청구조 개선해야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삼호조선, 성동조선, 한진중공업, STX조선해양 노동자로 구성된 조선업종노동조합연대는 “근원적 재발방지 대책을 위해서는 노사정 회의를 구성해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 핵심적으로 근본적 대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다단계 하도급 구조가 만연된 조선업 상황에서 원청업체의 납기 단축 등 이윤 증대를 위해 하청은 원청의 무리한 요구를 따를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하청업체에 대한 위험전가를 근원적으로 차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HSE팀 관련자들은 RO탱크 밀폐위험작업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보건조치가 취해져 있지 않았음에도 위험작업을 승인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안전관리총괄책임자인 장윤근 대표이사는 안전관리 책임을 다하지 않았고 HSE 총원의 45%를 감원하는 등 재해예방활동 인력과 체계 붕괴를 초래한 만큼 반드시 구속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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