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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에 ‘검은 구름’이 덮일 것인가

조미대결, 대안은 오직 하나뿐이다
 
김갑수 | 2017-08-22 14:30:30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이 땅에 ‘검은 구름’이 덮일 것인가
- 조미대결, 대안은 오직 하나뿐이다


한반도에 돌연 심상치 않은 기류가 형성되고 있는 것 같다. 무언가 ‘빅뱅’을 예고하는 경악할 만한 사태가 진행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지피어 오른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에 조선 측이 괌 포격 계획으로 맞선 데 이어, 김정은 위원장이 ‘사태를 지켜보겠다’고 포격 유예성 발언을 했고,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현명한 결정을 했다’고 화답성 발언을 한 것으로 보아 사태는 일단 진정하는 것으로 판단됐었다.

그런데 그게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불현듯 든다. 이런 일일수록, 만에 하나의 희소한 가능성일지라도, 최악의 사태에 대한 대비책을 강구해 놓았어야만 했다. 전쟁이 난다면 도둑같이 들이닥칠 것이고 그것이 핵전쟁일 경우 모두의 종말을 의미하는 것이기에 더욱 신중히, 다방면으로 예방책을 마련해 놓았어야 했다.

최소한 핵전쟁에 관한 한 ‘공격은 최선의 방어’라는 말은 거짓이다. 그것은 바둑이나 복싱 시합에서나 통한다. 핵전쟁은 일단 한쪽에서 공격하면 삽시에 쌍방전으로 비화하지 않을 수 없도록 되어 있다. 이것은 누구도 부인 못할 핵전쟁의 메커니즘이다.

인터넷신문 <뉴스 플러스>에 들어가 보니 경악스러운 기사가 대문에 걸려 있다. 조선이 괌 포격을 곧 단행할 것이고 이것은 시간문제라는 내용의 기사다. 이 기사는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관리들이 화급히 조선에 들어가 막후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구체적으로 적시하고 있다.

또한 이 신문은 조선이 미국의 반격에 대비하여 미 본토 가까운 태평양에서 SLBM을 탑재한 핵잠수함들이 이동하면서 대기 중이라고 전하고 있다. 참고로 <뉴스플러스>는 과거 노동일보를 계승한 진보적 성향의 일간지다.

이 신문은 자기들이 다른 언론들과는 달리 미국의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이 벌어지면 조선이 괌 포격을 끝내 단행할 것이라고 보도했음을 상기하고 있다. 이런 예측은 <자주시보>에 조미관계 칼럼을 연재하는 한호석 소장이 했던 것과 동일하다.

돌이켜 보니 조선은 지난 8월 6일 유엔의 대북 제재안에 대해 “최후수단을 불사하겠다”고 경고해 놓은 바가 있다. 또한 을지프리덤가디언은 보도와는 달리 규모가 축소되었다는 근거도 전혀 없다. 오히려 미군 수뇌부들의 잇따른 방한으로 긴장 국면만 높이고 있을 따름이다.

“미국이 훈련 한 번 하면 우리 인민과 병사들은 24시간 비상에 들어가 신발도 못 벗고 잠도 제대로 못자면서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온갖 죽을 고생을 다해야 합니다.”

이것은 오래 전 조선의 김일성 주석이 그를 만난 내 집안 어른에게 한 말이다. 그때는 ‘팀 스피리트’라는 이름으로 훈련을 했다. 김 주석은 조미 수교만 성사되면 주한미군 철수도 말하지 않겠노라고 했다. 그들이 절실히 원하는 것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단지 평화일 따름이다. 그때가 70년대 후반이었으니 미국과 한국은 벌써 40년 이상이나 이 무용한 전쟁놀이를 지속해 오고 있는 셈이다.

너무나 가혹하지 않은가? 전쟁 연습을 하려면 제 나라 제 영토에서 하거나 보이지 않는 공해상에서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대관절 미국은 무슨 권리로 조선의 코앞에서 이런 짓거리를 40년 이상 계속하고 있고 또 한국은 뭘 얻을 게 있다고 매년 미국 전쟁놀이에 치다꺼리 서비스까지 해주고 있는 것인지?

입장을 바꾸어 놓고 보자. 만약 미국 태평양 연안의 도시들 앞에서 중국군 또는 러시아군이 매년 조선군과 합동으로 전쟁 연습을 해 본다고 생각해 보라. 미국은 어떻게 나올 것인가? 민족의 일원으로서 억울하고 원통하다. 이제는 참을 수 없을 정도로 화가 치밀어 오른다. 남에 있는 일개 범부인 나도 심정이 이럴진대 북의 인민과 지도부의 심정은 또 어떠할까?

이런 와중에도 한국의 대통령은 정치 토크쇼나 벌이고 한미동맹 타령이나 반복하고 있다. 아, 우리 민족의 비원인 평화와 자주와 통일은 내 생전 끝내 오지 않을 것인가? 억울하고 또 원통하고 또 화가 치민다. 이 땅에 검은 구름이 덮여서는 안 된다. 한국 정권은 정신 차려야 한다.

차후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한국 측에서 속수무책으로 있다가 만약 전쟁이 터지고 혹시라도 미국이 초반전에 한 발 물러서는 사태가 빚어지면 한국은 급거 대만만도 못한 신세로 전락할 수도 있다. 이런 비상시국일수록 한국과 조선은 이견을 좁혀 민족공동체의 평화와 이익을 위한 공동의 목소리를 터뜨려야 할 것이다. 이것 말고는 아무런 대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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