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진상규명 및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광화문 광장에서 46일간 단식을 했던 '유민 아빠' 김영오 씨가 단식정진단을 지지방문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3년간 ‘우리 사회에 적폐가 왜 있을까’ 많이 생각했습니다. 적폐는 방관자 때문에 생깁니다. 잘못을 알면서 방관자로 있는 불교계 사람들이 많습니다. 더 나쁜 겁니다.”
28일 명진ㆍ효림스님 단식정진단을 지지방문한 세월호 희생자 유민이 아빠 김영오 씨가 저녁 7시 작은 촛불모임에서 이 같이 말했다. 김 씨는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진상규명과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서울 광화문 광장에 천막을 설치하고 46일간 단식을 진행한 바 있다.
“나는 종교가 없다”고 밝힌 김 씨는 “그럼에도 이곳에 온 이유는 여기계신 분들이 약자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약자들이 단식으로 밖에 호소할 수 없나 하는 생각이 든다. 단식으로 호소하는 세상을 저는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사회 곳곳에 뿌리박힌 ‘적폐’에 대해 김 씨는 “알면서도 침묵하는 방관자들이 문제”라고 일침을 가했다. 김 씨는 “세월호 참사 이후 3년간 ‘우리 사회에 적폐가 왜 있을까’ 많이 생각했다. 결론은 방관자다. 적폐는 방관자 때문에 생긴다”며 “잘못을 알면서 방관자로 있는 불교계 사람들이 많다. (잘못을 저지르는 것 보다 방관이) 더 나쁜 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장 변화의 조짐이 보이지 않아도 희망을 버려서는 안 된다고 누차 강조했다. 김 씨는 “처음 단식을 시작할 때부터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 것은 아니다. 수천명 수만명이 지지를 보내기 까지 많은 과정이 있었다. 보수 언론, 일베를 비롯한 보수 단체 등이 ‘시체팔이’, ‘세금도둑’ 등을 거론하며 별별 음해를 다했지만 저는, 유가족들은 포기하지 않았다”면서 “명진스님을 지켜주는 주변 분들이 강해야 스님도 잘 버티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꾸준히 버티면 언젠가 빛이 온다. 모두 힘내시라”고 응원을 덧붙였다.
이날 저녁 촛불모임에는 비오는 날씨에도 불자 50여명이 참석해 우정국 공터를 가득 메웠다. 명진스님과 함께 4일째 단식을 이어 온 효림스님은 ‘불살생’ 계율을 거론하며 “생명을 죽이는 것만이 폭력이 아니다. 자비심을 상실하고 자기보다 약한자를 억압, 착취하고 권력을 행사해 독재를 행하는 등의 폭력 또한 아주 심각한 폭력”이라고 꼬집었다.
최근 호법부로부터 등원공고를 받은 허정스님은 “두 달 넘게 조계사 앞에서 시위할 때는 아무 일이 없었는데 촛불법회 후 등원 공고를 받았다. 겁주고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저는 처음부터 제적을 각오하고 이 운동을 시작했지만 일반스님들은 ‘조사하겠다’고 하면 겁을 먹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촛불법회에 보다 많은 수좌스님들이 오셔야 한다. 촛불법회가 성황리에 개최돼야 명진스님이 단식을 그만둘 수 있고 또 자승 원장이 결단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분들이 참석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래는 지난 2014년 8월, 단식 중이던 김영오 씨가 <불교포커스>와 진행한 인터뷰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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