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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재명 기소...동아일보 “공정한 기소 없으면 편파 재판 될 수도”

[아침신문 솎아보기] 경기도지사 시절 관용차·법인카드 사용 문제삼아

한겨레 “노골적 표적 수사·기소”… 조선, 국힘 비판 “김칫국 마신다”

감사원 文 사드 관계자 수사의뢰 경향 “감사권 남용 아닌가”

기자명윤수현 기자

  • 입력 2024.11.20 07:33

  • 수정 2024.11.20 07:35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또 검찰에 기소를 당했다. 업무상 배임 혐의이며, 서면·대면조사 없이 이뤄진 기소다. 이를 두고 한겨레는 “노골적인 표적 수사·기소”라고 검찰을 비판했으며, 동아일보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법무부 장관 재직 시절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총장 때 특활비 영수증을 제대로 제출하지 않았다며 “일일이 추적해 수사하면 문제가 될 기관장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국민의힘이 대표 사법리스크에 흥분하는 것이 아니라 자당 쇄신 작업에 매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계산도 힘든 검찰의 이재명 기소 “조사 없이 기소? 이례적”

수원지방검찰청 공공수사부는 지난 19일 이재명 대표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재직 시절 1억653만 원 상당의 배임을 저질렀다는 것인데, 관용차량을 사적으로 이용하고 법인카드로 음식·과일 등을 구입했다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 들어 검찰이 이 대표를 기소한 것은 이번이 6번째로, 이 대표가 받는 재판은 5개가 됐다. 사건 병합 등으로 언론에 따라 5번째 기소로 표현되기도 한다.

▲한겨레 11월20일 1면 기사 갈무리

주요 일간지는 20일 이 대표 기소 소식에 대한 정치권 파장을 전했다. 한겨레는 1면 <이재명 5번째 기소 민주 “비열한 탄압”>에서 “민주당은 ‘검찰의 비열한 정치탄압’으로 규정하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유죄 판결 이후 검찰이 한층 공세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수사·기소권을 정국 전환의 도구로 악용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동아일보는 5면 <檢 “李부부, 관용차를 자가용처럼 사용”… 李 조사없이 기소 논란>에서 “일각에선 서면조사나 대면조사 없이 기소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고 했다.

▲조선일보 11월20일 1면 기사 갈무리

조선일보는 야당이 아닌 여당에 대한 비판을 내놨다.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만 바라보며 공세적인 태도를 취할 게 아니라 당 쇄신 작업에 나서라는 것이다. 조선일보는 1면 <김칫국 마시는 여권>에서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이 ‘이재명 사법 리스크’의 반사이익을 누리기 위해 대야 공세에 과몰입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석열 정부 쇄신이 뒷전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기 시작했다”고 했다.

한겨레는 이번 검찰 기소에 대해 사설 <이젠 야당 대표 법카 유용 혐의 기소, 이런 검찰 있었나>에서 “노골적인 표적 수사·기소”라고 평가했다. 한겨레는 “현 정부 들어 검찰은 제1야당 대표이자 차기 대선 유력 주자인 이 대표를 집중적으로 수사·기소해왔다”며 “법치국가에서 야당 정치인이라고 법 위에 있을 수는 없다. 하지만 법의 적용은 공정하고 중립적이어야 한다. 검찰이 먼지 털듯 수사하면 어떻게든 기소할 꼬투리를 찾아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한겨레는 “일각에선 이런 식의 마구잡이 기소가 이재명 대표에 대해 나쁜 이미지를 덧씌우는 한편, 역으로 보수 지지층 결집을 노리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기도 한다”고 했다.

▲한겨레 11월20일 칼럼 갈무리

이재성 한겨레 논설위원은 칼럼 <이재명 죽이기>에서 “이 대표는 8개 사건에서 12개 혐의로 5개의 재판을 받게 된다. 한 사람에게 이렇게 가혹한 사법 공격이 가해진 것은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것”이라며 “이 중에 하나만 피선거권 박탈형이 나와도 다음 대선에 출마하지 못한다”고 했다. 이 위원은 “‘이재명 죽이기’가 아니면 대체 뭐란 말인가”라며 “선출되지 않은 사법 엘리트들의 국민 선택권 탈취 시도를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라고 밝혔다.

동아일보는 사설 <與, 남의 허물만 들추지 말고 제 허물부터 제대로 털어내야>를 내고 반전의 기회를 맞은 국민의힘이 당 쇄신 작업에 힘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검찰 기소 내용으로만 보면 이 대표의 죄질이 나쁘지만 식사비 결제까지 일일이 추적해 수사하면 문제가 될 기관장이 적지 않을 것이다. 한 대표는 법무부 장관 시절 윤 대통령의 검찰총장 시절 특활비 사용 영수증을 제대로 인식할 수 있는 상태로 제출하지도 않았다”며 “법원의 엄정한 재판도 검찰의 공정한 기소가 없으면 얼마든지 편파적으로 될 수 있다”고 했다.

▲동아일보 11월20일 사설 갈무리

동아일보는 “여권이 이 대표 리스크에 묻어가겠다는 듯이 김 여사 문제를 어물쩍 넘기면 야권에 공세의 빌미를 주고 야권의 협조가 필요한 민생 챙기기로 나가기도 어렵다. 당당히 김 여사 의혹부터 제대로 털고 가야 ‘이중 잣대’ 논란에서 벗어나 국정 동력을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일보 11월20일 사설 갈무리

한국일보는 민주당 내 친명계 의원들의 막말 논란이 커지고 있다며 “냉정을 잃는 모습은 여론의 반감만 산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사설 <거세지는 친명계 극단 언행, 여론 반감만 산다>에서 최민희 민주당 의원이 언론 인터뷰에서 “(비명계가) 움직이면 죽는다. 제가 당원과 함께 죽일 것”이라는 극언을 했다면서 “(이 대표에 대한 기소가) 윤석열 대통령, 김건희 여사에 대한 검찰 행태와 비교돼 불공정하다고 느끼는 국민도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차기 집권을 노리는 다수당이 상궤(바른 길)를 이탈한 듯한 혼돈과 격정에만 휘둘려 돌아간다면 여론의 공감은커녕 민심만 돌아설 공산이 크다”고 했다.

감사원의 文 사드 수사의뢰… “표적 감사” “안보 자해”

감사원이 문재인 정부에서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의 배치가 지연됐다며 당시 외교안보 고위직 인사들을 수사의뢰하고 나섰다. 또 감사원은 이들이 사드 관련 정보를 시민단체와 중국에 유출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했다. 조선일보·세계일보 등은 국가 안보 자해 행태와 다름 없다고 지적했지만, 한겨레·경향신문은 표적감사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조선일보 11월20일 1면 기사 갈무리

조선일보는 1면 <“사드 정보유출 안된다” 실무진 반대 묵살한 文정부>에서 “청와대·국방부 실무진이 주한 미군 사드와 관련한 한미 군사작전 내용(2급 비밀)을 외부에 알려주라는 지시에 반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청와대 안보라인 고위 인사들은 이를 묵살했고, 군사작전 정보 유출이 강행된 것으로 전해졌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3면 <‘中 눈치보기 외교’ 비판 속… 文정부 “미중갈등 불똥 차단 전략”>에서 “전문가들은 당시 미중 갈등 격화에 따른 중국의 상황을 고려했을 때 문 정부의 판단은 외교적 실리가 없는 ‘저자세 대중 외교’의 단면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고 했다.

다만 한국일보는 같은 면 <‘중국에 양해’ 4년 전 언론 보도… 前정부 표적 수사 지적 불가피>에서 “다만 중국에 양해를 구하거나, 시민단체에 장비 반입을 알린 건 4년 전 당시에도 언론 보도를 통해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감사원이 사드 문제를 빌미로 전임 정부를 표적 삼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라고 했다.

▲조선일보 11월20일 사설 갈무리

조선일보는 사설 <사드 기밀 中·시민단체에 넘긴 文 정부 안보 자해>에서 “2급 군사 기밀을 정부가 외국과 시민 단체에 넘겨준 것으로 안보 자해 행위와 다름없다”며 “사드 정식 배치는 문 정부 5년 내내 미뤄졌다. 이에 미국은 사드 철수까지 검토했다. 우리 국민 생명을 지키기 위해 배치된 방어 무기를 중국 눈치 보느라 스스로 무력화시킨 것이다. 문재인 청와대의 안보 자해 행태의 전모가 밝혀져야 한다”고 했다. 세계일보는 “중국과 시민단체 눈치를 보며 국가 안보를 훼손한 것이라 충격이 아닐 수 없다”며 “소원했던 한·중 관계 정상화는 필요하지만 문 정부 같은 굴종적인 관계는 되풀이돼선 안 될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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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한겨레는 사설 <임기 후반까지 오로지 전 정권 표적감사, 탄핵감이다>에서 “감사원이 언제부터 전임 정부 뒷조사에만 열을 올리는 ‘정권의 하수인’으로 전락했는가”라며 “외교적 경로를 통해 사드 배치에 대한 사전 이해를 구한 것은 국익을 위한 ‘외교’일 뿐이다. 이를 범죄로 보는 발상이 어이가 없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국내 갈등을 해소하고, 악화된 한·중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해 외교적 노력을 다하는 건 정부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이런 본질은 제쳐두고 트집잡기 식으로 파헤치는 건 감사권 남용 아닌가”라고 했다.

한국일보는 사설 <문 정부, 사드 교체정보를 시민단체·중국에 유출했다니>에서 중국에 관련 정보를 알린 것은 외교적으로 허용될 여지가 있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적절한 범위 내에서 이해당사국에 현안을 사전 설명하는 건 상대국 배려와 함께 반발 무마를 염두에 둔 외교 행위라 법적 잣대를 들이대는 게 맞느냐는 논란이 나올 수 있다”고 했다. 다만 한국일보는 시민단체에 관련 정보가 유출됐다는 의혹에 대해 “국가 기능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을 만큼 납득하기 어렵다”며 “문 정부가 사드 반대 시민단체를 동원해 사드 미사일 교체를 방해하고 반발 여론을 확산시키려 했다고 볼 수 있는, 민감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2021년 4월28일 오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기지 입구인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 도로에 사드기지로 들어가는 장비를 실은 군용차량이 지나가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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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권을 되찾아 애국정권을 세우는 길



주권을 되찾아 애국정권을 세우는 길

한국 사회가 총체적인 파국에 처한 원인을 해결해야

 

한국의 정치권은 주권을 되찾아 애국정권을 세우는 길로 나서야 한다

 

한국 사회가 총체적인 난국에 처하게 된 근본 원인은 윤석열 정권이 주권을 올바로 행사하지 못했던 데에 있으니만큼 한국의 정치권은 이제 주권을 되찾고 애국정권을 세우는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야 합니다.

 

한국 사회는 민생이 파탄 나고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하며 심지어 한반도의 전쟁 위기까지 격화되면서 총체적 난국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윤석열 정권에 대한 탄핵의 열풍이 불어닥치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권을 탄핵해야만 이런 총체적인 난국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윤석열 정권을 탄핵만 한다면 모든 문제가 풀어지느냐 하는 것입니다. 지난날 박근혜 정권을 탄핵하여 문재인 정권이 등장하였지만, 결코 한국의 본질적 문제는 해결되지 못했습니다. 도리어 지금의 총체적인 난국을 불러오는 윤석열 정권의 등장까지 가져왔습니다. 이런 우를 또다시 범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렇다고 한다면 윤석열 정권을 탄핵한 다음에 어떻게 해야 한국 사회를 개혁할 수 있는지에 대한 해답까지 분명하게 제시해야만 할 것입니다.

여기서 해답을 제시하자면 윤석열 정권이 한국 사회를 총체적인 난국에 빠지게 한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 명확하게 규명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만 그로부터 해결책이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윤석열 정권이 한국 사회를 총체적인 위기로 빠지게 한 근원적인 원인은 미국과의 불평등한 관계를 뜯어고쳐 주권을 올바로 행사하려고 하지 않고 도리어 미국의 정책적 요구를 철저히 추종한 데에 있습니다.

 

미국은 세계 유일의 패권적 지위가 위기에 처하자 이를 모면하기 위해 국제 정세를 대립 대결적 분위기로 조성해나갔습니다. 여기서 한국의 국익을 추구하자면 미국의 대립 대결적 정책을 추종할 것이 아니라 한국의 주권적 입장에서 판단하여 풀어가려고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더구나 한국의 경제는 자립적 경제구조를 갖추고 있지 못한 관계로 다른 여타 나라와의 대외적 관계를 원만하게 형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문제로 다가옵니다. 그런데 윤석열 정권은 미국의 대립, 대결적 정책을 추종함으로써 미국의 요구에 따라 대외 경제적 관계도 영향을 받게 되었습니다. 당장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껄끄럽게 되어 그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로 될 것입니다. 그러니 경제적 어려움으로 민생 또한 어려운 상황으로 빠지게 되었습니다.

 

민생이 어려워지니 윤석열 정권이 취한 대외정책과 경제정책에 대한 비판이 나오게 됩니다. 하지만 윤석열 정권은 미국의 정책을 한사코 추종한 결과 민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고, 결국 강압적 통치를 전개하는 방향으로 나가게 됩니다. 윤석열 정권이 공안탄압을 대대적으로 자행하고, 제1 야당의 대표를 무자비하게 탄압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그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경제 위기가 가중되고 민생이 파탄 나는 것은 미국과의 불평등한 관계를 뜯어고쳐 주권을 올바로 행사하여 풀어가도록 노력해야 하건만 그렇지 않고 미국의 대립 대결정책을 추종함으로써 해서 발생하고 있는데, 이를 고치려고 하지 않고 그 무슨 공안세력과 제1일 야당의 대표가 방탄 국회를 벌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책임을 전가하는 방식으로 나왔던 것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책임을 전가해 모면하려고 해도 미일의 앞잡이 노릇을 하면서 민족적 자존심에 심히 상처를 주는 측면과 함께 민생이 파탄 나는 원인이 미국의 추종 정책에 있다는 사실 자체를 숨길 수 없게 됩니다. 그 결과로 나타나는 것은 윤석열 정권을 지지하는 사람이 줄어듭니다. 지지율이 줄곧 20%대에 머물다가 10%대로 떨어지는 것이 이를 증명합니다. 그러니 능력 있는 인사들이 윤석열 정권에 들어가서 일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취할 수 있는 길은 결국 민의 요구를 철저히 부정하면서 자기 말만 듣고 따르는 인사를 등용하는 방식일 것입니다. 윤석열 정권하에서 자기와 안면이 있는 사람을 등용하거나 뉴라이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이 대거 등장하고 있는 것은 이로부터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모습인 것입니다. 이렇게 민의 요구를 철저히 외면하고 자기 말만 들고 따르는 사람을 등용하는 방식으로 되니 결국 민주주의가 외기에 처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대통령 말만 듣고 따르는 사람만을 등용시켜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하자 이에 반대한 사람들이 자연 증가하는 것은 당연한 추세가 될 것입니다. 그러니 그 비판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면서 위기를 모면하는 방식을 찾다 보니 결국 한반도에 전쟁 위기까지 불러일으키는 길로 나아가게 됩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민생이 파탄 나고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하며 한반도에 전쟁 위기까지 격화되는 근본 원인은 미국과 잘못 형성된 불평등한 관계를 뜯어고치면서 주권을 올바로 행사해야 하는 길로 나아가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미국의 정책을 추종하는 것 때문에 필연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윤석열 정권은 여기에 근본원인이 있음에도 이를 올바로 해결하려고 하지 않고서도 마치 파탄 난 민생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듯이 얘기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고방식이 나타나는 이유는 대외정책과 대내정책은 동전의 양면 관계인데, 마치 서로 분리될 수 있는 것처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주권을 고수하지 못하는 상황을 고치려고 하지 않는 이상 그에 맞추어서 대내정책을 추진할 수밖에 없는데,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민생문제가 참답게 해결될 수 있겠느냐 하는 것입니다.

 

물론 민생문제를 해결하자면 경제를 살려야 하고, 또 기업이 잘 돌아가야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기업이 돈을 잘 번다고 해서 파탄 난 민생문제가 꼭 해결되느냐는 것입니다. 민생이 파탄 나게 된 큰 원인은 빈부격차가 극심해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빈부격차가 극심하게 되니 소비 활동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그로 인해 생산활동 또한 위축되고 결국 기업도 이의 영향을 받게 됩니다.

 

이런 빈익빈 부익부의 현상은 한국만이 아니라 국제 사회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된 이유는 미국이 세계제국주의 정책을 펴면서 세계적 경제 관계를 세계거대독점자본의 이해와 요구를 관철시키는 방식으로 전개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런 경제 방식의 구조를 그대로 수용하는 조건에서 경제를 살리거나 민생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하는 것은 결국 세계거대독점자본의 이해와 요구를 대변하는 방식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으니 참다운 민생문제를 해결하는 것과는 상관관계가 거의 없다고 보아야 합니다.

 

단적으로 한국의 삼성과 현대자동차가 돈을 벌기 위해 미국의 압력에 굴복해 미국에 투자하는 것은 이들 기업이 살아나는 방편일 수는 있겠으나 이것이 한국의 민생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어떤 관계가 있느냐는 것입니다. 그 때문에 국제 사회에서는 미국식의 경제 방식 및 구조와 연계되어서는 민생문제와 경제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보고 각 나라가 모두 이익을 보는 새로운 국제 경제 관계를 형성해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브릭스가 미국과 다른 방식의 경제 관계를 확립하려고 하는 것도 이런 모습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결국 대외 경제정책과 대내 경제정책이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니까 주권을 고수하지 못한 대외 경제정책을 그대로 유지하는 속에서 대내 경제정책이 추진된다면 참다운 의미에서 파탄 난 민생을 살리는 길이 열릴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어차피 기업이 돈을 번다고 해도 빈익빈 부익부의 현상을 심화시키는 과정으로 귀결될 것이기에 민생문제의 해결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국가정책을 펴가는 데 있어서 대외정책과 대내정책이 서로 동전의 양면 관계에 있다는 데에서 자연스러운 귀결입니다.

 

한마디로 주권을 고수하려는 입장에서 대외정책을 추진한다면 대내정책 또한 주권을 실현하려는 입장에서 전개될 것이고, 반면에 외세에 굴복하는 입장에서 대외정책이 추진된다면 대내정책 또한 외세와 매국노들이 이익을 보는 방식으로 전개된다는 것입니다. 그 때문에 윤석열 정권이 민생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하면서 들고나온 방식이 결국 부자 감세였던 것입니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유예하자고 주장했던 것도 그런 연장선상입니다. 미국과 불평등한 관계를 고쳐 주권을 올바르게 행사하려고 하지 않고 그것을 인정한 조건에서 민생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한다면 결국 외세와 매국노들의 이해와 요구를 실현하는 방식으로 귀결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한국 사회가 총체적으로 파탄 난 원인이 미국으로부터 주권을 올바르게 행사하지 못한 것에 기인한 데 이를 고치려고 하지 않는다면 민생문제를 해결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민생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듯이 여기는 현상은 민주당의 모습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민생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게 된 근본적 원인이 미국과의 관계에서 불평등한 관계를 청산하지 못하고 주권을 올바르게 행사하지 못하고 있는 데에 있다고 한다면 민주당은 앞장서서 미국과 평등한 관계로 만들어가자고 주장하면서 주권을 올바르게 행사할 것을 요구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미국과의 동맹 관계를 부정하지 못한 결과 주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는 부분을 명확하게 지적하지 않습니다. 국익을 위해 동맹을 맺으려고 한다면 주권을 행사하는 것을 전제로 해야지 주권도 행사하지 못하면서 동맹관계라는 것이 도대체 무슨 쓸모가 있겠습니까? 결국 주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한 부분을 지적하며 고쳐나가도록 하지 못하면 문제의 근원을 회피하게 된 모습일 터인데 거기서 무슨 대책이 올바르게 세워지겠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 때문에 민주당 또한 주권 문제를 외면하면서 미국과의 불평등한 관계를 인정하게 되니 그 결과로 민생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고심 끝에 내온 것이 금투세 폐지라는 주장으로 귀결되고 윤석열 정권과 피장파장인 대책을 들고나오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윤석열 정권과 큰 차별성이 없으니 국회의원의 과반 의석 이상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 지지율이 과반에도 한참 못 미치는 지지를 받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민주당을 비롯한 정치권은 분명하게 자신들의 입장을 표명해야 합니다. 윤석열 정권이 한국 사회를 총체적인 난국으로 빠지게 한 근본 원인이 주권을 고수하지 못한 데 있음이 분명한 이상 이를 고쳐가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에 대해 명확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 한국 사회의 민심은 윤석열 정권을 탄핵하는 데 모아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된 이유는 주권을 고수하지 않고 미국에 추종하는 정책을 견지하는 이상 윤석열 정권에게 기대할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라의 주인인 민은 철저히 주권을 고수하는 애국정권을 세워내어 파탄 난 민생문제와 민주주의 위기, 한반도 전쟁 위기를 근원적으로 해결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 정치권은 이런 민심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권과 여당은 야당에 대해 방탄 국회를 전개하고 있다는 식으로 공격하며 책임을 전가하고 있고, 야당인 민주당은 윤석열 정권에 대한 민심 이반을 이용해 어부지리로 정권을 잡으려고 하는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한국 사회가 총체적인 파국에 처한 원인을 해결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면서 권력 투쟁이나 벌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정치권의 현상을 나라의 주인인 민은 결코 묵과하지 않을 것입니다. 박근혜 정권을 탄핵한 결과로 어부지리로 권력을 잡아 문재인 정권이 등장했지만 한국 사회의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개혁을 수행하지 못한 결과로 그 어떤 정권보다도 무능한 윤석열 정권을 탄생시켰듯이 이번에도 윤석열 정권에 대한 어부지리로 권력을 얻는 형식이 진행될 것이라고 바라본다면 큰 오산이라는 것입니다. 민은 지난날의 쓰디쓴 실패의 교훈을 결코 되풀이하지 않을 것입니다.

 

한마디로 정치권이 한국 사회의 총체적인 난국에 처하게 된 근본 원인이 주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했던 데에 그 원인이 있기에 이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정치권이 나아가지 않는다면 기성의 정치권은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지고 새로운 정치세력이 등장하는 계기로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이런 점에서 지금의 정치권은, 특히 야당은 주권을 명실상부하게 행사할 수 있는 애국정권을 세우는 길로 적극 나서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구태 정치세력으로 낙인찍히지 않고 민의 충복으로서 살아남는 길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직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정호일 우리겨레연구소(준) 소장>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m/mainView.php?uid=5753&table=byple_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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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이 '박장범 선임' 오더 내렸나…"박민, 이사회 면접 전 교체 사실 알아"

KBS본부 "충격적 정황…박장범 선임 위한 거대한 쇼였나"

이명선 기자/서어리 기자 | 기사입력 2024.11.20. 07:01:08

박장범 한국방송(KBS) 사장 후보자가 KBS 이사회를 통해 선임되기 전 박민 현 사장이 자신의 교체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박 후보자에 대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인사청문회 이틀째인 19일 참고인으로 출석한 안양봉 KBS 기자는 박 후보자의 이사회 면접이 있던 지난달 23일 저녁 KBS 근처 한 술집에서 이영일 KBS 노사협력 주간으로부터 '박민 교체'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안 기자는 '이영일 주간으로부터 용산에서 박민 사장이 교체된다는 이야기를 직접 들으셨느냐'는 최민희 과방위원장의 질문에 대해 "그렇다"고 답했다.

안 기자는 당시 이 주간으로부터 들은 이야기에 대해 "'용산에서 전날(10월 22일) 박민 사장한테 교체된다라는 통보를 했다', '퇴근해서 핵심 참모들과 함께 저녁 자리를 박민 사장이 가졌는데 그 자리에서 본인이 교체된다는 이야기를 박민 사장이 전달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에 최 위원장은 증인으로 출석한 이 주간에게 "술자리에서 그런 말(박민 교체)을 한 적 있느냐?"고 물었으나, 이 주간은 "사실이 아니"라고 여러 차례 부인했다.

이 주간이 부인하자, 최 위원장은 이번에는 박상현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장을 참고인석으로 불렀다. 박 본부장은 "그날(10월 23일) 저녁에 의아했던 것이 이사회에서 최종적으로 표결 결과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이 주간은 만약 박민 사장이 (연임)될 것이라고 생각했으면 결과를 기다려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사회 결과가 나오기 전에 저녁을 먹으러 갔다. 그래서 의아했다"며 "그 이후에 이 주간이 '그 얘기(박민 교체 통보)를 했다'라는 것을 여러 명으로부터 전해들었다"고 했다.

최 위원장은 "불법적 이사회의 면접과 임명 절차는 요식행위에 불과하고 이것은 용산, 특히 '김건희 라인'의 오더(지시)다, 저희가 이런 강력한 의심을 하고 있다"며 "이러지 않고서는 갑자기 한 달 전에 박 후보자가 '내가 KBS 사장 한 번 해야지'(라고 하는 것은) 이게 구조상 그럴 수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영일 증인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위증 의혹을 제기했다.

더불어민주당 한민수 의원도 "그 당시 저희가 취재한 데 따르면 이 주간이 그때(10월 23일 술집에서) 막 흥분하고 비분강개해가지고 여러 가지 감정을 표출했다고 들었다"며 "그런데 갑작스럽게 오늘 입장을 선회한 데는 지금 박민 현 사장이다. 사장과 무슨 관계가 있지 않았을까, 이런 추측도 해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날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 주간이 입장을 선회한 데 대해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상 처벌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안 기자를 불러 "본인이 여기 와서 이사회 전날 들었던 내용이 사실이라고 분명하게 확신하느냐?"고 물었고, 안 기자는 "당연하다"고 답했다. 한 의원이 거듭 "그에 대한 입장은 계속 유지할 것이냐?"고 하자, 안 기자는 "마찬가지다"라고 했다.

한 의원은 "그렇다면 '이사회가 열리기 전에 박 사장은 특정한 곳에서 이미 내정이 됐다', 이런 합리적 추론이 가능한 것 아니겠는가"라고 했고, 안 기자는 이에 대해서도 "그런 추론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장범 한국방송공사 사장후보자가 18일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경청하던 중 자료를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KBS본부는 성명을 내고 "파우치 박장범 사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낙하산 박민 사장이 최종 면접 전날 이미 본인의 탈락 소식을 알고 있었다는 충격적인 정황이 확인됐다"며 "KBS 사장 선임 절차와 관련해 불거진 이번 논란은 단순히 넘길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KBS본부는 "이영일 노사주간에 입에서 나온 박민 사전 탈락설이 사실이라면 충격이 아닐 수 없다"며 "이번 사장 선임 절차 자체가 사실상 파우치 박장범을 사장으로 선임하기 위한 거대한 쇼에 불과했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증언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KBS의 최고 의결 기구로 사장 임명 절차를 결정하고 최종 후보자를 의결하는 이사회가 권력이 원하는 아첨꾼을 공영방송 사장으로 앉히기 위해 거수기 역할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KBS본부는 "이진숙-김태규 불법 2인 체제 방송통신위원회가 법에도 나와 있지 않은 여당 추천 몫으로 7명의 불법 이사 선임을 강행한 게 결국은 이걸 위해서인가"라며 "불법적 이사회가 밀어붙인 이번 파우치 박장범 사장 임명 제청을 이사회의 불법성이 소멸되고, 파우치 박장범 사전 지명에 대한 의도가 소명 될 때까지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명선 기자

프레시안 이명선 기자입니다.

서어리 기자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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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골프 논란... 국힘-용산의 '대환장' 질의응답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4/11/20 07:16
  • 수정일
    2024/11/20 07:16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정성국 "박세리 선수에 국민 박수... 골프 친 게 부끄러운 행위?"

24.11.19 16:44l최종 업데이트 24.11.19 17:07l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윤석열 대통령 골프 논란과 관련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일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 이틀 뒤 골프장을 찾아 논란이 된 가운데, 여권은 과거 박세리 선수의 쾌거를 언급하며 대통령의 골프 활동에 문제가 없다고 방어했다. 대통령실 측도 "대통령의 스포츠 활동은 보통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며 적극 동조했다.

19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의 골프 논란을 보면서 한번 여쭤보고 싶었다"며 "대통령은 골프 치면 안 되나"라고 질의했다.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은 "(저도) 그게 의아스럽다"면서 "그게 왜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정 의원은 "국민 1000만 인구가 골프를 치고 있고, 골프를 친다는 자체가 부끄러워 해야 할 행위는 아니라고 보는데 어떻게 보나"라고 다시 물었고, 김 차장은 "맞다"고 재차 동조했다. 그러면서 김 차장은 "LPGA(미국여자프로골프)에도 100위권 안에 (우리나라) 여자 선수가 14명이나 있고, PGA(미국프로골프)에는 4명이나 있다"고 거들었다.

정 의원의 황당한 방어는 계속됐다. 그는 "1997년 박세리 선수 있지 않나. IMF (외환위기) 시절, 박찬호의 메이저리그와 박세리의 골프는 많이 회자됐던 내용이지 않나"라며 "거의 30년 가까이 전인데도 박세리 선수가 그런 큰 성과를 이뤘을 때 국민들이 박수를 치지 않았나"라고 강조했다.

"골프는 제 경험상 하루이틀 연습한다고 안 돼... 못치는 것도 결례"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윤석열 대통령 골프 논란과 관련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이어 "지금은 골프가 많이 대중화됐고, 여가 활동, 체력 단련을 위해 국민들이 많이 하고 있는 활동"이라며 "대통령께서 골프를 한번 쳤다는 것이 이렇게 큰 논란이 될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홍철호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비서관 역시 "대통령의 테니스든, 골프든, 스포츠 활동은 보통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본다"며 "골프 외교도 있다 할 정도로, 만약 트럼프 당선자가 우리 대통령에 라운딩하자 했을 때 골프를 전혀 못치는데 라운딩에 응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것도 골프에서는 결례다. 그리고 골프는 제 경험상 하루이틀, 한두 번 연습한다고 되지를 않는다"며 "그래서 미리미리, 아마 어떤 생각 속에서 대통령의 주말 골프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적극 방어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 9일 태릉체력단련장(태릉CC)에서 골프를 친 사실이 드러나면서 대통령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의 골프 외교를 위해 연습한 것'이라는 취지로 해명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윤 대통령이 트럼프 당선자의 당선이 확정되기 전인 지난 2일과 지난달 12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라운딩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이런 상황에서 이날 여당 의원과 대통령실 측이 상임위 회의 석상에서 무리한 방어전을 펼친 셈이다.

또 이날 정 의원과 대통령실은 대통령경호처가 지난 9일 태릉체력단련장에서 취재 중인 < CBS > 기자를 무리하게 제압한 데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두둔했다.

취재 기자 제압 두둔하며 "지난해 부산 횟집 사진으로 '경호 실패'라 해"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야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

정 의원은 "대통령은 우리 국가 원수고 행정부 수반"이라며 "어떤 상황에서든지 조금이라도 대통령께 위협이 되는 요소라 생각된다면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경호하기 위해 애쓰는 것이 경호처 직원들의 업무 수칙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에 김 차장은 "맞다"며 "지난해 부산 횟집 건너편에서 사진 찍힌 것도 일부 언론이나 의원들은 '경호 실패'라고까지 지적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이번 같은 경우는 일반적인 장소가 아니라 덤불 밑, 울타리 밑에 엎드려 있는 수상한 행동을 하는 사람을 적발한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언론에는 검거하는 장면만 노출하다 보니까 약간 일부 오해가 있었던 것 같은데, 현장에선 적절한 조치였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일본의 아베 (신조 당시) 총리가 피격당할 때 경호가 느슨했다는 말이 있었지 않나"라며 "경호를 만 번 잘하다가도 한 번의 실수가 발생하면 경호처의 책임은 돌이킬 수가 없지 않나"라고 강조했다.

이어 "저는 우리 경호처가 그런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생각한다"며 "어떻게 보면 좀 인권침해적 요소가 있지 않느냐, 또는 좀 과잉했지 않느냐는 비판이 있을 수 있다"며 "하지만 그런 비판을 감수하더라도, 좀 더 적극적이고, 보수적으로 접근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김 차장은 "맞다. 반대로 만약 그 기자를 적발하지 못한 상태에서 기자가 숨어서 촬영한 사진이 다음날 언론에 나왔다면, 지금보다 경호처가 더 큰 논란의 중심에 있었을 것"이라며 "경호 실패라는 지적이 나올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대통령실#윤석열#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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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찰은 ‘퇴진총궐기’ 폭력진압 기도를 멈춰라

  • 기자명 데스크
  •  
  •  승인 2024.11.19 20:06
  •  
  •  댓글 1
 
 

지난 9일 경찰은 1차 ‘퇴진총궐기’ 진압과정에 폭력을 행사했다. 마치 충돌을 유도하려는 듯 차 벽을 설치하고, 경찰력을 동원해 행진하는 시민을 폭행했다. 집회에 참석한 국회의원이 현장에서 갈비뼈가 부러지는 등 부상자가 속출했다. 오죽했으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80년대 백골단이 시위대를 무차별 폭행하던 현장이 떠올랐다”고 했을까.

오는 20일 2차 ‘퇴진총궐기’가 열린다. 경찰은 완전진압복을 미리 착용한다는 방침이다. 완전진압복은 집회·시위를 폭력으로 진압하기 위해 제작된 전투용 복장이다. 곤봉과 방패, 그리고 헬멧까지 착용한 것이 과거 ‘전투경찰’의 것과 동일하다.

완전진압복을 미리 착용한 예는 드물다. 박근혜 퇴진투쟁 때도 촛불시민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완전진압복 착용을 극도로 자제했다. 그런데 지난 1차에 이어 2차 ‘퇴진총궐기’에도 경찰 80%가 완전진압복을 미리 착용한다.

경찰이 의도적으로 충돌을 유도해 ‘퇴진총궐기’를 불법폭력집회로 낙인찍겠다는 시도다.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은 완전진압복 착용과 관련해 “그날그날 성격과 예측 상황에 따라 집회에 임하는 복장도 달라질 수 있다”며 “충돌이나 불법집회 변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1차에 비해 집회 참가 규모가 훨씬 적은데도 일선 파출소까지 차출해 진압병력을 늘였다. 10만 명이 결집한 1차 총궐기에 병력 2만 명을 동원했다. 경찰이 2차 총궐기에는 과연 몇 명이나 강경진압에 동원할까.

 

이처럼 경찰이 완전진압복을 착용하고 충돌을 유도하는 이유는 퇴진투쟁의 폭력성을 부각해 내부 균열을 획책하고, 사회 불안을 핑계로 공안정국을 조성하기 위해서다.

이재명 대표에 대한 지독한 기소강행으로 투쟁의 구심점을 흐트러트리는 동시에 민주노총 등 민중진영을 시민사회와 분리시킨다는 계산이다. 이런 정치공작은 사상과 표현의 자유 억압으로 이어진다. 난데없이 ‘간첩단’이 출몰하고, 폭력시위를 진압하겠다며 물대포와 최루탄이 다시 출현할 수 있다.

2차 ‘퇴진총궐기’에 대한 경찰의 폭력진압 기도는 공안정국 조성의 전초전이다. 윤석열 독재정권이 이런 기도를 멈출 리 없다. 민주·진보·민중 진영의 일치단결만이 정권의 음모를 분쇄하고 퇴진투쟁을 승리로 이끌 수 있다.

폭력 경찰과 독재정권에 고한다. 박근혜 정권이 2015년 민중총궐기에 참석한 백남기 농민을 물대포를 쏘아 죽였고, 이 사건이 발화해 탄핵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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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본질은 단어 선택이 아니라, 권력 두둔

기자명

  •  김준 기자
  •  
  •  승인 2024.11.18 16:41
  •  
  •  댓글 0
 
 

박장범 KBS 사장 후보 인사청문회
명품 수수, 대통령실 보안 문제로 두둔
박민 연임에도 사장 지원, 언질 있었나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KBS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 신년대담 녹화를 위해 대통령실을 찾은 KBS 박장범 앵커와 대통령실 1층 로비에서 만나 인사를 나눈 후 대통령실 로비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KBS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 신년대담 녹화를 위해 대통령실을 찾은 KBS 박장범 앵커와 대통령실 1층 로비에서 만나 인사를 나눈 후 대통령실 로비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박장범 KBS 사장 후보는 대통령과의 신년대담에서 ‘디올백’을 ‘자그마한 백’이라고 축소했다는 비판에 대해 “공영방송 보도 윤리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사건의 본질은 국민적 공분을 대통령실 보안 문제로 몰고 간 박 후보의 태도에 있다.

18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박장범 KBS 사장 후보의 ‘디올백 수수 축소’로 설전이 벌어졌다.

정동영 민주당 의원이 “‘파우치’ 표현이 아부라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많은데 인정하는가. 그 표현에 대해 사과할 용의가 없는가” 물었으나, 박 후보는 “해당 상품을 검색했고 공식 사이트에 ‘디올 파우치’라고 제품명이 명확하게 나와 있다”고 답했다.

이어 “상품 브랜드 이름을 그대로 노출하는 건 부적절하고, 파우치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 공영방송 보도 윤리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사건의 본질을 회피하려는 아주 지엽적인 해명이다. 김건희 여사가 대통령 부인이란 지위를 이용해, 명품 가방을 수수한 범죄 행위를 단어 선택의 문제로 치환시키려는 의도다. 

‘명품백 수수 사안 축소’에 박 후보를 향한 질타의 본질은, 단어 선택이 아니라, 사안을 대한 태도다. 박 후보는 해당 사건에 국민적 공분이 일었음에도, “조그마한 백”이라고 규정하며, 대통령실 보안 문제로 몰고 갔다.

당시 박 후보의 첫 질문은 “영상은 본 국민들의 첫 번째 의아한 점은 대통령 부인 신분인 상태였는데, 검증되지 않은 사람이, 더군다나 시계에 몰래카메라를 착용한, 전자기기를 가지고 대통령 부인에게 접근할 수 있었을까, 의전과 경호의 문제가 심각한 것 아니냐는 생각을 사람들이 했다”고 주장했다.

 

덕분에 대통령도 “용산 관저에 들어가기 전에 일어난 일”이라며 보안 문제에 초점을 두고 본질에 대해서는 “아내가 박절하게 대하기 어려웠다”고 넘어갔다.

이런 탓에 대통령과의 신년대담이 박 후보에 꽃길을 열어준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박 후보는 27대 사장 공모에서 첫 번째로 서류를 접수했다. 당시 현직 KBS 사장(박민)이 연임을 공식화한 상황에서 현직 앵커가 사장 공모에 지원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현직 사장과 현직 앵커의 대결 구도는 현직 앵커가 앵커를 그만둘 각오를 했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미 정치권으로부터 언질을 받은 것 아니냐는 의심이 생기는 대목이다. 날카롭지 않고 뭉툭했던 대통령과의 신년대담이 국민에게는 지탄을 받았으나,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눈에 드는 계기가 된 것이란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박 후보는 이외에도 최순실 국정농단 관련 보도를 무산시켰다는 비판과 자녀 위장전입, 범칙금 미납에 따른 재산 압류, 연말정산 부모 공제, 스쿨존 과속 위반 등에 대한 지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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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렁에 빠진 삼성전자 구하기... 의외로 쉽고 간단한 방법

[소셜 코리아] 주주·고객보다 이재용 회장이 우선? 기업 신뢰도 떨어트리는 불법과 편법

24.11.19 07:00최종 업데이트 24.11.19 07:00

한국의 공론장은 다이내믹합니다. 매체도 많고, 의제도 다양하며 논의가 이뤄지는 속도도 빠릅니다. 하지만 많은 논의가 대안 모색 없이 종결됩니다. 소셜 코리아(https://socialkorea.org)는 이런 상황을 바꿔 '대안 담론'을 주류화하고자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근거에 기반한 문제 지적과 분석 ▲문제를 다루는 현 정책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거쳐 ▲실현 가능한 정의로운 대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소셜 코리아는 재단법인 공공상생연대기금이 상생과 연대의 담론을 확산하고자 당대의 지성과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기사에 대한 의견 또는 기고 제안은 social.corea@gmail.com으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기자말]

삼성전자가 5만전자가 되었다. 온갖 원인과 대책이 나온다. 기술력, 조직 분위기, 리더십 등 원인 진단이 각각 다르니 대책도 모두 다르다. 나는 오늘 가장 근본적 원인과 대책을 언급하고자 한다. 바로 지배구조 문제다. 지배구조 문제는 가장 민감한 문제다. 이에 많은 오해와 신화가 있다.

일단 지배구조에는 정답이 없다며 지배구조 문제 제기 자체를 막으려는 주장이 있다. 전문경영인이 아닌 창업자 경영도 나쁘지 않다고 한다. 물론 창업자가 경영하는 것도 좋다. 미국이나 일본도 창업자가 경영하는 일은 많다. 그러나 우리나라 10대 재벌 중 창업자가 경영하는 기업은 없다. 창업자가 아니라 창업자 3세 또는 창업자 4세가 경영한다. 미국, 일본 10대 기업 중에는 창업자 3세 경영 기업이 존재하지 않는다.

현재 미국 시가총액 기준 10대 기업을 보면 창업자와 전문경영인이 잘 섞여 있다. 애플(팀 쿡), MS(사티아 나델라), 알파벳(구글, 순다르 피차이), 아마존(앤드루 재시) 등은 전문경영인이다. 반면, 엔비디아(젠슨 황), 메타(마크 저커버그), 버크셔 해서웨이(워런 버핏), 테슬라(일론 머스크) 등은 창업자 경영인이다. 전문경영인(6명)과 창업자 경영인(4명)이 다들 훌륭한 성과를 내는 것을 보면 지배구조에 정답이 없다는 말은 맞는 것 같다.

그런데 미국 10대 기업에 창업자 경영인이 이끄는 기업은 있지만 창업자 2세가 이끄는 기업은 단 하나도 존재하지 않는다. 특히 미국의 20대 기업까지 넓혀보면 11대부터 20대까지 모두 전문경영인이다. 결국 미국 20대 기업의 CEO 중 16명은 전문경영인이고 4명은 창업자다. 창업자 아들, 딸이 경영하는 일은 존재하지 않는다.

미국 20대 기업 CEO이상민

이는 일본 기업도 비슷하다. 일본 10대 기업 중 8개 기업은 전문경영인이다. 창업자 경영은 소프트뱅크 창업자 손정의 회장이 유일하며, 창업자 2세 경영도 유니클로의 모회사인 패스트 리테일링이 유일하다.

한일 10대기업 CEO이상민

반면 우리나라 10대 기업 중에는 창업자 경영이 단 하나도 없다. 미국에도, 일본에도 존재하는 창업자 경영이 우리나라에만 없다. 우리나라 10대 기업 창업자는 이미 모두 사망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재벌은 이미 창업자도, 재벌 2세도 아닌 재벌 3세 경영이 가장 보편적인 형태다. 삼성그룹도, 현대차그룹도 재벌 3세인 이재용, 정의선 회장이 경영한다.

결국 우리나라는 창업자 경영이 좋은지 전문경영인이 좋은지 논쟁 자체가 불가능하다. 창업자 경영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만 있는 창업자 3세 경영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삼성 부당 합병 혐의 관련 2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연합뉴스

창업자 3세 경영은 우리나라에만 유독 존재하는 독특한 형태다. 창업자 2세만 해도 창업자의 정신과 역사를 공유한다. 반면 창업자 3세는 이미 시스템을 통해 안정적 경영 상태에 접어든 이후에 태어난 '다이아몬드 수저'일 뿐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창업자 3세를 배제할 필요는 없다. 창업자 3세든 전문경영인이든 정당한 지배력을 행사할 지분이나 경영능력이 있으면 경영할 수 있다. 그러나 이재용 회장은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정당한 지분도, 경영능력도 없다. 특히 삼성전자가 TSMC처럼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 파운드리 업체'로 발전하는 데 이 회장은 결정적인 걸림돌로 작용한다.

첫째, 이 회장의 경영능력이 증명된 바는 없다. 시스템반도체 부문은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파운드리 부문은 TSMC와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압도적 1위라고 평가받는 메모리 분야도 HBM에서 SK하이닉스에도 뒤지고 있다. 물론 삼성전자의 최근 부진을 모두 이 회장에게 책임지울 수는 없다. 다만 회장 취임 전의 경영 성과는 더욱 기묘하다.

이 회장이 삼성그룹에 입사해서 첫 번째 맡은 중요한 책임은 e삼성이다. 2000년 당시 닷컴 열풍 때 이재용 전무는 삼성그룹 내 인터넷 벤처회사인 e삼성을 창립했다. 그러나 이 전무가 투자하고 경영한 e삼성은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하자 회사를 정리했다.

이 과정에서 이 전무는 자신이 투자한 회사는 망했지만 본인은 손해를 보지 않는 놀라운 경영능력을 과시했다. 바로 자신의 e삼성 지분을 다른 삼성 계열사가 인수하는 방법이다. 결국 e삼성의 실패는 지분을 인수한 삼성 계열사가 떠안게 되었다.

둘째, 주주와 고객의 이익보다 이재용 회장의 이익이 우선되는 그간 삼성그룹의 행태가 팹리스 업체에 신뢰를 주지 못한 부분이 있다.

현재의 삼성전자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체 부진의 근본적 이유를 생각해 보자.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란 다른 회사가 설계한 칩을 제조하는 회사를 의미한다. 반면 엔비디아, 퀄컴과 같은 반도체 설계 기업(팹리스)은 TSMC나 삼성전자 같은 반도체를 찍어낼 수 있는 업체에 제작을 맡긴다. 쉽게 말해 엔비디아는 반도체 설계(팹리스)만 하고 TSMC나 삼성전자와 같은 반도체 제조업체(파운드리)에 제작을 맡기는 구조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분야에서는 세계 최상급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파운드리 부문은 1등 TSMC와 격차가 매우 크다. 그래서 정부는 파운드리 부문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 세금 혜택을 크게 늘렸다. R&D 투자의 세액공제를 20%에서 30%로 늘리고, 설비 투자도 6%에서 15%로 두 배 이상 확대했다.

이렇게 투자에 세금을 깎아주면 투자가 늘까? 늘긴 늘었다. 그러나 법인세율 인하와 기업 투자의 상관관계 실증연구를 보면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법인세율을 인하해도 기업투자 증가는 거의 없거나 매우 제한적이라는 것이 많은 실증연구들의 결론이다. 그래도 투자 세액공제를 늘리면 기업 투자가 증가하는 경향은 있다.

반면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임홍래, 한동숙 연구원은 "연구개발비 세액공제가 연구개발 투자를 늘릴 수는 있어도 그렇다고 기술혁신을 달성하는 것과는 별개"라고 논문에서 밝혔다. 이 말이 무슨 의미일까?

파운드리 생산설비 절반 셧다운 예정

생산라인이 일부 셧다운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셔터스톡

삼성전자는 정부의 R&D 및 설비투자 세액공제 확대에 부응하여 투자를 많이 늘렸다. 2023년 삼성전자 시설 투자 금액은 53조 원이 넘는다. 삼성전자는 이 막대한 시설투자 중 최소한 15조 원 이상은 파운드리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막대한 금액을 들여 만든 파운드리 공장설비는 지금 잘 가동되고 있을까?

<조선비즈>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매우 안타깝게도 올 연말까지 파운드리 생산설비의 절반을 '셧다운' 상태로 만든다고 한다(현재 30% 이상 셧다운). 반도체 공장은 진공 등 클린 상태 유지가 필수다. 생산설비 전원을 내리면 나중에 재가동하는 데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든다. 그럼에도 아예 공정을 셧다운하는 이유는 물론 주문 물량이 없기 때문이다. 막대한 전기요금 등 관리 비용을 들여서 가동상태를 유지하느니 셧다운할 정도로 주문이 없다고 한다.

팹리스 고객들은 왜 삼성전자에 반도체 제작을 맡기지 않을까? 물론 수율 등 기술적인 문제가 크다. 다만 기술적인 문제 외에도 '고객과 경쟁을 하지 않는다'는 TSMC보다 삼성전자가 못 미더운 부분도 있지 않을까?

TSMC의 경영 철학은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엔비디아, 애플과 같은 반도체 설계업체가 제작업체에 반도체 설계도를 넘길 때, 고유 설계기술이 유출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 그래서 TSMC는 강조한다. 자신들은 설계를 하지 않는 순수한 파운드리 업체이기 때문에 고객(팹리스)의 설계도가 TSMC에 전달되어도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반도체 설계와 제작을 동시에 하는 종합반도체(IDM) 업체다. 아무래도 애플이나 엔비디아가 삼성전자에 설계도를 넘기면 삼성이 그 설계도를 활용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

그래서 삼성전자도 처음엔 파운드리 사업을 삼성전자 시스템사업부 내 팀으로 뒀으나 지금은 파운드리사업부를 독자 사업부로 독립시켜 다른 사업부와 정보 교류를 차단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아무리 독자 사업부라고 하더라도 삼성전자 내부에 존재하는 사업부라는 점에서 설계업체의 근원적 불신은 제거할 수 없다.

이재용 삼성전자 지분 1.63%에 불과

지난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 모니터에 삼성전자 주가가 표시돼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1.38% 내린 4만9천9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 2020년 6월 15일 종가 4만9천900원을 기록한 후 4년5개월 만에 최저가다.연합뉴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부문을 아예 분사하여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 TSMC처럼 만들기를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삼성파운드리'라는 자회사가 삼성전자에서 분사를 해도 모든 시장 참여자들은 삼성전자나 삼성파운드리라는 자회사나 모두 이 회장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안다.

어느 누구도 삼성그룹에 존재하는 기업들이 독립경영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삼성그룹에 속한 기업들은 법인격이 달라도 각자 주주의 이익을 위해 경영하기보다는 이 회장의 이해관계를 최우선으로 생각한다고 믿는다. 그것은 에버랜드 사태, e삼성 사태와 최근 삼성물산 및 제일모직 사태 등 이 회장의 이익을 위해 삼성그룹 주주와 법인이 희생을 반복했던 것으로 충분히 증명된다.

결국 삼성전자 파운드리 부문은 언젠가는 이 회장의 이익을 위해 고객(팹리스) 신뢰를 버릴 수도 있다는 불안감 때문에 삼성전자 파운드리에 반도체 제작을 맡기지 못하고 대만의 TSMC에 물량이 몰리는 부분도 있지 않을까?

셋째, 이 회장은 경영 3세로서 삼성전자를 지배할 만한 충분한 지분조차 없이 보험업법 취지 등을 위배하여 삼성전자를 편법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앞서 지배구조에는 정답이 없다고 얘기했다. 전문경영인에는 전문성이라는 장점과 '주인-대리인 문제'라는 단점이 있고, 지배주주 경영에는 책임성이라는 장점과 '참호구축효과'(entrenchment effect, 기업이 혁신적인 투자나 공격적인 비즈니스 활동을 하지 않고 인적, 물적 방어진을 구축해 자리만 보전하는 현상)라는 단점이 각각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회장은 지배주주조차 아니다. 그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1.63%에 불과하다. 결국 전문성도 없고 지배주주로서 책임성도 없는 비지배 주주인 이 회장의 경영은 주인-대리인 문제와 참호 구축효과의 단점을 취합하게 된다.

1.63%의 지분만으로 삼성전자를 지배하고자 하는 노력이 바로 삼성그룹의 수많은 불법 및 편법의 근원이다. 정상적인 방법만으로는 1.63%의 지분만으로 삼성전자를 지배할 수 없으니 비정상적 방법이 동원된다. 이 비정상적 방법을 이해하려면 삼성그룹 지배구조 핵심이 되는 중요한 두 가지 편법·불법사례를 알아야 한다.

첫 번째 고리는 삼성전자 지분 5%를 보유하는 삼성물산을 통한 지배력 확보다. 이 회장의 불법행위 핵심 고리는 바로 에버랜드, 제일모직, 삼성물산으로 이어지는 불법·편법행위다. 에버랜드 전환사채 사건부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불공정 합병까지 일련의 사태의 목적은 이 회장이 삼성물산을 통해 삼성전자 지배력 5%를 확보하기 위한 눈물겨운 노력으로 해석 가능하다.

두 번째 고리는 삼성전자 지분 8.5%를 보유하는 삼성생명을 통한 지배력 확보다. 삼성물산과 삼성생명 두 회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이 13.5%가 넘는다. 삼성전자처럼 큰 회사의 지분을 13.5% 정도 안정적으로 확보한다면 그래도 안정적인 지배력을 가질 수 있다.

그런데 삼성생명은 보험업법에 따라 삼성전자 주식 보유에 제한이 있다. 금산분리의 원칙 및 포트폴리오 원칙에 따라 고객이 맡긴 돈을 이 회장의 삼성전자 지배력을 유지하고자 계열사 주식에 과도하게 투자하면 안 된다. 현행 보험업법은 보험사가 계열사 주식을 총자산의 3% 이상 보유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삼성생명은 총자산의 약 10% 이상을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하는 데 쓰고 있다. 명백히 보험업법 위반이다. 그러나 보험업 감독규정에 따라 삼성전자 지분을 취득원가로 평가하게 되면 이러한 편법이 가능하게 된다. 시행령도 아닌 규정이 상위법과 금산분리의 원칙을 어기는 상황이다.

법과 원칙만 지키면 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가 지난 11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 사건 항소심이 열리는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처벌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제 정리해보자. 미국, 일본, 독일, 영국 등 주요 선진국 10대 기업 경영인 중 재벌 3세 경영자가 존재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 물론 재벌 3세라고 경영을 못할 것도 아니다. 경영능력이 검증되거나 지배주주로서 책임감이 있다면 재벌 3세도 괜찮다. 그러나 이재용 회장은 재배주주조차 아니다. 불과 1.63%의 지분으로 삼성전자를 지배하고자 하는 노력이 각종 불법, 편법의 근본 원인이다.

그런데 최근 삼성전자가 15조 원 이상을 투자한 파운드리 공장을 셧다운할 정도로 주문이 마르고 있다. 전세계 팹리스 업체가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는 TSMC에 주문을 맡긴다. 반도체 설계까지 하는 종합반도체 업체인 삼성전자에 설계도를 주고 제작을 맡기면 그 설계도가 유출될까 봐 두려워하는 것이 아닐까? 고객과 주주의 이익보다 항상 이재용 회장의 이익을 위해 편법과 불법을 해왔던 삼성그룹의 행태를 보면 못 미더울 만하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그냥 법과 원칙만 지키면 된다. 금산분리원칙과 현행 보험업법의 취지에 따라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을 처분하면 이 회장이 삼성전자를 완전히 장악하기 어려워진다.

삼성생명이 삼성전자를 지배하지 못한다고 해서 이 회장이 바로 삼성전자의 지배력을 잃는 것도 아니다. 주식이 한 주도 없어도 만약 이 회장의 경영능력이 주주와 시장으로부터 인정받는다면 지속적으로 경영할 수 있다. 다만 지배주주조차 아닌 재벌 3세가 지금까지 확인된 경영능력으로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시장은 삼성전자의 미래를 불안하게 보고 있다. 이재용 회장이 재벌 3세라는 이유만으로 경영능력도 없이 각종 편법과 불법을 통해 삼성전자를 지배하는 것이 과연 삼성전자의 미래에 도움이 되는 일일까?

이상민 /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소셜 코리아 편집위원)이상민

필자 소개 : 이 글을 쓴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정부 예산서를 분석하는 타이핑 노동자이며 <소셜 코리아> 편집위원입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예산서, 결산서, 집행 내역을 매일 업데이트하고 분석하는 일을 합니다. 재정 관련 정책이 법제화되는 과정을 추적하고 분석하는 덕업일치 타이핑 노동자입니다. 주요 저서로 <한국의 신복지체제의 재정전략>, <지방의정백과>(이상 공저) 등이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소셜 코리아>(https://socialkorea.org)에도 게재됐습니다. <소셜 코리아> 연재 글과 다양한 소식을 매주 받아보시려면 뉴스레터를 신청해주세요. 구독신청 : https://socialkorea.stibee.com/subscribe

#삼성전자 #파운드리 #이재용 #지배구조 #5만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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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교부세 깎더니 소방 예산으로 때우라는 윤 정부

소방안전교부세에 부여된 ‘소방 의무 투자’ 특례 폐지 추진…“소방 서비스 불균형 우려”

윤석열 대통령이 추석 명절 연휴인 지난 9월 15일 서울 강서소방서를 찾아 근무중인 소방대원들을 격려하며 발언하고 있다. 2024.09.15. ⓒ대통령실 제공

정부가 지방자치단체에 소방안전교부세를 내려보내면서 부여하는 ‘소방 분야 의무 투자’ 조항을 폐지할 계획이다. 해당 조항을 폐지하면 지자체는 소방 분야 지원을 줄이고, 폭넓게 규정된 안전 분야에 더 많은 소방안전교부세를 쓸 수 있다. 지역별로 국가의 소방 서비스가 불균형해 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가 지자체에 교부하는 보통교부세를 삭감하면서, 그 대안으로 지자체가 소방 예산을 끌어다 쓰도록 길을 터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18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된 소방안전교부세는 9,856억원이다. 소방공무원 인건비를 제외한 소방·안전시설 사업비는 4,376억원이다. 현행 법령에 따라 소방·안전시설 사업비 중 소방 분야에 투자하도록 의무가 부여된 금액은 3,282억원이다. 정부가 소방 분야 의무 투자 조항을 폐지하면, 해당 금액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소방안전교부세는 행안부가 17개 광역 시도에 내리는 지방교부세의 일종이다. 소방과 안전 분야에만 쓸 수 있도록 꼬리표가 붙은 돈이다. 열악한 소방 현장의 업무 환경을 개선한다는 취지다.

소방안전교부세는 지난 2015년 담뱃값을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인상하면서 도입됐다. 담배 개별소비세 총액의 45%를 재원으로 하는데, 25%는 소방공무원 인건비, 20%는 소방·안전시설 사업비로 쓴다. 소방·안전시설 사업비의 75% 이상은 반드시 소방 분야에 써야 한다. 나머지 25% 이하는 안전 분야에 쓸 수 있다.

소방 분야 투자비는 화재 진압·구조·기동·정보통신 장비를 교체·보강하거나, 재난 대응 역량 강화 훈련을 진행하는 등의 사업에 쓴다. 안전 분야는 상대적으로 범위가 넓다. 교통안전과 도로 정비, 하천 유지 관리, 산불 예방·대응, 어린이놀이시설 교체 복구, 주민 대피시설 구축 등 사업을 포괄한다.

정부가 소방 분야 의무 투자 조건을 허물겠다고 하면서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소방 분야 의무 투자 비율 75%는 지방교부세법 특례(시행령 부칙)로 규정돼 있다. 해당 특례는 올해 말 일몰을 앞두고 있다. 행안부는 특례를 2015년부터 3년마다 연장해 오다가, 2023년에는 1년만 연장했다. 올해는 연장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특례가 폐지되면, 각 광역 시도는 소방·안전시설 사업비를 소방 분야에 쓰지 않아도 된다. 지자체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행안부 입장이다. 지역별로 소방 시설 여건이 다르니, 시도지사가 상황에 맞게 투자 분야와 비중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특례를 폐지해도 소방 시설이 열악한 지자체는 여전히 기존 의무 투자 비율인 75% 이상을 소방 분야에 쓸 수 있다는 설명이 따른다. 지난 10여 년간 소방 분야에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져, 시설이나 장비의 노후·부족 문제가 대부분 해소됐다고도 주장한다.

특례 폐지 시, 지역 간 소방 시설 여건의 불균형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균등한 소방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소방안전교부세 취지가 훼손된다는 지적이다.

전국공무원노조 소방본부 김동욱 사무처장은 “재정 자립도가 낮아 투자 여력이 없는 지자체는 소방 서비스가 취약해졌던 과거로 후퇴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공무원노조 소방본부 김종구 교육부장은 “안전 분야에는 펜스 설치나 체험관 설립 등 지자체장 성과로 내세우기 좋은 사업들이 포함돼 있다”며 “특례를 폐지하면 소방 분야 투자를 줄이고 안전 분야 투자로 대체할 심산이 크다”고 말했다.

소방 시설 여건이 상당 부분 개선돼, 특례를 유지할 필요성이 낮아졌다는 주장에 대한 반박도 제기된다. 시설이나 장비를 주기적으로 교체해야 해, 지속적으로 투자 소요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가령 개인 보호 장비는 3년마다, 소방차는 10년마다 교체 주기가 돌아온다. 소방 인력 증가에 따른 투자 소요도 늘었다. 정부는 2017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현장 소방 인력을 2만명 충원했다. 전기차 화재와 같은 신종 재난도 추가적인 투자 소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김 사무처장은 “소방 분야 투자 재원을 갑자기 줄이면 내용연수가 10년인 소방차를 13년, 15년 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나마 소방에서 자율적으로 쓸 수 있는 게 소방·안전시설 사업비였는데, 이것마저 없애버리면 매번 지자체에 매달려서 지원을 요청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공무원노조 소방본부는 지난 13일 전국 동시다발 기자회견을 열고 소방안전교부세의 소방 분야 의무 투자 법제화를 촉구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소방의 날(11월 9일) 기념식에서 “소방 조직이 세계 최고의 재난 대응 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으나, 내년도 예산안은 이와 역행하는 모양새다. 윤 대통령은 올해 기념식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소방안전교부세 재원 배분도. ⓒ전국공무원노조 소방본부
특례 폐지 배경으로 “세수 부족 때문” 지적

행안부는 특례 폐지 결정에 앞서 지난 9일 전국 광역 시도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17개 모든 시도가 특례 폐지 의견을 냈다. 지난해 설문조사에선 10개 시도가 특례 폐지에 찬성했다. 지자체들이 효율적인 재정 운용에 무게를 둔 결과라는 게 행안부 해석이다.

정부가 세수 감소 대응책으로 특례 폐지를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 정부는 지난해 59조원의 세수 결손이 발생하자 보통교부세를 7조원 이상 삭감했다. 올해도 29조 6천억원의 세수 결손을 충당하기 위해 교부세를 2조 2천억원을 불용 처리할 방침이다. 보통교부세는 정부가 용처를 정해주지 않아 지자체가 자체 사업에 사용할 수 있다.

특례를 폐지하면, 지자체는 안전 분야에 쓰던 보통교부세를 소방 분야 투자비로 충당하고, 보통교부세는 다른 자체 사업에 쓸 여지가 생긴다. 가령 올해 한 지자체가 소방·안전시설 사업비 300억원을 받아 소방 분야에 225억원(75%)을 쓰고, 안전 분야에는 75억원(25%)에 보통교부세 25억원 더해 총 100억원을 투자했다고 가정해 보자. 이 경우 내년에는 소방 분야에 200억원(66.7%)만 투자하고 안전 분야에 100억원(33.3%)을 쓰면, 보통교부세를 끌어다 쓰지 않고도 안전 분야 투자비를 유지할 수 있다. 소방 분야 투자비를 줄여 보통교부세를 추가 확보하는 구조가 되는 것이다.

김동욱 사무처장은 정부의 특례 폐지 방침 배경에 대해 “세수 부족 때문이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보통교부세는 정부 세수와 연동되지만, 소방안전교부세는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일정하다 보니 안정적으로 세금이 걷힌다”며 “보통교부세가 줄어들자, 특례를 폐지해 지자체가 소방 분야 투자비를 다른 쪽으로 돌려쓸 수 있게 해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실 관계자도 특례 폐지 추진 배경을 두고 “전반적으로 세수 부족 상황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지방 재정이 굉장히 타이트하다”며 “지자체로서는 소방 분야 투자 예산이 경직돼 있으니 특례 제한을 풀어달라고 요청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자체 재정이 악화된 상황에서 정부가 특례를 폐지하면 소방 재정 감소를 야기할 우려가 있고, 이는 곧 국민 생명과 안전에 직결된다”라고 강조했다.

용 의원은 현행 소방안전교부세를 소방교부세로 변경하고, 전액을 소방 분야에 사용하도록 하는 지방교부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안은 소방안전교부세의 소방·안전시설 사업비 중 75% 이상을 소방 분야 사용하도록 한 특례 조항을 법률에 규정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같은 당 윤건영 의원안은 소방안전교부세로 교부하는 담배 개별소비세 총액의 45% 가운데, 40%를 소방 분야에 쓰도록 명시했다.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안은 담배 개별소비세의 42%를 소방에 쓰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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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우 전쟁 핵심 변수? '전쟁 끝내겠다' 다짐 트럼프, '확전' 불사 바이든

[정욱식 칼럼] 평화의 재발명 (36) 주요 전장으로 떠오른 '쿠르스크'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겸 한겨레평화연구소장 | 기사입력 2024.11.19. 05:01:13

우크라이나가 일부 지역을 점령한 러시아 영토 쿠르스크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주전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봄과 여름 대반격에 실패한 우크라이나는 8월에 쿠르스크를 기습 점령해 러시아군과 치열한 교전을 벌여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선(북한)과 러시아는 6월에 체결한 북러 조약을 근거로 쿠르스크 탈환을 위한 공동 작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자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에이태큼스(ATACMS) 미사일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를 공격하는 데 사용하도록 허가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에이탬스크의 1차적인 목표물은 쿠르스크에 주둔하고 있는 북러 연합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행정부의 에이탬스크 사용 허가 결정이 파병을 단행한 조선에 '대가'를 치르게 하고, 추가 파병을 억제하며, 쿠르스크 방어전에서 우크라이나군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뤄졌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러한 미국 정부의 결정은 러시아가 주장해온 '금지선(Red Line)'에 해당될 수 있다는 점에서 확전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지난 9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영토 타격을 허용한다면 "러시아와 전쟁 중이라는 의미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그리고 에이탬스크 사용 허가 보도가 나온 직후에 러시아 의회 하원(두마) 국제문제위원회 부위원장인 블라디미르 자바로프는 "3차 세계대전 시작을 향한 매우 큰 발걸음"이라고 반발했고, 상원 헌법위원회 안드레이 클리샤스 위원장은 "서방이 우크라이나 자주권을 완전히 폐허로 만들 수 있는 수준으로 치닫기로 결정했다"고 경고했다. 이는 에이탬스크를 이용한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영토 공격이 실제로 벌어지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차별적인 공격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대한 보복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이번 결정은 "24시간 내"에 전쟁을 끝내겠다고 장담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입장과도 충돌한다. 트럼프 당선인측은 조속한 휴전을 위해 휴전안 마련에 몰두하고 있는데, 바이든의 이번 결정이 확전을 야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현직 대통령과 차기 대통령 사이의 입장 차이가 러-우 전쟁의 핵심 변수로 등장하고 있는 셈이다.

쿠르스크가 러-우 전쟁의 주전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크라이나가 쿠르스크 기습 점령에 나선 의도는 휴전이나 종전 협상이 개시되면 이를 지렛대로 삼아 러시아에 빼앗긴 영토를 되찾겠다는 데에 있다. 이를 의식한 러시아는 쿠르스크 탈환 작전에 나서는 한편, 휴전 협상의 조건 가운데 하나로 우크라이나의 쿠르스크 철군을 제시해왔다.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러시아는 조선의 지원을 받아 쿠르스크 탈환 작전에 총력을 기울일 태세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우크라이나가 미국을 포함한 나토와 한국에 군사 지원 확대를 요구해온 근거로 작용해왔다. 그런데 바이든이 에이탬스크 사용을 허가하면서 숙원 가운데 하나는 풀릴 조짐이다. 이 미사일은 사거리가 300km에 달하고 축구장 3-4개 면적을 초토화시킬 수 있는 파괴력을 갖고 있어 북러 연합군을 타격해 쿠르스크 점령을 유지하는 데에 사용할 수 있다고 여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말한 조선군의 파병 '대가', 즉 상당수의 사상자가 발생할 경우 조선이 어떻게 대응할지는 미지수이다. 에이탬크스의 위력에 놀라 추가 파병을 자제할 수도 있지만, 반대의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또 조선이 참전 지역을 쿠르스크에 한정하지 않고 다른 전선으로 확대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러시아의 강력한 보복 작전의 빌미가 될 수 있다.

이에 반해 우크라이나의 에이탬스크를 비롯한 중장거리 미사일의 추가 확보는 불분명하다. 현재 보유량으로 북러 연합군에 일시적인 타격을 가할 수는 있지만,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축소나 중단을 공언해온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3년째가 다가오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확전이냐, 휴전이냐'는 중대 기로에 서 있다. 불법적인 침공을 강행한 러시아와 이를 돕고 있는 조선의 선택은 규탄받아 마땅하다. 동시에 전쟁의 발발과 장기화에 있어서 무책임하고 무능한 모습을 보인 바이든 행정부가 임기 막바지에 확전을 야기할 수 있는 선택을 한 것도 유감스러운 현실이다. 확전의 위험을 품은 전쟁의 장기화에 따른 최대 피해자는 바로 우크라이나 사람들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 6월 27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CNN 스튜디오에서 열린 미 대선 후보 첫 TV 토론에 참석한 조 바이든 대통령(오른쪽)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격돌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겸 한겨레평화연구소장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군사·안보 전공으로 북한학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1999년 대학 졸업과 함께 '평화군축을 통해 한반도 주민들의 인간다운 삶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평화네트워크를 만들었습니다. 노무현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통일·외교·안보 분과 자문위원을 역임했으며 저서로는 <말과 칼>, <MD본색>, <핵의 세계사> 등이 있습니다. 2021년 현재 한겨레 평화연구소 소장을 겸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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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단 16년째 다시 '그리운 금강산'..."정부가 책임지고 사업 청산하라"

남북경협기업 단체들, 역사적 금강산관광 26년 즈음 기자회견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4.11.18 14:41
  •  
  •  댓글 0
 
26년 전 현대금강호가 역사적인 금강산관광의 첫 출항을 한 11월 18일 오전 금강산관광 관련 기업인들이 정부서울청사앞에서 정부가 나서 사업청산을 해 줄 것을 촉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26년 전 현대금강호가 역사적인 금강산관광의 첫 출항을 한 11월 18일 오전 금강산관광 관련 기업인들이 정부서울청사앞에서 정부가 나서 사업청산을 해 줄 것을 촉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26년 전 오늘 오후 5시 43분, 강원도 동해항에서 관광객과 실향민 등 889명과 승무원 등 1,475명을 태운 2만8,000톤급 대형 유람선 '현대 금강호'가 북측 장전항을 향해 출항했다.

분단 후 처음으로 '그리운 금강산'을 향해 첫 뱃길을 연 금강호는 19일 새벽 2시 50분 북방어로한계선을 넘어 오전 6시 금강산 관문인 장전항에 닻을 내렸다.

사흘동안 구룡폭포와 만물상, 해금강을 돌아 본 관광객들은 22일 오전 6시 25분 동해항으로 돌아왔으니 이때부터 금강산은 더 이상 노래로만 부르던 '그리운 금강산'이 아니었다.

그렇게 시작된 금강산관광은 2008년 8월 11일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사건으로 인해 그 이튿날부터 전면 중단되기까지 10년간 진행되다 중단 16년째를 맞았다.

갑자기 수은주가 떨어진 18일 오전 금강산기업협회(회장 전경수)와 금강산투자기업협회(회장 최요식) 기업인들이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정문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금강산관광사업에 대한 청산요구를 다시 외쳤다.

전임 권영세 통일부장관때부터 반복적으로 제기하는 기업인들의 요구는 '정부가 허가하고 정부가 중단시켰으니 정부가 청산하라'는 것.

"더 이상 남북경협의 재개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으니 국가 차원에서 금강산기업들과 남북경협들의 손실을 보전하고 투자금 전액을 지급하고 대출금과 이자 등에 대해서는 남북경협기업 피해보상 특별법으로 처리해 청산해달라는 것"이다.

최요식 금강산투자기업협회 회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최요식 금강산투자기업협회 회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전경수 금강산기업협회 회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전경수 금강산기업협회 회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기창 남북경협단체연합회 회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기창 남북경협단체연합회 회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최요식 회장은 △금강산·경협기업의 경우 보험제도 자체가 없었던 상황임에도 보험미가입 개성공단 기업들에게 적용한 투자금액 45% 지원만 받았으므로 이들에게 투자금액 손실 전액 지급할 것 △심사에 누락된 기업들을 추가 심사할 것 △수출입은행 대출금 이자 및 채무 전액을 면제할 것 △국회의 피해보상법 제정에 적극 협조할 것 등을 요구했다.

국회 외통위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지금까지 개성공단은 투자금 5,118억원 대비 77.8%인 3,980억원의 정부지원금이 지급되었으나 금강산기업들은 2,173억원의 투자금 대비 6.3%에 불과한 137억원이, 5.24조치 피해기업들은 750억원의 투자금 대비 34.1%인 256억원이 지원되었다.

전경수 회장은 2018년 정부에서 금강산기업과 남북경협기업에 대한 지원을 결정하면서 "감가상각 등 각종 명목으로 감액한 저평가된 금액을 기준으로, 유동자산 90%, 투자자산 45%만 지원받았으며, 지급 상한금액도 35억원으로 결정하여 투자자산 평가금액이 35억원을 초과한 기업들은 45%에도 못 미치는 금액을 지급받았다"고 지금까지 정부 지원내역을 설명했다.

처음부터 정부 지원이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당시에는 사업재개의 희망을 안고 받아들인 것이고, 6년이 지나 아무런 재개 희망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투자자산 100%를 지원해 달라는 것이라고 항변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대표자들이 통일부장관에게 보내는 호소문을 전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기자회견을 마친 대표자들이 통일부장관에게 보내는 호소문을 전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금강산 관련 협회와 남북경협경제인연합회를 비롯한 7개 남북경협 관련 단체가 망라된 남북경협단체연합회(회장 김기창)는 △금강산관광 중단 16년, 5.24조치 14년에 즈음해 '남북경협기업 피해보상 특별법'을 즉각 제정할 것을 촉구했다.

김기창 회장은 여는 말씀을 통해 "금강산관광 사업은 2008년, 내륙 투자기업 관련 사업은 2010년, 개성공단사업은 2016년에 우리 정부가 중단결정을 내리면서 모두 중단되었다"고 하면서 "대북 경협인들의 귀책사유는 전혀 없고 정부 당국의 독단적인 결정이었음은 천하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잘 진행되던 사업을 정부가 강제로 중단시켰다면 피해를 입은 당사자 기업의 손실을 보상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라며, "정부는 최소한의 책무를 시행하고 대북경협인들의 억울하고 울분에 찬 목소리를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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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벽예감 608] 제국 중흥과 패권 탈환 외치는 망나니가 돌아왔다

한호석 정세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2024/11/18 [08:35]

 

<차례>

1. 계급적 양극화는 미 제국을 약화시켰다

2. 제국 중흥과 패권 탈환을 외치는 신흥 정치세력

3. 미 제국 퇴조시킨 4대 병폐를 퇴치하려는 트럼프

4. 끝없는 전쟁에서 벗어나겠다는 트럼프

5. 트럼프의 철군 의지 실현할 집권 2기

6. 트럼프의 재집권은 윤석열 정권에 재앙

 

1. 계급적 양극화는 미 제국을 약화시켰다

 

2024년 9월 4일 미 제국의 과학전문지 ‘싸이언스 어드밴씨스(Science Advances)’에 실린, 「지속적인 양극화: 미국 선거 기간에 나타난 정치적 적개심은 예상치 못한 지속성을 지닌다」라는 제목의 논문에 의하면, 공화당과 민주당은 선거 기간에 상대에 대한 정치적 적개심(political animosity)을 증폭시켰는데, 그들의 정치적 적개심은 선거 이후에도 지속되면서 정치적 양극화(political polarization)로 고착되었다고 한다. 미 제국에서만 그런 게 아니다. 한국을 비롯해 보수 양당 체제가 고질적으로 지배하는 자본주의 나라들에서 실시되는 대통령 선거는 언제나 보수 양당의 정치적 적개심을 표출시킨다.

 

보수 양당의 정치적 양극화보다 계급적 양극화(class polarization)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 제국에서는 노동계급과 저소득층을 한편으로 하고, 자본가계급과 고소득층을 다른 한편으로 하는 계급적 양극화가 심화되었다. 미 제국에서 계급적 양극화가 얼마나 심화되었는지 살펴보자. 2024년 3월 28일 미 제국 ‘CNBC’ 방송은 미 제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가 발표한 통계자료를 인용해 1,100만 달러(약 153억 원) 이상의 자산을 가진 대자본가들이 미 제국 재부의 30%를 가졌는데, 대자본가 중에서도 상위 1%에 해당하는 초거대자본가들의 자산 총액은 44조6,000억 달러(약 6경 원)라고 한다.

 

그에 비해, 미 제국의 노동계급과 저소득층은 빈곤과 빚더미에 쪼들리며 하루 벌어 하루를 산다. 2023년 12월 19일 미 제국 금융대출회사와 결제정보회사가 미 제국 각계층 주민 3,252명의 경제 형편을 조사한 보고서에 의하면, 응답자의 62%는 생활비를 지출하면 남는 돈이 없어 신용카드 대출금에 의존해 근근이 살아간다는 것이다. 2024년 8월 28일 미 제국 언론매체 ‘월스트릿저널’ 보도에 의하면, 미 제국에서 열심히 일하면 유족한 중산층으로 상승할 수 있다는 이른바 ‘미국의 꿈(American Dream)’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이 인구 구성에서 34%로 축소되었다고 한다. 이런 통계수치는 미 제국의 중산층이 해체되면서 계급적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계급적 양극화는 내분을 불러일으켜 제국을 약화시켰다.

 

계급적으로 양극화된 미 제국에서 노동계급과 자본가계급의 대립이 격화되어 계급적 적개심이 확산되어야 정상인데, 보수 양당의 대립이 격화되면서 정치적 적개심이 확산되었다. 이런 사회정치적 현실은 계급적 양극화와 정치적 양극화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미 제국에서 계급적 양극화와 정치적 양극화가 일치하지 않는 원인은 노동계급과 저소득층을 위한 진보정당이 사실상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본가계급과 고소득층을 위한 보수정당들인 공화당과 민주당은 1790년 이후 지금까지 234년 동안 정치 권력을 배타적으로 장악해왔다. 그런 척박한 정치지형에서 노동계급과 저소득층은 자본가계급과 고소득층을 위한 보수 양당 가운데 어느 한 정당을 선택하고 지지하는 수밖에 없다. 이것은 보수 양당의 대립 구도가 이미 오래전부터 계급적 양극화를 정치적 양극화로 왜곡시켜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노동계급의 계급의식(class consciousness)은 그들을 위해 존재하는 진보정당에 의해 형성되고 발전하는 것인데, 그들을 위해 존재하는 진보정당이 없으므로 계급의식은 200년이 지나도 형성되지 않았다. 다시 말해서, 미 제국의 보수 양당 체제가 계급적 양극화를 정치적 양극화로 왜곡시킴으로써 노동계급의 계급의식이 200년 동안 원천적으로 봉쇄된 것이다. 계급의식을 갖지 못한 노동계급과 저소득층은 선거 기간에 자기들을 위한 정당이 아닌 공화당이나 민주당 중에서 어느 한 정당을 선택하고 지지하게 된다. 계급의식을 갖지 못한 한국의 노동계급과 저소득층이 선거 기간에 자기들을 위한 정당이 아닌 국민의힘이나 더불어민주당 중에서 어느 한 정당을 선택하고 지지하는 것과 똑같다.

 

2024년 11월 5일 미 제국의 대통령 선거는 중산층이 해체되면서 계급적 양극화가 심화된 상황에서 실시되었다. 이번 선거 기간에 공화당과 민주당 사이에 형성된 정치적 적개심은 극에 달했다. 보수 양당은 욕설과 비방을 주고받았다. 그런 선거판에 뛰어들어 난타전을 벌인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는 민주당 대선후보 커멀라 해리스(Kamala D. Harris)를 이기고 당선되었다.

 

© trump facebook

 

2. 제국 중흥과 패권 탈환을 외치는 신흥 정치세력

 

2016년 대선, 2020년 대선, 2024년 대선에 공화당 후보로 연속 출마한 트럼프가 얻은 득표수가 어떻게 변동되었는지 살펴보자. 미 제국은 유권자들의 투표로 당락을 가르는 게 아니라, 직접 투표(popular Vote)와 선거인단 투표(electral vote)를 분리시켜 놓고 선거인단 투표로 당락을 가르는 매우 불합리한 선거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그래서 직접 투표에서 더 많이 득표했는데도 선거인단 투표에서 적게 득표해 낙선하는 사례가 더러 있다. 그러므로 미 제국 대통령 선거는 대선후보가 유권자들의 직접 투표에서 얼마나 많이 득표했는지를 살펴보아야 지지 동향의 추이를 알 수 있다.

 

유권자들의 직접 투표상황을 보면, 트럼프는 2016년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보다 2,879,086표 적게 받았고, 2020년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보다 7,059,526표 적게 받았는데, 2024년 대선에서는 민주당 후보보다 8,422,115표를 더 받았다.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의 득표율은 50.1%였고, 해리스의 득표율은 48.3%였다. 이것은 트럼프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당선된 것이 아니라, 약간 우세한 지지를 받아 당선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트럼프가 이번 대선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는 한국 언론매체들의 보도는 오보였다.

 

주목되는 것은, 트럼프가 2016년 대선에 비해 2024년 대선에서 13,410,425표를 더 받았다는 사실이다. 지난 8년 동안 그를 지지하는 유권자가 134만여 명 더 늘어난 것이다. 이것은 정치인으로서 아무런 경험도 경력도 지지층도 갖지 못한 트럼프가 이제는 제법 견고한 지지층을 구축하였음을 보여준다.

 

트럼프의 지지층은 트럼프 개인에게 지지를 보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트럼프가 대표하는 신흥 정치세력에 대한 지지를 보내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2024년 대선은 트럼프 개인의 승리가 아니라 제국중흥론을 부르짖는 신흥 정치세력의 승리다. 제국중흥론은 퇴조하는 미 제국을 다시 일으켜 세워 제국의 패권적 지위를 되찾자는 패권탈환론과 일맥상통한다.

 

트럼프가 대표하는 신흥 정치세력은 자유무역으로 피폐해진 제국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 금융의 세계화로 파산 위기에 빠진 제국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 침략전쟁의 빈번한 도발로 국고를 탕진한 제국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 비대한 군사동맹 체제를 방만하게 유지하려다가 되레 군사력을 약화시킨 제국을 다시 일으켜 세워 제국의 패권적 지위를 되찾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트럼프가 제시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라(Make America Great Again)’는 정치구호는 신흥 정치세력의 제국중흥론과 패권탈환론을 선동적으로, 집약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트럼프는 2012년 대선에서 공화당 대선후보 밋 롬니(Willard Mitt Romney)가 민주당 대선후보 버락 오바마(Barack H. Obama)에게 패한 직후 미 제국 특허청에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라’는 정치구호의 저작권을 신청했다. 이것은 트럼프가 당시 여러 인맥과 정파들로 분산되었던 신흥 정치세력을 제국중흥론과 패권탈환론의 기치 아래 결집시켜 신흥 정치세력의 대표자로 등장하려는 야심찬 정치활동을 이미 2012년에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로부터 12년이 지난 뒤에 제국중흥론과 패권탈환론을 주창해온 신흥 정치세력은 지지층을 구축, 확장했고, 트럼프는 분산된 신흥 정치세력을 자기 주위에 결집시켰다. 그래서 트럼프는 2024년 7월 18일 공화당 대선 후보직을 수락하는 연설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가 집권하면 미국은 다시 존중받게 될 것이며, 어떤 나라도 우리의 힘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것이다. 어떤 적도 우리의 힘을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

 

3. 미 제국 퇴조시킨 4대 병폐를 퇴치하려는 트럼프

 

퇴조하는 미 제국을 다시 일으켜 세우려는 제국중흥론과 유일 초강대국(sole superpower)의 패권적 지위를 상실한 미 제국의 패권을 되찾으려는 패권탈환론은 반제자주화를 지향하는 세계 진보적 인민들의 투쟁과 노력을 짓누르고, 쇠약해진 제국주의 지배력을 원상 복구하려는 반역사적인 견해이다. 그런 점에서, 트럼프가 대표하는 신흥 정치세력은 세계의 자주화를 가로막는 새로운 적이다.

 

이번 대선에서 승리한 신흥 정치세력은 미 제국을 퇴조시킨 4대 병폐를 퇴치하는 데 전력할 것으로 예견된다. 그들이 말하는 4대 병폐는 자유무역 의존, 금융의 세계화, 침략전쟁의 빈번한 도발, 군사동맹 체제의 방만한 운영이다. 그러므로 4대 병폐를 퇴치하기 위한 트럼프 집권 2기의 정책 방향은 자유무역을 철폐하고 보호무역으로 복귀하는 것, 금융의 세계화를 미 제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전환시키는 것, 전쟁 도발을 자제하는 것, 군사동맹 체제를 축소하는 것이다.

 

다시 집권한 신흥 정치세력이 자유무역을 철폐하고 보호무역으로 복귀하면, 자유무역 체제에 전적으로 의존해 국가경제를 유지해온 한국은 회복하기 힘든 치명상을 입을 것이다. 다시 집권한 신흥 정치세력이 금융의 세계화를 미 제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전환시키면, 미 제국의 금융자본에 종속된 한국의 금융자본은 엄청난 손실을 입을 것이다.

 

2021년에 4.6%였던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022년에 2.7%로 추락했고, 2023년에는 1.4%로 폭락했는데, 트럼프 행정부가 보호무역으로 복귀하고 금융정책을 전환하면 2025년 이후에는 역성장의 수렁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글에서는 트럼프 집권 2기에 무역 부문과 금융 부문에서 생성될 결과에 관해 서술하지 않고, 군사 부문에서 생성될 결과에 관해서만 서술한다.

 

트럼프 집권 1기에 트럼프를 가장 오랜 기간 보좌해온 코리 르언다우스키(Corey R. Lewandowski)와 데이빗 보씨(David N. Bossie)가 공동 집필한 『트럼프의 적들: 은밀 국가는 대통령직을 어떻게 훼손하고 있는가(Trump’s Enemies: How the Deep State is Undermining the Presidency)』라는 제목의 책이 2018년 11월 27일 미 제국에서 출판되었다. 그 책에 의하면, 트럼프 집권 1기에 백악관, 연방의회, 법무부, 정보기관 안에 트럼프에게 증오심을 품고 있는 적들이 우글거리는데, 그들은 트럼프의 정책을 반대하면서 트럼프를 퇴진시키려는 정치음모를 꾸민다는 것이다. 당시 트럼프의 정책을 반대하면서 트럼프를 퇴진시키려는 관료집단을 속칭 ‘은밀 국가(deep state)’라고 불렀다.

 

트럼프를 증오하는 반대파는 자유무역, 금융의 세계화, 침략전쟁의 빈번한 도발, 군사동맹 체제의 방만한 운영을 이전처럼 계속 밀고 나가려고 했고, 트럼프를 추종하는 충성파는 자유무역을 철폐하고 보호무역으로 복귀하고, 금융의 세계화를 미 제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전환시키고, 침략전쟁 도발을 자제하고, 군사동맹 체제를 축소하려고 한다.

 

정치 경험이 미숙했던 트럼프는 집권 1기에 이전 오바마 행정부에서 활동했던 기존 관료집단 50여 명을 그대로 받아들였고, 제국중흥론과 패권탈환론에 동조하는지를 검증하지 않은 고위 관료들을 요직에 임명했다. 바로 그들이 제국 중흥과 패권 탈환을 추구하려는 트럼프의 정책을 반대했고, 트럼프에 대한 반발과 증오가 격화되자 그를 퇴진시키려는 탄핵 음모를 꾸미는 적으로 돌변해 ‘은밀 국가’를 형성했다. 이를테면 트럼프가 부통령에 임명했던 마익 펜스(Michael R. Pence),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임명했던 헐벗 맥매스터(Herbert R. McMaster)와 존 볼턴(John R. Bolton), 국무장관에 임명했던 렉스 틸러슨(Rex W. Tillerson), 국방장관에 임명했던 제임스 매티스(James N. Mattis)와 마크 에스퍼(Mark T. Esper), 합참의장에 임명했던 마크 밀리(Mark A. Milley), 백악관 비서실장에 임명했던 존 켈리(John F. Kelly), 법무장관에 임명했던 제프 쎄쎤즈(Jefferson B. Sessions), 국가정보국장에 임명했던 댄 코우츠(Daniel R. Coats), 중앙정보국장에 임명했던 존 브레넌(John O. Brennan), 연방수사국장에 임명했던 제임스 코니(James B. Corney)를 비롯한 고위 관료들이 ‘은밀 국가’의 이름 아래 결탁해 트럼프에 반기를 들었다가 해임되었다. 트럼프가 임명한 고위관료들 가운데 국무장관 마익 팜페오(Michael R. Pompeo)만 충성파였고, 나머지는 전부 반대파였다. 내부의 적이 외부의 적보다 더 무섭다. 트럼프는 집권 1기에 제국 중흥과 패권 탈환을 추구하려는 자신의 정책을 거의 실행하지 못했고, 내부의 적들이 결집한 ‘은밀 국가’와 대결하는 내분에 자기 정력을 소진했다.

 

그런 쓰라린 경험에서 교훈을 찾은 트럼프는 집권 2기를 맞아 관료 임명에 신중을 기하면서 제국중흥론과 패권탈환론을 전적으로 지지하는 충성파를 자기 주위에 친위대처럼 배치해 자신의 정책을 신속히 추진하고 정적의 공세에 맞설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다. 2024년 11월 13일 현재 트럼프가 임명한 고위 관료 11명과 지명한 고위 관료 8명은 모두 트럼프의 제국중흥론과 패권탈환론을 전적으로 지지하는 충성파다.

 

4. 끝없는 전쟁에서 벗어나겠다는 트럼프

 

2024년 7월 18일 트럼프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대선후보를 수락하는 연설을 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유럽과 중동에서 전쟁이 이어지고 있고, 대만, 한국, 필리핀을 포함한 아시아 전역에서 갈등이 증대되고 있다. 지구는 제3차 세계대전의 경계에 위태롭게 서 있다. 나는 현 행정부가 만들어낸 모든 국제 위기를 종식시킬 것이다. 여기에는 내가 대통령이었으면 일어나지도 않았을 로씨야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이스라엘 전쟁 등이 포함된다.”

 

위의 발언은 트럼프가 전쟁을 반대하는 견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물론 트럼프는 전쟁 자체를 반대하는 평화주의자가 아니다. 그는 전쟁이 제국 중흥과 패권 탈환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전쟁을 반대하는 것이다. 지난 시기 미 제국은 자기를 추종하지 않는 약소국들을 침략전쟁과 무력 개입으로 짓누르면서 제국주의 지배체제를 유지했고 미 제국의 패권을 유지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미 제국의 군사력은 이전보다 약해졌고, 미 제국과 대결하는 조선, 중국, 로씨야, 이란의 군사력은 이전에 비할 바 없이 강해졌다. 미 제국은 군사적 패권을 상실했다. 그래서 만일 지금 미 제국이 침략전쟁을 도발하면, 미 제국은 패전할 것이 분명하다. 미 제국이 패전하면, 제국주의 지배체제는 붕괴될 것이다. 미 제국이 로씨야-우크라이나전쟁에 대한 무력 개입을 자제하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이런 사정을 간파한 트럼프는 “끝없는 전쟁에서 벗어나겠다”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해왔다. 2024년 11월 10일 영국 언론매체 ‘텔레그래프’ 보도에 의하면, 트럼프 집권 2기의 고위관료 인선 문제를 처리하는 트럼프 2세(트럼프의 장남)는 “전쟁을 주장하는 네오콘(Neocon)과 매파(hawkish)”가 트럼프 집권 2기 행정부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겠다고 공언했다.

 

트럼프는 집권 2기에 로씨야-우크라이나전쟁을 조기에 종식시키려고 할 것이다. 2024년 11월 14일 미 제국 ‘팍스 뉴스(Fox News)’ 보도에 의하면,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평화특사를 임명해 로씨야와 종전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한다. 트럼프는 대선 기간에 자신이 재집권하면 로씨야-우크라이나전쟁을 끝내기 위한 종전협상을 시작하겠다고 공언했다. 위의 보도에 의하면, 트럼프가 구상하는 종전협상안은 현재의 전선을 동결해 1,300km의 비무장지대를 설치하고,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하는 것을 앞으로 20년 동안 유예하는 것이라고 한다.

 

5. 트럼프의 철군 의지 실현할 집권 2기

 

트럼프는 2024년 10월 15일 시카고에서 진행된 경제인들과의 대담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코리아전쟁 이후 방위비를 받은 적이 없다. 그래서 나는 한국에 ‘방위비를 내야 한다. 연간 50억 달러로 시작하자’고 말했다. 그런데 한국은 국회에서 비준을 받아야 한다는 구실로 20억 달러만 내겠다고 했다. 나는 20억 달러를 받아냈다. (중략) 나는 조선이 엄청난 핵무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주한미제국군) 40,000명이 심각한 위험에 처해 있고, 한국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한국에 말해주었다. 한국은 그렇게 하겠다고 동의했다. 그런데 조 바이든이 그것(방위비)을 줄였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한국은 연간 100억 달러를 내놓았을 거다. 한국은 그 비용을 기꺼이 지불할 것이다. 한국은 현금인출기(money machine)다.”

 

트럼프는 집권 1기에 연간 50억 달러의 방위비를 내놓으라고 한국에 요구했었는데, 이제는 금액을 연간 100억 달러로 두 배 올렸다. 100억 달러는 13조 9,600억 원이다. 트럼프가 한국에서 뜯어내려는 것은 방위비(defense expenses)다. 그가 말하는 방위비에는 주한미제국군 주둔비 분담금은 물론이고 미 제국이 각종 전략자산을 한국에 출동시키는 막대한 비용도 포함된다. 윤석열 종미우익 정권이 ‘확장억제’를 더 강화해달라고 미 제국에 애걸하자 미 제국은 핵추진 항공모함, 핵추진 잠수함, 전략폭격기, 강습상륙함, 스텔스 전투기 등 각종 전략자산을 끊임없이 한국에 들이밀고 있는데, 그런 전략자산을 한 차례 동원할 때마다 미 제국은 엄청난 비용을 지출한다. 그래서 트럼프는 미 제국의 전략자산을 한국에 출동시킬 때 지출하는 비용까지 합산해 연간 방위비 100억 달러를 받아내겠다고 벼르는 것이다. 한국에서 연간 100억 달러는 뜯어가겠다는 구실을 제공한 장본인은 윤석열이다.

 

윤석열 종미우익 정권은 미 제국에 맹종하지만, 연간 100억 달러를 상납하라는 트럼프의 요구는 따르지 않을 것이다. 윤석열 종미우익 정권이 트럼프의 상납 요구를 따르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 2019년 7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트럼프 집권 1기에 국방부장관을 지낸 마크 에스퍼가 그 의문에 명쾌한 해답을 주었다. 그는 2022년 7월 12일 ‘미국의소리’ 방송과 대담하는 자리에서 방송 기자가 트럼프의 주한미제국군 철수 결심이 얼마나 완고했는지, 실제로 철수가 이뤄질 가능성은 어떠했는지를 묻자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

 

“트럼프의 결심은 단호했고, 끊임없이 이것(철군 문제)을 언급했다. 한국뿐 아니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와 일본에서도 미군을 철수하겠다고 했다. 이 문제를 꽤 자주 언급했는데, 나와 다른 각료들이 만류했다. 우리는 미군 철수를 미연에 방지하는 데 성공했다. 트럼프가 (2020년에) 재선되었다면, 미군 철수를 계속 추진했을 것이다.”

 

마크 에스퍼는 2023년 12월 17일부터 21일까지 ‘조선일보’ 워싱턴 특파원과 몇 차례 대담했는데, 트럼프가 집권 1기 중에 어떤 맥락에서 주한미제국군 완전 철수를 언급했었는지를 특파원이 묻자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

 

“그가 실제 (철군) 명령을 내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회의석상에서) 완전 철수 혹은 부분 철수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종종 꺼냈다. 미군의 해외 주둔 문제가 회의 주제로 나왔을 때마다 그 이야기를 불쑥 꺼냈다. 철수 대상은 한국일 때도 있었고, 아프리카나 독일일 때도 있었다. 그는 전 세계에서 미군을 빼내고 싶어 했다.”

 

마크 에스퍼의 대담 발언은 트럼프의 철군 의지가 얼마나 확고한지를 말해준다. 트럼프는 집권 1기에 철군 정책을 완강히 반대한 고위 각료들의 저지에 막혀 자신의 철군 의지를 실현하지 못했다. 그런데 집권 2기는 집권 1기와 완전히 다르다. 트럼프는 자신의 철군정책을 반대할만한 사람을 집권 2기 행정부에 받아주지 않고, 자신의 철군 정책을 따르는 충성파들만 고위 각료로 임명했다.

 

2024년 11월 12일 ‘월스트릿저널’ 보도에 의하면, 트럼프는 퇴역 장성들과 퇴역 군사 지휘관들로 구성된 ‘전사평의회(Warrior Board)’를 설치하고, ‘전사평의회’가 3성 장성들과 4성 장성들에 대한 해임권고권을 행사하게 하는 대통령 행정명령 초안을 작성했다고 한다. ‘전사평의회’는 장성들의 자질을 평가해 자질이 부족한 장성들을 해임시키라는 권고를 트럼프에게 제기할 것인데, 트럼프가 해임 권고를 받으면 30일 안에 그들을 해임시킨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대선 기간에 자신이 재집권하면 민주당에 친화적인 장성급 군사 지휘관들을 전부 해임하겠다고 공언했다. 2024년 11월 14일 영국 언론매체 ‘로이터즈’ 보도에 의하면, 트럼프 정권 인수위원회는 트럼프 집권 2기에 트럼프의 국방정책을 반대하거나 방해할 국방부 관리들을 집단적으로 해임하기 위해 해임대상자 명단을 작성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보도 내용은 트럼프 집권 2기에 트럼프의 철군 정책을 반대하거나 방해할 국방부의 중간 간부들이 집단적으로 해임될 것이라는 점을 예고한다.

 

백악관, 국무부, 국방부가 트럼프의 철군 정책을 따르는 충성파들로 채워지면, 트럼프는 자신의 철군 정책을 신속하고 원활하게 추진할 수 있다. 혹시 연방의회가 트럼프의 철군정책을 반대할 수 있지만, 이번 선거에서 다수당의 지위를 차지한 공화당이 상원과 하원을 전부 장악했으므로, 이제는 연방의회마저도 트럼프의 철군 정책을 저지할 수 없게 되었다.

 

6. 트럼프의 재집권은 윤석열 정권에 재앙

 

트럼프가 철군 정책을 실행하려는 지역은 유럽, 일본, 한국이다. 트럼프는 그중에서도 철군 문제에서 가장 약한 고리인 한국에서부터 미 제국군을 철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의 국방정책은 해외에 주둔하는 미 제국군을 철수하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미 제국이 관리하기 힘들 만큼 너무 비대해지고 방만해진 군사동맹 체제들을 폐기하거나 축소하는 방향으로 추진될 것이다. 트럼프의 시각에서 보면, 미 제국의 군사동맹 체제는 미 제국의 국가안보를 지켜주는 유익한 도구가 아니라 미 제국의 군사력을 해외 여러 지역으로 분산시키고, 가뜩이나 부족한 미 제국의 국방비를 갉아먹는 해로운 존재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트럼프는 집권 2기에 철군 정책과 함께 동맹 축소 정책도 추진할 것이 분명하다. 트럼프의 국방 정책에서 철군과 동맹 축소는 밀접히 연관된다.

 

트럼프는 집권 1기 중에 미 제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에서 탈퇴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 트럼프는 미 제국이 이제껏 자기 국익에 가장 중요한 동맹체라고 믿어온 북대서양조약기구를 내버리겠다고 했으니, 그보다 덜 중요한 동맹국인 한국을 헌신짝처럼 내버리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아니다. 트럼프는 미 제국의 국익에 해로운 동맹에서 탈퇴하거나 동맹국을 내버리는 것이 제국 중흥과 패권 탈환의 길이라고 믿고 있다.

 

그러므로 트럼프의 시각에서 보면, 바이든이 집권 중에 저질러놓은 동맹 강화 조치들은 제국 중흥과 패권 탈환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는 어리석은 짓이다. 그래서 트럼프는 바이든의 동맹 강화 조치들을 폐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가 백악관에 들어가면, 바이든이 2023년 4월 26일 윤석열과 함께 채택한 ‘워싱턴 선언’부터 폐기할 것이다. 트럼프가 대통령령 문서에 서명하면 ‘워싱턴 선언’은 즉시 폐기된다.

 

트럼프가 ‘워싱턴 선언’을 폐기하면, 그 선언에 의거해 설립된 ‘핵협의그룹’도 해체될 것이고, ‘핵협의그룹’ 공동대표들이 2024년 7월 11일 서명한 ‘한반도 핵억제 핵작전 지침’도 무효화될 것이고, ‘핵작전 도상훈련’도 중지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윤석열 종미우익 정권은 사상 최악의 안보 위기에 빠지게 된다. 제국중흥론과 패권탈환론 외치는 망나니의 재집권은 윤석열 종미우익 정권이 피할 수 없는 끔찍한 재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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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유죄 판결 파장…국민일보 논설위원 “트럼프 닮은 이재명”

[아침신문 솎아보기] 징역형 집행유예 판결에 법원 공세 나선 민주당

조선 “겁박해도 원하는 결과 얻지 못해” 중앙 “지지층마저 멀어질 것”

정상회담서 윤 대통령에 방중 요청한 시진핑… “우회적 경고 메시지”

기자명박재령 기자

  • 입력 2024.11.18 07:34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지도부 의원들이 16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열린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3차 국민 행동의 날'에 참가해 함성을 지르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징역형 집행유예 판결을 놓고 민주당이 주말 집회 등에서 “미친 판결”이라며 공세에 나서자 사법부 독립을 인정하라는 아침신문 사설이 이어졌다. 조선일보는 “정치적 위력으로 사법 진실을 가리려는 ‘방탄 올인’ 전략은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 예상했고 중앙일보도 “항소는 장외 정치 말고 법리로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및 특검 촉구’ 3차 집회에서 “미친 정권에 미친 판결”이라며 “(윤 정권은) 이 대표의 정치생명만 없애면 자신들은 처벌받지 않을 것이고, 그 알량한 권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을 단단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사법의 정치화’, ‘정치의 사법화’ 모두 경계할 때”

조선일보는 18일자 사설 <李 대표 앞으로도 방탄 정치로 국정 가로막을 텐가>에서 민주당의 발언들을 나열하며 “이 대표와 민주당은 선거법 1심 선고를 앞두고 매 주말 장외 집회를 열어 법원을 압박했다”며 “민주당은 그동안 국회를 이 대표 방탄의 무대로 만들며 법원을 겁박했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정치적 위력으로 사법 진실을 가리려는 ‘방탄 올인(다 걸기)’ 전략은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 18일자 조선일보 사설.

중앙일보와 동아일보도 비슷한 취지의 사설을 냈다. 중앙일보는 <항소는 장외의 정치 말고 법리로 해야 한다> 사설에서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대법원 내년 예산을 정부 원안보다 246억원이나 더 늘려주며 회유하더니 판결이 나오자마자 판사들을 향해 무섭게 좌표를 찍어대고 있다. 판결 불복에 나서는 모습이 참으로 볼썽사납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이어 “이 대표의 호위무사를 자처하고 방탄 투쟁에 세게 나설수록 중도층은 물론이고 지지층마저 멀어지는 자충수가 될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지금 민주당이 해야 할 일은 장외 선동이 아니라 법리로 대응하되 사법부의 권위를 확실하게 인정하고 일단 겸허히 1심의 결과를 수용하는 것”이라고 했다.

동아일보도 18일 <李 중형 파장… ‘사법의 정치화’도 ‘정치의 사법화’도 경계할 때> 사설을 내고 “민주당이 이번 판결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금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고 한 뒤 “갈수록 정치와 사법이 뒤엉켜 국가적 혼란을 부추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헌법과 법률에서 법원의 독립성과 검찰의 중립성을 명시하고 있는 것은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 18일자 국민일보 칼럼.

이재명 대표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비교하는 칼럼도 나왔다. 태원준 국민일보 논설위원은 <트럼프를 닮은 이재명> 칼럼에서 “둘 다 전형적인 포퓰리스트로 불려왔다.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와 이재명의 기본 시리즈는 전혀 다른 성격의 정책임에도 대중영합주의란 본질을 공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태원준 논설위원은 “무엇보다 중범죄 피고인이란 점이 같았다. 트럼프는 성추문 입막음, 기밀문서 유출, 대선 뒤집기 등, 이재명은 선거법 위반, 위증교사, 대장동, 대북송금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며 “재판을 지연시켜 확정 판결 전에 대통령이 된다는 정치적 돌파 전략도 같았는데, 이 대목에서 닮은꼴 행진에 균열이 생겼다. 트럼프는 그것을 해냈다. 34가지 중범죄의 배심원 유죄 평결을 받았지만 선고 전에 대선이 열렸다. 반면 이재명은 선거법 1심을 2년 넘게 끌었지만 결국 유죄 선고가 나왔고, 아직 2년반이 남은 대선의 피선거권 박탈 위기에 몰렸다”고 했다.

경향신문 “이재명은 이재명, 김건희는 김건희다”

반면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정부·여당이 이번 판결만으로 분위기 반전을 꾀하면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경향신문은 18일 <이재명은 이재명, 김건희는 김건희다> 사설에서 “국민의힘은 김건희 여사 의혹으로 궁지에 몰린 국면을 반전시킬 기회로 삼으려고 한다. 그러나 이 대표 판결과 김 여사 의혹은 전혀 다른 사안”이라고 했다.

▲ 18일자 경향신문 사설.

경향신문은 “‘명태균 게이트’로 번진 김 여사의 공천·국정·인사 개입 의혹은 연일 새로운 내용이 폭로되며 확산하고 있다. 여당은 대다수 국민이 찬성하는 김건희 특검법을 막고 강제수사권도 없는 특별감찰관으로 이 국가적 혼돈을 비켜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며 “김 여사·채 상병 사건의 진상을 묻어둔 채 국정과 협치와 신뢰가 제 위치로 회복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인가. 여당이 무기력함을 벗고 민심과의 거리를 좁히는 길은 특검 협상에 나서는 것임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했다.

한겨레도 18일 사설에서 “자체적인 쇄신책 대신 야당 대표의 중형 선고를 빌미로 대통령과 당 지지율을 반등시키겠다는 구상인데, 국민이 이런 ‘눈속임’을 받아들일 것으로 본다면 오산”이라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여야 모두에 “아직 상급심이 남아 있는데다, 진행 중인 재판들도 있다. 이번 선고 결과를 놓고 과도하게 반응하거나 정략적으로 활용하려는 것은 여야 모두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군 러시아 파병에… ‘시진핑이 달라졌다’

지난 15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등과 함께 양자회담을 가졌다.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모두 회담 소식을 1면에 다뤘다.

▲ 18일자 국민일보 1면 사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중 정상회담에서 윤 대통령에 중국 방문을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는 1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강력한 중국 견제 전략을 예고한 만큼 이런 흐름에 동참하지 말라고 시 주석이 한국에 우회적인 경고 메시지를 던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한중 관계 개선이 본격화되는 것이라 봤다. 1면 <시진핑 11년 만에 방한할 듯> 기사에서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이번 회담을 계기로 내년 경주 APEC 정상회의 시 주석 참석은 사실상 굳혀진 것으로 해석된다. 성사되면 11년 만의 방한”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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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윤 대통령과 시 주석은 또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후속 협상도 가속화하기로 했다. 중국의 한국인 비자 면제, 공석이던 주한 중국 대사 임명에 이어 2년 만에 정상회담까지 개최하면서 한중 관계 개선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라고 덧붙였다.

중앙일보는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놓고 한·미·일이 공통된 목소리를 낸 것에 주목했다. 1면 <북한의 러시아 파병 시진핑도 달라졌다> 기사에서 중앙일보는 “APEC 정상회의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등에 대응하기 위한 중국의 역할을 압박하는 무대가 됐다”며 “(미중 정상회담) 당시만 해도 다른 굵직한 현안들에 밀려 북한 문제가 심도 있게 다뤄지지 않았는데, 파병이라는 무리수 감행으로 오히려 미·중 간 의제 중 우선순위가 높아진 셈”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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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우상호가 전하는 ‘대통령 탄핵’의 기억, 그리고 지금의 윤석열

16일 오후 서울 광화문 북측광장 앞에서 '김건희 특검 수용, 국정농단 규명! 윤석열을 거부한다 시민행진'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제공 :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 물결이 일고 있다. 국민들에겐 몇 해 전 박근혜 탄핵의 기억이 있다. 당시 최순실이라는 비선 실세의 국정개입, 대통령의 무능은 대중들의 분노를 촉발한 근원이었고, 여러 가지 크고 작은 문제들이 누적되는 과정을 거쳐 거대한 탄핵 물결이 만들어졌다. 지금 윤석열 대통령 탄핵 여론이 형성된 구조적 배경은 8년 전과 유사하다.
2016년 20대 국회에서 야당 원내대표를 지내면서 대통령 탄핵을 이끌었던 우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만나 그때의 경험을 들었다. 그리고 ‘윤석열 탄핵’의 조건들을 가늠해봤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유를 조각하고 여당 의원들을 설득하는 등 설계부터 실무까지 국회 내에서 벌어진 전과정이 그의 손을 거쳐서 이뤄졌다.

다음은 우 의원과의 질의응답 전문이다.

- 그때 박근혜 탄핵을 추진하게 된 과정을 복기해본다면?
= 시작 국면에서는 각각 떠도는 소문들이 들어오니까 그 소문들에 대한 팩트 확인을 하는 작업이 필요했다. 청와대 출신 조응천 의원이 그때 문제가 됐던 최순실 남편 정윤회 문건 관련된 내용들을 많이 알고 있었고, 손혜원 의원이 문화 쪽, 광고 쪽 얘기들을 많이 알고 있었다. 차은택 감독 관련해서도 최순실 이름이 나오고, 조응천한테서도 최순실 이름이 나오길래 ‘뭔가 좀 파봐야겠다’ 싶어서 TF를 만들었다. 별도로 안민석 의원은 계속 정유라 추적을 해왔었고. 조응천, 손혜원 포함해서 5~6명으로 꾸려진 TF팀에서 정보를 집대성해서 그림을 딱 그려보니깐 아귀가 딱 맞아떨어지더라.

- 이후 상황은 어떻게 전개됐나?
= 국정감사를 앞두고 터뜨리자는 쪽으로 논의가 됐다. 그 전에 김재수 농림부 장관 인사청문회가 있었는데 가만히 들여다보니깐 이 사람이 미르재단 관련 사업 등 최순실 동선과 겹치는 부분들이 있었다. 그래서 ‘이 사람이 권력의 향배를 잘 알고 거기에 줄을 서서 장관이 됐나 보다’라는 합리적 의심을 하고 파봤다. 본인은 부인했는데 내가 볼 때 농림부에 기라성같은 후배들이 있는데 이 사람이 차관을 마치고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으로 가서 은퇴 수순인데 다시 장관으로 쓴다는 게 이상했다. 그래서 이 사람 해임건의안 문제를 두드려본 거다. 이 문제를 국면 고조 전 단계로 잡아놨던 거고, 국감 시작 전 우리 정보를 토대로 한겨레, 경향 등에서 1면에 나기 시작하면서 언론들이 주목하기 시작한 거다.

 

 

 

우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 국감 분위기가 상당히 고조됐겠다.
= 대통령은 김재수 해임건의안 거부하고, 여당(새누리당)은 최순실 건 확산되는 거 두려워서 국감을 거부했다. 새누리당이 김재수 해임건의안 빌미로 국감을 거부할 때 그 문제가 한 1주일 동안 언론에 도배됐다. 국감이 시작되면서 언론들이 전부 최순실 건에 달라붙었다.

- 태블릿PC가 결정적인 트리거가 됐었다.
= 국감을 거치면서 단계를 밟다가 태블릿PC가 딱 발견됐다. 설마 설마 하던 게 150개가 넘는 증거물로 나와버린 거다. 국무회의에 올라가야만 볼 수 있는 1급 비밀 보고자료를 정호성이 최순실에게 가져가서 보고하고, 그 지침을 받아서 온 증거들이 다 있었다. 국정농단의 핵심 자료였던 거다. 국감 일주일 전부터 하나씩 터뜨리기 시작했고, 국감에서 정점을 찍으면서 전체 윤곽들이 드러나는 시점에 증거가 나오니깐 더 폭발했다. 거기다가 또 하나 국민 감정을 건드린 게 정유라의 이화여대 입시 비리였다. 그때 정진석 원내대표(당시 새누리당 대표)도 철렁했고, 다른 새누리당 의원들도 무너지기 시작했다.

- 탄핵소추안 처리 시기를 놓고 여러 주장들이 있었던 것 같다. 시기를 고르는 과정에서 어떤 판단이 작용했나?
= 세 가지다. 하나는 새누리당 의원 찬성표를 몇 표를 조직했느냐다. 광장에서는 계속 탄핵을 당기라고 하는데 아무리 계산해봐도 200표가 안 나오는데, 그 숫자를 만들어야 할 것 아닌가. 200표를 여유 있게 넘겼다고 판단되는 시점부터 탄핵 당론화를 했다. 두 번째는 의사일정이었다. 탄핵은 본회의가 이틀 연속 잡혔을 때가 아니면 못한다. 이미 정진석 원내대표와 9월 임시국회를 시작할 때 잡아놓은 본회의 일정이 있었다. 본회의가 이틀 연속 잡혀있던 게 12월 1~2일, 9~10일 두 개였다. 그 중간에 내가 잡자고 하면 당연히 안 잡아준다. 동의해주면 자기가 탄핵을 용인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당내 지도부에서 일부 탄핵 반대론이 있었다. 헌재에서 기각되면 역풍 맞을 수도 있으니 탄핵보다는 하야 쪽으로 가자는 의견이었고, 그걸 설득해가는 과정이 있었다. 그 세 가지 요소 때문에 탄핵소추안을 처리하는 일정은 12월달 이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 여당 의원들을 일일이 만나면서 설득했었나?
= 한 명 한 명 다 만나고 다녔다. 처음에 여당 의원들은 10월 말 국정감사가 끝나고 나서도 ‘진실이 도대체 뭐지’ 하면서 불안해하면서도, ‘설마 아니겠지’ 이런 정도였다. 내가 설명한 논리는 ‘지금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것 이상의 내용들이 더 있다. 최순실이 정호성을 시켜서 비서실장이나 수석들에게 지시사항을 전달하고, 그 사람들이 실제로 박근혜한테 확인도 안 하고 최순실이 시키는 대로 했다. 자연스럽게 국정 운영을 최순실이 한 꼴이 됐다’는 설명을 쭉 했다. 어떤 사람은 1년 넘게 담배 끊었는데 하나 달라고 하면서 괴로워하기도 했다. 내가 그랬다. ‘지금 이 촛불정국에서 탄핵이 안 이뤄지면 민중들이 청와대 밀고 들어간다. 그럼 총을 쏘게 된다. 분신하는 사람도 나올 거다. 제2의 광주 사태가 서울에서 벌어지면 어쩔 거냐? 대한민국 혼란이 장기화될 거다. 우리가 그래도 헌법기관인데, 나라를 생각해야 할 것 아니냐’, 이렇게 끊임없이 설득했고, 새누리당 의원들도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한 거다.

- 여당표 계산하고 취합하는 작업의 난이도가 상당했을 것 같다.
= 탄핵 문제로 집권당 의원들을 설득하는 일이 정말 쉬운 게 아니다. 일단 나는 명단 관리를 철저하게 했다. 취합 과정에서 새누리당 의원들한테는 명단을 무덤까지 가져가겠으니 걱정하지 말고 협조해달라고 했다. 그 사람들은 자기 이름이 드러나면 압박이 들어올 거고, 그렇게 되면 자기는 탄핵을 반대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래서 나는 추미애 대표를 포함해 당 지도부는 물론이고, 친한 의원들한테도 명단을 보여주지 않았다. 명단 안 보여준다고 삐지고 그랬다. 자꾸 찾아와서 명단 보여달라는 중진 의원들도 있었다. 그래서 내가 ‘보여드릴 순 없고 의원님하고 지역구 가까운 분은 아직 마음을 안 정했으니 그분에게 전화 좀 해 주십시오’ 이랬다. 근데 나중에 확인해보니 전화를 안 했더라.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유승민이나 정병국처럼 그때 공개적으로 탄핵 찬성했던 사람들이 대부분 그것 때문에 정치생명에 영향을 받았다. 그렇게 본다면, 본인들이 나서서 찬성하는 사람들이 아닌 한 내가 명단을 까발리는 건 굉장히 위험한 일이었다. 나는 그런 신의를 지켰다.

- 여당 내부 대세의 변화가 감지된 건 언제부터였나?
= 11월 하순. 25일 지나면서부터 대세를 잡았다고 생각했다. 11월 중순까지는 탄핵이 가능한 숫자가 안 나왔다. 그때 김무성, 유승민 두 분을 중심으로 25명 정도의 의원 모임이 만들어졌다. 그게 탄핵 찬성파 모임이었다. 그 사람들 100%가 찬성표 찍는다 하더라도 201~202표였는데, 그중에서도 5~6명이 매일 입장이 왔다 갔다 했다.

 

 

 

2016년 당시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와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정의철 기자
- 그 사람들 입장에선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 같다.
= 자기 정치생명을 거는 일이니깐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었을 거다. 나는 나중에 234표까지 계산이 되는 순간까지도 마음을 졸였다. 하루에도 10표 넘게 왔다 갔다 하니깐. 그렇다고 내가 매일 확인 전화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기록을 자꾸 남기면 안 되니깐. 그래서 그때 심적으로 좀 힘들었다.

- ‘탄핵이 가능하겠다’고 확신이 든 순간은 언제쯤이었나?
= 새누리당이 12월 초에 의원총회서 ‘4월 퇴진, 6월 대선’을 당론으로 정하는 순간 ‘아, 이건 확실하다’ 생각이 들었다. ‘더이상 이런 상황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정상적으로 국정 운영을 할 수 없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대선을 빨리 치르는 게 낫다’는 판단을 새누리당 고문단부터 전체 구성원들이 다 했던 거다.

- 그 당시 청와대서도 탄핵 반대표 작업을 엄청나게 하지 않았겠나?
= 박근혜 쪽에서 의원들한테 전화해서 엄청나게 겁박을 했다고 하더라. 그때까지는 검찰도 수사를 미적거리고 있었고. 나한테 탄핵 찬성한다고 했던 의원들도 청와대서 전화 오면 거기다 대고 ‘난 찬성이다’ 이렇게 말 못 하는 거다. 12월 초에 새누리당이 당론을 정하고 나서 박 대통령을 면담했는데, 그때 ‘4월 퇴진, 6월 대선’을 거부했다. 나중에 왜 그렇게 된 거냐 물어봤더니, 국정원 등 여러 정보기관과 정무수석실에서 당시 새누리당 의원들과 전화통화를 1대 1로 다 해봤더니 탄핵 찬성파가 현저하게 적어서 부결될 거라고 상황 판단을 잘못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 박근혜 탄핵은 숙명이었을까?
= 고비가 여러 번 있었다. 처음 태블릿PC가 터졌을 때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을 와서 개헌을 주장했다. 이슈를 전환하려고 반대하던 사람이 개헌을 꺼냈던 거다. 근데 개헌이 태블릿PC를 못 이기더라. 두 번째가 국회 추천 총리 이슈였다. 내가 정진석 원내대표한테 대통령이 사퇴하지 않겠다면 최소한 국정 운영에서는 반드시 손을 떼야 된다고 하면서, 외교·안보·국방을 제외한 내정을 총리한테 맡기고 총리를 대통령이 지명하지 않는 방식으로 합의해 오면 의총에 붙이겠다고 했다. ‘내정에서 손을 떼겠다’는 표현이 반드시 들어가야 된다고 했다. 근데 대통령이 뭐라고 발표했냐면, ‘국정 운영의 상당 부분을 총리에게 위임할 것이고, 그 총리를 국회에서 추천해달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내가 ‘손을 뗀다’는 명시적인 선언을 해줘야 된다고 하니 그쪽에선 죽어도 안 된다고 하더라. 그다음에 갑자기 김병준을 일방적으로 지명해버렸다.

- 박근혜가 그걸 받았으면 탄핵을 안 당할 수 있었나?
= 그게 탄핵당하지 않을 수 있는 모멘텀이었다. 새누리당은 ‘저 선에서 끝내자’ 이렇게 됐을 거고, 우리 의총에서 자중지란이 있었을 거다.

- 박근혜 탄핵 정국 때와 비교해보면, 지금 광장에 나오는 사람들의 규모나 분위기가 사뭇 다른 느낌이다. 사안의 엄중함은 그때와 지금 어떤 차이가 있다고 보시나?
= 정권에 대한 국민들 마음이 떠나갈 정도로 국정 운영을 잘 못하고 있다는 건 그때와 같다. 다만 그때는 탄핵의 근거로 삼았던 국정농단, 부정부패 비리에 관한 15~20개 정도의 결정적인 증거들이 있었다. 반면에 지금은 증거로 확인되는 것들이 아직 없다. 채상병 사망 사고 수사외압 의혹같은 경우도 ‘전화해서 격노했다고 들었다’ 전언이지 직접 그 얘기를 들은 사람이 증언하고 있지 않다. 그래서 대중들도 유보적인 것이다. 지금까지 국민들이 지지를 철회할 수밖에 없게 만든 잘못된 국정운영, 무능은 많이 있는데, 법률 위반이 없다. 형사재판에서 유죄를 받을 수밖에 없는 불법 사례들이 위헌 요소가 되는 거다. 나쁜 놈이란 건 다 안다. 그런데 인용될 증거나 법리 구성이 약하다.

- 증거가 더 나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을까?
= 물론이다. 이준석 대표가 던진 말은 증거가 된다. 집권당 대표로 있을 때 대통령과 직접 통화를 할 때 받은 부탁이 있고, 그 증거가 자기 핸드폰에 있다는 식으로 증언을 하지 않았나. 그건 박근혜 대통령이 공천개입으로 징역 2년 선고받은 것과 똑같은 범죄다. 지금까지 나온 것 중에 가장 확실한 증거라고 판단된다.

- 과거의 경험을 들어보면, 증거가 나온다 하더라도 여당이 동참하냐는 문제는 또 다른 차원인 거 같다.
= 지금은 국회 문턱을 넘기기가 어렵다. 8명 이상의 국민의힘 의원을 설득해올 수 있는 사람이 지금 지도부에 있는가 봤는데, 그쪽 의원들이 만나줄 사람이 한 명도 없다. 21대 국회 마지막 1년 동안도 여야 대화가 쉽지 않았고, 윤석열 대통령 이후에는 확실히 대화가 끊긴 거 같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특정 정당의 일방적인 법안 통과가 반복되면서 만나기도 싫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 같고, 민주당 쪽에서는 상대당 의원 만나는 데 대한 강경한 당원들 눈치를 보는 문화까지 겹쳐졌다. 국민의힘도 비슷한 맥락에서 야당 만나는 걸 조심하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 지금까지 상황에서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변심 가능성이 낮다. 김건희 특검조차 통과가 안 되지 않나.

- 민주당이 탄핵을 당론화하지 않는 것도 그런 현실적 문제 때문이라고 보면 되나?
= 국민의힘 의원들을 10명 이상 설득해오지도 못했고, 또 아직 그런 가능성도 약하다. 그리고 설사 국회 문턱을 통과한다 하더라도 현재의 증거 상태로는 헌법재판소에 가면 기각될 가능성이 있는데 기각되면 역풍이 부는 거다. 그러면 이재명 대표의 대권 가도에도 상당히 영향을 미친다. 검사나 판사 탄핵은 실패해도 큰 문제가 없는데, 대통령 탄핵은 다르다. 이게 기각되거나 부결되면 그 책임을 지금 지도부가 다 져야 한다.

- 민주당 쪽에서 조언을 구해오기도 하나?
= 전략기획위원장 하는 천준호 의원한테 전화가 와서 박근혜 탄핵 당시 상황을 체크하는 차원에서 물어봐서 내가 자세하게 설명을 해줬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7일(현지시각) 필리핀 말라카냥 궁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 루이즈 아라네타 마르코스 여사와 기념촬영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2024.10.07. ⓒ뉴시스
- 조국혁신당이나 진보당 등 다른 야당들은 민주당에 탄핵 대열에 합류하라고 한다.
= 그분들은 그렇게 주장할 수 있다. 책임을 안 져도 되니깐. 근데 우리 민주당은 제1당으로서 책임성이 있다. 그래서 지금 단계에선 쉽지 않은 면이 있다.

- 김건희 특검이 돌파구가 될 수 있을까?
= 김건희 특검을 통해서 증거가 확보되고, 그와 관련된 사람들이 기소돼서 유죄 판결이 나오고 하면 분위기가 좀 바뀌긴 할 거다. 대통령과 관련된 특검이어야 하는데 그건 현 단계에서는 구성하기가 쉽지 않다. 추측만으로 특검법을 내기가 어렵지 않겠나. ‘박근혜·최순실 특검’은 박근혜를 겨냥한 특검이었다. 이름도 그렇게 들어가 있었다. 그런데 지금 거론되는 특검은 대통령을 겨냥한 특검이 아니다. 채상병 특검도 임성근 선에서 끊어질 가능성이 크고, 김건희 주가조작 관련 특검이 된다 하더라도 그건 부인 문제지, 대통령이 관여된 게 아니다. 특검 대상자의 유죄가 입증된다 하더라도 그걸 대통령 잘못으로 연결하기에는 법률적으로 무리가 있다. 다만 김건희의 경우는 지금 검찰이 조사를 안 해서 그렇지, 주가조작 관련된 부분이 재판에서 인용된 것만으로도 대통령 임기 끝나면 바로 감옥 갈 수 있다.

- 향후 뇌관이 될 수 있을 만한 건 무엇일까?
= 윤 대통령 문제 관련한 부분들은 이 사람들이 법률가기 때문에 법률적 문제가 될 만한 것들부터 딱딱 증거인멸을 다 했을 거다. 근데 문제는 이준석이나 명태균처럼 상대방이 갖고 있는 건 쥐약인 거다. 결국 내부 고발이 더 나와야 된다. 우리는 그때 조응천 도움을 많이 받았다. 자극적인 뉴스는 차은택, 정유라 통해서 많이 나왔지만, 실제 탄핵이 가능했던 사유들 대부분은 조응천이 조각한 것들이었다. 그리고 특검에서 법리를 구성하고, 수사 과정에서 확보된 수많은 증거물들이 헌재에 같이 제출되면서 탄핵이 된 거다. 그런 아귀가 잘 맞았다. 지금은 이준석이 어느 정도 증거를 제출할지는 모르겠으나, 검찰에 제출하면 소용없다.

- 현 정권의 위기는 계속 이어질까?
= 국민 감정이 악화된 매개가 김건희다. 대통령에 대한 원망도 있지만, 적어도 여당 지지층까지 흔들리게 하는 건 김건희다. 대통령은 김건희 문제를 끊어야 된다. 대통령이 내부의 다른 견해와 비판적 조언에 대해 자꾸 격노하지 않나. 스스로 고립됐다. 끊어내야 할 걸 끊어내지 못한다면 결국 거대한 민심의 파고를 넘기 어려울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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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3시부터 일 시켜놓고 임금 4000만원 체불, 결국 집회로 받아냈어요"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4/11/18 08:39
  • 수정일
    2024/11/18 08:39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인력 아닌 인간입니다 ⑦] 성서공단지역지회 김희정 지회장-차민다 부지회장 인터뷰

최용락 기자 | 기사입력 2024.11.18. 07:01:28

임금, 안전, 휴식 등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노동조합 활동을 할 권리는 헌법상 모든 노동자에게 보장돼 있다. 이주노동자도 예외는 아니다. 2015년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이를 판례로 정립했다. 여기에는 미등록 이주노동자도 포함된다.

현실은 다르다. 고용허가제 등을 통해 입국한, 130여만 명으로 추산되는 이주노동자 중 노조에 가입한 이의 수는 2000명 이하로 추정된다. 이주노동자의 약 0.15%만이 노조할 권리를 행사하고 있는 것이다. 2023년 비정규직 노조 가입률 2.77%와 비교해도 20분의 1 수준이다.

이런 현실에서 전국금속노동조합 대구성서공단지역지회(성서지회)는 이채롭다. 150여 명의 조합원 중 130여 명이 이주 조합원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지난 6일 대구 성서지회 사무실에서 김희정 성서지회 지회장과의 인터뷰, 15일 이주노동자로 성서지회 간부로 활동 중인 차민다 성서지회 부지회장과의 연속 인터뷰를 통해 성서지회의 이주노동자 조직화 성공 비결을 들어봤다.

▲ 김희정 성서공단지역지회 지회장. ⓒ프레시안(최용락)

"이주노동은 더 싸게? 노동조건 하향평준화돼 정주노동자 고용에도 영향"

성서지회가 터 잡은 대구 달서 성서산업단지는 섬유, 전기·전자, 운송장비, 목재 등을 생산하는 소규모 사업체가 밀집한 곳이다. 2023년 대구시 통계를 보면, 입주업체는 2847개, 노동자 수는 4만7064명이다. 한 사업체가 평균 16명의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 셈이다.

인력난을 겪기 쉬운 작은 사업장에 이주노동자가 많다는 것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2023년 통계청 통계를 보면, 고용허가제로 입국한 이주노동자 69%가 30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한다. 50인 미만으로 범위를 넓히면, 이 비율은 78.8%가 된다.

작은 사업장이 많은 성서산단의 운영도 이주노동자의 노동을 빼고 말할 수 없다. 성서산단이 있는 달서 거주 외국인은 지난 4월 기준 1만2610명이었다. 김 지회장은 특히 작은 사업장의 청년 신규 취업자가 줄며 한국인 생산직 노동자들이 고령화되고 있다고 했다.

"이주노동자를 채용하려면 전체 정주(한국인)노동자를 구한다는 채용공고를 7일 이상 내야 하거든요. 그런데 와서 하루 이틀 못 견디고 가요. 그러면 현장에는 고령 노동자와 이주노동자들이 남아요.

태경산업이라는 회사에 조합원들이 있는데, 제일 젊은 사람이 이주노동자예요. 70이 넘은 생산직 정주노동자도 있어요. 조합원이 있는 다른 두 회사도 제일 젊은 정주노동자는 사업장을 선택할 수 없는 특례병(산업기능요원)이나 현장실습생이에요. 그걸 빼면, 61세 조합원이 제일 젊은 정주노동자인 곳도 있어요."

이주노동자가 많고, 그들의 노동이 꼭 필요한 산단에 자리잡았다는 사실 자체가 이주노동자와 함께하는 노조 활동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었다. 노조 내부에서도 이주노동자에 대한 배제와 혐오가 표출되곤 하는 것이 한국사회의 현실이다.

성서지회 안에도 진통이 있었다. 과거 한국인 조합원 중에는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고용한 사업주에게 신고를 무기 삼아 자신의 요구사항을 관철하는 이들도 일부 있었다. 성서지회 구성원 다수는 그러나 그런 행동에 분명히 선을 그었고, 이제 그런 조합원은 사라졌다.

김 지회장은 이처럼 성서지회가 "모든 노동자는 하나"라는 원칙을 지키며 운영돼온 것이 현재의 모습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주노동자도 인간'이라는 말의 다른 표현으로도 들리는 원칙이었다.

그는 이주노동자의 노동조건을 지키고 개선하는 일은 정주노동자의 노동조건에도 좋은 영향을 준다고 했다.

"정주노동자든 이주노동자든 똑같이 회사에서 일을 해 먹고 살아야 하는 사람들이잖아요. 그런데 이주노동자에게 최저임금을 주지 말자는 사람들이 있죠. 그렇게 하면 사용자들이 더 싼 사람들을 쓰려고 하면서 노동조건이 하향평준화되고, 정주노동자 고용에도 영향을 미칠 거예요. 그래서 모든 노동자가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적용받아야 하는 거고요."

▲ 성서공단지역지회 사무실에 차려진 이주노동자 무료진료소. 성서공단지역지회 제공.

한글교실, 무료진료소 운영에서 임금체불·사장 갑질 해결까지

성서지회의 활동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점은 이주노동자를 만나기 위한 생활밀착형 접근이다. 조합원들은 산단 구석구석을 누비는 선전 활동, 노동상담소 운영에 더해 언어, 의료 등 이주노동자들이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오래 이어왔다.

"노조 설립 초기부터 한글교실과 무료 진료소를 운영했어요. 이주노동자들이 겪는 어려움이 뭐가 있을까, 어떻게 하면 만날 수 있을까 고민하다 시작했어요. 한글교실이나 진료소에 왔다 지회에 가입한 분도 있었고요. 진료소 통역은 주로 아픈 노동자의 동료 중 한국 말을 할 수 있는 분들이 많이 하셨어요. 통역을 하던 이주노동자 중 한 분은 노조 상근 간부가 됐어요.

저희가 다 하는 건 아니에요. 마음이 동해 움직이는 분들이 있어요. 한국어 교사 중에는 이주노동자를 오래 취재했던, 한국어 교원 자격증을 가진 기자가 있고요. 진료는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의사들이 주로 봐주셔요."

이주노동자 조합원의 노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활동도 열심히 했다. 주로 발생하는 문제는 갑질을 하는 사장에게서 벗어나기 위한 사업장 이동, 임금체불 등이었다.

"OO목재라고 있었어요. 목재로 '파레트(pallet)' 같은 걸 만드는 회사인데, 불량이 난 목재를 기숙사 난방용 땔감으로 썼어요. 아궁이를 현대화했다고 보면 돼요. 회사에서 퇴근한 이주노동자들에게 그걸 떼게 시켰어요. 그것까지는 참았는데, 사장이 욕도 하고 때리기도 했어요. 항의집회를 열었어요. 당사자도 직접 참여했고요. 결국 회사가 사과문을 게시했고, 이주노동자들도 원하면 회사를 옮길 수 있게 됐어요.

또 심한 게 임금체불이에요. 근로계약서에는 출근시간이 8시인데 회사가 새벽 3시부터 일을 시켰는데, 돈을 못 받았다는 이주노동자가 있었어요. 항의하러 갔더니 회사가 자발적으로 한 일이라는 거예요. 누가 하루에 4시간 무료 노동을 자발적으로 해요. 말도 안 된다고 항의하고 4000만 원 정도 되는 체불임금을 달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2500만 원으로 합의를 보자더라고요. 안 되겠다 싶어 집회를 크게 해서 다 받아냈죠."

임금체불이나 갑질과 관련한 활동에 대해서는 공단 내 한국인들의 여론도 성서지회에 우호적이었다. 김 지회장은 이주노동자에게 임금을 안 주거나 욕을 하고 때리는 사업주는 주변의 한국인 사장이나 시장 상인, 노동자들에게서도 손가락질을 받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성서지회에서는 한발 더 나아간 변화도 있었다. 한국인 조합원들이 같은 사업장에서 일하는 비조합원 이주노동자의 노동권 보장을 요구하는 곳이 생겼다. 올해도 성서지회 소속 태경산업현장위원회가 △이주노동자가 원할 경우 자동계약연장, △이주노동자 상여금 인상 등을 요구안에 포함해 단체교섭을 진행 중이다.

▲ 성서공단지역지회 조합원들. 현수막에 '이주노동자와 평등한 일터 만들기'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성서공단지역지회 제공.

노조를 통해 '인력' 아닌 '인간'이 된 이주노동자

무엇보다 소중한 변화는 한국이라는 낯선 땅에 와 흔히 '인력'으로 대우 받는 이주노동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외치는 '인간'으로 바로 서기 시작했다는 점이었다. 이주노동자들은 조합원 혹은 간부로서 성서지회가 하는 사업을 주체적으로 이끌고 있다.

차민다 부지회장도 그 중 한 명이다. 2010년경 출국을 앞둔 동료의 체불임금 문제 해결방안을 찾던 중 성서지회를 알게 된 차민다 부지회장은 이후 5년여 간 거의 매주 일요일 성서지회가 운영하는 노동상담소, 무료진료소 등에서 통역 일을 도왔고, 2015년경 성서지회에 조합원으로 가입했다. 이후 2019년 성서지회 부지회장이 됐다.

"노동운동에 대해 잘 몰랐는데, 여기 와서 노조를 만나고 이주노동자들에게도 노동권이 있구나. 함께 싸울 수 있구나. 그런 의지가 마음 속에 생겼어요. 체불임금 안 주는 사용자들한테 항의하는 연설을 하면서 자꾸자꾸 마음속에 무서운 게 없어지고, 에너지가 생겼어요.

저는 노조 조끼를 너무 좋아해요. 현장에 가서 사장들 만나뵙고, 해결 안 되면 싸우고 하는데 노조 조끼가 얼마나 힘이 됐는지…. 14년 정도 성서공단 노조와 함께 상담도 하고, 투쟁도 하고, 사업주와 싸우고 하면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어요."

차민다 부지회장만 그런 것은 아니다. 성서지회에 가입한 이주노동자의 국적만 10개에 달하는데, 국가별로 "리더" 역할을 하는 간부들이 있다. 이들이 모여 성서지회 운영에 대한 회의를 하기도 한다. 이주노동자 조합원도 마찬가지다. 한 달에 한 번 두 개 조로 나눠 사업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나누거나 교육을 받기 위한 모임을 가진다.

차민다 부지회장은 조합원들을 만날 때면 노조는 "보험회사가 아니"라는 이야기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자신이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 나서는 일의 가치와 중요성을 강조하려는 뜻에서다. 단 혼자서는 해내기 어려운 그 일을 노조에 가입하면 뜻을 같이하는 동료들과 같이 할 수 있다는 것도 함께 강조한다고 했다.

차민다 부지회장과 10명의 국가별 "리더"들 역시 OO목재 '갑질 사장'에 맞서 이주노동자들이 사업장 이동을 요구할 때, 또다른 사업장에서 새벽 3시부터 이주노동자를 출근시켜 놓고 오전 8시 이전 업무에 대한 임금은 주지 않는 사장에게 항의할 때, 싸우는 이주노동자 조합원들과 함께 했었다.

▲ 사업장 변경 자유, 이주노동자 인권·노동권 보장 등을 요구하는 집회에서 차민다 성서공단지역지회 부지회장이 연단에 올라 마이크를 잡고 있다. 성서공단지역지회 제공.

한국사회에는 더 많은 성서지회가 필요하다

물론 성서지회도 조합원이 소수라 힘이 부칠 때가 많다. 갑질이나 임금체불 문제 해결을 요구해도 꿈쩍도 하지 않는 독한 사장을 만나면 어려움을 겪기도 하고, 이주노동자의 사업장 이동을 제한하는 것과 같은 구조적 문제 앞에서 벽을 느끼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쩌면 그렇기에 더욱 성서지회는 꾸준히 변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주노동자 스스로의 힘으로 현장에서부터 노동권을 쟁취하는 길은 노동조합 외에는 찾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김 지회장은 그런 노력이 노동계 전반으로 번지기를 바란다며 당장 할 수 있는 일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일하러 온 이주민이 130만 명이 넘었다고 하잖아요. 노조 가입을 늘릴 가능성은 충분한 것 같아요. 이런 말을 하면, 아직 내부 준비가 안 됐다고 이야기해요. 이주노동자들이 이미 이 사회의 일부분으로 자리잡고 있는데 계속 후순위로 미루면 안 돼요. 일단 밀고 나가면 좋겠어요.

작은 사업장들이 있는 공단에 활동가 두 명이 있으면, 이주노동자 무료 진료소를 열 수 있어요. 노조가 하겠다고 의지를 밝히면, 주변에서 돕겠다는 사람들이 나와요. 그런 사람들을 모아 시스템을 만들면 돼요. 공간은 노조 사무실 한켠에 열 수 있고요. 한글교실도 마찬가지예요. 노조가 이런 일을 하겠다고 하면 많은 사람이 동의할 거라고 봐요."

차민다 부지회장 역시 갈수록 이주노동자가 늘어나는 한국의 현실을 짚으며 "이주노동자에게 노동조합은 꼭 필요하다. 어떤 노동자든 노동권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주노동자든 이주노동자든 똑같은 노동자라고 생각하고 함께 싸우고 단결할 수 있는 사람이 늘면 든든할 것 같다"고 헸다.

성서지회 간부들의 바람과 달리 변화의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성서지회가 출범하고 이주노조 운동의 한 모델을 보여준 지 20년이 넘었다. 최근 3년간 정부가 사람 구하기 어렵다는 재계의 아우성에 따라 이주노동자 비자를 3배 넘게 늘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정주노동자와 이주노동자가 함께하는 노조는 특별한 사례다. 이제 한국 땅에서 없어선 안 될 이주노동자들이 권리를 가진 '인간'으로 서서 노동조건 개선을 외치는 일이 당연하게 느껴지는 일은 언제쯤 가능할까.

 

최용락 기자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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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부부에게도 똑같은 '법의 잣대'를

[이충재의 인사이트] 이재명은 허위사실 공표 기소, 윤석열은 불기소한 검찰...윤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은 뭉개기

24.11.18 06:34최종 업데이트 24.11.18 07:14

지난 10월 필리핀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자료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에서 중형이 선고되자 동일한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부부에게 관심이 쏠립니다. 나란히 '공천 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 대해 검찰이 제대로 수사해 법의 심판대에 올릴 수 있느냐가 관건입니다. 검찰이 '명태균 게이트'를 명품백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처럼 덮으려 할 경우 검찰의 존폐조차 장담할 수 없는 역풍이 불 거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법원의 이 대표 선고는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라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인 관측입니다. 선거 민심을 왜곡할 수 있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어온 판례와 정신을 감안한 것이라 해도, 말 한마디에 대한 대가치곤 너무 치명적이라는 게 중론입니다. 누군가의 기억이나 인식상태가 형사처벌의 대상이 됐다는 점도 논란의 여지가 큽니다. 경솔한 발언을 한 이 대표에 원인 제공의 책임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유력 대선주자의 피선거권이 제한되는 데 대한 파장도 클 수밖에 없습니다.

대선 패자와 승자 사이의 법의 형평성에 대한 논란도 불거집니다. 윤 대통령의 경우 대선 후보 시절 허위사실공표죄로 최소 11건이 고발됐는데, 이중 6건은 불기소처분이 내려졌고 5건은 처분이 아예 내려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도이치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김 여사 계좌를 전부 공개했다"고 허위진술한 혐의와 김만배씨와의 관계에 "전화 한 통 한 적 없다"고 허위진술한 의혹에 대해 고발당했습니다. 장모 최은순씨가 "상대방에게 50억원 정도 사기를 당한 것"이라는 발언도 허위진술 혐의를 받았습니다. 법조계에선 이 대표에 대한 기소와 판결과 비교하면 윤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수사와 기소는 편파적이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명태균 영장', 윤 대통령 부부 관련 내용 없어

'명태균 게이트'로 눈길을 돌리면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윤 대통령 부부 의혹 수사는 전혀 진척이 없는 상태입니다. 진행되는 상황을 보면 검찰의 수사 의지가 없다는 게 곳곳에서 포착됩니다. 가장 큰 의혹인 '공천 개입'만 해도 명씨 영장에는 윤 대통령 부부 관련 내용이 단 한 마디도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법조계에선 적어도 공개된 윤 대통령 육성 녹음의 존재라도 담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수사 확대에 대비한 핵심 단서를 관련자 영장에 넣는 수사의 기본 원칙조차 지키지 않았다는 주장입니다.

검찰이 윤 대통령 부부에 쏠린 시선을 돌리기 위해 프레임 전환을 시도하는 움직임도 포착됐습니다. 지난 12일 창원지검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를 조사할 방침이라는 보도는 검찰 쪽에서 흘렸다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이 전 대표가 명씨에게 보냈다는 카카오톡 대화 내역이 언론을 통해 공개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이 전 대표가 김 여사와 공천을 협의하는 등 공천 최종책임자로서 역할을 방기한 것도 문제긴 하지만 사건의 몸통이 윤 대통령 부부란 점에서 '명태균 게이트'의 방향을 돌리려는 의도가 역력하다는 게 일반적인 해석입니다.

검찰의 이런 태도는 윤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수사가이드라인으로 이미 정해졌다고 보는 분석이 많습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육성 녹음에 나온 자신의 발언("김영선이 좀 해줘라")은 외압이 아니라 공직선거법상 허용되는 '단순한 의견개진'이라고 했습니다. 검찰이 수사를 한다고해도 제1호 당원인 대통령의 조언으로 선을 그을 것이란 전망의 배경입니다. 동시에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해선 공직선거법 대상이 아니라고 빠져나갈 공산이 큽니다. 김 여사가 명씨에게 전달한 500만원도 단순 격려금으로 규정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법조계에선 명씨 구속 이후 검찰이 선택할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됩니다. 가장 유력한 방안은 핵심 의혹인 '공천 개입' 부분은 전혀 안 할 수 없으니 최대한 느슨하게 할 거라는 예상입니다. 이 전 대표와 당시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해 이 전 대표가 폭로한 공천 대상자 등을 차례로 조사하며 시간을 벌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 여사에 대해서는 소환조사는 고사하고, 출장조사도 어려울 거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검찰은 명씨와 김영선 전 의원 구속영장에 "돈을 받고 공천에 개입해 대의제 민주주의를 망가뜨렸다"라고 썼습니다. 윤 대통령 부부가 여론조사 조작 댓가로 공천을 줬다면 그야말로 민주주의를 훼손한 중대 범죄인 셈입니다. 진상을 규명하려면 윤 대통령 부부에 대한 조사가 반드시 이뤄져야 함은 두말 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재명 대표에게 드러웠던 촘촘한 그물을 검찰이 윤 대통령에게 똑같이 던질지를 국민들은 주시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명태균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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