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는 원활한 대기확산으로 전 권역이 ‘좋음’ 수준을 보일 전망이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17일은 전날부터 이어진 가을비로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바람도 강하게 부는 날씨가 이어진다. 강원 산지엔 눈이 쌓이거나 빙판길이 생길 수도 있다.
기상청은 이날 “북쪽에서 내려오는 찬 공기 영향으로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는 가운데 전국이 대체로 흐리다가 오후부터 차차 맑아진다”고 예보했다.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4~15도, 낮 최고기온은 10~17도로 전날보다 5~10도가량 떨어진 기온을 보인다. 주요 지역 예상 최고기온은 서울 10도, 인천 10도, 수원 10도, 춘천 12도, 강릉 14도, 청주 11도, 대전 12도, 전주 12도, 광주 12도, 대구 13도, 부산 16도, 제주 16도다. 이날 오후부터 바람이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 낮아질 수 있다.
기압골의 영향으로 이날 오전까지 중부지역과 전라권, 경북 서부 내륙에는 가끔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강수량은 수도권, 충청권, 전라권, 경상권 5㎜ 안팎, 강원 내륙 5~10㎜, 제주 최대 10㎜다. 강원·경북 동해안·산지는 비 대신 눈이 내릴 수 있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바람이 순간풍속 초속 15m 내외로 강하게 불 것으로 예상된다. 너울에 의한 높은 물결이 해안가나 갯바위, 방파제를 넘는 곳도 있으니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
미세먼지는 원활한 대기확산으로 전 권역이 ‘좋음’ 수준을 보일 전망이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현장] 빗속 열린 집회서 모인 시민들, 尹대통령에 '김건희 특검법' 수용 촉구
박상혁 기자/서어리 기자 | 기사입력 2024.11.17. 05:02:09
서울 도심에서 윤석열 대통령 퇴진과 '김건희 특검' 도입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비상행동'은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10만 명(주최측 추산)이 모인 가운데 '김건희 특검 수용, 국정농단 규명! 윤석열을 거부한다 시민행진' 집회를 진행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금까지 11차례에 걸쳐 24건에 달하는 법안을 거부했다"며 "거부권은 국회의 입법권이 행정권의 본질을 침해할 때 그 남용을 견제하기 위해 마지막 수단으로 마련된 것이지 본인을 향한 수사를 막기 위한 방패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검경 수사, 대통령 배우자 앞에서는 한없이 무디기만 해"
이들은 지난 11월 14일, 국회가 세 번째로 통과시킨 김건희 특검법을 두고 "특검법에 포함된 수사대상 중 하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이라며 "다른 주범들은 기소되어 2심까지 선고되는 지난 4년 동안, 김건희 여사는 검찰청도 아닌 다른 공간에서 황제조사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검찰이 무리하게 무혐의 처분을 하기 위해 거짓말까지 한 것이 들통났다"며 "대통령이 말하는 탈탈 털었다는 검찰 수사가 과연 있었나. 다른 이들에게는 한없이 날카로운 검경의 수사가 대통령 배우자의 혐의 앞에서는 한없이 무디기만 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또 하나의 특검 수사대상으로 명시된 것은 대통령과 대통령 배우자의 공천개입 의혹"이라며 "대통령 부부의 불법 또는 부정으로 의심되는 폭로와 의혹이 날마다 터져나오고 있다. 대통령이 배우자와 개인에게 선거와 공천 개입을 허용했다면, 국어사전을 바꾸지 않아도 국정 농단에 해당하는 엄중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주권자 국민에게서 어떠한 위임도 받지 않은 자들이 국정에 개입한 것은 헌정 질서를 어지럽히는 범죄"라며 "철저한 진상규명이 이뤄져야 하지만 이미 신뢰가 땅에 떨어진 검찰에 수사를 맡길 수 없다"고 특검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은 김건희특검법의 거부권 행사를 예고했다"며 "대통령이 본인과 배우자에 대한 특검을 거부하는 것은 이해충돌이다.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 방해 의혹도 마찬가지다. 거부권 남발은 헌법과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대통령은 더이상 거부권을 행사하지 말라"면서 이날 모인 시민들을 향해 "김건희 특검법을 윤석열 대통령이 감히 거부하지 못하도록 시민의 분노를, 시민의 힘을 보여주자"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우리는 더 큰 우리가 되어 11월 23일 다시 광장에 모일 것"이라며 "더 많은 시민들이 행진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도심을 향해 시민행진, 힘찬 발걸음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지난 2년 반 동안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을 바라보며 무력감과 박탈감을 느꼈다"
이날 무대에 오른 시민들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김건희 전 코바나컨텐츠 대표에 대한 특검법을 수용하라고 촉구하는 한편, 대정부 집회에 대한 폭력적 진압에 대해 규탄했다.
최근 교내에서 '윤석열 정부 퇴진 국민투표'를 진행하는 문제를 두고 학교 측과 갈등을 빚던 중 경찰에 연행된 부경대학교 학생 이승민 씨는 이날 집회에서 직접 마이크를 잡고 정권 퇴진 운동을 시작한 배경을 밝혔다.
이 씨는 "지난 2년 반 동안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을 바라보며 무력감과 박탈감을 느꼈다. 불공정과 비상식이 판을 치고 내 안전조차 책임져 주지 않는 국가 앞에서 더 이상 꿈을 꿀 수 없었다"고 했다.
이어 "지난달 28일부터 부산 지역 학교들에서 윤석열 대통령 퇴진 국민투표를 받아왔으나, 부경대의 경우 교직원 수십 명이 나와 학칙을 근거로 학생들을 가로막는가 하면 경찰 200여 명을 투입해 학생들의 입을 틀어막고 무자비하게 끌어냈다"며 "헌법이 보장하는 정치적 기본권이 학칙으로 가로막혀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학생들을 탄압하고 폭력으로 진압한 대학당국과 경찰을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대통령이 가진 권력을 더 이상 국정농단 의혹을 회피하며 자신의 배를 불리기 위해 악용할 것이 아니라 본래 목적에 따라 시민들의 민생을 챙기는 데 사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신세영 변호사는 "대통령이 정치 브로커의 청탁을 받았다는 육성이 나왔음에도 공천을 부탁한 적 없다며 발뺌한다. 열심히 살아가는 국민들이 이런 대접을 받아서는 안 된다"며 "국가는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는데 대통령은 국회의원들이 제정한 법률에 거부권을 남발하는 등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에게 대단한 걸 바라지 않는다. 청년이 주거비용에 시달리지 않고, 여성이 맘 편히 밤길을 다니고, 노동자가 땀 흘려 노동한 것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길 바라고, 성소수자가 자신의 지향과 정체성에 따라 차별 없이 살아갈 수 있고, 장애인이 장애로 인해 자신의 권리를 포기하지 않길 바란다"며 "대통령은 누구의 개입도 받지 않고 오직 국민을 위한 임무를 수행하라"고 명령했다.
집회에 참여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임기 동안 거부권을 24차례 행사하는 반(反)헌법적 대통령은 이승만 이래 본 적 없다. 대통령이 한 명인지 두 명인지 알 수 없는 정권은 처음"이라며 "더 늦기 전에 윤석열 정권이 망쳐놓은 나라를 되살려야 하고, 김건희 특검이 그 시작이다. 특검으로 법 앞에 만민이 평등하고 죄 지은 자는 누구든 똑같이 처벌받는다는 걸 입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도 발언자로 나서 "알고 보니 윤석열은 권력 서열 1위가 아니다. 지난 2년 반 동안 김건희 씨는 남편 어깨 위에 올라타 권력을 휘둘렀다"며 " 국민들이 힘을 모아 윤석열 대통령을 파면하고, 김건희 씨를 수사하고, 정치검찰을 해체해야 한다. 추락하는 정권에는 날개가 없다. 석 달도 너무 길다"고 역설했다.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서울 종로구 동십자각 로터리 인근에서 시작해 명동 방면으로 행진하며 윤석열 정권 규탄을 외쳤다. 이날 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집회에 나선 촛불행동 측도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 민심"이라며 정권을 규탄하는 목소리를 냈으며, 시민행진 시작 전 광화문 일대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김건희 특검' 수용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여는 등 하루 동안 윤 정권을 비판하는 대규모 집회가 세 차례 이어졌다.
한편,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 받아 정치 인생 최대 위기를 맞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서울 종로 경복궁 인근에서 민주당 주최로 열린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및 특검 촉구' 제3차 집회에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선고를 받은 후 열린 첫 집회였다.
"이재명 펄펄하게 살아서 인사드린다"며 말문을 뗀 이 대표는 "포기하지도 힘을 빼지도 말고 손가락 하나라도 놀리고 전화라도 한 통하고 댓글이라도 쓰고 손 꼭 잡고 함께 참여해 우리가 펄펄하게 살아있음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이어 "투명하고 공정한 세상, 모두가 공정한 기회를 누리고 기여한 만큼의 몫을 보장받는 나라를 만드는 것. 그게 이재명이 꿈궈왔던 세상"이라며 "모든 선량한 국민들이 원했던 세상"이라고 했다.
그러며넛 이 대표는 "이 나라의 주인이 국민이 아닌 것 같다. 어느 순간부터 이 나라의 주인은 윤석열·김건희·명태균으로 바뀐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이제 국민이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주인 자리를 당당하게 되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16일 오후 서울 광화문 북측광장 앞에서 '김건희 특검 수용, 국정농단 규명! 윤석열을 거부한다 시민행진'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제공 : 뉴스1




![‘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비상행동’이 16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김건희 특검 수용, 국정농단 규명! 윤석열을 거부한다 시민행진”을 개최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411/212096_104818_5647.jpg)
![전국비상행동이 주최한 시민행진에는 야5당이 동참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411/212096_104817_5533.jpg)
“김건희 특검법을 윤석열 대통령이 감히 거부하지 못하도록 시민의 분노를, 시민의 힘을 보여줍시다. 대통령이 두려워해야 할 것은 성난 민심입니다. 마지막 경고를 무시한다면 남은 것은 주권자의 심판뿐입니다.”
노동·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비상행동’이 16일 오후 5시 45분께 서울 광화문에서 개최한 “김건희 특검 수용, 국정농단 규명! 윤석열을 거부한다 시민행진”에 야5당이 연대해 한목소리로 ‘김건희 특검법’ 수용을 촉구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각 당을 대표해 발언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411/212096_104819_5648.jpg)
![시민행진 집회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 진행됐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411/212096_104820_5717.jpg)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국민이 뽑은 적이 없는 대통령 배우자가 국정에 개입하고 총선에 개입하고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알고 보니 권력 서열 1위가 아니었다”고 최근 불거진 대통령 휴대전화 사용, 명대균 씨에게 돈을 준 점 등을 적시하고 “2년 반 동안 남편의 어깨 위에 올라타고 권력을 휘둘렀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나아가 ‘탄핵’과 ‘파면’, 김건희 수사, 정치검찰 해체를 제시하고 “석달도 너무 길다”고 외쳤다.
조국 대표는 “이미 우리들의 가슴 속에는 분노가 차올라 넘치고 있다”며 “8년 전 시민사회단체가 그랬던 것처럼 이제 전국비상행동이 중심이 되어 국민의 마음을 모아달라. 여러분이 중심에 선다면 우리 정당들도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는 “국민의 생명, 국민의 안전, 행복, 존엄, 그 무엇에도 관심 두지 않는 이런 자가 국가원수로서 외교를 하고, 행정수반으로 민생을 책임지고, 국군통수권자로 지휘하는 나라에 어떻게 2년 반을 더 살 수 있단 말이냐”고 묻고 “윤석열 탄핵의 겨울을 함께 맞이하자”고 결의를 다졌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눈떠보니 선진국이던 대한민국이 눈떠보니 후진국으로, 김건희 왕국으로 전락했다”며 “국회가 만든 법률을 24번이나 거부하는 반헌법적인 대통령은 이승만 이래 본 적이 없다. 대통령이 한 명인지 두 명인지 알 수 없는 정권은 유사이래 처음 아니냐”고 강도높게 비판하고 “특검을 거부하는 대통령과 국민의 힘은 반헌법 세력”이라고 규정했다.
![민주노총 집회에서 경찰 폭력으로 부상을 입은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와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가 먼저 무대에 올랐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411/212096_104821_5852.jpg)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411/212096_104825_619.jpg)
지난 9일 민주노총 집회에서 경찰 폭력으로 갈비뼈가 부러진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는 “야만적인 정권에 정치검찰, 정치판사, 정치언론이 결합해서 국민을 우롱하는 이 나라 너무도 부끄럽고 분통이 터진다”며 “깨어 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 이것이 우리가 어떤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잊지 말아야 할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라고 강조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는 “경제도 평화도 민주주의도 내팽개치고 공천놀음 권력놀음 좋아하고 정치검찰들 좋아하고 기소장과 압수수색 영장으로 겁박하는 대통령, 그런 대통령은 자격이 없다. 이제는 끝내야 한다”며 “기본소득당도 국민과 함께 촛불을 들고 대한민국을 밝히기 위해서 굳세 강하게 싸우겠다”고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외쳤다.
집회에는 해병대 예비역 대위 방혜린 군인권센터 국방감시팀장과 경찰의 대학 난입으로 연행된 이승민 부경대 학생, 정금석 쿠팡 로켓배송 사망노동자 정슬기의 아버지, 조애진 KBS 시사다큐 PD 등이 ‘시민발언’에 나섰다.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은 ‘시민발언’에서 “내년 2025년은 또 다른 을사년이자 을사조약 120년, 한일협정 60년이다. 윤석열 정부는 이를 기화로 신한일협정을 획책하고 있다”면서 “지금 일본군 '위안부' 역사 부정을 금지하는 법안이 국회에 발의돼 있다. 조속한 법안 제정을 위한 국민청원이 진행 중이니 부디 여러분들의 관심과 참여 부탁드린다”고 알리고 “우리 이제 더 정신 차려서 미래 세대에게 더 무거워진 역사의 짐을 떠넘기지 말자”고 호소했다.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시민발언자로 나서 일본군 '위안부' 역사 부정을 금지하는 법안의 조속한 개정을 촉구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411/212096_104829_2436.jpg)
![참가자들은 11월 23일 다시 모일 것이라고 예고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411/212096_104826_76.jpg)
시민행진 참가자들은 “김건희 특검법 수용, 국정농단 규명! 윤석열을 거부한다” 제목의 ‘시민선언문’을 통해 “오늘 우리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마지막 경고를 하기 위해 모였다”며 “대통령이 본인과 배우자에 대한 특검을 거부하는 것은 이해충돌”이라고 지적하고 “대통령은 더이상 거부권을 행사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는 시민선언문 낭독을 통해 “마지막 경고를 무시한다면 남은 것은 주권자의 심판뿐”이라며 “우리는 더 큰 우리가 되어 11월 23일 다시 광장에 모일 것”이라고 예고했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 등이 시국선언문을 낭독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411/212096_104822_5925.jpg)
![시민행진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명동을 향해 행진에 나섰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411/212096_104824_5958.jpg)
빗속에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김건희 특검법 수용, 국정농단 규명! 윤석열을 거부한다” 현수막을 앞세우고 명동까지 거리행진을 벌였다.
한편, 이날 전국비상행동이 주최한 시민행진에 앞서 야당들은 각각 별도의 대회를 개최했으며, 더불어민주당은 같은 장소에서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3차 국민행동의 날’을 진행했다.
![시민행진에 앞서 더불어민주당이 주최한 집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선거법 1심 판결 이후 첫 대중연설에 나섰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411/212096_104827_745.jpg)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411/212096_104828_745.jpg)
선거법 1심 공판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우리는 동지이다. 부족함이 있어도, 비록 불만이 있어도 그 작은 차이를 넘어서 더 큰 적을 향해 함께 손잡고 싸워 나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하고 “이재명은 결코 죽지 않는다. 바로 여러분이 있기 때문”이라고 외쳤다. 나아가 “이재명은 죽지 않는다. 민주주의도 죽지 않는다. 이 나라의 미래도 죽지 않는다. 여러분이 확실하게 보여달라”고 호소했다.
이 대표는 “내 자식들의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것도 결국 나의, 그리고 동지들의 작은 실천에 달려있다”며 “포기하지도 말고 힘을 빼지도 말고 손가락 하나라도 놀리고, 전화라도 한 통 하고, 댓글이라도 쓰고, 이 자리에 함께할 수 있으면 손 꼭 잡고 함께 참여해서 우리가 팔팔하게 살아있음을 보여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독려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시민행진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김건희 특검법 수용, 국정농단 규명 !
윤석열을 거부한다
가을이 깊어가고 겨울이 오는 길목에서 우리는 다시 광화문에 모였습니다. 따뜻한 온기 대신, 차가운 아스팔트 바닥에 앉아 촛불을 들고 있습니다. 왜 우리는 다시 광장에 나설 수밖에 없었을까요? 지금 대한민국은 총체적인 위기 상황입니다. 검찰과 경찰, 권익위와 감사원까지 권력기관들은 대통령과 그 배우자의 하수인으로 전락했습니다. 대통령은 언론을 장악하고 어렵게 쌓아온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있습니다. 공정과 상식은 무너졌습니다. 물가는 오르는데 월급은 제자리고, 주가는 곤두박질치고 환율이 급등하여 경제는 벼랑끝에 몰려 있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반도에도 전쟁의 위험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접경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커지면서 우발적인 충돌이 전면전으로 확대될 우려가 큽니다. 지난 주 대통령의 공천개입 육성이 공개되고 지지율이 20% 아래로 떨어지자 대통령은 사과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사과는 말뿐이고, 구차한 변명과 궤변으로 가득한 시간이었습니다. 대한민국 최고공직자, 대통령의 공적지위에 걸맞는 책임감을 조금도 찾아 볼 수 없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무엇하나 변화나 쇄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제 주권자가 나서 대통령의 생각과 행동을 바꾸어야 할 때입니다. 오늘 우리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마지막 경고를 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거부권 남용하는 윤석열을 거부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금까지 11차례에 걸쳐 24건에 달하는 법안을 거부했습니다. 거부권은 국회의 입법권이 행정권의 본질을 침해할 때 그 남용을 견제하기 위해 마지막 수단으로 마련된 것이지 본인을 향한 수사를 막기 위한 방패가 아닙니다.
지난 11월 14일, 국회가 세 번째로 통과시킨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김건희 특검법에 포함된 수사대상 중 하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입니다. 다른 주범들은 기소되어 2심까지 선고되는 지난 4년 동안, 김건희 여사는 검찰청도 아닌 다른 공간에서 황제조사를 받았습니다. 검찰이 무리하게 무혐의 처분을 하기 위해 거짓말까지 한 것이 들통났습니다. 대통령이 말하는 탈탈 털었다는 검찰 수사가 과연 있었습니까. 다른 이들에게는 한없이 날카로운 검경의 수사가 대통령 배우자의 혐의 앞에서는 한없이 무디기만 합니다. 공정과 상식이 무너진 것입니다. 대통령 배우자는 물론이고 대통령도, 그 누구도 법 위에 존재해서는 안됩니다.
국정농단 진상을 규명하라
또 하나의 특검 수사대상으로 명시된 것은 대통령과 대통령 배우자의 공천개입 의혹입니다. 대통령 부부의 불법 또는 부정으로 의심되는 폭로와 의혹이 날마다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배우자와 개인에게 선거와 공천 개입을 허용했다면, 국어사전을 바꾸지 않아도 국정 농단에 해당하는 엄중한 사안입니다. 주권자 국민에게서 어떠한 위임도 받지 않은 자들이 국정에 개입한 것은 헌정 질서를 어지럽히는 범죄입니다. 철저한 진상규명이 이뤄져야 합니다. 그러나 이미 신뢰가 땅에 떨어진 검찰에 수사를 맡길 수 없습니다. 그래서 특검이 필요합니다.
김건희 특검법과 국정농단의 진상규명을 위해 행진합시다
윤석열 대통령은 김건희특검법의 거부권 행사를 예고했습니다. 대통령이 본인과 배우자에 대한 특검을 거부하는 것은 이해충돌입니다.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 방해 의혹도 마찬가지입니다. 거부권 남발은 헌법과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일입니다. 여기 함께 한 시민들의 목소리로 엄중히 경고합니다. 대통령은 더이상 거부권을 행사하지 마십시오.
김건희 특검법을 윤석열 대통령이 감히 거부하지 못하도록 시민의 분노를, 시민의 힘을 보여줍시다. 대통령이 두려워해야 할 것은 성난 민심입니다. 마지막 경고를 무시한다면 남은 것은 주권자의 심판뿐입니다.
우리는 더 큰 우리가 되어 11월 23일 다시 광장에 모일 것입니다. 더 많은 시민들이 행진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도심을 향해 시민행진, 힘찬 발걸음을 시작합시다.
2024. 11. 16.
‘김건희 특검 수용, 국정농단 규명!’ 윤석열을 거부한다 시민행진 참가자 일동
국민의힘은 윤석열 퇴진 집회를 왜곡하면서 두 가지 효과를 얻는다. 사법부를 압박받는 기관으로 포장해, 정치적 논란의 한가운데로 끌어낼 수 있고, 야당 분열을 통해 윤 대통령 퇴진 집회의 의미와 동력을 상실시키는 거다.
그 가운데 하나가 오늘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이는 윤석열 퇴진 구호와 별개임을 자각해야 한다.

법원 겁박? 오히려 여당이 정치 압력 넣어
여당 국민의힘은 앞선 민주당의 ‘윤석열 퇴진 집회’를 ‘법원 겁박 집회’라며 평가절하했다. 그러면서 민주노총까지 싸잡아 “무죄를 주장하는 이재명 대표의 방탄을 위해 장외집회를 열었다”며 “이러한 시위가 판사에 대한 압박을 목적으로 한다”고 폄훼했다.
그러나 민주노총과 민주당이 주최한 집회는 세종로 일대에서 진행됐고, 집회에서 재판부를 언급하거나, 법원을 대상으로 한 발언, 구호도 없었다. 재판부를 압박하려는 의도로 보긴 어려운 집회였다.
오히려 국민의힘의 설득력 없는 주장에 사법부가 정치적 압박을 느낄 가능성이 있었다. ‘법원을 겁박했다’는 주장을 재판부가 의식하도록 해, 어떤 판결이 나와도 정치적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환경을 조성한 거다.
이는 선제적 방어 역할도 하게 된다. ‘사법부가 겁박에 못 이겨, 굴복한 것’이란 해석을 위해 명분을 미리 쌓아놓은 거다. 만약 법원이 이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면, ‘야당의 겁박에 공정성을 잃은 사법부’ 프레임에 말려들 것이 뻔했다. 사실상 사법부에 압박을 가한 것은 국민의힘이었단 이야기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벌써 항소심을 대비한 포석을 깔았다. SNS를 통해 “판사 겁박 무력시위에도 불구하고 법에 따른 판단을 한 사법부의 결정을 존중하고 경의를 표한다”면서 “이 선고로 인해 더불어민주당이 판사와 사법부를 겁박할지도 모르겠다”고 전했다.

더 강력한 야권 연대로 정부·여당 밀어내야
실제로 압력이 통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오늘 선고로 여당은 야당의 분열까지 덤으로 얻게 될 가능성이 생겼다.
그러나 야권 내 분열은 정권에 대한 견제를 약화시킬 뿐 아니라, 민주주의 회복이라는 대의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윤석열 퇴진 대오는 이번 선고 이후에도 단결을 유지하며, 더 강력한 야권 연대로 정권 견제에 나서야 한다.
이재명 대표의 법적 문제와 정권 퇴진운동은 분리하여 대응하며, 야권 전체의 목표를 향한 단결된 전략이 필요하다.
바로 내일인 16일, 야5당(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이 함께하는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3차 국민 행동의 날’ 집회가 열린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농단, 공천개입, 노동개악 등을 규탄하는 목소리는 아직 유효하다. 공동의 목표를 잊지 않고, 더 강한 야권 연대로 정부·여당을 밀어내야 한다.
![윤석열정권 퇴진운동본부는 15일 오전 시민사회와 종교, 문화단체 16곳이 새로 합류했다며, 퇴진운동의 확대 강화를 선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411/212090_104805_5828.jpg)
지난 9일 윤석열정권 퇴진 1차 총궐기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윤석열정권 퇴진운동본부(주)'(퇴진본부)에 종교, 문화, 시민사회가 합류하며 정권 퇴진 움직임에 탄력이 붙고 있다.
퇴진본부는 15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12층 중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각계 시민사회와 종교, 문화단체 16곳이 참여하게 되었다며, '더 크게, 더 넓게, 더 강하게' 퇴진본부의 대열이 확대 강화되었다고 발표했다.
이날 퇴진본부 참여를 결정한 단체는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실천불교승가회, 야단법석승가회, 윤석열폭정종식 그리스도인모임,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등 종교단체와 한국민예총, 한국작가회의(자유실천위원회) 등 문화단체, 그리고 언론소비자주권행동, 노후희망유니온, 전국대학민주동문회협의회, 참교육동지회, AOK, 정의자유해병연대, 주권자전국회의, 전국비상시국회의, 전대협동우회 등 각계 시민사회단체를 비롯한 16곳.
이로써 퇴진본부는 11월 13일 현재 참관단체인 서울시국회의, 울산민중행동(준)과 경기, 부산, 경남, 대전, 충남, 강원, 전북을 비롯한 7개 참가 지역과 민주노총, 전농, 빈해련, 진보당, 한국노총 소속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등 44개 단체 참가에 이어 67개 단체로 늘어나게 됐다.
이날 16개 단체의 합류로 퇴진본부는 지난해 6월 27일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이 주축이 되고 청년, 여성, 대학생 등이 결합해 준비위를 발족한 이래 1년 5개월여 만에 '모두 퇴진의 한 마음으로 모이자'는 대의를 중심으로 중요한 흐름을 만들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 늦기전에 윤석열정권 퇴진을 위해 하나로 뭉쳐 싸우는 국민운동이 필요하다고 호소해 온 민주화운동 원로들(전국비상시국회의, 2023.5.발족)과 천주교, 개신교, 불교 단체, '70년대 이후 민주화운동 경험을 공유한 전국대학민주동문회협의회 등이 퇴진본부에 참가한 것이 주목된다.
채상병 사망을 계기로 민주사회를 위한 열망을 분출하고 있는 해병대 예비역들이 함께 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강새봄 진보대학생넷 전국대표(오른쪽)와 하원호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411/212090_104806_052.jpg)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윤석열정권의 국정농단이 극에 달하며 20%의 둑이 무너지고 그 끝을 모르도록 추락하고 있으나, 윤정권은 아무런 반성도 없고, 전쟁조장과 공안탄압, 그리고 집회시위의 자유를 심대히 침해하며 퇴진을 요구하는 국민을 탄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국민은 윤석열정권을 버렸"으며, "국민적 저항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하면서 "고쳐쓸 수 없는 정권, 윤석열정권에게는 '퇴진'외에 답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더 크게 더 넓게 더 강하게 윤석열 퇴진운동을 전개하려 한다"고 밝혔다.
"11월 20일 2차 총궐기, 12월 7일 3차 총궐기로 투쟁을 확대해 윤석열정권 퇴진을 실질화할 것이며, 특히 12월 7일 윤석열정권 퇴진 3차총궐기를 퇴진을 위한 범국민적 항쟁의 날로 만들어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석운 퇴진본부 공동대표는 여는 발언을 통해 "정치 브로커와 함께 국정을 농단하는 내용이 대통령 자신의 육성으로 공개되었는데도 사실과 다르다고 하고 그걸 모략이라고 강변한다. 어쩌다 저런 대통령을 뽑게 되었는지 우리 국민들은 너무나 창피하다"고 하면서 "우리 주권자 국민들은 더 이상 참을 수없는 상황이 된 것 같다. 이게 나라냐! 이게 대통령이냐!를 다 함께 크게 외쳐야 되겠다"고 퇴진투쟁의 결의를 다졌다.
퇴진본부에 새로 참가한 전국비상시국회의를 대표해 발언에 나선 정해랑 조직위원장은 "윤석열정권의 임기를 중단시켜야 할 것인가, 또는 그것이 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이제 의미가 없다고 본다"며, "틀림없이 그만둘 거고 그만두게 해야 한다. 우리의 관심은 어떻게 할 것인가에 모아져야 한다. 하루라도 빨리 그만두게 하지 않으면 나라가 멍든다. 무슨 짓을 할지 모르기 때문에 그래야 한다"고 윤정권 퇴진의 당위성을 확인했다.
퇴진의 방법론에 대해서는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새로 가입을 결정한 16개 단체들간에도 의견 차이가 있지만 함께 못할 만큼의 차이는 전혀 아니다"라고 하면서 "신뢰하면서 함께 하고 그래서 반윤석열 투쟁을 하는 사람들이 모두 모일 수 있는 길로 나아가자"고 호소했다.
윤석열폭정종식 그리스도인 모임 운영위원장인 정진우 목사는 "웬만하면 맘에 안들어도 참고 견뎌야 된다고 생각했지만 이미 이 정권은 금도를 넘어섰고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라고 진단했다.
"가장 뼈아픈 것은 국민들의 정신을 황폐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경제가 무너진 사회는 버틸 수 있지만 인간의 영혼이 망가진 사회를 어떻게 사람사는 사회로 만들 수 있겠나"라고 하면서 "그 지점에서 (윤석열정권 퇴진은)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온 국민의 과제가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은 야당이 반대하고 국민들이 데모 좀 한다고 해서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하면서 "우리가 압도적으로 하나로 뭉쳐야 되겠다. 쉽지 않은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올 겨울 이 싸움에 모두가 한마음으로 반드시 좋은 결실을 낼 수 있도록 힘을 모아나가자"고 강조했다.
강욱천 한국민예총 사무총장은 "우리 예술인들은 윤석열을 퇴진시키고 대한민국이 공정과 상식, 평화와 안정을 되찾을 때까지 시, 노래, 그림, 연극, 춤, 풍물 등 각자의 예술 언어로 예술 행동으로 무장하여 예술 저항을 이어나갈 것"이라며, "이제 윤석열은 국민의 대통령이 아니다"라고 선언했다.
![퇴진본부 참가단체 대표들이 골프연습에 열중하는 윤석열에 퇴진 딱지를 붙이는 상징의식을 진행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411/212090_104807_228.jpg)
[박세열 칼럼] '손바닥 王자'에 어디 국가관이, 애국심이 엿보이는가?
장님 무사와 앉은뱅이 주술사. 이 소름끼치는 비유는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많은 것을 설명해 준다.
김건희의 국민대학교 박사 논문 "아바타를 이용한 운세 콘텐츠 개발 연구: 애니타 개발과 시장적용을 중심으로"를 읽어봤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제 처가 쓴 논문은 점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고 디지털 아바타 이야기"라고 말했다. 맞다. 디지털 아바타의 궁합에 관한 이야기다. '애니타' 홍보자료를 그대로 베꼈다는 논란은 논외로 한다 쳐도, 이 논문이 사실상 사업 제안서 수준이라는 평가는 틀리지 않다. 이용자가 본인 사주와 관상을 아바타에 반영해 사람들을 '매칭' 해주는 서비스다. (디지털 아바타 이야기라면서, 주역과 음양오행에 대한 설명을 논문에 장황하게 나열한 이유는 여전히 모르겠다.)
장님 무사와 앉은뱅이 주술사는, 이 논문에 따르면 최고의 매칭에 해당된다. 김건희가 말했다. "우리 남편도 영적인 끼가 있어서 나랑 연결이 된 거야." 영적으로 연결된 장님 무사와 앉은뱅이 주술사, 듣고싶어 하는 이 말을 명태균이 딱 집어 해 줬으니, 얼마나 기뻤을까. 사기란 건 '호구들' 몇명의 마음만 뺏으면 된다. 모두를 속일 필요가 없다.
'주술', '점술', '예지력'부터, '무속', '풍수', '미륵'까지 동서고금의 '이교'와 '마법'을 아우르는 김건희의 이 신념들을 어떻게 수식할 수 있을까. 이를테면 주술과 무속은 다르고, 풍수와 점술은 다르다고 한다. 온갖 전문가들이 나와 장황하게 설명하지만, 김건희는 사실 스스로 자신의 능력을 밝힌 바 있다. "웬만한 무당이 저 못 봐요. 제가 더 잘 봐요." 스스로를 '메타 무속'의 자리에 위치시킨 이 비범한 인물의 사고 방식을 우리는 알아야만 한다. 그가 필부필부가 아니고 대통령의 부인이기 때문이다.
막스베버에 의하면 주술(혹은 마법)은 전근대의 상징이다. 베버는 전근대와 근대 사회를 구분하는 기준으로 탈주술화(disenchantment)를 제시한다. 제사장이 '신탁'을 받아 통치하는 시대를 벗어나 이성을 통해 선출된(혹은 선별된) 시스템에 의한 합리적 통치의 시대로 넘어온 것이다. 현직 대통령의 정신적 지주로 알려진 김건희의 '마법'이 합리적 통치 시스템에 개입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은, 그래서 우리를 전근대의 시간으로 옮겨 놓는다. 현대를 살아가는 대한민국 사람들이 대통령 부부를 보면서 인지부조화를 겪고 있는 원인은 여기에 있다.
인간은 마법과 주술에 의한 통치 방식을 버렸다. 하지만 마법과 주술은 사라진 게 아니다. 막스 베버도 겪지 못한 2차세계대전은 '합리'와 '이성'이 어떻게 실패하는지에 관해 지독한 자기 반성을 요구했다. 칼 융 같은 학자는 그 틈에서 합리로 설명할 수 없는 '영적인 세계'가 사회 안에서 어떻게 의미를 갖는지 규명하려 했다. 사회의 영역에서 '탈주술화'된 마법은 개인화하기 시작했다. 사주와 관상, 궁합과 풍수, 현대인이 점집을 찾고 귀인을 찾는 이유는 인간의 본성이 '합리'로만 이뤄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 사회에서 주술이 살아남은 이유는 철저히 그것이 '개인화' 됐기 때문이다. '공적인 자리'에 개입하는 주술은 억압하되 사적인 주술은 널리 장려됐다.
그리하여 현대 사회의 '재주술화'(reenchantment)는 두 가지 상반된 의미를 갖는다. 이성의 한계를 보완하는 의미로서 '주술'은 필요하다. 신정 시대를 지나온 종교가 현대 사회에서 살아남은 이유는 어찌됐든 '종교'의 긍정적인 의미가 사회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처럼 주술은 양면성을 갖고 있다. 세속화된 종교가 폭력과 사랑을 동전의 양면처럼 모두 품고 있는 것처럼.
'이성의 토대 위에 쌓은 근대 국가들은 전쟁과 같은 어리석은 우를 범하지 않을 것'이라던 가설이 무너진 건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다. 그래서 인류가 베트남전쟁을 맞닥뜨리자 '재주술화'(reenchantment)의 물결이 시작됐다. 문명을 거부하고 인간 본성을 인정하자는 68혁명과 반전 히피 운동은 그 사례라 볼 수 있겠다. 히피 커뮤니티 세례를 받고 자란 스티브 잡스와 같은 인물이 기술과 감성을 접목해 인간 세계를 (좋든 싫든) 새로운 연결의 시대로 끌고 들어온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본다. 지금 SNS 시대를 보라. 어디에 합리와 이성이 공존하는 이상향이 존재하는가. SNS는 기술과 이성이 빚어낸 욕망과 허영, 그것을 먹고 자라는 대중 권력의 주술과 마법의 시대, '재주술화'를 상징한다. 전근대와 현대가 뒤섞인 곳이 바로 현재의 세계다.
이런 시대에 김건희와 같은 캐릭터가 한국 사회에 등장했다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다. 전근대와 근대, 주술과 비주술을 오가며 사업을 성공시키고 박사 학위를 딴 그는 '영적인 끼'가 있는 사업가로, 세속의 '사법 권력'을 가진 남편을 만났고, 이 사회에서 추구할 수 있는 궁극의 '개인적 욕망'과 '개인적 허영'을 주술에 녹여냈다.
그 욕망은 '남편을 대통령으로 만드는 것', 즉 '권력' 그 자체를 대상으로 한다.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 검사'로 세속적 스타성을 쟁취한 후 대중들의 지지를 받아 최고 권력을 획득하는 것, 그만큼 가슴 뛰게 하는 일은 없었으리라.
김건희의 문제는 '주술'이 '개인의 욕망' 실현의 도구에서 그쳐버렸다는 점이다. 과거 '주술의 시대'에 제사장(혹은 제사장이자 왕)은 백성의 안위나, 풍년의 기원, 나라의 윤리적 기반 확보 등 '대의'를 위해 주술을 부렸다. 그리고 국가 대사를 결정했다. 세속화하기 전 신정국가들의 제정신 박힌 리더도 '신민'을 앞세우고 신의 뜻을 이 땅에 뿌리내리는 '대의'에 천착했다. 하지만 김건희는 달랐다.
남편이 검사 생활에 적응 못해 로펌행을 택했을 때 김건희가 남편을 다시 검사직으로 돌려보낸 이유는 '돈'의 문제가 아니라 '권력' 때문이었다. '큰 일'을 하기 위해선 억대 연봉의 로펌보다 박봉의 검사가 더 유리하다는 걸 잘 알았기 때문이다. 명태균은 김건희의 꿈해몽을 하며 그가 간절하게 원하는 게 무엇인지 정확하게 꿰뚫어 보았다.
강혜경의 주장에 의하면 "해외 방문할 때 (명태균이) '꿈자리가 좀 안 좋다. 비행기 사고가 날 거다'라고 해서 (김건희가) 일정을 변경한 적"이 있다. 그리고 남편이 젊은 여성을 만나 떠나는 꿈은 '대통령이 될 꿈'으로 해석되고, 남편을 솥에 삶아먹는 '윤핵관'으로부터 남편을 구해내야 하는 것이다. 중요한 건 국가대사가 아니라 자신과 남편의 안위, 자신의 안위다. 주술의 가장 나쁜 면을 수렴해 권력 그 자체를 목적으로 사용하고자 하는 그 마음가짐 자체에서 사람들은 질리고 있다. 공적인 마인드의 부재다.
그러니 대통령이 된 후에 뭘 할지, 이른바 '프레지던시'에 대한 아무런 철학이 없었던 것이다. 후보 토론회에서 윤석열이 '손바닥 왕'자를 새겼을 때의 그 마음은, 대통령직 그 자체에 대한 욕망일 뿐이다. 스스로 왕이 되고자 하는 '주술'에 다름아니다. 손바닥 왕자에서 애국심과 국가관을 읽어낼 수 있는가? 공적 목적이 결여된 주술은 심지어 전근대의 그것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대통령의 페르소나를 흉내내고 있었으니, 급조된 정책들이 설익은 채로 시장에 나왔다가 철회하기를 몇 차례나 반복했던가. '동해 석유'를 캐자면서 갑자기 '국정 브리핑'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었으나 단 한 차례에 그쳤고, 도어스테핑은 '바이든 날리면' 보도에 불만을 품고 없애버렸다. 뜬금없이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세계를 누비더니, 119대 19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흐지부지 마무리한다. "청와대에 가면 뒈진다"는 소름끼치는 소리에 반응하는 것도, '죽음'에 대한 두려움, 이른바 '급살'에 대한 두려움의 발로이지, 거기 어디에 '국가관'이나, '애국심'이 엿보이는가.
김건희가 차라리 '4대 개혁의 방향'에 대한 점을 치거나, '예지력 있는 귀인'으로부터 '국가 발전 방향'에 대한 얘기를 경청했다면 조금 쯤은 달리 생각해 볼 여지가 없지 않았을 거다.
이 부부는 자신들의 운명과 욕망을 위해서만 주술에 기댔다. 그들의 '주술'은 이기적 주술이다. '이타적 주술'이 좋다는 건 아니지만, 남을 위해 주술을 부리는 이타적 주술조차도 안 보인다.
대통령 부부에게 이 말을 들려주고 싶다. 오이디푸스는 자신에게 걸린 마법을 풀어내기 위해 온갖 수를 썼지만, 신은 그를 정해진 운명으로 돌려 놓았다. 오히려 운명에서 벗어나려 시도했던 그 방법이, 그를 정해진 운명의 길로 가도록 한 아이러니를 교훈으로 삼길 바란다.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공직선거법 1심 선고] 김문기·백현동 발언 모두 '허위사실' 판단... 피선거권 박탈형
24.11.15 15:05l최종 업데이트 24.11.15 18:22l 글: 김종훈(moviekjh)
사진: 권우성(kws21)
이정민(gayon)
[기사 보강 : 15일 오후 5시20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나왔다. 이 형이 대법원까지 확정될 경우 이 대표는 향후 10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민주당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보전받은 지난 대선 선거비용 434억 원도 반납해야 한다. 이번 판결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더 커지는 상황이 됐다.
15일 오후 2시30분부터 시작된 이 대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선고공판에서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34부(재판장 한성진)는 기소된 혐의 중 일부를 제외한 핵심 내용을 유죄로 인정하면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 대표는 대선 후보 신분이었던 2021년 12월 방송 인터뷰 등에서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성남시장 재직 때는 알지 못했다'는 취지로 말했는데, 검찰은 이것이 허위사실이라고 기소했다. 또 같은 해 10월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과 관련해 '국토교통부로부터 협박을 받았다'는 취지로 발언했는데, 검찰은 이것도 같은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이번 판결은 지난 2022년 9월 기소된 이후 2년 2개월만에 나왔다. 이 사건은 이 대표가 벌금 100만 원 이상만 확정되면 향후 피선거권이 박탈되므로 주목을 받아왔다. 이 판결은 이 대표가 받고 있는 4개 재판 중 첫 번째 법원 판단이다. 오는 25일 또 한차례 이 대표 1심 선고(위증교사 혐의)가 예정되어 있다.
재판부 "발언 허위, 고의적... 죄책 무겁다"
1심 재판부는 공소사실의 핵심이 되는 이 대표의 '김문기를 몰랐다' 발언과 '국토부 협박이 있었다' 취지 발언이 허위사실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전자 발언의 경우 주요 발언 세 개(① 성남시장 재직 시 김문기의 존재를 몰랐고 ② 해외출장 중 김문기와 골프를 치지 않았고 ③ 도지사가 되고 공직선거법위반으로 기소된 다음에 김문기를 알게 됐다) 중 두번째만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2015년 1월 6일경부터 1월 16일경까지 9박 11일간 11명이 참석한 호주 및 뉴질랜드 출장에서 출장기간 중인 2015년 1월 12일경 호주 멜버른에 있는 골프장에서 함께 출장을 간 다른 성남시청 직원들은 모르게 유동규, 김문기와 같이 골프를 쳤다"면서 해당 발언은 허위라고 단정했다. 이어 "피고인이 이 사건 골프 발언을 하기까지 기억을 환기할 기회나 시간은 충분했다"라며 "(허위 발언의) 고의도 인정된다"라고 지적했다.
다른 두 발언에 대해서는 "허위로 판단되고 고의도 인정된다"면서도 '허위사실 공표죄'는 아니라며 무죄로 판단했다. '몰랐다'는 발언이 법적으로 금지되는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다른 공소사실인 백현동 관련 '국토부 협박 받았다' 발언은 전체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나 공무원들이 국토부로부터 의무조항에 근거해 용도지역 변경을 해주지 않을 경우 협박을 강요했다고 볼 수 없다"며 "결국 피고인의 이 사건 백현동 발언은 허위라고 판단된다"라고 봤다. 그러면서 "백현동 발언 당시, (이 대표는) 미리 패널을 준비하기도 했다"며 "피고인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강조했다.
종합적으로 재판부는 "선거과정에서 유권자에게 허위사실이 공표되는 경우에는 유권자가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없게 되어 민의가 왜곡되고 선거제도의 기능과 대의민주주의의 본질이 훼손될 염려가 있다는 점에서 죄책이 가볍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선거과정에서의 표현의 자유를 고려하여야 하지만 허위사실 공표로 인하여 일반 선거인들이 잘못된 정보를 취득하여 민의가 왜곡될 수 있는 위험성 등 역시 고려하여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결론은 징역 1년-집행유예 2년이었다.
22분간 서서 주문 들은 이재명 "현대사의 한 장면 될 것... 항소한다"
이날 이 대표는 재판장인 한성진 부장판사의 주문을 22분간 피고인석에 서서 들었다. 중간중간 한 부장판사의 입에서 "유죄", "피고인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말이 반복될 때마다 이 대표는 긴장한 듯 침을 삼키는 모습을 보였다.
선고 후 법정 밖으로 나온 이 대표는 마이크를 대는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오늘의 이 장면도 대한민국 현대사에 한 장면이 될 것입니다. 현실의 법정은 아직 두번 더 남아있고, 그리고 민심과 역사의 법정은 영원합니다. 항소하게 될 것입니다. 기본적인 사실 인정부터 도저히 수긍하기 어려운 그런 결론입니다. 우리 국민여러분께서도 상식과 정의에 입각해서 판단해 보시면 충분히 결론에 이르실 수 있을 것입니다."
기자들이 '형량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여전히 부인하는가', '위증교사 사건은 어떻게 보는가' 등을 물어봤지만, 이 대표는 답을 하지 않은 채 빠져나갔다.
이날 현장에는 박찬대 원내대표, 이해식 당 대표 비서실장, 김민석·전현희·한준호·김병주·이언주·주철현 최고위원, 조승래 수석대변인 등 당 지도부를 비롯한 친명계 의원 40여명이 함께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은 이번 판결에 대해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하여 항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짧게 밝혔다.
'피선거권 박탈형' 소식에 지지자들 눈물... 오전부터 찬반 집회로 어수선한 서초동
이 대표의 유죄에 피선거권 박탈형 소식이 전해지자 서초동에서 집회를 열고 있던 지지자들 사이에서 탄식이 터져나왔다. 일부 지지자들은 눈물을 보였고, 일부는 격한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지지자들은 이날 오전부터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서문 앞 대로 2개 차로에서 무죄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무대에는 "국민이 심판한다, 정치검찰 해체"라고 쓰였고, 참여자들은 "이재명은 무죄다", "정치검찰 탄핵하라" 등이 적힌 손팻말을 흔들었다.
반면 이 대표를 반대하는 보수단체들은 서초동 지검과 법원 사이 도로에서 양 방향 한 개 차로씩을 차지하며 집회를 열었다. 이 집회 단상에는 "이재명 법정구속"이라고 쓰여 있었고, 참여자들은 태극기 또는 성조기와 함께 "재명아 깜방가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었다. 마이크를 잡은 일부 참여자는 "한동훈도 구속하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지지-반대 양 측의 집회에 경찰 병력까지 어수선한 가운데 법원 측은 오전부터 동쪽과 서쪽 출입문에서 출입자들의 가방을 검사했다. 법원 측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위험한 물건이 있는지 검사했으며, 또한 손팻말이나 태극기, 풍선 등 시위 용품을 가지고 법원에 들어가지 못하게 핬다.
[분석] 물 빠지는 증시에 약해진 환율 방어력, 비상 상황…모든 정책 역량 동원해 대책 마련해야
[아침신문 솎아보기] 명태균 구속, 수사 확대 가능성 나와…이 와중에 골프 논란까지
김건희 특검법 국회 통과, 한겨레 “여사, 남편 위해 ‘특검법 수용’ 자청할 때”
이재명 1심 선고 결과는? 세계일보 “벌금형 100만원 이상 나오면 일극체제 출렁”
입력 2024.11.15 07:35
윤석열 대통령과 여권이 김건희 여사와 명태균씨의 공천개입 의혹, 골프 논란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국정 지지율은 바닥권을 형성했으며 지난 14일 국회에선 3번째 김건희 여사 특검법이 야권 단독으로 처리됐다. 명씨 구속으로 수사 범위가 대통령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동아일보는 윤석열 대통령을 두고 “보수진영으로선 업보”라고 규정하며 보수진영이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이 없다고 본 것이다.
동아 “윤석열, 객관화 훈련 전혀 안 돼… 가족 감싸기 초상식”
동아일보 이기홍 대기자는 칼럼 <변화 거부한 尹부부… 보수도 더 이상 인질처럼 매일 수 없다>에서 “대통령 부부는 변할 의향이 없다”며 보수진영의 집단적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윤 대통령은) 내재적 관점으로만 자신을 바라볼 뿐 외부의 시선으로 자신의 상황을 객관화시켜 보는 훈련이 전혀 안 돼 있음을 드러냈다”며 “그의 ‘와이프 퍼스트’ 철학은 일반인의 가족 감싸기와는 완전히 다른 초상식의 수준임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윤 대통령이 김 여사가 과거 육영수 여사처럼 국정에 대해 조언을 할 뿐 국정농단이 아니라고 한 점에 대해 “아내가 정권 최고 실력자 행세를 하고 있음을 알면서도 ‘아내로서의 조언’이라고 규정했다면 이는 국민 기만이고, 육 여사에 대한 모독”이라고 밝혔다.
동아일보는 윤석열 대통령을 “보수진영으로선 업보”라고 규정했으며, 김 여사에 대해 “억울한 누명과 가짜뉴스의 수렁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될 수도 있고, 잘못이 있다면 지금 처벌받는 게 낫다. 지금 피하면 다음 정권에서 몇 배 더 혹독하게 치르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천지가 무너져도 검찰·법원 포토라인에 못 서겠다면 조용히 아프리카 등 제3세계로 가서 임기말까지 봉사 활동하라. 여사 문제를 풀지 못하는 한 국민이 다시 윤 정권 지지로 돌아오는 건 기대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했다. 동아일보는 “보수는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며 “대통령이 쇄신을 거부하면 아예 보수진영에 설 자리가 없어질 것이라는 압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동아일보는 사설 <곳간 빈 尹 정부의 갑작스러운 “양극화 타개”… 돈은 어디서> 사설에서 윤 대통령이 임기 후반부 국정목표를 ‘양극화 해소’로 맞춘 것에 대해 “정부 안팎에선 ‘뜬금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등으로 대통령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진 상황에서 민심 수습을 위해 황급해 내놓은 것 아니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건희 여사에 대한 여권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지난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야권이 김건희 여사 특검법 수정안을 의결한 것이다. 이번이 3번째로, 국민의힘은 대통령실에 거부권 행사를 요청할 방침이다. 한국일보는 사설 <야 ‘김건희 특검법’ 세 번째 처리… 여 ‘보이콧’ 능사 아니다>에서 “임기 후반부에 들어선 윤 대통령 지지율은 20%를 밑돌고 있다. 4대 개혁 추진은 고사하고 국정 운영조차 어려운 백척간두 상황”이라며 “여당은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청할 게 아니라 김 여사 의혹 해소를 위한 선제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한겨레는 <특감으로 ‘김건희 특검’ 막겠다는 여권, 민심은 안 무섭나> 사설을 내고 “국민의힘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어 특별감찰관(특감) 후보 추천에 나서기로 했다”며 “특감을 앞세워 특검 민심을 방어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비리를 감찰·예방하는 특감과, 이미 곪을 대로 곪은 범죄 의혹을 규명하는 특검은 역할 자체가 다르다”고 비판했다.
한겨레 최혜정 논설위원은 <이제 ‘사랑꾼 김 여사’를 확인할 시간>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스스로 판단해 김건희 여사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면서 “윤 대통령 부부의 특수한 관계를 고려할 때, 이는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의 ‘결단’에 달려 있다는 시각이 많다”고 했다. 한겨레는 “윤 대통령의 ‘사랑꾼’ 면모는 이미 온 나라가 다 안다. 이제는 김 여사가 남편을 위해 ‘특검법 수용’을 자청할 때”라고 밝혔다.
경향신문은 사설 <김건희 특검법 세번째 통과, 윤 대통령 ‘성난 민심’ 직시해야>에서 “윤 대통령은 김 여사 문제를 매듭짓지 못하면 통치 불능 상태에서 헤어날 방법이 없다. 국정을 포기하면서까지 김 여사를 지키려 할수록 민심은 떠나갈 것”이라며 “윤 대통령은 거부권 행사로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서울신문 이민영 정치부 차장은 칼럼 <육영수와 김건희, 그리고 공적 지위>에서 영부인에 대한 공적지위 개념을 정립해야 한다고 했다. 서울신문은 “영부인은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지만, 대통령의 배우자로서 사실상 공적 지위를 갖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 기회에 대통령 배우자의 역할을 규정하는 법률을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대통령 배우자의 공적 활동을 양성화하는 동시에 과도한 개입을 견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명태균 구속 “윤석열-김건희 행적 사실확인 작업 뒤따를 수밖에”
국회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이 통과된 지난 14일, 공천개입 의혹 핵심 당사자인 명태균씨는 영장실실심사를 마친 뒤 구속됐다. 동아일보는 명씨가 검찰에서 김건희 여사에게 돈을 받은 적 있다고 털어놨다고 밝혔다. 동아일보는 5면 <명태균 “金여사에게 두번 정도 돈 받아”> 기사에서 명씨가 ‘(김 여사에게) 두 번 정도 (돈을) 받은 기억이 있다. 교통비 정도’라고 진술했다면서 “당시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입당 후 당내 경선에 막 뛰어든 시점으로, 봉투에는 김 여사가 운영한 전시기획사인 ‘코바나컨텐츠’가 적혀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국일보는 수사가 윤석열 대통령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일보는 3면 <명태균發 의혹 규명 탄력… ‘尹 여론조사’ 등 수사 확대 가능성>에서 “김영선 전 의원과의 돈거래에 대가성이 있다는 점이 명확해지면, 검찰 수사는 명씨와 관련한 다른 의혹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명씨는 김 전 의원에게 돈을 받는 과정에서 윤 대통령 부부 등 정계 유력 인사들과 친밀한 관계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고, 대통령 부부와 직접 통화를 했던 정황이 다수 확인됐다”며 “결국 윤 대통령과 김 여사의 행적에 대한 사실 확인 작업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 와중에 윤석열 대통령 골프 논란까지
이런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 골프 논란도 적지 않다. 윤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에 8년 만에 골프 연습에 나섰다고 밝혔지만, 군 장병의 골프가 금지된 기간에 골프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이다. 한겨레는 1면 <“윤 대통령, 8월 한미 훈련때도 골프장 갔다”>에서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4일 윤 대통령이 한미 연합군사훈련 기간,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 당시 골프를 쳤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한겨레는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군 골프 금지 기간에 라운딩을 한 전례는 찾기 어렵다. 더구나 윤 대통령은 ‘굳건한 한-미 동맹’으로 북한의 도발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며 “남북이 일촉즉발의 대치 상황인 가운데 한·미가 대규모 군사훈련을 할 때 윤 대통령이 골프를 친 것은 역할 방기와 ‘언행불일치’라는 비판이 나온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5면 <尹 軍골프장 라운딩 날, 장성들은 대북상황 악화에 줄취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군 소유의 서울 노원구 태릉체력단련장에서 골프를 친 지난달 12일은 대북 상황이 악화돼 합동참모본부 장군 등에게 골프 자제 지침이 내려간 날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군 장성들은 안보 상황이 엄중하다며 골프 라운딩을 줄줄이 취소하며 대기 태세를 갖췄는데 국군통수권자인 윤 대통령이 골프를 친 것은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사설 <금세 거짓 들통난 ‘대통령실 골프 해명’, 부끄럽지 않나>에서 “국정 컨트롤타워인 대통령실이 이렇게 금방 들통날 거짓말을 천연덕스럽게 했다니 어이가 없다”며 “대통령이 주말에 골프를 즐긴 것 자체를 탓하긴 어렵다. 문제는 윤 대통령이 국가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엄중한 국면에서도 골프를 했다는 사실”이라고 했다. 경향신문은 “대통령실 거짓 해명은 상습적”이라며 “이번 골프 거짓 해명은 가벼이 넘길 일이 아니다. 윤 대통령은 관련자를 엄히 문책해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1심 선고에 “벌금형 나오면 일극체제 출렁”
위기는 여권에만 있는 게 아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부인 김혜경 씨는 지난 14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으며, 15일 이 대표 본인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 결과가 나온다. 이 대표가 받는 재판 4개 중 첫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이 대표는 2021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국토교통부의 압박으로 백현동 부지 용도 변경에 응했으며, 그해 12월 방송에서 대장동 특혜개발 의혹 사건 수사를 받다가 숨진 김문기씨를 모른다고 말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세계일보는 1면 <심판대 서는 李… 정치운명 중대 기로>에서 “비록 1심 선고라 하더라도 벌금 100만 원 이상 형이 나올 경우 그간 공고하게 다져온 민주당의 ‘이재명 일극체제’가 출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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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는 1면 <이재명 오늘 1심 선고, 野 총집결>에서 “정치권의 관심은 이 대표에게 의원직 상실형인 ‘벌금 100만 원 이상’이 선고되느냐는 것”이라며 “친명계는 ‘이재명을 대체할 대선 후보가 없다’는 이유를 내세워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이 대표 체제는 유지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야권에서는 ‘1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이 선고된다면 대법원 판결까지 사법 리스크를 계속 안고 가야 하는 이 대표에 대한 불안감은 고조되고 이 대표의 19년 정치 인생도 고비를 맞게 될 것’이란 말이 나온다”고 했다.
서울경제는 사설 <李 재판부, 압박에 흔들리지 말고 법리 따라 공정하게 판결하라>에서 “이 대표 재판부도 민주당의 압박에 흔들리지 말고 증거와 법리에 따라 공정하게 판결해야 한다. 선고 결과가 법치주의와 민주주의의 미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명태균 씨가 검찰의 구속 영장 청구를 받게 되면서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가 점차 보수정치인들의 진흙탕 싸움으로 번져가고 있다. 검찰은 증거 인멸 우려가 크기에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는 한편 명 씨의 녹취록에 등장하는 정치인들은 명 씨와의 관계를 부인하기에 급하다.
수많은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만큼 명 씨와 모종의 ‘공모’를 벌이거나 ‘카르텔’을 형성했던 정치인들을 한눈에 살펴보기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본지는 명태균 씨와 거래를 한 정치인들을 정리했다.
윤석열 대통령
지금까지 밝혀진 명태균 씨와 윤석열 대통령의 인연은 2021년 국민의힘 대선 후보 당내 경선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명씨는 홍준표 현 대구시장과 윤석열 대통령이 경선을 치르는 과정에 개입했다. 자신이 소유한 ‘미래한국연구소’를 통해 윤 후보의 지지율을 홍 후보보다 높게 만든 것이다.
2021년 9월 29일 오후 명씨는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윤석열이를 좀 올려서 홍준표보다 한 2% 앞서게 해주이소”, “그 젊은 애들 있다 아닙니까. 응답하는 그 개수를 올려갖고 (지지율이) 2~3% 홍(준표)보다 더 나오게 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 같은 여론조사는 수차례 이어져, 그 금액 규모만 3억 7000여만원 상당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당선되자 음지의 개국공신 명씨는 윤 대통령에게 직접 22년 6월 보궐선거에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창원 의창 공천을 요구했고, 윤 대통령은 이를 수락했다.
2022년 5월 9일 이뤄진 명씨와 윤 대통령의 통화는 그 같은 거래를 노골적으로 보여준다.
윤석열: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를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
명태균: “진짜 평생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김건희 여사
김건희 여사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 최소 21년 6월부터 명태균 씨를 알고 있었다.
당시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 신분이던 윤 대통령은 검찰개혁에 나섰던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일가를 공격하며 ‘윤석열의 난’을 일으켰고, 검찰총장직을 사임하면서 보수층 대권주자로 떠오르기 시작했던 시점이었다.
언론에 공개된 명 씨와 김 여사의 문자도 그즈음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당시 “내일 준석이를 만나면 정확한 답이 나올겁니다. 내일 연락 올리겠습니다”라는 명 씨의 말에 김 여사는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 용서해주세요. 제가 난감 ㅠ”라는 답 문자를 보낸다. 이어 “무식하면 원래 그래요. 사과드릴게요”라며 “제가 명 선생님에게 완전 의지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윤 대통령의 대선 출마 여부를 두고 명 씨와 이준석 의원의 컨설팅이 이뤄졌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2021년 7월 김건희 여사가 명태균 씨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상가에 있는 코바나콘텐츠 사무실에서 만났던 자리에는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함께 있었기 때문.
명 씨가 윤 대통령을 위해 여론조사 조작 지시를 내리기 직전에 당사자들 간의 비밀 회동이 있었던 셈이다.
그 뒤 김건희 여사는 두 차례에 걸쳐 명 씨에게 돈봉투를 전달했다. 21년 9월경 500만원을 전달한 것이 첫 번째고, 나머지 전달은 대선 과정이나 직후에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윤상현 의원은 명태균 씨의 개입 이전까지 무소속 상태였다.
그는 2020년 21대 총선에서 동구·미추홀구 을 선거구에 출마 선언하였으나 해당 지역구는 미래통합당 차원에서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되어 컷오프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윤상현 의원은 반발하여 미래통합당(‘국민의힘’의 이전 당명)을 탈당한 후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개인플레이로 한동안 권력의 중심에서 멀어져있던 그는 21년 8월 5일 급작스레 국민의힘에 복당한다. 그러나 ‘돌아온 탕아’에 대한 대우로서는 파격적이게도 윤석열 대선 캠프 총괄특보단장에 임명된다.
여기에도 명 씨가 있었다.
명 씨는 2021년 8월 5일 지인과의 통화에서 “내가 볼 때 (윤석열 캠프) 본부장 정도 되려고 하면 윤상현이 정도 돼야”한다며 “정진석이 꼼짝 못 하지, 권성동이 꼼짝 못 하지, 장제원이나 이런 아들(애들)은 가지도 못한다. 그 가들(걔들을) 누르려고 내가 윤상현이 복당시켰다”고 밝혔다.
실제로 해당 대화가 녹음된 당일에 윤상현 의원의 복당 소식이 전해졌다.
이어 명 씨는 “다음 주 월요일에 준석이 하고 나하고 윤상현이 만난다”며 “윤상현이가 저 (캠프) 본부장으로 앉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실제로 복당 두달 만에 윤석열 캠프 총괄특보단장에 임명됐다.
당시 선거법 위반으로 면직 처분을 받을 수도 있었던 윤 의원은 당시 제1야당(국민의힘)의 후보의 총괄본부장이 됨으로써 정치적 생명을 유지할 수 있었다.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일본의 후쿠시마 핵오염수 방류 당시 노량진에서 수조물을 퍼마신 기행으로 유명해진 김영선 전 의원은 2022년 8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수십 차례에 걸쳐 자신의 세비(의원 보수) 9000여만 원을 명씨에게 지급했다.
이는 김 의원의 정치 생명이 명씨에게 의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명씨는 윤 대통령을 위해 조작된 여론조사에 3억7천만원을 사용하고, 대가로 김 전 의원의 공천과 김건희 여사의 금일봉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2년 6월 보궐선거를 앞둔 5월 9일, 명 씨는 국민의힘 공관위가 창원의창 지역구를 경선 지역으로 선정하려는 정황을 포착한다. 그러자 명 씨는 윤 대통령을 통해 당시 공관위원장인 윤상현 의원에게 ‘김영선을 전략공천하라’고 압력을 가했다.
이날 명 씨는 윤 대통령에게 “우리 김영선 의원을 잘 부탁한다”는 취지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수차례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다음 날 국민의힘은 경남 창원 의창 보궐선거에 김 전 의원을 공천한 것이다.
국회의원이 된 김 전 의원은 명씨가 사주한 입법 로비를 그대로 시행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김 전 의원은 ‘국세징수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국민의힘 의원 11명과 공동 발의했다. 이는 국세 체납자의 재산 압류를 해제할 조건에 ‘압류할 재산이 없다’는 조항을 삽입한 법안이었다.
정황상 명 씨가 2014년부터 누적 4억원 가까이 체납한 국세를 면제해주기 위함이라는 해석이 정론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22년 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당대표로서 창원의창 지역구 경선 방침을 명태균 씨에게 전달하며 사실상 김영선 전 의원의 전략공천 로비를 도왔다.
2022년 5월 8일, 이준석 대표는 공관위원장인 윤상현 의원에게서 창원의창 공천의 경선 방침을 전해 들었다.
이에 다음날 이 대표는 명태균씨에게 “윤(대통령 당선자)이 김영선 경선하라고 한다던데”라는 소식을 전했고, 명 씨는 곧바로 윤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김 전 의원의 단독 공천을 받아낸다.
한편 이 대표는 올해 22대 총선에서 컷오프된 김영선 전 의원의 행보를 결정하는 이른바 ‘칠불사 회담’에도 모습을 비추며 명 씨의 로비에 협조했다.
김건희 여사는 22대 총선 당시 김영선 전 의원이 창원의창 지역구를 고집할 경우 공천이 배제된다는 사실을 사전에 알고 2월 18일 명태균에게 직접 연락해 이를 알렸고, 김영선 의원의 텔레그램으로 지역구를 옮겨서 출마할 것을 요청했다.
이에 김영선 전 의원은 김해시 갑으로 지역구를 옮기겠다고 선언하였으나, 결과적으로 컷오프 됨으로써 김건희 여사에게 앙심을 품고 명태균 씨를 대동한 채 칠불사로 이준석 대표를 만나러 온 것이다.
여기서 김 전 의원은 이 대표에게 개혁신당 비례대표 1번을 대가로 김 여사의 공천개입 비리를 폭로해주겠다는 밀실거래를 시도했다.
김 전 의원의 요구는 결국 불발됐으나 이 대표는 김종인 전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에게 회동 내용을 보고하고 어떻게 할지 상의할 만큼 명 씨와 김 전 의원의 로비를 진지하게 고려했다.
김진태 강원도지사
2022년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명태균은 김건희 여사를 통해 국민의힘 공관위에 압력을 가해 사실상 공천 탈락했던 김진태 현 강원도지사에게 공천을 주게 만들었다.
명태균의 개입으로 말미암아 국민의힘 공관위는 황상무 전 KBS 앵커를 강원도지사 최종 후보로 결정했던 것을 번복하고 느닷없이 김진태를 올려 경선을 만들었다.
김 지사의 경선이 확정된 4월 18일 당일 명태균은 직원과의 전화통화에서 “아이고, 김진태는 그거 내가 살린 거야”라며 “어제 김진태(한테) OOO씨 아는 분이 갔는데 내 얘기하니까 ‘그분이 내 생명의 은인’이라고 벌떡 일어나 손잡고 막 흔들더래요”라고 말했다.
명씨는 그러면서 “어제 잠도 못 잤다”며 “김진태(지사가) 나 보고 ‘주무시면 안 돼요. 주무시면 안 돼요’ 막 이래가, 막 사모님 그래가 밤 12시 반에 내가 해결했잖아”라고 덧붙였다.
이에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명태균이 김진태한테 (김건희가 가는 운동 시설을) 알려줘 가지고, 김진태가 가가지고 (경선을 대가로 김건희에게) 충성맹세를 하게 했다”고 전한 바 있다.
사실관계 틀린 징계사유서도…노조 "12월 총파업 앞두고 분위기 조성용"
최용락 기자/박정연 기자 | 기사입력 2024.11.15. 05:01:44
한국철도공사가 '수서행 KTX 운행', '쪼개기 민영화 반대' 등 정부의 철도 정책에 반하는 요구사항을 담은 파업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전국철도노동조합 조합원 170여 명에게 징계 처분을 내린 사실이 확인됐다. 파업 당시 노조 집행위원이 아니었던 일반 조합원을 집행위원으로 지목해 징계한 사례도 있었다.
파업이 끝나고 1년이 넘은 시점에서 무더기 징계가 이뤄진 배경과 관련해선 철도노조의 12월 파업을 앞두고 사측이 압박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프레시안>의 취재를 종합하면, 철도공사는 2023년 9월 철도노조 파업과 관련 조합원 175명에게 파업 1년 2개월 만인 지난 8일 징계처분 사유서를 보냈다. 징계 내역은 △정직 8명, △감봉 43명, △견책 124명 등이다.
징계를 받은 조합원 중에는 파업 당시 중앙쟁의대책위원회 집행위원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집행위원회에 속해 쟁대위의 모든 사업을 총괄, 투쟁상황을 점검·통제했다"는 내용의 감봉 처분 징계사유서를 받아든 이도 있었다.
앞서 철도노조는 노조법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열어 조합원 64.4%의 동의를 얻은 뒤 지난해 9월 14일~18일 파업을 진행했다. 요구사항은 △수서행 KTX 운행, △직무급제 도입 철회, △4조 2교대제 시행, △임금인상 △시설유지·보수 업무 이관 등 쪼개기 민영화 중단 등이었다
철도공사는 그 중 수서행 KTX 운행, 민영화 중단 등이 노조법상 노사교섭 사항인 '노동조건'이 아닌 '정부정책'에 관한 요구라는 이유로 2023년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이를 기획·주도·선동하는 행위 등을 했다는 점을 징계사유로 삼았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그러나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작년 파업 당시 국토부도, 철도공사도 '이번 파업이 불법이니까 파업을 하면 안 된다'고 공표한 적이 없다"며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국토부 철도국장도 '(2023년 철도노조 파업을) 명확하게 불법이라고는 볼 수 없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철도공사가 정부정책 관련 요구를 문제 삼은 데 대해 그는 "당시 파업은 임금교섭 과정에서 이뤄졌고, 노사가 수서행 KTX 투입 문제를 논의하고 정부에 의견을 전달하기로 합의까지 했는데 뜬금없이 징계를 했다"며 "수서행 KTX 투입은 국토부가 수서-부산 SR 노선을 11% 축소하겠다고 해 시민 불편을 해소하려 한 요구였다. 민영화 중단은 주된 쟁점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파업이 끝나고 1년 넘게 지나 징계하는 경우도 처음 본다"며 "12월 초 파업을 할 계획인데, 그걸 앞두고 분위기 조성용으로 징계한 것 아니냐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이어 "징계와 관련해서는 이후 여러 절차와 과정을 통해 다투겠다"고 밝혔다.
철도공사 측은 이번 징계가 부당하다는 주장에 대한 입장을 묻는 <프레시안>의 질문에 "징계가 진행 중이라 입장을 밝히기가 조심스럽다"고 답했다.
한편, 철도공사는 지난 4월 29일에도 철도노조 조합원 5명에게 정직, 6명에게 감봉, 6명에게 견책 징계를 했다. 철도노조가 2023년 파업을 2주일 여 앞둔 8월 14일~9월 2일 진행한 준법 운행 투쟁 과정에서 차량 정비 대체인력 투입을 막고 정시운행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는 점 등을 징계 사유로 제시했다. 철도공사가 파업이 아닌 태업을 이유로 징계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철도노조는 이에 대해 지난 5월 2일 성명에서 "작년 철도 노동자의 투쟁은 사측 스스로 정한 작업 규정을 좀 더 정확히 지키는 준법 운행에 불과했다"며 "억지 징계"라고 주장했다. 이어 준법 운행 투쟁 당시 사측이 "정지 신호를 무시하고 정시 운행 명령을 남발하는 등 규정을 무시한 위험천만한 행위를 했다"며 "징계의 칼날은 작업 규정을 지킨 조합원이 아닌 사측을 향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자주통일평화연대(평화연대)는 14일 오전 서울 광화문 이순신장군 동상 앞에서 한미일 정상회담 규탄 기자회견을 열어 "진영대결 구조와, 주권과 평화 훼손하는 한미일 안보협력사무국 설치 반대한다"고 밝혔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411/212078_104777_3714.jpg)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페루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한미일 정상회담을 개최한다.
지난 9월 23일 한미일 외교장관이 '한미일 협력 제도화'를 위한 연내 한미일 정상회의 개최와 '한미일 협력사무국 설립' 계획을 발표한 것으로 미루어 이번 한미일 정상회담에서는 '인도·태평양지역에서 3국협력'을 강조한 이른바 '캠프데이비드 정신'을 재확인하고 이를 고착시키기 위한 '제도화'논의가 중점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일 미국 대선 결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과 북미관계 개선 등을 앞세운 트럼프 당선이 확정되면서 미국의 중대한 대외정책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 1월 퇴임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과 지난 11일 결선 투표까지 가는 접전끝에 간신히 총리에 오른 이시바 총리, 10%대로 주저앉은 지지율로 인해 국정운영 동력을 상실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윤석열 대통령이 만나 유의미한 결론이 나올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자주통일평화연대(평화연대)는 14일 오전 서울 광화문 이순신장군 동상 앞에서 한미일 정상회담 규탄 기자회견을 열어 "진영대결 구조화, 주권과 평화 훼손하는 한미일 안보협력사무국 설치 반대한다"고 밝혔다.
한미일 3국이 외교장관회의와 차관회의를 통해 '정치상황 변화에 상관없이 한미일 협력 지속을 제도화'하며, '차기 정상회의에서 3국 조정 메커니즘의 설립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혀왔으나 "한미일 안보협력 사무국은 안보협력 제도화를 위한 핵심조치로서, 사실상 한미일 군사동맹의 완성을 향한 중대조치에 다름 아니라"고 하면서 "우리는 그 설치를 단호히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지난해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담 이후 지난 7월 '한미일 안보협력 프레임워크(TSCF) 협력각서' 체결과 3국간 각종 협의체 설치, 군사정보 공유, 다영역훈련 정례화 등 한미일 안보협력을 정례화, 제도화시켜 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상설적 운영이 가능한 안보협력사무국 설치는 사실상 군사동맹 단계로 접어들게 되는 것'이라고 강한 우려를 표시했다.
이와 동시에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한미일 3국 다영역 군사훈련인 '2차 프리덤엣지 훈련'이 진행되는 것은 "미국과 일본의 패권야욕을 위해 북한,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들을 적대하고 진영간 대결을 격화시키는 한미일 군사동맹의 완성"이라고 하면서, 결코 이를 두고볼 수만은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 일본의 패권정책과 일체성을 높여 3국 군사동맹을 현실화하면 할수록 외부 분쟁에 연루 위험성은 높아지고 한반도를 둘러싼 적대적 갈등도 격화될 것"이라는 것.
평화연대는 "미국의 신냉전 대결정책에 편승하고, 일본 재무장과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을 뒷받침하며, 한일 역사정의를 훼손하는 한미일 군사동맹 구축을 강행하는 윤석열정권은 더 이상 주권과 평화를 파괴하지 말고 스스로 내려오라"고 촉구했다.
한충목 평화연대 상임대표는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안보협력이라는 미명 아래 사무국을 만든다고 하는데, 이 사무국이 만들어지면 한반도의 전쟁을 부추기고 주권을 훼손하며, 일본 자위대가 무시로, 합법적으로 한반도에 드나들 것은 명약관화한 사실"이라며, "전쟁동맹인 한미일 군사동맹을 막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연희 겨레하나 사무총장은 "2022년 11월 인도·태평양 수역에서 한미일 협력을 공식화한 프놈펜선언으로부터 지난해 캠프 데이비드선언이 있었고, 올해 이를 구체화한 프리덤엣지 훈련(6월 진행, 11월 진행중)이 진행되고 TSCF 협력각서가 체결되었으며, 이번 한미일 정상회담을 통해 3국의 일상적인 협력을 논의하는 사무국까지 설치된다고 하니 그야말로 우려하던 한미일 군사동맹이 실질적인 수준에 이르렀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자위대의 한반도 상륙은 우려를 넘어 현실이 되고 있다"고 하면서, "한일협정 60년이 되는 내년에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에 이어 상호군수지원협정(ACSA)와 상호접근 및 협력 원활화 협정(RAA)까지 일본과의 군사동맹을 공고하게 하는 협정들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짚었다.
정해랑 주권자전국회의 공동대표는 미국이 한국에 일본과의 동맹을 강요하고 있다고 하면서 "과거 식민지배역사에 대한 반성과 사죄없이 역사를 왜곡하고 영토 침범의 뜻을 버리지 않는 일본과 군사동맹을 강요하는 것은 우리에게 또 다시 굴종의 삶을 살라고 하는 것이고 독립을 위해 흘린 선조들의 피를 배신하라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또 "임기조차 보장받기 어려운 윤석열 검찰독재정권을 믿고 허울좋은 미일한 안보협력의 구조화를 추진한다면 그것은 우리 국민 대다수와 헤어질 결심을 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예리 민주주의자주통일대학생협의회 집행위원장은 "미국은 쓰러져가는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일본의 군사대국화 길을 열어주고, 북중러를 적으로 삼는 신냉전정책을 펼치며 한국을 장기판의 말로 쓰려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미국의 돌격대를 자처하는 윤석열 정부야 말로 한반도 전쟁위기를 격화시키는 주범"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퇴진이 한반도에서 전쟁을 막아내는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 이시바 총리, 윤석열 대통령의 가면을 쓰고 한미일 협력사무국 설치를 결정하려는 자리에 참가자들이 '반대' 스티커를 붙이는 상징의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411/212078_104778_3757.jpg)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해 “러시아와 북한이 군사적 모험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동맹국 및 우호국과 공조해 우크라이나 지원 강화를 포함한 실효적 상응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15~16일)와 주요 20개국(G20, 18~19일) 정상회의 참석을 앞두고 스페인 국영 통신사 에페(EFE)와 한 서면 인터뷰에서 “북한의 러시아 파병이 한반도와 유럽, 더 나아가 전 세계의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에 대해 단계적 조처를 취하겠다는 기존 입장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발언이지만, 앞서 윤 대통령이 북한군의 전쟁 관여 정도에 따라 “살상무기 공급 검토” “방어 무기부터 우선적으로 고려” 등을 언급한 것과 견주면 온도차가 있는 발언이다. ‘우크라이나전 조기 종식’을 원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다소 신중한 입장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전쟁 당사자인 러시아와도 필요한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며 “북한과의 협력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등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 윤 대통령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문제와 관련해 “중국과도 전략적 소통을 지속하면서 중국이 한반도와 인태지역의 안정에 기여하는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해 줄 것을 강조하고 있다”고도 했다.
에페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 등을 요구할 수 있는 도널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에 대한 질문에 윤 대통령이 ‘가정적 상황’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했다며 “모든 분야에서 한미 동맹을 더욱 굳건히 유지, 발전해 나가도록 협력할 것이며,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노력도 경주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이 이날 페루 리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와 17일부터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 참석을 위해 순방길에 오른다. 이번 순방에 김건희 여사는 동행하지 않는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임수강의 진보금융 찾기] 민주당의 대선 패배 부른 경제정책 우경화
투표장에 나타나지 않은 민주당 지지자들
여러 여론조사기관의 예상과 달리 이번 미국 대선은 도널드 트럼프의 압승, 해리스의 참패로 끝났다. AFP 통신은 99% 개표가 완료된 시점에서 전체 선거인단 538명 가운데 트럼프는 312명, 카라 해리스는 226명을 얻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국적인 득표수에서는 트럼프가 7464만 표(50.5%), 해리스는 7091만 표(48.0%)를 얻을 것으로 이 통신사는 예상했다(AFP, 2024.11.10.). 이전 대선에 비해 트럼프는 42만 표를 더 얻었고 해리스는 바이든이 얻은 표에서 약 1,040만 표를 잃었다.
언론들은 대선의 투표 결과를 분석한 기사들을 바삐 내놓았는데, 투표장에 나온 유권자의 수가 이전 대선에 비해 줄어들었다는 점, 그리고 그 줄어든 유권자가 주로 민주당 성향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첫째, 4년 전 대선에 비해 이번 대선의 투표자 수가 줄어들었다. 2020년에 투표장을 찾은 유권자 수는 1억 5800만 명이었는데 이번에는 거기에서 1250만 명쯤 모자란 1억 4550만 명이었다. 미국 플로리다대학 조사에 따르면 투표율로는 2020년의 66.4%에서 이번에는 64.5%로 낮아졌다. 이와 달리 선거 등록을 아예 포기한 유권자 수는 크게 늘었다. 미국에서는 유권자들이 대선 투표를 하기 위해서 사전에 등록을 해야 하는데, 이를 포기한 숫자가 2020년에는 1200만 명이었고 이번에는 1900만 명이었다.
둘째, 주로 민주당 지지 성향의 유권자들이 투표장에 나오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대선 후보들의 득표수를 지역 특성, 인구사회학적 특성과 결합해 2020년 대선과 비교하여 분석한 결과를 내놓았다. 이 매체는 개표를 99% 이상 마친 2240개의 카운티(미국의 전체 카운티는 3244개)를 분석했는데, 이에 따르면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의 우세가 강했던 지역일수록 투표자 수의 감소 폭이 컸다. 거꾸로 트럼프가 우세했던 지역에서는 투표자 수가 거의 감소하지 않거나 오히려 늘어났다. 정치 전문 언론매체인 폴리티코도 카운티 별 투표율을 이전 대선과 비교하는 방식을 통해 이와 유사한 결과를 제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득 수준이나 노동조합 가입 비율을 통해서도 선거 결과를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평균 소득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고 노동조합 가입 비율이 높은, 따라서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할 것으로 예상되는 카운티일수록 투표자 수의 감소 폭이 컸다. 거꾸로 소득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고 백인 비율이 높은, 따라서 공화당 지지 성향이 강할 것으로 예상되는 카운티에서는 오히려 투표자 수가 늘어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러한 분석 결과가 민주당 지지 성향 유권자들이 이번 선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말해준다고 해설했다.
투표장에 나간 민주당 지지자들의 지지 열의도 떨어졌음이 여러 조사에서 확인된다. 소수 민족, 여성, 젊은이, 도시 거주자, 노동조합 가입자 등은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으로 꼽힌다. 이번 대선에서 흑인 남성의 민주당 지지율은 77%였는데, 이는 이전 대선의 92%에 비해 크게 줄어든 수치다. 여성 지지율은 지난 대선의 57%에서 이번에는 54%로 낮아졌다. 민주당 성향의 언론매체인 뉴리퍼블릭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전체 유권자의 57%가 노동계급인데, 그 가운데 44% 만이 해리스에게, 54%는 트럼프에게 표를 주었다. 2020년에는 노동계급의 47%가 민주당에, 51%가 트럼프에 투표했다. 민주당과 공화당의 노동계급 득표율 차이가 4%p에서 10%p로 늘어난 셈이다. 물론 노동조합에 가입한 조직 노동자들은 공화당보다 민주당에 더 많은 표를 주었지만, 그 정도는 이전에 비해 약해졌다. 30세 미만 젊은이들의 민주당 투표율도 크게 떨어졌다. 이 연령대에서 해리스는 트럼프보다 6%p를 더 얻었는데, 2020년에는 바이든이 트럼프보다 25%p를 더 얻었다.
그렇다면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 지지자들은 왜 민주당에 심드렁한 모습을 보였을까?

경제 지표는 좋다는데 시민의 삶은 팍팍하다.
많은 언론과 전문가들이 꼽은 이번 선거의 핵심 이슈는 경제와 고용이었다. 대선 직전 AP 통신이 유권자 11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유권자들은 현재 미국이 직면한 가장 중요한 문제로 열 명 가운데 네 명이 경제와 고용을, 두 명은 이민을, 그리고 한 명은 낙태권을 들었다. 이민 문제도 넓은 의미에서 고용 문제의 한 부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미국인 열 명 가운데 여섯 명이 경제와 고용을 당면한 중요 문제로 든 것이다. 다른 조사기관들의 조사 결과도 대체로 비슷한 패턴을 보였다.
이러한 조사 결과에 비추어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것이라고 점치는 분위기도 있었다. 왜냐하면 드러난 수치만으로는 미국 경제가 그 어느 때보다 건실하고 활기찬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의 다우지수는 2021년 초 3만에서 대선 무렵에는 4만3000으로 사상 최고 수준에 올라섰다. 나스닥도 같은 기간에 1만3000에서 1만9000 수준까지 올라갔다. 틀림없이 미국 주식시장은 주요 나라들에 비해 더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IMF에 따르면 미국의 2023년 GDP 실질 성장률(잠정)은 2.1%로, 일본 1.5%, 유로 0.1%, 우리나라 1.4%에 비해 좋은 편이었다. 미국의 실업률은 4% 수준으로 완전고용에 가까웠고 물가도 점차 안정세를 보였다. 민주당은 미국 경제의 실적을 자랑하던 터였고, 수치로만 본다면 그럴만한 근거도 있었다.
그러나 미국 유권자들은 드러난 수치와는 전혀 다른 평가를 내리고 있었다. 위에서 언급한 AP통신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열 명 가운데 여섯 명은 현재의 경제가 좋지 않다고 답변했다. 역시 대선 직전에 실시한 로이터 통신의 조사도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로이터 통신의 조사에서 미국 경제가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고 답변한 유권자 비율은 미국인 열 명 가운데 여섯 명 꼴이었다. 생활비가 너무 높다고 답변한 유권자 비율도 열 명 가운데 일곱 명이나 되었다. 공표 지표와 유권자의 체감 경제는 전혀 달랐다.
공표 지표와 체감 경제에서 차이가 생기는 이유를 몇 가지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GDP 성장률이 과장되었을 가능성이다. 미국 경제가 유로권이나 일본 등 주요 나라들에 비해 더 나은 성적을 기록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GDP 계산 방식이 성장률을 왜곡할 수 있다는 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정부가 무기 제조를 위해 지출하는 비용의 처리 방식은 이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 비용은 GDP 계산에 포함된다. 곧, 전쟁 비용이 늘어날수록 GDP도 커진다. 그렇지만 이렇게 늘어난 GDP가 일반 시민의 생활 수준 개선을 나타낼 리 없다. 오히려 그 반대일 가능성이 높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전쟁 비용 지출이 증가하면서 GDP 성장률은 지표상으로는 높게 나타나고 있지만, 다수 시민의 삶은 오히려 나빠졌을 수 있다.
둘째, 자산가격의 상승은 다수 시민의 삶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현 재무부 장관인 옐런(Jarnet L. Yellen)은 2014년, 연준 의장일 당시 연준의 연구원을 동원하여 미국의 불평등 정도를 조사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2013년을 기준으로 전체 부 가운데 상위 1%는 35%를, 상위 5%는 63%를 차지했다. 이에 비해 하위 50%는 1%만을 차지했고 최하위 20%는 자산을 전혀 보유하지 못했다. 주식, 채권, 뮤추얼펀드, 개인연금과 같은 금융자산을 분리해서 봐도 전체 자산의 분포와 별로 차이가 없었다. 전체 금융자산 가운데 상위 5%는 3분의 2를, 그다음 45%는 3분의 1을, 그리고 하위 50%는 2%만을 차지했다. 이러한 자산 보유 구조에서 예를 들어 주가가 상승한들, 그것이 소수 부유층을 제외한 다수 시민의 삶에 어떤 영향을 줄 수는 없을 것이다.
셋째, 실질 물가 상승률도 공표 수치보다 더 높을 수 있다. 지난 4년 동안 상품과 서비스의 평균 가격은 공식적으로는 대략 20% 정도 올랐다. 그런데 공식 물가 상승률을 계산할 때 들어가지 않는 의료 보험료나 모기지 이자 지급액 등이 크게 증가했다. 지난 4년 동안 가계의 실질 소득은 지표상으로는 11% 정도 늘어났지만 세금, 의료 보험료, 주택 담보대출 지급이자 증가액을 빼면 별로 늘어나지 않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특히 소득이 낮은 계층의 실질 소득은 전혀 증가하지 않았다. 거기에다 주택 가격은 지난 4년 동안 45% 상승했는데, 이 때문에 임차인들이 지급해야 하는 임대료 부담까지 덩달아 커다.
넷째, 낮은 실업률도 안을 들여다보면 그다지 실속이 없다. 지난 4년 동안의 일자리 증가 대부분은 파트타임 고용이나 공공부문 서비스 부문에서 생겨났다. 임금이 높고 안정성이 있는 생산 부문의 정규직 일자리는 거의 늘어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지표상의 낮은 실업률과 달리 노동자들이 실제로 느끼는 고용 불안감은 여전히 크다. 많은 노동자들은 이민의 증가가 자기들의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라고 믿는다. 물론 이러한 믿음에 객관적인 증거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노동자들이 느끼는 비이성적인 두려움은 트럼프 쪽의 반이민 캠페인이 먹히는 토대를 제공했다.
다섯째, 기업들의 실적도 신통치 않다. 경제가 좋다는 얘기는 기업들이 충분하게 돈을 벌면서 투자와 고용도 늘린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러나 미국 기업들 가운데 ‘매그니피슨트 7’, 무기 제조회사, 곡물과 에너지 대기업을 제외한 나머지 비금융 기업들의 수익성은 매우 낮은 수준이다. 주식시장에서도 ‘매그니피슨트 7’ 기업을 제외하면 2021년 이후 주가가 전혀 오르지 않았다. ‘매그니피슨트 7’이란 미국의 빅테크 기업 일곱 개를 말하는 신조어인데, 우리나라에서 ‘황야의 7인(THE MAGNIFICENT SEVEN)’으로 개봉된 영화 제목에서 따왔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알파벳, 아마존, 메타, 테슬라를 포함하는 ‘매그니피슨트 7’은 전체 주식시장 시가 총액의 30%를 차지한다. 현재 이 종목들이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
결국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좋은 경제 지표는 월스리트, 거대 하이테크 기업, 전쟁 기업, 곡물 대기업, 기리고 이들 기업의 주식을 가진 소수 부유층의 얘기인 셈이다. 다수 시민은 그러한 경제 지표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지표와 체감 경제의 괴리는 당연히 대선 투표 결과에도 반영되었다. 이번 대선의 한 출구조사에 따르면 경제가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유권자 69%는 트럼프에 투표했다. 그런데 경제가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유권자의 다수는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자 쪽일 가능성이 크다.
다수 시민의 삶을 힘들게 한 민주당의 경제정책 보수화
지표로 나타나는 현실과 시민들의 체감 경제가 다른 이유는 민주당이 겉으로 표방하는 정책과 달리 실질적으로는 보수적인 정책을 펴왔던 데서 찾을 수 있다. 유권자들은 민주당이 공화당보다 상대적으로 더 진보적인 경제정책을 펼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민주당도 스스로 노동조합 강화, 기업과 부유층에 대한 세금 상향, 사회 서비스 확대, 불평등 축소와 같은 좀 더 진보적인 이슈를 지속적으로 던져왔다. 바이든은 노동조합 친화적인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자동차 노동자들이 파업 행진을 할 때 거기에 참여하기도 했다. 또한 노동조합 조직화를 장려했고, 무역 정책을 수립할 때는 노동조합의 요구 사항을 적극적으로 들었으며 노동조합에 우호적인 인물을 연방 노동 위원에 임명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바이든 정부 시기에 실질임금은 증가하지 않았고 노동자들은 민주당에서 점차 멀어져 갔다.
민주당의 실제 경제 정책은 당이 내건 슬로건과 달리 보수적이었다. 민주당의 많은 경제정책들은 사회의 소수자, 약자, 빈곤층, 노동자보다 대기업, 자산가, 특히 금융자본에 혜택이 가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민주당은 시대 과제인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서 별로 성공하지 못했고, 실효성 있는 정책을 편 것도 아니었다. 민주당의 경제정책 가운데 가장 보수적인 측면은 아마 물가를 다루는 데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물가 문제는 최근의 경제 문제 가운데서도 핵심을 이룰 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삶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기도 하다. 당연하겠지만 이번 대선에서도 물가 문제는 시민들의 관심사였고 가장 뜨거운 이슈였다.
바이든 정부에서 물가 문제가 떠오른 이유는 상품과 서비스 가격이 전례 없이 높은 상승률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 물가 상승은 어쩔 수 없이 생긴 현상이 아니었으며, 따라서 정책적인 노력을 통해 통제할 수 있는 변수였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스티글리츠는 2023년 초에 열린 전미경제학회(AEA)에서 바이든 정부에서 물가가 상승한 이유를 분석하는 논문을 발표했다. 그는 이 논문에서 바이든 정부에서 나타난 물가 상승이 수요가 아니라 공급 때문에 생겼다고 주장했다. 물가가 수요 때문에 오른다는 주장에는 노동자들의 씀씀이가 크다는, 따라서 노동자들의 과소비를 탓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스티글리츠는 수요가 아니라 공급망의 붕괴 때문에 식품과 에너지 가격이 상승해서 평균적인 물가가 올랐다고 주장했다.
당시 공급망이 붕괴한 데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놓여 있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추진과 나토의 전진 배치라는 배경 속에서 일어났다. 미국은 전쟁 비용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속시켰고, 이 전쟁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전쟁 과정에서 미국의 곡물회사나 에너지 기업은 가격 상승에 따른 큰 이익을 얻었다. 셰일 가스 과잉 투자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어려움을 겪고 있던 미국의 에너지 기업들은 전쟁으로 단숨에 반전을 이뤘다. 이들 기업이 얻는 이익이 너무 커서 횡재세가 얘기될 정도였다. 기업의 이익 증가는 주가 상승으로 이어져 주주들도 큰 이익을 얻었다. 물론 무기 제조회사들과 그 주주들도 전쟁이 길어지면서 큰 이익을 얻었다.
무기회사 인수를 늘려나간 사모펀드(PEF)들도 전쟁에 따른 이익 배당을 받았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금융시장에 좋은 뉴스였다. 과거에는 전쟁이 금융시장에서 악재로 받아들여졌는데, 전쟁이 불확실성을 높인다는 이유에서였다. 월스트리트는 전쟁을 싫어한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그러나 사모펀드 등을 통해 무기회사들마저 금융시장에 편입되면서 이제 전쟁은 오히려 금융투자자들에게 호재로 받아들여졌다. 우크라나 전쟁이 끝난 뒤에는 1000조 원가량의 재건 시장이 건설회사나 사모펀드에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인 젤렌스키는 지난해 9월, 뉴욕을 찾아가서 블랙록 등 사모펀드들에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참여해줄 것을 요청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미국에서 계층별 분배에 미치는 효과는 다음과 같이 요약해서 정리할 수 있다. 곧, 우크라이나 전쟁은 곡물과 에너지 기업, 무기 제조 기업, 재건 기업 등과 그 주주들에게 큰 이익을 가져다준다. 나아가 사모펀드 등을 통해 금융시장 전체에도 좋은 소식을 전달한다. 그러나 다수 시민들은 물가 상승에 따른 고통을 겪어야 한다. 거기에다 전쟁 비용에 따른 재정 지출의 증가는 교육, 교통, 사회 복지 등 공공 지출에 대한 양보 요구로 이어진다. 결국 우크라이나 전쟁은 다수 시민의 희생을 바탕으로 월스트리트와 극소수의 부유층을 살찌우는 분배정책이라 할 수 있다. 바이든은 그런 보수 정책을 지금까지 이어 왔고, 역설적이지만 트럼프는 전쟁 중단을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다.
미국 연준은 물가 상승에 대해 금리 인상으로 대응했다. 앞서 스티글리츠가 얘기한 바와 같이 물가 상승의 원인이 공급 쪽에 있다면 그 해법은 금리 인상이나 신용 축소가 아니라 상품 공급을 확대하는 쪽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스티글리츠도 물가 상승 대책으로 재정 확대를 통해 공급 제약을 완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물론 물가 문제의 궁극적인 해법은 서둘러 전쟁을 끝내는 데에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연준은 물가 문제의 해법을 물가 목표제를 내세우면서 금융시장을 옥죄는 방향에서 으려 했다. 그러한 방향의 정책은 고용을 축소시키고 불안정하게 한다는 점에서 노동자들의 희생을 부른다. 연준은 이를 잘 알고 있었지만 금융시장 옥죄기를 통해 자본에 유리한 고용 환경을 만들려고 했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나 칩스법(Chips Act)도 노동자보다는 자본의 이익에 치우쳐 있었다. 이 법의 목표는 기반시설 복구, 핵심산업 재건, 기후투자 확대, 기술 인력 양성 등을 통해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삶을 개선한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이 법으로 기후 투자, 핵심 산업에 대한 투자가 증가하는 등 어느 정도의 목표하는 성과가 생겼다. 그러나 대규모로 투입된 자금이 기업에 대한 보조금 형태로 들어갔기 때문에 노동자들에게는 별로 혜택을 가져다 주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나 칩스법(Chips Act)의 혜택을 많이 받은 주에서 오히려 민주당이 표를 덜 받는 현상이 나타났다.
해리스의 경제 공약이 보수 쪽으로 기울었다는 점도 유의해서 짚어봐야 한다. 해리스는 공공의료보험 확대를 위한 금융거래세 도입, 법인세 인상, 식료품 가격 통제, 사회보장과 저소득층 지원 확대, 기회균등의 확대와 같은 다소 진보적인 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해리스 공약의 진보적인 색채가 엷어졌다, 해리스 캠프는 암호화폐를 규제하지 않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 때문에 암호화폐 업계에서 후원금이 몰려들었다. 세금을 높이겠다는 약속이나 기업 규제 약속도 후퇴했다. 해리스 캠프 쪽은 진보적으로 보이는 의제에 대해 의도적으로 거리를 두었다.
뉴욕 타임스는 해리스 캠프가 월스트리트 친구들에게서 캠페인 전략과 정책 조언을 구한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해리스가 노동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정책의 강조점을 미묘하게 옮겼다고 분석했다. 이는 해리스의 경제정책 공약이 보수 쪽으로 흐르는 것을 지적한 내용이다. 민주당은 온건하고 부유한 유권자에게 호소하여 얻는 표가 노동 계층에서 이탈하는 표보다 더 많을 것으로 계산했다. 이러한 전략은 사실 위험한 도박이었는데, 결과적으로 민주당의 도박은 실패로 끝났다.

미국 민주당의 대선 패배가 한국 민주당에 주는 교훈
2024년 미국 민주당의 대선 패배는 2022년 한국 민주당의 대선 패배와 닮은 점이 있다. 두 정당 모두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스스로 내건 정책도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내용의 것이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집행하는 정책은 내건 정책과는 상당한 괴리가 있었고 보수 쪽으로 많이 기운 상태였다. 구호로 내건 정책과 실행 정책 사이의 괴리는 전통적인 지지자들의 심드렁한 태도로 이어졌고 이는 결국 대선 패배를 불렀다.
예컨대 바이든 정부의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 정책, 물가 안정 목표에 기반한 연준의 금융정책 등은 보수적인 성격의 것이었고 기업 보조금을 중심으로 한 인플레이션 감축법이나 칩스 법도 마찬가지였다. 이러한 정책들로 자산가, 금융자본가, 기업은 큰 이익을 얻었지만 다수 시민들의 삶은 힘들어졌다. 우리나라 민주당 집권 시기의 부동산 정책은 구호와 실질 내용이 다른 대표적인 정책이었다. 정부여당은 집값 안정 구호를 열심히 외쳤지만 실제 집행한 정책은 이와 거리가 멀었다. 예컨대 집값이 크게 오르던 무렵 당국은 부동산 담보대출 규제를 시행한다고는 했지만 실제로는 담보대출 규모가 계속 증가했고 집값도 오름세를 지속했다. 낮은 금리는 산업 투자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자산가격 상승만을 불러왔지만 중앙은행은 이를 바꾸려는 어떤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다.
미국 민주당이든 한국 민주당이든 보수적인 정책으로 피해를 본 사람들은 민주당 지지자일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보수적인 정책이 펼쳐지면서 이들은 민주당에서 멀어져갔다. 미국에서 민주당 지지자들이 투표장에 나타나지 않은 것처럼 한국 대선에서도 집값 상승에 실망한 민주당 지지자들이 투표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언젠가 황운하 의원은 저학력, 저소득층이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불평한 바 있다. 황 의원은 아마도 민주당이 열심히 저소득층을 위한 정책을 펴고 있는데, 왜 그걸 몰라주느냐고 항변하고 싶었을 것이다. 황 의원이 간과한 점은 집값 상승에서 보듯, 민주당의 정책이 저소득층에 그다지 유리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박지원 의원은 한 방송 인터뷰에서 경제 정책 면에서는 보수당과 민주당 사이에 별 차이가 없다고 말했는데, 이게 진실에 가까울 수 있다. 분명한 사실은 미국에서든 한국에서든 민주당의 경제정책이 보수로 흐르면 대선 승리에서 멀어진다는 것이다.
미국 민주당이 이번 대선에서 편 캠페인 전략도 한국 민주당에 시사점을 준다. 이번 대선에서 해리스는 처음에는 진보적인 정책을 내놓았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중도 지향적인 캠페인을 벌이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미국판 중도층 확대 전략을 통해 해리스는 자기를 모든 계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후보로 내세우고자 했다. 해리스는 유대인 세력의 눈치를 보면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침략에 입을 다물었지만 소수 민족 표를 의식해서 전쟁에 시달리는 팔레스타인의 고통을 얘기했다. 자본가, 자산가 계층의 지지를 얻기 위해 자기의 공약인 기업 규제를 말하지 않으면서도 노동자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사회 보장의 확대를 주장했다. 모든 계층의 지지를 받겠다는 전략은 중도로 흐를 수밖에 없었는데, 이러한 전략은 성공적이지 못했음을 이번 대선은 보여주었다.
한국 민주당 내에도 '중도 견인론' 주장이 있다. 거대한 두 당의 지지자는 이미 정해져 있으므로 중도적인 캠페인을 벌여서 중도층을 끌어와야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얼핏 들으면 그럴듯한 이 주장은 사실 과학적인 근거가 아니라 주먹구구에 기반한 것이다. 정말 중도 확장 전략이 유리한지 근거를 가지고 좀 더 찬찬히 따져봐야 한다. 미국 대선에 비춰보자면 ‘중도 견인론’은 현명한 전략이 아니다. 민주당으로서는 오히려 자기 지지자들의 이젤탑>을 번익을 확실히 보장하면서 그들의 지지를 튼튼하게 묶어 세우는 전략이 더 나을 수 있다.
임수강 금융평론가(linsk@hanmail.net)는 정치경제학을 전공한 독립 연구자이다. 증권회사에서 채권 트레이더로 일했고 은행 경제연구소와 금융경제연구소 등에서 연구 활동을 했다. 최근 역사를 다룬 <바역해서 출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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