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270명 "대학은 시대에 질문 던지고 분노해야"…대학가 시국선언 참가자 5300명 넘겨
서어리 기자 | 기사입력 2024.12.02. 20:57:52
고려대학교 교수들에 이어 재학생들도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고려대 학생들은 2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중앙광장에서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열었다. 시국선언문에 이름을 올린 학생들은 총 270명에 달했다.
생명공학부 2학년 노민영 씨는 '침묵을 깨고 함께 외칩시다'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학내에 붙인 뒤 "학우들의 응원을 담은 포스트잇이 교수들의 시국선언 대자보 한 켠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며 "포스트잇의 응원을 넘어 이제 우리 고려대 학생의 이름으로 함께 변화를 만들어나가고 싶었다"며 시국선언에 나선 배경을 밝혔다.
학생들은 현 시국에 대해 "반복된 거부권으로 국민의 상식적 요구가 묵살되고 다른 의견을 적으로 간주하며 입을 막는 사회에서 대화와 토론은 설 자리를 잃었다"면서 "더 이상 모든 이들이 법 앞에 평등하지 않다. 법은 정의의 하한선이 아니라 누군가를 제압하기 위한 수단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R&D 예산이 대폭 삭감됐다"면서 "이에 항의하던 카이스트 졸업생의 입을 틀어막고 끌어내는 모습에서, 우리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현 정부의 민낯을 봤다"고 했다.
또 "거리 한복판에서 159명이 목숨을 잃었지만 그곳에 국가는 없었다"면서 "나라를 지키러 떠난 우리의 친구가 목숨을 잃었으나 국가는 이를 덮기에 급급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기본 책무조차 다하지 못하는 정부에 더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대학은 시대에 질문을 던지고, 옳지 못한 것에 분노하고 목소리 내왔다. 오늘 고려대에서 대학가의 단단한 침묵이 깨졌다"며 "윤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한다. 우리의 목소리가 역사를 바꾸는 시작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앞서 고려대 교수들 152명은 지난 달 14일 시국선언문을 통해 "이제는 무너진 국민의 자존심과 국가의 품격을 회복하고 우리 사회의 지속적인 안녕과 번영을 위해 현 상황을 좌시할 수 없게 됐다"면서 윤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한 바 있다.
대학가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선언이 퍼지면서 이날 기준 시국선언에 참여한 교수·연구자 등은 5300명을 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2일 오후 서울 고려대학교에서 ‘윤석열 정권 퇴진 시국선언’을 마친 학생들이 관련 대자보를 부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오후 서울 고려대학교에서‘윤석열 정권 퇴진 시국선언’이 열리고 있다 . ⓒ연합뉴스
서어리 기자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여성가족부 장관이 10개월째 공석인 가운데 조선일보가 3일자 사설에서 “정부 조직이 이렇게 장난처럼 운영된 적이 있었는가 묻게 된다”고 비판했다. 여당이 총선에서 패배하면서 여가부를 폐지할 수 없게 됐는데도 ‘없는 부서’ 취급하고 있어서다. 여가부 내년도 예산은 올해보다 5.4% 증가한 1조8163억 원으로 역대 최대로 나타났다.
부산에서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2일까지 열린 국제 플라스틱 협약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 협상회의(INC-5)가 플라스틱 생산 감축을 놓고 협상을 타결하지 못했다. 정부간협상위는 내년에 추가 회의를 열기로 했다. 이를 두고 개최국인 한국이 협약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또한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제29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서 제대로 된 성과가 나지 못했는데 관련해 한국 언론이 소극적으로 보도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정부가 공공기관 2차 이전 일정을 미루면서 비수도권 지역언론이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정부는 지난 4월 총선을 앞두고 지자체 간 과열 경쟁을 이유로 2차 이전 추진 일정 발표를 연기했다가 다시 내년 말로 연기했다. 이대로 가다간 2026년 6월 지방선거 이후로 미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남긴 페이스북 메시지
정부·여당, 총선 패배로 여가부 없앨 수 없는데
조선일보는 사설 <여가부 장관 10개월째 공석, 예산은 1조8천억, 장난인가>에서 여가부 예산이 역대 최대인데 “예산 집행을 지휘해야 할 여가부 장관은 10개월째 공석”이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월 김현숙 장관 사표를 수리한 뒤 아직까지 장관을 임명하지 않고 있다. 당시 대통령실은 “(4월 총선 이후) 정부조직법을 고쳐 여가부를 폐지하겠다”고 했지만 총선에서 패배하며 여가부 폐지가 어려워졌고 지난 7월 여가부 존치를 발표했다.
▲ 3일자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여가부를 그대로 두기로 해놓고도 5개월째 새 장관 임명을 미루고 있다”며 “그 사이 적지 않은 예산과 인력이 낭비된 것은 불문가지”라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이어 “윤 대통령은 장관 임명을 안 하고 조직을 껍데기로 만드는 방법으로 ‘없는 부서’ 취급을 하고 있다”며 “그런 부서에 국민 세금이 2조원 가까이 배정될 예정인데 정부 조직이 이렇게 장난처럼 운영된 적이 있었는가 묻게 된다”고 비판했다.
‘부산 선언’ 물 건너간 플라스틱 회의
동아일보 보도를 보면 국제 플라스틱 협약 정부간 협상위에는 세계 178개국 대표단 등 3000여명이 참석했다. 쟁점이 된 사안은 플라스틱 원료인 폴리머에 대한 생산 규제 여부였다. 협약은 크게 플라스틱 생산 감축, 소비 감축, 재활용 확대로 구성되는데 석유에서 만들어지는 폴리머 생산을 규제하려고 하자 산유국에서 강하게 반대했다. 폴리머 5대 생산국 중 하나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생산 규제 내용을 협약에 포함할 수 없다”고 했고 러시아도 “모든 국가가 수용할 수 있는 조항에 집중하자”고 했다.
이를 두고 한국에도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향신문은 <‘부산 선언’ 못한 플라스틱 회의, 개최국 한국 책임도 크다>에서 “결국 화석연료 산업계의 뜻대로 된 것”이라며 “이번 마지막 ‘정부간협상위’ 개최국인 한국이 소극적 태도를 취한 것도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한국은 생산자 책임 재활용제도에 대해 적극적으로 발언하기는 했지만 플라스틱 생산 감축 유해화학물질 퇴출, 협약이행을 위한 별도 재정 마련 등 핵심 현안은 지지하지 않았다. 화석연료 산업계의 관점에서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지난달 경제안보점검회의에서 기후변화 대응에서 부정적인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만큼 한국 석유화학 업계가 되살아날 것이라고 기대를 표한 게 단적이다”라고 했다. 플라스틱 1위 생산국이자 산유국인 미국이 폴리머 생산 규제에 대해 지지하지 않았다. 독일의 통계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플라스틱 생산량 1~5위는 중국, 미국, 독일, 사우디, 한국이다.
경향신문은 “전 세계에서 매년 생산된 플라스틱 4억5000만t 중 3억5000만t이 버려지는데 재활용률은 9%에 그친다”며 “25% 정도가 강과 바다에 투기되고 나머지도 대부분 매립·소각되며 독성 오염원, 온실가스가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편리함에 도취돼 대량소비에 무감각해진 소비자도 각성해야 하지만 그것만으로 부족하다”며 “소비를 조장하는 대량생산 체제를 제어하는 것과 함께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 3일자 국제신문 사설
부산지역일간지인 국제신문은 사설 <‘부산 플라스틱 협약’ 무산…환경보다 앞선 자국 이익>에서 “유엔환경계획이 플라스틱 오염을 줄이자고 결의한 지 2년이 넘었는데 협상 시한이 올해 말이기는 하나 협상위가 내년에 다시 논의하자고 합의한 만큼 시간은 남아 있다”며 “‘우리는 부산을 낙담한 채로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고 밝힌 EU회원국의 결의가 험난한 산을 정복하는 출발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한겨레 “언론의 기후 침묵이 더 문제”
이종규 한겨레 저널리즘책무실장은 칼럼에서 이번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기후재원 조성이 핵심 의제였는데 선진국들의 소극적 태도로 반쪽 짜리 합의에 그친 점을 거론하면서 “현 기후 체제의 한계 못지않게 실망스러웠던 건 국내 언론의 ‘과소 보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COP29 회의 기간 내내 국내 언론의 주요 지면에선 총회 소식을 전하는 기사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총회 현장에 취재 인력을 보낸 언론사가 한겨레와 세계일보 단 두곳에 불과했으니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라고 썼다.
그러면서 기후위기 의제가 언론의 관심을 못받는 이유에 대해 언급했다. 이 실장은 “국내 언론의 ‘기후 침묵’은 작년, 재작년 총회 때와 견줘도 더욱 심해진 것 같다”면서 “국내 언론계에서 기후위기 보도는 가성비 떨어지는 아이템으로 여겨진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긴 하다. 우선 기후변화는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이뤄진다. 미래에 우리에게 다가올 운명을 다루는 ‘가능성의 영역’이기도 하다. 이러니 ‘발등에 떨어진 불’이 아니라 ‘강 건너 불’로 취급되기 쉽다”고 했다.
또 “여러 문제가 얽힌 기후위기 이슈를 온전히 이해해서 정확하게 대중에게 전달하려면 과학 지식도 필요하다. 당연히 기삿거리를 찾기도 기사를 쓰기도 어렵다”며 “‘새로운 게 뭐냐’를 따지는 ‘정통’ 언론 문법으로는, 기사 가치를 후하게 쳐주기 어렵다. 기후 측면에선 중요한 사안도 ‘기사가 안 되는’ 일이 흔하다”고 했다. 한국엔 다른 정치·사회 이슈가 많고 기후위기 이슈는 주목도가 떨어지니 국외에서 열리는 기후총회에 취재 인력을 보낼 유인이 떨어진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2년 전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시민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후위기 및 기후위기 보도에 대한 인식조사’를 보면 시민들은 일반 시사 이슈(87.1%)보다 기후변화 이슈(89.7%)에 관심이 많았다. 기후변화 보도를 거의 보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들에게 이유를 물었더니 절반 이상(51.8%)이 ‘기후변화 보도가 눈에 띄지 않아서’라고 답했다. 이 실장은 “문제는 독자의 무관심이 아니라 언론의 ‘과소보도’라는 얘기”라며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를 쉽고 친절하게 전달해 ‘읽히는 아이템’으로 만드는 것은 언론의 책무”라고 주장했다.
국토부, 공공기관 2차 이전 또 연기
충청지역일간지 중도일보는 사설 <공공기관 이전 또 연기, 정부 의지 있나>에서 국토부가 공공기관 이전을 두고 지역간 입장차가 크고 1차 이전 혁신도시 공공기관 종사자와 입주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야 한다며 2차 이전을 연기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4년 전 뒤늦게 혁신도시로 지정돼 공공기관 이전에 기대가 컸던 대전·충남 지역민들이 불만을 터트리는 건 당연하다”며 “이런 정부의 생각이라면 2차 공공기관(이전)을 공약으로 내걸고도 성과 없이 임기를 보낸 문재인 정부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역민을 ‘희망고문’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남지역일간지 전남매일은 사설 <공공기관 2차 이전 지연 안된다>에서 “공공기관 2차 이전은 현 정부의 120대 국정과제에 포함이 돼 있음에도 로드맵조차 나오지 않고 있지만 현재 지방은 고령화와 출산율 저하 등으로 활력을 상실,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이탈이 심화되는 등 소멸 위기가 심각하다”고 했다. 이어 “2차 공공기관 이전은 소멸 위기 추세를 늦출 수 있는 최소한의 조치”라고 주장했다. 광주일보도 사설 <1년 이상 제치된 ‘혁신도시 시즌2’ 서둘러야>에서 “현 정부가 지방을 포기할 것이 아니라면 여야의 요구를 수용하는 차원에서라도 공공기관 2차 이전을 서두르길 바란다”고 했다.
강원지역일간지 강원일보는 사설 <2차 공공기관 이전 또 연기, 시간 끌면 더 힘들다>에서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 예금보험공사, 한국수출입은행, 농협, 대한체육회를 비롯해 32개 공공기관을 유치하려는 강원자치도의 계획도 덩달아 차질을 빚게 됐다”며 “혁신도시의 인구와 지방세 수입이 늘었고, 공공기관과 함께 관련 기업들이 입주하면서 양질의 일자리 증가에도 한몫했기 때문에 공공기관 이전은 지방이 기댈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희망”이라고 했다. 경남지역일간지 경남일보도 사설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또 미룬 건 ‘희망고문’>에서 경남의 경우 “2차 이전에서 20여개 기관 유치를 목표”로 한다며 “갈등 조정이 하루빨리 이뤄져 2차 이전이 실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중진 의원들이 2일 오전 비상의원총회를 마친 뒤 감액 예산안 처리 등과 관련해 우원식 국회의장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우원식 국회의장의 예산안 상정 연기로 야당 감액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는 초유의 상황은 피했지만, 당분간 여야의 첨예한 대치 구도가 완화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여야 모두 ‘더 급한 건 상대방’이란 판단 아래 ‘버티기’에 들어갈 태세다. 담력 과시용 ‘치킨게임’을 떠올리게 한다.
이날 대구를 찾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예산안 대치와 관련해 “어디에다 썼는지도 모르는 (권력기관) 특수활동비를 삭감한 것인데, 이것 때문에 (나라) 살림을 못 하겠다는 건 사실 좀 당황스러운 이야기”라며 “정부가 증액이 필요하면 (수정된) 예산안을 냈어야 한다. 무능했거나 다른 작전을 쓰다가 문제가 된 것”이라고 정부·여당에 화살을 돌렸다. 민주당은 ‘쌈짓돈’처럼 쓰여온 특활비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컸고,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사용처를 증빙하면 삭감을 강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던 만큼 특활비 삭감의 정당성은 충분히 확보됐다고 본다.
감액 예산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더라도 부족한 부분은 정부가 요구할 추가경정예산에서 충당할 수 있다는 것도 민주당의 ‘믿는 구석’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추경 편성에 예산안과 같은 법정 처리시한이 따라붙지 않기 때문에 민주당이 협상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필요 예산을 다시 늘릴 수 있다고 본다. 당 지도부 소속의 한 의원은 “민심이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에서 떠나 있는데, 민주당 때문에 나라 무너진다는 주장을 귀담아들을 국민이 얼마나 되겠느냐”고 했다.
문제는 국회 심사 단계에서 증액된 △호남고속철도 건설(277억원) △새만금 신공항 관련 공사(100억원) △‘이재명표’ 지역화폐 예산(2조원) 등의 무산을 감수하고 벌이는 ‘벼랑 끝 싸움’이라 자칫 얻는 것 없이 힘만 과시하고 끝날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원내 지도부가 지역구 민원 해소용 ‘쪽지 예산은 없다’고 사전 고지했지만 막상 아무것도 얻는 것 없이 예산안 국면이 끝나면 의원들의 불만이 터져나올 수도 있다.
국민의힘의 태도 역시 다르지 않다. ‘우리가 버티면 파행 예산에 따른 비난과 역풍은 민주당이 고스란히 맞게 된다’는 판단이다. 이런 분위기는 이날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도 드러났다. 의총 참석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추경호 원내대표는 “여당은 정부 예산안에 필요한 예산을 반영할 수 있지만 민주당은 그렇지 않다”며 “이대로 가면 민주당 지역구 의원들은 지역 예산을 아무것도 챙기지 못하게 되기 때문에 부글부글 끓을 수밖에 없다. 앞으로 ‘지역에 필요한 예산이 이재명 때문에 안 된다’는 현수막을 걸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지역구 의원들 처지에선 ‘특활비 삭감’이라는 명분보다는 ‘제 지역 예산 확보’라는 실리로 기울 수밖에 없다는 셈법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감액 예산안이 통과될 경우 민생과 치안 등에 구멍이 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할 계획이다. 이날 의원총회에서도 일부 의원들은 원내 지도부에 “민주당이 삭감한 주요 예산이 무엇인지 알려달라”, “민주당이 민생 예산을 삭감했다고 이슈화하자”는 의견을 냈다고 한다. 한동훈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국민들 밤길 편하게 다니게 하는 경찰의 치안 유지를 위한 특수활동비는 0원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두고 여러 제언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다양한 의견을 기다립니다.[편집자말]
▲11월 23일 오후 서울 광화문앞에서 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비상행동 주최 ‘김건희 특검, 채상병 특검 추진, 국정농단 규명!' 윤석열을 거부한다 2차 시민행진’에 참여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권우성
폭설이 내렸다. 이제 완연한 겨울이다. '명태균 게이트'로 11월 2일 탄핵촛불시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지만, 이제는 혹한을 뚫을 정도의 폭발적인 원동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 국민들은 박근혜를 탄핵하기 위해 엄동설한 매 주말마다 얼마나 고생했나. 윤 정부 임기 2년간 물가상승과 외환위기도 아닌데 전례없는 저성장으로 경제가 나빠져 그때보다 서민들은 더 먹고 살기 힘들다.
하나, 탄핵을 왜 해야 하나?
둘, 왜 이런 사태가 다시 발생했나?
셋, 함께 한다한들 다시 이 사태가 반복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있을까?
이 세 가지의 의문을 국민들에게 납득시키는 게 먼저다. 광장으로 불러내기 전에.
지금부터 필요한 것은 집중이다.
왜 대통령을 반품해야 하나
전국의 시국선언에서 탄핵사유는 보통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 이태원 참사, 채상병 사망사건 등에서 보인 책임 회피 ▲ 국민의 생명을 볼모로 한 의료 대란 ▲ 국가연구개발(R&D) 예산 대폭 삭감 ▲ 실패한 경제 정책 ▲ 국민의 일상을 위협하는 대북정책 ▲ 처참한 외교 성적표 ▲ 인권과 언론 자유 탄압
그러나 나는 위의 표현, 주장들로는 부족하다고 본다. 이러한 묘사는 마치 '열심히 했는데도 무능했음'이라는 빌미를 줄 여지가 있다. 또한, 먹고 살기 더 힘들어져 '민주주의', '탄핵', '정치'라는 단어 자체가 사치가 된 서민들에게 더 와닿도록, 윤 정부의 실정으로 인한 한국의 위기를 더 제대로 알릴 필요가 있다.
핵심은 윤 정부의 무능에 더해, 여전히 국민 무서운 줄 모르고 하던대로 계속 한국을 나락으로 몰고가는, '방향이 잘못된 권력의지'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11월 2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중장 진급·보직 신고 및 삼정검 수치 수여식에서 중장 진급자들로부터 거수 경례를 받고 있다. ⓒ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탄핵의 사유를 정리해보겠다.
첫째, 이태원 참사와 채상병 사망사건에서 윤 정부 실정의 핵심은 책임회피가 아니라, 사건의 원인 제공이다.
이는 2024년 9월 30일, 용산경찰서 관계자와 박희영 구청장 등 참사 책임자 재판에서 법원 판결로 일부 인정된 바 있다.
'참사 당일 대통령실 앞 시위에는 67개 경찰관 경비기동대와 용산경찰서에서만 20명의 정보경찰들이 배치됐다. 반면 코로나 거리두기 해제 이후 3년 만에 처음 핼러윈을 맞은 이태원에는 경비기동대도 0명, 정보경찰도 0명이었다. 이를 두고 법원은 판결문에서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비정상적 조치"라고 지적했다. (중략)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오후 8시 59분 핼러윈 관련 민원에 대응하고 있던 구청 직원들을 시켜 용산 대통령실 인근 벽에 붙어있는 '전단지'를 떼라고 시켰다. 그 전단지에는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이 쓰여있었다. 이태원에선 시민들의 압사 신고가 빗발치고 있던 때였다. 이태원 참사는 오후 10시 16분 발생했다.'
- 다루지 못한 용산 이전...이태원 재판 2년, 밝힌 것과 밝혀야 할 것(https://omn.kr/2aq9p)
위 기사를 읽고도 832억의 예산을 들여 용산으로 관저를 이전한 일이 이태원참사의 부분적 원인 제공에 기여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얼마나 될까?
또한, 해병대 채상병의 죽음은 어떠한가? 채상병이 수색 중에 생명줄인 구명조끼를 입지 못한 이유는 JTBC의 당시 보도에 따르면, 사단장이 오기 때문에 복장을 통일해야 함이 가장 컸다. 우선순위가 국민보다 상급자였다는 점에서 두 사건은 궤를 함께 한다.
특히, 특검이 진행되어 수사 결과 대통령의 격노와 수사 개입이 사실로 판명될 경우, 이는 대통령의 직무상 위법행위에 해당하여 탄핵 사유가 된다. 국민의 종이어야 할 대통령과 그 수뇌부의 주객전도형 수직적 권력구조 탓에 새파란 젊은이들이 희생 되었다.
▲소상공인의 날인 11월 5일 서울 한 전통시장 상점이 폐업해 임대 안내가 붙은 모습. 한국신용데이터는 지난 4일 '2024년 3분기 소상공인 동향 리포트' 보고서에서 "3분기 소상공인 사업장 당 이익(매출-지출)은 1천20만원으로 전 분기보다 13.7% 감소했다"고 밝혔다. ⓒ 연합뉴스
둘째, 2년여의 참담한 경제정책 실패(물가상승, GDP 성장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여당 표밭에만 신경쓰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1월 28일 한국은행은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4%에서 2.2%로 낮췄다. 내년 경제 성장률은 1.9%로 전망했다. 외환위기와 같은 상황이 아닌데도 성장률이 1%대로 내려 앉은 것이다. 2년 새 세수결손은 86조 원이나 발생했다.
여당인사인 유승민 전 의원조차 11월 27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내년 경제가 IMF 경제 위기 못지않은 위기가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동안 민간 중심으로 가고 감세를 하다가 세수 결손이 나고, 재정적자가 심각해지고. 국가부채도 문재인 정부 때와 비교해서 관리가 안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압구정 현대아파트 지역 재개발 소식은 공교롭다. 애초에 넉넉지 않은 재정에도 무리한 부자감세로 세수결손을 초래한 것부터, 최근 뜬금없는 재개발 소식까지 듣고 있자면 윤 대통령에게 국민은 여당에게 표를 주는 사람들만인가 하는 의문이 생기는 것이다. 전체국민을 생각하고 한국의 경제를 생각하는 합리적인 지도자라면 있을 수 없는 정책행보이다.
셋째, 검찰 정부로 모든 에너지를 정적제거에 집중했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검찰 출신 인사들이 정부 주요 보직에 다수 임명되면서 '검찰공화국'이 되었다. 참여연대의 집계에 따르면, 대통령실, 국정원, 금융감독원 등 윤석열 정부의 주요 보직에 검찰 출신 인사가 136명에 달한다.
그리고 윤 정부가 한국을 검찰공화국으로 만든 뒤, 가장 골몰한 것은 야당 차기대권주자 죽이기와 전 대통령 수사 등 정적 제거였다. 2년간 먼지 털 듯 털어서 겨우 나온 결과는 허위사실 공표죄의 서울중앙지법 1심 유죄판결인데, 이를 두고 보수인사인 정규재조차도 말도 안 되는 판결이라 비판한 바 있다. 이 판결을 두고 또 다른 보수인사이자 1호 헌법 연구관인 이석연 동서대 석좌교수는 "부관참시한 거나 다름없다. 양형에 있어서 현저히 균형을 잃은 판결이었다"라고까지 표현했다.
민주당과 문재인 대통령도 책임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7월 25일 오전 청와대에서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부인 김건희씨 등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처럼 탄핵의 사유는 넘치지만, 국민들이 전처럼 뜨거워지기 위해선 연이은 실정으로 정치에 둔감해진 국민들을 위한 충격요법이 필요하다.
또한, 국민이 엄동설한에 주말마다 촛불시위로 일궈낸 탄핵의 결실이 있은 지 10년만에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게 한 것은 주범인 국민의힘 뿐 아니라, 민주당 또한 책임이 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문재인 대통령이 말이다. 자격미달 윤석열을 검찰총장 시절 통제하지 못하고 몇 년간 '조국대란'으로 개혁에 투자할 에너지를 허비했고, 이후 그를 결국 대통령이 되게 한 원죄를 갖고 있으며 이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러므로 이를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대국민사과 기자회견을 열어, 모두에게 경종을 울려야 한다. 이것은 한국이 가장 빨리 정상화될 수 있는 방법이다. 둔감해진 국민들을 깨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며 그것이 문재인 대통령의 도의이기도 하다.
동시에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가 이석연 보수 헌법학자를 만난 것처럼, 유승민 전 의원, 안철수 의원 등 윤 대통령에 대한 합리적 비판 연대를 함께 할 동지들을 초당적으로 늘려나가야 한다.
한국 GDP 성장률은 외환위기도 아닌데 1%대로 경제성장엔진이 꺼져가고, 나라살림은 쪽박차기 직전이다. 코로나19 사태 와중에도 버텼던 자영업자들은 긴 경기침체와 고금리를 견디지 못하고 쓰러지고 있다.
아무 우선순위도 아니었던 대통령 관저 용산 졸속 이전에 832억 원을 쏟아부었고, 이는 국민치안 관리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태원 참사로 새파랗게 젊은 청년들이 어이없게 세상을 떠났다. 국군 통수권자 대통령의 제왕적, 수직적 통치행태가 군에도 그대로 이어져 채 상병이 아까운 목숨을 잃었다. 이후 이 억울한 죽음에 용기를 낸 박정훈 대령이 현재 군사법원 재판으로 시달리고 있다. 이 모든 것이 2년 동안 벌어진 일이다.
앞으로의 2년은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이를 이대로 두고 볼 것인가. 아니면, 책임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새롭게 시작할 것인가. 문재인 전 대통령과 민주당의 결단을 바란다.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충남 공주시 아트센터 고마에서 '다시 뛰는 소상공인·자영업자, 활력 넘치는 골목 상권'을 주제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2.02.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은 2일 골목 상권 회복 대책을 발표하며 '백종원 1천 명 육성' 계획을 밝혔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손을 거쳐 관광 명소가 된 충남 예산시장처럼 지역 상권을 기획해 경기를 활성화하고, 소상공인·자영업자의 활력을 되찾아주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백종원 매직'이 스쳐 간 예산시장은 현재 젠트리피케이션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유명세를 치른 뒤 월세가 급등해 오랜 시간 시장을 지켜온 상인들이 떠나야 하는 실정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충남 공주시에서 '다시 뛰는 소상공인·자영업자, 활력 넘치는 골목 상권'을 주제로 국정 후반기 첫 민생토론회를 열고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방안에 대해 말했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가 활력을 찾고 신명 나게 일할 수 있어야 양극화도 타개할 수 있는 것"이라며 "민간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토대로 지역 상권을 살리는 사례"로 공주 제민천, 대전 성심당 그리고 예산시장을 언급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백종원 씨는 민간 상권 기획으로 예산시장을 확 바꿔놓았다. 이런 일을 담당할 민간 상권 기획자를 앞으로 1천 명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2027년까지 지역 상권 발전 기금과 펀드를 5천억 원 규모로 조성하겠다. 상권 기획자가 지역의 특색에 맞는 상권을 제대로 잘 기획하면, 이 기금과 펀드를 이용해 원활한 지원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전망과 달리 예산시장은 최근 활성화 이후 외부인이 유입되고, 터무니없는 임대료 폭등을 겪으며 기존 상인들이 내몰리는 젠트리피케이션을 겪고 있다. 유명세를 타기 전과 후, 임차료가 10배 이상 뛰었다는 시장 상인들의 고충 섞인 인터뷰가 복수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백 대표조차 "말도 안 되는 부동산 투기꾼들이 붙어서 땅값이 들썩거리면 우리는 절대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며 "시장을 통째로 놔두고 나갈 수도 있다"고 경고했을 정도다. 윤 대통령의 이날 정책 발표에는 이 같은 '그림자'는 고려되지 않았다.
그밖에 윤 대통령은 "내년 소상공인 전용 예산으로 역대 최대인 5조 9천억 원을 편성했다"며 ▲영세 가게 중심으로 주요 플랫폼사 배달 수수료 30% 이상 경감, 전통시장은 수수료 0% 적용 ▲모바일 상품권 수수료 인하 및 전산 주기 단축 ▲'노쇼(예약부도)' 문제 해결을 위한 예약 보증금 제도 및 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 마련 ▲악성 리뷰 신고상담센터 전국 90곳 설립 등을 약속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경기 활성화 대책으로 제안한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예산과 민생회복지원금에 관한 호응, 언급은 없었다.
연합뉴스는 27일 「尹, 우크라 특사단 접견…‘러북 위협에 실효적 대응 방안 강구’(종합)」을 보도했다. 기사 일부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2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루스템 우메로우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특사단을 접견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중략)
우메로우 특사는 ‘러·북 군사협력 고도화에 대응하기 위한 한국과의 협력 방안을 적극 모색하라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국방부, 외교부, 경제부 등으로 구성된 범정부 대표단을 이끌고 한국을 방문했다’며 ‘최근 다양한 채널을 통해 양국 간 긴밀한 소통과 협력이 이루어지고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간 한국 정부의 다양한 지원이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며 한국이 우크라이나와 긴밀히 연대하고 있는 데 대해 사의를 표했다.
이어 ‘우크라이나는 전례 없는 위기에 대응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유럽연합(EU) 회원국을 비롯한 전 세계 주요국과의 안보협력을 확대하고 있다’며 ‘한국과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윤석열은 퇴진 정국을 뒤집고 정권 위기에서 빠져나오려고, 그동안 국민을 속이고 몰래 우크라이나 전쟁에 지원하고 개입한 것이 빼도 박도 못하게 들통났다. 우크라이나 우메로우 특사가 ‘그간 한국 정부의 다양한 지원’에 감사하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그러나 지난 11월 5일(현지 시각) 미국 대선에서 자신이 당선되면 대통령 취임 즉시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거라고 공언해 온 공화당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당 해리스 후보를 꺾고 당선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가 이제는 더 이상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전쟁 개입 등 전쟁의 먹구름을 몰고 오는 경거망동(輕擧妄動)을 하지 못하도록 민중은 가열찬 퇴진 투쟁을 벌이고 국회는 윤석열 정권의 우크라이나 지원 여부를 반드시 조사하여야 한다.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終熄)을 공언한 트럼프의 미국 47대 대통령 당선
트럼프는 대선에서 해리스가 당선되면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9월 4일(현지 시각) 펜실베이니아에서 진행된 폭스뉴스 타운홀 미팅(유권자들과의 만남)에서 트럼프 후보는 유권자들에게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 행정부로 인해 세계에서 전쟁이 격화됐다고 말했다.
“우린 제3차 세계대전 영역으로 향하고 있다.
(중략)
특히 핵무기뿐만 아니라 다른 무기들의 힘 때문에, 내가 그 무기들을 구입한 당사자이기 때문에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중략)
우린 군대 전체를 재건했다. 내가 가장 업그레이드하기 싫어했던 게 핵프로그램이었다.
(중략)
내가 당선되면 제3차 세계대전은 일어나지 않을 것.”
그러면서 트럼프는 “지금 이 광대들이 있는 한 제3차 대전은 일어나게 될 거고, 그건 다른 어떤 전쟁과도 비교할 수 없는 것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런 트럼프가 대선에서 전쟁광 민주당 바이든 대통령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은 해리스를 이기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러자 임기 만료 두 달을 남겨둔 바이든은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과 일본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함께 지난 11월 15일(현지 시각)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아펙) 정상회의가 열리는 페루에서 정상회의를 개최했다.
그리고 정상회의에서 정권 교체와 상관없이 작년 8월 18일(현지 시각) 캠프 데이비드에서 합의된 한·미·일 정상회담의 ‘캠프 데이비드’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한·미·일 3국 협력 사무소’도 신설하기로 했다. ‘캠프 데이비드 정신’이란 “공동의 이익과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도전·도발·위협에 대응을 조율하기 위해 협의할 것을 공약”한 것으로 사실상 한·미·일 세 나라의 ‘동맹’이다.
공동성명 일부이다.
“한·미·일은 북한과 러시아의 지도자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일방적 침략 전쟁을 위험하게 확대하기로 한 결정을 강력히 규탄한다.
(중략)
바이든 대통령은 대한민국과 일본에 대한 미국의 방위 공약이 철통같음을 재강조하며,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을 통한 확장억제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미국 측 의지를 재확인한다.”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취임하면 우크라이나 전쟁은 끝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전쟁광 민주당 바이든은 우크라이나와 영국을 부추겨 불장난을 계속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에이태큼스 미사일과 대인지뢰를 제공하며 확전을 부추기는 바이든
미국 국방부는 11월 15일(현지 시각) 핵운용 전략을 설명하는 ‘491 보고서’의 공개본을 전날 의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3월 초 바이든 행정부가 개정한 ‘핵무기 운용 지침’ 중 기밀이 아닌 부분만 추린 것이라고 한다.
잠재적 적국들이 보유한 핵무기의 증강, 현대화, 다양화로 미국의 억제가 더 어려워진 상황을 반영한 것이 주 내용이다.
“▲미국은 평시, 위기와 분쟁 중에 러시아, 중국, 북한을 동시에 억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는 한 핵무기가 아닌 수단으로 이란의 역내 적대행위를 억제 ▲비(非)핵역량으로 핵억제 임무를 지원할 수 있는 경우 핵기획에 비핵역량 통합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인도-태평양의 동맹들과 더 심도 있는 협의·공조·연합 기획으로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 강화.”
그리고 11월 17일 바이든은 말을 바꾸어 그동안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내부를 공격하지 못하게 제한해 왔던, 사거리가 300㎞에 이르는 에이태큼스(ATACMS) 미사일 사용을 허가했다.
우크라이나는 즉각 19일 러시아 브랸스크지역에 에이태큼스 미사일 6발을 발사했다. 그리고 20일 미국에 이어 영국·프랑스가 공동 개발한 스톰 섀도(Storm Shadow) 순항미사일도 러시아 본토를 향해 발사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레임덕에 빠진 바이든 정부가 흔들리는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취한 긴급 조처의 일부”라고 했다.
또한, 바이든 정부는 한반도 외에 처음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해 대인지뢰 제공도 승인하는 등 막판 지원에 전력을 모으고 있다. 이것은 미국과 나토가 본격적으로 러시아와 전쟁하겠다는 의사표시이다.
바이든은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 전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평화 회담 논의를 못 하도록 확전을 부추기고 있다. 또한, 영국과 프랑스 등 나토를 압박해 되돌아갈 수 없도록, 바이든은 종전 다리를 불살라 버려야겠다고 작정했다.
‘대인지뢰전면금지조약’은 1996년 10월 캐나다 정부가 조약 발효를 제창해, 1997년 9월에 채택된 조약이다. 이를 캐나다 오타와에서 조인식을 거행했다 해서 오타와 협약(Ottawa Process)이라고도 한다. 전 세계 160개국 이상이 가입하고 민간인 피해 등을 이유로 대인지뢰 사용, 비축, 생산, 이전 등을 금지했다.
그러나 미국과 러시아, 중국, 이란 등은 서명하지 않았다. 비무장지대를 유지하고 있는 한반도의 특수성에 따라 한국과 북한도 서명하지 않았다.
2022년 미 국무부는 미국에 약 300만 개의 대인지뢰가 비축돼 있으며 1991년 걸프전, 2002년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사용된 이후 쓰인 적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윤석열 가치 외교의 본질은 사대종미·노예·굴종 외교이다
지난 7월 9일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미국 하와이에 있는 인도·태평양사령부(인태사령부)를 방문해 한미동맹, 한·미·일 협력을 강조했다.
“북한은 러시아와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하고 군사, 경제 협력을 강화하여 국제 사회의 우려를 더욱 깊게 하고 있다.
(중략)
이러한 무모한 세력으로부터 우리의 자유와 민주주의, 경제적 번영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강력한 힘과 함께 가치 공유국 간의 연대가 필수적이다.”
한국 대통령이 인태사령부를 찾은 것은 29년 만이다. 지난 1981년 전두환, 1995년 김영삼 전 대통령이 인태사령부의 전신인 태평양사령부를 방문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인태사령부가 미국의 6개 지역별 통합전투사령부(북부·남부·인도-태평양·유럽·중부·아프리카) 중 가장 넓은 책임 지역(약 1억 제곱마일, 지구 총면적의 52%)을 담당하고 있고, 주한미군사령부를 지휘하는 등 한반도 안보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라고 방문의 의의를 강조했다.
미군에는 모두 11개 사령부, 6개 지역별 통합전투사령부와 5개 기능 사령부(전략·사이버·특수작전·수송·우주)가 있다.
윤석열이 방문한 인태사령부는 미국 서부 해안에서부터 인도 서부 국경까지, 남극에서부터 북극까지 관할하는 통합전투사령부다. ‘통합’은 인태사령부 산하에 태평양 해병대사령부, 태평양 함대사령부, 태평양 육군사령부, 태평양 공군사령부, 태평양 우주군사령부가 있어 육·해·공·해병대·우주군 같은 각 군종이 함께 작전한다는 뜻이다.
앞서 지난 7월 8일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윤석열은 “북러 간 군사협력은 한반도와 유럽의 평화·안보에 대한 결정적 위협 (중략) 한러관계 향배는 오롯이 러시아 태도에 달려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현실적으로 우린 이제 평양과 동반자이지만 한국은 반러 제재에 함께하고 있다. (중략) 윤 대통령 말을 이해하기 힘들다. 우리에게 적대적인 입장을 가진 나라와 어떻게 좋은 관계를 만들겠느냐”라고 맞받았다.
윤석열은 지난 2년 반 동안 북러가 전해오는 경고 신호를 거듭 무시하며 무모한 ‘가치 외교’로 한·미·일 3각 동맹 강화에만 ‘올인’했다. 윤석열 ‘가치 외교’의 본질은 사대종미·노예·굴종 외교이다.
그 결과 남북·한러관계가 파탄 나고 전쟁의 위기만 초래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응수하는 러시아
러시아는 러시아 내부로의 미사일 공격이 제3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하며 11월 19일 핵무기 운용 지침(핵 독트린)을 변경했다. 푸틴은 러시아가 핵보유국의 지원을 받은 비(非)핵보유국에도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핵사용에 대한 교리를 바꿨다.
연합뉴스 11월 19일 자 기사 「러, 핵교리 개정…“핵보유국 지원받은 비핵보유국에도 핵 사용”(종합)」의 일부이다.
“개정 교리는 핵억지 대상이 되는 국가와 군사동맹, 핵억지로 대응할 수 있는 군사적 위협의 범위를 확대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조건을 완화했다.
공개된 핵교리 문서를 보면 러시아는 핵보유국의 지원을 받은 비핵보유국에 의한 어떠한 공격도 공동 공격으로 간주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서방 핵보유국(미·영·프)의 지원을 받는 우크라이나를 겨냥한 셈이다.
러시아는 또 주권을 위협하는 재래식 무기 공격, 러시아 영토에 대한 적의 항공기·미사일의 대량 발사, 동맹인 벨라루스에 대한 공격이 발생하면 핵대응을 고려할 권리를 교리에 명시했다.
이는 최근 핵보유국인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장거리 미사일 사용을 허용하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된 교리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가 서방의 비핵 미사일을 사용하면 핵대응이 뒤따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는 개정 교리에 대해 ‘핵무기 사용은 국가 주권을 보호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라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며 ‘러시아는 새로운 군사 위협 및 위험의 출현으로 핵무기 사용 조건을 명확하게 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핵무기 사용 결정은 러시아 대통령이 내린다.”
우크라이나가 미국과 영국으로부터 받은 에이태큼스, 스톰 섀도로 대대적인 공격에 나선 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신형 극초음속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로 응수했다.
푸틴은 미사일 발사 뒤 대국민 연설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적대적인 행동에 대한 대응으로 일명 ‘오레시니크(개암나무)’ 미사일을 시험했다. (중략) 미국이 유럽에 배치한 최신 방공 시스템과 미사일 방어 시스템으로는 이런 미사일을 요격할 수 없다”라며 미사일 시험이 나토 소속 국가들을 겨냥했음을 분명히 경고했다.
영국 가디언은 미국과 영국의 소식통 발언을 인용해 이번에 발사된 극초음속 IRBM은 이론적으로 사거리가 5,500킬로미터 미만까지 가능해 미국까지는 도달하지 못할지라도 러시아 남서부에서 발사한다면 유럽 전역에 도달하기에 충분하다고 보도했다. 또한 미국 시엔엔(CNN) 방송은 미국과 서방국 당국자 발언을 인용해 러시아의 IRBM에 탄두 여러 개가 장착돼 있었다고 밝혔는데, 미사일 한 대에서 여러 탄두로 다른 목표물을 타격한다는 뜻에서 이름을 ‘오레시니크(Орешник)’로 지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가열찬 퇴진 투쟁만이 전쟁의 먹구름을 막을 수 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추가 확전에 대한 세계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러시아는 미국, 유럽의 무기 지원에 따른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에 대해 핵무기를 포함한 대응을 경고하고 나섰다.
핵전쟁을 포함한 제3차 대전의 위험성이 인류 앞에 닥쳐온 지금, 국제 사회가 힘을 쏟아야 할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식이다.
그런데 윤석열은 ‘우크라이나 살상무기 지원’을 여러 번 언급했고, 정부는 대표단에 이어 참관단 파견을 추진하겠다는 견해를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우리는 이미 전 인구의 10분의 1이 희생된 6.25전쟁을 겪었다.
강준만은 『한국현대사 산책 1950년대 제2권』(인물과사상사, 2004)에서 6.25전쟁의 인명 피해에 대해 정리했다.
“어느 전쟁이건 전쟁에서의 인명 피해를 정확히 집계한다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한국전쟁은 더욱 그랬다. 그래서 자료마다, 연구자마다 통계 수치가 다 다르다.
윌리엄 스톡은 이 전쟁에서 사망자, 부상자, 실종자를 포함한 인명 손실이 30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0분의 1이나 되었으며, 1천만 명이 가족과 헤어졌고 500만 명은 난민이 되었다고 말한다.
김동춘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250만의 군인과 민간인이 죽었다. 전쟁 과정에서의 월남자가 65만 정도라는 연구 결과를 토대로 하면, 남한에서는 전쟁 과정에서 195만여 명의 군인과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브루스 커밍스와 존 할리데이는 총사망자 수는 300만 이상이 거의 확실하며 아마 그것도 넘어 400만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이들은 전쟁이 시작될 즈음 총인구 3천만이었던 나라에서 이 숫자가 너무 많지 않은지 의심스럽기도 하겠지만 거의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심한 폭격, 의료 시설의 태부족, 식량 부족, 혹한, 초토화 전술에 대비한 피난처의 부족 등을 고려한다면 그 숫자는 의심할 바가 못 된다고 말한다.”
또한, 김동춘은 『전쟁과 사회: 우리에게 한국전쟁은 무엇이었나?』(돌베개, 2000)에서 전쟁의 잔인성에 관해 이야기했다.
“그 잔인성에 있어서는 20세기의 국제전이나 내전 과정에서 발생한 다른 어떤 학살도 능가하였…. (중략) 인간이 인간에게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 전쟁 백화점이었으며, 인간의 존엄성이 얼마나 무참하게 파괴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살아 있는 인권박물관이자 교과서였다.”
이런 전쟁의 참화를 겪은 우리 민족이 남북 군사적 대결을 또 할 이유가 없다.
미국은 절대자가 아니다.
미국이 지배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미국을 추종하는 종미·노예 윤석열 정권이 전쟁 속으로 민족을 몰아넣는 것은 자기 민족을 살해하는 범죄행위이다.
“가능한 한 12월22일이나 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해서 국민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안겨드릴 수 있게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김성원 국민의힘 의원)
크리스마스 전까지 의료공백 문제를 해결해 국민에게 선물을 주겠다던 국민의힘의 공언이 물거품 됐다. 정부·의료계 갈등 종식을 위한 여당·의료계·정부 협의체가 출범 3주 만에 무산됐다. 의료계의 의대 정원 축소 고집과 정부·여당의 무능이 겹치면서 협의가 무산됐고, 국민이 그 피해를 감당하게 됐다는 언론의 비판이 나온다.
협의체는 지난 1일 국회에서 회의를 개최했으나 기존 입장을 좁히지 못하고 좌초됐다. 의료계가 정부의 태도 변화가 없다면 협의체 참여가 의미 없다며 참여 중단을 선언했다. 핵심은 의대 증원 문제다. 의료계는 내년도 의대 정원 증원분(1509명)을 줄이자는 입장이지만, 정부는 입시가 진행 중이기에 올해는 변화를 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12월2일 중앙일보 10면
조선 “의료계, 정부, 정치권 책임감 안 보여”… 동아 “정부의 무능”
2일 주요 일간지는 의대 정원 축소를 고집하는 의료계를 비판하는 동시에 정부·여당이 협상의 여지 없이 무책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정부·여당이 문제 해결에 적극적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중앙일보는 10면 <의대증원 견해차 못 좁혀 ‘빈손’ 중단… 정치권 “여당 실종”> 보도에서 “정치권에선 ‘여당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잇따른다”며 “지난달 26일 한동훈 대표가 ‘경북 국립 의대 신설을 국민의힘 차원에서 강력하게 지원·지지한다’고 강조한 게 의료계 반발을 낳았고, 협의체는 잠정 중단 상태가 됐다. 이러는 사이 내부 갈등은 커지고 있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10면 <“정부-與 해결의지 없고, 野 방관”… 의료계는 증원축소 외치다 이탈> 보도에서 “의료 공백 장기화로 환자와 국민의 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병원을 지키던 전임의와 교수들의 대학병원 이탈도 시간이 갈수록 가속화되고 있다”고 했다.
▲12월2일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사설 <현안 협의조차 못하고 3주 만에 좌초된 여·의·정 협의체>에서 정부·여당·의료계는 물론 야당까지 무책임한 태도를 보여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이 상황에 이르기까지 의료계와 정부, 정치권 누구 하나 책임감을 보이지 않았다”며 “정부는 미세조정을 요구한 대한의학회 등의 요구에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았고, 국민의힘도 중간에서 조정자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애초 협의체 구성을 제안한 민주당은 협의체에 참여조차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국일보는 <여야의정 협의체 결국 좌초···강경파 득세는 손해뿐> 사설에서 “의료계에서 강경파 목소리가 커지고 의료공백 사태가 해를 넘어갈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정부 발등에 불이 떨어졌지만, 의사 사회도 구성원들에게 남는 게 무엇인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12월2일 동아일보 사설
동아일보는 사설 <성탄선물 준다더니 20일 만에 ‘빈손’ 종료한 여의정협의체>에서 “협의체가 허무하게 파국을 맞은 데에는 여의정 모두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다”며 “대통령실은 이날 협의체 중단에 대해 따로 입장을 내지 않았고, 고위 관계자가 ‘(내년 의대 증원에 대한) 정부 입장은 변함이 없고 타협이 불가능하다. 협의체가 파행되더라도 바꿀 수 없다’고만 했다. 의정 갈등이 이 지경에 이른 한 원인을 짐작하게 만든다. 어렵사리 마련된 대화의 불씨조차 살리지 못한 정부의 무능과 의료계의 무책임에 새해 인사가 ‘아프면 큰일 난다’가 될 판”이라고 강조했다.
초유의 야당 단독 예산안 처리… 야당 예산 삭감에 “정략적”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내년도 예산을 정부안보다 4조1000억 원 감액하는 내용의 예산안을 지난달 29일 처리했다. 더불어민주당 단독 처리로, 민주당은 2일 본회의에 예산안을 상정하기로 했다. 야당은 검찰 특정업무경비 및 감사원·대통령실·경찰 특수활동비를 전액 삭감하고 대왕고래 프로젝트 예산도 대폭 줄였다. 또 정부 예비비를 4조8000억 원에서 2조4000억 원으로 절반 삭감했다.
▲12월2일 조선일보 사설
조선·중앙 등 보수 성향 신문은 민주당이 정략적인 예산 삭감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사설 <국정 방해가 유일한 목적인 ‘감액 예산’ 폭주>에서 “헌정사에서 야당이 단독으로 감액 예산안을 통과시킨 적은 없다”며 “민주당은 예산으로 무엇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이 대표 방탄과 국정 방해를 위해 민생 예산까지 물거품으로 만들려 한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문재인 매년 96억 썼는데 윤석열 대통령은 내년 0원> 사설에서 “문제는 민주당의 감액이 굉장히 정략적이란 점”이라며 “민주당과 관계가 껄끄러운 권력기관의 손발을 묶어 놓겠다는 의도가 매우 노골적”이라고 했다. 이어 중앙일보는 “민주당의 감액예산안 일방 처리는 이재명 대표 방탄을 위한 정치 공세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며 “이 대표를 살리자고 조직폭력·마약·딥페이크 등 일반 범죄 수사까지 지장을 준다면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밝혔다.
▲12월2일 한국일보 사설
야당 문제를 집중적으로 비판한 보수 신문과 달리 한국일보는 정부와 야당이 타협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경기 침체에도 야당발 감액 예산, 강행 처리 안 된다> 사설에서 “정부와 민주당은 각자의 힘만으로는 나라를 제대로 운영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양보와 타협에 나서야 한다”며 “정부는 끝까지 야당을 설득해야 한다… 나라 살림까지 정쟁 대상으로 왜곡되는 일이 발생한다면, 국민은 여야 모두에게 책임을 묻게 될 것”이라고 했다.
경향신문은 <여야 극단적 예산 대치, ‘합의 처리’ 정치 복원하라> 사설에서 “대통령실은 권력기관의 특혜성 예산을 돌려놓으라고 협박할 게 아니라 특활비가 투명해지도록 관리·감독 장치부터 촘촘하게 마련해야 한다”며 “여야는 지금이라도 머리를 맞대고 민생·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투명성도 높인 최적의 예산안을 도출해야 한다. 우원식 국회의장도 예산안 합의 처리와 정치 복원을 위해 끝까지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야, 대립 중 ‘코인 과세 유예’는 합의 “감세 포퓰리즘”
여야가 극한 대립을 벌이는 가운데, 합의점을 찾은 사안도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가산자산 투자소득 과세를 2년 유예하는 정부의 소득세법 개정안에 동의하기로 한 것이다. 가산자산 과세는 2025년부터 시행할 예정이었으나 또다시 연기되게 됐다. 민주당 지도부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동아일보는 1면 <민주 “가상자산 과세 2년 유예 동의” 급선회>에서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입장문을 내고 ‘몹시 당혹스럽다’며 ‘자본소득 과세가 상황 논리에 따라 이렇게 쉽사리 폐기되고 유예돼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반발했다. 민주당 내에선 ‘감세 포퓰리즘’이라는 비판도 나왔다”고 했다.
투기 조장 우려도 제기된다. 동아일보는 “최근 가상자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과열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이번 과세 유예 결정이 투기를 더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며 “미국·일본 등 주요국은 가상자산 과세 기준을 마련해 세금을 걷고 있다”고 했다.
한겨레는 1면 <민주, 금투세 폐지 이어 가상자산 과세도 유예> 보도에서 “일부 투자자들의 조직화된 여론에 편승한 여당의 압박에, (민주당이) 떠밀리듯 수용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라며 “시민사회는 물론 민주당 안에서도 명분이 없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과세 원칙에 위배될 뿐 아니라, 가상자산은 주식에 견줘 투기적 성격이 강하고 국경을 넘나드는 투자여서 금투세처럼 ‘국내 증시’에 미칠 파급력 같은 건 고려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12월2일 한겨레 사설
또 한겨레는 사설 <가상자산 과세도 2년 유예…‘감세’만 협치하는 여야>에서 “가상자산 과세는 이미 두차례나 연기했는데 합리적인 이유도 없이 또다시 후퇴시키겠다니 무책임하기 그지없다. 수십조원대의 세수 펑크로 나라 살림 곳곳에 구멍이 뚫리고 있는데, 거대 양당이 유독 감세에만 ‘협치’하는 모습은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정부와 거대 양당이 주장하는 추가 제도 정비 필요성은 감세로 표심을 얻어보려는 정치권의 얄팍한 핑계에 불과하다”며 “거대 양당 지도부는 조세정의 후퇴와 조세행정의 일관성 훼손이라는 부작용은 아예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고 비판했다.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이 1인 승무제 도입 등 사측의 인력감축 계획에 항의하며 준법운행을 시작한 지 7일째 되던 지난 26일 오전, 서울 지하철 2호선 열차 125대가 잠시 멈춰섰다. 열차를 운행하던 차장이 4분 16초 동안 화장실을 이용하느라 자리를 비운 탓이었다.
바쁜 출근길 열차 지연의 원인이 '용변' 탓이었다는 언론 보도가 잇따르자 온라인에서 여러 말이 오갔다. "열차에서 내려서 헐레벌떡 화장실로 뛰어서 용변 보고 4분 만에 오신 게 대단….", "진짜 화장실 한번 가기 힘든 직업 많다. 열차 정차하기까지 얼마나 고민에 스트레스겠냐고.", "이런 상황인데 1명으로 줄인다고?" 등 차장의 행동을 이해한다는 반응이 주였다.
지하철 운행 중 차장의 역사 화장실 이용이 특이한 일로 여겨져 기사가 된 것은 평소 지하철 승무원들의 화장실 이용이 쉽지 않으리라는 점을 암시한다. 지난 26일에는 열차가 20분 지연되는 불편에 그쳤지만, 지난 2007년에는 용변을 보려던 승무원이 사망하는 불행한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박원순 서울시가 나서 노사정 기구인 '기관사 근무환경 개선단'을 발족해 여러 권고안을 냈지만, 오세훈 서울시는 이를 다시 뒤집고 있다.
지난 27일 장기현 서울교통공사노조 승무본부 사무국장은 전화 인터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으로 바뀌면서 (권고안이) '흔적 지우기'식으로 무효화 됐다"며 "차장이나 기관사들의 노동환경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장 사무국장은 "안전에는 1%라도 허점이 있으면 안 되는데, 2명이 탈 때와 1명이 탈 때는 돌발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이 다를 수밖에 없다"며 "지하철 노동자들이 2호선 1인 승무와 인력감축에 반대하는 목소리에 귀 기울여주시면 좋겠다"며 이번 파업에 대한 연대와 지지를 호소했다.
▲ 서울 시내 한 차량사업소에 세워진 열차. ⓒ연합뉴스
"생리현상은 간이변기로 해결…공황장애 위험 일반인 7~8배"
프레시안 : 최근 지하철 운행 중 차장이 생리현상을 해결하려 역사 화장실에 갔고 후속 열차가 지연된 일이 보도돼 화제가 됐다. 시민 다수는 차장의 행동을 우호적으로 보는 것 같다.
장기현 : 생리현상이라는 게 많은 사람이 느끼는 일이다. 일상생활을 하다 갑작스럽게 신호가 오면 그것처럼 힘든 게 없기 때문에 시민들도 이해하시고 '그런 건 봐줘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시는 것 같다.
저희가 한 번 지하철을 운행하면 짧게는 1시간 반, 길게는 4시간까지도 운행한다. 차 타기 전에 화장실을 다녀오지만 상황에 따라 못 갈 수도 있다. 지하철에서 내리자마자 급히 화장실을 가는 승무원도 꽤 있다.
특히 여성 승무원들은 차 타기 전에 커피도, 물도 안 마신다. 식사할 때 국을 안 드시는 여성 승무원도 꽤 많다. 남자보다 여자가 생리현상을 해결하기 힘든 부분이 있으니까.
프레시안 : 평소에 급하게 생리현상을 해결해야 하면 어떻게 하나?
장기현 : 공사에서 간이 화장실 변기를 하나 준다. 환자들이 쓰기도 하는 건데, 아이들이 쓰는 간이 변기를 어른용으로 만든 거라고 보면 된다. 또 소변을 처리하라고 위생봉투를 하나 준다. 그걸로 운전실에서 해결한다. 인격적으로 안 맞는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공사는 운전실에 CCTV를 설치한다고 난리다.
2007년 12월에는 한 차장이 지하철 운행 중에 창밖으로 용변을 보다 떨어져 사망하는 일도 있었다. 그 뒤로 선로 중간에 승무원들이 쓸 수 있도록 간이화장실 설치를 강화했다. 그런데 겨울에 동파된다거나 고장나는 일이 많다 보니 폐쇄조치된 곳이 많다. 2호선 신대방역과 구의역에 있는 간이화장실도 12월 10일 다시 열 예정이라고는 하는데, 2, 3년 가까이 폐쇄돼 있다.
프레시안 : 생리현상 해결에 대한 업무 매뉴얼이나 지침이 따로 있나?
장기현 : 업무 매뉴얼에 별도로 규정된 내용은 없다. 공사는 간이 변기를 줬으니 그걸로 해소하고, 중간에 간이 화장실이 있으면 거기를 활용하라고 한다. 그런데 승무원들이 마음이 급해 간이 화장실을 가기 어렵고, 간이 변기도 쓰기 그러면, 그냥 참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승무원 80% 가까이가 과민성 대장증후군에 걸려 있다. 지하철을 타면 괜히 배가 아프고, 혹시 모르니 신호가 없어도 화장실을 들렀다 차를 탄다. 직업병의 일종이다.
프레시안 : 지하철을 운행하는 기관사나 차장이 겪는 어려움에는 또 어떤 것들이 있나?
장기현 : 공황장애나 외상스트레스증후군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보다 7~8배 높다고 한다. 좁은 터널에서 혼자 일하고, 단순 반복 업무를 하고, 과도하게 집중하는 일도 많은 게 원인이라고 한다. 공황장애로 14명의 기관사가 자살하기도 했다.
이런 일을 막으려 전임 시장 때 '기관사 근무환경 개선단'을 만들어 권고안을 냈다. 정신질환 고위험군인 분들에 한해 가벼운 근무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운전시간을 감축하라는 등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런데 오세훈 서울시장으로 바뀌면서 '흔적 지우기'식으로 무효화 됐다. 게다가 지금은 지하철 진행 방향에는 기관사가, 역방향에는 차장이 타는데, '경영효율화'를 명분 삼아 2호선 지하철 1인 승무를 도입하겠다고도 하고 있다.
▲ 전동차 창밖으로 용변을 보려다 승무원이 숨진 다음해인 2008년 서울 지하철 운전실에 설치된 간이 변기. ⓒ연합뉴스
"노동환경과 안전문제 악화를 막기 위한 파업…노동자들 목소리에 귀 기울여주길"
프레시안 : 서울교통공사노조가 태업을 진행하고 파업을 준비 중인 이유 중 하나도 공사측이 지하철 2호선 1인 승무제 도입 등 2026년까지 2200명 인력감축을 추진하는 데 반대하기 위해서라고 알고 있다. 이런 일들이 앞서 말한 차장이나 기관사의 노동환경에 악영향을 줄 거라고 생각하나?
장기현 : 심각하다. 전체적으로 2200명을 줄인다고 하는데, 그 중 승무원은 370명 정도 된다. 2호선 1인 승무하면 186명을 줄일 수 있다고 하고, 거기에 운전시간이나 근무시간을 늘리면 180여 명을 더 줄일 수 있다고 계산한 것 같다. 앞서 말한 근무환경 개선단 권고에 완전히 충돌하는 내용이다. 그러면 차장이나 기관사들의 노동환경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
프레시안 : 그런 일에 맞서기 위해 현재 서울교통공사노조가 준법운행 투쟁을 진행 중이고 파업도 진행 중이라고 들었다.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
장기현 : 매번 이야기하는 거지만, 안전에는 1%라도 허점이 있으면 안 된다. 평상시에는 문제가 안되지만, 돌발 상황이 발생할 때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걷잡을 수 없는 큰 재앙으로 다가올 수 있다. 대구 지하철 화재나 이태원 참사도 평상시에는 문제가 안 되던 것들이 한 순간에 복합적으로 맞아떨어지면서 사고가 일어났다고 생각한다.
지하철도 마찬가지다. 2명이 탈 때와 1명이 탈 때는 돌발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이 다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지하철 노동자들이 2호선 1인 승무와 인력감축에 반대하는 목소리에 귀 기울여주시면 좋겠다.
프레시안 : 서울시에도 하고 싶은 말이 있나?
장기현 :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자기 일에 있어서는 전문가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종사자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학자들에게만 연구용역을 맡긴 결과물로 인력감축 같은 정책을 펴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주면 좋겠다.
프레시안 : 오늘 말씀 감사하다. 앞으로도 서울교통공사 노사 교섭 상황을 지켜보겠다.
최용락 기자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명태균씨가 사실상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미래한국연구소가 여론조사업체 PNR에 미수금을 김건희 여사에게 받아서 변제하겠다는 약속이 담긴 각서. (두 사람의 지장 부분은 흐림 처리) ⓒ더불어민주당 제공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인물인 명태균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미래한국연구소가 여론조사 업체인 피플네트웍스리서치(PNR)에 “대선 이후 김건희에게 돈을 받아 미수금을 모두 변제한다”는 내용이 담긴 각서를 더불어민주당이 1일 공개했다.
이날 민주당이 공개한 각서는 2022년 7월31에 작성된 것으로, 미래한국연구소가 PNR에 2022년 12월 31일까지 미수금 6160만원 변제를 약속하며 변제가 안 될 경우 PNR이 미래한국을 사기 혐의로 고소 고발 하더라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고 돼 있다.
각서에는 “미래한국(연구소)에서는 당시 윤석열 대통령 후보의 부인인 김건희에게 돈을 받을 게 있으며, 대선 중이라서 받는 게 어려우니 대선 이후 김건희에게 돈을 받아 미수금을 모두 변제한다고 약속하며 해당 금액 6215만원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고 돼 있다.
여기서 등장하는 ‘미수금’에 대해 민주당이 설명한 경위는 이렇다.
PNR은 명씨가 소개해 2021년 말 대선 후보였던 허경영의 국가혁명당 홍보 ARS 사업을 했는데, 영업대행 비용 즉 ‘소개비’를 미래한국연구소에 지급하기로 돼 있었다. 당시 PNR은 미래한국연구소로부터 받을 미수금을 대행비로 상계하려 했지만 미래한국연구소 요구에 따라 대행료를 송금했다고 한다. 결국 미래한국연구소가 소개비 6215만원을 송금받았지만 PNR에 줘야 할 미수금은 ‘대선 이후 김건희에게 받아 갚겠다’고 각서를 써서 약속했다는 것이다.
이 각서는 미래한국연구소에서 일했던 실무자 강혜경씨와 PNR 대표 서명원씨의 지장이 각각 찍혀 있다. 강씨는 검찰 조사에서 이 각서 작성 경위에 대해 “2022년 3월부터 PNR이 여론조사 비용 등을 독촉했고, 그때마다 명씨가 ‘김 여사에게 받을 돈이 있으니 그 돈을 받으면 갚겠다’라는 식으로 말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도 채무상환이 이뤄지지 않자 강씨가 각서를 써줬는데, 명씨가 이후 왜 개인적으로 각서를 써줬냐고 강씨를 질책했다고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이 각서와 관련해 “실제로 명씨가 돈을 받으러 아크로비스타를 방문했던 것이 사실로 확인했다”면서 “근거는 추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 각서에는 ‘작성일 현재 김건희 관련 내용은 허위’라는 문구가 들어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PNR은 약속이 이행되지 않았다는 의미로 ‘작성일 현재 김건희 관련 내용은 허위’라는 문구를 넣었다”면서 “서명원 PNR 대표가 ‘각서에도 불구하고 이를 갚지 않을 경우 사기죄를 묻기 위해 김건희 내용은 허위라는 문구를 넣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의 선별적, 권한 남용적 기소에 사법 절차가 제대로 대응하지 않으면 판사 한명 한명은 법리에 따라서 재판을 하는데 그게 정치적 판단이 될 수밖에 없는 비극적 상황이 된다." 백태웅 하와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11월 26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이정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유포 혐의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된 다음날인 지난 11월 16일, 백태웅 하와이대 로스쿨 교수는 자신의 SNS에 이 판결을 비판하는 비평글을 올렸다. 제목은 '사법의 정치화'. 앞서 같은 달 10일 백 교수를 포함한 법학자·변호사 15명은 유엔(UN)에 긴급한 개입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낸 상황이다. 이들의 논리에는 야권을 중심으로 나오는 당파성 띤 비판과 달리 보편성과 인권적 시각이 강하다. ([관련기사] 법률가들, '김건희 불기소' 두고 UN 개입 요청)
백 교수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그는 흔쾌히 수락하되 일주일 뒤로 예정된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를 보고 하자고 했다. 무죄가 나왔다. 선고 다음날인 26일 오후, 방문교수로 와 있는 고려대 연구실에서 마주 앉았다. 그는 위증교사 무죄 판결에 대해 "참 다행스러운 판단"이라며 "애초에 무리한 기소였고 당연한 판결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 기본적으로 검찰의 선별적 수사와 비수사, 선별적 기소와 불기소, 권한남용적 기소로 인해 법치주의와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큰 것으로 보인다. 여러 진단 중에 정치의 사법화는 알겠는데, 사법의 정치화는 무슨 뜻인가.
"사법부는 비정치적으로 남고 싶지만, 본질적으로 선별적으로 제기된 정치적인 문제에 대해 사법부가 제대로 된 접근을 하지 않음으로써, 스스로는 비정치적으로 생각하지만 결론적으로 가장 정치적 판결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 휘말린다는 취지인가.
"휘말린다는 수준을 넘어설 수 있다. 군사독재하에서 사법부는 그 판사가 나쁜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시스템 자체 때문에 시녀화되고 도구화됐다. 우리는 민주화를 이루면서 사법부가 권력의 도구가 아니라 인권을 보장하는 기관이 되게 하는 장치를 만들어 왔다. 그런데 이제 검찰이 선별 기소와 권한 남용 기소를 하고 사법 절차가 그에 대해 제대로 된 방어를 하지 못함으로써, 판사 한 명 한 명은 법리에 따라서 재판을 하는데 그게 정치적 판단이 될 수밖에 없는 비극적 상황이 되는 것이다. 사법 정의 시스템 자체가 위태로운 위기다."
사법의 정치화 : 한국 사법 정의 시스템의 위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월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위증교사혐의 1심 선고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후 법정을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이 재판을 포함해 총 5개 재판을 동시에 받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 유엔 인권이사회 특별보고관 두 명(사법정의 특별보고관 마가렛 새터스웨이트, 고문방지 특별보고관 앨리스 질 에드워즈)에게 한국 정부에 혐의서한(allegation letter)이나 긴급요청서한(urgent appeal)을 보내주기를 요청했다. 반응이 있는가.
"공식 절차를 통해 접수했고 접수 통지를 받았다. 아직 공식적인 후속 조치에 대해 들은 바 없지만 이 절차가 비공개다. 나중에 결과가 나오면 알려준다."
백 교수는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활동한 경험이 있다. 그는 2015년부터 2022년까지 강제실종실무그룹 위원 또는 의장으로서 세계 각국의 강제실종 문제를 다뤘다.
- 서한을 보낸 특별보고관은 원래 아는 사이인가.
"개인적으로 알지는 못한다. 그런데 사법정의 특별보고관은 한국 문제에 관심이 많다. 내년에 방문할 것으로 알고 있다. 사실 사법정의 특별보고관 입장에서 한국 문제는 독특한 의미를 갖는다. 그래서 아마 이번 요청에 반응할 거라고 생각한다."
- 아, 그런가. 한국 상황에 대해 유엔이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
"나는 크다고 본다. 왜냐하면, 유엔이 다루는 문제는 무수히 많은데, 민주주의가 아직 발전이 안 된 또는 심각한 직접적인 충돌이 있는 나라도 있지만, 한국은 민주주의나 인권이 일정 정도 보장된 나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런 나라에서 검찰이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전횡을 일삼고 사법 정의가 위기에 처하는 현상이 생기는 것은 세계적으로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
사실 민주주의 후퇴라는 건 후진국에서만 벌어지는 게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가 1기를 마칠 때 미국 같은 나라에서 계엄령으로 쿠데타를 일으키기를 촉구하는 상황도 벌어지는 게 현재 세계 상황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에서 벌어지는 이 일이 가벼운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이제 민주주의나 인권은 다 끝난 거 아니냐 생각하기도 하지만, 그 당연하게 보이는 시스템이 흐트러지기는 굉장히 쉽다. 유엔은 그걸 잘 아니까 관심을 갖고 역할을 할 거라고 생각한다."
"미국 법원은 검찰의 권한 남용을 헌법적으로 방어한다"
▲"미국 법원은 선별기소를 통해 표현의 자유가 침해되거나 인종차별, 여성차별 등 중대한 차별에 이르면 적극적인 개입을 주저하지 않는다." 백태웅 하와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이정민
백 교수는 기본적으로 검찰의 권한 남용을 사법부가 판례를 만들어 제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 모델로 미국 상황을 들었다.
"미국은 형사소송 절차에서 선별기소(selective prosecution)와 권한남용기소(abusive prosecution)가 증명되면 판사가 헌법적인 방어로서 공소 자체를 기각시킬 수 있고 증거를 배제할 수 있는 판례가 이미 19세기부터 만들어져 쌓여왔다. 법리를 쉽게 설명하면 이렇다. 경찰이 도로에서 과속 차량을 단속할 때, 사실 모든 차를 다 잡을 수는 없으니까 어떻게든 선별을 한다. 그런데 그 선별이, 다른 위반자는 다 보내고 흑인만 잡는다면? 왜 나만 잡느냐고 했더니, 네가 흑인이라서 잡았다, 이렇게 나온다면? 이렇게 되면 수정헌법 14조 평등권에 어긋하기 때문에 용인하지 않는다."
백 교수는 몇 가지 판례를 제시했다.
* 익워 대 홉킨스 사건(Yick Wo v. Hopkins). 1886 : 1880년 샌프란시스코 시가 화재예방을 위해 세탁소는 벽돌이나 돌로 지어진 건물에만 설립할 수 있다는 조례를 제정. 당시 샌프란시스코에는 약 320개 세탁소가 있었는데 거의 대부분 목재건물이었음. 그중에 약 240개를 중국인이 운영하고 있었는데, 당시 중국인 업주 150명이 위 조례를 위반한 혐의로 체포된 반면, 백인 등 다른 업주 80명은 아예 처벌을 받지 않고 영업을 계속함.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중국인 세탁소 주인만을 차별적으로 기소한 것을 헌법 위반으로 판단하여 석방함.
* 미국 대 암스트롱 사건(United States v. Armstrong). 1996 : 마약사건과 관련해 흑인들이 선별적으로 기소되었다고 주장한 사건. 사건 자체에서는 이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음. 하지만 선별적 기소를 입증하기 위한 두 가지 요건, 첫째, 유사한 상황에 처해 있는 사람들 중에서 선별이 진행되었고, 둘째, 그러한 선별적 기소가 차별할 의도에 입각해 있었다는 것을 밝혀야 한다는 것이 확립됨.
"미국도 선별적 기소를 사유로 형사사건을 공소기각 할 때는 매우 신중하게 접근한다. 하지만 선별기소를 통해 표현의 자유가 침해되거나 인종차별, 여성차별 등 중대한 차별에 이르면 법원이 적극적인 개입을 주저하지 않는다."
- 이 법리가 한국에도 적용될 수 있을까?
"우리 헌법에도 예를 들어 제10조 행복추구권이 있다. 제11조 평등권도 있다. 또 검찰청법 제4조3항에 권한을 남용하면 안 된다고 되어 있다. 지금처럼 상대가 권력의 정적이면 무한정 파고, 조사하고, 끝없이 기소하고, 반면에 자기 편이면 한없이 관대하고... 정치적 목적에 따른 선별적 기소가 매우 심각한 상황이므로 법원이 헌법적 권리와 기본 인권 관점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한국 헌법에도 행복추구권, 평등권이 있고 검찰청법에 권한 남용을 금지하고 있다"
- 하지만 우리 법원이 검찰의 공소권 남용을 인정한 판례가 유우성 건 딱 하나뿐이고, 그마저도 공소권을 남용한 안동완 검사를 국회가 탄핵소추했는데 헌법재판소가 기각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에서 법원이 적극적으로 나서겠냐는 회의론이 나올 수밖에 없는데.
"그렇다. 회의론이 있다. 그런데 내가 볼 때는 문제제기도 제한적이었다. 재판의 공방 과정에서 이 문제가 제대로 제기되고, 법리를 제대로 주장하고, 특정한 조건에서 선별되고 차별적 의도에 근거해서 진행됐다는 것을 입증하고, 법원이 헌법적 판단을 내려주기를 요구하고, 그래서 법원이 그 부분까지 판단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그런 예가 없다.
방금 질문할 때 법원이 적극적으로 나선다고 표현했는데, 그건 아니다. 사실 미국 법원이 더 사법소극주의다. 법원이 정치적인 문제에 개입하지 않겠다라는 입장은 미국이 더 강하다. 그런데 적어도 사법 절차 내에서 미국 법원은 공정한 심판 역할을 하겠다는 거다. 우리 법원은 기소되는 과정에서 말도 안 되는, 헌법에 어긋나는 선별적 차별적 기소에 대해 과연 어떤 고려를 하면서 판단을 하는가, 그 부분이 없다. 우리 법원이 할 권한도 있고 해야 될 일인데도 안 하고 있는 거다."
- 계속 그걸 안 할 경우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결국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없어질 것이다. 악법도 법이라고 하면서 실제로는 군사독재의 시녀가 된 과거를 법원은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정부가 정치적 반대자를 사법 절차를 통해 제거하고자 하지만 그것이 정부 자체를 겨누는 칼날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기도 하다."
백 교수는 회의적이지는 않았다. 그는 "우리는 탄핵 재판을 두 번이나 거쳤다, 다른 나라 같으면 탄핵 상황이 벌어지면 쿠데타가 일어난다, 그냥 재판 결과를 기다렸다가 권력이 평화적으로 교체되는 건 참 기적적인 일"이라며 "우리에겐 민주적인 대응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검찰의 도전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일이지만, 악이, 부정의가, 끝없이 계속되는 건 불가능한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현재 고비도 이겨낼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야권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수사권-기소권 분리나 감찰권의 독립, 검사 탄핵 등 각종 입법·제도적 개혁에 대해 반대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결이 조금 다르게 그의 방점은 '소프트웨어'에 찍혀 있었다. 그는 "하나의 제도를 바꾸면 그게 모든 문제를 연쇄적으로 해결해줄 것이라는 하드웨어 중심적 접근이 때로 잘 안 맞을 수도 있다"면서 "껍데기만 큰 얘기를 하면서 내용적인 변화를 이루지 못하는 경우를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개혁의 목표에 대해 "검찰을 악마화하는 것이 아니라 정상화하는 것, 사법을 정의롭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과거 검사들은 영수증 하나하나 탈탈 털지 않았다"
▲백태웅하와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금 벌어지는 일들이 고문은 아니지만, 잔혹한, 비인간적인, 굴욕적인 대우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사진은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주차장 입구 모습.연합뉴스
백 교수는 법학자가 되기 전 1990년대 국제엠네스티가 선정한 양심수였다. 서울대에서 학생운동을 했던 그는 제명된 이후 노동운동에 투신했고, 1989년 박노해 등과 함께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을 결성했다가 1992년 국가안전기획부에 체포됐다.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 구성 등 혐의로 검찰은 사형을 구형했고, 법원 판결은 1심 무기징역, 2심 징역 15년이었다. 인터뷰를 마치며 이 이야기를 꺼냈다.
- 사노맹 사건으로 유명한데, 지금 주장을 들어보면 생각보다 온건한 느낌이다. (웃음)
"사람들이 우리를 과격하다라고 생각하지만, 우리가 활동할 때 핵심은 아주 간단한 거였다. 어려운 사람들이 제대로 대접받을 수 있도록 뭔가 좀 더 노력을 해야 되는 거 아니냐, 이런 얘기를 아예 말도 못 하게 하고 죽이니까, 우린 죽어도 좋은데 그 말을 해야겠다, 버틴 것밖에 없다. 그러니까 대단한 투사들이 아니다."
- 그때 수사와 재판 등을 받으면서 검사와 판사들이 기억에 있을 텐데.
"그때는 오히려 지금처럼 영수증 하나하나, 한 사람을 죽이기 위해서 정말 저질스럽게 모든 부분을 탈탈 털고 하지 않았다. 예를 들어 당시 지하 활동을 하던 사람은 다른 사람의 신분증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게 법적으로 따지면 공문서 위조 변조에 동행사, 이런 것들로 갈 수도 있지만, 당시 검사들은 그런 거 다 없앴다. 나는 국가보안법 2조, 3조, 4조, 딱 반국가단체 조항으로만 기소됐다. 한 사람의 모든 잘못을 탈탈 털어서 파괴시키는 게 검사의 역할이 아니다. 본질적으로 한 사회 속에서 어떤 문제를 제기해서 어떻게 처리함으로써 사회 전체가 질서를 지키면서 가게 하느냐, 그런 의미에서 검사는 정확한 판단과 나름의 금도를 지키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 그때가 지금보다 선이 굵고 금도를 지켰다?
이 질문에 백 교수는 "내가 그렇게까지 말할 수는 없지만"이라고 짧게 받은 후 말을 이었다. 그는 안기부 조사 당시 고문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쨌든 현재 검사들이 금도를 지키지 않으면서 인간을 좌절시키고, 그런 굴욕적인 처우를 당하느니 차라리 죽고 말겠다, 이래서 자살하는 사례가 생기고... 그래서 내가 유엔에 서한을 보낼 때 사법정의 특별보고관과 함께 고문방지 특별보고관에게도 같이 보낸 거다. 그 보고관의 공식 명칭이 '고문 및 잔혹하고 비인도적, 굴욕적인 대우 또는 처벌에 관한 유엔 특별 보고관(UN Special Rapporteur on Torture and other Cruel, Inhuman or Degrading Treatment or Punishment)'이다. 지금 벌어지는 일들이 고문은 아니지만, 잔혹한, 비인간적인, 굴욕적인 대우인 경우가 많다.
인간은 사실 존엄 때문에 사는 건데, 인간이니까 힘든 게 있어도 버티고 하는 건데, 그 본질적 존엄을 지켜주지 않고 부숴버리는 게 사법절차라고 한다면 누가 거기에 승복하겠는가. 나는 검사들이 트라우마가 생길 것 같다. 본질적으로 자기가 당하고 싶지 않을 일을 남에게 하는데, 스스로 어떻게 정당화하겠나. 검사들이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
▲"과거 1980년대 지하 활동을 하던 사람은 다른 사람의 신분증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게 법적으로 따지면 공문서 위조 변조에 동행사, 이런 것들로 갈 수도 있지만, 당시 검사들은 그런 거 다 없앴다. 나는 국가보안법 2조, 3조, 4조, 딱 반국가단체 조항으로만 기소됐다."이정민
이재명 대표가 11월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뒤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법원의 결정이나 재판을 예측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이재명 대표의 이른바 ‘사법 리스크’가 특히 그렇습니다.
지난해 9월 국회에서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돼 법원에서 구속영장을 심사했을 때 영장이 발부될 것으로 본 사람이 많았습니다. 당사자인 이재명 대표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새벽 2시에 구치소에 누워서 구속될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 잠이 들었는데 그때 나가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11월 15일 선거법 위반 1심 선고를 앞두고 ‘벌금 100만원 이상이냐, 100만원 미만이냐’가 관심사였습니다. 징역형이 나왔습니다. 11월 25일 위증교사 1심 선고 형량은 선거법 위반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한 사람이 많았습니다. 무죄였습니다.
하긴 리스크라는 것이 본래 예측 불가를 포함하는 개념이긴 합니다. ‘예측 가능한 리스크’는 리스크가 아닙니다. 피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선거법 위반과 위증교사 2심 선고는 어떻게 나올까요? 알 수 없습니다. 1심 선고가 뒤바뀔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습니다.
이재명 대표는 사법 리스크를 극복하고 차기 대선에 출마할 수 있을까요? 대선 출마 여부가 결정되는 시기는 언제쯤일까요? 출마하지 않는다면 이재명 대표는 어떻게 할까요? 최근 세간의 관심은 이런 데 쏠리는 것 같습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꽤 일리 있는 대답을 내놓았습니다. 11월 27일 ‘시비에스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는 완전히 법원의 판단에 달려 있다. 정치권에서 법원 판단에 대해 이러고 저러고 논평을 안 하는 것이 현명하다.”
“민주당에서 이재명 대표의 입지는 당분간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사실심인) 2심 판결 나올 때까지는 현 체제가 견고하게 유지될 것이다.”
“(2심에서 당선무효형이 나오는) 그런 경우가 생기면 이재명 대표의 지금까지 처신으로 봐서 그렇게 사람이 비합리적이라고는 보지 않기 때문에 본인 스스로 당의 미래를 위해서 잘 결정하리라고 본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김종인 전 위원장이 9월 1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인 전 위원장은 9월12일 이재명 대표 요청으로 만찬을 함께 한 일도 있습니다. 그의 말대로 이재명 대표 사법 리스크는 예측할 수 없습니다. ‘비르투(재능)’가 아니라 ‘포르투나(운명)’의 영역입니다.
어쨌든 이재명 대표 대선 출마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은 최근 들어 더 커지는 것 같습니다. 세 가지 때문입니다.
첫째, 위증교사 무죄 선고입니다. 위증교사는 지난해 9월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다른 죄목과는 달리 “혐의는 소명된다”고 인정한 일이 있습니다.
여기서 무죄가 나왔다는 것은 앞으로 다른 재판에서도 무죄가 나올 가능성이 꽤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재명 대표가 어쩌면 사법 리스크를 극복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당연히 많아졌을 것입니다.
둘째, 윤석열 대통령의 실패입니다. 경제와 4대 개혁에 대한 기대는 대다수 국민이 접은 지 오래입니다.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논란, 일본 사도 광산 추도식 불참 등 외교·안보에서 파탄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무능과 독선으로 인한 결과입니다.
경제와 외교·안보를 바로 잡으려면 야당의 협조가 필수입니다. 그런데도 윤석열 대통령은 “헌법 위에 군림하겠다는 야당을 국민 여러분께서 엄중히 심판해 주시기 바란다”(11월 29일 정혜전 대변인)고 독기를 내뿜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무능과 독선은 대통령 퇴진 및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민심에 기름을 붓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표에게 기회의 문이 넓어지는 것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재명 대표의 ‘원수’가 아니라 ‘구세주’일 수도 있습니다.
셋째, 트럼프 당선입니다. 여러 범죄 혐의로 수사받고 기소됐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대통령에 당선돼 수사와 재판에서 벗어나고 있습니다. 미국은 대통령제 원조 국가입니다. 우리나라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기류를 가장 적극적으로 보도하는 언론은 조선일보입니다. 양상훈 주필이 11월 21일 치 신문에 ‘이재명은 트럼프가 될 수 있나’라는 칼럼을 썼습니다.
이재명 대표가 차기 대선에 출마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법원의 재판이 아니라 대선주자 지지율에 달려 있다는 내용입니다. 위증교사 1심 선고 전에 쓴 칼럼입니다.
조선일보는 11월 27일 치 신문에도 1면 머리로 “‘대통령’ 트럼프에 백기 든 미 검찰”이라는 기사를 실었습니다. “트럼프는 재판을 피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 대통령 재선이라는 사실을 인지해왔다. 결국 (법적 절차를 대통령 당선으로 무력화하려는) 전략이 먹혔다”는 워싱턴포스트 기사를 인용했습니다.
이어지는 3면 기사의 제목은 “미 의회 폭동 선동도, 성 추문 입막음도…최고 권력 앞에서 흐지부지”였습니다. 별도로 “이재명도 ‘트럼프 모델’로 사법리스크 돌파하나”라는 기사를 실었습니다. 트럼프 당선을 계기로 조선일보가 유난히 이재명 대표 대선 출마 및 사법 리스크 돌파 가능성에 주목하는 이유가 뭘까요?
이재명 대표는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조사마다 좀 다르지만, 한동훈 대표보다 대략 두 배 이상 높은 수치입니다.
하지만 이재명 대표의 지지도가 그리 단단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비호감도가 여전히 높습니다. 민주당 정치인, 당원, 지지자들에게 물어봐도 이재명 대표가 정말로 차기 대통령에 당선될 것이라고 확신하는 사람은 여론조사 수치만큼 압도적이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다음 대선 일정과 구도가 불확실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차기 대선은 아직은 가시권 밖에 있다는 의미입니다.
또 다른 불안감도 있습니다. 정가에서는 이재명 대표의 반면교사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두 사람은 대선 패배 뒤 공천으로 야당을 완전히 장악해 여러 장애물을 극복하고 대선에 다시 도전한다는 서사가 매우 닮았습니다. 이재명 대표가 이회창의 길을 따라가지 않으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재명 대표의 가장 큰 과제는 정치보복 프레임입니다. 이른바 보수 기득권 세력은 자신들이 ‘이재명 죽이기’를 하면서 “이재명 대통령 되면 우리를 다 죽일 것”이라고 뒤집어씌우고 있습니다. 과거 김대중 대통령을 상대로 써먹었던 수법입니다.
이재명 대표로서는 억울할 것입니다. 최근 이석연 전 법제처장을 만나서 “누군가 (정치보복을) 끊어야 하고 기회가 되면 제 단계에서 끊겠다”고 한 것을 보면 정치보복 프레임을 분명히 의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치보복 프레임에는 이재명 대표 책임도 있습니다. 지난 총선에서 벌어진 ‘비명횡사’ 공천 논란입니다. 이재명 대표는 시스템 공천이라고 했지만, 민주당 원로들은 “공천이 대표의 사적 목적을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변질됐다”며 이재명 대표에게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라고 요구했습니다. 이재명 대표는 책임지지 않았고 사과도 하지 않았습니다. ‘잔인한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남겼습니다.
또 다른 과제는 개혁 정체성입니다. 2022년 3월 대선 당시 이재명 대표는 개혁성이 매우 뚜렷한 정치인이었습니다. 지금은 훼손됐습니다. 최영준 연세대 교수가 한겨레 11월 18일 치 신문에 ‘이재명의 위기’라는 제목의 칼럼을 썼습니다.
“그와 민주당이 금융투자 소득세 폐지라는 결정을 내렸다.”
“이 결정은 이재명 대표를 성장시키고, 차별된 정치인으로 만들었던 기반을 위협한다. 이 작은 증세도 설득하지 못하는데 기본사회와 이를 위해 필요한 보편적 증세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만일 그가 지금까지 주장한 정책들을 포기한다면, 한국 사회를 전환할 그의 대안은 무엇일까? 그가 정치적 이해를 위해 택했을지 모를 이 결정은 그를 무색무취한 정치인으로 만들 뿐 아니라 그의 과거 주장들을 복잡하게 합리화해야 하는 어려운 처지로 밀어 넣고 있다.”
저는 최영준 교수의 문제 제기가 옳다고 생각합니다. 이재명 대표가 대답해야 합니다.
마무리하겠습니다. 민주당은 반독재 민주화 투쟁의 빛나는 역사를 가진 정당입니다.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입니다. 이재명 대표는 ‘이재명의 민주당’을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이재명의 민주당으로는 다음 대통령이 되기 어렵습니다. ‘민주당의 이재명’이 다음 대통령이 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겸 한겨레평화연구소장 | 기사입력 2024.12.01. 05:02:39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으로의 귀환은 2019년 이래로 악화일로를 걸어온 한반도 정세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특히 최우선적인 관심사는 북미정상회담 재개 여부로 쏠린다. 이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1기 트럼프 행정부 때와는 달리 2기 트럼프의 대외정책 우선순위에서 북핵 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문제의 비중은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북미정상회담을 적극적으로 지지·중재했던 문재인 정부와는 달리 윤석열 정부는 대북 강경책으로 일관해왔다. 또 1기 트럼프 때에 미국은 '한반도 비핵화'라는, 조선은 '경제 제재 해결'이라는 뚜렷한 목표가 있었지만, 오늘날에는 북미 협상의 목표가 흐릿해진 상황이다. 무엇보다도 김정은 정권이 크게 달라졌다. 여러 전문가들은 이러한 점들을 들면서 북미정상회담의 재개 가능성을 낮게 본다.
필자 역시 '북미정상회담이 다시 열릴까'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나의 예측은 2025년에는 '중간' 정도이고, 2026년에는 '높음'이다. 물론 '하노이 노딜'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회담이 합의를 보장하진 않는다. 합의를 하더라도 이행이 될지도 미지수이다.
판문점 '번개팅'에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은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김정은 위원장은 북미실무회담 재개를 약속했지만 한미가 연합훈련을 강행하면서 안 하니만 못한 약속이 되기도 했었다. 이에 따라 '시즌 2'의 핵심적인 관건은 북미 접촉과 실무회담에서 '상호 만족할 수 있고 이행 가능한 합의'에 도달할 수 있느냐에 있다. 북미 예비회담의 성패가 정상회담의 재개 여부를 결정지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예측 못지않게 중요한 것도 있다. '한국이 북미정상회담 재개·합의·이행을 위해 노력할 것인가'의 문제가 바로 그것이다. 질문을 세부화해보면 상당한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 비핵화가 뒷전으로 밀리고 핵보유국으로서의 조선의 지위가 강해지면? 북미관계 개선과 남북관계의 악화가 맞물리는 상황에 대해서는? 한국을 배제하고 북미 평화협정 논의가 수면 위로 올라온다면? 북미간의 합의가 주한미군의 철수나 대폭 감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인다면?
아마도 윤석열 정부를 비롯한 극우·보수 진영은 이를 의식해 북미정상회담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일 것이다. 중도·진보 진영의 딜레마도 커질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북미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본다.
▲ 지난 2018년 6월 12일(현지 시각) 싱가포르에서 1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렸다. 사진은 싱가포르 센토사섬에 위치한 카펠라호텔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AP=연합뉴스
돌아온 트럼프는 북미정상회담을 추진할까?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 있다. 2018년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된 배경이 바로 그것이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내용은 이러했었다. 김정은은 2018년 3월에 방북한 문재인 정부 특사단에게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희망한다며 한국이 미국에 이런 입장을 전달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정의용 당시 안보실장이 백악관을 방문해 트럼프에게 김정은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트럼프는 마치 기다리기라도 했던 것처럼 그 자리에서 바로 수락했다. 하지만 뒤늦게 알려진 사실이 있었다. 북미정상회담을 최초로 제안한 사람은 트럼프였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내막은 이렇다. 북미간의 위기가 절정에 달했던 2017년 말에 조선은 유엔 사무차장인 제프 펠트만의 방북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미국 국무부는 "좋은 생각이 아니다"라며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하지만 트럼프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백악관을 방문한 안토니오 구테후스 유엔 사무총장과의 면담에서 "제프 펠트만은 평양에 가야 한다. 그리고 내가 김정은과 만날 의사가 있다는 점을 전달해주어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를 전달받은 펠트만은 평양에서 리용호 외무상을 만나 트럼프의 비밀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에 놀란 리용호는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펠트만은 "나를 믿어달라는 것이 아니다. 나는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유엔 관리로서의 역할이라는 점을 말하는 것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내용은 펠트만이 2021년 2월 21일자 영국의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것이다.
트럼프의 비밀 제안이 김정은의 판단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북미정상회담의 최초 제안자는 트럼프였다는 점은 분명해졌다. 기실 트럼프는 정계 입문을 타진하기 시작한 2010년대 초반부터 북미정상회담에 일관된 소신을 가져왔다. 2016년 대선 후보 당시에도 김정은과 만나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피력했었다. 이를 두고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 후보측에서 '친북주의자'로 몰아붙여도 트럼프는 소신을 꺾지 않았었다.
그의 소신은 2024년 대선 유세 때에도 이어졌다. 그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신이 대통령으로 있을 때 김정은과의 정상회담으로 전쟁 위기를 해결했다고 강조했다. 7월 중순 공화당 전당대회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도 "나는 북한 김정은과 잘 지냈다"며 "우리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중단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이제 북한은 다시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며 "많은 핵무기를 가지고 있는 누군가하고 잘 지내는 것은 좋은 일"이고 "우리가 다시 만나면, 나는 그들과 잘 지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미 정상회담의 문을 열 하나의 열쇠를 쥔 트럼프의 의지는 확고해 보인다.
트럼프의 당선 이후 나온 언론 보도도 이러한 전망을 뒷받침해준다. 11월 27일자 <로이터> 통신이 트럼프 인수팀의 사정에 밝힌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것에 따르면, "북한의 지도자 김정은과 직접적인 대화를 추구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보도에 따르면 직접 대화의 1차적인 목표는 "무력 충돌의 위험을 낮추는 것"이다. 다만 "추후의 정책 목표나 정확한 시간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 보도에서 주목할 점은 세 가지이다. 첫째는 트럼프의 인수팀이 북미대화를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북미대화가 후순위로 밀릴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측과는 사뭇 다른 움직임이다. 둘째는 2기 트럼프 대북정책의 초기 목표가 무력 충돌 방지를 위한 긴장완화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는 조선의 수용성을 높여 북미대화 재개의 촉진 요인이 될 수 있다.
셋째는 2기 트럼프 4년간 추구할 대북정책의 목표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1기 때처럼 비핵화를 목표로 삼을 것인지, 아니면 북핵 동결을 포함한 군비통제로 잡을 것인지를 놓고 좌고우면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러한 내용을 종합해볼 때, 트럼프는 임기 첫해부터 북미회담을 향한 수준을 밟으면서 정상회담도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전망을 뒷받침하듯 트럼프는 11월 22일 1기 트럼프 행정부에서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 부대표를 지낸 알렉스 웡을 백악관 국가안보수석부보좌관으로 지명했다. 트럼프는 그의 발탁 배경으로 "대북정책 특별 부대표로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의 정상회담 협상을 도왔다"고 설명했다.
물론 상반된 예측도 가능하다. 가장 큰 근거는 대북정책 자체가 트럼프 행정부 1기 때와는 달리 2기에서는 대외정책의 최우선순위라고 보긴 어렵다는 점에 있다. 트럼프가 "24시간 내에 끝내겠다"고 장담해온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문제가 단연 우선순위이다. 이를 반영하듯 트럼프는 당선 직후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및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연이어 통화해 우크라이나 문제를 논의했다.
중대 기로에 서 있는 중동 분쟁의 향방과 트럼프의 개입 의지도 큰 변수이다. 트럼프가 힘을 집중하겠다고 공언해왔고 미국 내에서 초당적인 합의 흐름이 강한 중국과의 전략경쟁은 가장 큰 전략적 변수에 해당된다. 이러한 내용을 종합해보면, 2017년 1월 트럼프의 취임 즈음에 북핵 문제가 최대 이슈로 부상한 것과 오늘날의 상황과는 큰 차이가 있다.
이렇듯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문제를 풀겠다는 트럼프의 소신과 우선순위에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 및 미중 전략경쟁 등 다른 대외정책 사이에 엇박자는 분명 존재한다. 그런데 이들 사안과 대북정책은 '연결된 문제'이다. 이는 트럼프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발탁한 마이클 왈츠의 발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는 6월 20일 <CNN>과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하는 북한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질문에 "선적을 차단할 수 있다"고 답했다. 또 11월 24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선 조선의 파병이 확전의 원인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가 하원 외교위원회 소속 의원으로 2023년 4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에는 "난 김정은이 대만 해협 분쟁을 기회로 보고 자기에게 유리하게 활용하려고 하는 상황을 우려한다. 그것은 세계에 악몽 같은 시나리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해서는 복병으로 떠오른 조선의 대러 무기 지원과 파병 문제도 시야에 넣을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왈츠는 의원 시절에는 선박 차단과 제제 강화 등 강경 대응을 주문했었다. 그런데 이는 조선과의 관계 개선을 추구하겠다는 트럼프의 입장과는 차이가 크다.
이에 따라 트럼프는 러-우 전쟁이 계속되면 김정은과의 친분을 내세우며 대북 특사 파견 등을 통해 조선의 대러 군사지원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올 수도 있다. 이 방법이 조선과의 소통 채널이 완전히 막혀 속절없이 우려만 표명한 바이든 행정부와 확실한 차별성을 만들어낼 수 있고, 러-우 전쟁 종식 및 북미관계 개선에서 한 걸음 다가설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북미관계 개선이 대만 문제 등 중국과의 전략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미국 내에서 초당적으로 나오고 있는 전략적 걱정인 '중국-러시아-조선-이란 연대'를 막을 수 있다고도 여길 수 있다.
트럼프의 대북 접근에 제약 요건들은 또 있다. 과거와 현재, 한국과 조선의 엇갈림이 대표적이다. 1기 트럼프 때에는 문재인 정부가 북미정상회담의 적극적인 중재자로 나섰지만, 윤석열 정부는 대북 강경기조에서 한 치도 벗어나 있지 않다. 윤석열 정부가 문재인 정부와는 반대로 북미회담을 견제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또 과거엔 미국과의 관계정상화를 최우선 목표로 삼으면서 정상회담에 임했던 김정은 정권은 대미 협상 시한으로 제시한 2019년이 지나면서 '안보는 핵으로, 경제는 자력갱생과 자급자족으로, 외교는 중국·러시아 중심으로 삼겠다'는 "새로운 길"을 걸어왔다. 조선의 전략에 있어서 북미관계의 비중이 과거보다 훨씬 떨어졌다는 것이다.
이렇듯 트럼프의 대북 접근과 관련해 윤석열의 견제와 김정은은의 무시가 맞물리면 북미회담은 겉돌 수밖에 없다. 후술하겠지만, 더 큰 변수는 김정은의 호응 여부이다.
'시즌 1'과 비교할 때, '시즌 2'의 양상은 크게 달라진 것은 분명하다. 한국에선 행위자 자체가 바뀌었고 조선에선 행위자의 생각이 크게 달라졌다. 시즌 1에선 남북미 모두 한반도 비핵화 추구라는 공통분모가 있었지만, 오늘날에는 동상이몽이 너무나도 커졌다. 이에 따라 더 강해져서 돌아온 트럼프가 대북정책의 목표를 어디에 둘 것인가가 매우 중요해졌다.
시즌 1과 마찬가지로 비핵화에 목표를 두면 북미회담은 성사되지 않을 것이다. 반면 한반도 긴장완화와 더불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제한 등 북핵 동결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가 대선 기간 내내 비핵화는 언급조차 하지 않으면서 "핵보유국 지도자와 잘 지내는 건 좋은 일"이라고 말해온 것도 이러한 가능성을 시사한다. 군비통제가 북미관계의 핵심 의제로 떠오를 수 있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해 마이크 폼페이오의 진단을 환기할 필요가 있다. 그는 트럼프 1기 초기에는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맡았다가 북미정상회담 추진이 본격화된 2018년 4월부터는 미국 외교의 사령탑인 국무장관으로 자리를 옮겨 북미회담의 실무총괄을 맡았었다.
그는 2023년 1월 출간한 <The Never Give an Inch : Fighting for the America I Love(한 치도 양보하지 말라: 내가 사랑하는 미국을 위해 싸우다)>에서 2018년 6월 김정은과 트럼프의 첫 만남 이후 조선의 핵실험이나 장거리 로켓 발사가 트럼프의 임기 동안에는 없었다며, "이는 꽤나 좋은 결과였다"고 썼다. 비핵화라는 "완전한 성과에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대다수 미국인들이 환영할 수 있는 성과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폼페이오가 2기 트럼프 행정부에서 중용될 가능성이 없어졌지만, 그의 이러한 평가는 트럼피즘의 핵심인 '미국 우선주의'와 궤를 같이 한다.
트럼프의 야심이 노벨평화상 수상에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대통령 재임 때에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전쟁, 더 나아가 세계 3차 대전을 막았다며 노벨상 수상 자격이 있다고 강변한 바 있다.
대선 직전인 10월 11일 디트로이트 대선 유세에서도 "내가 노벨상을 원한다거나 그렇지 않다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버락 오바마도 2009년에 노벨상을 받았는데, "왜 나는 받지 못했냐"며 야심을 숨기지 않았다. 이러한 질투심이 트럼프의 북미정상회담을 비롯한 대외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이다. 3선에 도전할 수 없는 그로서는 노벨상 수상으로 정치인으로서의 업적으로 화려하게 장식하고 싶어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북미정상회담 자체로 트럼프의 노벨상 수상은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다. 가장 큰 관건은 그가 공언해온 러-우 전쟁의 종식 여부에 있다. 이와 더불어 트럼프가 한국전쟁 종식에도 다시 관심을 가질지 여부도 중요하다. 그는 1차 북미정상회담 직전에 "사람들은 한국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걸 깨닫지 못한다"며 이 전쟁을 끝내는 것은 "축복"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른바 "어른들"을 배제하고 '충성파'로 진용을 갖추고 있는 트럼프가 이 문제에 다시 관심을 갖게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러-우 전쟁 종식과 더불어 70년을 훌쩍 넘긴 한국전쟁까지 공식적으로 끝낼 수 있다면, 노벨상에 성큼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길은 가시밭길이 될 것이다. 비핵화의 관계, 주한미군의 미래 등 만만치 문제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 이어질 글 : 달라진 김정은은 어떻게 대응할까?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겸 한겨레평화연구소장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군사·안보 전공으로 북한학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1999년 대학 졸업과 함께 '평화군축을 통해 한반도 주민들의 인간다운 삶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평화네트워크를 만들었습니다. 노무현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통일·외교·안보 분과 자문위원을 역임했으며 저서로는 <말과 칼>, <MD본색>, <핵의 세계사> 등이 있습니다. 2021년 현재 한겨레 평화연구소 소장을 겸직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시민들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북측광장 앞에서 시민사회단체인 ‘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비상행동’ 주최로 열린 ‘김건희·채상병 특검 추진, 국정농단 규명 윤석열을 거부한다’ 3차 시민행진에 참석해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과 김건희 여사의 특검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앞에서 열린 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비상행동 주최 ‘김건희, 채상병 특검 추진! 국정농단 규명! 윤석열을 거부한다 3차 시민행진’에 참여한 시민들이 명동입구까지 행진하고 있다. ⓒ 권우성
'우중 촛불'이 타올랐다.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십자각에서 시작된 시민들의 촛불은 서울정부청사까지 약 800미터 가량 이어지면서 사직로 6차선을 가득 채웠다. 집회 도중 비가 내리자 수 만 명(주최측 추산 10만, 경찰 비공식 추산 1만 명)의 시민들은 우비를 입고 촛불을 든 채로 행진했다.
김민석 최고위원 "50일 후 트럼프 취임 전 판 바꾸자"
11월의 마지막 날인 30일, 3일 전 폭설의 여파로 아침 기온이 영하로 떨어져 한낮에도 쌀쌀했던 서울 종로구 인근에선 오후 3시부터 윤석열 대통령의 김건희 특검법 거부권 행사를 비판하는 집회 세 건이 연달아 열렸다.
3시엔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117차 촛불대행진'이 세종대로에서, 5시엔 민주당이 주최하는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및 특검 촉구 제5차 국민행동의 날이 광화문앞에서 열렸다. 마지막으로 5시 30분부터는 '김건희-채상병 특검 추진, 국정농단 규명! 윤석열을 거부한다 3차 시민행진이 광화문 앞에서 명동까지 이어졌다.
▲수많은 시민들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북측광장 앞에서 시민사회단체인 ‘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비상행동’ 주최로 열린 ‘김건희·채상병 특검 추진, 국정농단 규명 윤석열을 거부한다’ 3차 시민행진에 참석해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과 김건희 여사의 특검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김재연 진보당 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 등 시민들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북측광장 앞에서 시민사회단체인 ‘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비상행동’ 주최로 열린 ‘김건희·채상병 특검 추진, 국정농단 규명 윤석열을 거부한다’ 3차 시민행진에 참석해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과 김건희 여사의 특검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시민들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북측광장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주최로 열린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5차 국민행동의 날’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유성호
오후 6시부터 시작된 집회 행진을 돕기 위해 트럭 다섯 대가 동원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따로 무대 위에서 발언을 하지 않고 가장 마지막 트럭 뒤에서 시민들과 함께 걸었다.
이재명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의원,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 약 서른 여명의 국회의원은 행진까지 자리를 지켰다. 이날 열린 집회는 민주당의 다섯 번째 장외 집회다.
민주당 의원 가운데 유일하게 무대에 오른 김민석 최고위원은 "50일 후 트럼프 취임 전에 판을 바꾸자"라면서 "김건희를 특검하라, 윤석열을 심판하라, 이재명은 무죄다, 이게 다른 이야기인가? 같은 이야기다. 민주당도 반성하고 이재명도 더 연마하겠다"라고 말했다.
▲ 광화문 가득 메운 분노의 함성 “윤석열을 거부한다” 수많은 시민들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북측광장 앞에서 시민사회단체인 ‘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비상행동’ 주최로 열린 ‘김건희·채상병 특검 추진, 국정농단 규명 윤석열을 거부한다’ 3차 시민행진에 참석해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과 김건희 여사의 특검을 촉구했다.
▲30일 오후 서울시청앞 세종대로에서 촛불행동 주최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117차 촛불대행진’ 집회가 열리고 있다. ⓒ 권우성
▲30일 오후 서울시청앞 세종대로에서 열린 촛불행동 주최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117차 촛불대행진’ 집회에서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원들이 채상병 특검을 촉구하고 있다. ⓒ 권우성
앞서 오후 3시부터는 15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촛불행동이 주최한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117차 촛불대행진'이 열리기도 했다. 지난 10월 28일 국내 대학 중 가장 먼저 시국성명을 발표한 가천대 교수노조 소속이기도 한 남명진 가천대학교 의생명과학과 교수가 무대에 올랐다.
남 교수는 "제가 소속된 대학이 전국 200개 대학 중에서 (가나다 순으로) 맨 처음"이라며 "(가천대라는) 이름이 좋으면 모범을 보여야지 모범을"이라고 외쳐 환호를 받았다.
이날 집회엔 비닐에 든 큰 대파 한 단을 오른손에 들고 집회에 참석한 이도 있었다. 대구·경북 지역에서 입석으로 기차를 타고 왔다는 권동원(26)씨는 "원래 지난 4월 총선 때 대파를 들고 (투표하러) 갔어야 했는데 집에 대파가 다 썰려 있어 이번에 들고 왔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면 빨갱이라고 말하는 대구경북 (사람들)을 대신해 죄송함과 책임감을 갖고 나왔다"라고 전했다.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앞에서 열린 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비상행동 주최 ‘김건희, 채상병 특검 추진! 국정농단 규명! 윤석열을 거부한다 3차 시민행진’에 참여한 시민들이 명동입구까지 행진하고 있다. ⓒ 권우성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앞에서 열린 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비상행동 주최 ‘김건희, 채상병 특검 추진! 국정농단 규명! 윤석열을 거부한다 3차 시민행진’에 참여한 시민들이 명동입구까지 행진하고 있다. ⓒ 권우성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앞에서 열린 거부권을거부하는전국비상행동 주최 ‘김건희, 채상병 특검 추진! 국정농단 규명! 윤석열을 거부한다 3차 시민행진’에 참석한 뒤 참가자들과 함께 명동입구까지 행진하고 있다. ⓒ 권우성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앞에서 열린 거부권을거부하는전국비상행동 주최 ‘김건희, 채상병 특검 추진! 국정농단 규명! 윤석열을 거부한다 3차 시민행진’에 참석한 뒤 참가자들과 함께 명동입구까지 행진하고 있다. ⓒ 권우성
▲시민들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북측광장 앞에서 시민사회단체인 ‘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비상행동’ 주최로 열린 ‘김건희·채상병 특검 추진, 국정농단 규명 윤석열을 거부한다’ 3차 시민행진에 참석해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과 김건희 여사의 특검을 촉구하며 행진을 하고 있다. ⓒ 유성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 오른쪽)가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앞에서 열린 거부권을거부하는전국비상행동 주최 ‘김건희, 채상병 특검 추진! 국정농단 규명! 윤석열을 거부한다 3차 시민행진’에 참석한 뒤 명동입구까지 행진에 참여했다. 명동입구에서 열린 마무리 집회에 참석한 이재명 대표가 박수를 치고 있다. ⓒ 권우성
정혜전 대변인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현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11.29. ⓒ뉴시 대통령실이 29일 야당의 '검사 탄핵 추진'에 대한 검찰의 집단 반발을 옹호하고 나섰다.
대통령실 정혜전 대변인은 이날 오후 용산 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최근 국회 상황과 관련해 입장을 밝힌다"며 야당의 검사 탄핵, 감사원장 탄핵 추진에 날 선 반응을 보였다.
정 대변인은 특히 더불어민주당의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조상원 4차장검사, 최재훈 반부패수사2부장 탄핵 추진을 가리켜 "명백한 보복 탄핵", "정치적 탄핵"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 등에 대한 수사 결과가 "야당이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아" 탄핵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정 대변인은 "서울중앙지검은 관할 인구가 200만 명에 연간 10만여 건의 사건이 접수되어 처리된다"며 "민생 사건들 또한 하염없이 지체될 것"이라고 거론했다. 그러면서 "야당 관련 수사 및 재판을 중단시킬 목적으로 검사를 탄핵하겠다는 것으로, 사법 체계를 무력화시키겠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며 "명백한 야당의 탄핵소추권 남용이자 위헌적인 탄핵"이라고 쏘아붙였다.
서울중앙지검 지도부와 대검찰청 간부 등은 야당의 검사 탄핵 추진에 '반대' 성명을 내며 집단적인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연이은 검사 탄핵 시도는 국민이 부여한 민주적 정당성을 남용하는 잘못된 선례"라는 게 검찰 내 입장이다.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 무혐의 처분 등을 이유로 수사 책임자들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다음 달 초 국회 본회의 안건으로 올린다는 방침이다. 야당을 겨냥한 대통령실의 입장은 사실상 검찰 내 반발 분위기에 힘을 실어준 것과 같다.
정 대변인은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 추진에 대해서도 "헌법 질서 근간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직무 독립성이 있는 감사원에 대해 야당의 입맛대로 감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감사원장을 탄핵하겠다는 것은 정치적 탄핵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반발했다. 민주당이 꼽은 최 원장 주요 탄핵 사유는 대통령 관저와 집무실 이전에 대한 '부실 감사' 책임이다.
나아가 정 대변인은 전날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상설특검 후보 추천 규칙 개정안', '양곡관리법 개정안', '예산안 자동 부의 폐지 국회법 개정안' 등에 대해 "일방 강행", "위헌"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정 대변인은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유도 의도"라며 윤 대통령의 추가 거부권 행사를 시사하기도 했다.
최근 댓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