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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준111] 무인기 사건을 둘러싼 입장 변화와 전망

문경환 기자 | 기사입력 2024/10/17 [03:21]

 

무인기 평양 침투 사건

 

11일 북한 외무성이 평양에 무인기가 침투해 대북 전단을 살포했다고 발표하면서 전 세계가 깜짝 놀랐습니다. 외무성 중대성명에 따르면 3, 9, 10일 심야 시간에 무인기가 평양시 중구역 상공에 침범해 대북 전단을 살포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사진까지 공개했습니다. 외무성은 평양 상공에 무인기가 침투한 건 “용서할 수도 없는 중대 도발”이라며 “모든 공격력 사용을 준비 상태에 두고 우리는 대한민국에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최후통첩으로서 엄중히 경고”한다며 ‘도발’을 중단하라고 했습니다. 즉, 무인기가 한 번만 더 오면 즉각 한국을 공격하겠다는 것입니다.

 

외무성 중대성명이 나오자 우리 합동참모본부는 처음에 우리 군이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것은 없으며 민간단체가 보냈는지는 확인해 봐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중대성명이 우리 언론에 보도될 시점에는 국방부 청사에서 국회 법제사법위 국정감사가 진행 중이었는데 김용현 국방부장관도 무인기를 보냈냐는 질문에 “그런 적이 없다. 아직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다. 확인해 보겠다”라고 답했습니다.

 

그런데 답변 후 국정감사장을 나갔다가 돌아와서는 “사실 여부를 확인해 줄 수 없다”, “전략적으로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다. 여러 가지 다양한 상황이기 때문에 확인해 드릴 수 없다. 국가안보상, 작전보안상 확인해 드릴 수 없다”라고 말을 바꿨습니다. 합참도 “사실 여부를 확인해 줄 수 없다”라고 발표했습니다.

 

다수의 전문가는 이런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NCND)’ 모호한 발언은 사실상 무인기를 보냈다고 인정한 것이라고 봤습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도 “국방부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얘기를 한 것은 사실상 시인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12일 합참은 “최근 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은 쓰레기를 담은 풍선을 띄워 도발한 북한에 있다”라며 “우리 국민들의 안전을 위협할 경우, 단호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강경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13일에는 국방부가 성명을 통해 “우리 국민 안전에 위해를 가한다면 그날이 바로 북한 정권의 종말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14일 김명수 합참의장은 해군 인천해역방어사령부를 방문해 “적 도발 시에는 좌고우면하지 말고 즉각·강력히·끝까지 응징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이런 우리 군부의 태도는 윤석열 대통령이 올해 광복절 경축사에서 흡수통일 방침을 선포한 이후 계속된 대북 강경 발언의 연장선입니다. 윤 대통령은 국군의 날 기념사에서도 “북한 정권 종말의 날”을 언급하며 대북 강경 발언을 하였습니다. 김용현 국방부장관은 9월 6일 취임식에서 “적이 도발하면 즉·강·끝 원칙으로 참혹한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라며 북한을 자극했습니다.

 

한편 북한은 12일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 부부장 담화에서 “우리는 이번 무인기 도발의 주체, 그 행위자들이 누구이든 전혀 관심이 없다. 군부 깡패든 월경 도주자 쓰레기 단체든 다 같이 철면피한 대한민국의 족속들이라는 사실만을 직시할 뿐”이라고 하며 “다만 우리 수도의 상공에서 대한민국의 무인기가 다시 한번 발견되는 그 순간 끔찍한 참변은 반드시 일어날 것”이라고 재차 경고했습니다.

 

또 같은 날 총참모부 작전 예비 지시를 하달해 군사분계선 인근 포병연합부대와 “중요 화력 임무가 부과되어 있는 부대”들에 완전 사격 준비 태세를 갖추도록 했습니다.

 

13일 김여정 부부장은 재차 담화를 발표해 “서울의 깡패들은 아직도 상황판단을 제대로 못 하고 여태껏 해오던 그 무슨 설전을 주고받는 것으로 오판하며 허세 부리기의 연속 편을 써 나가고 있는 것 같다”라며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확인한 후 “속히 타국의 영공을 침범하는 도발 행위의 재발 방지를 담보”하라고 요구했습니다.

 

같은 날 북한 국방성 대변인은 담화를 통해 “괴멸이라는 단어의 뜻풀이를 해보고 과연 우리가 괴멸을 공언했다면 어떤 선택을 하겠는지 가늠해 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하여 핵공격을 암시했습니다.

 

14일을 기점으로 바뀐 분위기

 

14일 저녁 김여정 부부장이 세 번째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이날 담화의 내용은 이전과 달랐습니다. “핵보유국의 주권이 미국놈들이 길들인 잡종개들에 의하여 침해당하였다면 똥개들을 길러낸 주인이 책임져야 할 일”이라고 하여 처음으로 미국 책임론을 제기한 것입니다.

 

같은 날 유엔군사령부(사실상 미군)가 무인기와 관련한 북한 주장을 알고 있다며 “유엔사는 현재 이 문제를 정전협정을 엄격히 준수하며 조사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 발표는 시간상으로는 김여정 부부장 담화 전에 나왔습니다. 따라서 담화에 대한 반응은 아닙니다. 다만 북한이 담화를 발표하기 전에 따로 미국에 통보했을 수는 있습니다. 지난 9일에도 북한이 남북 도로·철길 분리 공사를 한다고 북한군-유엔사 통신선을 통해 미군에 알린 적이 있습니다.

 

과연 미국은 무인기 사건에 어느 정도 관여했을까요?

 

지난 5월 미국 NBC 뉴스는 미국 고위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북한이 미국 대선판을 흔들기 위해 고강도 도발, 이른바 ‘10월 서프라이즈’를 계획 중인 것으로 보고, 예의 주시하고 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비해 바이든 정부가 비상 계획을 준비했다는 소식도 전했습니다.

 

그리고 10월이 되자 한반도의 전쟁 위험이 한국전쟁이 발발한 1950년 이후 가장 높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미국 내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스팀슨 센터 로버트 A. 매닝 연구원이 7일 외교안보 전문지 포린폴리시에 기고한 글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이걸 뒤집어 생각해 보면 미국이 10월에 한반도에서 전쟁 위기를 조성하겠다는 예고일 수 있습니다.

 

우리 군이 무인기를 보냈다 하더라도 미국 승인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평양까지 무인기를 보내는 행위는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극도로 위험한 일인데 이걸 우리 군이 미국 몰래 단독으로 했을 리는 없습니다. 게다가 최첨단 감시·정찰 수단을 집중해 북한과 군사분계선 일대를 관찰하는 미군이 평양으로 날아가는 무인기를 포착하지 못했을 리도 없습니다. 즉, 이번 무인기는 미국의 지시 혹은 승인 아래 우리 군이 보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 최근 실전배치한 우리 군의 소형 스텔스 무인기. © 국방부

그런데 전쟁 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무인기를 보냈으면서 정작 북한이 강하게 반발하고 군사적 움직임을 보이자 갑자기 꼬리를 내렸습니다. 유엔사가 “이 문제를 정전협정을 엄격히 준수하며 조사”한다는 건 북한을 향해 ‘내가 윤석열 정부를 단속할 테니 더 일을 키우지 말자’는 뜻입니다. 현 상황이 부담되고 자기에게 매우 위험하다고 판단되니 상황을 안정시키려 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게 아니라면 유엔사는 모른 척하고 있어도 그만입니다. 아니면 우리 군부처럼 “북한의 일방적 주장에 일일이 반응할 필요 없다”라거나 “북한은 도발을 중단하라. 북한이 보낸 오물풍선부터 사과하라”라고 북한을 더 자극할 수도 있습니다.

 

미국이 보인 모습은 지난 6월 대북 확성기 사태와 유사합니다. 당시 우리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시작했다고 발표하자 주한미대사와 주한미군사령관이 연달아 반대의 뜻을 밝혀 논란이 되었습니다. 그러더니 갑자기 유엔사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발생한 사안들의 정전협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우리 군이 미국 승인 없이 확성기 방송을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김여정 부부장이 담화로 “새로운 우리의 대응”을 언급한 후 미국이 이런 모습을 보인 것은 확실합니다. 즉, 북한의 군사 행동을 우려해 우리 군을 통제한 것입니다.

 

이번에도 비슷한 상황이 아닌가 싶습니다. 유엔사의 발표 후 북한을 자극하던 우리 정부나 군의 목소리가 사라졌습니다. 언론의 논조도 북한을 비난하던 논조에서 ‘정부와 군 당국도 책임이 있다’는 투로 바뀌었고 남북 긴장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전문가들도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등 정부 관계자들의 발언이 북한을 자극해 위기를 키운다며 비판했습니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인 양무진 교수는 “우리에게 필요한 건 절제”라며 정부의 입조심을 당부했습니다.

 

한편 곽규택 국힘당 수석대변인은 15일 논평을 통해 “북한의 대남 협박 속에 초당적으로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면서 정부를 비판하는 민주당을 공격했습니다. 한마디로 개소리입니다. 국힘당의 이런 주장은 누구의 관심도 끌지 못하고 여론에도 전혀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지금 무인기를 둘러싼 여론은 정부·여당에 비판적입니다. 무인기를 왜 보내서 위기를 고조시키냐는 것입니다. 특히 접경지역 주민들과 자식을 군대에 보낸 부모들은 매우 불안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드론작전사령부가 있는 포천의 한 주민은 “포천이 북한의 제1 목표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주민들 사이에서는 공공연히 돈다”라고 우려했습니다.

 

전망

 

무인기 사태가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 예상해 보면 대략 세 가지 방향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우리 군이 무인기를 또 보내서 결국 전쟁이 발발할 수 있습니다.

 

북한은 무인기를 또 보내면 곧바로 공격을 시작하겠다고 했고 그것도 국지전 정도가 아니라 “끔찍한 참변”, “괴멸”이 일어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는 핵공격을 암시합니다. 아마 북한은 무인기를 발견한 즉시 핵미사일을 퍼부을 것입니다. 북한이 말하는 “중요 화력 임무가 부과되어 있는 부대”가 바로 핵미사일을 운용하는 부대일 것입니다. 북한은 “방아쇠의 안전장치는 현재 해제되어 있다”라고 했는데 이는 핵무기 종합관리체계인 ‘핵방아쇠’의 안전장치를 해제했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둘째, 윤석열 정부가 북한의 요구대로 “타국의 영공을 침범하는 도발 행위의 재발 방지를 담보”하고 사태가 종료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윤석열 정부는 곧바로 몰락합니다. 윤석열 정부의 지지기반인 보수세력이 북한의 요구에 굴복한 정부를 용인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윤석열 정부는 북한의 요구를 일단 거부할 것입니다. 윤석열 정부의 몰락은 미국도 바라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결국 북한의 요구를 수용한다면 그건 피치 못한 사정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즉, 차라리 북한의 요구를 수용하는 게 더 낫다고 판단했을 때 일어날 일입니다.

 

비슷한 일이 2015년에 있었습니다.

 

2015년 8월 비무장지대에서 지뢰가 폭발한 사건이 있었는데 이에 대응한다며 우리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습니다. 그러자 북한은 48시간 이내에 대북 확성기를 철거하지 않으면 군사행동을 개시한다고 선포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준전시상태를 선포하고, 잠수함의 70%를 출항시켰으며, 최전방 포병을 2배로 늘렸고, 공기부양정 20척을 전진 배치하며, 특수부대를 이동시켰습니다.

 

긴장한 미국이 한미연합훈련을 중단시키고 B-52 전략폭격기 위력 시위도 취소했습니다. 그리고 박근혜 정권에게 협상 타결을 압박했습니다. 당시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미국이) 상황을 완화시키도록 노력해 줄 것을 한국에 요청하였다”라고 합니다. 말이 ‘요청’이지 한미관계가 미국이 한국에 뭘 요청하는 관계는 아닙니다. 그냥 대화로 사태를 풀라며 한국 정부를 압박한 것입니다.

 

결국 박근혜 정권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했습니다. 그러자 정부가 북한에 굴복했다며 보수세력이 반발했습니다. 지지기반을 잃은 박근혜 정권은 끝내 몰락했습니다.

 

셋째, 현 상태가 한동안 유지되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유야무야되는 것입니다.

 

정부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즉 무인기를 추가로 보내지 않으면 북한도 한국을 공격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미 평양에 대북 전단이 뿌려졌기 때문에 북한이 이대로 그냥 넘어가지는 않을 것입니다.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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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균-김건희 리스크’에 들고 일어난 조중동 “구정물을 뒤집어쓴 느낌”

[아침신문 솎아보기] “철없이 떠드는 오빠” 논란에 여론조사 조작 의혹까지

조선 “다음에는 폭탄 어디서 터질까 겁나”… 중앙 “尹 공정과 상식 앙상해져”

기자명윤수현 기자

  • 입력 2024.10.17 07:35

  • 수정 2024.10.17 07:38

▲명태균씨가 공개한 김건희 여사와의 대화 내용(왼쪽)과 지난해 3월 순천만 국가정원박람회에 참석한 김건희 여사(오른쪽). 사진=명태균씨 SNS 갈무리,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명태균-김건희 리스크’에 휩싸였다.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 중심에 있는 명태균씨가 김건희 여사와의 카카오톡 내용을 공개해 논란을 불러온 가운데, 명씨가 김 여사와 나눈 메시지 대화 사진이 2000장이 될 것이라고 폭로하며 정국을 뒤흔들고 있다. 이와 관련 “국민에겐 조금도 미안한 마음이 안 드나”(조선일보), “김 여사를 수사받게 하라”(동아일보) 등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명태균씨는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에 더해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여론조사 가공 논란까지 받고 있다. 명씨가 부하직원에게 2021년 9월 윤 대통령 지지율이 홍준표 당시 대선후보보다 2~3%p 높게 나오도록 조작하라고 지시한 녹취록이 공개된 것이다. 국회 운영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측 위원들은 16일 김건희 여사와 명씨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했다.

▲10월17일 조선일보 칼럼 갈무리

조선 “김 여사, 몇 번째인가”… 동아 “김 여사 라인 제거해야”

이와 관련 17일 조선·중앙·동아는 칼럼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비판했다. 김창균 조선일보 논설주간은 칼럼 <녹취록, 디올 백, 카톡 메시지… 다음엔 뭘까 겁난다>에서 “진짜 고수들은 명씨처럼 경박하게 입을 놀리지 않는다. 세상사 이치에 눈이 뜨인 사람이라면 명씨 같은 부류에게 놀아나지도 않는다. 여사가 정체도 불투명한 인사들과 엮이면서 문제를 일으켜 정권에 부담을 주고, 국민을 놀라게 한 게 벌써 몇 번째인가”라며 그간 김 여사와의 녹취록을 공개한 서울의소리 기자, 디올백을 선물한 최재형 목사를 두고 “하나같이 대통령실 근처에 접근시켜서는 안 되는 사람들”이라고 밝혔다.

김창균 논설주간은 “여사가 이런 인물들을 높이 평가하고 속내를 털어놓고 뒤탈이 날 물증까지 남겼다는 사실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며 “다음엔 어디서 어떤 폭탄이 터질까 겁이 난다… 대통령실이 2류, 3류들에게 농락당한 장면을 목격하면서 구정물을 함께 뒤집어쓴 느낌”이라고 했다. 김 주간은 윤 대통령에게 “국민에겐 조금도 미안한 마음이 안 드나”라고 지적했다.

▲10월17일 동아일보 칼럼 갈무리

김순덕 동아일보 칼럼니스트는 <대통령은 ‘패밀리 비즈니스’가 아니다> 칼럼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 리스크에 대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김 칼럼니스트는 “윤 대통령은 냉정해지기 바란다. 도이치모터스 사건만이라도 철저히 수사받게 하는 것이 오히려 김 여사를 구하는 길일 수 있다”며 “임기 반환점을 맞아 김 여사 라인 제거를 포함한 대통령실 전면 개편을 발표해 국민 앞에 떳떳해지고 새출발 함으로써 나라를 구했으면 한다”고 했다.

▲10월17일 중앙일보 칼럼 갈무리

이현상 중앙일보 논설실장은 <여사 문제 앞에서 허망해진 ‘공정과 상식’>에서 “(명태균씨와 김건희 여사의) 카톡 시기는 윤 대통령의 국민의힘 입당 직전이다. 잠재적 유력 대통령 후보의 부인이 ‘오빠’를 바보 취급하며, 일개 정치 브로커에게 ‘완전 의지’하는 상황은 상식적이지 않다”며 “친오빠가 왜 정치에 개입했으며, 무슨 역할을 했나. 정치가 ‘패밀리 비즈니스’였나”라고 비판했다. 이 실장은 “윤석열 정부가 자랑스레 내걸었던 ‘공정과 상식’은 이미 앙상해졌다”며 “지금 윤석열 정부에 필요한 것은 냉정한 자기 객관화다. 거센 여론에 탄핵 방어망을 지탱하는 8개의 기둥은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 ‘김건희 라인은 없다’ 같은 못 믿을 소리를 할 게 아니라, 사즉생 생즉사의 각오로 상황을 돌파해야 한다”고 했다.

사설에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한국일보는 <김 여사 문자 2000개 더 있다니… 국가 위신 걱정된다>에서 “국가적 난제가 가득한 지금 국정 난맥을 넘어 해외에서 어떻게 볼지 나라 체면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문제의 카톡 대화는 ‘오빠’ 진위를 떠나 김 여사의 경박한 말투, 명씨와의 심상치 않은 이해관계를 보여주는 점에서도 충격적”이라며 “김 여사가 국민에게 전모를 밝히고 정리하는 것이 해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10월17일 한겨레 사설 갈무리

한겨레는 사설 <끝 모를 명태균 폭로, 윤 대통령 부부가 직접 설명해야>에서 “명씨의 폭로가 정국을 뒤흔들며 정권을 위태롭게 하는데도 대통령실과 여당의 대응은 무력하기 짝이 없다”며 “명씨 입에 오르내린 여당 정치인들은 ‘모욕적’이라면서도 누구 하나 명씨를 고소·고발하지 않고 있다… 이러니 국민들은 ‘뭔가 있구나’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한겨레는 “이 어지러운 폭로와 혼돈을 멈추려면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명씨와의 관계에 대해 국민 앞에 직접 설명하고, 책임질 일은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다.

▲10월17일 조선일보 1면 갈무리

서울 진보 교육감 당선… 낮은 투표율에 조선 “시·도지사 러닝메이트제” 제안

2024 하반기 재·보궐선거에서 진보진영의 정근식 후보가 보수진영의 조전혁 후보에게 승리하며 당선됐다.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에선 여야가 2석씩 나눠 갖게 됐다. 부산 금정구청장과 인천 강화군수에는 국민의힘 후보가, 전남 곡성군수와 영광군수는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서울 지역의 낮은 투표율(최종 투표율 23.5%)로 전체 투표율은 24.6%에 그쳤으나 전남 곡성군과 영광군의 투표율이 각각 64.6%·70.1%가 나오는 등 지역 투표 열기는 뜨거웠다.

조선일보는 1면 <텃밭은 지켰다>에서 “이번 선거는 일부 기초자치단체장 등을 뽑는 ‘미니 재·보궐’이었지만,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대표가 선거전에 뛰어들면서 여야 대표가 명운을 거는 양상으로 진행됐다”며 “한 대표는 대통령실을 상대로 ‘김건희 여사 문제’ 등 현안 해결을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10월17일 동아일보 6면 갈무리

동아일보는 6면 <서울시교육감 진보 4연승… 정근식 “혁신교육 계승하겠다”>에서 “서울에선 10년 동안 계속된 진보 교육의 흐름이 이어지게 됐다”며 “교육계에선 ‘윤석열 정권에 대한 실망이 진보 후보 지지로 이어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2면 <진보·혁신 교육 10년 심판 대산 ‘계승’… 조희연표 정책 이어질 듯>에서 “생태전환교육 확대, 역사교육 강화, 혁신학교 및 학생인권조례 유지에 다시 힘이 실리게 됐다”며 “다만 정 당선인은 ‘뉴라이트 친일교육 심판’ 프레임을 내세워 선거운동을 펼쳐 교육감 선거를 진영 논리에 가뒀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조희연 계승’을 내세우면서 대체로 공약의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고 밝혔다.

▲10월17일 조선일보 사설 갈무리

조선일보는 교육감 선거 제도 개편을 주문했다. 조선일보는 사설 <‘깜깜이’ 교육감 직선에 세금 565억 헛돈>에서 교육감 투표율이 낮지만 선거비용은 565억 원에 달한다면서 “2007년 교육감 직선제 도입 이후 선거를 몇 번 치렀지만 유권자 무관심과 그 부작용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교육감 직선제 실험은 실패했음이 분명해졌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이런 선거는 이번을 마지막으로 하고, 2026년 지방선거부터는 새로운 방식으로 교육감을 선출하거나 임명해야 한다”며 “여야는 바로 논의를 시작해 교육감 직선제를 시·도지사 러닝메이트제나 임명제 등으로 바꿔야 한다”고 했다.

▲문헌일 서울 구로구청장. 사진=구로구청

주식 지키려 구청장직 던졌다… “공천한 국민의힘 사과하라”

올해 재산 196억 원을 신고한 문헌일 서울 구로구청장이 자신이 소유한 주식의 백지신탁을 할 수 없다며 최근 구청장직을 사퇴했다. 문 구청장은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의 주식 백지신탁 결정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문 구청장의 이 같은 결정을 두고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언론은 문 구청장을 공천한 국민의힘에 책임을 물으며, 재보궐 선거에서 무공천 약속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겨레는 사설 <주식 지키려 공직 버린 구청장, 국힘 ‘불량 공천’ 책임져야>에서 “공직을 가벼이 여기는 인물을 공천한 국민의힘은 공식 사과하고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며 “보궐선거 비용으로 수십억원의 예산이 들어간다고 한다. 애초에 공천을 제대로 했다면 쓰지 않아도 될 돈을 낭비하는 셈”이라고 했다.

관련기사

▲10월17일 중앙일보 사설 갈무리

중앙일보는 <주식 못 팔겠다며 사퇴 구로구청장…구정이 가욋일인가> 사설에서 “당선자가 나올 때까지 행정 공백이 불가피하고, 그나마 임기도 얼마 남지 않게 된다”며 “국민의힘은 공천에서 미리 거르지 못한 책임이 큰 만큼 지역 주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 아울러 당의 귀책사유로 재·보선을 치를 경우 공천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바란다”고 밝혔다.

한국일보 역시 <2년 넘게 누려놓고… 백지신탁 불복 사퇴한 후안무치 구청장> 사설을 내고 “본인은 지난 2년여간 구청장의 지위를 마음껏 누렸다. 심지어 재산이 임기 중 수십억 원 불었다고 한다”며 “그를 뽑아준 40만 구민들에 대한 배신행위, 사기행위에 가깝다. 애당초 백지신탁 뜻이 없었다면 출마를 하지 말았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한국일보는 “이런 인물을 공천한 국민의힘 또한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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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외교차관협의회, ‘군사동맹 구조화’

  • 기자명한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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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10.16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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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틀 벗어난 독자적인 제재 모니터링 팀(MSMT) 발족
17일 한일 외교차관회의, 상호군수지원협정(ACSA)과 원활화협정(RAA) 논의?

김홍균(가운데) 외교부 제1차관, 커트 캠벨(오른쪽) 미 국무부 부장관, 오카노 마사타카 일 외무성 사무차관이 1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열린 '제14차 한·미·일 외교차관협의회'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김홍균(가운데) 외교부 제1차관, 커트 캠벨(오른쪽) 미 국무부 부장관, 오카노 마사타카 일 외무성 사무차관이 1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열린 '제14차 한·미·일 외교차관협의회'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16일 오후 서울에서 제14차 한미일 외교차관협의회가 열렸다. 지난 5월 31일 미국에서 진행된 제13차 한미일 외교차관협의회에서는 “북의 위협에 맞서 역내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3국의 협력 확대를 이어갈 것을 약속한다”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무인기와 대북전단으로 인해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진행되는 한미일 외교차관협의회는 3국 동맹 체제를 더 구체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민중행동은 이에 외교부 앞에서 ‘한미일군사동맹 반대! 3국협력 제도화하는 한미일 안보협력 사무국 설치 반대! 대응 행동’을 진행했다. 전국민중행동은 영구적으로 운영되는 상설 협의체인 ‘3국 협력 사무국’이 한미일 군사동맹의 핵심적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를 반대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16일 전국민중행동이 외교부 앞에서 '한미일군사동맹 반대! 3국협력 제도화하는 한미일 안보협력 사무국 설치 반대! 한미일 차관회의 대응 피켓팅'을 진행하고 있다. ⓒ한경준 기자
16일 전국민중행동이 외교부 앞에서 '한미일군사동맹 반대! 3국협력 제도화하는 한미일 안보협력 사무국 설치 반대! 한미일 차관회의 대응 피켓팅'을 진행하고 있다. ⓒ한경준 기자

이번 회의에서 한미일 3국 차관들은 ‘다국적 제재 모니터링 팀(MSMT)’ 출범을 발표했다. MSMT는 한미일 3국과 프랑스, 영국,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캐나, 호주, 뉴질랜드가 참가하며 유엔 밖의 ‘독립기구’다. 지난 5월 유엔 안보리 이사국인 러시아의 거부권으로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패널이 해체되자 미국이 독자적인 제재 감시 그룹을 만든 것이다.

 

17일에는 한일 차관회담도 별도로 열린다. 한일 차관회의에서는 한일 상호군수지원협정(ACSA)과 원활화협정(RAA)에 관해 논의할 것으로 우려된다. 일본은 지난 7월 ’레이와 6년(2024년) 방위백서‘에서 “원활화협정(RAA), 상호군수지원협정(ACSA), 방위장비품·기술이전협정 등의 제도적 틀의 정비를 한층 더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힌바 있다. 김신호 국방부 차관도 지난 8월 27일 한일 상호군수지원협정(ACSA)가 “필요한 조치”라고 말했다.

12월에는 한미일 정상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이번 외교차관협의회와 향후 예정된 한미일 정상회의는 한미일 군사동맹의 구체적이고 영구적인 구조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며, 이는 동아시아의 외교적 긴장과 군사적 갈등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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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어 4번째... 서울 시민 또 진보 교육감 선택했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16일 오후 11시 15분께 보궐선거 당선이 확실시되자 서울 마포구 선거사무소에서 꽃다발을 든 채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 박수림

 

[기사 보강 : 17일 오전 4시 15분]

"위대한 서울 시민의 승리입니다." -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후보

16일 진행된 서울시 교육감 보궐선거에서 서울 시민의 선택은 진보진영 정근식 후보였다. 그는 상대인 조전혁 후보를 꺾고 당선이 확실해지자 선거사무소를 찾아 "보수·진보 진영 갈등 없이 우리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겠다"고 밝혔다.

진보 진영은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조희연 전 교육감의 3선 성공에 이어 이번 보궐선거까지 4연승을 거두게 됐다.

최종 개표 마감 결과 정근식 후보가 96만 3876표(50.24%), 조전혁 후보가 88만 1228표(45.93%), 또 다른 후보인 윤호상 후보가 7만 3148표(3.81%)를 얻었다.

"치열한 역사의식과 창의력 펼치는 교육 환경 만들 것"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16일 오후 11시 15분께 보궐선거 당선이 확실시되자 서울 마포구 선거사무소에서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 박수림

 

"정근식! 정근식! 정근식!"

이날 오후 11시가 되자 잠시 자리를 비웠던 정 후보가 배우자와 함께 선거사무소로 돌아왔다. 지지자들은 그의 이름을 연호하며 반겼다. 꽃다발을 손에 들고 꽃목걸이를 두른 정 후보는 "존경하는 서울시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위대한 서울 시민의 승리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이번 선거는 서울 교육의 미래를 선택하는 중요한 순간이었다"면서 "여러분의 선택은 서울 교육을 바꾸고, 한 단계 더 진전시키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작품처럼 치열한 역사의식과 문화 예술적 감수성을 키울 수 있는 교육이야말로 미래를 밝힐 수 있다"며 "우리 아이들이 창의력과 협력, 자율성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더해 "끝까지 함께 경쟁한 조전혁·윤호상 후보님께도 감사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서울 시민 여러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자랑스러운 서울 교육을 만들어 가겠다"고 덧붙였다.

정 후보는 '향후 교육행정을 이끌어 갈 때 어떤 점에 가장 중점을 둘 것인지'를 묻는 말에는 "이번 선거 과정에서 학부모님들이 가장 걱정했던 고교 무상교육 예산 삭감을 원래대로 돌려놓는 것과 많은 분들이 강조하셨던 제대로 된 역사 교육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서울 교육의 주인은 서울 시민이라는 점을 명심하며 저를 지지했던 많은 분들뿐 아니라 저를 지지하지 않으셨던 분들을 향해서도 귀 기울이겠다. 보수·진보 진영 갈등 없이 우리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조희연 전 교육감 "혁신 교육 이어지길"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후보(왼쪽)가 16일 오후 11시 15분께 보궐선거 당선이 확실시되자 서울 마포구 선거사무소에서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과 손을 맞잡고 있다. ⓒ 박수림

 

앞서 오후 7시께 찾은 서울 마포구 정 후보 선거사무소 입구에는 '당선을 기원합니다', '모든 날 모든 순간을 응원합니다' 등의 문구가 담긴 화환이 있었다. 캠프 관계자와 지지자 등 100여 명의 사람들이 선거사무소를 지키고 있었다.

정 후보가 이들 앞에 나타난 건 투표가 종료된 오후 8시였다. 그는 캠프 관계자와 지지자들에게 악수를 건네고 인사를 나눴다. 비슷한 시각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도 정 후보 선거사무소를 찾았다. 조 전 교육감은 "결과가 잘 나와야 할 텐데..."라며 걱정하다가도 "정 후보가 당선된다면 혁신 교육이 중단되지 않고 계속 이어질 거다. 서울 교육을 세계적인 교육으로 발전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오후 9시가 되자 정 후보를 응원하기 위한 발걸음이 이어졌다. 지난 12일 정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사퇴한 최보선 전 후보와 그보다 앞서 진보진영 단일화 후보를 뽑기 위한 경선에 참여했던 강신만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부위원장, 김경범 서울대 교수, 김재홍 전 서울디지털대 총장, 안승문 전 서울시 교육위원, 홍제남 전 오류중 교장을 포함해 강민정 전 국회의원 등이 이곳을 찾았다.

정 후보는 이들을 향해 "지난 46일간 저에게 보내주셨던 지지와 사랑을 늘 잊지 않겠다"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개표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이 한 시간이 될지 세 시간이 될지 모르지만 이 밤이 서울의 새로운 역사를 여는 첫 페이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 옆에 있던 조 전 교육감은 "(교육감직 상실로) 제가 여러분을 고생시켰다. 죄송하다"라면서 "정근식 후보가 출마의 결단을 내려준 것도 감사하고 다양한 후보들이 모여 민주진보 단일 후보가 되는 아름다운 경선을 해주신 것도 감사하다"고 했다. 이어 "정 후보가 당선돼 혁신교육의 성과를 이어받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걸 또 넘어서는 서울 선진 교육을 만들어 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학생에게 꿈을, 선생에게 긍지를, 학부모에게 신뢰 주는 교육 공동체 희망"

 

조전혁 서울시교육감 후보 지지자들이 보궐선거 투표가 끝난 16일 오후 9시께 서울 종로구 조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개표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상대인 정근식 후보의 사진 위에 '확실' 문구가 붙어 있다. ⓒ 소중한

 

이날 캠프 관계자들과 지지자들은 개표방송을 보며 긴장과 기대 사이를 오갔다.

이들의 표정이 긴장에서 기대로 바뀐 건 오후 10시 24분께 '당선 유력'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개표방송 화면 속 정 후보 얼굴 옆에 '당선 유력'이라는 스티커가 붙자 선거사무소는 순식간에 축제 분위기가 됐다. 이들은 "유력 떴어요!"라면서 손뼉을 치며 정 후보의 이름을 연호했다.

더해 10시 46분엔 '당선 확실' 소식이 전해졌다. 사람들 얼굴엔 웃음꽃이 만개했고, 이들은 한 명씩 돌아가며 앞에 나와 '정 후보에게 전하고 싶은 당부'를 말했다.

강혜승 참교육을위한학부모회 서울지부장은 "정 후보의 공약이 학생에게는 꿈을, 선생님에게는 긍지를, 학부모에게는 신뢰를 주는 교육 공동체를 만들겠다는 것이었다"며 "각계각층의 다양한 구성원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모습을 기대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한편 정 후보는 17일에는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당선증을 받은 뒤 서울시교육청에서 취임식을 치르고 곧바로 공식 업무에 들어갈 예정이다. 임기는 조희연 전 교육감의 임기였던 2026년 6월 30일까지로 약 1년 8개월이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보궐선거 투표가 마무리 된 16일 오후 9시 30분께 서울 마포구 선거사무소에서 지지자들을 만나고 있다. ⓒ 박수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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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식#서울교육감#보궐선거#교육감선거#조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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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아무것도 안냈다"는 트럼프, 집권하면 방위비 10배 인상한 13조 요구

[정욱식 칼럼] 평화의 재발명 (32) 좌충우돌 트럼프, 과연 어디에 우선순위 둘까?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겸 한겨레평화연구소장 | 기사입력 2024.10.17. 09:03:33

11월 5일(현지시각)로 다가온 미국 대통령 선거가 초박빙으로 흐르고 있는 가운데, 공화당의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반도 문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가감 없이 쏟아냈다. 현지시간으로 15일 '시카고 경제클럽'에서 블룸버그통신 존 미클스웨이트 편집국장과 진행한 대담에서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는 "내가 거기(백악관)에 있으면 그들(한국)은 (주한미군 주둔 비용으로) 연간 100억 달러를 지출할 것"이라며, 자신의 재집권시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 압박을 예고했다. 그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2만8500명 수준인 주한미군 규모를 "4만명"으로 거론하고, 한국이 직접·간접 비용으로 연간 약 30억 달러를 부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내지 않았다"는 가짜뉴스를 들먹이기도 했다.

또 "우리는 그들(한국)을 북한으로부터 보호한다"며 "북한은 핵무력이 상당한데, 나는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과 매우 잘 지냈다"고 강조했다. 이는 "핵보유국 지도자와 잘 지내는 건 좋은 일"이라는 트럼프의 평소 지론을 재확인 것으로, 재집권시 대북 관계 개선을 통한 긴장완화에 나설 뜻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가 조선(북한)의 경의선·동해선 도로 폭파 소식을 듣고 "이것은 나쁜 소식"이라며 "오직 트럼프가 그것을 해결할 수 있다"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남긴 것도 이러한 해석을 뒷받침해준다.

이러한 발언들은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한국을 상대로는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을, 조선을 상대로는 5년 동안 단절된 북미대화 재개에 방점을 찍을 것이라는 점을 추론케 한다. 하지만 이는 어울리는 짝이 아니다.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은 한미(일) 연합훈련과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를 포함한 한미동맹 강화와 궤를 같이 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렇게 될 경우 조선이 미국의 대화 제의에 응할 가능성은 낮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또 윤석열 정부가 트럼프의 대북 접근을 견제하기 위해 트럼프의 요구를 일부 수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당선시 한반도 문제에 대한 접근에 있어서 '장외'이지만, 한반도 정세와 긴밀히 연결된 변수도 있다. 트럼프가 조기 종식을 공언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대표적이다. 트럼프는 이미 우크라이나 지원을 삭감하거나 중단하고 러시아에 대한 압박도 강화해 양측을 휴전 협상 테이블로 불러내겠다는 뜻을 내비쳐왔다.

러시아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려면 러시아의 최대 군사협력 국가로 의심받고 있는 조선도 압박하고 설득해야 한다. 조선이 러시아에 계속 군사력을 제공하는 상황에선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이나 종전을 도모하기도 쉽지 않아지고, 이런 조선을 상대로 정상회담이나 관계 개선을 추진한다는 것도 용이하진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에 따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조선이 트럼프의 요구에 순순히 응할지는 미지수이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조선은 대러 무기 제공을 부인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될 경우 북미관계를 포함한 한반도 정세의 향배는 더욱 예측하기 힘들어진다.

▲ 15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시카고 경제클럽'에서 블룸버그통신 존 미클스웨이트 편집국장과 대담을 가졌다. ⓒAFP=연합뉴스

돌이켜보면, 2019년 2월 북미정상회담이 '하노이 노딜'로 귀결된 배경 가운데 하나는 트럼프의 ‘딴 생각’이 있었다. 그는 '노딜'을 선언하면서 그 의도 가운데 하나가 치열한 전략경쟁, 특히 무역분쟁에 돌입한 미중관계에 지렛대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또 한국을 상대로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을 요구한 때도 이 즈음이었다.

트럼프의 관심사가 대북 협상에서 방위비 분담금 인상으로 옮겨가면서 마지막 기회도 유실되고 말았다. 그는 2019년 6월 30일 김정은 위원장과의 판문점 회동에서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하지만 한미 참모진이 8월 연합훈련을 실시하기로 7월 말에 방침을 정했는데도 그냥 넘어갔다. 대신 그가 참모진에게 물은 것은 방위비 분담금 문제였다.

정리하자면, 트럼프 당선시 그의 한반도 문제에 대한 접근은 '한국에게 방위비 분담금을 대폭 인상해서 받겠다', '핵무기를 가진 김정은과 잘 지내는 일은 좋은 일이다', '24시간 이내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 '중국과의 경쟁에 힘을 집중하겠다'는 등의 생각이 좌충우돌하면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야심이 노벨평화상 수상에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대통령 재임 때에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더 나아가 세계 3차 대전을 막았다며 노벨상 수상 자격이 있다고 강변한 바 있다. 올해 10월 11일 디트로이트 대선 유세에서도 "내가 노벨상을 원한다거나 그렇지 않다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버락 오바마도 2010년에 노벨상을 받았는데, 왜 나는 받지 못했냐며 야심을 숨기지 않았다. 이러한 질투심이 트럼프의 대외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이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겸 한겨레평화연구소장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군사·안보 전공으로 북한학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1999년 대학 졸업과 함께 '평화군축을 통해 한반도 주민들의 인간다운 삶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평화네트워크를 만들었습니다. 노무현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통일·외교·안보 분과 자문위원을 역임했으며 저서로는 <말과 칼>, <MD본색>, <핵의 세계사> 등이 있습니다. 2021년 현재 한겨레 평화연구소 소장을 겸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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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균 “카톡 캡처 2천장, 윤석열 체리따봉도 있어…계속 올릴 것”

페북글 “공적 대화도 공개…김건희 오빠 또 나온다”

기자김남일
  • 수정 2024-10-16 10:43
  • 등록 2024-10-16 10:07
    • 윤석열 대통령, 김건희 여사, 명태균씨. 한겨레 자료사진
      윤석열 대통령, 김건희 여사, 명태균씨. 한겨레 자료사진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16일 아침 “공적 대화”도 공개할 수 있다는 위협성 발언을 다시 내놓았다. 전날 공개했던 김건희 여사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 같은 갈무리(캡처)가 “2000장 정도 있다. 계속 올릴 것”이라고 예고했다.

      명씨는 이날 페이스북에 “십상시 같은 보수 패널들아! 공적 대화도 공개할까? 멍청한 놈들! 피아 구별도 못하냐?”는 글을 올렸다. 명씨가 윤석열 대통령 대선 출마 과정에서 여론조사를 조작한 정황에 대해, 친윤석열계가 거듭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사기꾼’으로 몰며 검찰 수사를 촉구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날 아침 친윤석열계인 장예찬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시비에스(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게 과연 공적 권한의 남용으로 이어졌느냐” “윤 대통령과 김 여사는 국민의힘 공천에 전혀 개입하지 못했다”고 했다.

    • 진행자가 ‘명씨가 2천장 카톡을 갖고 있다고 한다’고 묻자, 장 전 최고위원은 “(카톡 내용은 모르지만) 어떤 공적 권한의 남용이라거나 대통령 등의 위세를 빌려서 공적으로 뭔가에 개입했다 하는 것들은 전혀 나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떤 사적 대화가 오갔는지는 모르지만 중요한 건 그 2천장 안에 과연 공적 권한 남용이 있는가(이다). 그 부분은 없을 거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린다”고 단언했다.

      이와 관련해 시비에스 노컷뉴스는 16일 오전 전날 명씨와 만나 인터뷰한 내용을 보도했다. 명씨는 15일 자신이 공개했던 김 여사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언급하며 “내가 알기로는 그런 거 한 2천장은 된다”고 했다. 전날 공개한 카카오톡 대화에서 김 여사는 명씨를 “명 선생님”이라고 부르며 “전적으로 의지한다”고 했다. 또 “철없고 무식한 오빠”를 언급했는데, 김 여사가 윤석열 대통령을 지칭한 거 아니냐는 논란이 정치권에서 나왔다.

    • 명씨는 “(대통령실에서) 사적 대화라고 하니까 내일(16일)은 공적 대화를 올려줄까”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체리 따봉’ 하는 것 있다. 내용은 나보고 ‘일 잘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체리 따봉’은 윤 대통령이 상대방을 칭찬할 때 쓰는 이모티콘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2022년 7월 윤 대통령은 당시 ‘윤핵관’으로 불리던 권성동 원내대표 겸 당대표 직무대행에게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라는 메시지와 ‘체리 따봉’ 이미지를 보냈다. 당시 이준석 당대표를 ‘축출’한 것에 대한 칭찬이었다.

      명씨는 “내일부터 계속 올릴 것이다. 김재원이 사과할 때까지” “계속 까면 내가 허풍쟁이인지 아닌지, 거기 가면 김건희 오빠 또 나온다”고 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방송 등을 통해 명씨를 계속 ‘정치 사기꾼’으로 몰아가는 발언을 내놓고 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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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분쟁의 새 국면과 조러 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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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광 코리아뉴스 편집장
  •  
  •  승인 2024.10.1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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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위, 협격 기도를 무력화하는 조러동맹
역사의 전환점에서 맺어진 반제자주동맹
뿌리 깊은 조러 친선의 역사
한 전호에 서서
다극화를 추동하는 강력한 전략적 보루이며 견인기
시간과 더불어 높아지는 조선의 전략적 지위

러시아의 특별군사작전에 의하여 우크라이나 동부의 광활한 땅이 러시아의 손에 떨어져 참패를 면할 수 없게 된 미국과 NATO는 어떻게나 사태를 역전시키기 위한 발악적 책동에 광분하고 있다.

최근 드러나고 있는 러시아 종심지역에 대한 미사일공격 해제와 러시아 극동에 대한 압력 강화와 포위, 협격 기도는 그 집중적 표현이다.

그러나 유럽전역에 참혹한 전란을 몰아오며 제3차세계대전의 도화선으로 될 수 있는 미국과 NATO의 발악적 소동은 러시아에 “전략적 패배“를 안겨주기는커녕 저들의 패권몰락을 촉진시키는 심각한 계기로 될 수 있다. 우크라이나의 패배는 소련해체 이후 일관하게 추구하여 온 동진 정책의 파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발악적 소동에 대응하여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핵보유국 혹은 그들의 지원을 받은 비핵국가의 공격에도 핵 사용이 가능하다는 등의 새로운 핵교리를 발표하는 한편에서 동해와 태평양에서 사상 최대규모라고 하는 ‘대양2024’(9월10일-16일)라고 이름한 해상군사연습을 벌리는 등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다.

포위, 협격 기도를 무력화하는 조러동맹

우크라이나에서 미국과 NATO의 패색이 짙어가는 속에서 지난 9월 13일 스푸트니크(Sputnik) 일본이 보도한 짤막한 기사가 눈에 띄었다.

제2차 세계대전 개시 전야인 1939년 나치스 독일이 동맹을 맺은 일본에게 동쪽에서 소련을 침공하여 나치 독일군대와 함께 협격할 것을 요구하였다 한다. 러시아연방보안청이 비밀해제한 문서로 밝혀졌다고 하는데 그에 의하면 그해 5월 군 고관을 일본에 파견한 독일은 과소평가한 소련 극동군의 자료를 보여주면서 일본이 먼저 소련을 공격하여 소련군의 역량을 분산시킬 것을 획책하였다.

그러나 이미 중국 침략전쟁에 나선 일본에는 극동 소련군에 대응할 힘이 없었다. 그래서 일본은 1941년 4월 “소일중립조약”에 응하여 소련과의 충돌을 회피, 남진의 길을 택함으로써 나치독일의 협격 기도는 좌절, 결국 소련에 의해 패망하게 된다.

미국이 핵무기를 기반으로 한국과 일본의 괴뢰들을 미일한 군사블럭에 묶어세워 합동군사연습을 거듭하고 있는 것은 나치독일을 흉내내어 러시아를 포위, 협격하려는 기도의 표현이며 조선과 중국에 대한 도발적 망동이다. 오는 10월말에 예정된45,000명의 병력과 40척의 함정, 370기의 항공기 등을 동원한 대규모 미일 합동군사연습도 그 일환이다. 일본은 이 기회에 저들의 땅이라고 주장하는 쿠릴열도(諸島)를 행여나 되찾을 수 있을까 망상하면서 적극 부응해나서고 있으며 윤석열 정부는 미국의 몰락이 저들의 생존에 직결하는지라 필사적으로 상전에 추종해나서고 있다.

9월 13일 김정은 총비서는 지난 6월에 조인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러시아연방 사이의 포괄적인 전략적동반자관계에 관한 조약(조러동맹조약)에 따라 조선을 방문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연방 안전이사회 서기장을 접견하였다. 조선측 보도에 의하면 “조러 두 나라 사이의 전략대화를 계속 심화시키며 호상안전 이익을 수호하기 위한 협동을 강화해나가는 문제들과 지역 및 국제정세들에 대한 폭넓은 의견교환이 진행되었으며 상정된 문제들에 관해 만족한 견해일치를 보았다“(조선중앙통신 9.14)고 한다.동맹조약 3조에 따른 “쌍무협상통로“의 “가동“에 해당된다.

유라시아대륙과 태평양을 잇는 요충지에 자리잡은 핵강국 조선과 조러동맹조약은 미일한군사블럭을 강화하여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며 러시아의 극동을 압박하여 포위, 협격하려는 미국의 흉계를 파탄시키고 손발을 얽어매는 중대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역사의 전환점에서 맺어진 반제자주동맹

조러동맹조약은 전문에서 쌍방 사이의 포괄적인 전략적동반자관계를 발전시켜 평화와 지역 및 세계의 안전과 안정을 보장하는데 기여하며 국제법에 기초한 다극화된 국제적인 체계를 수립할 것을 지향한다고 지적하였다. 이 지적은 미국의 패권주의적 기도와 일극 세계질서를 강요하려는 책동을 짓부시고 다극체제 수립을 위한 반제자주동맹으로서의 성격을 부각시키고 있다.

지난 1960년 미국이 속국인 한국에 핵무기를 배비한 것을 배경으로 하여 조선과 소련 사이에서 맺어진 호상방위조약은 비핵국가와 핵보유국 사이의 조약이었으나 조러동맹조약은 미국의 일극패권이 무너지고 다극세계에로 향하는 역사의 전환점에서 핵보유국들 사이에서 맺어졌다.

조선은 미제의 장장 70여년에 걸쳐 지속되어 온 핵전쟁 기도에 맞서 소련 해체 이후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여 핵억제력 건설을 추진, 동복아시아, 극동에 새로 출현한 핵강국이며 러시아는 소련을 계승하여 “세계의 전략적 안정과 균형을 유지“하는 데서 “중대한 사명과 역할“(조선외무상의 러시아 방문결과와 관련한 조선 외무상보좌실 공보.1월20일)을 맡고 있는 강력한 연방국가이다.

착각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방대한 핵무기로 무장한 미국에 맞서 “세계의 전략적 안정과 균형을 유지“하고있는 것은 다른 어느 나라도 아니라 미국을 능가하는 핵초대국인 러시아이다. 미국이 소련 해체 이후 러시아가 자본주의 체제로 전환했음에도 불구하고 동진을 한시도 멈추지 않았던 것은 유일하게 미국에 대항하는 핵무력을 가진 전략국가를 무너뜨리지 않고서는 일극 패권을 확립할 수 없으며 그나마 구축하여 온 패권체제가 항시적으로 위협받기 때문이다.

미국이 소련이 해체된 이후 갖은 수단을 다하여 러시아를 무너뜨리기 위하여 피눈이 되어온 이유이다.

뿌리 깊은 조러 친선의 역사

조러동맹조약은 오랜 친선 협조의 역사를 토대로 한 견고한 동맹조약이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조선은 미제의 적대시 정책에 맞서 싸워온 견실한 반미국가이며 러시아는 소련 해체 이후 미국과 NATO의 동진을 막고 나라의 안전을 수호하며 “강력한 러시아의 재건“을 위하여 싸워왔다.

푸틴대통령은 지난 2000년 7월에 조선을 방문하였다. 그해 3월26일 있었던 선거에서 승리, 대통령 취임 직후에 조선을 방문한 것이다. 소련시기를 포함하여 러시아수뇌가 조선을 방문한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푸틴 대통령이 당선되자마자 우심하게 감행되는 미국과 NATO의 동진으로 하여 “이대로 가다가는 나라가 없어진다“는 위기감을 감추지 않고 약화된 러시아군 재건을 최우선시하면서 미국의 앞잡이가 된 부패한 경제인을 추방하고 패배감에 사로잡힌 러시아 국민들을 애국주의 기치밑에 묶어세워 “강한 러시아 재건“의 길을 내디딘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당시 조선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선군의 기치를 들고 미 클린턴 행정부의 전쟁 도발 기도를 좌절시키고 “고난의 행군“을 극복하여 국면전환을 이루어낸 때이다. 푸틴 대통령이 선군이란 톡특한 사상과 노선, 방식으로 소련 해체 이후 닥쳐온 가지가지의 난국을 극복한 조선을 찾은 것이 우연한 일이었겠는가. 당시 조러 정상회담을 현지에서 취재한 기자들에 의하면 푸틴 대통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사이에서 미국의 일극지배를 반대하며 다극세계건설을 위한 결연한 반제투쟁 의지를 보여주었다고 한다.

푸틴 대통령은 조선의 핵억제력 건설이 급진전하던 지난 2017년 6월 러시아에서 있은 국제경제포럼에서 “작은 나라들은 독립과 주권을 지키기 위하여서는 핵무기를 가질 것 이외에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이해를 표시하였으며 조선이 “화성15호“ 실험발사에 성공했을 때는 미국과의 핵공방에서 조선이 승리하였다고 하였는가 하면 조선은 풀을 뜯어 먹어서라도 핵개발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미국 주도의 제재놀음에도 부정적 입장을 표시하였다.

한 전호에 서서

조러 사이의 친선협조 관계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특별군사적전을 시작하고 조선이 이를 전적으로 지지하는 과정에서 강력한 전략전술적 협동관계로 발전되었다.

 

조선 외무성은 세계 어느 나라도 침묵하던 특별군사작전 시작 직후인 2022년 2월 28일 “우크라이나사태가 발생하게 된 근원은 전적으로 다른 나라들에 대한 강권과 전횡을 일삼고 있는 미국과 서방의 패권주의 정책에 있다“고 하면서 러시아를 지지할 입장을 표시하였다.

다음해 1월 27일에는 김여정 조선로동당 부부장이 담화를 발표하여 “우리는 국가의 존엄과 명예, 나라의 자주권과 안전을 수호하기 위한 싸움에 나선 러시아 군대와 인민과 언제나 한전호에 서있을 것이다“고 선언하였다.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조선 주재 러시아 특명전권대사는 2023년 3월 17일 대규모 군사연습에 광분하고 조선반도 지역에 전략 공격무기들을 끌어들이며 지역 정세를 악화시키고 있는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도발 행위를 비난하면서 “미국의 강요 정책으로부터 벗어난 새롭고 공정한 세계질서를 수립하기 위한 투쟁에서 러시아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한전호에 서있다“고 화답하였다 (조선중앙통신, 3월 21일)

이런 과정은 조러 동맹이 미국과 한국이 말하는 것처럼 우크라이나 사태가 끝나면 사라지는 “일시적인 전술적 협력“이 아니라 나라의 자주권과 안정을 보장하며 미국의 일극 패권을 무너뜨려 세계의 다극화를 지향한 반제 이념에 뿌리를 둔 전략적 동맹이라는 것을 뚜렷이 보여주고 있다.

미국은 조러동맹을 “조선의 탄약지원과 러시아의 기술지원“의 틀에 묶고 그 의의를 깎아내리는 흑색선전에 피눈이 되고 있으나 아무런 증거도 제시하지 못하였으며 조러 양국은 명백하게 부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터무니없는 거짓을 지어내여 앵무새처럼 되플이하고 있는 것은 조러 양국의 영상에 먹칠하며 서방의 속국들을 우크라이나 지원에 단단히 매여놓기 위한 기만 선전이다. 미국이 집요하게 거짓선전을 되풀이하는 바람에 어느새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기 쉽상인데 우매한 짓이다. 미국이 천번 만번 되풀이 하여도 거짓은 거짓이다. 최근 나돌고있는 우크라이나 파병설도 마찬가지이다. 기만선전을 주요 전략으로 구사하는 미국발 정보의 진위를 가리지 못하면 그들의 더러운 흑색전전에 말려들 수밖에 없게 된다.

다극화를 추동하는 강력한 전략적 보루이며 견인기

세계의 다극화는 이제 막을 수 없는 추세로 되고 있으며 서방의 많은 나라도 이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지경에 빠지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해 12월 10일에 발표한 “미국과 서방이 떠드는 ‘세계분열’은 ‘일극세계’의 종국적 파멸상만을 보여줄 뿐이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견실한 반미국가인 우리 공화국이 세계적인 핵강국으로 급부상함으로써 미제의 패권 야망은 더 이상 실현할 수 없는 망상으로 되어버렸으며 러시아와 중국을 비롯한 신흥대국들의 출현도 미국의 지배 책동에 강한 제동을 걸고 있다. 무시할 수 없는 정치 및 경제세력인 브릭스가 자기의 존재감을 더욱 부각시키며 미국 주도의 일극화에 반기를 들고 맞서고있다“고 지적하였다. 조선의 핵강국으로의 부상, 러시아와 중국을 비롯한 신흥대국들의 출현, 존재감을 더욱 부각시키는 브릭스가 다극화 촉진의 중요한 역량이라는 말이다.

이 중에서도 조선과 러시아는 다극화의 최전선에 서 있는 나라이다. 조선은 미국과의 첨예한 핵대결에서 한치의 후퇴도 없이 강력한 핵억제력을 건설해 나가고 있으며 머지않아 미국을 제압하는 전략국가로 부상할 것이다.

한편 러시아는 미국과 NATO의 동진 기도를 파탄시키기 위한 특별군사작전을 몇 년째 승리적으로 이어오고 있으며 러시아의 승리는 미국에 전략적 패배를 안겨줄 것이며 그것은 다극화 촉진의 또 하나의 회기적인 계기로 될 것이다. 한국과 일본, 그리고 서방의 미국 속국들은 판세가 명백함에도 아직도 우크라이나가 우세한 것처럼 떠들고 있다. 이를 믿는 사람들에게 “우리들은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패배하고 있는데 당신들(유럽위회의원들)은 이기고 있는것처럼 행세하고 있다”고 유럽의회에서 말한 오르반 헝가리 수상의 말을 귀담아 들을 것을 권한다.

조러동맹은 반제자주투쟁의 최전선에서 싸우는 강력한 핵강국들 사이에 맺어진 유례없는 조약으로써 쇼이구 러시아련방 안전리사회 서기장의 조선방문이 보여주듯 벌써부터 미국의 확전 기도를 강력히 제어하고 있다.

조선 외무상 보좌실 공보(1월20일)는 “자주적인 주권국가들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러시아연방 사이의 친선협조 관계가 국제평화와 안전을 수호하고 다극화된 세계건설을 추동하는데서 강력한 전략적 보루로, 견인기로 되고있다“고 지적하였다.

시간과 더불어 높아지는 조선의 전략적 지위

로동신문이 지난 9월 13일 전한데 의하면 김정은 총비서는 핵무기연구소와 무기급핵물질생산기지를 현지지도하였다. 이 보도를 통하여 조선의 무기급 우라늄 고농축 시설이 편린이나마 공개되기는 처음이다.

핵탄 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이는 조선의 핵무력 전략이 허언이 아니라 현실임을 세계 면전에 보여준 셈이다.

조선이 “우라늄 농축작업 착수“를 선언한 것은 2009년 6월 13일이다(조선외무성성명). 다음해에는 영변에 건설된 우라늄농축시설을 미국 핵학자에게 보여주었다.

그때로부터 14년, 무기급 우라늄고농축시설이 더 건설되었는지 아닌지, 또 건설되었다면 몇 개소, 혹은 몇십 개소가 되는지, 그 처리능력이 얼마나 되는지 공개된 바가 없고 아는 외국 나라와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런데도 한미당국과 전문가, 연구기관들이 조선이 보유한 핵탄수에 대한 “분석발표“놀음을 벌려 왔다. 조선의 무기급 핵물질 생산능력을 가늠도 못하는 주제에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하늘도 놀라는 특별한 능력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인데 그들이 가진 능력은 아마도 책상머리에 앉아 근거도 없는 작문을 쓸 능력일 것이다.

올해 초순 조선이 신형 순항미사일 시험을 거듭하자 이에 놀란 미 행정부는 미국의 소리(VOA)방송을 통해 “성능을 부풀렸을 가능성“을 운운하였으며 미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브루스 베넷은 그에 따라 ”심리전 대응을 해야 한다”고 하였다.(뉴시스, 2024.02.23.) “성능을 부풀“려 미국과 한국을 ‘압박’하려 하기 때문에 ‘심리전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경우 심리전의 대상은 적대국인 조선이 아니라 미국과 한국의 국민이다. 말하자면 자기 국민을 속이기 위한 심리전을 벌여야 한다는 것인데 이는 조선과의 핵대결에서 수세에 빠진 미국의 궁색한 처지를 보여줄 따름이다. 핵탄수에 대한 ‘분석 발표’ 놀음도 저들의 여론관리를 위한 날조선전이다.

핵탄수를 기하급수적으로 늘인다는것은 100이 200, 400, 800, 1600, 이런식으로 폭발적으로 생산한다는 것이다.

김정은 총비서가 현지지도 한 무기급 핵물질생산시설을 두고 미국의 연구기관과 소위 전문가들은 ‘강선’에 있는 시설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거짓에 거짓을 쌓아 사람들을 속이는 것은 미국의 상투적 수법인데 ‘강선’도 마찬가지이다.

지난2018년7월17일 “우리 민족끼리“는 “강선“에 농축시설이 있다는 것을 위성사진과 휴민트(정보원)를 통하여 확인하였다고 하는 미국발 정보를 “근거없는 거짓정보“라고 일축하였다. 국가 기밀에 속하는 문제를 왈가왈부하지 않는 조선의 언론이 ‘강선’설을 부인한 것은 조미회담에 임하는 조선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일이었다. 그런데 그 잘난 미국과 한국의 정보기관은 사실 여부도 확인 못하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강선’설에 매달리고 있다. 하긴 미국에게 있어서 사실 여부는 중요하지 않는지 모른다, 거짓이든 뭐든 그것이 회담 파탄의 구실이면 족하기 때문이다.

이런 자들의 버릇을 고쳐주는 약은 몽둥이밖에 없다.

조선은 핵무기의 질량적인 고도화에 상한선을 두지 않겠다고 거듭 표명하고 있으며 조선의 전략적 지위는 시간과 더불어 높아질 것이다.

핵초대국인 러시아와 핵강국인 조선의 동맹조약은 미국의 일극 패권에 종지부를 찍는 결정적 힘으로써 앞으로 커다란 위력을 발휘하게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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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소년이 온다>를 보면 착잡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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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4/10/16 10:41
  • 수정일
    2024/10/16 10:41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장석준 칼럼]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의 이야기로 바라보는 전쟁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는, 마을 잔치를 열겠다는 부친 한승원 작가에게 "지금 세계 두 곳에서 전쟁을 하고 있는데, 축하 잔치를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런 취지에서 기자회견도 따로 갖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강 작가가 이야기한 "세계 두 곳"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과 함께,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침공이 포함된다.

 

우크라이나와 팔레스타인의 고난을 환기시키는 한강 작가의 메시지는 뜻깊다. 이 메시지를 통해 우리는 <소년이 온다>와 <작별하지 않는다>의 이야기들이 지금도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된다. 하지만 그간 한국 사회가 이런 현실에 기울인 주의와 관심의 정도를 돌아보면, 착잡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한강 작품들의 배경이 된 우리 사회는 정작 그런 이야기들에, 특히 팔레스타인에서 들려오는 이야기에 너무 무심했기 때문이다.

 

10월 현재,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 사망자는 4만 명을 훌쩍 넘는다. 실종자는 최소 6000명, 최대 2만 명에 이른다. 부상자는 10만 명에 육박하고, 무려 190만 명이 정든 집과 동네를 떠나 난민 신세가 됐다. 4만 명이 넘는 사망자 중 하마스 대원이 과연 얼마나 되겠는가?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 3만 4000여 명 중 60%가 여성이거나 아동, 노인이다. 사망자의 압도적 다수가 민간인이라는 의미다. 반면 이스라엘군 사망자는 모두 합해 800명이 조금 넘는다.

어떤 각도에서 보더라도 이 상황은 '전쟁'이라는 말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라는 공식 표현은 사태의 핵심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 이것은 일방적인 학살이다.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인종 청소다. 이런 일이 지구 한 쪽에서 벌어지고 있지만, 지금 우리는 너무나 태평하다. 그해 5월 광주 바깥의 대한민국 곳곳처럼 말이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의 책을 한 시민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구매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스라엘 주도 전쟁에 끌려 다니는 미국, 독일

 

한국 말고 다른 나라들은 사정이 어떨까? 다들 그래도 우리보다는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것 같지만, 나라마다 그 강도나 방향, 이에 따른 여론의 향배가 다르다. 물론 한 가지 공통점은 있다. 작년 10월 하마스가 이스라엘 민간인들을 기습 공격하고 납치했을 때에 비하면 이스라엘을 두둔하는 목소리가 많이 수그러들었다는 점이다. 그때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 하마스의 공격은 비전투원에 대한 무차별 테러였다. 따라서 인질 구출을 명분으로 한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이 정당성을 내세울 수 있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가자지구에서 펼쳐지는 이스라엘군의 활동은 인질 구출과는 거리가 멀다. 네타냐후 정부는 납치된 자국 시민 구출이 아니라 이참에 팔레스타인 자치구역을 지도에서 없애버리는 것이 작전 목표임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최근에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눈엣가시 같던 레바논 남부의 헤즈볼라도 척결하고 중동 내 유일한 도전국인 이란에 대해서도 군사적 우위를 확인받으려 한다. 즉, 지금 벌어지는 일은 이스라엘이 일방적으로 주도하며 가자지구(어쩌면 서안지구로까지 확대될?) 팔레스타인 민간인 학살을 수반하는 제5차 중동전쟁이다.

 

이스라엘이 기획하고 주도하며 홀로 승리를 구가하는 전쟁이기에 전쟁을 끝낼 수 있는 세력도 이스라엘뿐이다. 그러나 이스라엘 정부는 전쟁을 끝낼 의사가 없다. 지금 이 순간도 레바논 내부로 더 깊숙이 진격할 생각만 하고 있다. 9월 18일 UN 총회에서, 반세기 넘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영토(지금의 가자지구와 서안지구를 합친 것보다 더 넓은, UN이 정한 영토가 있다!) 불법 점령을 1년 안에 중단하라는 결의가 181개 회원국 중 2/3가 넘는 124개 국의 찬성(대한민국은 기권)으로 통과돼도 아랑곳없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국내 정치를 좌우하는 주류 정치세력, 언론, 학계가 모조리 이스라엘만 편드는 나라들이 있다. 미국과 영국 같은 나라들이 그렇고, 이보다 더 극단적인 사례로 독일이 있다. 이 나라들에서는 극우 포퓰리스트부터 신념에 찬 리버럴에 이르기까지, 심지어 독일의 경우는 온건좌파를 넘어 상당수 급진좌파에 이르기까지 정계와 언론계의 모든 엘리트가 무조건 이스라엘을 지지하고, 이스라엘을 조금이라도 비판하면 '반유대주의'라 몰아세운다.

 

물론 이런 나라들에서도 바닥 민심은 다르다. 미국은 오랫동안 친이스라엘 정서가 깊이 뿌리 내린 나라였지만, 작년 말부터는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작전을 '반대'하는 의견이 '찬성'보다 높아져 지금껏 이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갤럽 정례 조사). 그리고 이런 여론 흐름이 올해 4월부터 급기야 대학가의 팔레스타인 지지 점거시위로 표출되기 시작했다.

 

한편 독일에서도 최근 여러 여론조사를 통해, 다수 시민이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내 활동에 반대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 대표적인 여론조사기관 가운데 하나인 포르사(Forsa)의 조사에서는, 작년 말에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을 지지하는 입장이 60% 이상으로 나온 데 반해 올해 6월부터는 이를 반대하는 입장이 60% 이상으로 나온다.

 

그럼에도 엘리트층은 요지부동이다. 네타냐후 정부의 가장 신실한 우군인 미국 민주당 주류야 말할 것도 없다. 바이든 정부의 부통령인 캐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통령후보는 현 정부의 친이스라엘 정책에 어떤 변화도 없을 것이라고 거듭 못 박았다. 민주당의 중요한 동맹세력인 노동조합 쪽에서 '반전' 목소리가 나오고 대학가에서 시위가 이어져도 이 문제에 대해서만큼은 미동도 하지 않으려 한다. 민주당 지지 블록 내의 이런 심각한 분열은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재선-민주당 패배의 결정적 요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스라엘 극우파 네타냐후가 미국 정치 극우화의 키를 쥐고 흔드는 격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당황스러운 것은 독일 정치권 풍경이다. 극우파와 리버럴이 제도권 정치를 양분하는 미국과 달리, 독일은 겉만 보면 이념 스펙트럼이 왼쪽으로 크게 확장된 다당 구도다. 하지만 이스라엘 문제에 관한 한, 이 다당 구도는 일당 통치에 가까운 단일 색채로 뭉개져 버린다. 극우파 '독일을 위한 대안'부터 기독교민주연합/사회연합을 거쳐 사회민주당, 녹색당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이스라엘이 무슨 짓을 벌여도 박수치고 응원할 태세다.

 

상식대로라면, 원내에서 그래도 이에 유일하게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야 할 세력은 좌파당이다. 사회민주당의 신자유주의화를 비판하고 사회주의의 이상과 원칙을 계승, 발전시키겠다며 출범한 좌파당이라면, 제국주의 반대와 반전평화의 원칙에 따라 다른 모든 정당과 선명히 구별되는 의견을 내야 마땅했다. 그러나 좌파당은 무색무취한 양비론에서 더 나아간 입장을 내놓지 못했다. 조금이라도 팔레스타인을 옹호하는 것처럼 들리는 주장을 하면 '반유대주의'라며 달려드는 대다수 언론의 분위기가 그렇게 두려웠던 것일까.

 

현재 독일 정계에서 간헐적이나마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는 정치세력은 좌파당에서 탈당한 자라 바겐크네히트 등이 창당한 '자라 바겐크네히트 연합'뿐이다. 이민 확대 반대 등의 주장을 내놓아 '좌파'에서 이탈했다는 비판을 받는 '자라 바겐크네히트 연합'이지만,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만 놓고 보면 이들 말고는 독일에 '좌파'가 없는 셈이다.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주한이스라엘대사관 앞에서 팔레스타인과연대하는한국시민사회긴급행동 회원들이 이스라엘에 전쟁 중단을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유대주의' 딱지에도 굴하지 않은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

 

이들보다는 좀 더 숨통이 트여 있는 나라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프랑스를 들 수 있다. 프랑스도 주류 엘리트 내 분위기는 영국, 독일과 비슷하다. 대다수 언론이 '반-이스라엘'과 '반-유대인'을 동일시하는 것도 마찬가지고, 극우파 '국민결집'과 리버럴 정치인들이 서로 다투다가도 중동 문제만 불거지면 아랍-이슬람에 맞서 이스라엘을 옹호하는 것 역시 낯익은 광경이다.

 

그러나 프랑스는 한 가지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팔레스타인인의 생존권과 자결권을 적극적으로 지지해온 주요 정치세력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장-뤽 멜랑숑이 이끄는 급진좌파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가 그들이다.

 

프랑스 좌파 안에서도 사회당은 이스라엘에 더 기울어 있다는 점에서 독일 좌파정당들과 그리 다르지 않다. 특히 멜랑숑 무리와 제휴하느니 마크롱 정부와 협력하는 게 낫다는 입장인 사회당 우파는 팔레스타인 민간인 학살이 전개되는 지금도 주류 언론의 이스라엘 지지 기조에 맞장구친다.

 

그러나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는 확연히 다른 길을 걸어왔다. 무슬림 시민의 권리를 옹호하는 데 앞장선 탓에 마크롱에게 '이슬람 좌파주의'라는 기괴한 비난(윤석열의 '공산전체주의'의 프랑스판?)까지 받은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는 작년 10월 이후 일관되게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에 반대했다. 한때 주된 연대 대상이었던 독일 좌파당과는 크게 엇갈리는 행보였고,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만큼 조직적으로 팔레스타인 연대 활동을 벌이지는 않는 '자라 바겐크네히트 연합'과도 구별되는 태도였다.

 

덕분에 멜랑숑과 그 동지들은 지금도 주류 언론으로부터 '반유대주의자들'이라 공격 받는다. 그러나 이들은 이런 고집스러운 행보를 통해 프랑스 사회 전체의 일정한 반향을 이끌어냈다. 가령 이번 선거에서 반좌파 진영은 '신인민전선' 내부의 '이슬람 좌파주의' 요소, 즉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를 집중 공격했고, 사회당, 녹색당 등이 이런 공격을 견뎌내지 못해 결국 신인민전선을 박차고 나가길 바랐다. 그러나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의 일정한 헤게모니를 통해 신인민전선은 계속 유지됐고, 덕분에 '반유대주의' 따위 공세의 추악한 진상만 드러나 버렸다.

 

그 결과, 미국, 독일과 달리 프랑스에서는 이스라엘 비판 흐름이 제도정치 안에서 일정한 위상과 지분을 확보하게 되었다. 이스라엘에 대해 점점 더 환멸을 느끼는 대중의 여론이 정치 무대에 표출될 수 있는 통로가 그나마 열린 것이다. 9월 18일 UN 총회의 팔레스타인 문제 결의안 표결에서 프랑스가 과감히 '찬성'에 투표하고 최근 마크롱 대통령이 강대국 지도자 중에서는 처음으로 대이스라엘 무기 수출 중단을 촉구하고 나선 것은 어느 정도는 이런 국내 세력균형 덕분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서유럽 국가들 가운데에는 이런 프랑스의 '중도'적 입장을 뛰어넘어, 오래 전부터 선명하게 이스라엘을 비판하며 팔레스타인인들의 자결권을 지지해온 나라들이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스페인과 아일랜드다.

 

스페인은 우파는 몰라도 좌파 사이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합의가 존재한다. 이 합의는 "우크라이나에 대해 국제법 존중을 요구해야 한다면, 가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이를 요구해야 한다"는 사회노동당 소속 페드로 산체스 총리의 발언으로 요약된다. 이런 입장을 바탕으로 산체스 총리는 작년 말부터 줄곧 이스라엘의 확전을 비판했고, 올해 5월에는 1967년 국경선(6일전쟁 이전 국경선)을 전제로 팔레스타인의 국가 지위를 공식 승인했다. 더 나아가 6월에는 이스라엘을 인종학살 혐의로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행보에 동참했다.

 

온건좌파를 대표하는 산체스 총리가 이토록 과감한 모습을 보인 것은 어느 정도는 급진좌파의 압박 덕분이었다. 현재 사회노동당 주도 연립정부에 참여하고 있는 좌파연합 '수마르(Sumar)'의 지도자 욜란다 디아스는 연정 협상 중에 정책협약의 핵심 내용 가운데 하나로 팔레스타인의 국가 지위 인정을 요구했다. 더불어 수마르는 대이스라엘 무기 수출 중단과 국교 단절도 내세웠다. 연정 바깥에 있는 또 다른 좌파 정치세력 '포데모스(Podemos)'는 지금도 산체스 정부에게 이스라엘과 즉각 국교를 단절하라고 압력을 넣고 있다.

 

하지만 이런 급진좌파의 압박을 논외로 하더라도 스페인에서는 온건좌파 역시 독일이나 프랑스 사회민주주의 세력들과 구별되는 시각으로 중동 문제에 접근해왔다. 사회노동당은 2004년에 로드리게스 사파테로가 총선에서 승리해 총리로 취임하자마자 곧바로 이라크에서 자국 파병 부대를 철수시킨 전력이 있다. 이때부터 이미 스페인 내 여론은 다른 서유럽 국가들과 확연히 다른 점이 있었다. 올해 산체스 정부가 팔레스타인의 국가 지위 인정을 결정했을 때에도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이를 '지지'하는 입장이 70% 넘게 나왔다.

 

민족해방투쟁을 경험한 두 나라, 아일랜드 그리고 대한민국은?

 

스페인에서 유독 팔레스타인에 동정적인 여론이 강한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설명이 있지만, 그 중 하나는 스페인과 지중해 건너 이슬람 사회들 사이에 인적 교류와 접촉이 일상적으로 활발히 이뤄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정도의 교류가 없는데도 팔레스타인 지지 여론이 스페인보다 더 강한 나라가 있다. 아일랜드다.

 

사실 스페인은 5월에 다른 두 유럽 국가와 공동으로 팔레스타인의 국가 지위 인정을 공표했다. 한 나라는 노르웨이이고, 아일랜드가 다른 한 나라다. 그리고 이때 아일랜드의 여당은 중도우파인 '피네게일'이었다. 즉, 아일랜드는 좌파, 우파 가릴 것 없이 거의 모든 정치세력이 팔레스타인에 우호적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아일랜드 보통사람들의 팔레스타인 지지 여론이 워낙 압도적이다. 아일랜드에서는 올해 2월에 실시된 여론조사('Ireland Thinks')에서 "이스라엘이 가자에서 학살을 자행하고 있다"는 의견이 약 80%의 지지를 받았다. 다른 어떤 나라보다 더 빨리, 더 강하게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여론이 결집한 것이다.

 

아일랜드 사회의 이런 반응은 오직 아일랜드의 역사를 통해서만 설명된다. 아일랜드가 오랫동안 영국의 식민지였고, 20세기 초에 치열한 항쟁과 내전을 겪으며 독립을 쟁취했다는 사실 말이다. 더구나 아직도 영국의 일부인 북아일랜드의 통일 과제가 남아 있다. 이런 배경을 지닌 아일랜드인들에게 팔레스타인인들의 고투는 자신들이 겪은 것과 같은 '민족해방투쟁'으로 다가온다. 팔레스타인인들 역시 영국 식민통치를 경험했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의 원흉 또한 영국이기에 아일랜드인들로서는 더욱 감정이입이 될 것이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시선을 유럽이 아니라 한국 사회를 향해 돌리지 않을 수 없다. 아일랜드인들의 과거가 치열한 민족해방투쟁의 역사라면, 우리의 20세기사 역시 그에 견줄만한 피와 땀, 눈물이 어린 민족해방투쟁사다. 그런데 이런 공통의 경험을 딛고 서 있으면서도 현재의 팔레스타인을 바라보는 아일랜드 사회의 시각과 한국 사회의 시각에는 큰 차이가 있다. 한국 사회는 팔레스타인의 수난에 애써 눈 감으려 할 뿐만 아니라 아예 관심 자체가 적다.

 

도대체 이유가 뭘까? 하지만 이유를 세세하게 따지기 전에 먼저 긴급한 성찰이 있어야겠다. 윤석열 정부의 무모하고 무도한 한일동맹 추구와 뉴라이트 이데올로기 선양 때문에 요즘 항일독립운동의 기억이 빈번히 다시 소환된다. 그러나 현재 지구의 다른 곳에서 반복되는 억압과 수탈에 맞서 공감과 연대의 손길로 되살아날 수 없는 과거 투쟁사의 기억이라면, 그것이 과연 어떤 보편적 위력을 발휘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그런 위력이 아니라면, 어떻게 이 모든 역류의 시도에 맞서고 이를 제압할 수 있겠는가?

 

지금이라도 <소년이 온다>와 <작별하지 않는다>가 전하는 이야기들의 연장선에서 가자를 바라봐야 한다. 그리고 우리가 서야 할 '인간'의 자리가 어느 쪽인지 가려내야 한다.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을 축하하는 공간이 마련돼있다. ⓒ연합뉴스

장석준 전환사회연구소 기획의원은 오랫동안 진보 정당 운동의 정책 및 교육 활동에 참여해왔으며, 자본주의 위기에 맞선 진보적 사회과학을 재구성하고자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에서 연구 및 출간 사업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레프트 사이드 스토리 : 세계의 좌파는 세상을 어떻게 바꾸고 있나>, <사회주의>, <장석준의 적록 서재>, <신자유주의의 탄생 : 왜 우리는 신자유주의를 막을 수 없었나>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국가 대 시장 : 지구 경제의 출현>, <안토니오 그람시 : 옥중수고 이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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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문턱에 오게 된 원인은 윤석열 정부”

이인선 기자 | 기사입력 2024/10/16 [08:52]

 

국민주권연대가 최근 발생한 무인기 사태와 관련해 윤석열 정부에 전적으로 책임이 있다는 성명을 16일 발표했다.

 

국민주권연대는 성명에서 “무인기를 이용한 대북 전단 살포로 일촉즉발 전쟁 위기가 도래하고 있다”라며 “어쩌다 전쟁의 문턱에 오게 되었는가? 윤석열 정부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무인기 대북 전단 사태가 일어나자 11일 합동참모본부가 ‘최근 일련의 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은 비열하고 저급하며 국제적으로 망신스러운 오물 및 쓰레기 풍선 부양 등 도발을 자행하고 있는 북한에 있다’라는 입장을 내놨는데, 황당하기 짝이 없다“라며 “윤석열 정부는 개소리하지 마라!”라고 일갈했다.

 

또 “‘남남갈등’은 국민을 상대로 ‘반국가 세력’ 운운하는 윤석열 정권이 일으키고 있는 것 아닌가. 국론 통일이라는 명분 하에 나락으로 떨어진 지지율을 올려보려는 모양인데, 국론은 이미 윤석열 탄핵으로 모인 듯하다. 무모하고 위험한 전쟁 꼼수는 윤석열 정권이 부리고 있다”라며 “국방부는 수작 부리지 마라!”라고 경고했다.

 

국민주권연대는 “윤석열 정부가 기어이 전쟁하고자 한다면 국민에게 전쟁 대비 대책을 알려야 한다. 지금 전쟁이 난다면 핵전쟁이다. 핵전쟁이 일어날 것을 예견하고 있다면 국민의 안전 대책은 무엇인가”라며 “지난해 ‘뒷북 재난 문자 오발령’ 때처럼 또 국민은 각자도생하라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대책 없이 전쟁 일으키려는 윤석열 정권 당장 탄핵하자!”라고 호소했다.

 

다음은 성명 전문이다.

 

정부는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 대책이 있는가?

무인기를 이용한 대북 전단 살포로 일촉즉발 전쟁 위기가 도래하고 있다. 11일 북한은 이달 들어 우리 무인기가 세 차례나 평양에 침투했다며 또다시 이런 ‘도발 행위를 감행할 때에는 두 번 다시 이와 같은 경고는 없을 것이며 즉시 행동으로 넘어갈 것’이라는 ‘최후통첩’을 공식 발표했다.

북한은 포병부대에 완전 사격 준비 태세를 지시했고 우리 군은 화력 대기 태세를 강화하며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어쩌다 전쟁의 문턱에 오게 되었는가? 윤석열 정부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는 그동안 ‘선제타격’, ‘즉강끝’을 부르짖으며 대북 강경 발언을 이어왔다. 또 정부의 묵인과 방조 아래 대북 전단 살포가 지속되었고, 군이 직접 나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하고 연일 전쟁훈련을 하기도 했다. 특히 탈북자들을 앞세운 대북 전단 살포는 북한의 대남 오물 풍선을 불러왔다.

무인기 대북 전단 사태가 일어나자 11일 합동참모본부가 “최근 일련의 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은 비열하고 저급하며 국제적으로 망신스러운 오물 및 쓰레기 풍선 부양 등 도발을 자행하고 있는 북한에 있다”라는 입장을 내놨는데, 황당하기 짝이 없다. 앞의 기억이 통째로 날아가 버렸는가? 이전 정부에서는 이렇게 전쟁 일촉즉발 사태까지는 가지 않았다.

윤석열 정부는 개소리하지 마라!

또 국방부에서는 북한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에 대해 “남남갈등을 조장하여 국면을 전환해 보려는 전형적인 꼼수”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런데 ‘남남갈등’은 국민을 상대로 ‘반국가 세력’ 운운하는 윤석열 정권이 일으키고 있는 것 아닌가. 국론 통일이라는 명분 하에 나락으로 떨어진 지지율을 올려보려는 모양인데, 국론은 이미 윤석열 탄핵으로 모인 듯하다. 무모하고 위험한 전쟁 꼼수는 윤석열 정권이 부리고 있다.

국방부는 수작 부리지 마라!

윤석열 정부가 기어이 전쟁하고자 한다면 국민에게 전쟁 대비 대책을 알려야 한다. 지금 전쟁이 난다면 핵전쟁이다. 핵전쟁이 일어날 것을 예견하고 있다면 국민의 안전 대책은 무엇인가.

태풍이 와도 안전 수칙, 야영객 대피 안내 등을 하는데, 당장 전쟁하겠다는 듯 큰소리치면서 그 어떤 안내도 없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전쟁을 각오했다면 국민의 안전은 어떻게 담보할 것인지 미리 생각해 놓은 바가 있을 것 아닌가.

전쟁이 나면 그냥 가만히 있으면 되는가 아니면 더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야 하는가? 대피해야 한다면 핵전쟁으로부터 안전한 대피소나 방공호는 어디인가? 비상식량은 알아서 챙겨야 하는가? 대피장소에 마련된 물품이 있는가? 지난해 ‘뒷북 재난 문자 오발령’ 때처럼 또 국민은 각자도생하라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대책 없이 전쟁 일으키려는 윤석열 정권 당장 탄핵하자!

2024년 10월 16일

국민주권연대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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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탄핵 때와 유사...지역에서 벌어지는 일들

[윤석열 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지역은 어떻게 블랙리스트를 재생산하나

24.10.16 07:03최종 업데이트 24.10.16 08:01

2016년 11월 4일 '박근혜 퇴진 문화예술인 시국선언'(7,449명, 288단체 참여)이 4일 오전 광화문광장에서 '우리 모두 블랙리스트 예술가다 예술행동위원회 주최로 열린 모습. 시국선언 뒤 참가자들이 광화문광장에 '박근혜 퇴진' 천막을 설치하자 경찰들이 강제철거하고 있다.권우성

박근혜 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과 지원 배제의 정황이 발견되고 문화예술인들이 처음으로 광화문 광장에 은박지를 두른 채 농성 투쟁에 들어갈 때는 이 일이 어떠한 결과를 만들어 낼지 아무도 예상할 수 없었다.

국가가 자행하는 예술검열에 대한 저항과 공공지원 제도를 이용해 예술인을 길들이고 배제하려 한 박근혜 정부에 대한 예술인들의 저항의 의지는 높았으나 투쟁을 통해 만들어 갈 변화가 무엇일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 이후 박근혜 정부의 실정과 최순실 게이트 등이 폭발적으로 결합하면서 광화문 광장을 지키고 있던 예술인들은 거대한 시민의 물결을 맞이하는 역할을 맡게 되었고 역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이라는 정치적 격변의 한 가운데 서게 되었다. 예술이 한 사회의 변화를 측정하는 바로미터라는 말을 실감하고, 예술이 시민의 삶과 정치에 얼마나 직접적으로 연결 되어 있는지를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광화문 광장에서 건져올린 변화

박근혜 탄핵이 결정되고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예술인들의 관심과 요구는 블랙리스트 사태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 피해 예술인 구제와 향후 이와 같은 비극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예방책 마련에 집중 될 수밖에 없었다.

이는 2017년 7월 '박근혜 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의 출범으로 이어졌고, 위원회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가 얼마나 광범위하고 조직적이며, 교묘하게 이루어졌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진상조사위의 1년여 간의 조사 과정을 통해 약 9천 명의 예술인과 340여 개 단체의 피해 사실이 확인 되었고, 직간접적으로 블랙리스트 실행에 관여한 공무원과 산하기관 임직원 등에 대한 수사 및 징계 의견이 제출되었다. 무엇보다 중요했던 건 단순히 개개인의 책임을 묻는 것을 넘어 각 문화예술 지원기관의 혁신과 제도 개선을 통해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각 기관의 변화를 모색하고자 하였던 시도였다. 물론 지금 현시점에서 당시에 제출 되었던 제도 개선 방안들 중 어느 하나도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말이다.

'박근혜 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에 전문적인 조사 작업을 수행한 전문위원으로 참여했던 이윤주 변호사의 말을 빌리자면 박근혜 정부 블랙리스트 사태의 경우 국가가 행한 불법적 행위에 대해 구체적으로 그 책임을 묻고 불법을 행한 주요 지시자들에 대해 그 죄책을 물어 책임지게 했다는 점에서 한국의 문화예술사를 관통하는 주요한 사건이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진상조사위 활동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진상이 밝혀지지 못한 사례가 없다고 할 수 없고, 주요 책임자들 중에는 교묘하게 그 책임을 비켜간 이들도 적지 않았으나 적어도 이념과 정치적 이해에 따른 예술 검열과 배제, 예술 지원제도의 사유화와 예술인의 권리 보호에 대한 우리 사회의 기준점을 제시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진상조사위 활동을 바탕으로 '예술인의 지위와 권리의 보장에 관한 법률'이 제정 되었고, 예술 지원 기관별로 운영의 투명성과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협력적 거버넌스 플랫폼이 여러 형태로 만들어졌다. 물론 예술인권리보장법은 공공부문에서 블랙리스트 실행자를 규율하는 구체적인 책임 조항이 빠지고, 조사관의 권한과 신분의 독립성이 제대로 보장되지 못하는 등 반쪽짜리라는 비판을 받기도 하였으나 적어도 하나의 구체적인 기준점이 생겼고 억울함을 호소하는 예술인들이 비빌 수 있는 언덕이 생겼다는 점에서 이전과는 다른 변화를 기대하게 하였다.

거꾸로 돌아가는 시계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 7월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유성호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에 맞선 저항과 진상조사위 활동이 종료된 지 채 10년이 지나지 않은 지금, 시계는 빠르게 거꾸로 돌아가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블랙리스트의 최초 실행자 중 한 명이었던 유인촌씨가 다시 문화부 장관으로 돌아오는가 하면 당시 문체부와 산하기관에서 블랙리스트 실행에 적극 가담했던 이들이 주요 요직을 차지하면서 블랙리스트 사태 자체를 부인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리고 무엇보다 심각한 변화는 지역문화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다.

최근 서울의 지자체 중 한 곳의 문화재단에서 전시 참여 작가에 대한 계약 배제와 이로 인한 전시 무산 사건이 발생하였다. 해당 문화재단의 대표는 공개적인 논의 석상에서 "출연금을 받는 기관의 장으로 지자체를 불편하게 하는 단체와는 일할 수 없다"라는 이야기를 공공연히 하는가 하면, 이미 예산편성이 끝난 특정 단체와의 사업을 임의로 변경하거나 백지화 하는 등 우리가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과정에서 문체부와 지원기관에서 블랙리스트를 실행했던 방식과 매우 유사한 방식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조치들이 어떠한 의도인지는 상관없이 합법적이고 행정적 권한 내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식의 논리로 자기 정당화를 하고 있다.

이와 같은 지방정부 하에서의 블랙리스트 작동 체계는 우리가 익히 보아왔던, 경험했던 중앙정부 하에서 국가가 주도하는 블랙리스트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인다.

박근혜 정부의 블랙리스트 사태와 같이 국가가 주도하는 블랙리스트 작동 체계는 이념적 기준이 주요한 기준선으로 작동한다. "좌 편향된 문화예술계의 균형을 잡겠다"라는 것이 블랙리스트 실행의 주요 알리바이였으며 이는 분명 문화전쟁으로서의 성격을 분명히 드러낸다. 반면 지방정부 하에서 벌어지는 블랙리스트라는 것은 주로 지자체장의 이해관계에 따른 정무적 판단과 다양한 지역 이해집단 간의 경제적 투쟁의 결과인 경우가 대부분이라 할 수 있다.

때문에 지방정부 하에서 벌어지고 있는 블랙리스트 작동 체계는 불가피한 지역 정치의 일부이거나 당사자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 있으나 공적으로는 정당한 절차인 양 여겨질 때가 많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세계 질서 하에서 이념적 지형이란 것이 과거와 같은 체제 간의 경쟁 구조가 아닌 정치적이자 경제적 이익 결사체 간의 상호투쟁적 성격이 강화되면서 과거와 같은 이념적 지형이 검열과 배제의 기준선이 된다는 접근은 블랙리스트라는 차별과 배제의 구조를 가리는 알리바이가 될 수도 있다.

적어도 '지역'이란 단위에서의 블랙리스트 작동 구조는 권력과 자원을 독점하고 있는 정치권력, 행정 권력이 어떻게 지역 주민과 예술인들은 길들이고 배제하는가, 어떻게 그들의 이익을 재생산하기 위하여 공공자원을 동원하고 배분하느냐는 맥락 아래에서 읽어낼 필요가 있다.

지역에서 벌어지는 일

블랙리스트 일러스트 [제작 이태호] 연합뉴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의 문화정책은 '문체부의 정책'이란 개념이 강했다. 말 그대로 국가 주도의 진흥과 육성, 인위적인 활성화가 주요한 정책의 방향이었다. 그러나 2010년대 이후 지역 중심의 문화정책과 생태계가 형성되면서 과거 중앙정부 차원에서 시행되던 많은 정책과 사업이 지방정부로 이관되거나 아니면 지역 주도의 새로운 문화정책이 제안되고 있는 상황이다.

2014년 지역문화 진흥법 제정 이후에는 광역 및 기초에 속속 문화재단이 만들어지면서 현재 지역문화재단의 수는 130여 개에 이르며 각 문화재단마다 운영하는 공연장, 도서관, 미술관 등 문화시설까지 합한다면 지역 중심의 문화 현장은 끝없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예술인들의 창작활동과 예술 노동의 영역도 과거와는 비교 할 수 없을 만큼 지역을 중심으로 다양하게 늘어나고 있으며 사회 변화와 맞물려 문화와 예술의 영역은 지역 안에서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반면 지방정부와 지역문화기관, 그리고 그곳에 종사하는 주요 인력의 문화와 예술 정책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은 전혀 담보되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지방정부 하에서의 블랙리스트와 검열, 차별과 배제에 관한 수많은 사례 등을 통해 확인되고 있다.

블랙리스트 사태라는 역사상 초유의 사태를 경험하고도 변화가 만들어지지 않은 이유야 여러 가지로 분석할 수 있겠으나 적어도 지역문화라는 장을 놓고 생각해 본다면 이유는 단순하다. 하나는 표현의 자유와 검열, 차별과 배제에 대한 충분한 사회적 합의가 만들어지지 못했기 때문이며, 또 다른 하나는 이러한 사회적 원칙과 기준이 일상에서도 강력하게 작동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야 지난한 공론화와 숙의, 갈등과 소통이 이어지며 그 촘촘한 얼개가 만들어지는 일이기에 짧은 시간 동안 갑자기 만들어 질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후자의 문제는 블랙리스트 특별법과 같이 법적 기준을 분명히 제시해 주고 그에 따른 법적·사회적 책임을 명확히 한다면 해결 할 수 있는 문제이다. 현재의 예술인권리보장법은 예술인 권리를 포괄적으로 다루는 과정에서 이를 정교하게 다듬어 반영하지 못한 만큼 현시기 블랙리스트 특별법의 제정은 적어도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공적 기준을 제시해 주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블랙리스트 하의 예술인은 끊임없이 추락할 수밖에 없다. 블랙리스트로 상징되는 차별과 배제는 인간의 창의적 사고와 삶에 대한 도전 의지, 타인과의 소통과 연대의 감각을 마비시킨다. 때문에 블랙리스트 문제는 예술인의 문제이면서 이와 동시에 시민 모두의 문제이기도 하다.

궁극적으로 블랙리스트는 민주주의의 적이며, 자유로운 시민들의 공동체를 파괴하는 재앙이다. '지역'은 이러한 블랙리스트의 본질적 속성이 드러나는 장이며 동시에 이를 뛰어넘을 가능성의 장소이다. 이제 시선을 조금 돌려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일상의 블랙리스트를 바라봐야 한다. 그곳에서 다시 변화의 기반을 하나씩 쌓아 올려야 할 시간이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하장호는 공유성북원탁회의 운영위원, 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 위원입니다.

#지방정부 #블랙리스트 #예술인권이 #시민의문화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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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 저격 한동훈에 중앙일보 “시중 여론은 ‘오죽했으면’”

[아침신문 솎아보기] 독대 앞둔 윤-한, 김건희 여사 둘러싼 신경전

“김건희 라인 없다” 대통령실에 조선 “김건희 라인 이젠 기정사실”

이진숙 제기한 헌재 가처분 인용에 신문들 재판관 후임 선임 촉구

남북갈등 고조...한겨레 “무인기 사태 ‘재발 방지’ 약속” 주문

기자명박재령 기자

  • 입력 2024.10.15 07:28

▲김건희 여사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다음 주 초 독대를 합의한 것으로 알려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김건희 여사에 대해 “공적 지위가 있는 사람이 아니다. 그런 분의 라인이 존재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통령실이 “여사 라인이 어디 있나. 공적 업무 외 비선으로 운영하는 조직은 없다”고 반박하면서 김건희 여사를 놓고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가 정면 충돌하는 모양새다.

경향신문, 국민일보, 동아일보, 세계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등 다수 아침신문이 이를 1면에 실었다. 독대를 앞둔 ‘기싸움’ 평가부터 독대 성과에 회의적이라는 분석까지 나왔다. 경향신문, 서울신문,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는 관련해 사설을 냈는데 공통적으로 김 여사에 대한 정부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중앙일보 “김건희 여사 문제 정리 못하면 정권 미래 어둡다”

15일자 아침신문 사설은 한동훈 대표의 손을 들어줬다. 중앙일보는 사설 <김 여사 문제 정리 못하면 정권 미래는 어둡다>에서 “한국 정치에서 여당 대표가 영부인을 공개 비판한 것은 초유의 일이지만, 시중 여론은 ‘너무 심하다’가 아니라 ‘오죽했으면’에 가까운 게 맞다”고 했다.

▲ 15일자 중앙일보 사설.

중앙일보는 “한 대표의 발언은 결국 여권 내부에서 올 게 왔다는 느낌을 준다. 그동안 용산 대통령실에서 ‘여사 라인’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소문이 파다했기 때문”이라며 “정치권에선 오래전부터 ‘여사 라인’으로 통하는 비서관·행정관들의 실명 리스트가 나돌았다. 한 대표가 아니었어도 ‘여사 라인’은 언젠가는 터질 시한폭탄이었다. 과거 정권에서도 영부인의 숨은 영향력은 있었지만, 지금처럼 대통령실 내부에 비선 그룹까지 형성한 적은 없었다”고 했다.

구체적인 직함도 언급됐다. 중앙일보는 “지난해 3월 국가안보실장·외교비서관·의전비서관이 석연찮게 경질됐을 때 김 여사의 입김이 작용했단 말이 파다했다. 실제로 후임 의전비서관은 김 여사의 측근이 기용됐다. 지난 4월 총선 직후 ‘박영선 총리-양정철 비서실장’ 보도가 불쑥 불거진 것도 출처가 ‘여사 라인’이란 게 정설”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 김 여사 문제는 국정의 최대 리스크가 돼버렸다. 어제 리얼미터 조사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은 25.8%로 2주 전 최저치와 동률”이라며 “임기가 절반이나 남았는데 이런 지지율로 국정 운영은 어렵다. 김 여사 문제를 정리하지 못하면 정권의 미래가 어두워진다는 비상한 각오로 결단을 내려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서경호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칼럼 <‘김건희 예산’을 경계한다>에서 “‘김건희법’이나 ‘김 여사 사업’이 ‘김건희 예산’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국회가 잘 따져보길 바란다. 전 국민 마음건강 지원사업 같은 좋은 취지의 사업도 성과를 잘 따져가며 단단하게 다지며 가야 한다”며 “김 여사 그림자가 사업 진행에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요즘 쏟아지는 김 여사 스캔들이 국민의 마음건강을 해친다는 비아냥마저 들린다”고 했다.

▲ 15일자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도 15일자 사설 <대통령실 ‘金 여사 라인’ 논란, 제2부속실 약속 지켜야>에서 한 대표와 대통령실의 충돌을 언급하며 “김 여사와 가까운 사람들이 대통령실의 홍보·기획·인사·의전 분야를 중심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소문은 정권 초기부터 있었다. 점점 커지더니 이제는 기정사실로 돼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미국은 1978년 ‘대통령 의무 수행을 배우자가 돕는 경우 배우자에게도 지원을 제공할 수 있다’는 연방법을 만들었다”며 “대통령 부인의 공적 책무와 활동은 공식 조직이 맡는 게 정상이다. 지금 대통령실은 제2부속실로 쓸 사무실 공사 절차 등을 진행 중이라고 한다. 그게 9개월이나 걸릴 일인가. 제2부속실 설치라도 서둘러야 한다”고 했다.

“탄핵 절차 정지 부당” 이진숙이 제기한 헌재 가처분 인용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위원장이 헌법재판관 공백으로 자신의 탄핵 심판 절차가 정지되는 것이 부당하다며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헌재가 받아들였다. ‘재판관 7명 이상 출석’을 정족수로 규정한 헌재법 조항의 효력이 정지된 것이다. 이종석 헌재소장 등 재판관 3인이 오는 17일 퇴임하지만 국회 몫 후임이 정해지지 않아 일각에선 헌재 마비 사태를 우려하던 상황이었다.

중앙일보와 한국일보는 재판관 선출을 서두르라고 국회에 촉구했다. 중앙일보는 15일자 사설 <간신히 피한 헌재 마비 사태…재판관 선출 서둘러야>에서 “이번 헌재 결정이 아니었다면 이 위원장은 언제쯤 최종 결론이 나올지 기약 없는 상태에서 국회의 후임 재판관 선출을 기다려야만 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공직자를 포함한 국민의 기본권에 관한 문제”라고 했다.

중앙일보는 “헌재 재판관의 반복적인 공석은 정치권의 무책임이자 직무유기”라며 “국민의힘은 그동안 국회 관례에 따라 여야가 각각 한 명씩 추천하고 남은 한 명은 여야 합의로 결정하자는 입장이다. 반면에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4월 총선 민의에 의한 의석 분포를 반영해 야당이 두 명의 추천권을 가져야 한다고 맞선다. 정치권이 이 같은 정쟁을 벌이느라 핵심 헌법기관을 비정상 상황으로 몰아붙이는 건 용납할 수 없는 문제”라고 했다.

▲ 15일자 한국일보 사설.

한국일보는 <헌재 ‘마비’는 피했지만··· 재판관 일부라도 선출하라> 사설에서 “이번 사태는 국회가 자초했다”며 “임기가 남은 6명의 재판관 중 2명은 문재인 전 대통령, 2명은 김명수 전 대법원장이 지명한 인물로, 진보 진영에 불리하게 헌재 구성의 균형추가 기운 것도 아니다. 우선 여야에서 각 1명씩을 지명해서 2명이라도 먼저 임명하기 바란다”고 했다.

민주당은 헌재의 가처분 인용 이후 “헌법재판소의 이번 결정은 헌재 스스로 입법행위에 준하는 결정을 했다는 점, 국감 이후 헌법재판관 인사청문회 등 추천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었다는 점 등에서 아쉬운 결정”이라는 입장을 냈다.

경향신문 “‘무인기 사태’ 정치 악용, 긴장 키우는 남북”

한국 무인기가 평양 상공을 침투했다는 북한 주장 이후 남북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북한은 14일 경의선과 동해선 일대에서 남북 연결도로 폭파를 준비 중인 것으로 나타났고 한국 군은 ‘선조치 후보고’ 등 대북 감시 경계 및 화력 대기 태세 강화 지침을 하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단순 갈등 국면으로 소식을 전한 다수 신문과 달리 경향신문은 이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정치권을 비판했고 한겨레는 북한이 긴장 확대를 원치 않는다는 신호를 줬다고 분석했다.

경향신문은 15일 1면 <‘무인기 사태’ 정치 악용, 긴장 키우는 남북>에서 “남북 당국이 대화를 통한 상황 관리보다는 강경론을 고수하면서 이번 사태를 국내 정치에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며 “북한은 남한을 향한 주민적개심을 높여 체제 결속의 기회로 삼고, 남한은 긴장 고조를 방치해 정부·여당에 불리한 각종 정치적 논란으로부터 시선을 돌리려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관련기사

▲ 15일자 경향신문 1면 기사.

한겨레는 1면 <김여정 사흘째 ‘무인기 전단’ 담화 “미국이 책임져야” 한국 통제 촉구> 기사에서 북한이 “‘평양 무인기 전단 살포’의 기획과 실행 주체를 대한민국 군부로 지목하면서 미국에 대해서도 주권 침해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고 밝힌 것을 놓고 “정전협정 관리 책임이 있는 미국이 나서 통제해야 한다는 취지로 보인다. 남쪽을 향해서는 연일 강경 담화와 상응한 군사 조처를 입에 올리면서 미국을 향해선 군사적 긴장이 더 이상 확대되는 걸 북한 역시 원하지 않는다는 신호를 준 셈”이라고 했다.

한겨레는 15일 사설 <무인기 사태 ‘재발 방지’ 약속 통해 긴장 풀어야>에서 “국내 정치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신종 북풍’을 활용하려는 게 아니라면, 재발 방지 약속 등 긴장 완화를 위한 과감하고 실효적인 조처를 통해 남북의 군사적 충돌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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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여자축구대회 '뻥 뚫린' 탈의실, 승인해 준 축협 되려 "남자도 똑같다"

"수치심 든다" 토로에 "최소한의 대회 운영 기준 충족했다"는 축협...에어컨도 없는 부실 환경 논란에 '예산 부족' 거론

지난 7월 26일부터 8월 9일까지 경상남도 창녕군에서 개최된 전국여자축구선수권대회 경기장에 설치된 천막.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에 따르면 이 천막은 선수들의 탈의실 겸 휴게공간 등으로 제공됐다.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 제공
올해 여름, 불볕더위 속에서 진행된 전국여자축구선수권대회의 '뻥 뚫린 탈의실'이 논란이 된 가운데, 대회 주최 측인 대한축구협회(축협)가 이 사실을 사전에 알고도 승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7월 경상남도 창녕군에서 진행된 이번 대회는 '천막 로커룸', '가림막 없는 탈의실' 등 열악한 환경 속에서 치러져 선수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정몽규 축협회장은 "여자 축구 활성화"를 자신의 주요 목표라고 밝혀왔지만, 올해로 23회째를 맞은 전국여자축구선수권대회는 축협의 무관심 속에 지속적인 시설 미비 문제 겪고 있었다.

1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유정 의원실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받은 '제23회 전국여자축구선수권대회 개최 승인' 제목의 축협 문서를 보면, 축협은 이번 대회 승인 조건으로 각종 경기장 내 시설물을 구비할 때 '3면이 막힌 천막'을 설치하겠다는 한국여자축구연맹의 요청을 승인했다. 한 면이 뚫린 '3면만 막힌 천막'은 여성 선수용 휴게실, 탈의실 그리고 심판진 휴게실에 쓰이는 것이었다. 정 회장의 직인이 찍힌 이 서류를 축협은 연맹 측에 지난 6월 회신했다.

그리고 7월 26일, 대회가 막을 올리자 곳곳에서 문제가 속출했다. 부실한 경기장 환경에 선수들 사이에서는 "이건 아닌 것 같다", "수치심이 든다" 등 비판이 터져 나왔다. 3면이 막힌 천막은커녕 사방이 뚫린 천막도 다수였다.

전국여자축구선수권대회는 축협에 등록된 60여 개의 여자 전문 축구팀이 참가하는 대회로 초등부·중등부·고등부·대학부·일반부로 나누어 경기를 진행한다.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 선수들뿐만 아니라 남성 지도자, 심판진, 경기 관계자 등이 경기장에서 시간을 함께 보낸다는 의미다.

당시 현장을 방문한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선수협) 측 설명을 종합하면, 여성 선수와 심판진은 화장실에 한 데 섞여 환복하고, 대기 줄이 길어지자 개방된 천막 탈의실 또는 버스 안에서 옷을 갈아입었다. 선수들의 휴식 공간이기도 한 작은 천막에 에어컨은 찾아볼 수 없었다. 경기가 연속적으로 펼쳐지다 보니, 전반전 종료 뒤 여러 개의 팀이 경기장 하나를 두고 몸을 푸는 상황도 펼쳐졌다.

참가 선수 A 씨는 선수협 측에 "가림막도 없고 그냥 알몸이 노출되는데 정말 자괴감이 든다. 옷을 갈아입는 것은 경기에 나서기 위한 첫 루틴인데 이것부터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선수 B 씨는 "천막에 앉아 있어도 더워서 숨을 쉴 수 없다. 전반전 뒤 로커룸에서 재정비하고 후반전에 나서야 하는데, 공간이 다 뚫려있어 전술적인 이야기를 하기도 어렵다"고 전했다.

위급한 상황의 부상 선수에 대한 대처도 도마 위에 올랐다. 경기 준비 단계에서부터 마땅한 휴식 공간이 없으니 선수들이 내내 폭염에 노출돼 있고, 결국 한 선수가 경기 중 호흡 곤란을 호소하다 병원으로 호송됐다. 올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온열질환 사망자가 발생한 경남은 온열질환자가 지난해보다 67%나 증가했을 정도로 '역대급' 폭염을 기록한 지역이다. 경기 참가자 모두가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이었지만, 준비된 시설은 턱없이 부실했다. 참가 선수 C 씨는 "지난 선수권 경기 때는 머리에 출혈이 있는 선수가 자가용을 타고 이동하는 상황이 있었는데,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는 것"이라고도 밝혔다.

 

 

 

대한축구협회가 승인한 2024년 '제23회 전국여자축구선수권대회' 개최 조건. ⓒ대한축구협회 공문 갈무리, 더불어민주당 강유정 의원실 제공

대한축구협회가 승인한 2024년 '제23회 전국여자축구선수권대회' 개최 조건 공문에 찍힌 대한축구협회장 직인. ⓒ대한축구협회 공문 갈무리, 더불어민주당 강유정 의원실 제공


"불이익 걱정" 참아온 선수들..."남자 축구도 똑같다"는 축협

전국여자축구선수권대회 운영의 문제점은 올해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김훈기 선수협 사무총장은 민중의소리와 통화에서 "여성 선수들이 제대로 옷 갈아입을 공간이 없는, 탈의실조차 보장이 안 된 건 올해뿐만 아니라 지속돼 왔던 문제다. 선수들은 한 번도 보장받은 적이 없으니, 힘들어도 그게 당연한 줄 알고 경기를 했다"며 "그동안 불이익을 당할까 봐 보호를 받지 못하는 이런 환경에 대해 말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낸 건 대회 몇 십 년 만에 처음"이라고 말했다.

지난 2021년 창녕군과 한국여자축구연맹이 체결한 '전국여자축구선수권대회 협약서'에 따르면, 대회를 개최하는 동안 군은 매해 연맹에 지방보조금으로 대회 유치금 2억 8천만 원을 지급한다. 경기장 및 연습구장 시설도 창녕군이 확보하고, 경기장 내 운영본부, 심판 대기실, 선수 대기실 등 설치 및 비용을 창녕군이 부담하는 계약 구조다.

다시 말해 주최 측인 축협이 경기장과 선수들의 상황을 충분히 고려해 더 섬세한 부대시설 설치를 조건으로 제시했다면, 창녕군은 이에 맞게 준비를 했어야 하는 위치다. 하지만 올해는 '3면 천막' 설치에 그쳤다. 자연스레 창녕군 측도 관련 비용 부담을 던 셈이다. 축협 측에서 더 까다로운 시설물 구비를 제시했다면 경기장 상황은 달랐을 수 있다.

여자 축구 대회 운영의 폐쇄성과 무관심은 대회 환경이 개선되지 않는 주요 요인이다. "국내 여자 축구 발전"은 정몽규 회장이 취임사는 물론 자서전에서도 밝힌 목표였지만 뒷전으로 밀리는 모양새다. 지난해에는 대회 생수 구입 등 운영 예산이 감액 조정된 일이 있을 정도로 상황은 빈약하다.

김 사무총장은 "왜 이렇게 매년 선수들이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선수권 대회를 유치하고 있는 건지, 그 부분부터 의문을 품게 된다. 왜 창녕에서 경기를 열었는지, 이 경기장을 선택했는지 알 수 없다"며 "최소한 선수들이 기본적인 부분, 인권은 보호받았으면 좋겠다. 경기를 주관하는 여자축구연맹은 물론, 상위 기관인 축협 모두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축협 측은 통화에서 "예산상의 문제"를 거론했다. 축협 여자축구·저변확대팀 관계자는 "축협 자체 예산이 매우 부족해서 연맹 측에 돈을 막 내려주며 '시설물 기준을 맞추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대회를 운영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준을 충족했다 싶으면 그에 대해 승인한 것"이라며 "남자 축구도 기본적인 승인 조건은 동일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구장 컨디션은 다 똑같다. 똑같은 조건에서 경기한다"며 " 남자들은 이런(탈의실) 걸로 컴플레인 하지 않는다"고도 덧붙였다. 다만 이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승인해 주다 보니까 선수들의 인권, 불편에 대해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던 건 맞는 거 같다. 연맹 측에 향후 11월 추계 대회를 포함해 개선을 안내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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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박민, 사장 계속하면 KBS 없어져"…與 "방문진의 MBC 자화자찬, 역겹다"

과방위 국감, 공영방송 편향성 문제 두고 여야 격론

이명선 기자 | 기사입력 2024.10.15. 05:02:52

여야 의원들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각각 문화방송(MBC)과 한국방송(KBS)를 향해 공세를 펼쳤다. 야당 의원들은 KBS 박민 사장에게 '광복절 기미가요 사태'와 '김건희 공천개입 의혹 축소 보도' 배경을 집중 추궁했고, 여당 의원들은 방송문화진흥회 권태선 이사장에게 MBC의 편향성을 따져물었다.

14일 KBS·EBS·방문진 임원진을 대상으로 한 국회 과방위 국정감사에서 조국혁신당 이해민 의원은 박민 사장에게 "윤석열 정권에서 공영방송 초토화하는 행동대장 역할을 하고 있다"며 "시청률 내려가고 호감도 떨어지고 수신료 분리 징수 때문에 재정 건전성(이) 엉망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광복절에 기미가요 틀고 친일 다큐멘터리 틀고 태극기 거꾸로 보이고 하더니 ('기역'을 '기억'으로 오타 낸 자막 자료영상을 제시하며) 한글날은 이게 뭔가. 너무 한심하지 않나"라며 "지금 사장 계속하면 KBS 없어지게 생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이라도 그만둬야 하는 분이 지금 (KBS 사장에) 재도전하겠다고 한다. 지금 윤석열 정권의 '공영방송 장악' 목적 말고는 누가 이걸 이해를 하겠느냐"고 했다.

이해민 의원은 박민 사장이 자신의 경영계획서에 공공주택관리법 시행령 개정, 국고보조금 회복을 적시한 데 대해 "본인이 한 것처럼 썼다. 본인 치적 아니지 않나"라며 "21대 과방위 위원들이 직접 심사해서 증액을 했다. 이건 국회가 회복을 시킨 것이지 박민 사장이 회복시킨 게 아니다. 그런데 거기(경영계획서) 자화자찬처럼 썼다. 광을 팔아도 본인이 한 걸로 팔아라"라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 이훈기 의원은 박민 사장의 수신료 분리징수 정책과 관련해 "보수 진보를 떠나서 모든 (KBS) 사장은 수신료 인상을 추진했다. 이유는 안정적인 수신료 재원을 통해서 공영방송의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박민 사장은) 갑자기 180도 다른, 수신료 분리 징수를 하고 있다"며 "수신료 분리징수로 수신료가 엄청 떨어지고 있다. 정책 실패"라고 비판했다.

이훈기 의원은 "KBS 역사상 최악의 사장이다. 박민 사장은"이라고 혹평하며 "지금 박민 사장이 KBS를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만들고 있다. 다음에 누가 사정이 와도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만들고 있다. 그래서 저는 박민 사장은 재도전을 고사하고 당장 사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같은 당 황정아 의원은 박민 사장에게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 제기부터 김영선 전 의원과 명태균 씨가 검찰 압수수색을 받은 26일간 지상파 3사와 종편 4사 저녁 종합뉴스에 보도된 (평균) 건수는 12.9건"이지만 "KBS는 1.5건에 불과하다"면서 "KBS가 대놓고 눈감아 주는 꼴 아니냐"고 추궁했다.

이에 박민 사장은 "제가 취임할 때 확인하지 않은 의혹은 보도하지 말도록 했다"며 "정확한 근거도 없이 명태균이 어떤 사람이 모르지만 이런 사항들이 그냥 추정하고 제기한 의혹을 방송사가 스스로 확인하지도 못하면서 보도했다가 나중에 전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면 문제가 된다)"고 답했다.

황정아 의원은 "지난 9일 대통령실 첫 공식 입장이 나오자 (KBS는) 고작 1건, (<9시 뉴스>) 11번 째 꼭지로 방송한다. 이날 JTBC는 5건, 심지어 TV조선마저도 두 번 보도를 한다. 어떻게 공영방송 KBS가 종편보다 못한가"라며 "사장이 보도지침이라도 내린 것이냐"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박민 사장은 "조금 전에 말했다.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무차별적으로 보도하면 안 된다는 게 제 생각이다"라고 맞받아쳤다.

박민 사장은 이날 KBS 구성원에 의해 고발당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박민 사장이 이사회 직원들에게 인사권을 행사하다 신임 사장 공모에 지원했다며 이날 이해충돌방지법 위반으로 국민권익위원회에 고발했다. 이해충돌방지법은 공직자에게 사적 이해관계에 영향을 받지 않고 직무를 공정하고 청렴하게 수행할 의무를 부여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직무수행과 관련해 직무 관련자를 우대하거나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야당 의원들은 이해충돌을 문제 삼으며 박민 사장에게 사퇴를 압박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국감에 참고인으로 나온 조애진 KBS 노조 수석본부장은 박민 사장 취임 이후 <역사저널 그날> 폐지, <추적 60분> 제작 부서 이관, 세월호 참사 10주기 다큐멘터리 불방 등에 대해 "시사 영역을 PD로부터 빼앗고 있다"며 "(사장이) 프로그램 폐지를 직접 지시하지 않았다고 해도 그 모든 결정에 대한 책임도 사장이 함께 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 방송문화진흥회 권태선 이사장(오른쪽)과 KBS 박민 사장(왼쪽)은 10월 14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연합뉴스

"방문진의 MBC 자화자찬, 역겹다"

여당 의원들은 방문진 권태선 이사장이 국감 시작 전 MBC 경영 성과를 내용으로 한 인삿말부터 문제삼았다.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은 권태선 이사장에게 "MBC를 국민 갈등의 진앙지로 만들어 놓고 5분 넘게 자화자찬을 하는 걸 듣고 있으니까 솔직히 좀 역겨웠다"며 "MBC가 공정한 언론이라고 생각하는 국민은 절반밖에 없다. 민주당을 위한 정당이고 민주당에게만 관대하고, 그리고 저희 여당과 윤석열 정부에는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는 언론으로 볼 수 없는 행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같은 당 박충권 의원은 권태선 이사장에게 MBC 방송편성 규약을 거론하며 "규약을 잘 준수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고 권 이사장이 "그렇다고 생각한다"고 답하자, "아전인수 답변"이라고 비난했다.

박충권 의원은 <뉴스데스크>가 국군의 날 시가 행진을 북한의 열병식에 비교해 보도한 점, 의대 증원 논란과 관련한 앵커의 클로징 멘트(8월 21일 자) 등을 언급하며 권태선 이사장에게 MBC 편향성에 대한 의견을 물었고 이에 권 이사장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하자, "뻔뻔하다", "뻔뻔하게 행동하니까 MBC가 '땡문방송' '좌파방송'이라고 욕 먹는 것"이라고 몰아세웠다.

권 이사장은 이에 대해 "저한테 인신공격적인 발언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전 (보도의) 맥락 전체를 살펴보면서 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응수했다.

박충권 의원은 MBC 신뢰도와 관련해 "여러분이 주장하는 'MBC가 가장 신뢰도 높은 방송사다'라고 것도 한쪽 50%으로만 생각하는 것"이라며 "그런 통계를 저는 신뢰하지 않는다. 미완성된 툴을 가지고 분석한 걸 가지고 그렇게 주장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MBC는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부설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는 지난 6월 한국 주요 뉴스 매체별 신뢰도 조사에서 지난 2년간 1위를 기록했다. 해당 연구소의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24'에 따르면, MBC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57%로 조사됐다. MBC는 지난해에도 58%를 얻어 1위였다. 반면 지난해 신뢰도 2위였던 KBS는 올해 YTN(56%), JTBC(55%), SBS(54%)에 밀려 5위(51%)로 추락했다.

같은 당 김장겸 의원은 EBS 유시춘 이사장이 반찬 가게와 제주 관광지 등에서 법인카드를 사용한 점, 유 이사장이 EBS 이사장으로 취입하기 두 달 전 유 이사장의 아들이 마약 반입으로 유죄 선고를 받은 점 등을 거론하며 EBS 김유열 사장에게 "(유시춘 이사장에게 국감장에) 나오라고 하라"며 "여기 나오면 (증인으로) 출석하는 데 경비도 준다. 그 경비 경비 받아서 반찬 사고 고기 사 먹으라고 하라"고 말했다.

김장겸 의원은 이진숙 방통위원장 인사 청문회에서 논란이 된 대전MBC 사장 시절 50만 원어치 빵 구매를 역으로 인용해 "(유시춘 이사장에게) 법인카드는 나중에 퇴임할 때 직원들에게 빵 사주시고 그렇게 하라고 하라"고 말해, 국감장에서는 실소가 터졌다.

유시춘 이사장은 현재 법인카드 사적 유용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4월 유 이사장의 자택을 업수수색한 데 이어 두 차례 소환조사를 진행했다. 권익위는 지난 3월 유 이사장이 청탁금지법을 위반하고 업무 추진비를 부정하게 사용했다며 관련 자료를 감독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와 대검찰청에 넘겼다.

이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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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계원로, "미 대선 후보들은 북미수교 위한 대화 시작하라" (전문)

 

'유엔은 유엔사 해체와 평화협상 주선' 촉구..오염된 '통일' 아닌 '현실적 평화공존' 절실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4.10.14 16:49
  •  
  •  수정 2024.10.14 16:50
  •  
  •  댓글 0
 
미국-조선의 국교수립을 위한 미국의 대화제의를  촉구하는 각계 원로 기자회견이 14일 오전 프레스센터 구 외신기자클럽에서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미국-조선의 국교수립을 위한 미국의 대화제의를  촉구하는 각계 원로 기자회견이 14일 오전 프레스센터 구 외신기자클럽에서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윤석열정권 퇴진을 위해 지난 9.20시국선언에 나섰던 각계 1,500명 참여인사들이 14일 미국 대선 후보인 해리스·트럼프 후보에게 북미 수교를 위한 대화제의를 촉구했다.

9.20시국선언 참여인사들과 전국비상시국회의는 14일 오전 프레스센터 18층 구 외신기자클럽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조선의 국교수립을 위한 미국의 대화 제의△한국 국민의 큰 저항을 부를 미일한 군사동맹 추진 반대 △유엔군사령부의 정체성에 대한 구테흐르 유엔사무총장의 공식 해명을 촉구했다.

이들은 또 "최악의 남북관계속에서도 통일의 꿈을 지켜 나갈 것"이며, "중요한 것은 현실적인 평화공존의 방안을 마련하고 실현시키는 것"이라는 결의를 밝혔다.

이들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이 조선과 정상적인 외교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곧 '한반도의 1민족 2국가에 대한 국제적 승인'을 의미하며, 이어서 남과 북도 공식적인 국가간 외교관계를 맺게 된다. 이는 궁극적으로는 통일로 나아가는 중요한 중간단계에 들어서는 것을 의미한다.

류태선 목사와 김애영 한신대 명예교수, 김태일 전 장안대 총장, 황순식 전국비상시국회의 대외협력위원장이 낭독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윤석열 정권 집권 이후 조선의 핵무력은 날로 강화되고, 남북 상호간의 적대와 위협이 가중되며 평화가 위협받고 있다"며, "평화의 위기는 윤 정권의 안보-외교와 내정의 실패와 맞물려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미국과 일본의 대 한반도 안보-외교-경제 정책도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며, "한국 국민은 역사적으로 한반도 주민들의 의사를 존중하지 않아 온 미국과 일본의 한반도 정책도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특히 "미국은 한반도, 특히 대 조선정책이 결정적으로 실패했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하면서 "오는 11월에 당선되는 미국의 새 대통령은 실패의 첫 단추로 돌아가 조선과 수교협상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991년 남북 유엔동시가입에 이은 미·일·중·러의 남북 교차승인 방안이 미·일의 대북 수교거부로 무산되면서, 북의 핵무기 개발이 본격화되고 이후 미 본토 공격이 가능한 것으로 평가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 보유로 이어지는 등 미국의 수교거부와 봉쇄정책은 결과적으로 실패했다는 것.

'조선'의 핵무장은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 시도에 빌미를 제공하고 자칫 대만까지 핵보유를 하게 되면 핵 비확산체제(NPT)가 무력화될 것이라고 하면서 "조선과의 대화를 중단 한 것이 조금이라도 조선의 핵프로그램을 둘러싼 문제를 해결했는지 의문이며 오히려 상황 을 통제 불가능한 상태로 악화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며, 북미 수교를 위한 대화 제안을 미국 대선 후보들이 심각하게 받아들일 것을 요청했다.

이어 "한일 사이의 과거사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에 기초하지 않은 윤석열 정권의 노골적인 친일정책은  지역·세대·계층·성별과 보수·진보를 가리지 않고 국민적 저항을 불러오고 있다"고 하면서 "이미 불어 닥치고 있는 윤석열 정권의 위기는 미국과 일본에 대한 반감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일본의 고질적-고압적이고 대국주의적 대응으로 미일한 군사동맹이 계속 강화된다면,  윤석열 정권의 정치·경제·사회적인 총체적 무능에 대한 불만과 합쳐져 지난 2016~17년과 같은 시민항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 문제 역시 "일본 극우세력의 이니셔티브로 제안된 인도-태평양전략에 따라 한반도에 미일한 군사동맹을 추진하기보다 대 조선 수교협상을 통한 새로운 접근이 남북 한반도 주민들 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더 큰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에게는 △유엔군사령부가 유엔 산하 기구인지? △남북철도 공동점검 등 남북합의 이행활동을 막아온 결정을 유엔이 한 것인지? 에 대해 질문하고는, 유엔과 상관없는 기구라면 '유엔사'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며 이를 공식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이들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해체되어야 할 유엔사가 도리어 강화되는 현실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며, "유엔은 지금이라도 세계평화라는 설립 목적에 맞게 군사기구 유엔사를 해체하고 평화협상의 주선에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

윤석열대통령에 대해서는 그동안 어렵게 추진해 온 화해와 평화를 위한 노력을 '가짜평화'로 깎아내리고 '힘에 의한 평화'를 외치고 있다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해서는 국가연합 또는 연방제를 통한 민족통일을 추구한 선대의 유훈통치를 전면 부정했다고 비판하고는 "남북 양측 기득권 정치인들의 입장은 오랜 세월동안 외세의 침략과 내부의 폭정을 견디면서 살아온 민중들을 대변한다고 할 수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식민지를 경험한 국민들 가운데 가장 빨리 민주화와 산업화를 성취한 나라답게 남은 평화도 실현시켜 나갈 것"이라며, "미국과 중국 등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이해와 지지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류태선 목사와 김애영 한신대 명예교수, 김태일 전 장안대 총장, 황순식 전국비상시국회의 대외협력위원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류태선 목사와 김애영 한신대 명예교수, 김태일 전 장안대 총장, 황순식 전국비상시국회의 대외협력위원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상근 목사는 인사말을 통해 "우리는 길고 긴 80년동안 분단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오늘 미국에 그 해결을 요구하자니 한없이 부끄럽다"고 하면서 "분단의 책임이 있는 미국이 여전히 세계 패권을 쥐고 수많은 나라들을 줄을 세우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는 미국에 구걸하는 것이 아니라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반도 평화의 길을 찾고 구현할 의무와 책임을 다하라고, 당신들의 패권을 위해 우리와 반하는 일본 우선주의·대한민국을 하위에 두는 외교 군사 정책을 폐기하라고, 한반도 안정과 평화를 위해 대조선 정책을 일신하라고 미국에 요구한다"고 말했다.

함세웅 신부는 "작은 나라 한반도의 한 시민으로서 우리나라를 갈라놓고 지배하고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 평등에 대해 많이 도와주긴 했지만 동시에 크게 방해했던 미국의 회개를 요구하면서 오늘 성명 발표한 분들과 함께 뜻을 같이 한다"고 말했다.

신흥범 전 조선투위 위원장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남북간에 대화도 적지 않았지만 그 모든 선언과 회담의 결과들이 결국은 역사적 기록으로만 남게 되는 게 아니냐는 허무함을 느낀다"며, "지금과 같이 대화가 단절되고 통로를 잃어버린 상태에서는 위기가 더욱 고조될 수밖에 없다. 이걸 해결하는 길은 미국과 북한이 대화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석영 소설가는 현재 남북이 대북전단과 고무풍선을 이용한 치열한 선전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을 "이미 전쟁은 시작되었고 진행 중"이라고 하면서 "윤석열 정부가 대단히 모험주의적인 길을 걷고 있기 때문에 더욱 우려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동안 한반도의 여러 가지 상황을 겪어온 원로들로서 우리가 미국 정계와 시민들에게 이런 촉구를 하게 된 것은 한반도의 평화 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전체의 위기를 초래한 이런 상황에 대해서 미국이 지금이라도 늦지 않으니 주시하고, 물밑에서든 공식적으로 든 북한과 접촉해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간곡하게 요구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도대체 지구상의 어떤 나라가 무슨 잘못을 했길래 70여 년 동안이나 전쟁을 지속하는지에 대해 반문해 보아야 하지 않느냐"고 하면서 "통일이라는 말은 이미 오염됐고 실천적으로는 평화체제를 먼저 만들어내야 한다. 지금 현 단계에서는 통일의 통자도 붙이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이 주장하는 '두 국가'에 대해서도 "대한민국이라고 호칭하기 시작한 것은 (유엔에 별도 가입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포지션을 세우겠다는, 즉 협상준비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해석하고는 "한반도 분단과 전쟁에 깊은 관련이 있는 유엔은 평화의 실마리를 끌어내는데 기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명진스님은 "드론을 띄우는 것은 전쟁 행위이다. 전시작전권은 미국에 있는데 미국의 허락을 받고 이 땅에서 전쟁을 일으키는 드론을 띄웠는지 묻고 싶다. 국민을 전쟁의 위험으로 몰아넣는 모습을 우리는 이대로 두고 볼 수 없다"고 하면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이 정권의 탄핵을 시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부영 동아투위 위원장은 북미수교가 미국에는 어떤 실익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지금 북한이라는 나라를 외교적으로 승인하지 않고 봉쇄를 통해 무너뜨리려는 것이 미국의 국익에 도움이 되느냐, 아니면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고 핵 협상을 다시 시작해서 북 안전보장과 핵무기 동결 또는 해체를 맞바꾸는 협상을 하는 것이 옳으냐는 측면에서 미국의 세계전략이라는 차원에서도 북과의 대화와 수교가 보탬이 되면 됐지 해로울 게 없다"고 말했다.

또 "여기에 주한미군을 이렇게 엄청나게 주둔시키고 항상 핵무기, 핵 잠수함, 항공기들을 보내서 엄청난 군비를 쏟아붓는 것이 미국의 국익에 도움이 되는가"라며 "지금이야말로 미국도 대 한반도, 동아시아 전책을 바꿀 때가 되지 않았냐, 그 핵심은 미국과 북한의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9.20 시국선언 참여인사들과 전국비상시국회의 외신회견문 (전문)

미국-조선의 국교수립을 위한 미국의 대화제의를 촉구한다.
해리스·트럼프 대선 후보들은 한국 국민의 요청에 답변해야

9.20 시국선언  참여인사들과 전국비상시국회의는 악화하고 있는  한반도 전쟁위기에 대해 한국 국민들이 우려하고 있는 현실을 외신기자들에게 밝히기 위해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윤석열 정권 집권 이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하 조선)의 핵무력은 날로 강화되고, 남북 상호간의 적대와 위협이 가중되며 평화가 위협받고 있습니다. 평화의 위기는 윤 정권의 안보-외교와 내정의 실패와 맞물려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미국과 일본의 대 한반도 안보-외교-경제 정책도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한국 국민은 역사적으로 한반도 주민들의 의사를 존중하지 않아 온 미국과 일본의 한반도 정책도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일본에서는 집권자를 선출하는 선거가 진행 중이거나 끝났습니다. 일본에서는 이시바 시게루씨가 총리로  선출되었고 10월 27일 중의원을 해산, 총선거에 나설 예정입니다. 미국에서는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후보와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 사이에 격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한국 국민은 미국 대통령 선거에 큰 관심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신임 미국 대통령의 한반도 정책, 특히 대 조선 정책이 한국 국민들의 오늘과 내일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아래 네 가지 주요 과제를 제기하려고 합니다.

1. 미국-조선의 국교수립을 위한 미국의 대화 제의를 촉구합니다. 국교수립 협상으로 조선의 안전보장과 핵 문제를 함께 풀어야 합니다.

한국은 1987년 6월 민주항쟁으로 군사독재를 물리치고 민주헌법을 쟁취했습니다. 새롭게 선출된 노태우 대통령은 1988년 서울 올림픽 직전, 민주화·산업화에 성공한 한국의 새로 운 외교안보정책을 제시했습니다. 그것은 새로 전개되는 탈냉전시대에 발맞춘 북방외교정책 이었습니다. 분단의 다른 쪽인 조선에 대해 평화공존과 교류협력을 제안했습니다. 소련, 중국 등 사회주의권과 관계를 맺을 것이며 북한이 미국, 일본 등과 외교관계를 맺는 것도 돕겠다고 했습니다. 새로운 정책은 불안정한 정전체제를 대체하여 한반도의 평화를 가져오리라는 기대 속에 한국 국민과 국제사회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습니다.

남북 간에 고위급회담이 시작되었고 남북기본합의서와 남북비핵화공동선언이 타결되었습 니다. 한미군사훈련이 중단되었고 남북의 민간교류도 활성화되었습니다. 물밑에서 논의되었던 ‘남북한의 동시 유엔가입’과 ‘미·일·중·러 4개국의 남북한 교차승인’ 방안에 따라 1991년 9월 남북한은 유엔에 동시에 가입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대한민국과 수교했습니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은 조선과의 수교를 거부했습니다.

조선은 미국과 일본의 수교거부, 즉 외교의 상대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불승인을 자신을 붕괴시키겠다는 의사로 받아들이고 핵무기 개발을 본격화했습니다. 미국은 조선에 대한 봉쇄와 제재를 강화했습니다. 조선 주민들의 생존권과 인권은 악화되었으며, 전체 한반도 주민들이 전쟁위협에 시달려왔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봉쇄와 제재는 조선의 핵무기 보유를 막지 못하였고, 이제는 조선은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 사탄도미사일(SLBM)까지 보유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수교거부와 봉쇄정책은 이 같은 참담한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미국은 한반도, 특히 대 조선(對 朝鮮) 정책이 결정적으로 실패했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오는 11월에 당선되는 미국의 새 대통령은 실패의 첫 단추로 돌아가 조선과 수교협상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해야 합니다. 물론 1991년 당시 한국의 정부와 여야, 시민사회도 미국과 일본의 교차승인 거부를 저지하지 못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우리가 회견을 하는 이유입니다.

또한 조선의 핵무장은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 시도에 빌미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자칫 조선 뿐 아니라 한국과 일본 그리고 대만까지 핵 보유를 하게 된다면 핵비확산체제(NPT)가 무력화될 것입니다. 한국 국민의 핵무장 지지여론은 70%에 이르고 있습니다. 일부 한국 정치인들의 선동이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은 조선을 “사실상 핵무기 보유국”이라고 지칭하면서 “북핵 위험을 관리할 외교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며 “조선과의 대화를 중단 한 것이 조금이라도 조선의 핵프로그램을 둘러싼 문제를 해결했는지 의문이며 오히려 상황 을 통제 불가능한 상태로 악화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고 반문하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사실을 미국 대선의 양당 진영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카멀라 해리스, 도널드 트럼프 두 후보에게 우리의 제안에 대한 적극적인 검토와 답변을 요청합니다.

2. 美日韓 군사동맹 추진은 한국 국민의 큰 저항을 부를 것입니다.

지금 한국 사회에서는 윤석열 정권이 친일 세력을 대대적으로 발탁하여 정치·사회·문화·역 사 전 분야에서 친일 정책을 급진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그에 대한 강경한 비판여론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2023년 미국의 캠프 데이비드 3국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미일한 군사동맹 추진과 특히 일본과의 군사동맹은 안 된다는 한국내 여론은 매우 강경합니다.

우리 국민에게 미일한 군사동맹의 강화는 한반도에 다시 군사적 진출을 열망하는 일본 극우·보수 세력의 욕망을 충족시키려는 것으로 보이고 있습니다. 한일 사이의 과거사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에 기초하지 않은 윤석열 정권의 노골적인 친일정책은  지역·세대·계층·성별과 보수·진보를 가리지 않고 국민적 저항을 불러오고 있습니다. 이미 불어 닥치고 있는 윤석열 정권의 위기는 미국과 일본에 대한 반감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미국과 일본의 고질적-고압적이고 대국주의적 대응으로 미일한 군사동맹이 계속 강화된다면,  윤석열  정권의  정치·경제·사회적인 총체적 무능에 대한  불만과 합쳐져 지난 2016~17년과 같은 시민항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본 극우세력의 이니셔티브로 제안된 인도-태평양전략에 따라 한반도에 미일한 군사동맹을 추진하기보다 대 조선(對 朝 鮮) 수교협상을 통한 새로운 접근이 남북 한반도 주민들 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더 큰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3.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은 유엔군사령부의 정체성을 해명해 주십시오.

최근 북대서양군사조약기구(NATO) 회원국인 독일이 유엔군사령부의 회원국으로 들어오면 서 한반도에 전쟁위기가 더욱 고조되고 있습니다. 유엔사는 유엔 안보리의 결의로 미국 지휘 하의 군사기구로 만들어져 한국전쟁에서 큰 역할을 했지만, 종전 후에도 유지되며 애초의 목적과는 반대로 오래전부터 평화의 장애물이 되었습니다. 유엔사는 비무장지대 남측에 대한 관할권을 이용해 남북 대화와 교류를 통제하고 방해해 왔습니다. 지난 2018년 판문점 선언에서 약속했던 철도연결 등을 막은 것도 유엔사였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다음과 같이 질문합니다.

첫째,  유엔군사령부는 유엔 산하의 기구입니까?  아니면 미국과 그 구성국들의 자율적인 기구입니까?
둘째, 만약 유엔 산하의 기구라면 남북철도 공동점검 등 남북의 공동 활동을 막아 온 유엔사의 결정은 지금까지 유엔이 내린 것입니까?
셋째, 그것이 아니라면 ‘유엔’이라는 명칭을 더 이상 사용하지 못하도록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유엔과 상관없는 기구라는 것을 공식화해주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유엔은 지금이라도 세계 평화라는 설립 목적에 맞게 군사기구 유엔사를 해체하고 평화협상의 주선에 나서 주십시오.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해체되어야 할 유엔사가 도리어 강화되는 현실에 대해 깊이 우려합니다.

4. 우리는 최악의 남북관계 속에서도 통일의 꿈을 지켜나갈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현실적인 평화공존의 방안을 마련하고 실현시키는 것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그동안 어렵게 추진해온 화해와 평화를 위한 노력을 ‘가짜평화’라고 깎아 내리면서 ‘힘에 의한 평화’를 외치고 있습니다.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무력에 의한 흡수통일을 부르짖고 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작년 말 조선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남북관계가 “더 이상 동족관계, 동질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관계, 전쟁 중에 있는 두 교전국 관계로 완전히 고착”되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국가연합이나 연방제를 통한 민족통일을 추구 했던 선대의 유훈통치를 전면 부정하는 길을 가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한국의 전 정권의 대통령 비서실장도 두 민족-두 국가가 자리 잡았고 그렇게 살아가는 게 순리라고 주장하면서 긴 세월을 살아가다 다시 통일을 논의하는 기회가 올 수 있다는 주장을 폈습니다.

남북 양측 기득권 정치인들의 입장은 오랜 세월 동안 외세의 침략과 내부의 폭정을 견디면서 살아온 민중들을 대변한다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반독재 민주화운동과 평화통일운동을 벌여온 한국의 시민사회는 독립운동과 민족해방운동을 계승하여 겨레와 나라의 하나됨 을 이뤄가야 한다는 더욱 큰 소명감을 절감합니다.

한반도 주민 전체가 원하는 것은 남과 북 모두의 평화와 번영입니다. 나아가 하나가 되는 열망을 지켜나가는 것입니다. 우리의 주장과 같이 미국과 일본이 조선과 정상적인 외교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곧 한반도의 1민족 2국가에 대한 국제적 승인을 의미합니다. 한국과 조선도 국가간의 공식적 외교관계를 맺게 될 것입니다. 궁극적으로 하나로 나아가는 중요한 평화공존의 중간단계에 들어서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한반도 평화의 군사적 해결이 아닌 공존의 해법에 대한 미국과 중국 등 국제 사회의 이해와 지지를 요구합니다.

갈라진 나라와 외세의 광풍이 휘몰아치는 이 시대도 지나가는 순간일 뿐이라는 의연한 믿음을 안중근 홍범도 이회영 여운형 선열들로부터 배웁니다. 한반도는 지난 시기 냉전의 가장 큰 피해자였고, 분단-대결 상황에서 다시 미국과 중국, 새로운 동방과 서방의 지정학적 대립의 위험한 화약고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래서는 안 된다는 우리의 절실한 염원을 밝힙니다.

우리는 식민지를 경험한 국민들 가운데 가장 빨리 민주화와 산업화를 성취한 나라답게 남은 평화의 과제도 실현시켜 나갈 것입니다. 평화를 실현하는 투쟁에도 나설 것입니다. 미국 과 중국 등 국제 사회의 적극적인 이해와 지지를 요구합니다.


2024년  10월  14일

9.20 시국선언 참여인사들과 전국비상시국회의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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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이 겪은 황당한 일... 노벨문학상이 한국사회에 준 교훈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4/10/15 08:42
  • 수정일
    2024/10/15 08:42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오길영의 뾰족한 시각] 세계문학과 한국문학의 역학: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말해주는 것

24.10.15 07:08최종 업데이트 24.10.15 07:40
 2023년 11월 14일 서울 양천구 목동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는 한강 작가 모습.연합뉴스
한국 작가 중 최초로 한강 작가(아래 호칭 생략)가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서 많은 분석, 평가 기사가 나오고 SNS에도 후기가 봇물 터지듯 넘친다. 여러 가지로 우울한 시대에 오랜만에 나온 반가운 소식이라서 그럴 것이다. 나도 같은 마음이다. 한강은 나도 주목한 작가였고 언젠가 한국문학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는다면 유력한 후보라고 생각해 왔지만, 내 예상보다는 빠른 수상이었기에 놀랐다. 한강의 수상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평론가이자 독자로서 살펴보고 싶다.

노벨문학상은 특정한 작품 하나가 아니라 수상 작가가 그동안 쌓아온 문학적 성취를 평가해서 준다. 아직도 더 많은 작품을 쓸 시간이 많이 남은 작가이지만 한강이 지금까지 쌓은 작품 세계에 대한 평가로는 노벨문학상 위원회의 선정 사유가 핵심을 짚는다.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폭로하는 강렬한 시적 산문을 쓴 한국 작가 한강에게 수여합니다. 한강은 자신의 작품에서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 않는 규칙에 맞서고, 각 작품에서 인간 삶의 연약함을 폭로합니다. 그녀는 신체와 영혼, 산 자와 죽은 자 사이의 연결에 대한 독특한 인식을 갖고 있으며, 시적이고 실험적인 스타일로 현대 산문의 혁신가가 되었습니다."

역사적 트라우마, 인간 삶의 연약함, 강렬한 시적 산문 등이 열쇳말이다. 평론가도 개인적 취향이 있기에 나는 그간 나온 한강 작품 모두를 좋아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의 대표작인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를 관통하는 주제가 "인간 삶의 연약함", 혹은 최근 한강이 관심을 두고 있다고 하는 생명의 연약함과 그것을 위협하는 폭력의 문제라는 건 분명하다.

폭력의 기원이 <채식주의자>처럼 사적인 가족 관계에서 연유하든, <소년이 온다>나 <작별하지 않는다>처럼 광주 민주화 운동이나 제주 4.3 항쟁 같은 역사적 상황에서 오는 것이든, 작가는 폭력이 희생시키는 존재에 관심을 기울인다. 작가는 한국 현대사에 깊은 상처를 남긴 "역사적 트라우마"를 끄집어내 기억하고 치유의 길을 모색한다. 통상 "시적 산문"이라고 평가하는 한강 문체의 특징은 통상 '시적인 것'으로 여겨지는 현란한 비유, 독특한 이미지, 리듬감 있는 문체 등의 형식적 문제라기보다는 시적 서술자(poetic narrator)를 떠올리게 하는 낮지만 강인한 목소리가 작품에 스며 있기 때문이다. 어떤 서술 시점을 택하든 그런 시적 서술자의 존재를 느낄 수 있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제시하는 좌표
 
노벨 위원회의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공지노벨위원회 홈페이지캡처
나는 한강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이런 열쇳말은 향후 한국문학이 가야 할 하나의 방향을 가리킨다고 판단한다. 물론 문학에 유일한 정답이나 정해진 길은 없다. 하지만 한강의 이번 수상은 문학에서 지역성과 보편성, 민족성과 세계성의 관계를 살펴보는 또렷한 좌표를 제시한다. 노벨문학상을 받지는 못했지만 20세기 현대 문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아일랜드 작가인 제임스 조이스는 오래전 이런 말을 남겼다.

"나는 언제나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에 관해 쓰고 있는데, 더블린의 핵심에 도달할 수 있다면 세계 모든 도시의 핵심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특수성에는 보편성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한강은 한국의 가족 관계에서 벌어지는 몰이해와 폭력, 광주민주화운동, 제주 4.3 항쟁이라는 "특수성" 속에서 "보편성"을 발견했다. 한국문학이 세계화되는 경로는 추상적 보편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곳의 현실의 뿌리를 탐구하는 것이라는 걸 한강의 수상은 확인해 줬다. 나는 이 점이 앞으로도 한국 작가가 잊지 말아야 할 지점이라고 판단한다. 영화 <기생충>과 드라마 <오징어 게임>도 비슷한 문화적 맥락에서 나온 성과다. 이 작품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한국사회의 지역성 속에서 현 단계 인류 문명의 어떤 구멍을 드러냈다.

한강 작품이 천착하는 한국 사회의 역사적 트라우마는 지나간 일이 아니다. 권력은 입만 열면 "자유"를 외치고 있지만, 한강이 걸어온 길에는 자유의 억압이 만든 트라우마가 새겨져 있다. 내가 그의 대표작이라고 보는 <소년이 온다>는 2014년 세종도서 문학 나눔 3차 심사에서 탈락한 사례가 있다. "책에 줄을 쳐가며 문제가 될 만한 내용을 검사해, 사실상 사전 검열이 이뤄지는 것으로 보였다"라는 증언이 있다. 소위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이다. 작가는 2016년 <채식주의자>로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했다. 이런 경우 대통령은 축전을 보내는 것이 관례였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았다. 2023년에는 <채식주의자>가 유해도서로 분류돼 일선 학교 도서관에서 폐기된 일이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이런 황당한 일은 한강에게만 벌어진 일이 아니다. 박찬욱, 봉준호, 황동혁 등 칸 영화제, 오스카상, 에미상 등 국제적인 예술상을 수상해 한국 문화계에 크게 이바지한 감독들이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것이 밝혀졌다. 우습게도 블랙리스트 목록이 유력한 해외 예술상 수상 리스트라는 씁쓸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여기서 얻는 교훈은 정치적 탄압은 문학예술의 목소리를 억누르지 못하고 제대로 된 평가를 가릴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지금처럼 전 세계적으로 네트워크가 연결되어 있고 실시간으로 정보 공유와 평가가 이뤄지는 시대에는.

주변부에서 중심으로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책들을 시민들이 구입하고 있다.이정민
20세기 후반부에 출간된 문학 연구서 중 빼놓을 수 없는 책이고 비교문학연구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데 이바지한 파스칼 카자노바의 <세계문학공화국>이라는 책이 있다. 최근에 한국어 번역도 나왔다. 이 책은 각 국가의 민족문학과 세계문학 사이에 존재하는 힘의 관계를 수많은 사례에 기대 분석한다. 세계문학 공간은 평등한 세계가 아니다. 현실 세계와 마찬가지로 세계문학 공간에도 중심부와 주변부가 있다. 한국어와 한국문학은 그 공간에서 아직까지 주변부 혹은 반주변부에 위치한다. 그리고 카자노바가 아일랜드 문학 사례를 통해 보여주듯이, 주변부 작가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중심부 문학에 도전하고 세계문학 공간의 지형을 바꾼다.

예컨대 독립 후 오랫동안 미국문학은 영국문학의 그늘에서 자기 정체성을 세우기 위해 분투했다. 카자노바의 설명에 따르면 미국 소설의 탄생은 1884년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 핀>이 출간되면서 미국 문학에서만 가능한 독특한 구비전승을 발견하면서 이뤄졌다. 트웨인 이후의 미국 문학이 다양한 방식으로 작품화하는 통속어의 노골성, 폭력성, 반순응주의를 통해 영국의 문학 규범과 다른 길을 간다. 미국 소설은 "영국 문학이 강요하는 문어(文語)의 굴레와 규범에서 해방된, 미국적인 특수한 언어의 표방을 통해 차이"를 만들어냈다.

나는 시적 산문으로 표현되는 한강 작품의 고유성은 한국문학 전통에서 강하게 힘을 행사해 온 창작의 "굴레와 규범"에서 작가가 배울 건 배우고 깨야 할 것은 깨면서 한국적인 "특수한 언어의 표방을 통해 차이"를 만들어낸 데 있다고 판단한다. 요컨대 뛰어난 문학의 기준은 어떤 차이와 특이성을 보여주는 데 있다. 그리고 그런 차이와 특이성은 작가 개인의 역량만이 아니라 그가 속한 국가와 언어가 지닌 문화적 역량이 축적될 때 가능해진다.

다시 말해 한강의 수상은 지난 기간 동안 한류, K-컬처가 확산되고 성장하면서 한국영화와 드라마가 유력한 국제예술상에서 수상하고, BTS를 비롯한 대중음악이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퍼지는 것으로 드러나는 한국문화의 체급이 올라간 기반 위에서 이뤄진 것이다. 많은 경우 문학예술상은 운이 따라야 하지만, 그런 운도 역량의 온축과 문화적 발언권의 힘이 없으면 가능하지 않다.

한국 작가의 두 번째 노벨문학상을 기대하며
 
2016년 5월 소설 '흰' 출간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한강 작가연합뉴스
노벨문학상 발표 전날 <뉴욕타임스> 온라인에는 서평 담당 기자인 A.O 스콧이 노벨문학상에 관해 쓴 글이 실렸다. 특히 이런 구절이 눈길을 끈다.

"위대함은 인기와 같지 않습니다. 심지어 인기와는 정반대일 수도 있습니다. 위대한 책이란 그 정의상 재미로 읽는 책이 아니며, 비록 일부 책이 재미있었고 재미를 의도한 바가 있었다고 해도 위대한 작가는 대부분 죽었기 때문에 독자가 좋아하는 작가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위대한 책은 읽지 않은 것에 대해 아쉬움을 느껴야 하는 책입니다. 위대한 작가는 독자가 읽었는지 아닌지와는 별개로 존재하는 작가입니다."

위대함이 인기와 동일시되고, 특히 눈에 보이는 가치인 돈과 영향력이 위대함으로 여겨지는 시대이기에 새겨둘 만한 말이다. 20세기 문학, 아니 인류 문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위대한 작가인 제임스 조이스, 프란츠 카프카, 마르셀 프루스트, D.H. 로런스, 버지니아 울프, 조셉 콘래드 등은 노벨문학상을 받지 못했고 널리 읽히지도 않는다. 그들의 이름은 유명하지만 그들의 작품은 지금도 소수의 사람이 읽는다. 예컨대 조이스의 <율리시스>를 읽은 독자가 극소수라고 해서 그 작품과 작가의 위대성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그건 별개 문제다.

이번 수상으로 한강 작품이 한동안 불티나게 팔리고 한국문학 전반에 관한 관심이 올라가는 건 반갑다. 하지만 한강 작품을 실제로 읽어보면 술술 읽히는 작품이 아니라는 걸 금방 알 것이다. 피상적인 재미와도 거리가 멀다. 훌륭한 작품은 쉽지 않고 찬찬히 읽으면서 인간과 세계를 돌아볼 것을 요구하기에 종종 "인기"와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그런 작품은 "읽지 않은 것에 대해 아쉬움"을 느끼게 만든다. 한강이 이번 수상에서 비롯되는 압박이나 외부의 시선을 접어 두고 앞으로도 한국적 특수성 속에서 인류적 보편성을 드러내는 작품을 그만의 고유한 형식과 문체로 표현해 주길 기대한다. 다른 작가에게도 같은 기대를 한다. 그런 작품이 쌓여서 두꺼운 한국문학의 지층을 이루게 되면 오래지 않아 우리는 두 번째, 세 번째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를 만나게 될 것이다. 다시 한번 수상을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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