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0/18'에 해당되는 글 2건

  1. 단풍 구경 - 불타는 산.... (10) 2004/10/18
  2. 옷도 잃어 버리는 놈들... (1) 2004/10/18

지구당 게시판에서 당원릴레이에 답글 달다가 말 나온김에 저질러 보자는 얘기가 나오고,

산오리도 이것저것 생각하고 따져 보기 싫어서 무조건 간다고 했는데,

어딘가 찝찝한 것이 걸리는 듯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대동제 수도권 예선이 그날 열린다는

거였는데, 에라 모르겠다, 운동회에 가야 하는 운동도 없고, 하루종일 막걸리만 마시고 앉아 있어야 할 거 같아서 그냥 산으로, 단풍구경 하러 떠났다.

 



차 한대로 16일 아침 7시 반쯤 일산을 출발하여, 곰배령 입구에 도착.

그동안 날씨도 좋았건만, 이상하게 강원도에 들어서자 흐려서 꾸물꾸물하다.

가까운 나무도 흐릿하게 보이고, 먼 산은 아예 무슨 색깔인지 모르겠다.

그래도 좁은 길과 계곡을 끼고 양쪽의 산들은 붉고 노란 색을 뿜어 내고 있었다.

 

점심으로 라면을 삶아 먹고 곰배령을 향해 오른다.

계곡에 들어서자 오히려 날이 맑아 지고 선명한 단풍잎들이 빨간 색을 선명하게드러낸다.

이미 절정은 넘어 낙엽이 바닥에 깔리기도 했지만, 계절을 늦게 타는 놈들은 아직도,

그리고 앞으로도 며칠간은 붉거나 노랗거나 표현할 수 없는 색깔들로 바꿔갈 것이다.

곰배령에 올라보니 바람만 세다. 나뭇닢은 다 떨어지고, 고개 너른 평원의 풀들도 겨울

채비에 들어가 있다. 사진 몇장 찍고 바람 피해 맥주 한잔 나눠 마시고 내려왔다.

그냥 내려가기 서운하다고 둘은 남아서 그 바람 속에서 풍욕 한판 하고 왔더니 그렇게 개운할 수가...

 

어둑어둑해 지는데, 조침령을 넘어 미천골로 향하다가  오징어회라도 한접시 사 오려고 양양을 거쳐 바닷가로 나갔더니 오징어 세마리에 2만원 달라해서 포기하고 미천골 휴양림으로 들어갔다. 삼겹살로 소주 한잔 마시고 잠들었는데, 그놈의 감기가 한밤중에 괴롭히는 바람에 문밖에 나와서 하늘을 올려다 보니 별이 마구 쏟아지네..... 소주와 감기로 아픈 머리가 순식간에 화-악 사라져 버린 듯 하다니.

꽤나 부지런을 떠는 산오리지만, 감기의 괴롭힘에 아침에 움직임이 둔해졌는데, 다른 사람들은 아침에 한참을 올라가서 단풍을 구경하고 왔는데, 그 단풍이 너무 멋지다고 자랑을 늘어놓는다.

 

미천골 구경도 끝났으니 방태산 골짜기에 들어갔다. 산의 날이라고 이날은 입장료도 안받았다. 입장료 안내니 왜 그리 기분이 좋던지.... 산책로로 한바퀴 돌면서 단풍구경 나무구경에 다들 혼이 나간 듯하다. 날씨도 맑아져서 산길을 걷기에는 그만이었다. 계곡물가에 앉아서 점심 먹고 소주 한잔씩 마시더니 아예 집으로 돌아가는 걸 포기하고 하룻밤을 더 자고 가야 겠다는 제안이 나오고, 그러지 못하는 사람은 답답함에 말도 못하고 웃기만 한다.

계곡은 오히려 단풍나무와 몇가지의 나무들 색깔이 화려했지만, 그 긴 길에서 올려다본 산들은 그야말로 불타오르고 있었다. 어디든 차 세우고 내려서 카메라 들이대기에 바빴지만, 눈으로 보는 걸 어찌 그 부족한 카메라가 반이라도 채워줄 수 있으랴.... 그 타오르는, 화려한 듯하지만 깨끗하고 부드러운 산을 눈에, 가슴에, 머리에 밀어 넣고, 쑤셔 넣고, 우겨 넣고, 밟아서도 넣어 보지만, 역부족일 뿐이다. 그저 넋 놓고 바라보고 있는게  최상의 방법이다.

 

물고기 잡겠다고 한 친구는 어항까지 샀는데, 날씨가 쌀쌀해져서인지 물고기는 사라지고 없다. 돌아오는 길 엄청 밀릴 거로 예상하고, 아예 멀리 돌아서 간다. 홍천, 춘천, 화천, 사창리, 전곡, 문산, 일산......그래도 차 밀린 거보다 빨리 도착했다. 

 

사진- 두 친구가 같은 카메라 들고 가서 열심히 찍었다. 산오리는 집에 카메라 놓고 와서 볼수가 없고, 다른 친구는 일이 바빠서 언제 사진 좀 올려 주려나 모르겠네.

앞에서도 얘기했듯이 사진으로는 '택'도 없다....... 가 보는 수밖에....

그래도 단풍구경 또 가고 싶따.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4/10/18 17:13 2004/10/18 17:13
Tag //

지난 주말에 집에 갔을 때는 동명이가 교복 조끼를 잃어 버렸다고,

그래서 다시 그 옷을 사 주었다고 아내가 투덜 거렸다.

어디서 잃어 버렸냐고 물어 봤더니

춤 연습 하면서 벗어놨는데 없어졌단다.

그런데, 이건 적당히 둘러 댄 말인듯 하다. 어떤 학생이 요즘 옷이 없어서

가져 갈 일도 없으니까 말이다. 그러니 자기가 어디다 놓고 왔는지 모르는 것이다.

버스에 놓고 내렸거나, 어디다 두고 장난 치고 놀다가 잊고 왔거나...



동희가 옷을 잃어 버렸다는 말을 엄마 한테 했고,

이 말을 들은 아내는 동명이 때문에 열받았는데,

큰 놈까지 옷을 잃어버렸다니, 더 열받아서, 한바탕 욕설을 퍼부은 다음에

결국에는 또 새 것을 사 줘야 한다고 투덜거렸다.

 

금요일 저녁에 퇴근해서 집으로 들어선 아내는,

뭔가 큰 사단이라도 난 듯이 법썩을 떨었다.

왜냐고 물어봤더니 동희가 낮에 엄마한테 전화를 했는데,

그 통화내용을 자세하게 설명해 준다. 대충 들은대로 구성해 보면...

 

"엄마가 선생님 한테 전화했어?"

"무슨 소리야? 엄마가 뭐하러 선생님한테 전화하냐? 그렇게 선생님과 친하지도 않다."

"엄마가 내 옷 잃어 버린 걸 다 소문낸 거 아냐?"

"야, 이새끼야, 네가 뭐 잘하는게 있다고 소문을 내겠냐?"

"아이씨, 뭐야, 난 전학 갈거야."

"가든지 말든지 네맘대로 해라!"

 

아내가 추정하기로는

아마도 어디다 둔 옷을 주위의 친구나 선생이 찾아서 그걸 담임 선생한테 준 모양이고,

(옷에는 이름을 새겨두었으니 찾을 수 있겠지)

그걸 전해 준 선생님은 당연히 애들앞에서 쪽을 팔리면서

옷을 전해주지 않았을까 싶다.

그러니 열받은 동희는 엄마한테 전화해서 엄마가 그걸 알렸냐고

난리를 친 게 아닐까?

 

그러고는 토요일, 일요일 이틀동안 놀러 갔다가 돌아와서는 새벽에 대전으로

내려왔다. 오늘 전화해서 그 뒤쪽이 어떻게 되었던 거냐고 아내에게 물었더니,

"선생님이 조끼 안입었다고 입고 다니라고 한 모양인데, 이 자식이 끝까지 듣지도 않고서는 엄마한테 화풀이로 전화를 한 거지. 만만한게 뭐라고.."

"그래서 옷은 어떻게 되었는데?"

"뭘 어떻게 돼? 못찾았으니까 다시 사줬지."

"............"

 

잃어버리거나 찾지 못하는 것은 다시 사주면 안된다.

제대로 챙기든지, 아니면 어디서 만들어 오든지 하도록...

도무지 물건에 대한 애착이 없다.... 요즘 애새끼들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4/10/18 13:10 2004/10/18 13:10
Ta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