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겨울이 오면서 찬물을 머금으면 왼쪽 어금니가 좀 시리다가 괜찮기도 해서,
그려려니 했는데,
이즈음에는 목욕탕 가서 소금을 한입 물면 그쪽이 아려 오고,
자주 불편함을 느끼는가 했는데,
음식을 먹거나 껌을 씹을때면 거의 오른쪽으로만 씹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주위에서 들어온 풍월이 '치과병원은 무섭고, 돈이 많이 든다'는 것이었기에
감이 찾아갈 엄두를 내지 못했었다.
그런데 어쩌랴, 한쪽으로만 씹고, 한쪽은 계속 불편하거나 아프다면
아픔과 돈을 무릅쓰고라도 찾아가 봐야 할 거 같아서 오늘 오후에 치과병원에 갔다.
태어나고 처음이다.
이리저리 불을 비춰 보고, 사진도 찍어보더니,
일단 스케일링을 하고 잇몸치료를 좀 하잖다.
이빨은 괜찮은 거 같은데, 치석으로 잇몸이 좀 내려 갔고, 그래서 염증이 있을수 있다는 것이다.
드러누웠는데, 얼굴에 입 부위만 뚫린 파란 천을 덮고서는
스케일링 해본적 있느냐고 묻는다. 처음이라고 했더니, 조금 아프고 불편하겠지만 참으란다.
그리고 한번에 깨끗하게 다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한다.
채석장에서 돌을 갈거나 자르는 소리가 들리고,
이빨과 잇몸이 만나는 곳에서는 표현하기 어려운 시큼함과 기분나쁜 아픔이 묻어난다.
두세 개 갈고 지나가니까 이런정도는 견딜만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몸에 힘을 빼고 긴장을 풀고 편하게 있으려 하는데 그게 안된다.
약간의 시큼함이 스치기만 하면 가슴으로 목으로 움츠리고 긴장하는 바람에
수시로 상체가 뻣뻣해지는 걸 막아낼 도리가 없었다.
한쪽을 다 갈고서는 파란 천 걷어내고 양치하라고 해서 입에 물한모금 머금었다가 뱉었더니
시뻘건 핏물이 한입 쏟아지고, 모래 부스러기 같은 것들이 입안에서더 느껴지다가 개수대에 쏟아진다.
다시 반대편쪽...
아프지 않은 쪽은 훨씬 편하다. 아픈쪽은 어딘가 상태가 좋지 않은 모양이다.
그래서 30-40분쯤 걸렸나 보다.
다른 치료는 없느냐고 했더니, 다음주에 다시 오면 잇몸치료를 하겠단다.
아픔은 그런대로 견딜만 했다. 불편한 아픔이긴 했지만...
돈은 치료비 17,300원 - 일단은 비싸지 않았다.
몸도 보수공사를 할 곳이 생기는 모양이다....
인간들은 너무 오래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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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 그정도면 돈 많이 안들어가는거에요~이에 수백투자하는사람들부지기수라는거!!ㅎㅎ 제주위에도 이교정하느라 기본 사오백깨지는 사람 많구요!암튼 이고치면 이쁜 산오리가 될듯하네.. 기대만땅~
작은 나무 / 기대해 주셈.... 앞니를 맘껏 드러내고 웃을 테니까..ㅎㅎ 3시간 지났는데, 이제야 겨우 마취가 좀 풀리네요..
오...너도 작년 말에 충치치료하느라 70만원 정도 깨졌는데...저도 앞니가 좀 벌어져서 붙이려고 했더니 50만원이라고 해서 그냥 안 붙였어요. 아하하..;; 나도 막아버릴까...ㅠ.ㅠ
이가 벌어진 지도 몰랐는데요. 그냥 두시지 그랬습니까! 괜히 돈들이고 시간 깨지고... 이미 결정했다고요?ㅎㅎㅎ.
배여자 / 깨지거나 아프지 않으면 그냥 두겠다는게 평소의 제 생각인데, 그 생각도 이번에 바꿔 보기로 했지요...ㅎㅎ
모험가 / 헉! 그렇게 관심이 없으시다니요...이빨 하나가 부족한 건데..ㅎㅎ
나도 이빨 하나 없는데..ㅋㅋ. 근데 그거 붙여도 오래 못간다고 그러더라구요..돈도 없구..ㅠ.ㅜ
azrael / 그러게요.. 있는대로 살려고 했는데, 그냥 저지르고 말았네요.
와~~~~! 경.축!! 난, 맨날 산오리 보면서 저 이빨만 한개 더 있으면 얼마나 미남일까? 하면서 아쉬워 했는데..드뎌 하게 되었군요..너무너무 잘하셨어요. 돈도 많이 깨지지 않았네요 멀..ㅎ 암튼, 축하!! ^^
스머프 / 이빨한개 더있어 미남될줄 알았으면 스무살 시절에 땡빚을 내서라도 했을텐데..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