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에 그득한 쿠폰들을 정리하다가
몇개의 명함들이 있는 걸 발견했다.
그 중에 하나
그의 집에 갔다가 책상위에 많이 있길래 한장 집어온 그 사람의 명함
또 하나는 술자리에서 받은 그 사람의 친구의 명함
두개의 명함에 적혀있는 이름을 바라보았다.
그 이름을 보고 숨이 멈췄다.
위력과 애정이 빚어진 복합적인 두려움 때문에
얼마전에 슬퍼하는 나에게 한 사람이 한 말이 있다.
"사람은 자신이 갖고 있지 않은 것을 볼 수도 없고 좋아할 수도 없어"
그렇다면 내가 이제껏 살면서 사랑한, 연애관계건 그렇지 않건 내가 사랑을 주었던
사람들의 그 모습은 나의 내면에 어딘가에 잠재되어 있다는 걸까.
거참 희망적인 얘기다.
나는 그 명함을 찢어 버렸다.
극복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난 지금 내가 뭐가 잘못되고 부족한 지 잘 알고 있다.
작위적이지도 않고 자신을 속이지도 않으면서 나는 극복을 하고
또 나만의 집을 계속 지어야만 한다.
내 마음이 어떻게 무슨 형태가 되어있을런지는 모른다.
다만 지금 떠올렸을때 느껴지는 그 두려움이
26의 내가 서른 살이 넘은 나이가 되면 극복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좀더 삶의 정수에 가까워질 수 있을런지.
좀더 입을 열어 말할 수 있는 것이 생길런지.
내가 오랜시간후에 혹 그 사람을 마주치게 된다면 미움도 미련도 어떤 비판적인 시선도
떨떠름한 감정도 수치스러움도 아닌
깊은 응시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주 오랜시간이 흐른후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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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오땅님~ 명함은 없지만 아까부터 리우스 대기중이에요...
메일 보냈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