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2011/09/28 21:32

 

 

 

 

나에게 가끔 전화를 하는 친구가 있다.

 

 

전화를 할때마다 얘기가 어느새 그 친구의 얘기로 흘러가서,

 

그 친구가 해결하지 못한 문제에 대해서 얘기하게 되는 경향이 있는 관계라고 해야겠다.

 

 

물론 자주 전화하지는 않는다.  자주해봐야 한달에 한번정도.

 

 

지난 시간동안  그 친구의 전화 서너번을  모두 받지 못했다.

 

그러다가 오늘은 안되겠어서 ' 내가 나중에 연락할께. 건강히 지내' 이런 문자를 보냈다.

 

그 친구도 호의적으로 응답했다.  문자보내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은 그 친구와 통화하기가 심적으로 좀 힘든데,

 

내 문제를 해결한다음에 그 친구와의 관계를 좀더 건설적으로 생각해보고 싶어서이다.

 

 

그 친구에게 애착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교감하는 코드도 나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으로서는 그 교감하는 코드에 대해서 확신하지는 않는다.

 

이유는, 우리는 각자 변화해가고 있으며 변화함에 따라서 그 변화하는 코드가 점점 미약해지기

 

 때문이다.

 

 

 하긴 사람사이에 확신이야

 

있겠냐마는, 어쨌든   사람은 만날때가 있으면 헤어질때가 있고 또 헤어질때가 있으면 다시만날

 

때가 있으니  일시적으로 그 친구와 소통하지 못하는 상태라 하여 그 친구가

 

이제 내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기에는 우리는 진실된 사이였다고 봐야겠다.

 

 

그러나 사실 우리가 다시 소통하게 된다면 지금

 

과 같은 소재와 지금과 같은 방식은 아니었으면 하는 것이 솔직한 바램이기도 하다.

 

 

즉 그 친구의 삶에 대한 불만과  그 불만을 극복해가는 여정을 내가 들어주면서, 그에대해서

 

 공감하고 이해해주려는 에너지를 많이 쏟아야 하는 그런 형태는 아니었으면

 

한다. 비록 그 친구가 세상에 대해서, 사람에 대해서 느끼는 불만이 정당하다고 해도 말이다.

 

 

내가 그 친구를 알게 된지 이제 10년이나 됬으니, 그 친구에게 어떤 기대나 바램을 가져도 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그 친구는 지금 현재로서는 자신을  이해해주고 지지해주기

 

를 바랄것이다. 그만큼 현재 힘든상황이기도 하고,

 

또한 실제로 그런 심경을 표현하기도 했고 말이다.  그 친구의 그런 바램또한

 

틀리지는 않다. 그러나 그 친구가 현재 굉장히 힘든 상황에 있다고 해서 그녀와의 관계에서

 

내가 소통의 한계를 느끼는 것에 대해서 내가 전적으로 고민하려 하는 것은 아닌것 같다.

 

 

 

따라서 그녀가 무척 섭섭해하고, 또 나까지 자신을 등졌다고 오해하여  배반감을 느끼고

 

힘들어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한다. 또 그 친구에게 새롭게 인식을 바꾸기를 권고하기 전에,

 

그 친구가 상당한 심적 지지를 받아야만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것도 안다. 그러나 그 심적지지

 

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나는 아닌것 같다.  좀더 그녀를 새롭게 알게되어, 좀더 새로운기운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사람이 아닐까.  나는 다소 구태의연할 수 있고, 그만한 에너지도 없다.

 

 

그녀가 세상을 아름답게 볼 수 있는   어떤 진심어린 조력자를 만나서 본인만이라도 즐거워

 

질 수 있으면 좋겠다.  설사 나와 잘 소통하지 못하게 되는 모드로 흘러가게 된다고 해도.

 

 

 

 

관계때문에 갖게 되는 아픔과 상처란  끝이 없고 매우 연속적으로 도미노처럼 일어날

 

 수 있다.  나조차도 지금 나를

 

지지해주는 어떤 사람중에 한 사람이 나를 떠난다면 그것에서 결코 초월하지 못할것이다.

 

 

 

 

그러나 혹시라도 그런 경우가 온다면 ,

 

상대가 나에 대해서 느끼는 어떤 부담이랄까, 버거운 마음이 전부 나의 탓은 아닐거라고

 

생각한다.  설사 나의 탓이라고 할지라도, 그렇다면 그렇게 남에게 짐이 될수 밖에 없는

 

나의 연약한 부분도 어쩔수 없는 나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또 내가 중요하지 않다면, 상대는

 

 나에 대해서 잘 잊어버린다.  나를 잊어버린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사실 그리 중요하지 않다.  그거에 연연하는것은 나의 연약한 자아일 뿐이다.

 

 

따라서 내가 그 친구와 원활하게 대화를 나누지 못하게 됨이 전부 그 친구 탓은

 

아니다.    어쩌면 내가 그 친구와 즐거운 대화를 이어나갈만한 역량이 없어서 그런것도 있고,

 

우리사이에 이제 그만큼 공통으로 이어지는 끈이 점점 가늘어지기 때문에 그럴수도 있다,

 

그건 어느 누구의 탓도 아닐 것이다.

 

 

 

그녀가 매우 여리고 조심스러운 사람이며, 자신의 입장을 이해해주는 섬세하고 착한 사람을

 

 

간절하게 원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나는 섬세하고 착한 사람이 현재 나를 위로 할 수 있을거 같지는 않다.  그게 우리둘의

 

다른 점이다.  나는 좀더 강인하고 집요하게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을 가면서 나에게 어떤

 

선구자 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  어차피 미세하게 파고 들어갈수록

 

인간은 다 다르고, 인간 자체에게

 

가지게 되는 애정이란 미약하고 흔들리기 쉬운것이라서 사람자체보다는

 

서로가 가지고 있는 생각과 갈망 에 대해서 알려고 하는 것이 오히려 가까워지는 길이라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요즘은 이런 내 생각도 맞는지 잘 모르겠지만....... 사람자체를 아껴주고 사랑하는 방식

 

으로 접근 할 수 있는 사람은 또 나와 다르게 생각하겠지.

 

 

 

 

그녀도 옳다.  모든사람이 다 나처럼 진솔하게 대화하고 토론하며 어떤 가치관을 공유하면서

 

마음의 지지를 얻는 것은 아닐것이다.  내가 믿는 것은 그녀에게 해당되지 않음은 당연하다.

 

마음이 처참할때는 생각이고 의견이고 자시고 간에 정말 위로를 바랄것이다.  내가 지금 처참

 

한 상황이 아니니까 나도 이렇게 생각하게 되는거겠지.

 

 

 

 

그녀와 나는 앞으로  이야기를 하면서 재미를 찾을수는 없을수도 있다.  그녀는

 

경제관련 분야에 종사할 것이고, 이제 나와 가는길도 많이 달라질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그녀와 나는 친구일것이다. 왜....?

 

아직도 우리사이에는 정말 말로 할수 없는 그 무엇이 이어주고 있나보다.  불쌍한

 

우리들의 그 무엇은 무엇인가?  서로를 마음아프지 않게 하기 위해 지지해주고 있는것인가?

 

알고보녀 우리는 다 가녀린 영혼들일 뿐인가?

 

 

근데 나는 왜 갑자기 그녀에 대해서 이렇게 쓰고 있는지, 할것도 많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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