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반짝 눈물나는

주말 두 개 드라마 이야기(*보는 사람들이나 이해할만 함)

 

MBC <반짝반짝 빛나는>이라는 드라마를 어째 계속 챙겨보고 있다. 그 시간이 되면 궁금하고 보고 싶어서 결국 보게 돼...;

 

이 드라마는 마음에 안 드는 것 투성이고, 이렇게 마음에 안 들면 보통은 안 봐버리는데, 근데 너무 보게 된다< 매주 이 드라마를 보면서 울고 있다 -_- 처음에는 그냥 고두심씨의 맹연기 때문에 아 저 그지같은 드라마 그러면서도 눈물이 났는데 지금은 전반적으로 다 움<

 

그러니까 왜 이렇게 감정이입이 되는 거냐고오... 죽겠네 참말로; 양쪽 딸이 뒤바뀌어서 엄마들이 입었을 그 충격과(아빠는 별루...; ㅋㅋ) 금란이(!)가 너무 이해되고. 그러다 최근 금란이(이유리 분)가 너무 이상하게 그려져서 드라마가 싫어졌는데(도 계속 봤는데-_-) 두 딸 사이에 우정이 자라나는 코믹한 음악이 나온 걸 보니 금란이 개과천선(?)으로 가려나 보네.

 

처음에 드라마가 재미지면서도 마음에 든 게 금란이라는 나쁜 캐릭터가 설득력이 있어서였다. 어째선지 세 딸 중에 둘째 딸 금란이만이 일찍부터 철들어 어려운 집안 사정의 책임자 역할을 하고 있고, 그 고생과 고통을 알아선지 엄마의 사랑도 각별하다. 하필 제일 고생시키고 제일 사랑하는 딸을 부잣집 친부모에게 빼앗기다니 iㅁi 극중 엄마(고두심 분)의 고통에다 그에게 불어닥친 병까지 

 

그리고 처음에 두 사람이 부모가 바뀌었다는 걸 알았을 때 처음으로 극 내내 이상해...라고 눈쌀을 찌푸렸던 한정원씨;(김현주 분)에게 백배 공감 눈물이 줄줄 갑자기 세상에 혼자가 된 듯한, 물론 사실은 그렇지 않지만 그래도 그렇게 느껴진다고 그런 기분을 잘 표현했다 나도 그런 기분 유경험자<로써 세세하게 공감이 갔다.

 

금란이는 도박중독자 아빠때문에 산에 파묻힐 뻔한 일도 있었던 만큼 생고생을 하였다. 간신히 일어서면 다음날 완전히 무너지는 매일매일. 그러다 한정원이 몇 백만원짜리 가방을 바닥에 아무렇지 않게 내려놓는 것을 본다. 사시에 붙은 자기 애인과 맞선을 보는 것을 본다. 니 행복은 니가 찾으라는 충고를 듣는다. 어찌 불길이 치솟지 않겠어!! 그런데 그게 친부모를 찾음으로써 관계가 역전될 줄 알았는데 밝고 품성도 어찌나 좋고 일도 어찌나 잘 하고 사랑도 잘 하고 전반적으로 어찌나 잘 났는지...

 

그래서 금란이의 컴플렉스는 이해가 가는데 너무 비합리적으로 악역으로 그리면서도 그런 짓을 하면서도 송편집장(김석훈 분)과의 미래를 꿈꾸는 뻔뻔하고 한심한 애로 그려지는 게 싫었는데. 게다가 이번 회엔...!!!! 어떻게 한 사람을 이렇게 비참하게 만들 수가!!!! 세상에 너무 불쌍했다 한정원씨랑 송편이랑 둘이 집에 찾아와서...ㅜㅜ 근데 갑자기 송편은 뭐야 자기 엄마 종로 사채업자라고 아빠한테 고백하고 갑자기 급전개 ㄷㄷ

 

드라마를 다 본 건 아니라서 송편 엄마(사채업자 백곰: 성함 모름;)가 왜 저렇게 한정원씨를 미워하는지 모르겠는데, 술먹고 패악질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한데; 

 

조금만 기다리면 너무 나쁜 송편 엄마때문에 금란이가 정신을 차릴 것 같다 설마 아빠 쓰러졌는데 정줄 놓고 백곰 편 들진 않겠지; 그렇게까지 막장으로 가면 절대 안 볼 거임 하지만 한정원씨와의 코믹 무드에 힘입어 그렇지 않을 거라 예견.

 

이 드라마 전에 <사랑을 믿어요>라는 주말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하는 KBS 드라마도 본다. 뭐야 나 드라마 진짜 많이 봄 이 드라마는 보는 둥 마는 둥 봐도 상관 없고 사실 주말에 계속 집에 있는 것도 아니잖아 이건 놓쳤다고 다운받아본 일은 없고 대충 스토리 파악하고 티비 틀다가 하면 보는 수준인데 지난주 일요일에 대박 인상적이었다.

 

아니 도대체 어떻게 수습하려고 갈등을 저 지경까지 폭발시키지?? 그러니까 아무리 많은 드라마에서 너네 결혼 절대 안 돼!!!하고 엄마가 머리를 싸매고 드러누어도 심각성이 안 느껴지는데 이 드라마에선 대박 절대 안 되는 상황까지 가버렸다. 엄마가 걔는 부모없이 자라서 안 돼!!! 그러는 데에다 부모 없이 자라기로 따지면 나야말로!!!라고 받아치는 아들네미-_- 근데 이게 전혀 코믹한 상황이 아니고 서로에게 가장 크리티컬한 이야기인데 막 소리지르면서 밑바닥까지 다 내보이고... 이건 이제 아들의 행복을 바래서 결혼을 반대하는 게 아니라 너란 아들 이 못돼 쳐먹은 것 너를 괴롭게 하겠다 용서 못해 이렇게 됐음

 

사실 가족이라서 대충 밑바닥까지 내보여도 화해할 수 있을 때가 많지만, 도저히 마음에 앙금이 안 가실 때도 있는 거임 그러다가 가족인데 절연하고 그러잖아 나 십대 때 친구들 얘기 들어보면 하나같이 친척들간의 불화가 장난 아님 어린 시절에 공유했던 정말 특별한 것들이 있을텐데 어째 저럼... 이런 생각이 들었었지만 어린 시절부터 사이 안 좋았음 말고 할튼

 

왜 애는 입양을 해놓고 양자 등록을 안 해가지고 이 난리를 만들어놔 -_- 내가 봐도 모든 것은 큰아주버님 때문이다 ㅋㅋㅋㅋ 이 드라마 보지 않는데 이 글을 읽고 있을 분을 위해 요약하자면 -ㅅ- 교사인 큰아주버님은 아들 딸이 있는데 자기 제자를 입양해서 키운다. 작은 댁의 아들은 미국에서 자라서 수양딸을 모르고 어른이 되어 만났는데 가슴에는 사랑이 싹트고...; 둘이 참으려고 노력했는데 결국 못 참고 사랑에 빠졌지만 (법적으로 안 돼서) 개로워하다가 입양이 안 됐단 사실을 알자 어른들께 말씀드리고 집안 발칵 뒤집힘

 

그게 나라면 원래 가족이었는데 다시 가족이 되는 거니까 상관없지 않나? 싶은데 드라마에서 나오듯이 세상에서 뭐라고 손가락질 하겠냐? 집안꼴이 뭘로 보이냐? 막 이런다. 그런가봐... 그래서 가족들은 착한 큰아주버님까지도 패닉상태임

 

이 드라마에서 최고 어르신 연기 최고 잘하시는 나문희님이 최고 할머니로 나오는데 캐릭터가 참 재밌다. 이 드라마에서 가장 합리적인 사람이다. 할머니를 이렇게 묘사하는 건 거의 첨 본 듯 보통 좋게 묘사한다고 해도 인자한 늙은이 정돈데 여기서도 뭐 주인공은 아니지만 그래도 사리분별 확실하고 호탕하고.. 참 좋은 캐릭터다. 어떻게 하면 현실계 할머니들도 이럴 수 있을까? 권위적이지 않고, 위축되지 않고... 개인의 문제라는 게 아님. 일선에서 은퇴(?)하면 할머니들이 발언권도 없고 스스로 많이 위축되는데...

 

근데 이 드라마에서 노인 문제는 안 다루니 패스하고, 있어도 없어도 될 캐릭터로 큰아주버님;의 딸네 집이 있다. 완고한 가부장 남편과 아들 셋 뒷바라지 하며 살다가 드라마 작가로 데뷔해서 원고 쓰느라 집안 일 안 하고 남편한테 이혼당할 처지에 있는..; 그 집안 남편은 나이를 먹으니까 나름 집안일도 하고 아내 수발도 들어주고 그러다가 애들한테 소홀한 것을 이유로 폭발해서 고향집에 방학도 안 한 애들을 데리고 내려간다. 원래 이혼은 협박용이었는데... 이 부분이 재밌었다. 객관적으로 보면 이 집 상황이 참 심각했는데 그냥 코믹하게 그려져서 이 드라마의 코믹 담당이었는데 어제는 여기도 갈등 대폭발. 

 

남편과 아이들이 있는 시댁 시골 마을에 찾아갔지만 시어머니는 작가 그만 두게 한다며 겁나 못살게 군다 이런 와중에 방송국에서는 내가 기획하고 내가 등단한 바로 그 작품에서 나를 자르고 다른 작가를 쓰겠다고 벌써 섭외까지 마친 상태고.. 당장 방송국으로 가야 하는 상황이다. 이 부분에서 아이고 어째야 하나< 나도 참 조마조마했다. 이혼할 것도 아닌데 비합리적인 시모긴 하지만 대충 맞춰주고 수습하고 떠나야 하는데 시간이 없는 거임 수습은 커녕 상황이 가장 처참하게 악화된 채로, 왜냐면 저쪽은 내 사정은 개코만치도 생각해 보지 않기 때문에, 어쨌든 급한 불을 꺼야 하니까 서울로 향하는데 남편이 쫓아나와서 시부모까지 욕보이며 밑바닥까지 내보이면서 싸운다. 남편도 만만치 않음 원래 가부장이고

 

근데 이 집안 이런 건 대충 수습이 될 것 같다 부부끼리 싸우는 걸 몇 번 모니터;했는데 진짜 저런 말까지 하고/듣고어떻게 같이 사냐? 싶을 정돈데도 같이 잘만 살더라; 그래도 할 말 안 할 말이 있다 아무리 화가 나도 서로 마음을 가다듬고 얘기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진짜 화가 나면 때리고 싶을 때가 있을 수 있지만 보통 거기까진 안 가잖아? 왜냐면 거기까지 갈 순 없다는 마음의 저지선이 있어서잖아 말도 마찬가지다 저지선이 분명 있다. 말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거 아닌가 지 기분 풀려고. 라는 일반론을 써봤음

 

원래 주제(?)로 돌아가서, 작은 댁의 며느리는 유명한 배우이다. 이 사람은 자기 아들과 큰아주버님네 양딸의 심상찮은 관계를 본인들보다 먼저 눈치 채고 조심하라고까지 한 사람이다 근데 결국 그렇게 된 거다 그래서 열폭해서 큰아주버님네 집에 쳐들어가서 시어머니랑 큰아주버님/형님 이하 가족들에게 하이톤으로 소리를 지르며 따진다 진짜 갈등이 점점 고조되는 게 너무 재미...있다고 말하기가 그렇긴 한데; 재밌었음

 

아 그리고 이 배우랑 아들이랑 싸울 때 남편도 옆에 있는데 진짜 웃겼다 배우랑 아들이랑 서로 너 나 무시하냐면서 싸우는데 사실은 남편이 제일 무시당함 ㅋㅋㅋㅋㅋㅋㅋ 남편이 뭐라고 뭐라고 해도 둘 다 대답 안 하고 자기네끼리 싸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이거 웃기라고 만든 건지 아님 남편이 어쟀든 옆에 서있긴 하니까 역할 주기 위해 만든 건지;;;; ㅋ 

 

이 드라마에서는 양딸이 너무 이해가 가서 눈물을 콸콸콸콸 흘렸다 진짜 주말에 드라마 보면서 엄청 울어제낌; 결국 도망치는 것도 이해가 된다 다음 회 예고 보니까 결국 발각-_-당하던데, 저 상태로 도망가서 아무에게도 발견되지 않고 마음이 모두 정리가 되는 게 그에게 가장 행복한 일이 아닐까... 이후 견뎌내야 할 일들을 생각하면. 그랬지만 드라마니까 잘 되겠지 모. 걱정마 치타

 

드라마라는 게 짧은 시간동안 하는 거니까 그렇긴 하지만 너무 한 집안 내 모든 가족 구성원들이 한 시기에 동시 또는 순차로; 대위기 심각한 인생의 역정을 겪는다. 그런데 그게 드라마라서라기보다... 내 일상에서도 많이 그러긴 한다. 그런가 좀더 축약해 놔서 그럴 뿐 원래 다 그런 건가. 워낙 KBS 드라마 진짜 싫어하는데 진짜 오랜만에 너무 좋아하고 있다. 아 성균관 스캔들 제외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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