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물에서 찾기분류 전체보기

3065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19/03/20
    청하 일기<
    뎡야핑
  2. 2019/03/19
    피아노 일기(2)
    뎡야핑
  3. 2019/03/19
    다이어트 일기
    뎡야핑
  4. 2019/02/08
    엘리트들 elite - 넷플릭스 드라마 추천
    뎡야핑

세상이 좋아졌다 (패션

  • 등록일
    2019/04/08 00:07
  • 수정일
    2019/04/08 00:15
  • 분류
    의식주

옛날이 생각난다.... 아련...<

중학생 때 패션에 눈을 떴다. 중1에서 2 넘어가면서. 중1 때까지는 평소에 교복을 입으니까 옷 새로 살 필요를 못 느끼고 초딩 때 입던 옷 입음. 중1 여름 방학 때 학교 갔다가 너 옷이 그게 뭐냐고 친구가 초딩이냐며 깜짝 놀랐던 게 아직도 생각남 아옼ㅋㅋㅋ 아니 중딩 때 눈 떴다고 해서 초딩 때 막 입은 건 아니다. 매일매일 내일의 코디를 친구와 전화로 상의하기도 했다. 그 때는 나름 예쁘다의 기준이 없진 않았지만 엄마가 사 준 옷을 입었다면 중딩 때부터는 내가 사는 옷을 입어야만 했던 것이다.

중1 때까지는 쫄티는 연예인만 입는 건 줄 알았는데 그 때 확 유행이 와 버렸다. 너도 나도 가슴이 브이자로 파인 쫄티를 입고 바지는 힙합바지 아옼ㅋㅋㅋㅋ 그게 초유행이었음(우리 동네 유행 주의).. 그래서 나도 그런 옷을 사서 입고 다니기 시작했는데 한 번 길에서 같은 반의 옷 좀 입는 애를 마주쳤는뎈ㅋㅋㅋ 걔의 좀 입는데? 하는 눈빛도 안 잊혀짐 아옼ㅋㅋㅋㅋ 걔하고는 중3 때 같이 옷 사러 다니고 그랬는데..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진ㅋㅋㅋㅋㅋㅋ아옼ㅋㅋㅋㅋㅋ 인터넷에서 찾은 사진인데 이런 느낌이었다곸ㅋㅋㅋㅋㅋㅋㅋ 오른쪽 분ㅋㅋㅋㅋ 아옼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다른 사진들 개힙한 거 많네 우와

그때 바지가 10만원 넘었다는 걸 생각하면 정말 어처구니가 없져... 그래서 막 서울 어디더라 어디 아울렛 거리 가서 옷 사고 그랬는데 서태지와 아이들이 입던 브랜드 할인 매장 찾아가느라고;; 스톰이랑 닉스랑 음 더 생각 안 난다 그런 브랜드들에서 옷을 사면 특히 바지를 사면 이건 내가 키가 작고 다리가 짧은 걸 넘어서 양놈들 입으라고 만든 길이였다. 반드시 무조건 길었다. 그래서 나만 그런 게 아니고 다들 다리 밑에 얼마나 바지가 남던지... 또 힙합이랍시고 오지게 통이 넓어서 너무 끌리니까 운동화 뒤에 압정 꽂고 다녔잖아 고정한다고 아오 개웃곀ㅋㅋ 나는 잡지에선가 고무줄 사용하는 신박한 방법을 접하고 고무줄 끼워가지고 바닥에 안 끌리게 하고 다녔다 와 이게 기억이 나네;; 힙합 아닌 바지도 다 길어서 접어 입을 때도 있고 수선해서 입을 때도 있었는데 아무튼

백화점 가서 옷 사도 반드시 길이 길어서 수선 맡기고... 그런 시절이 있었는데 세상이 좋아졌다고 느낀 게 빅 사이즈 옷 나왔을 때부터였다. 그 전까지는 뚱뚱한 사람은 마치 옷을 막 입는다는 듯이 디자인된 옷은 사이즈가 다 작았다. 커봐야 77 정도였음 ㄹㅇ 사람이 옷에 몸을 맞추거나 패션을 포기해야 하는 바보같은 상황이다. 미래에 막 세상에 이런 일이 같은 프로에 나오는 거 아니냐고 진실 혹은 거짓이라든가

그런데 빅사이즈는 있어도 나처럼 작은 사람들을 위한 바지는 역시 찾기 어려워서 여전히 수선하거나 접어 입었는데... 그러다가 인터넷 쇼핑에 빠지면서는 키 작은 모델들이 잔뜩 있는 쇼핑몰을 발견해서 적절히 구입했다. 그리고 재작년에 팔레스타인 가면서 입을 얇고 긴 노말한 바지 찾느라고 쇼핑몰 찾다가 대박 키가 작은 사람을 위한 쇼핑몰이 엄청 많다는 걸 알게 됐다 막 모델이 나보다 작음 대박적ㅋㅋㅋㅋㅋㅋㅋ 캬캬캬캬< 막 좋아하면서 ㅋㅋㅋㅋ 바지 샀는데 발목에 딱 떨어져 캬 넘 좋았음

그리고 얼마 전에 지하상가 가서 옷 보는데 존나 다 짜리몽땅한 거임... 예전에 옷 샀던 쇼핑몰 기억이 안 나서 뭐라고 검색해야 하지... 키작녀라고는 죽어도 검색하기 싫어섴ㅋㅋㅋㅋㅋㅋ 아니 이미 검색했는데 기분이 너무 나빠섴ㅋㅋㅋㅋ 아 저딴 말 누가 만든 거야;;; 그래서 그냥 바지 이름으로 검색했는데 한국인이... 내가 평균키보다 작긴한데 작은 새럼이 엄청 많잖아... 그래가지고 그냥 클릭했을 뿐인데 날 위한 길이가 적절히 잔뜩 있었다. 온오프라인에서 세상 좋아졌음을 느꼈다. 다른 여성분들이 잘 싸워준 거에 무임승차해 벌임 ㅇㅇ 급격한 끝맺음<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

팔레스타인을 떠나고

재작년 팔레스타인에 다녀와서는 조금 힘들었다. 진부하지만 몸의 절반을 팔레스타인에 떼어놓고 온 것 같은 느낌이었다. 언제 다시 올지 알 수 없고, 멀리 있는 동안 친구들에게 어떤 일이 닥칠지 어떤 시간을 견뎌야 할지 모르기 때문에 떠날 때면 항상 슬프긴 했다. 재작년엔 이전보다 조금 더 길게 팔레스타인에서 시간을 보내며 많은 어린이랑 십대 소년들을 알게 됐고 그래서 떠나는 게 더 슬퍼졌다. 출국하며 공항에서 파디와 메세지를 나눈 뒤의 그 기분이 한국에 와서도 사라지질 않았다. 

돌아와서 잠을 잘 못 잤다. 처음에는 시차 적응이 왜 이렇게 오래 걸리나 했는데 갈수록 잠을 못 잤다. 내가 불면증 같은 것에 걸릴 수 있다는 걸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그 때 고생한 뒤로 옛날처럼 잠을 잘 못 잔다.

가장 큰 변화는 팔레스타인 뉴스를 읽을 수가 없다는 거였다. 누가 다쳤다는 뉴스만 보면 가슴이 철렁하고 사진 속 인물이 내가 아는 사람일까봐 너무 무서웠다. 내가 아는 사람이 아니라고 안도하는 것도 끔찍했다. 너무 괴로운데 괴로워도 멀리서 외면할 수 있는 위치라는 것 때문에 또 괴로웠다. 이런 증상은 팔레스타인을 다녀간 많은 활동가들이 겪는 것이고, 이미 나는 그렇게 되지 않으려 충분히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다. 그렇지만 사실 내가 그럴 줄은 몰랐다. 이미 여러번 다녀와서 아무 일 없었으니까.

헤어질 때 와엘을 끌어안고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면서 울었다. 잡혀가지 말라고, 죽지 말라고. 와엘은 죽지 않겠다는 약속만 해줬다. 친구들이, 친구 애기들이 위험한 공간에 있는데 나만 안전한 곳에 있다는 괴로움은 단순히 죄책감만으로 표현이 안 된다. 물론 나는 사람들에게 팔레스타인이 위험하기만한 공간이 아니고 삶이 있다고 우리의 일상과 다르지 않다고 얘기한다. 그렇다는 걸 알고 있다. 그런데도 그렇다. 헤어질 때 그렇게 우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고 와엘은 돌아가서 여행도 가고 바다 사진도 찍어서 페이스북에 올려달라고, 자기가 할 수 없는 일들을 해 달라고 내 삶을 살으라고 얘기했다. 그렇게 하고 싶고 그렇게 해왔고 항상 나 자신을 돌보며 멘탈 케어하며 살아왔는데 새삼 미칠 것 같았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떠나보내며 기약 없는 재방문을 기다리는 와엘의 심정을 감히 상상도 못 하겠다. 그런 와엘 앞에서 절대 울지 않는다는 와엘 앞에서 미친듯이 울어서 와엘도 울게 만들다니 미친 지 생각밖에 안 하는 나... 자기 슬픔에 취해서 염병

괴롭고 자시고 돌아와서 원래의 삶을 살고 있다. 나는 그냥 이 세상이 너무 부조리하고 이해가 안 간다. 나는 항상 팔레스타인에 가고 싶다. 다음에는 중동 다른 나라에 가봐야지, 하고는 막상 다음 기회가 오면 거기까지 갈 시간과 돈이 있다면 팔레스타인에 가서 활동하고 싶어진다. 그렇다고 다른 나라로 여행을 안 다니는 건 아님

별로 이런 얘기가 생산적이지 않다고 생각했었는데 누군가에게는 닿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서 써봤다.


어제 무무랑 인왕산을 다녀왔는데, 무무의 페친 중 내가 무무를 대장님이라고 부르며 페이스북에 태깅하는 걸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분들이 있다는 얘길 들었다. 그래서 웃겨서 무무 대장님 대장님 하는 개소리를 정성껏 쓰고 사진을 올렸는데 시간대가 마침 팔레스타인에서 페이스북을 하는 시간인 건지 ㅋㅋㅋ 에크람과 파디가 보고 싶다고 댓글을 달고, 파디 엄마한테 하트 메세지가 왔다. 좋아요도 팔레스타인 친구들이 누르고;;; 개소리를 너무 정성껏 써놔서 뭔가 기분이 요상했다 ㅎㅎㅎ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