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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삶이자 정치였고, 그에 충실하게 항상 팔레스타인 해방의 편에 섰던 영화인 장 뤽 고다르(91)가 어제 세상을 떴습니다. 팔레스타인 해방을 지지한단 이유로 평생 '반유대주의자'라는 비방을 받았지만 흔들리지 않았던 그를 추모합니다
— 🇵🇸 팔레스타인평화연대 (@pps_kr) September 14, 2022
사진2: 아워 뮤직(2004)
사진3: 여기 그리고 다른 곳(1976 pic.twitter.com/UgMxHKwNwv
고다르 영화를 열심히 보던 시기가 있었는데 이젠 영화도 별로 안 보고 마지막으로 고다르 작품 본 지도 좀 됐는데도 부고 소식 듣자마자 눈물 나서 놀랐다.
영화가 단순히 현실의 재현이 아니고 영화가 곧 현실이고 삶이라고, 고다르 영화를 보며 나도 그렇게 믿을 수 있었던 때가 있었다. 그게 내 삶은 아니라는 큰 한계가 있었고 결국 고다르 영화를 제대로 봤다고 말할 수도 없지만..
누구든 영화를 좋아라 했다면 그에게 배우지 않기 어려웠을 것 같다. 그가 팔레스타인에 대해 얘기했던 것을 조만간 더듬어보고 싶다. 아 눈물나.. 그나저나 진짜 고다르 영화 다 재밌게 봤는데 유일하게 아워뮤직을 보다 잠.. 그거야말로 팔레스타인 다룬 영환데;; 조만간 다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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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구룡 제네릭 로맨스>라는 만화를 너무너무 재밌게 읽고 마유즈키 준 작가님 팬이 되었다. 자연스럽게 전작을 찾아봤는데 촉망받는 고교 단거리 달리기 선수였다 부상을 입고 좌절한 주인공 17세 타치바나 아키라가 알바하는 패밀리 레스토랑 점장을 좋아한다는 얘긴데, 점장이 무려 45세였다. 아.... 28세 차이...
로맨스에서 나이 차이 몇 살만 나도 지뢴데.. 무슨 28세예요.. 게다가 이 작가님이 청년지에 로맨스를 연재하기 때문에 빻은 내용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다. 그래서 책을 완전히 바로 읽지 못하고 이북으로 조금씩 사놓았다. 좀 보다가 아니다 싶으면 환불하면 되니까.. 이번 휴일 전부터 좀 보는데 계속 사람을 그냥 긴장하게 만드심 결말이 다가 아니지만 어떻게 될지 너무너무 조마조마한 거임..-_-
결론적으로는 아름답게 잘 끝났다. 너무나 내가 바라마지 않던대로 점장은 제대로 된 어른이었다 ㅠㅠㅠㅠ 너무 당연한 건데도 주독자인 남성 독자의 판타지를 채워주는 더러운.. 식이 될까봐.. 글찮아도 그 <진베>인지 뭔지 아다치 미츠루 존나 팬이라서 계속 가지고 있었는데 결국 팔아버렸다. 드럽게 무슨 자기 의붓자식을... 미친 거 아냐? 그딴 괜찮은 사람인 척 분별 없는 작자가 아오...
나보다 훨씬 나이 든 사람에게 반해 로맨스를 꿈꾸는 경우는 매우 흔하다. 그건 자연스럽다. 아니 그것만이 아니라 누군가 다른 사람을, 어떤 역경과 절대 그래선 안 될 이유에도 불구하고 좋아하는 것 자체는 자연스러운 일이고 어쩔 수 없다. 나는 좋아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하거나 탓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행동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다. 개비난받아 마땅하고 존나 규탄/지탄받아야 됨. 어린 사람이 날 좋아하네 나도 좋아~ 이 지랄 떨면 그냥 그루밍 성범죄자 되는 거임.
그니까, 누군가 날 좋아한다고 했을 때, 나도 그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 것도 흔히 있는 일이다. 더군다나 그 사람이 반짝거리는, 너무너무 예쁘고 매력적인 사람이라면 좋아하지 않기가 더 힘들지. 누구나 자기애가 있고, 자기애를 다른 사람의 인정에서 채우기도 하기 때문에, 아니 저렇게 잘난 애가 좋아하는 나라니 나도 꽤 괜찮은가 보군 ㅋㅋ 하고 자기애 좀 채울 수도 있지. 그런데 그 상대가 나보다 한참 어리고 더군다나 십대라면, 절대 마치 우리가 평등한 사이인 듯 가정해선 절대 안 되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존나 불평등한 사이다. 내가 사회적으로 쥐똥도 가진 거 없고 시간의 속도대로 겉모습이 늙은 거 외에 십대 시절부터 내 마음은 달라진 게 없다고 믿고 있더라도, 그래도 훨씬 더 많은 자원과 권력을 가졌다는 걸.. 얘기해 보면 알잖아 모르는 척 평등한 척 하지 마 죽여버려
나도 중학생 때 엄마 가게에서 일하는 아저씨를 좋아한 적 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당시 내가 접해본 성인 남성은 친척들과 학교 선생님들뿐이었다. 대체로 좋은 관계였지만 나를 한 인격체로 대해준 게 그 아저씨가 처음이었던 것 같다. 그러니까 자연스럽게 더 얘기하고 싶어지고 대화하면서 더 좋아하게 됐다. 깡패 같은 사납고 거대한 외관과 지적인 대화가 가능하다는 갭모에가 더 좋았다. 아니 그래봤자 내가 당시에 얼마나 지적이었다고;; ㅋ 그래도 내가 읽은 책 얘기를 즐겁게 들어주고.. 뭐 그런 경험이 처음이었음. 암튼 그때 그 아저씨는 유부남이라서 내가 고백을 꿈꿀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지만, 만약에 유부남 아니고 나를 받아줬어봐.. 엄마한테 비밀로 하고 사귀었겠지. 생각만 해도 너무 끔찍하다.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서 너무 다행임 제대로 된 어른을 좋아해서 다행이었다.
근데 작가님 사람 엄청 긴장하게 하시더니ㅠㅠㅠㅠ 오다 점장도 제대로 된 어른이었어 ㅠㅠㅠㅠㅠ 너무너무 잘 끝났다. 어휴 한시름 놨네 진짜 고통받으면서 내가 이걸 왜 보고 있지;; 그러면서도 제발 잘 끝나길 소원하면서 봤다. ㅋ 그리고 등장인물들이 되게 좋았음
내용이 10권이나 되다 보니까 등장인물이 많은데 밸런스가 참 특이한 것 같다. 주변 인물들이 서사는 다 있는데 그게 다 조금씩 나온다. 그게 꼭 주인공 아키라의 성장과 관련돼 있지도 않더라고. 그 까페에서 찝적대던 대학생의 짭근친 얘기도 그렇고, 젤 친한 육상 친구 애인 생기는 것도 그렇고. 유이나 요시자와의 사랑 얘기도 그렇고.. 아키라가 인생에 비 내리는 기간 본의 아니게(?) 의지처가 돼 준 오다 점장의 전부인이나 소설가 친구와의 인간관계도 그렇고.. 모든 등장인물이 주인공 아키라의 서사에 맞물려 이야기가 억지 완성되지 않는 게 매력적이다. 만약에 연재로 달렸으면 떡밥인가? 회수 안 하는 건가? 싶을 것도 있고 어찌보면 군더더기일 수도 있지만 그 결말 없는 상관 없는 이야기들이 난 좋더라고.
너무 긴장하면서 읽었는데;; 담에 마음 편하게 찬찬히 다시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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