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읽기의 즐거움

  • 등록일
    2004/09/01 13:03
  • 수정일
    2004/09/01 13:03
  • 분류

짧은 에피소드가 마치 이솝우화같아서 즐겁게 읽다가 종국엔 때려친 책. 뒤에 쪼꼼 남았는데 관뒀다.

내 뜻한 바 있어 한 수 적노라.

 

 

흑과 백

 

어느날 백이 다짜고짜 흑한테 말한다. "아휴 더러운 새끼 지구를 떠나버려!"

흑은 황당하겠지만 침착하게 이유를 묻는다. 백이 말하길

"너는 온갖 드러움의 표상이다. 반면 나는 순결하다. 나는 순진하다. 나는 결백하다.

너는 더럽다. 썩 꺼져라"

흑은 어이없다. 흑은 어떻게 할까? 그건 모르겠다. 아무튼 내 스스로 백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어떻게 깨끗할 수 있지? 뭔 짓을 한 거야? 맑고 순수한 세상에 살기 위해 어떤 짓들을 하고 있는 거냐? 네가 깨끗하기 위해 외면한 수많은 불행과 고통, 거기에 물들지 않았기 때문에 깨끗할 수 있는 거잖아? 즐겁냐? 지고지순한 천상에서 혼자 사니까 즐겁냐?"

 

 

뭐 이 관련된 일은 전혀 없었는데도 흑과 백이란 에피소드를 읽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내용은 이거랑 전혀 상관없다. 아하하

 

 

 

책에 대해 말하자면 할머니께 몇 개 읽어드렸는데 재미있어 하셨다.

옛날 선비들은 바르고 꼿꼿하게 살았다. 그런 점은 감탄스러운데 혹시 저 위에 저런 생각을

한 게 선비들이 아니꼬와서였을까? 그러나 그것까진 모르겠다.

여러 유명한 선비들의 짧은 글 모음은 딱히 교훈적이기보단 재미있었다. 워낙 이야기를 좋아하니까.

근데 선비한테 관심이 없으니까 다 비슷비슷하게 느껴지길래. 과감히 접었다.

아참! 아주 중요한 걸 알아냈다. 혹부리 영감님은 우리 나라 전래동화가 아니다. 일본 얘기다.

게다가 혹은 이마에 있었다. 게다가 착한 할배라서 복을 받은 것도 아니었다.

애기들한테 쓸데없는 거 주입해대긴.. 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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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어린이(책읽음)

 

4일(현지시간) 요르단강 서안의 알-자위예 마을에서 이스라엘 군인들이 체포한 팔레스타인인 수배자를 지키고 있다. 군인들은 이날 첩보에 따라 차량 검문을 실시해 이 남자를 체포했다.

출처 : 뉴시스

 

 

 

웅진 출판사에서 일본 책을 번역하여 세계의 어린이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보여주는

전세계 어린이 한 자리에 모였네 책이다.

팔레스타인으로 부평도서관에서 검색했더니 책이 뜨길래 오호 하고 가봤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면서 봤다. 과연 어린이들에게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의 고통을

전해주는 책일까?

 

일단 전세계 어린이 모인 자리에... 이스라엘 어린이는 없었다. 오호 이것 참 의외로군.

팔레스타인이 있는데 이스라엘이 없다니? 일본이나 한국이나 떳떳이 수교한 '국가'가 아닌가?

 

팔레스타인에 유대인이 들어와 살기 시작하면서 양측은 싸우기 시작했는데,

유엔이 땅을 나눠준 데에 대해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싫다고 해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쫓겨나게 되었다... 처음엔 이렇게 설명한다. 그리고는 팔레스타인 어린이(이름 까먹었다) 한 명을

집중적으로 인터뷰하고 사진을 찍는다. 아직은 어린이라서일까?

분노와 증오로 점철된 인터뷰가 아니고 생기발랄하게 일하고 놀고 공부하는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따.

레바논의 난민 캠프. 82년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80%의 학교가 사라져서 주인공 어린이의

대다수 친구들은 학교를 못 다니고 일을 한다. 이 전쟁에서 PLO가 퇴각해서 그 전에는 연극 등

문화생활도 즐겼었는데 이젠 그런 게 없어서 아쉽다고 한다.

 

마지막에 이 어린이가 한 말이.

"학교에서 선생님은 어린이가 중요한 존재래요. 그런데 어린이들 머리 위로 매일 폭탄이 떨어지는

걸 세상 사람들은 어떻게 외면하고 사는지 모르겠어요"

(물론 정확하게 기억하는 건 아니다-ㅁ-)

자기같으면 어떻게 해서라도 도울 거라고.

 

미니님은 집회 중에 이번에 죽은 팔레스타인 어린이들 얘기를 하며 우셨다.

매일같이 우시는 것 같다. 그 어린 남매는 빨래를 널다가 조준사격으로 죽었다.

아니다 이건 고만..

 

책 말미에 팔레스타인 역사와 그 난민의 역사에 대해서까지 자세히 서술하고 있다.

아! 어린이책도 이렇게 고통에 다가가는구나. 온나라의 어린이들이 이 책을 읽어야 할 텐데.

죽음이 일상인, 고통이 자연스러운 팔레스타인. 인간의 존엄성이란 말을 찢어 버리고 싶은 팔레스타인. 그곳에서도 어린이가 자란다. 분노를 제대로 키울 줄 아는 그 어린이가 존경스럽다.

온화하게, 말이지. 나도 그 어린이한테라면 용서받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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