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유럽통합과 좌파

제 14강의

제14강의: 유럽통합과정과 좌파정치





강의의 목적:



1. 고찰의 대상

유럽에서 좌파세력이란 사민주의세력으로부터 극좌파에 이르는 다양한 세력들을 지칭하는 개념이다. 그런데 유럽좌파세력의 주류를 이루는 유럽통합과정과 관련하여 '사회적 유럽의 건설', '시장과 사회정책의 조화'를 제창하면서 자본주도의 신자유주의적 통합과정에 일정하게 유보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지만, 신자유주의적 통합과정에 대항하기 보다는 그 과정에 기본적으로 순응하면서 그 과정이 만들어내는 부작용이나 병폐를 치유하는데에 관심을 보내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는 일단 사민주의세력을 제외하고 유로코뮤니즘적 전통을 지닌 운동세력과 좌파적 사회운동세력 및 비판적 노동운동세력이 유럽통합과정에 어떠한 태도를 취하고 있고 어떠한 대안을 추구하고 있는지를 살펴 보려고 한다.

2. 유럽통합에 대한 입장

유럽통합에 대한 좌파세력의 태도는 대체로 다음과 같이 정리될 수 있다.



(1) '수동적 수용' 입장

프랑스 공산당 등

(2) '적극적 개입' 입장

비제도좌파세력으로는 '또 다른 유럽을 향한 국제연대회의', '네들란드연대회의', 'Kairos Europe', 'TIE' 등

제도좌파세력으로는 '이탈리아재건공산당'(PRC), '스페인공산당'(PCE), '독일민주사회당'(PDS) , 유럽의회의 녹색당 불럭 등

(3) '적극적 반대' 입장

'국제노동자위원회'(CWI) , '그리스공산당'(CPG) 등


(1) '수동적 수용' 입장

- 프랑스공산당은 원래 유럽통합과정이 독일자본의 헤게모니 하에서 진척되고 있고, 이로 인해 그것이 만들어낼 사회적 결과를 주권적으로 저지할 수 있는 최후의 가능성마저 프랑스민중으로부터 박탈한다는 이유를 들어 유럽통합과저에 대해 명백한 반대의 입장을 견지햇었다. 그러나 최근에 이러한 입장을 변경해 "유러봉합에 대한 찬성, 반대을 외칠 시기는 지났으며, 유럽통화연맹(EMU)의 회원국이라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현실변화를 수용하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그런데 프랑스 공산당의 견해에는 프랑스의 변화를 통한 유럽의 변화에 대해 말하고 있을 뿐 유럽차원의 새로운 사회적 진보불럭의 형성 등을 위한 아무런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유럽전략을 국가별전략의 부수적 요소 내지 민족국가의 새로운 개조를 위한 수단으로서만 이해하는 것을 의미한다.

- 프랑스공산당이 이탈리아 재건공산당, 스페인 공산당 등의 다른 유로코뮤니즘적 제도좌파세력들과는 다르게 이와 같이 수동적 수용의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은 그들이 무엇보다 '국가주권의 방어'를 중시하고 있는 데에 기인한다.

(2) '적극적 개입'의 입장

적국적 개입의 입장은 유럽통합과정을 현 시기 세게자본주의의 지구화경향이 만들어내는 거부할 수 추세로서 파악하면서 그 경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통해 유럽통합의 성격을 진보적으로 변혁시키려는 입장을 가리킨다. 그런데 유럽 차원의 변혁을 추구하는 좌파세력은 '비제도좌파'와 '제도좌파'로 구분될 수 있다.

가. 비제도좌파의 입장

- 유럽통합프로젝트를 근본적으로 인정하면서도 마스트리히트조약에 의해 추진되고 있는 유럽통합과는 구분되는 '인간중심의 유럽통합' 내지 '사회적 유럽'을 제시하는 비제도좌파세력으로는 크게 보아 '네들란드 연대회의'와 'Kairos Europa'와 같은 좌파적 사회운동세력들과 'TIE'와 같은 비판적 노동운동세력들이 있다. 그런데 이들 비제도적 좌파들은 국가지향적, 선거지향적인 각국의 제도좌파 및 계급타협적인 노조를 비판하면서 유럽차원에서의 대중투쟁과 대항이데올로기의 창출을 기본적인 투쟁전략으로 채택하고 있다.

- '또 다른 유럽을 향한 국제연대회의'는 가국의 계급타협적 노조와 제도좌파에 대해 비판적인 노동운동단체와 정치조직 및 Kairos Europa와 같은 진보적 사회운동단체들이 망라되어 있는, 약 200여개의 조직들이 가입하고 잇는 연대단체이다. 이 조직의 슬로건은 '또 다른 유럽을 향해'(Towards a different Europe)이다. 그런데 가입단체들의 지향점은 자보주의체제 내에서의 진보적-민주적 개조로부터 대안적 사회체제의 창출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지만, 가국 제도좌파들의 민족주의적 성향과 관료성 등에 대해 비판적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이들 연대조직의 주요한 착목지점은 '실업자의 조직화'인데, 이들은 각국의 노동조합들이 실업문제의 해결 등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는 것을 비판하면서 범유럽차원의 실업문제 대처와 실업자들간의 연대와 투쟁을 중시하고 있다.

- 기독교계열의 진보적 사회운동단체인 Kairos Europa 역시 마스트리히트조약에 의해 추진되고 있는 유럽통합을 부유한 국가들 중심의 유럽통합을 추진하고 있고 유럽통합과정에서 민주성이 결여되어 있으며, 계층간의 불평드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는 이유에서 반대하면서 '보다 평등한 통화통합, 고용과 사회적 응집을 위한 공동정책 및 초국가적 자본에 대한 통제의 확보 등을 주창하고 있다.

- 대다수의 노동자들과 대중들이 제도좌파 및 계급타협적인 노조에 의해 조직되어 있는 상황 속에서 이들 제도좌파의 힘은 매우 미미한 편이다. 이 점에서 이들에게는 유럽차원의 진보 불럭을 형성함에 있어 제도좌파 및 제도노조와의 연대와 분할 계획이 요구되고 있다.

나. 제도좌파의 입장

- '사회적 유럽의 건설'이라는 화두로 유럽차원의 정치적 개입에 적극적인 제도좌파 중 유로코뮤니즘의 전통을 지닌 이탈리아공산당과 스페인공산당은 유럽을 '전략적 자기정체성의 공간'으로 정의하면서 노동자계급의 이익을 민족국가을 넘어서는 차원에서 확보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탈리아 공산당은 전통적으로 가장 유럽적인 공산당이라는 평가에 걸맞게 유럽통합에 대한 유럽좌파의 전략적 대안을 가장 적극적으로 개진하고 있다. 유럽통합이 국제 대자본의 포로젝트임을 인정하지만 임금생활자 등이 직면하고 제반문제들은 현대의 국제적 사회화에 직면하여 단순한 국가별 전략의 전망에서는 해결할 수없다는 인식아래 유럽차원의 대안적 발전모델을 창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인식은 구 이탈리아 공산당(PCI)의 역사적 전통과 관련을 지닌 것인데, 이들은 유렁비 세계정치의 결정과정에서 배제된 단순한 대상이 아니라 두 개의 초강대국 사이의 제3세력으로서의 '유럽의 자주성 확보'를 중시하고 잇는 것이다. 그러나 이탈리아재건공산당은 그들의 정치적 입장만큼 유럽차원의 실천 및 진보불럭의 형성에 아직 적극적인 것은 아니다.

- 독일 민주사회당 역시 '사회적 유럽'의 건설을 적극 제기하면서 '노동하는 빈자층'을 창출하고 있고 복지체제의 해체 및 값싼 노동국가의 포섭을 지향하는 미국식 현대화전략과는 구분되는, 유럽적 발전모델의 창출을 주장하고 있다.

- 유럽의회내 녹색당은 현재의 유럽시장 통합프로젝트가 대자본과 은행 및 농사물기업체에게 더 많은 권력을 가져다주고 있고 사회의 약자들에 대한 더 가혹한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유럽의회내 녹색당의 F. O. Wolf같은 사람은 두 개의 유럽을 영구히 지속시키는 현재이螁 '유럽통화동맹 프로젝트를 폐기하고 유럽통합과정이 사회적진보적, 생태적 개조과정과 함께 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사회적 유럽' 건설을 적극 주창하는, 기타 주요한 제도좌파세력으로는 유럽의회내 공산당그룹인 GUE, 좌파정당들간의 네트웍인 '새로운 유럽좌파 포럼'(New European Forum), 위에서 말한 Wolf가 주도하고 있는 '완전고용을 위한 유럽회의'(European Assembly for Full Emplyment) 등이 있다. 그런데 '사회적 유럽' 건설을 주창하는 좌파세력들은 비제도적 운동과의 연대에 매우 미온적인데다가, 유럽차원의 실천적 연대에 아직 적극 나서지 못하고 있다.

(30 '적극적 반대' 입장

- 그리스공산당은 마스크리히트조약과 유럽연합을, 그것이 독일 헤게모니가 관철되는 속에서 3-4개 강대국의 지배를 강화시키고 있으며, 현재의 틀 내에서 민중의 이익에 합치한느 해결책의 강구란 환상이라는 이유를 들어 적극 반대하고 있다. 그러한 유럽통합과는 달리, 그리스공산당은 ''국간 평등관계의 수립'을 중시하고 잇는데, 이는 그리스가 유럽내에서 최빈국의 하나이며 유럽통합과정에서 '주변화될' 위험에 놓여 있는 현실을 반영하는 견해이다.그런데 이들은 국제주의를 국가간의 평등관계 이상으로 사고하지 않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 국제노동자위원회는 현재의 유럽통합이 자본의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반대하고 있다.



3. 평가

- 유럽통합과 관련하여 유럽좌파들의 입장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특징을 지니고 있다.

(1) 과거의 논쟁은 주로 유럽통합에 대한 찬반논쟁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면, 현재에는 '사회적 유럽'의 건설이라는 입장으로 접근-수렴하고 있다.

(2) 유럽좌파의 견해에서 나타나는 '국가주권방어' 담론은 '경제논리에 의한 수직적 통합'에 대한 저항이자 자국 유권자층의 민족주의적 정서에의 부합이라는 이중적 의미를 지닌다.

(3) 서구자본주의의 케인즈주의적 복지국가체제 및 계급타협체제의 역사적, 이데올로기적 여향은 유럽좌파들의 유럽중심주의적, 개량주의적 사고에 여전히 각인되어 있다.

(4) 유럽의 운동사에서 고착화된 정당-노조간의 전통적인 역할분담론과 일국주의적 접근이 현재 한계에 부딪치면서 제도좌파와 제도노조 간의 국제적 연대와 협력이 증대하고 있다. 그러나 실업자층을 포함한 광범위한 노동자대중의 이익은 정당과 제도노조 어디에서도 적극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5) '대안적 유럽'을 주창하는 모든 유럽좌파세력들은 '생태문제'의 적극적 해결을 위한 유럽차원의 '환경정책을 지지하고 있다.

- 유럽차원에서 계급간의 힘관계가 자본에게 압도적으로 유리한 조건 속에서 좌파세력이 주장하는 '사회적 유럽'의 건설이란 시장주의적 통합을 보완하는 부차적인 요소로서 의미를 지니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제도좌파세력이 순응전략의 큰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잇는 만큼 대안적 유럽의 건설은 기본적으로 제도적 틀을 깨고 나오는 대중투쟁과 대중투쟁과 결합하는 비제도적 좌파세력의 활동이 크게 진출하는 조건 속에서 진전하리하고 예상된다.







<참고문헌>

이창근, "유럽통합에 대한 유럽진보운동의 대응전략",

김세균, "신자유주의와 정치구조의 변화", [ ], 문화화학사, 1998

김윤자, "신자유주의와 세계의 정치사회운동", [ ], 문화화학사, 1998

프랑크 데페, "EC통합과 서구 노동운동", [동향과 전망], 1992

International Coalition Towards a Different Europe(Alternative Summit in Amsterdam), 1997.6.

PDS, For a European Union, 1997.4

Frieder Otto Wolf, Maastricht 2, Eco-solidarity and the Necessary Reforn of EMU, 1996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