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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뺀 케찹 토스트

  • 등록일
    2008/05/19 22:14
  • 수정일
    2008/05/19 22:14

어떤 날은 마음에 또렷하게 인화된 사진처럼 영원히 남는다.

잃어버린 물건들을 찾으러 며칠전 한참 취했던 포장마차로 가는 버스안
졸음에 겨워있다 물끄러미 창밖을 내다본다.

한 자동차의  말끔하게 도색된 천정위로
은행 나무의 새로 난 이파리 한잎 한잎들이
바람 물결에 숨을 쉬듯 나붓 나붓 나부낀다.

어스름 직전의 비가 오느라 잠깐 흐렸던 하늘은
말끔히 개여 맘이 시리도록 파랗다.

잃어버린 물건은 하나도 찾지 못하고
허탕을 치고 돌아오는길 허기가 몹시 지고
지하철역 입구 길거리에서 오뎅 하나와 토스트를 사서
허겁지겁 먹는다.

설탕은 뿌리지 말고 케찹만 쳐 드릴까요?

네~

그렇게 물어 보는것은 처음이다.

어째든 설탕값이 아껴진만큼 가계에 보탬이 되겠지.
그런 생각이 든게 문득 생경해졌다.

삶의 꾸며진 정원들, 그 안에 놓여있던 붙임성 있는 조약돌들을
맥락도 없이 툭툭 던져 버리는 시늉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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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더링 공장에 대한 기억.

  • 등록일
    2008/05/19 02:47
  • 수정일
    2008/05/19 02:47

광우병 쇠고기때문에 문득 옛 일이 떠올랐다.

 

태전 유지

 

일본 하나마끼에 있던 랜더링 공장에서 6개월 정도를 일했었다.

 

일본인 노동자가 퇴근한 후에 5시부터 6시까지 한시간을

더 일했었고 유통기한이 지난 마트에서 나온 고깃덩어리들을

포장 랩을 하나 하나 뜯어내어 커다란 통에 집어넣는 일에서부터

온갖 자질구레한 일들을 도맡아서 했었지.

최종으로 익혀나온 사료의 원재료 가루의 통로가 새서

그것을 다시 쓸어담으러 갔을때 그 속에서 온통 꾸물거리던

구더기 떼들,

 

참 비위도 강했었어 그러고 보면 참말로 그땐 씩씩했어 내 푸른 스물다섯살 시절

 

갓 태어난 병아리들을 버리고 가면 발로 툭툭 차서 고기창에 골인시켜 버리던 사람들.

병들어 죽어가는 돼지를 누군가 버리고 간 날은 아직도 잊지 못한다.

사장이 페이로다를 몰아 아직 숨이 붙어 있는 녀석을 담아서는

뼈와 살을 갈아버리는 기계속에 집어 처 넣었었지.

그 단말마의 비명소리.

 

사료가 되어서 다른 애완동물의 입으로 들어갔겠지.

 

영국에서는 고양이들이 광우병으로 많이 죽어 나갔다고 한다.

고양이를 세마리나 키우는 친구는 벌써 겁이 나는지 걱정이 태산이다.

 

EBS 지식채널의 동영상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사람뿐만이 아니라 많은 생명들이 지독한 삶을 살고 있다.

 

내 삶의 새로운 희망은 어디에다 두어야할까?

 

평화와 평등, 녹색과 자유를 꿈꾸는 일이 참으로 지난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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