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설탕 뺀 케찹 토스트

  • 등록일
    2008/05/19 22:14
  • 수정일
    2008/05/19 22:14

어떤 날은 마음에 또렷하게 인화된 사진처럼 영원히 남는다.

잃어버린 물건들을 찾으러 며칠전 한참 취했던 포장마차로 가는 버스안
졸음에 겨워있다 물끄러미 창밖을 내다본다.

한 자동차의  말끔하게 도색된 천정위로
은행 나무의 새로 난 이파리 한잎 한잎들이
바람 물결에 숨을 쉬듯 나붓 나붓 나부낀다.

어스름 직전의 비가 오느라 잠깐 흐렸던 하늘은
말끔히 개여 맘이 시리도록 파랗다.

잃어버린 물건은 하나도 찾지 못하고
허탕을 치고 돌아오는길 허기가 몹시 지고
지하철역 입구 길거리에서 오뎅 하나와 토스트를 사서
허겁지겁 먹는다.

설탕은 뿌리지 말고 케찹만 쳐 드릴까요?

네~

그렇게 물어 보는것은 처음이다.

어째든 설탕값이 아껴진만큼 가계에 보탬이 되겠지.
그런 생각이 든게 문득 생경해졌다.

삶의 꾸며진 정원들, 그 안에 놓여있던 붙임성 있는 조약돌들을
맥락도 없이 툭툭 던져 버리는 시늉을 해본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