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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5/01/26
    광해군 그 다음은 정조?(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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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5/01/25
    속썩이던 아들, 여전할까...(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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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05/01/18
    토정비결 보듯 내다보니(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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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05/01/15
    개발에 땀나게 뛰어야 할 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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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2005/01/15
    내가 바로 빅브라더!(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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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2005/01/13
    술 한잔 한 김에(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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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2005/01/05
    "세계의 석학에게 듣는다"굽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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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2005/01/02
    04년 마지막 날 찍은 사진.(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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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군 그 다음은 정조?

박정희의 휘호인 광화문 현판을 정조의 어필 가운데 집자해서 바꾸겠다는 입장을 문화재관리청에서 내놓았다고 한다. 처음 이 소식을 들었을때는 '그런가? 그러라지 뭐."하는 입장이었지만 어찌보면 아무것도 아니고 어찌보면 서울의 랜드마크 교체 작업 중의 하나인 이 문제를 둘러싸고 파문이 조금씩 커지고 있다.

 

먼저 한글학회 외솔회등 한글 관련 단체에서는 주요 문화재 가운데 몇 안되는(아니 따져보니 광화문 말고 어디 있냐 싶네) 한글현판을 한자로 바꾼다는데 분개하고 있다.

 

나 또한 랜드마크 중에 유일한 한글현판이라는 점에서 볼때 이들의 입장에 기울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의 입장에 일면 동의하는 것으로 넘어가려고 하는 찰라, 사건은 이상한 방향으로 전개되기 시작했다.

 

문화재관리청장인 유홍준이 노무현과 세시간 동안 독대한 자리에서 "대통령님은 정조를 닮으셨습니다"라며 심하게 빨았단다. 유홍준은 노무현이 정조와 닮은 이유로 개혁, 수도이전 추진, 학계의견 중시 등을 들었단다. 허허.

 

뭐 입만 열면 개혁 개혁 하고, 수도 이전으로 쇼부 쳤고, 김대환 '노동'부 장관, 이기준 '교육'부총리 중용을 보면 비슷한가?

 

여튼 한 때, 특히 이라크 파병 처음 할때 친노사이트를 중심으로 노무현=광해군 등식이 유행했더랬다. 머 명청 교체기의 줄다리기 외교가 어쩌고 저쩌고, 기득권 세력에게 핍박 받고 어쩌고 이런 식으로 말이지. 물론 명청교체기에 줄다리기 외교했던 광해군과 달리 노무현은 부시냐 반부시냐 하는 결정의 순간에서 부시 올인을 했으니 외려 선조나 인조랑 비슷하지만 말야...

 

근데 요샌 다시 정조가 유행인갑다. 사실 정조는 이인화의 소설 '영원한 제국'으로 뜨기 시작했다. 그런데 정조 재해석은 '훌륭한 독재자' '계몽전제군주' 랑 맞닿아 있다. 경북, 남인의 전통을 잇는 것을 자랑스러워 하는 이인화가 영원한 제국에 이어 박정희 전기 소설집을 쓴 것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재밌는 것은 이명박의 야심작 청계천 복원 사업가운데 청계천 벽에 세계 최장의 벽화가 들어서는데 그것이 바로 정조대왕 능행도(화성에 있는 아버지 사도세자 능에 행차하는 그림) 라는 사실.

 

친노세력이 자신들의 왕(노무현)을 광해군에 투사하다가 다시 정조에 투사한다는 사실이 시사하는 바는 만만찮다. 정조는 절대왕권을 주창한 사람이고, 한국사회에서 정조는 실패한 계몽전제군주로 받아들여지는 상황에서, 친노가 자신들의 임금을 정조에 투사한다는 것은 일반민주주의 측면에서도 후퇴할 가능성이 너무너무 높다는 것이다.

 

또한, 그 일반민주주의의 후퇴가 이른바 수구꼴통을 향해서가 아니라 노동민중 진영을 향해서일 가능성이 다분하고...

 

첨언: "대통령님은 정조 대왕이세요"하며 심하게 빨았다는 유홍준. 참 짠하다. '사회평론 길'을 통해 답사일번지로 강진을 소개할 때만 해도 그의 글은 얼마나 글맛이 났던가? 그러나 미술잡지 기자 생활 할 때 인맥 따라 다시 삼성가, 중앙일보로 복귀하고(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북한편이 어느 출판사에서 나왔는지 다시 확인하시라) 그가 그렇게 자랑스러워 하던 영남대를 떠나 명지대를 통해 서울로 올라오고..노정권 들어선 후 국립중앙박물관장 지원했다가 물먹고..그 이후 행보를 보면 참...

 

김대환 처럼 어떤 정치적 뭐, 권력 이런걸로 곡학아세 하는 자들은 그렇다 쳐도, 이렇게 정말 오리지널로 곡학아세 하는 사람들을 보면 할 말이 없다. 쩝.

 

 


 

좌:현재 박정희 현판  우:정조 집자 경우 현판 상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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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썩이던 아들, 여전할까...

많은 자식들이 그러하겠지만, 돌이켜보면 나는 정말 부모님께 기쁨을 준 적 보다 속을 썩인 적이 정말 많다.  가족들로 부터 입은 상처를 예민하게 표현하는 사람들도 많고, 굳이 따져보면 나도 상처를 받은 적이 없다고는 말 할 수 없지만 아무리 주관적으로 따져봐도 내가 준 상처들이 더 많고...

 

삼십년, 아니 나름대로 판단하면서 살기 시작한 초등학교 삼사학년 이후 이십여년을 돌이켜 보면 정말 휴~ 다. 그 와중에 나는 기어이 기어이 부모님 뜻을 꺾고 내 마음대로(물론 인생을 자기 마음대로 사는 사람이 어딨겠냐만 가족과 뜻이 대립될때는 거의 내 뜻을 관철시키며 살았다는 의미)살았다.

 

그렇다고 뭐, 후회하냐는 자문을 던진다면...후회한다는 답이 나오진 않는다.

 

자존심 강하고, 건강도 열심히 챙기던 따라서 소소한 잔병치레는 조금씩 하셨어도 큰 병은 없었던 아버지가 덜컥 병을 얻었다.

 

나는 참으로 무력하다. 하긴 내가 외과의사가 이난 담에야 뭘 어찌하겠나만...보편적으로 따질 때 내 나이의 장남들이 져야할 무게를 지지 못하고 있다는 자괴감을 지울 수 없다.

 

직접적으로 어째라 하는 압력은 없지만 대략 어떤식의 기대를 나한테 아직 가지고 계시는지 잘 알지만, 미안하지만, 하던 일 열심히 하는 수 밖에 나 자신에게 성실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나로선 최선이다.

 

다정다감한 아들이 되야겠다. 같이 목욕탕 가면 내 등 밀어주는 팔 힘 아직도 좋은 아버지, 빠른 시일내에 쾌차할 것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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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정비결 보듯 내다보니

05년 토정비결 보듯이 정세전망을 해봐도 1,2월에는 낙상이 아니라 비정규법안을 조심할 것이며 역시  FTA 물결이라~국보법은 오리무중일세

춘삼월이면 노사정위원회가 돌아가고 기업도시가 물위로 떠오를 것이니, 그 와중에 지자체들이 서로 이전투구할 운수로구나,

오월이면 러시아 승전 기념일이라, 푸틴이 남북정상 악수시키면 부시는 가만 있을소냐

임단투를 끝내면 615 5주년이라, 어쩔시구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어야 하나

8월이면 조국해방 60주년이라 이건희도 이 기회에 민족자본가 반열에 오를까 모르겠네

가을겆이가 끝나면 10월 재보선이라, 조기 레임덕일지 아닐지는 명계남 의장한테 물어보나

11월이면 APEC이라, 부시도 간만에 한국방문하겠구나..

 

민중들은 2005년 을유년도 영~ 갑갑수다.

 

어차피 토정비결이라는게 맞출려고 짚어 보는게 아니라 재미로 짚어보고 절기별로 조심하며 지내게 스스로를 제어하는 거고 전망이란 것도 뭐 마찬가지 아니가 싶다.

 

"2005년 재계 순위는 대우그룹이 1위, LG그룹 2위, 현대그룹은 3위가 될 것이다. 삼성그룹은 4위로 떨어질 것이며, 선경그룹(지금의 SK그룹)은 5위에 머물 것이다.”
위 따옴표 안의 글은 96년 12월 LG 비서실 재무팀이 예측해 작성한 내부보고서의 일부다^^ 현재 김우중은 뭐 알다시피 떠돌고 있고, 이건희는 제발 전경련 회장직을 거두어 주옵소서~ 하는 읍소를 듣는 중이다.

 

다들 힘든 모양이다.  부지런한 개가 따뜻한 똥을 먹는다는 격언을 좌우명 삼아 좌고우면 안 하고 살테다. 이렇든 저렇든 The Show Must Go On!  인 것이야 . 하며 살겠다고 다짐한 바 있지만 같이 힘 빠지는 느낌이 아주 조금 든다.

 

몸과 마음이 피곤하여 세상을 사랑할 마음이 없게 만들던 검은 보자기를 겨우 걷고서, 고민 안 하고(정말?) 혹은 안 하는 척하고 점과 점을 잇는 선분 처럼, 나한테 좀 과도하다 싶은 짐을 스스로 지워서 힘들더라도 부담중량을 조금씩 늘리고 , 슬픈 소식도 애써 모른척하고 지내고 있는데... 힘 빠지게 만든다.힘빠지게 만드는 이유인, 말 줄임표 안의 내용은 그냥 생략할란다. 진보넷 블로그란게 프라이버시 보호가 워낙 안되서 말이지^^

 

여기 저기 시끄럽고 다들 힘들어한다. 좌파(어디서 어디까지가 좌파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만)는 지리멸렬, 요령부득, 역량부족, 각개약진 하고 있는 판국이고 민노당은 형편 무인지경이다. 20일로 예정된 총연맹 대대회는 안봐도 비디오고.

 

당연하게 나도 답은 모른다. 팩트 자체,의미 분석, 끼칠 영향 예측해서 쓰려고 애쓸 뿐이지. 이거 세 개 제대로 해도 얼마나 좋겠냐만.

 

다음은 최근 정치이슈에 대해 떠오르는대로

 

1.민주노동당 최근 혼란상

 

솔직히 난 별로 안 이상하다. 민주노동당이 막 떠오를때 좌단위에서는 NL(미디어참세상 공식표현으로는 민족민주진영^^) 들이 득세해서 결국 먹을 것이고 사민주의분파던, 좌파(?)던 흡수되던지, 아니면 튕겨 나올 것으로 예상했고 당내 범좌파(열우좌파 식 사고 가진 사람이던, 그냥 비 혹은 반NL 이던 전부다)들은 그럴리 없다, 당내민주주의를 제대로 구현하면 해결될 문제라고 장담했었다.

 

나? 나는 그 중간 어딘가 쯤을 예측했었다. 비례대표, 당지도부 경선을 볼 때도 부부가 사무총장-의원으로 뛰는건 좀 그렇지 않나 생각했지만 NL일색 최고위원단 보고 별 화가 안나더라. 역지사지 해보면 세팅이던 뭐던 간에 지 표 지가 찍겠다는데, 당의 조화로운 발전을 위해 너랑 정파 혹은 한국사회에 대한 전망이 다른 사람 찍으라는게 말이 안된다고 생각한게다. 게다가 노동운동판 정치의 현란한 이합집산과 지도부의 기층 생까기에 비하면야 민주노동당이야 감시하는 당원도 많은 편이지 뭐.

 

물론 내가 그쪽 사람들이라면 그렇게 무식하게 출마는 안시키겠지만(물론 그 동네도 그 당시 교통정리가 제대로 안되서 독자출마한 사람도 있었지, 처절한 결과를 맛봤지만) 그거야 지네 사정이고.

 

최고위원회라던가 당지도부 건은 터질게 터진 거란 생각이 든다. 한총련도 결국 그러다가 갔지만 쪽수, 다수파라는 자만심은 공부를 안하게 만들고, 머리를 덜 쓰게 만들고, 겸손을 잃게 만들고 ,자충수를 두게 만들고...

 

최근에 당 정책라인에서 원내 의원실들에 대한 비판들도 나오고 있던데 애초 NL계열로 분류되던 의원들도 국보올인이라던가, 최고의원단의 아젠다들에 심드렁한 것은 눈여겨 볼만 하다. 초선이면서 중진행세 한다는 비판도 나오던데 의원들이 당에 들어가서 어떤 행태를 보이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원내에선 잘 모르겠던데...글쎄 당내 사람들이 눈에 안차서 가오세웠나? 그건 개연성이 있을수도 있겠다

 

그리고 최근 정책 정책하고 이야기들이 나오니까 최고위원단이 '입법발의 하기 전에 최고위원단 검사 맡으라' '연구원들은 골간 라인 통제 받으라'는 식의 얼척 없는 발언을 한 모양인데 어쩔시구리지. 자기 실력들은 스스로가 제일 잘 알텐데 뭐.

 

여하튼, 상식 몰상식의 이야기를 떠나서 정파연합당에서는 터질 만한 문제고 현 지도부의 강고한 승리적 관점 탓^^에 좀 더 빨리, 혹은 좀 더 심하게 터지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물론 이런건 있다. 보수정치판이야 정책위가 뭐 안해도 삼성경제연구소 베끼면 되고, 아니면 한국은행이, 한자리에 목맨 교수들이, 관료들이 옳던 그르던 와꾸 잡힌 보고서 줄줄이 들이미는것 중에 골라잡아 읊으면 되지만 민주노동당이야 사정이 다르지.

 

개량이던, 변혁을 위한 개량적 실천이던 하여튼 간에 진보정당을 자임하고 그 만큼의 성원을 받고 있는 집단으로서 책무가 있는 것인데 이런 형편무인지경에서는 뭐...

 

정리해보자면, 터질게 터진거다. 그나마 빨리 터진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다수파가 이 기회에 좀 몸이라도 사리고 눈치보며 지내는냐, 아니면 조국통일 60주년이기도 하겠다, 승리적 관점으로 계속 나가느냐에 따라 봉함여부가 가려질 듯 하다. 그리고 당이 깨지기에는 덩치와 재산, 구심력이 너무 커졌고.

 

당지도부 임기는 아직도 많이 많이 남았지만 다수파가 몸 안 사리고 전선을  NL:반NL로 고정시키면 글쎄 큰 코 다칠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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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에 땀나게 뛰어야 할 때

KBS에서 지금 미디어 비평 프로를 하는데..(이거 제목이 뭐더라?) 참 갑갑하다.

작년 연말, 윤종용을 비롯한 삼성 최고 경영진(이건희 바로 아래)들이 영등포 쪽방촌을 십분 동안 돌아 보고 간것이 13대 중앙일간지(이게 뭐지? 예전엔 5대 일간지라는 말이 유행했고..조중동한경, 그다음에는 9대 중앙일간지 조중동한한경서국세라는 말이, 13대는 9대일간지에다가 한경 매경 서경 헤경인가?)에 하나 빠짐 없이 사진이랑 같이 실렸고..  SK 최태원이 바자회 한것도 전 일간지 다 실렸고...게다가 윤종용은 10분 있다가 갔는데 아주 자세한 설명이 나왔고..

 

그런데 신세계Emart 싸움은 보도가 거의 안됐단다.....

 

하여튼 뭐 이런 방송이 나오고 있다. 물론 KBS에서는 이런 것이 사회통합을 방해하고,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조선일보가 어떤 사설을 내며 기업 편을 들었고 하는 식으로 방송야마를 잡아가고있다. 그러려니 싶지만 뭐 언론은 강자를 감시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데 이 정도면 잘하는거지. 게다가 삼성에 대해서도 정면으로 문제제기 하고 있는데 예뻐라 하고 싶다. 게다가 KBS는 "노조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우리의 경영이념"이라는 신세계 Emart 수지 점장 멘트도 따서 방영하고 이재용 문제에도 칼을 겨누고 있다.

 

내일 밤 11시 SBS 의 임성훈이 진행하는 시사프로에서도 삼성 무노조 정책을 다룬다는 보도자료도 삼성일반노조 한테  왔다. 웬일이야? 공중파 방송들이 한 목소리로...SBS는 태영 부회장이 MBC 기자랑 간부들한테 구찌 백 안긴것 떄문이라도 당분간 세게 나갈란가?

 

그래도 야들은 자기네 뉴스에선 이런 소리 잘 안한다. 시사프로에서나 가오 세우지. 하긴 가오세우는것만 해도 나름대로 큰 맘 잡순거겠지.

 

정말 열심히 아니 열심히 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지, 잘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뱀처럼, 여우처럼 교활하게 잘 해야 된다. 이런 말 하기는 정말 싫지만, 언론 방송 보며 답답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꼭 미디어참세상 보고 후원해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민중의 소리도 좋고 프로메테우스도 좋다(정말?^^같은 값이면.,,--;;)

 

진지전이 별 건가, 게다가 미디어는 진지전 뿐 아니라, 기동전을 겸하기도 한다.

 

05년, 좌고우면 하면서 힘 안 빼고, 밑빠진 독에 물 붓기든 혹은 맨땅에 헤딩하기든, 개발에 땀나게 뛰는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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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로 빅브라더!

 네트워커 1월호에 기고한 칼럼. 원래는 좀 더 길었는데..분량 문제 때문에 일부 날아갔음.

 

 

가본지 오래 돼서 여탕이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웬만한 찜질방이나 사우나의 남자 탈의실에는 ‘CCTV 설치 감시 중’이라는 문구가 떡하니 붙어있다.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그 자리는 보통 ‘상법 xx조에 의거해 카운터에 맡기지 않은 귀중품은 책임지지 않습니다’라는 안내문이 차지하고 있었다. 백화점 여자 화장실에서 몰래 카메라가 발견됐다던가, 갈등 끝에 인터넷 성인사이트에 가입해서 ‘어쩌구 저쩌구 몰카’란 제목을 가진 영상을 숨죽이며 보고 있는데 갑자기 자기가 주연배우로 나타나 열연하는 걸 보고 황당해서 경찰에 신고를 했다는 뉴스도 심심찮게 나오곤 하는지라 처음에는 ‘CCTV설치 감시중’ 이란 당당한 문구가 상당히 찝찝했다.

 

 그런데 요샌 그냥 그러려니 싶다. 나만 그런 게 아니라 주위 지인들도 마찬가지 인 것 같다. 벗은 몸매에 대해 특별한 자부심을 느끼는 것도 아니고 노출증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런 몰래 카메라(아! 촬영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으니 몰래카메라가 아닌가?)에 대해 왜 특별한 문제의식을 갖지 못하는 것일까?

 

집 앞에 주차해 놓은 차에 누가 자꾸 해코지를 하길래 참다못해 몰래 CCTV를 설치했더니 평소에 사이좋게 지내던 옆 집 사람이 범인이더라는 이야기부터 분실 사건이 끊이지 않은 어떤 대학도서관에서 학생들이 학교측에 CCTV설치를 요구하고 나섰다더라 경찰이 강남구에서부터 시범적으로 설치하기 시작한 방범용 CCTV로 절도범을 잡았고 ‘일부’ 시민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효과와 주민반응이 폭발적이라 CCTV설치를 대폭확대하기로 결정했다는 뉴스들도 이젠 클리쉐(cliche)가 되버렸다.

 

이런 저런 빅브러더의 결정판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나왔다. 수십명으로 치밀하게 구성된 학생조직이 휴대전화기를 이용해서 수능 부정행위를 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땅에 떨어진 도덕성에 대한 개탄에서부터 허술한 시험감독에 대한 문제제기까지 갖가지 진단들이 횡행할 때 혜성과 같이 해결사가 등장했으니 바로 이동통신회사들이 그것이었다. 자기네 통신망이 수능부정에 이용됐다는 도의적 책임감 때문인지 아니면 이런 사태를 예견하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하여튼 통신회사들은 ‘수사는 걱정마라! 우리가 문자메시지를 다 보관하고 있었다’며 나섰다. 천군만마를 얻은 것은 바로 경찰. 12월 6일 경찰은 ‘숫자’  메시지 26만건을 재분류해 1천2백66명을, 2만7백3건의 '문자+숫자' 메시지를 분석해 359명의 수능부정 의혹 대상자를 선별해 확인작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숫자에서부터 '언어, 수리' 같은 단어나 '가, 나, 짝, 홀'과 같은  문자 및 '?. !' 등 특수문자가 포함된 메시지는 애초에 다 조사했다니 입이 쩍 벌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경찰의 무차별적인 문자메시지 수색 앞에서 ‘통신비밀보호법이나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은 뭐죠? 저기 전기통신사업법이라는 것도 있던데’하고 볼멘소리 해봤자 물정모르는 사람으로 찍히기 딱 십상이다. 통신회사의 적극 협조 덕에 그나마 부정행위자들을 잡았으니 감사장이라도 줘야 한다는 소리 안 들으면 다행이다.

 

예전엔 어떤 나쁜 빅브라더가 나를 감시하고 통제하고 있으니 그 자를 찾아서 저항하면 되겠거니 하고 생각했었다. 근데 이건 뭐 알고보니 너와 내가 빅브라더를 키우고 있는 셈이다. 통제와 감시가 안전을 보장한다. 질서와 안전을 바라는 나는 범죄자가 아니라 범죄의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감시 강화에 소극적으로나마 동의한다. 목욕탕 사장부터 통신회사, 경찰까지 기다렸다는 듯이 ‘안전을 위해 감시를 강화해줄게’ 하고 친절히 나선다. 누가 그랬다더라? ‘국가보안법이 뭐 어때서? 그거 때문에 불편한 사람이 도대체 얼마나 있냐? 빨갱이들이나 불편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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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한잔 한 김에

아 간만에 글쓰네.

 

내 참 한국 민주주의의 완성 나아가 여의도가 민주주의의 중심으로 우뚝 섰다고 예전에 국회앞 천막 농성촌들을 언급하며 지적했는데, 그 말이 맞는 것이 요즘은 몸이 덜 바쁘다.(기사 쓸게 없다는게 아니라,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여기저기 나가봐야 할게 덜하다는 거다. 물론 우리 같은 '민중'언론한테도 주목 받지 못하는 지난한 싸움들은 여전하다)

 

최근에 보건, 교통 시스템 등을 찍어서 나름대로 분석 기사들을 쓰고 있는데 뭐, 여전히 반응은 미미하다. 그래도 김우식-이기준 40년 지기, 지하철 1인 승무가 참사의 원인 이런거 나름대로 대한민국에서 제일 먼저 제기 했다는 데서 보람(과연?)을 느낀다.

 

오늘은 큰 맘 먹고 노트북까지 챙겨서 민주노동당 중앙위 갔는데 쫓겨났네 허허. 그간, 나름대로 많이 봐줬는데(내가 안 봐준다고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니지만) 오늘은 기사로 확 질렀다. 특히, 맘 고생 심하려니 하고 짠하게 느꼈던 김혜경 대표(취재원 중에 반말하는 삼인방중 한명인 그녀)에 대해 많이 실망했다. 이것도 무반응이면 약간 실망하겠지..

 

아, 마음을 비웠건만 쓸 건 만고 능력은 딸린다.

오늘 밤, 05년 전망에 대해 식구들하고(밥 같이 먹으니 진짜 식구들이지^^우리 식구들에게 새해 복이란 복은 다 떨어지길!) 이야길 나눴다. 역시 갑갑하고..힘겹다.

 

아흐 동동다리.

 

잠결에 티비를 봤는지 신문을 봤는지 모르겠는데 이인화(류철균)가 30년대 상하이를 무대로 '하비로'라는 소설을 냈단다. 내용은 모르겠지만 이인화가 당시 상하이는 어쩌고 저쩌고 하는 인터뷰를 봤다.

 

 

아깝다! 신용문객잔 언급하며 장만옥 이야기 쓴 이후에, 원령옥 , 상해 영화 황제 김염, 의열단, 만화 '교토의 류'등을 소재로 30년대 상해 이야기를 풀어놓을라고 작정했는데 이인화가 먼저 초쳐 버렸다. 이건 꼭 xx 에 대해 기사 써야지 하고 와꾸 잡아놓고, 이런 저런 일 때문에 미루고 있는데 타 매체에서 그걸로 기사 써버린 걸 본 거하고 좀 비슷한 느낌이다.

 

그러나, 상해 이야기 블로그에서 빠른 시일 내에 쓸거다.

 

사무실에서 회의 마치고 술 한잔 하고 싶었는데, 내일 일정 때문에 그냥 온 게 아쉬워 혼자 참이슬 한병 깠다. 젠장 진로도 곧 넘어간단다. 진로 노동자들이 일 잘해서, 매각 가격이 3조가 넘어간다는 보도들이 여기저기서 터진다. 골드만 삭스, 모건 스탠리 입 찢어 지겠구만..(뭐 토종 자본이 그 돈을 먹어야 한다는건 아니지만...별 민족적 감정이 없는 나도 열받는다. 토종 자본이 먹으면 그나마 국내에서 돌고 돌 돈의 포션이 높기 때문일까?)

 

진로에 청춘 바쳤다가 외환위기 직전에 목 날아간 울 아버지 지금 고혈압 때문에 병원에 입원했단다, 검진결과 무탈하시길.

 

첨언: 위에 언급한 기사들에 대해 친절히 유알엘을 달까 하다가 귀찮아서, 혹은 찾아서 읽으면 앞 뒤 기사들도 읽게 되지 않을까 싶어 안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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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석학에게 듣는다"굽쇼?

지금 엠비씨 신년 특집. '세계의 석학에게 듣는다'를 등 뒤에 켜놓고 웹서핑을 하고 있는데 "사실 미국 의회 의원의 절반은 여권도 없습니다"라고 제프리 삭스가 말했다. 그 나라의 자국중심주의야 너도 알고 나도 아는 사실이지만 약간 놀랍다.

 

어제는 친노 교수 조기숙이 조셉 나이한테 열라게 살랑살랑 거리면서 '미국 말 들어야 잘 살죠' 하고 맞장구를 치던데 그나마 오늘은 좀 들을만 한 것 같다.(컴 모니터와 티비 브라운관이 정면으로 마주 보고 있어, 티비를 켜놓으면 소리만 들린다) 어제 조셉 나이는 심지어 "북한이 가난하다고 전쟁 못 일으킬 것이라고 생각하면 착각"이라고 매몰차게 말하더라. 조기숙은 "지당하시오" 하고 맞장구 치구. 쳇.

 

하여튼 방금 제프리 삭스는 미국이 국방비에는 450빌리언을 쓰면서 후진국을 돕는데는 15빌리언 밖에 안 쓴다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

 

제프리 삭스는 내가 알기론 지금 코피 아난의 수석 경제고문을 맡고 있을게다. (혹여 홍석현이 UN 사무총장 되면 누구를 모실까?) IMF, 세계은행, OECD 등에서도 일했었는데 그렇고 저런 국제기구의 약탈적 경제학자들하고는 좀 다르다. 거칠게 말하자면 폴 크루그먼 이나 스티글리츠랑 비슷할까?

 

하여튼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들에 대한 IMF의 처방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신자유주의에 브레이크를 걸려고 노력하는 학자라고나 할까? 근데 뭐 이런 사람들이 신자유주의 체제에 대해 발본적인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아니다. 좀 천천히 가자. 개발 도상국은 영미식 글로벌 스탠다드보다 한국식 개발 모델( 우웩)이 더 적절하다. 정도의 처방을 내놓는 것으로 안다.

 

하긴 얼마전에 어디서 보니 미쉘 캉드쉬(외환위기 당시 IMF 대빵)도 자기도 프랑스 인이라고 표 내려 하는지 모르겠지만 미국주도의 금융자본주의가 문제가 있고 불라불라불라 하더라.

 

지금 삭스는 계속해서 '빈곤 퇴치 만이 전 지구가 살 길'이라고 목청을 계속 높이고 있다. 물론 나도 적극 동의하는 바지만, 좀 찝찝하다. 뭐랄까? 영화를 보면 나쁜 경찰이 두드려 패고 고함 치고 있다가 자리를 비우면 착한 경찰이 다가와서 '힘들었지' '저 놈이 성격이 급해서 그렇지 니가 참아라'며 어르고 달래는 장면 있잖아.

 

어제 조셉 나이의 공포분위기 조성에 이어 오늘은 제프리 삭스가 나와서 공자님 말씀을 늘어놓는 것을 듣고 있자니 참 그렇다. 게다가 '세계의 석학에게 듣는다'라는 거창한 제목으로 미국 교수들 모셔놓고 유니버셜한 규모의 정치경제적 토정비결 방영하는 MBC, 그거 듣고 있는 나도 참 한심하다.

 

그나저나, 케리가 당선 됐으면 크루그먼은 분명히 한자리 했을테고, 삭스나 스티글리츠 같은 사람도 다시 미행정부 내에서 중용될 가능성이 있었다던데 ^^ 이 양반들은 앞으로 몇 년 더 사발이나 풀 신세다.

 

미국 안 가봐도 아는게 '개혁적' 경제학자 김대환이 노동부 장관 맡아서 하는 꼴 보면, 삭스나 크루그먼 같은 '천천히 신자유주의자'들이 한 자리 해봤자 안 봐도 비디오 상영이긴 하겠지. 

 

지금 방송이 막 끝났는데 내일은 일본의 석학 무라카미 류(무라카미 류가 언제 석학 씩이나 됐지? 물론 소설가가 교수보다 못할거야 없지만...차라리 포도주나 재즈 전문가라면 인정해주겠다.)를 모셔놓고 한류열풍에 대한 말씀을 나눈단다^^ 엠비씨에 나와서 욘사마 조질 가능성은 거의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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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년 마지막 날 찍은 사진.

잠에 취한 사이에 한 해가 가고 한 해가 왔다. '당신이 잠 든 사이' 라는 영화가 있었던가? 내가 잠 든 사이엔 닭이 왔나 보다.

 

'오늘, 움직이는 민중언론'의 구성원인 나^^는 역시 04년의 마지막 날도 거리에서 보냈다. 참고기사 (그녀들, 견결한 싸움꾼으로 거듭나다 http://media.jinbo.net/news/view.php?board=news&id=31648) "지주들이 뿔갱이 만든다니까요"라는 태백산맥의 한 구절 처럼 이 들을 싸움꾼으로 만든 건 순전히 경찰청이다. 기능직으로 전환만 해줬어도, 아니 그냥 고용직으로 남겨줬어도 아마 이 들은 노조는 경찰 괴롭히는 사람들 정도로 아직도 생각하고 있었을테다.

 

하종강의 글을 보면 이런 글이 나온다. 어느 노조위원장이 우연히 국민학교 동창을 만났더랜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자신이 노조 위원장 직을 맡고 있다고 말하니 그 친구가 대답하길 "그래, 내가 면회는 꼭 갈께"  어용이고 나발이고를 떠나서 노조를 보는 시각이 보통 이러니^^

 

하여튼 경찰은 두고두고 그녀들로 인해 골머리를 싸게 될 것이다. 게다가 노동운동진영은 전국 각지의 경찰관서에 동지들을 하나씩 박아놓게 되었다. 이 얼마나 기쁜 소식인가 지화자~

 

민주노동당 당사에서 거점농성을 시작할 당시만 해도, 그녀들은 자기 이야기들 털어놓다가 울기 일쑤였고 바라보는 사람들한테도 눈물 빼게 만들었다. 그 때만 해도, 연민 동정 혹은 아니 세상에 아직도 이런 일이, 식이었다. 그러나 이주가 좀 지난 지금, 그녀들은 견결한 싸움꾼으로 거듭났다.

 

'여성 노동자는 강하다'는 장희정 경찰청 고용직노조 사무국장의 말씀에 박수.

 

31일, 고용직조합원들 집회에 배트 형이랑 같이 갔다 왔다. 여기 와서 첫 취재를 나갔을 때도 배트형이랑 갔이 나갔었다. 그리고 나름대로 야심찬 기획이었으나 별 호응을 못 얻은 비정규법안 관련 삼당의원, 양대노총 위원장 연쇄 인터뷰 때도 배트 형이 영상과 사진을 도맡아 줬다.   

 

사진에는 워낙 내가 어리버리한 탓도 있겠지만, 배트 형이랑 가치 현장 혹은 취재 나가면 참 편하다. 포인트 잡기도 쉽고, 취재에 집중하기도 쉽고..그러나 요즘은 RTV 때문에 같이 잘 못나가는 편이라 아쉽지.

 

안팎에서 그의 건강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한다. 그나마 요즘은 좀 얼굴이 좋아진 것 같아 다행이다. 밖에 나갔다 사무실로 올라오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사진을 한 장 찍었다. 엘리베이터 안 양측벽에 거울이 붙어있어서 재밌는 사진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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