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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5/02/26
    춘래불사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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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5/02/20
    이회창은 왜 HC가 안 됐나?(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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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05/02/19
    식사기조 이대로 가야 하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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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05/02/17
    "이의 있습니다"(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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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2005/02/17
    노통, "위인의 반열"에 오르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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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2005/02/14
    "피요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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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2005/02/11
    북한 그리고 사우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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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2005/02/08
    행사장과 객장(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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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2005/02/02
    오늘, 참 바빴다.(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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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래불사춘

설에다가 대보름까지 지났지만 날씨가 참 춥다. 비정규개악안(혹 누가 느낀 바 있는지 모르게지만 난 지금까지 비정규보호법안 이라는 공식명칭도 비정규법안이라는 통칭도 쓰지 않고 비정규 개악안이라는 명칭을 계속 써왔다) 도 또 미뤄지고..게다가 이게 미뤄지는데는 속 이야기가 많은데 이건 곧 개별 꼭지로 쓰도록 하고..

 

오늘 경찰청비정규직 현장에 좀 기대를 갖고 갔는데 개꽝으로 끝났다. 젠장 눈물 많은 조합원 하나 있는데 면담 소식 듣고 또 울더라. 빨갛게 언 뺨에 흐르는 한 줄 눈물이 어찌 그리...

 

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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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은 왜 HC가 안 됐나?

비정규개악안이 4월로 물건너 갈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임시대대회도 3월로 밀려 하여튼 긴장감이 조금 떨어지게 됐다. (그러나 개인적으론 지긋지긋하다. 어제 타매체 기자도 유보, 유보 지겹다더라만)  오늘은 그래서 많이 자고, 밀려뒀던 글도 좀 찾아 읽고, 이런 저런 재미난 뉴스거리도 찾아 보고 그랬다. (써야 할 글이 하나 있는데...내일까지니까 이건 내일 쓸란다ㅠㅠ)

 

한국일보에서 재밌는 기사를 하나 찾았다. 'DJ, YS... 이회창은 왜 HC가 안됐나'라는 제목의 기사인데 퍽 흥미롭다. 사회언어학을 전공한 서강대 채서영 교수의 논문을 소개한 글인데 한국에서 유명한 정치인이 되려면 두문자(두글자가 아니라 머릿글자) 영어 약칭이 좋아야 하고 그 약칭에는 몇가지 기준이 있단다. 그러니까 YS, DJ, JP등은 부르기 쉬운 영어 약칭이라는 이야기..이회창이 98년에 '창' '대쪽'으로 불리는 자기 닉네임이 마음에 안든다고 기자들에게 HC라는 약칭을 이용해 달라고 그랬는데 단 한군데만 그걸 써줬단다--;;

 

이유인 즉슨 마지막 음에 C가 오면 00씨 하고 비슷하게 들려 좋지 않고 실명을 감추기 위해 언론에서 흔히 쓰는 H씨, K씨 등은 다 부정적인 경우에만 쓰인다는 이야기. 채교수는 전통적인 '호'를 대체해 정서적으로 중립적인 느낌을 줘서 영어 두문자 약칭이 우리나라에서 특이하게 널리 쓰이는 것 같다고 진단했단다.

 

하긴 김영삼 더러 '거산' 선생 김대중 더러 '후광' 선생 하는 식으로 호를 부르는 사람들이야 열렬한 지지자들 뿐이긴 하다.(여기서 돌발 퀴즈 ..전두환의 아호는 무엇이게? 답은 글 맨 끝에..)  현역 정치인 중에선 김덕룡 정도가 DR로 불리는 듯 싶네.. 또 누가 있나?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 진영에서는 KT 라는 닉네임을 밀고 있는 모양인데 별로 먹히는 것 같진 않고...이른바 차기 주자들 가운데 정동영, 박근혜, 이명박, 손학규 등은 닉네임이 없는듯 싶다. (이명박 서울시장의 경우 '맹바기'등으로 불리지만  세음절이라서 무효!)

 

노무현 대통령은 보통 '노'라는 약칭으로 언론에서 많이 불린다. 김이박 같은 흔한 성이 아닌 경우 성이 약칭이 되는 경우는 꽤 있다. '노'말고 '단'도 그런 경우지..여러 명이 하나로 묶여서 불리는 경우도 있다. 천정배, 신기남, 정동영이 한 때 천신정으로 불렸고 문단심 혹은 단문심도 마찬가지 케이스.  대선을 앞두고 김대중, 김종필이 손을 잡았을때 유행한 DJP연합은 비슷하면서도 약간 다른 경우.

 

영어 두문자 약칭은 아니지만 두글자로 된 약칭이나 닉네임은 우리 주위에서도 흔히 찾을 수 있다. 홍킹, 해미, 배트, 달군 등이 좋은 예다. (약칭은 두 음절이어야 부르기 쉽다. 용구라라는 말이 잘 안쓰이고 용용이라는 말은 잘 쓰인다는 것을 상기하라)  한 때 아주 잠시, 많지 않은 사람들에 의해 나도 '곤'이라 불린 적이 있었다. 만화 '곤' 이 유행할 즈음이지 싶다. 갑자기 나도 커서 훌륭한 인물 될라면 영어 두문자 닉네임을 만들어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몰로트나 페이요는 스펠도 넷인데다가 삼음절이란 단점이 있다. 물론 울 엄마 아부지는 피요 라고 부르지만 ㅋㅋ

 

회사 댕길적에 개나 소나 톰, 메리, 피터, 쥬디 어쩌고 하는 강아지 스러운  같잖은 영어 이름 만들어서 명함 뒷면에 박고 다니는게 참 웃겼더랬다. 근데 나한테도 영어 닉네임 만들라고 압박하길래 TG Youn을 썼고 이메일도 TG@~ 으로 만들어 사용했더랬다. 정치인 가운데선 박태준이 한때 TJ로 불렸었다.

 

누가 그걸 보더니 '나더러 TGI Fridays 좋아하냐'고 묻더라 'AMC 가 Anycall Mobile Club 맞지요' 라는 질문 이래 가장 황당한 질문이었다ㅠㅠ

 

돌발퀴즈에 관한 해답 : 전두환의 아호는 '일해'란다. 일해재단이 바로 여기서 따온 말이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경우 특별한 약칭은 없고 흔히들 '물태우'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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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기조 이대로 가야 하나?

간만에 집에서 정식을 차려 먹었다. 가재미 구이, 명란 젓, 곰국, 우엉조림, 김치, 김, 무우초절임...내가 쓰는 밥상이 좀 작은 탓도 있지만 진짜 밥상이 비좁더라. 사실 나는 혼자 라면 끓여 먹더라도 신문지 깔고 냄비 채로 먹는 스타일은 아니고 그릇에 담아서 먹고 밥 먹을때도 국이랑 와꾸를 딱 잡아서 먹는 스타일이긴 하다.

 

요즘에야 뭐 집에서 밥 먹을 일이 거의 없긴 했지만 하여튼 오늘 생선도 굽고 이것 저것 차려놓고 먹는데 별로 맛이 없더라. 사무실에서 북적거리면서 먹는게 습관이 되서 그런가? 누구는 나더러 '엄마병'에 걸렸다고 그러더라만 내가 준비한 음식을 딴 사람들이 맛나게 먹는게 더 좋긴 하다--;; 혼자 이것 저것 해서 먹는것 까지는 그냥 했는데 설겆이 할라니까 팍 짜증이 나더라 원.

 

앞으로도 집에서 밥 먹을 일이 급격하게 늘어날 가능성은 없는데 나의 식사 정책을 그냥 대강 있는데로 챙겨 먹기로 바꾸어야 하는지 품위 유지 정책을 계속고수해야 할 런지 모르겠다. 우짜쓰까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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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 있습니다"

'영등포 구민회관' 문제의 그곳에 오늘 또 다시 갔다. 21대 한국노총 위원장 선거가 있었더랬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싱겁게 끝났다. 이런저런 경선 가운데 네팀 나와서 1등이 2/3 이상 득표한것 본 것도 처음이 아닌가 싶다. 난 안그래도 사무실에서 친 이용득으로 찍혀있는지라--;; 사진도 조심해서 실었건만 레이버 투데이는 이런 사진을 냅다 실어버렸다. 사진 제목은 더 압권이다. 제목은 바로 "이겼다"^^ 

 


 

여튼 꽤나 재밌는 구경이었다. 선거 직전 모기자는 480표를 찍었는데 실 득표수는 484표가 나왔다. 그 기자와 매체의 역량에 감탄하는 것은 둘째로, 조직빨 표계산이 그렇게 정확하게 나올 수 있는 조직은 글쎄...

 

승부란게 좀 어금버금해야 재밌는데 한국노총의 카리스마 리에 비해 대항마들을 너무 약했다. 글구 자주는 아니지만 내가 한국노총을 가보거나 사람들을 만난 건 그나마, 싸우는 자리 농성자리 집회 자리 기자회견 자리였는데 오늘 오리지널 한국노총 주류 천여명을 한꺼번에 본 소감은^^ 말 안할란다.

 

달랑 십분씩 주어지는 최종 유세는 너무 미진한 감이 있었지만 표차가 너무 큰 탓인지 결과에 다들 깨끗하게 승복하더라. 게다가 나머지 후보 셋이 전부다 이용득 위원장 더러 '민주노총 따라하기식 사업'이라고 비판했지만 현명한^^ 한국노총 조합원들은 투쟁위주(?), 민주노총 따라하기 식 사업을 보인 이용득 위원장에게 몰표를 줬다.

 

근데 이 아저씨의 임기는 3년이다. 즉 08년까지란 말이다. 그 와중에는 지자체 선거, 대선, 국회의원 선거 일정이 다 포함되어 있다. 또한 07년까지 처리해야 할 복수노조, 전임자 임금 로드맵도 다 포함된다. 글구 지난 해 금융노조의 선봉장 조흥은행 조합원 700이 민노당에 단체 입당하기도 했다. 당연히 상호간에 사인이 있었겠지?

 

통합노총 위원장의 야심을 숨기지 않는, 어쩌면 더 큰 야심이 있을지 모르는, 게다가 현재까지는 한국노총 내 보수던 개혁이던 이 양반한테 꽉 잡혀 있기 때문에 이 양반의 행보는 충분히 주목해볼만 하다. 게다가 민주노총이나 민주노동당이 우경화 드라이브를 타면 이 양반의 파괴력은 맞물려 의외로 강해질지도 모른다.

 

좌파 입장에서 어떻게 봐야할지 엉터리 토정비결을 짚어보면 난 뭐 밑질 건 없다라는 생각이 든다. 일단 기본적으로 기존 한국노총의 말도 안되는 관행들이 일부나마 털어지는 효과를 가져 오는 것은 이런들 저런들 긍정적이고 우경화 세력들이 저쪽으로 묶여져 버려 갈라치는 것도 나쁘진 않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실제로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겠지만 ...

 

첨언: 위원장 선거 이후 일정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당선되 의사봉을 잡은 이용득 위원장이 "관례에 따라 전형위원회를 구성해 부위원장과 회계감사를 지명해 찬반 투표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의있습니까?" 하고 약간은 부끄러운 뉘앙스로 대의원들에게 물었다.

 

모두가 예스라고 말해도 홀로 노 라고 외치는 사람이 어디에든 있는 법. 한 대의원이 당당하게 손을 번쩍 들고 "이의 있습니다"하고 외쳤다. 순간 분위기는 싸해졌고 나는 속으로 '음 역시 어디든 인물은 있는 법'하고 생각했더랬다. 근데 그 대의원은 "중앙위원도 부위원장, 회계감사랑 한꺼번에 지명해주십시요" 하고 우렁차게 외쳤다.

 

나는 터지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고, 역시 객석에서도 웃음이 터진 후 여기저기서 "옳소" "배고프다" "재청이오" 하는 추임새들이 연달아 터지더라. 이런것 보다는 차라리 신나 뿌리는게 낫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 그냥 그렇더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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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통, "위인의 반열"에 오르다

현정권이 집권 이년차를 맞이하고 있는 가운데 경제의 소순환에 의거해 경기가 바닥을 친 것은 분명해 보이고. 청와대는 지난 2년간 '한게 많다'고 자화자찬 모드에 돌입했고 청와대가 주장하기로 미국의 저명한 칼럼니스트라는 '톰 플레이트 UCLA 아시아미디어센터 소장이 '노무현은 위인의 반열에 들 것'이라고 말했다고 청와대 브리핑에 올라와있다^^ 참 세금이 많이 걷히긴 걷히나 보다.

 

청와대측이 기고를 부탁했다는데 하여튼 이 저명 칼럼니스트께서는 '국가 주요정책 결정에 시민참여...권위주의 씻어내'라는 제목의 특별기고에서 "노 대통령이 역사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한 인물로 보이는 것은 정부에 대한 철학 때문"이라며 "제왕적 대통령을 버리고 많은 권력을 총리에게 위임했다"며

 

 이어 "진정한 민주주의자는 국민들로부터 영감을 도출하고 합법성과 권능을 이끌어내는데, 큰 결정이 이뤄지기 전에 국민에게 다가가 지지를 구하는 것은 노 대통령의 천부적 스타일인 것 같다"면서 "만일 그렇다면 역사는 궁극적으로 한국 대통령을 위인반열에 서게 할 것"이라고 말했단다. 난 처음에 명계남이 미국까지 갔나하고 생각했었다--;; 

 

 이 뉴스들에 대한 반응을 대강 체크해보니 재밌는 말들이 하도 많아 배꼽 잡고 웃었다. "그래 위인은 위인이다. 못말리는 위인 아니면 상종 못할 위인 정도는 되겠군" 이라던가 "한게 많지 앞에다가 한글자 만 붙이면 된다 '말'이라는 글자만 붙이면 된다. 말한게 많긴 하다" 등등

 

쌍꺼풀도 했어요. 주가도 올라요, 부동산 값도 올라요, 외환보유고도 올라요 하여튼 임금 빼고 다 올라서 누구 기분은 삼삼하겠다만 저들이 보는 정국의 주요 아젠다가 아닌 몇번째 아젠다 노동 부분, 특히 비정규 개악안을 둘러싼 정국은 정말 오전과 오후가 다르게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총연맹이 임시대의원대회 질서유지 어떻게 할까 고민하고 있는 와중에 그나마 민노당 의원들이 지푸라기 잡기 식으로 열우, 한나라 연쇄 접촉을 하는 중, 열우는 야멸차게 고개를 돌려버렸는데 어이쿠나, 한나라당이 법안 유보하자고 나서버린 것이다. 김덕룡 의원왈 경기 회복에 찬물을 끼얹을까봐 강행처리는 안된단다. 한마디로 동네 시끄러울 것 같으니 미루자.이건데..

 

오후에는 이목희 의원도 나서 2월에 법안 강행할 필요도 없고 파견법도 문제가 있단다. 단 섭섭할까봐 한마디 보탰는데 "비정규 법안은 노사정 교섭대상이 아니"시란다. 어쨌든..,

 

여하튼 정국은 묘하게 돌아가게 됐다. 당장 내일 환노위 법안심사소위가 있다. 이목희 의원은 법안 강행안하는것하고 법안심사소위는 별개라고 주장했지만 화장실 갈 때하고 나올때 심사가 다른 법. 단의원실은 물리적 저지 불사를 선언하고 나섰고 한나라당도 동의를 선언한 바 쪽수로 하면 3:3 해볼 만한 게임이다.

 

바뜨, 그러나 .....한나라당 법안심사소위 위원은 배일도, 이덕모 의원인데..이덕모 의원은 내일 선거법 위반 대법원 결심 공판이 있는 날이다--;; 한 마디로 내일 부로 국회의원 모가지 당할 지도 모른다(아니 상당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고 내일 법안심사소위에 나올 가능성이 극히 낮다. 즉 정원 6인 가운데 5명 참가해 재석 인원 채우고 3:2로 게임셋 날 수도 있다는 뜻!!   

 

 

원내 기류가 예측불허로 돌아가는 가운데(물론 유보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이런식으로 계속 유보만 목표로 삼을텐가? 누구누구가 분명히 말하길 2월에는 전방위적 입법쟁취 투쟁에 나선댔는데...이젠 사회적 교섭 들어가서 한단다) 사회적 교섭 안 들어가면 절대 법안 유보 못 시켜요 하고 외치던 누구는 프로메테우스 식으로 말하면 '물을 먹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글쎄..

 

'교섭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아니'라고 말하던 사람들에게 힘이 실릴 수도 있게 됐다. 물론 위에도 말했다시피 이목희 의원이 사회적 교섭은 니네가 생각하는 그런 것이 아니라고 선을 긋긴 했다만--;; 그나마 지난 겨울에는 추위에도 불구하고 국회앞을 조합원들이 가득 메웠는데 어제 비정규연대회의가 외로운 집회를 열었다. 그나마 날씨 따뜻했던게 다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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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요야~"

부산에 있는 동안은, 하루만 바빴지 나머지 날 동안 잘 먹고 잘 쉬었다. 목요일 새벽에 서울 왔을때 부터는 열쇠 잃어버려서 난리 피우는 것으로 시작했고  금토일 삼일 간은 거의 폭풍 같이 보냈다--;; 물론 그 폭풍은 업무라던가 고생으로 점철된 것은 아니고 주로 재밌고 즐거운 시간들이었다. 약간 미진한 부분이 한 가지 남아있지만 잘 진행될 것이라는 근거없는 낙관이...!! 바야흐로 이제는 봄 아닌가?

 

오늘 폭풍 같은 주말의 여파인 거대한 월요병으로 헤롱헤롱하면서 보냈다. 일들은 여기 저기서 터지고 한 번의 임시대대회가 또 남아있는지라 할일이 많을 것인지라 나름대로 일찍 퇴근했더랬다.

 

방금 전에 아버지한테 전화가 왔다. 무슨 일이 있는진 잘 몰랐지만 야단도 킬킬 거리며 웃으시며 치고 간단한 업무지시--;;와 안부 확인을 했다. 아버지: "무슨 일 있냐?" 나: "아뇨, 별 일 없는데.." 아버지 : "무슨 일이 있어서 오늘은 집에 일찍 들어왔냐?" "들고간 술은 벌써 까 묵었나?"

 

아버지가 엄마 한테 수화기를 넘겨주셔서 엄마와 이야기 하는데 엄마도 역시 막 웃으면서 말하길 "피요야 밥 먹었나? 엄마가 보낸  메일 답장은 왜 안하냐? 느거 아부지가 피요한테 전화해보자 그러더라" 내가 대답하길 "피요? 그게 먼데?" 역시 엄마 막 웃으며 "니가 피요 아이가..피요라 부르는 사람들 없나" 

 

그때서야 난 "아 PEYO라고? ㅋㅋㅋ 피요라 안그러고 페이요라 그러는데"하며 알아차렸다. 하튼 내가 폭풍 같은 주말을 보내고 있을때 엄마랑 아부지는 '말아톤' 보시고 레드망고 사먹었단다.(난 이거 안 먹어봤는데..맛있는가?)  상당히 재밌고 감동적이 었다는 간단한 평가를 내리시며 거기 나오는 엄마가 아들을 참 사랑하는데 때때로 애정이 지나치고 방법이 적절치 못해 갈등을 일으키는 것을 보며 나 키울때가 생각나셨단다. 나도 이 영화 꼭 한 번 봐야지 싶다.

 

하여튼 아버지 병이 긍정적으로 가닥 잡혀가고 분위기는 참 좋다. 지난 세월을 돌이켜 보면 주로 자의던 타의던 내가 이런저런 물의를 일으켜 집안 분위기 싸하게 만들었는데 머 앞으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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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그리고 사우디

연휴 막바지, 북한이 큰 거 한 방 터뜨렸다. 6자 회담 무기한 불참과 핵무기보유 선언 및 핵무장 강화 선언. 반기문 장관이나 콘돌리자 라이스 말 마따나 북한이 벼랑끝 전술을 구사해온것이 한 두번이 아니지만 이번 건은 꽤 크다.

 

먼저 시기적으로 볼 때 한국의 설날 연휴 마지막날, 중국의 춘절 연휴 기간에 맞춰 터뜨린 것이 시사하는 바도 크다. 9일은 설날 이고 일본에서는 북일 축구 경기 까지 있었으니 피했을 테고, 10일 오전엔 반기문 장관이 라이스와 회담을 위해 출국하기도 했다. 기사에도 썼지만 지난 2일 부시는 연두 연설에서 북에 대해 나름의 '유화적 제스춰'를 취한 지라 3월 6자 회담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지만 하여튼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 성명이라는 높은 수준의 공식적 절차를 통해 전부다 한방에 날려버렸다.

 

북은 부시2기의 정책을 지켜본 결과 예나 다를 바 없다며 체제 말살책동을 여전히 벌이고 있다고 맹공하며 6자회담 불참과 핵보유선언의 근거로 들었다. 이번 성명에 관련된 앞 뒤 사정이나 전망등은 기사를 통해 썼지만 기사에서 다루지 못한 몇 가지 흥미로운 사항이 이번 북 외무성 성명에 포함되어 있다.

 

"미국은 지금 어리석게도 인민에 의해 선출된 우리 정부를 부정하고 인민의 편에 있다고 하는데 회담을 정 하고 싶다면 미국이 좋아한다고 하는 농민시장 장사군들이나 미국인 만들어 놓았다고 하는 <탈북자 조직> 대표들과나 하라는 것이다"라는 구절이 이번 성명에 들어있다.

 

일단 농민시장 장사군, 탈북자 조직 대표의 실체를 인정하고 나섰다는 점이 의미있다. 이번 성명이 북한 내부에도 전파될지 안될지는 모르겠지만 ...한가지 이해가 안되는 점은 북 경제에 일정부분 긍정적 역할을 하는 농민시장 장사군과 탈북자 조직 대표를 동격에 뒀다는 점. 이북이 농민시장에 대한 통제에 나설까? 글쎄...그건 힘들다 싶은데...

 

그리고 이런 구절도 있다."미국이 핵몽둥이를 휘두르며 우리 제도를 기어이 없애버리겠다는 기도를 명백히 드러낸 이상 우리 인민이 선택한 사상과 제도,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핵무기고를 늘이기 위한 대책을 취할 것이다" 물론 이 다음에 바로 "힘에는 힘으로 대응하는 것이 선군정치를 따르고 있는 우리의 기질이다"라는 구절이 뒤따르며 예의 선군정치를 강조하고 있지만 자유, 민주주의, 인민의 선택이라는 단어들이 눈에 띈다. 앞에서도 '인민에 의해 선출된 우리 정부'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었고...

 

그간 이북은 우리식 사회주의라는 말은 참 많이 사용했지만 마치 박정희의 민족적 민주주의를 떠올리게 하는 '우리 인민이 선택한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단어를 왜 사용했을까? 부시가 내세우는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당하기 위해? 폭압의 전초기지라는 낙인을 반박하기 위해? 지켜볼 만한 구절이다.

 

여하튼 '폭정의 전초기지'인 이북이 말로 폭탄을 발사한 10일 사우디에서 흥미로운 일이 벌어졌다. 40년만에 전국적 단위의 지방선거가 시작된 것이다.

 

사우디에선 60년대 중반 일부 지방선거가 있었을 뿐, 지난 40년간 이마저 중단된 상황이었다. 부시가 연두교서에서 폭압의 전초기지가 북한이니 이란이니 어쩌고 떠들었지만 사우디는 폭압의 전초기지는 커녕 폭압 그 자체인 국가다.

 

닉 버그, 김선일 등이 당한 참수형이 사우디에서는 아직도 공개리에 국가에 의해 실시되고 있으며 오로지 왕족에 의해 통치되고 있고 대의기구 조차 없다. 종교지도자가 최고 권력을 쥐고 있긴 하지만 선거에 의한 의회, 행정부, 여성 장관등이 있고 집회가 시위가 제한적이나마 벌어지고 있는 이란 같은 나라하고는 천지차이다.

 

이런 사우디를 최고의 동맹으로 두고 있는 부시가 자기네 더러 폭정의 전초기지라 그랬으니 이란은 얼마나 기가 찼을가 싶다.

 

하여튼 이슬람 율법 샤리아와 사우디의 극 보수체제가 과격세력의 토양이 되었다며 미국조차 '혁신'을 주문하고 나섰고 결국 사우디는 못이기는 척 선거를 시작했다. 다음 달 3일에는 2차, 4월에는 3차 선거등 지방선거는 전국으로 확대될 예저이라고 한다.

 

사우디 정부는 군인을 제외한 21세 이상 모든 시민은 투표할 수 있다고 발표했지만 물론 여성은 사우디 정부가 말하는 그 '시민'에 포함되지 않는다. 사우디 내무부는 여성 참정권 문제는 4년 후 실시될 차기 선거에서 '논의될 수' 있다고 밝혔다. 허허허.

부시의 '자유' '민주주의' 드라이브의 전초 작업으로 사우디 선거를 평가할 수 있을테지만...기분이 참 그렇다. 이슬람 율법 샤리아에 의해 국가를 통치한다는 사우디 왕가는 이슬람 형제들 다 죽이는 미국의 역내 제 1의 동맹국이고(마이클 무어의 화씨 911 다봤겠지?) 이스라엘이랑은 서로 못본체 하며 지낸다. 정말 겉다르고 속다른 작자들이다. 하여튼 이라크에는 시아파 정부가 들어서게 됐으니 수니파 맹주인 사우디 앞으로 짱구 굴릴려면 땀깨나 흘리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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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과 객장

아 시간 잘 간다. 금요일 새벽에 부산에 도착했는데 벌써 오늘이 화요일이다. 그간 뭐 했더라?

금요일에는 파산지원연대(여기 참 재밌다. 기사로 곧 자세히 소개하겠음.)에서 하는 파산자 학교 취재 갔더랬다. 핵심적인 것만 말하자면 '배드뱅크, 한마음 금융, 신용회복위원회 이런데 가지 마라 그냥 파산해라.'

 

파산자 학교 마치고 공동대표2인, 집행위원장, 집행위원 2인(많은 조직들이 그렇지만 여기도 전 조직원의 간부화다^^) 들이랑 밥먹으면서 이야기 하는데 그래도 내가 서울에서 내려왔답시고 이러저러한(사회적 교섭안, 대대회 관련) 이야기들을 조금 하게 됐다. 다들 갑갑해 하더라. 그나마 부산본부에서는 사회적 교섭안 이야기 못 꺼내는 분위기란 소리를 듣고 다행이다 싶더라.(근데 찬성 표 찍을 사람은 많단다--;;)

 

그 날, 깡패 변호사 박훈(아는 사람은 다 알테지만 이 양반은 인천 대우차 정리해고 싸움때 그 변호사다. 지금은 금속 법률원 창원사무소에서 일하고 있다. 여전히 욕 잘하더만 ㅋㅋ) 한테 끌려서 창원까지 가서 한 잔 하게 됐다. 술 한 잔 하고 '요새는 웃통 벗을 일 없냐' 고 물어봤더니 '춥고 배도 나와서'라 답하더라. '봄 되기 전에 몸만들기 잘 하시라'는 덕담을 남겼다.

 

참세상과 요즘 현안들에 대한 두서 없는 이야기들을 나눴다. 참 좋더라~ 일전에 전주에서 올라온 한 활동가와 그리 오래는 아니지만 얼마간 이야기 나눌때도 그렇고..'가끔 나도 지역에서 살고 싶다'란 생각이 든다. 물론 나 같이 갑갑증이 심한 사람은 내려가면 금방 못견뎌 하겠지만..

 

토요일 오전에 파산자 연대 사무실에 나갔다가 고모들이랑 밖에서 식사하고 그 이후엔 거의 집  주위에서 지낸대.  며칠 사이에 벌써 1.5킬로 정도 살이 쪄버린 것 외엔 참 편하다. 게다가 내가 밥 안해도 내 입에 밥이 들어가니 너무 좋다^^ 상차리고 치우기 정도 돕는 편인데 그래도 어색하다. 이것보다 더 게을러 지면 당연하게 해주는 밥, 차려주는 밥 먹는게 익숙하게 되겠지? 깨달음이 별거던가? 게으름에, 남의 노동에 익숙해지면 안 되겠다는 깨달음 하나!

 

 

어제 엄마 따라 객장에 나갔더랬다. 엄마 아버지도 주식 얼마간 핸들링 하기는 하지만 그리 많지도 않고 거의 집 컴으로 하는데 하여튼 얼마 안 남은 통장 정리할 일이 있어서 객장 나가야 된다던 엄마가 같이 가자 시더라. 아휴 객장에 갔는데 어찌나 사람이 많은지 깜짝 놀랐다. 전광판에서는 5년래 종합주가지수 최고 경신이라고 번쩍거리고..(950정도 였지 싶은데) 근데 더 놀라운 것은 그 객장을 가득 메우고 있는 사람들이 전부다 할아버지, 할머니, 준고령 아줌마 아저씨들이라는 사실. (수수료 차이가 얼만데...젊은 사람들이 객장에서 거래하겠나? 전부 온라인 거래 하겠지..)

 

돈 냄새 나는 사람들고 거의 없고, 80 정도로 된 할아버지가 창구 직원한테 뭐라 뭐라 하던데 난 하나도 못알아듣겠던데 그 직원은 잘만 알아듣더라. 창구 직원의 대답으로 미루워 본 즉슨 할아버지 질문은 "오늘 외국인들이 얼마나 매수했나?"--;;

 

그리고 뭉태기 돈 들고 와서 계좌 개설하는 아줌마도 눈에 띄더라. 예전 증권가 속설에 (각종 사회적 차별이 내포된 말인데) "소판 돈 들고 오는 아저씨, 곗돈 찾아 오는 아줌마들로 객장이 붐비기 시작하면 손 털고 나가야 된다, 파장이다" 이런 말이 있었단다.

 

예전처럼 돈냄새 나는 중년들도 아니고, 기름기도 별로 없는 팍팍한 노년층들이 객장을 메우고 "외국인 매수가 어떠니" "반도체 장비 업체들이 어쩌니" "펀드가 들어와서 어쩌고" 하며 왁자지껄하게 이야기 나누는 모습들을 보고 참 기분이 묘하더라.

 

'이거 해봤자 누구누구 좋은 일 시키는거에요'라고 고함은 못치더라도 '이런 저런 소문에 고생하시지 말고 그냥 우량주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 가입하세요'하고 이야기 하고 싶더라.

 

사실 일흔 넘은 우리 외할아버지도 거의 매일 출퇴근 하신단다--;; 아마 거기 가면 같이 노무현 욕한 친구들도 있으실 테고^^ 또 증권사의 뺀질 뺀질한 남녀직원들도 속마음이야 어떨런지 모르겠지만 친절하게 모실테다. 외할아버지가 얼마나 돈을 움직이는지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크게 망할 것 없는 이상 조금 잃을 정도면 그것도 참 소일 거리다 싶기도 하다. 아니 화투만 쳐도 치매 예방 된다는데, 맨날 숫자 보고 상종가, 종목 번호 이런거 보는건 정말 큰 도움이지 싶다.

 

우리 외할아버지야 그렇게 큰 돈도 없을테고(설마 모르는 사이에 큰손이 되셨다면^^ 덕 좀 봐야지 ㅋㅋ) 무슨 집을 팔아서 박아 넣을 깜냥도 안되는 분이시라 다행이지만 80노인 입에서도 '반도체 장비 업체 전망이 어쩌고..'하는 소리가 나오게 전 국민을 경제박사로 만드는 이 현실이란 참.

 

경기가 좋아진다, 주가지수가 최고점 뚫었다. 다들 노래를 부르니 외려 더 불안하다. 쌈짓돈 모아, 용돈 모아 몇천원 짜리 주식 열주 사고 팔고 하시는 분들이야 다행이지만 노후 자금, 퇴직연금 이런거 몰빵하시는 분들 계실까봐..

 

'행사장' 이라는 곳이 있다. 가끔 티비 시사 프로에 잘 나오는데 노인들(주로 할머니들) 불러다 놓고 노래도 부르고 재밌게 놀고 하이타이나 휴지, 식용유 등속 부피 크고 값싼 물건 선물로 안기면서 결정적으로 무슨무슨 옥 목걸이니, 신비의 전자요 등 검증 안 된 물건을 고가에 떠안기는 곳. 거기 나가는 할머니들은 행사장 사람들 욕하지 마라신다. 놀러 갈 때도 없고, 거기 가면 아들보다 더 잘해주고 대접해주는데 미안해서 그 물건 사주는 거라신다.

 

증권사 객장 가느니, 행사장 가는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갑자기 든다. 물론 큰 돈만 안 잃는 다는  보장 있다면 증권사 가는 것도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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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참 바빴다.

* 이 글은 marishin님의 [민주노총... 드디어] 에 관련된 글입니다.

먼저 글을 썼다가, 마리신 블로거께서 최근 다시 포스팅들을 하고 계시고 오늘 포스팅한 글과 네기 애초 썼던 글이 관련된 것이길래 트랙백으로 바꾼다.

 

오늘 참 바빴다. 오전 일찍 국회에 들어가 기자회견 보고, 임시국회 개원하는것 보고 사무실에 돌아와서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관련 기사 두 꼭지 보고 총연맹 임시대대회장으로 향했다.

 

휴, 오늘 일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까?

 

스케치만 짧게 하자면 '난리 굿' 이 세자로 정리가 될 것이다. 그치만 그 속은 너무나 깊고 복잡하다.

 

대략 여섯시 삼십분 정도까지, 단상 점거가 되고 여기 저기서 일차 난투가 벌어진 직후까지 자리를 지키다가 사진이 담겨있는 메모리 카드를 들고 사무실로 돌아와서, 기사 정리하고 현장 상황 받아서 기사 업데이팅 하고 타 매체 기사들 체크構?그랬다.

 

결론을 말하자면, 사회적 교섭은 유예됐다. 그러나 불씨는 남은 것이 총연맹 교선실장은 2월 중 다시 임시대대를 열어 사회적 교섭안을 처리할 것을 공언했다. 기사에 쓴 바 있지만, 2월 중 임시대대를 연다는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일주일내에 중앙위를 열어 일정을 확정한다 했지만 다음주는 설 연휴고 그 다음주 말 부터는 실질적으로 비정규 법안이 일정을 밟게 된다.

 

비정규 개악안이 한창 처리 되고 있는 중, 혹은 처리 된 후에 '사회적 교섭'안을 다시 대대회에 붙일 수 있을까? 사실, 난 옳고 그름을 떠나 역지사지해서 '내가 저 사람이라면'하는 생각을 많이 해보는 편이지만 ...그건 힘들지 싶다. 글쎄, 오늘 일에 대한 보수언론, 멋모르는 비폭력주의자들의 힘실어주기를 업고 현 집행부가 다시 밀어붙인다면(비정규개악안이 처리되는 중, 혹은 처리 된 후에) 이건 공멸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사실 나도 오늘 대대회 무산 과정의 그림이 맘에 드는건 아니다. 그 현장엔 없었지만, 특히 신나 살포에 대해선 '정말 아니다'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반대하는 의견을 가진 자 보다 찬성하는 의견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 행해진 일이기 때문에 먼저 지적하고 싶다. 이해할 일이 있고 아닌 일이 있는것이란 생각을 난 갖고 있다. 물론 비정규직의 현실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아냐고 누가 묻는다면. 내가 비정규직(그러고 보니 나도 정규직이군)이 아니라 잘 모른다는 답 밖에 내놓지 못한다 할지라도.

 

사회적 교섭이, 특히 이 시기에 통과된다는건 말도 안된다. 오늘 무산된 것에 대해 그나마 역량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좀 더 괜찮은 그림을 만들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저러한 아쉬움(사회적 교섭 반대측)에도 불구하고, 총연맹 집행부의 강행의지를 이해하기가 정말 힘들다. 지난 가을, 이수호 위원장과 한시간 넘게 인터뷰를 했을때 그는 "이런 상황에선 사회적 합의주의 의미없다"고 단언했다. 지금 상황이 다른가? 더 나쁘지.

 

노급은 투쟁이다! 라는 명제가 아니라도, 도대체 지금 이 상황에서 사회적 교섭을 어떻게 하겠다는지에 대한 안 조차 없었다. 노사정위에 들어간다는 것은 아니다 라고 강조했지만, 구체적 안은 하나도 없었고 "공약사항이다"를 고장난 녹음기 같이 되뇌였을 뿐이다. 물론 안건지에 공자님 말씀 다 들어있었지만, 그걸로 노무현 정권이 교섭안을 받는다? 말도 안 된다는 것은 이수호 위원장도 알고 현장 조합원도 다 아는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설마 직접 무슨 거래야 있겠냐' 싶긴 하지만, 언론계 정치판 청와대 를 중심으로 "무슨 틀을 짜 놓았다더라" "희망제안이랑 맞물린다더라"하는 말들이 파다한 판국에 당연히 의심이 들 수 밖에 없다.

 

오늘, 처음으로 파견대의원이 됐다며 울먹이며 격앙된 목소리로 사회적 교섭 반대 발언을 진행하던 현자비정규노조의 모 여성 대의원, 정말 멋있었다. 연이어 여성을 언급해서 좀 그런가 싶기도 하지만 찬반 토론에서 첫 발언에 나섰던 형수님 역시 오늘 발언자 중에 최고!  단상 점거 하고 있을때 말없이 손 한 번 잡았더랬다. 울화통 못이겨 욕부터 내놓는 남성 활동가들, 그 심정은 이해가지만 이 두 사람 닮기 위해 노력할 것.

 

퇴장당했다가, 액션 벌어지니까 막무가내로 밀고 들어오던 ENG  카메라 맨들, 정말 웃겼다. 직업의식이야 이해한다손 치더라도, 또 그 중에 언노련 조합원들도 있지 싶은데 신문에 비해 개혁적이라며 '노빠들'한테 칭송 받는 방송이 노동자들의 가슴에 어떤 상채기를 남겼는지  생각해 볼 필요 있지 않을까? 방송사 카메라에 대한 적개심에는, 교섭안 찬성측이건 반대측이건 일치했다.

 

내일 언론이 어떻게 보도할지, 안봐도 비디오긴 하지만 궁금타. 한겨레, 오마이 벌써 연합 기사 받아서 조졌더라. 노사정위 복귀가 무산 됨에 따라 국민들 눈총을 피할 수 없게 됐단다. 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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