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 12일 해발 3200미터 티벳 근처의 도시 중디엔에 도착. 오늘 저렴한 중국인 왕빠를 간신히 찾음.

 

1.

아침에 어디선가 알람이 울린다. 설마 내건 아니겠지. 내거였다. 어제 술을 좀 먹긴 먹었나 보다. 아침에 옆 침대 뉴질랜드 남자와 잠깐 대화를 했다. 나와 여행루트가 거의 비슷하다. 태국에서 중국까지는 육로로 여행하는 여행자들이 많다. 중국인 장쯔와 류더취가 아침 먹으러 나가잔다. 서로 입구에서 계림식 국수와 시금치 두부국을 먹었다. 계림식 국수에는 보쌈같은 찐 고기 몇점을 집어 넣어 주는데 이건 좀 별로다. 먹을때 부담스럽다고 느끼면 대부분 배탈이 난다. 장안의 세균균형이 깨진 것이라나... .

 

2.

어제 장쯔가 오늘 자전거을 타고 문힐이라는 이름의 웨량산에 가자 했는데 둘 다 상태가 영 아니다. 또 내가 커플의 시간을 많이 뺐기도 좀 그렇다. 장쯔와 강가까지 걷다가 내일 타자고 하고 헤어졌다. 강가로 툭 삐져나온 레스토랑이 있다. 좀 쉬면서 경치보면서 일기를 쓰자. 창가의 의자에 앉아 메뉴판을 보니 역시 자리세가 좀 비싸다. 15원짜리 꽃잎차를 시켰다. 일기 한 줄 쓰고 바깥 강 경치 한 번 쳐다보고 그렇게 시간이 흐른다.

 

3.

여러대의 작은 유람배들이 정박해있다. 겨울이라 영 손님이 없다. 다리가 여기서는 떨어져있어 강 건너로 사람들을 건너 주기도 한다. 강 건너로 한 가족이 건넌다. 다음으로 서로 좋아서 죽을 거 같은 커플이 건너간다. 여기 강 폭은 한 이 삼십미터 정도지만 물살이 좀 있는 곳이다. 배가 떠 내려가지 않게 긴 장대로 강 바닥을 찌르면서 배는 건너편에 다다른다.

 

4.

카누같은 작은 배가 온다. 한 할아버지와 독수리인지 까마귀인지 검은 새가 배를 타고 있다. 저 배는 무엇으로 돈을 버는지 모르겠다. 그 할아버지가 다리를 뻣고 않아서 쉰다. 그 검은새는 바로 앞에서 할아버지를 보고 있다. 검은새는 가끔 입을 벌렸다 닫았다 한다. 날개짓도 한번씩 한다. 검은 모자와 복장의 할아버지와 검은 새, 한 장의 실루엣 사진처럼 한 시간을 쳐다봐도 질리지 않을 만큼 인상적이다. 저 새의 운명도 홍콩에서의 섹소폰처럼 그리 나쁘지 않아 보인다.

 

5.

강 건너의 그 가족은 조그많게 불을 피우고 논다. 좋아 죽는 두 남녀는 이쪽 저쪽으로 자리를 옮기며 끌어안고 있다. 중국에서 눈에 꽁깍지가 씌였다는 말을 연인눈에는 서시로 보인다고말한다 한다. 서시는 중국의 유명한 미인이란다. 그동안 눈여겨 보진 않았지만 할 수 없이 눈에 들어온 중국남녀의 애정표현중에 밴치나 의자에서 여자가 남자의 무릎에 않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여자의 덩치와는 상관없는 자세다. 광저우에서 더 덩치가 큰 여자가 남자 무릎에 앉는 걸 봤다. 저 남자 죽어나겠군. 중국은 여성 무릎위 시대다.

 

6.

한 3시간쯤 차물도 리필해서 먹고 나왔다. 숙소 들어갔다 다시 나와 판타오루 길에서 중국 호떡을 하나 사 먹었다. 로타리에 양숴공원이 있다. 표를 사고 들어갔다. 동네 공원이다. 할아버지들이 게이트볼에 열중하신다. 여기 할머니들은 다 어디가셨나? 한쪽에는 뭘 심으려 하는지 땅을 뒤집고 있다. 그 옆에는 혁명열사묘가 있다. 백여명 되는 거 같은 데 참 많이도 죽었다. 중국전체를 합치면 얼마나 될까. 정말 혁명은 피를 먹고 자란다는 말이 지금도 사실일까? 그런 역사를 품고 있는 혁명열사묘는 내가 가본 중국 어디의 공원에서나 소외되어 있다.

 

7.

뒷 문쪽으로 나가는 길이 있다. 이쪽은 지키는 사람이 없다. 뒷 편으로 훌륭한 분재 정원이 있는데 폐쇄되어있다. 다시 길가로 나왔다. 오징어 채 하나 사먹고 숙소로 들어갔다. 류더취가 오늘 밤버스로 광저우로 간단다. 어젠 이런 얘기 없었는데 싸웠나. 저녁을 먹으러 다시 나와 서로의 작은 골목의 중국 식당으로 들어갔다. 마파두부가 6원이다. 감자볶음을 같이 시켜서 밥을 먹었다. 그리고 중국인 들이 가는 인터넷빠에 갔다. 한글을 읽을 수는 있다. 내 자리 오른쪽남자는 내가 한때 열광했던 디빅스 영화파일 다운 받아 보기인지 좋은 해상도의 영화를 모니터로 보고 있다. 왼쪽 남자는 화상체팅에 열중하고 있다. 한 시간을 하고 계산대로 가니 2원이란다. 이럴때 흐믓하다.

 

8.

다시 강가로 가서 강 건너편의 산을 쳐다 보았다. 은은하게 산이 보인다. 바다밑에서 시작해서 어느덧 산이되고 3억년이 흘려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그 산이 미소짓고 있다. 돌아오는 길에 한 빵집에서 빵2개를 추천받아 샀는데 맛있다. 이 곳에도 맛있는 집과 맛없는 집이 있다. 숙소에서 진순신의 중국기행문을 읽었다. 이 여행기는 도시마다 그 부분을 찟어서 지금 난도질이 되어있다. 빨리 다 읽고 부치든지 버리든지 해야 하는데 아직 놓기가 아깝다. 미련일까.

 

 

* 050103 (월) 여행 39일차

 

(잠) 양숴유스호스텔 3250원 (25원)

(식사) 저녁 1950원 (15원)

(입장) 양숴공원 1170원 (9원)

(간식) 호떡 130원 (1원)

          빵2개 460원 (3.5원)

          꽃차 1950원 (15원)

(기타) 피씨방 260원 (2원)

 

---------------------------- 총 9,270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5/01/13 17:27 2005/01/13 17:27

Trackback URL : http://blog.jinbo.net/aibi/trackback/43

« Previous : 1 : ... 660 : 661 : 662 : 663 : 664 : 665 : 666 : 667 : 668 : ... 706 : 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