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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연휴가 끝나가는데 내일부터는 열흘 간 아는 선생님의 연구를 도와 자료를 찾아 요약 번역하는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다. 웬만해서는 내 공부와 관련이 없는 일은 안하는 편인데, 소개해준 선생님의 고마운 뜻도 있고 이제 슬슬 경제적 대비를 해야할 것 같아서 하기로 했다. 정치학이나 사회학에서 다루는 주제인 듯 한데, 한동안 사회과학과 거리를 두고 인문학적 사유에 빠져있던 나로서는 매우 흥미로운 아르바이트이기도 하다. 더욱이 매우 전형적인 미국적 보편주의의 시각에서 진행되는 연구라서 나로서는 그 한계들을 짚어보는 재미를 느끼기도 한다.
2.
오늘부터 정말 오랫동안 쉬었던 운동을 다시 시작했다. 물론 지난 연말까지도 꾸준히 일주일에 한번씩 탁구를 치며 최소한의 운동량을 유지해 오긴했지만, 늘 부족하다고 느꼈는데, 이제 우리 집 뒷 쪽 하천변의 도로를 아침마다 뛰게 되었다. 예전에 회사 다닐 때는 마라톤 동호회하면서 하프 마라톤 대회도 여러번 나간적이 있었는데, 그건 6년 전 일이다. 그 사이 몸 이곳 저곳에서 이상이 와서 간단한 수술도 했었고, 지금은 비염 완치를 위해 한약도 먹고 있다. 암튼 아침을 조깅으로 시작하니 기분이 참 좋다. 제발 비가 오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3.
박사논문은 그동안 너무 많이 바뀌어서 민망할 정도이지만(고민했던 주제들은 현실적 조건으로 모두 유산되었지만, 나중에 꼭 되살려 작은 논문을 써볼 것이다), 전리군 선생의 '문학정치론'을 중심으로 할 수도 있고, 이를 박현채 선생의 '민족경제론'과 연결지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전자에 후자를 보충적으로 끼워넣을 수도 있고, 양자를 비교하는 방식도 불가능하지 않다. 현실적인 고려를 하면, 아무래도 전리군 선생 연구로 가면서 나의 사상적 고민들을 구체적이고 역사적으로 드러내면서 자연스럽게 박현채 선생의 논의를 가져오는 것이 그나마 제한적인 조건 하에서 실행가능한 방식일 것 같다. 마음 같아서는 그래서 전리군 선생의 '1948:天地玄黃’라는 책을 번역하고 싶은데, 그럴 수 있는 여유가 있을지 모르겠다. 전리군 선생의 사상적 기반은 노신, 특히 '노신 좌익'이라는 문학정치론인데 이는 한편으로 문화비판의 형식으로 실천되고 다른 한편으로 역사적 체계와 구조에 대한 문학정치적 서술로 실천되고 있다. 전자의 대표작이 아무래도 '1948:天地玄黃’인듯 하고, 후자의 대표작은 '또 하나의 역사서사'(한울, 2012 근간)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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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_top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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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실에 앉아 있는 모습에 건강관리 좀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藝術人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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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보험하나 못 들고 사는 형편에 알아서 몸을 챙겨야겠지요. 혹시 좌상측의 사진을 보고 말씀하시는 거라면, 그곳은 연구실이 아니라 대만 친구가 하는 바의 2층 다락방임을 알려드립니다. 근데 그게 그다지 건강하지 않게 보였나요? ㅋ 정신적 피로는 종종 이런 곳에서 술한잔 하고 수다 떨면서 풀고 지냅니다.藝術人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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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역사서사'의 역자 후기를 구상하면서, 중국 당대사의 역사적 구조와 그 전개에 대한 구체적 인식과 관련한 작업은 연구자들의 공동의 몫으로 남길 수 밖에 없고, 역자로서 덧붙일 수 있는 말은 전리군 선생의 사상적 특징을 그의 이론적 실천들에 대한 검토를 통해서 추상하는 것일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ou_top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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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현황", 어떤 내용인지 참 궁금하네요. 혹시 시간이 되지만 짧막한 개요라도 부탁할 수 있을런지요.뽀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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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프면 잘 뛰셨네요. ^^ 다시 하프를 뛰시길!藝術人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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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연습도 거의 없이 하프를 뛰고 이어 밤새 술을 마실 수 있었던 체력이 있던 시절이 있었더랬죠. 3일째 뛰고 나니 첫날 둘째날 느꼈던 흉부 통증이 없어졌어요. 잘하면 하프 다시 뛸 수 있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