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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gsili님의 [자존감의 정치...] 에 관련된 글.

 

며칠전 블로그를 통해서 보게된 홍세화 대표의 편지는 감동적이었다. 나는 그저 개인적으로 몇 권의 책을 읽어본 것 밖에는 다른 인연이 없지만, 경제위기 상황을 비교적 잘 파악하고 계신 것 같고, 원칙적 입장을 잘 견지해나가실 수 있는 성숙한 고민이 있는 것 같았다.

 

내가 감동을 받았던 이유는 아마도 앞으로 나의 전망과 관련되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나는 당원이었던 적도 없고, 그런 운동을 해본 적도 없지만, 늘 나의 과제 안에 당의 문제를 모순적으로 담고 있었던 것 같다. 국가의 문제처럼 당의 문제도 변혁의 문제설정 안에 두어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보기에 통합진보당의 성립과정은 많은 문제들을 보여준 것 같은데, 특히 진보신당 명망가들의 입장 정리는 가관이었다. 그렇지만 궁극적으로 그런 문제들을 예방하지 못하고 그로 인해 위기의 상황을 맞게된 당 자체의 구조와 역량의 문제는 그저 그 명망가에게 책임을 돌린다고 답이 나오지 않을 것 같다. 그 원인은 아직 진보신당에 남아 있는 이들, 나아가 진보신당을 여전히 나름대로 지지하는 이들이 과거 공유했던 어떤 지향과 관련될지도 모르겠다. 사회당과의 통합이 어떤 토론과 성찰을 거쳐 이루어졌는지 모르지만, 당 운동의 성격을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의회공간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되, 그 성과를 일상적 사회/대중운동에 축적하면서, 궁극적으로 변혁적 사회운동의 역량을 대변하는 정당으로 나아가는 것이 그동안의 원칙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남한의 변혁 운동은 그 목적에 식민/분단의 극복이라는 남한의 특수한 과제를 반영해야 함을 강조하고 싶다.

 

어쩌면 그동안의 이론적 무기는 이미 낡았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 낡은 무기를 통한 실천의 한계에 다다랐는지도 모른다. 만약에 의회 및 정당운동 공간에서 물질적 힘을 얻지 못하고 그것이 당운동의 자체의 위기를 확인한다면 '하방'은 아마도 무기를 되찾기 위해 민중 옆에서 이론을 벼리는 과정이 될지도 모른다. 마르크스와 노신이 말했듯이 말이다. 어떤 새로운 형식을 향한 고민이 되겠지만, 그 역시 이론 내부에서의 작업으로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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