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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경(重慶) 모델 실험

박희래(薄熙來, 보시라이)의 해임과 그에 이은 왕립군(王立軍, 왕리쥔) 부시장의 해임으로 일단락된 중경 모델 실험에 대한 정치공학적 분석이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거기에 내가 낄만한 능력은 안 되지만, 적어도 한 가지 지점은 명확히 해야할 것 같다.

 

중경 모델은 기본적으로 모택동주의적 상층 관료 및 엘리트 중심의 경제개혁 모델이었다고 할 수 있을텐데, 일정하게 개혁개방 이후 초래된 계급간 지역간 격차 확대라는 사회 모순의 심화를 위로부터 해결하고자 한 전형적인 시도였다. 그 내부적 구체적 진행상황은 잘 알지 못하지만, 경제정책의 측면에서는 계획경제 시기의 평등주의가 부활하는 경향을 가졌던 것 같고, 정치적으로는 온가보 총리가 경계했듯이 "문화대혁명"과 같은 정적/우파 제거라는 제도와 구조의 모순을 인적 청산으로 일부 환원하는 경향도 존재한 듯 하다. 경제적 측면에서의 평등주의와 정치적 측면에서의 전제적 억압의 결합이 얼마만큼 "문혁"과 같이 대중독재로 나아갈 수 있는 위험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중국 사회에 문혁의 공포는 늘 잠재되어 있지만, 정말 문혁과 같은 대중의 자발성이 결합되었는지는 의심스럽다. 나는 오히려 중국의 권력 중심이 "문혁"을 핑계로 경제적 "개방"이 후퇴하는 것을 정치적으로 막아낸 것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나는 이를 정치개혁의 신호탄으로 볼 수는 없다고 본다. 정치적 측면에서 전제주의적 당국가 체제를 인민에게 양보할 마음은 이번에 면직된 박희래 등의 신좌파 또는 모택동파나 그의 대척점에 있는 개혁개방 지향적 당국가 관료들 모두 없는 것 같기 때문이다. 결국 중경모델 실험은 구체적 모순과 저항을 계기로 아래로부터의 주체화가 동반된 사회운동 없이 위로부터 기존의 모택동주의에 다시 호소하는 방식은 그 개혁 내용의 일정한 진보성에도 불구하고 궁극적 대안이 될 수 없음을 보여주지 않나 싶다.

 

중국에 있는 친구는 오늘 페이스 북에 인터넷에 떠도는 이런 글을 올려줬다.

 

"우리 중경이 다시 개방을 하기 시작했어요"

 

방금 호텔 섹스서비스 업체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아가씨가 전화에서 말하길, "서비스가 막 정상화된 지 2주가 되었어요. 2~3명의 어린 아가씨가 있고, 짧은 만남 300위안이예요." 왕 부시장이 너희들 잡아가는 거 무섭지 않냐고 하자, 그녀는 "그 사람 수업은 끝났잖아요"라고 말한다. 즐거움을 감추지 못하는 말투였다. 공안이 와서 조사하면 어쩔거냐고 내가 말하자, 그녀는 "문제 없어요. 우리 중경이 다시 개방을 하기 시작했어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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