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이소선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뉴스를 낮에 접했다. 나는 이소선 어머니를 뵌 기억이 없다. 전태일 평전은 고3때인가,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이라는 영화를 통해서 알게 된 후 사서 읽게 되었지만, 그 어머니 이소선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다가, 오도엽 작가가 쓴 '지겹도록 고마운 사람들아'를 작년에 읽고서 조금 알게 되었다. 이 책의 앞 페이지에는 이소선 이라고 투박한 글씨체로 친필 서명이 되어 있다. 내가 받은 것은 아니고, 아마 오도엽 작가가 받아서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서 대만에 있던 나에게 온 것일 것이다. 대만의 왕묵림 선생이 '엄마 안녕' 연출을 구상하면서 처음 참고한 것이 이 책이었다. 나는 대만에 있으면서 오도엽 작가를 대만에서 한번 뵌 적이 있고, 연극놀이터 쉼과 친분이 있다는 이유로 이 책을 왕묵림 선생에게 중국어로 간단히 소개한 적이 있었다. 나름 노력했지만, 나의 삶의 가벼움으로는 어머니와 아들의 그 관계를 느낄 수도 이해할 수도 없었다. 그 느낌은 오히려 쉼과 왕묵림 선생의 연극을 통해서 어느정도 전달되지 않았을까 기대하는데, 나중에 동영상이라도 구해서 봐야겠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 책을 도서관에서 읽으면서 메모하고 중국어로 번역하면서 전태일 평전을 읽을 때와는 전혀 다르게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어머니가 이야기하는 아들의 이야기는 그 결이 너무 달랐다. 그녀의 삶 이야기에 눈물을 흘렸던 한 사람으로 그녀의 죽음을 애도한다. 이소선 어머니 좋은 곳으로 가세요.
최근 댓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