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을 종종 쓰게 된 건 삼사 년쯤 된 듯하다. 그때 이 말은, 어떤 부정적 감정이 들 때, 나의 기대나 욕구가 무엇이었는지를 돌아보면서 상대에게 부정적 감정이 그대로 전해지지 않도록 하는, 실마리 같은 말이었다. 서운하다는 말을 꺼내려면 내가 어떤 기대를 품었고 어떤 게 아쉬웠는지를 얘기해야 하니까, 내가 기대했던 것이 기대할 만한 것인지나 아쉬웠던 것이 아쉬울 만한 것인지까지 헤아릴 수 있었던 것. 하지만 익숙해져서 그런지 다 헤아리기도 전에 말이 먼저 나오고, 그러면서 더 얘기도 안하게 되는, 선언하는 말이 되어버린 듯. 이렇게 서운하다는 말을 곧잘 쓰던 어떤 사람이 떠오르기도 하고 보니,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더 든다. 서운한지 아쉬운지 섭섭한지 구분할 수 있을 정도가 될 때까지 아껴 써야겠다. 서운하거나 아쉽거나 섭섭한 마음이야 언제든 찾아올 텐데, 구분하고 싶다기보다는, 더 헤아려볼 실마리를 찾아야겠다는 마음 또는 다짐.
서운하다 : 마음에 아쉽거나 섭섭한 느낌이 있다
아쉽다 : 없거나 모자라서 답답하고 안타깝다, 하고 싶지 않거나 뜻대로 되지 않아 섭섭하고 서운하다
섭섭하다 : 기대에 어그러져 불만스럽거나 못마땅하다, 애틋하고 아까운 느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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