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구

대학 들어와서 풍물패를 했다. 풍물을 친 시간만큼 많은 시간을 족구를 하면서 보냈다. 구기종목이라곤 할 줄 아는 것도, 흥미를 두는 것도 별로 없었던 나에게 족구는 신세계를 열어주었다. 왜그리 재밌던지 ㅎㅎ


풍물을 가르치는 것처럼 열정적으로 족구를 가르쳤다. 족구는 그 풍물패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중요한 아이템이었다. 틈만 나면 우리를 끌고 나와 족구를 했더랬다.

당시 선배들은 크게 두 진영으로 나뉘어있었는데 아테네와 스파르타가 그것이다. 족구를 가르칠 때 아테네식 훈련을 하는 팀은 "잘할 때까지" 친절하게 지도하고 잘되지 않을 때는 다독여주기도 한다. 나는 스파르타식 훈련을 받았는데 우리 팀은 그런 거, 없다. 못하면 바로 "나가있어", 잘하면 그런가보다 한다. 그런 재미가 족구를 더 재밌게 만들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말도 못하고 속상하기도 하고 그랬던 것 같다.

재미를 붙여서 그랬는지, 족구를 곧잘 하는 편인데 그게 스파르타식 훈련의 성과인지는... 모를 일이지.

 

쨌든.

 

갑자기 족구 배우던 생각이 났다. 다음주부터는 인권운동사랑방으로 출근한다. 사랑방은 아테네일까, 스파르타일까. 나, 떨고 있냐? 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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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12 17:39 2005/04/12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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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lt6mm 2005/04/12 19:45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어제 진영에게 인권운동사랑방에 출근한다는 소식은 들었어요. 풍물할 때 처럼 신명나는 활동 하시길 바랍니다. 사랑방은 제가 느끼기론 아테네일 것 같지만... 자기 스스로들에게는 스파르타처럼 강제하는 것 같더군요. ^^

  2. 뎡야 2005/04/12 20:05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와 상근자 되는 거예요? 멋있어요>_<
    풍물 배우셨구나!! 저도 초등학교 때 했는데 지금도 잘 할 수 있어요>_<ㅋ
    이 포스트 너무 기분 좋아요~~~

  3. NeoScrum 2005/04/12 20:54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구기종목에 타고난 잼병인 저는 군대 있을 때 축구는 공도 안 보고 몸으로 부딪히며 어떻게든 버텼는데, 굳이 공을 차야하는 족구때는 항상 욕을 한트럭씩 들으며 맨날 족구장 옆에 대가리박아 하고 있었어요. 아.. 참혹한 세월이여..

  4. kanjang_gongjang 2005/04/12 21:04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사랑방에 상근하게 되었군요.
    앞으로 밥당번 하면서 사랑방에서 일하는 모습이 그려지네요... 이전 간혹 술얻어 먹으로 간혹 갔는데.... 아르바이트로 바쁘겠습니다. 사랑방 상임활동가 상근활동비 지급 문제가 다른 단체와 달라서... 저는 동의하지 않는 규율이지만요.
    하여간 새로운 일 시작 축하드립니다.

  5. rivermi 2005/04/12 22:40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콩구레츄에이션~~ 사랑방입성을 진심으로 추카드려요^^
    사랑방분위기가 무조건 아테네이기를~~~
    근데 미류님? 여성영화제 포스트가 있지 않았나여?@_@

  6. 김강 2005/04/13 00:55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미류씨^^ 상임활동가 된 거 축하드려요~~*^^*

  7. 상용 2005/04/13 11:20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이젠 사랑방에서 뵐수 있겠네요. 축하드려요^^

  8. 슈아 2005/04/13 15:58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추카추카...전 약간 사랑방에 대한 로망이 있는 것 같아요. 훌륭한 품성(?)의 사람들의 집단...묘한 분위기가 있는...미류, 보고 싶었는데 이젠 사랑방 가서 보면 되네...허허...나한테도 추카 ^^

  9. 붉은사랑 2005/04/13 17:39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아니, 왜 여성영화제 글 예고글을 지웠지?

  10. 미류 2005/04/13 20:16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축하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

    알트, 저도 왠지 스파르타일 것 같은 느낌이 ㅋ 신나게 배우고 열심히 활동해야죠. ^^;;

    뎡야, 언제 같이 풍물치면서 놀 기회 있으면 좋겠당~ ㅎㅎ

    네오, 마음이 아프네요. 그냥 구경하는 것두 아니고 대가리박아라니... ^^;;

    오타맨, 밥당번 긴장돼요. ㅎㅎ 그 원칙은 저도 고민이예요.

    미갱, 포스트를 덧붙여 쓰다가 잠시 숨겼어요. 막상 쓰려니 부담스러워서... ㅡ.ㅡ;

    김강, 자주 뵈요~ ^^

    상용, 사랑방이라 더 못 볼 지도 몰라요~ 흑흑 ^^;;

  11. 미류 2005/04/13 20:18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슈아, 저도 로망에 홀려서... 근데 저는 품성이 별로 훌륭하지 못하야 꽤나 부담스러워요. 쨌든 보기 쉬워진 거라면 좋네요. ^^

    붉은 사랑. 지운 건 아니구 숨긴 거지. 다시 열께. 막상 쓰려니까 영화를 제대로 못 본 거 같아서... ㅡ.ㅡ;

  12. 머프 2005/04/13 21:53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복된 미류..^^

  13. rmlist 2005/04/13 23:23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저도 축하드려요.사랑방은 정말 대단한 곳이었다는 느낌. 그때 작업하면서 행사영상물 말고 뭔가 하나 더 만들고 싶어서 하드에다가 엄청 캡쳐받아두었었는데...시간이 지나고 포기했지만.멋진 사람들이 그렇게나 많이 모여있는 곳은 생전처음 봤음.미류도 멋져서 일하게 된 거겠죠? 화이팅입니다...

  14. 붉은사랑 2005/04/14 00:35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미류, 너 자체가 스파르타일 것 같은...흠흠. 난 미류가 쓰길 기다렸다가, 트랙백걸어서 써야지..헤헤

  15. 미류 2005/04/14 09:22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머프, 갑자기 교회 나온 것 같은 느낌이~ ^^

    알엠, 저는 부족한 게 많아서... 사랑방 사람들에게 많이 배우고 싶어요. 멋진 사람이 되려고 노력해야죠. ^^

    붉은사랑, 내가 스파르타일 것 같다구? 돌아봐야겠당 ㅡ.ㅡ;

  16. 진운 2005/04/20 13:45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ㅎㅎ 가끔 이 블로그에 눈팅만 하고 가고 했었는데.. 오늘은 축하인사를 남겨야 겠네요. ^ ^ 처음의 바람처럼 많이 배우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깊어지시길 바랍니다.

  17. 미류 2005/04/20 17:20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감사합니다.. 노력하겠습니당 ^^;

  18. 감비 2005/04/29 02:43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지가 얼마나 정신이 없었으면, 이 글을 오늘 봤네유~~ 그리고, 풍물을 쳤다니 더 반갑네요. 대학때 풍물친 연으로 연구소에다가 문화패 만들고 급기야 노조활동으로 이어졌다는 거 아닙니까-

  19. 미류 2005/05/03 15:05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저는, 덧글을 오늘 봤네요~ ㅎㅎ 지난 오프모임 때 풍물 쳤다는 얘기 했었는데... ^^;;
    토론회 때 반가웠습니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