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 마지막 빛

지율스님이 사진을 찍으신다.

 

말레이시아 총리가 온다고 조명을 환하게 밝혀놓은,하나도 반갑지 않은 청와대 한 장,

골목길 모퉁이 다정한 불빛이 흘러나오는 창을 빼꼼히 들여다보는 담쟁이덩굴도 한장,

가로등 빛도 다한 곳에서 하늘로 날아오르려고 날개짓하는 능소화 무리도 한장.

 

갑작스런 물음.

'제가 왜 사진을 찍는지 아세요?'

 

사진찍기 좋아하시나 보다 하면서도 궁금해했던 것.

 

'이게 이 세상에서 보는 마지막 빛일 꺼니까...'

 

나는 그 물음이 내 입에서 나오지 않았다는 사실에 감사하는 것 말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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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24 14:23 2004/08/24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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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umilieu 2004/08/27 22:03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어제 단식을 중단하셨다. 정부와의 합의내용이 그리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더욱 긴 싸움을 준비하기 위한 단식중단이라고 하신다.
    마음이 한결 놓인다,고 하기는 너무 이기적이다. 하지만 부디 건강히 회복하시고 단단하면서도 여유로운 웃음 계속 보여주시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