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 뉴스를 보는데 '새벽을 여는 사람들'이라는 코너에
충남 당진군의 한 옥수수 농장이 소개되었다.
첫 장면은 해가 뜨기 전 분주히 기계를 손보는 아저씨의 모습이었다.
옥수수에 왠 기계? 하면서 그냥 보고 있는데
옥수수농장을 가로지르는 기계는 옥수수대를 베자마자 가루로 만들어 저장한다.
아, 저 옥수수는 사료로 쓰려고 키운 옥수수구나...
엉뚱하지만, 그 장면을 보고서야 우리나라에서도 사료로 쓸 옥수수를 키우는구나... 했다.
역시 어제 아침, 처음으로 지하철역에서 무가지를 집어들었다.
눈에 띄는 기사는 로스엔젤레스에서
모기가 서식할 만한 환경(웅덩이, 습지 등)을 방치하는 집주인에게
최고 1000달러의 벌금을 물릴 수 있는 조례를 제정했다는 기사.
올해 들어 캘리포니아에서만 5명의 웨스트나일 바이러스 감염자가 발견되었다고.
웨스트나일 뇌염 바이러스는 모기를 통해 조류와 인간을 오고가며 전파되는 바이러스로
아직 특별한 치료방법이 없어 대부분 두통과 고열로 의식을 잃고 사망하게 된다.
미국에서 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처음 발견된 것은 불과 5년 전인 1999년이다.
중요한 것은 이 바이러스가 중동지역에 널리 퍼져있던 종인데
머나먼 대양과 대륙을 건너 미국으로 들어갔다는 것이다.
'에코데믹'의 저자는 웨스트나일 뇌염 바이러스의 유력한 전파경로로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사람들과 가축, 조류를 운반하며 에너지를 낭비하는 항공수송을 문제삼는다.
인간의 여행은 인간세계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동물도 함께사는 세계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우리가 종종 망각한다고...
에코데믹은 환경과 전염병의 합성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인간의 무분별한 환경파괴가 전염병이라는 재앙으로 인간에게 돌아오고 있다고 경고한다.
전세계에서 재배하는 옥수수의 대부분은 식량이 아니라
가축의 사료로 사용된다.
대규모화된 축산업과 식량/농업자본의 합작품이다.
소중한 에너지를 하늘과 바다에 끊임없이 버려대는 운송수단들도 한 몫한다.
이들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광우병과 같은 전염병의 온상이기도 하고 배지이기도 하고 매개이기도 하다.
또한 굶주리는 세계의 주범이기도 하다.
사료로 사용하기 위한 옥수수를 거둬들이는 장면을 보면서
그냥 이렇게 모르는 사이에 익숙해지는 거구나, 싶어서 끄적거려봤다.
인간이 얼마나 환경을 어지럽히고 있는지를 함께 반성하지 못하고
벌금만 매기다가는 더 큰 재앙을 맞겠구나, 싶어서 끄적거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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