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잠시 눈을 감고 잡념을 이어가던 중 혹은 졸고 있었겠지.
갑자기 누가 버스를 발로 꽝 차대는 소리에 놀라서 눈을 떴다.
한 아저씨가 버스 밖에서 뭐라뭐라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가만히 지켜보니 문을 안 열어준다고 항의하는 듯했다.
운전사 아저씨는 좀더 앞으로 나아간 후에야 문을 열 수 있다고 말씀하셨고
앞 버스들이 조금씩 빠지면서 내가 탄 버스도 문을 열었다.
밖에서 소리지르던 아저씨는 불콰한 얼굴로 성큼 버스에 올라타더니
갖은 욕설을 퍼부으며 운전사에게 항의했다.
이런 욕설들... 기사 따위가... 기사 주제에... 말끝마다 '섀끼'를 붙이면서...
다 옮기지는 못하나 어쨌든 운전사라고 함부로 대하는 것이 영 꼴사나웠다.
운전사 아저씨도 참지 못하고 몇 마디 대꾸를 하다가
그 아저씨가 더러워서 안 탄다며 버스에서 내리자 쫓아가지는 않으셨다.
그 아저씨가 내리면서 마지막 던진 말은 '평생 운전기사나 해쳐먹고 살아라'였다.
운전사 아저씨가 맘상하셨겠다 싶어 그냥 물끄러미 쳐다보는데
운전사 아저씨의 마지막 말이 한 방 먹이고 지나갔다.
"저런 섀끼들이 알고보면 다 시내버스 운전사지, 빌어먹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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