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해요~ ^^)//

 

어제 사무실에서 홈에버, 뉴코아 노동자들과 연대할 수 있는 방법이 또 뭐가 있을까 머리를 맞대고 얘기하다가 한 사람이 제안해서 준비해보기로 했어요.

 

긍까, 문제의식이랄까, 뭐 그런 거는, 여기저기서 여성노동권에 대한 고민들이 많고 지금 홈에버, 뉴코아 노동자들이 바로 그 여성노동자들인데 실제 벌어지는 투쟁의 과정에서 여성노동권에 대한 이야기를 어떻게 제기할 수 있을까, 뭐 그런 건데, 이런저런 고민이 들기도 해요. '여성' 활동가 선언이라는 말이 갖는 의미나, 비정규직과 여성으로서 당하게 되는 인권침해가 별개로 구분되는 것은 아닌데 또 어느 하나만 얘기할 수도 없고, 둘 다 얘기하려다보면 어느 한쪽의 이야기가 주변화되고, 그래서 여전히 이런저런 복작복작한 고민이 있지만~

 

그래도 메일링리스트 등등을 통해서 제안이 됐네요. 그래서 여기서 만날 수 있는 언니들에게도 같이 하자고 얘기 꺼내요. 아래 읽어보시고 덧글로 참여의사를 밝혀주시면 취합하는 이에게 전하겠습니당~ 그리구 선언문과 기자회견에 대한 여러 가지 의견도 완전완전 기다려요. ^^

 



1. 진보와 평화 그리고 인권을 위해 애쓰시는 여성활동가들께 인사드립니다.

 

2. 이랜드 여성노동자들이 매장을 점거하고 파업 농성을 벌인지도 벌써 20일 째입니다. 허울좋은 ‘비정규보호법’이 노동자들 다 죽이는 악법이라는 것이 증명되고 있고 특히 비정규 여성노동자들의 노동권과 생존권은 벼랑 끝에 놓여있습니다. 파업 현장에는 오늘이다 내일이다 하며 언제 공권력이 투입될지 모르는 상황이며 여성노동자들에게 닥칠 상황은 암담하기만 합니다.

 

이에 인권운동사랑방에서는 여성노동자들의 파업투쟁에 미력하나마 힘을 보태고 연대와 지지를 전하며, 자본과 정부에 항의하는 뜻으로 <여성노동권 쟁취를 위한 여성활동가 선언>을 제안합니다.

 

선언 내용은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누리지 못하고 저임금과 불안정 노동에 처해 있는 여성노동자들의 현실과 △비정규보호법이 성차별에 기반해 있으며 이를 더욱 확대 재생산하고 있는 점을 알리며 △자본과 정부의 반인권적 여성노동권 탄압과 경찰 폭력을 규탄하고자 합니다. 이랜드 여성노동자들에게 힘 있는 연대의 뜻을 전하는 자리에 여성활동가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단체 연명이 아니라 여성활동가 개인 연명으로 부탁드리며, 기자회견 기획안에 대해서는 다시 알려드리겠습니다.

 

3. 여성활동가 선언 기자회견 날짜 및 장소

◎ 날짜 : 2007. 7. 19 오전 11시

◎ 장소 : 이랜드 창천동 본사 또는 경총 앞(상황에 따라 유동적임)

 

 

여성노동자들에게 정당한 노동권을 실현하라

 

  

2007년 7월, 허울좋은 ‘비정규보호법’의 시행을 전후로 온갖 종류의 노동권 침해가 자행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우리는 20일간 매장 점거농성을 통해 자신의 권리를 외치는 홈에버, 뉴코아 여성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주목하며 그녀들의 권리 투쟁에 연대하려 한다. 이랜드 그룹의 사업장인 뉴코아, 홈에버는 1주일 미만의 초단기 계약, 근로계약기간 변조, 계약직 노동자에 대한 대량 해고, 계산원 업무의 외주화 등 비정규직 노동자 탄압의 초대형 쇼핑센터이다.

 

우리는 노동인권 탄압으로 인해 생존의 벼랑 끝에 서 있는 8백여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실과 더불어, 반여성적인 노동정책과 이를 교묘하게 이용해 여성노동자들을 탄압하는 정부와 자본의 폭력을 폭로함으로써 여성노동권 쟁취를 위해 한발 나아가려고 한다.

 

한국 사회에서 여성은 과연 노동자로서 인정받고 있는가! 여성노동자들은 새벽같이 일어나 직장에 가기 전에 가장인 ‘남성’노동자와 자녀들을 위한 아침을 차려놓고 손에 물이 마를 새도 없이 지하철에 몸을 싣는다. 시부모와 부모에게 안부전화를 급하게 돌리고 사업장으로 들어서면 언제나 웃음으로 친절하게 고객을 맞이할 준비된 여성이기를 강요받는다. 하루 8시간을 꼬박 서서 수많은 상품들을 계산하지만, 정작 자신이 유통 시킨 상품을 맘 놓고 구입하기는커녕 천 원짜리 한 장도 쉽게 쓸 수 없는 80여만 원의 임금이 떨어질 뿐이다. 그녀들의 저임금에 대한 항의는 ‘부업’ 또는 ‘부수입’이라는 명분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공허한 메아리로 되돌아온다. 저임금, 불안정 고용과 열악한 노동조건에 대해 동료 노동자들과 토론하고 집단행동을 모색할 새도 없이 서둘러 귀가해 저녁식사를 준비하고 청소와 설거지를 말끔하게 해놓기를 강요당하는 것이 현실이며, 이러한 사회적 압박 속에서 그녀! 들은 그저 “빨간 립스틱”을 바르도록 강요받는 ‘아줌마’ 또는 ‘아가씨’일 뿐이었다.

 

여성노동자들의 비정규직 비율은 70%를 육박할 정도로 높아지고 있다. 이는 비정규직을 확산하는 데에 혈안이 된 자본이 가부장제에 편승해 여성억압에 적극적으로 발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은 가사노동의 일차적인 전담자로서 집에 있는 것이 어울리며 집 밖에서의 ‘일’이란, 노동이기보다는 과외로 하는 아르바이트 정도로 인식된다. 또한 여성에게 전통적으로 떠맡겨졌던 보육과 간병 등의 보살핌 노동과 다양한 서비스노동은 모두 여성노동자들이 해야 할 ‘부업’인 것이다. 부업 즉 주변부적인 노동은 비정규직화하기에 적합한 노동으로 인식되며 그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랜드 자본은 여성노동자들에게 수차례 기간제 계약을 거듭하는 방식을 사용하다 이제 외주 파견업체 노동자로 재취업하라며 비정규직보호법의 악용 매뉴얼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같은 사람, 같은 노동이지만 이름표만 달리 붙이면서 마치 일회용 컵을 사용하듯이 여성노동자들을 쓰고 버리기를 반복하고 있다. 거대한 노동 시장에 길게 줄지어 있는 여성노동자들의 현실은 참혹한 노예노동의 한 장면을 연상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하루 8시간 화장실도 제대로 가지 못하고 계산기를 두드려야 하는 그녀들은 자본과 정부가 입방아 찧는 ‘경쟁력’없는 노동자이기 때문이 아니라 주변부적인 노동을 하도록 그리고 할 수밖에 없도록 강요해온 사회적 차별 때문이다.


 우리는 여성 노동자들이 대부분인 유통업체 매장 안의 노동 현실에만 주목하지 않는다. 자본은 이미 동종유사업무에 대해 정규직을 없애는 작업을 착착 진행해 왔고, 그 자리 대부분은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로 채워지고 있다. 여성노동자가 많다는 것, 그녀들이 모두 비정규직이라는 것, 그녀들이 가장 먼저 노동권 박탈의 피해자가 되어야 하는 현실에 보다 폭넓게 주목해야 한다. 비정규법안은 성별중립적으로 보일 수도 있으나 법 시행의 결과는 결코 성별중립적이지 않다. 여성노동자들은 비정규직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성차별적인 인식 아래 무기력하고 순응적일 것으로 여겨진다. 또한 스스로의 노동을 통해 생계를 책임지기보다는 남성가장의 수입을 보완하는 정도로만 다루어진다. 비정규법안의 시행으로 인해 여성노동권을 가장 먼저 공격당할 것이라는 사실은 이미 우리은행의 분리직군제에서도 드러난 바 있다. 결국, 비정규법안은 성별중립적인 것이 아니라 성맹목적이며 그 결과는 여! 성노동에 대한 폭력적인 차별로 드러나고 있다.

 

또한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인 파업을 비롯한 단체행동을 용역깡패와 경찰력을 동원해 탄압하고 있는 이랜드 자본과 정부의 작태는 성폭력의 위험을 항상 수반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용역깡패와 경찰은 여성의 성적 수치심과 모멸감을 유발하는 언행을 적극적으로 구사하고 육체적인 차이에 따른 공포와 두려움을 야비하게 이용해 여성노동자의 단체행동권을 침해한다. 노동자의 권리에는 여성은 누락된 채 남성만 남아 있으며 여성의 권리가 모성의 의무로 둔갑하고 있지만, 노동 현장에서 노동자 탄압은 여성을 비켜가지 않으며 오히려 성폭력과 짝을 이뤄 여성노동자의 삶을 옥죄고 있다.

 

인권의 기본적인 원칙인 차별금지는 노동의 권리를 비롯해 직업 선택의 자유, 노동조합의 결성 및 가입, 공정하고 유리한 임금에 대한 권리 등 모든 영역에서 보장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의 비정규법안과 노동자의 저항을 탄압하는 전형적인 방식들은 그 결과에서 명백한 여성차별을 드러내고 있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은 요구를 밝힌다.


 

■ 정부는 비정규법안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여성노동자의 관점에 선 성별영향평가를 시행하고 그 결과에 따라 비정규법안을 전면 폐지하라.

 

■ 이랜드 자본은 계산원 등 여성노동자의 노동을 부차화하고 손쉽게 해고, 외주화하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고 여성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행동에 나서라.

 

■ 이랜드 자본은 용역 깡패들의 폭행에 대해 사죄하고 피해 노동자들에게 즉각 보상하라.

 

■ 경찰은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를 부당하게 탄압하는 원천봉쇄 등을 즉각 철회하고 여성노동자에 대한 성폭력적 언행의 중단을 약속하라.

 

■ 우리는 위와 같은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홈에버, 뉴코아 여성노동자들과 함께 싸울 것을 힘차게 선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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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14 13:15 2007/07/14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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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미류님의 [] 에 관련된 글. 사회운동포럼 &quot;노동자운동과 페미니즘의 결합을 위하여&quot; 공동사전연속워크샵이 12일자로 끝났다. 약간 홀가분한 주말... 사전연속워크샵에선 '결합' 그 자체가 당위라기 보다는 결합을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가를 중요한 사회운동의 질문으로 던지고자 했다. 그리고 핵심은 노동자운동에 대한 페미니즘적 관점에서의 평가와 혁신이라고 할 수 있다. 혁신은 노동자운동에 단순히 여성이 더많이 참가하고,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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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미류 2007/07/14 13:46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rights@chol.com 으로 메일 보내주셔도 되요. ^^

  2. 달군 2007/07/14 16:17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앗. 블로그에 쓰고 있었는데. 이미 올라왔네.=_=

  3. 미류 2007/07/20 04:03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 나는 쓰고 보니 이미 비올이 올려서 뻘쭘했더랬는데. 그래도 불성실한 불로거인 내가 올린 것보다 달군이 올린 게 훨 나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