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즈 트레이드 단상

2010/01/01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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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턱돌아. 너는 그래도 계속 목동에 있는거지??(출처=서울히어로즈 홈페이지)

 

히어로즈와 관련된 트레이드가 성사되었죠.

간 사람들 얘기를 조금 하면 홈런이 많이 나오는 구장으로 유명한 목동구장에서 잠실구장으로 홈 구장을 바꾼 이현승선수가 홈런이 더 자주 나오는 대구구장으로 간 장원삼 선수보다는 좀 더 유리해 보이네요. 이택근 선수는 LG 트윈스에 있다는 보장이 아직 없어서 얘기 하기가 그렇구요.

 

세 명을 트레이드 시킨 걸로 막아서 다행이라고 하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도 그 분들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지요.

 

물론 이 세 건의 트레이드가 지금 당장에 문제가 생긴다는 건 저도 우려하는 바이고

그랬기에 베이스볼 오타쿠에 히어로즈 글을 쓰게 된 계기이기도 했습니다.

반대를 한 이유는 우선은 당위성 때문이고 두 번째는 히어로즈의 전력 약화였습니다.

 

첫 번째는 두고 두고 이야기가 나올 것입니다.

저 역시 현금 트레이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 반대의 논거로 이 세 건의 트레이드를 이야기 할 생각입니다.

 

다만 전력 출혈을 어느 정도는 막았다는 게 다행으로 여겨집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그래도 숨통이 트일 여지는 만든 거지요.

우선 쌍방울 레이더스 처럼 잘하는 선수들을 밑도 끝도 없이 다 내주는 트레이드는 아니였습니다.

당장 핵심전력인 강정호, 황재균 선수와 기대주 강윤구 선수는 지켰지요.

여기에 트레이드를 통해 받아 온 금민철, 김상수 선수는 항상 주목받는 유망주이지 않습니까?

베이스볼 아메리카 처럼 한국에 야구 유망주 전문 잡지가 있다면 팀 내 상위에 랭크될 선수를 받은 것도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히어로즈에 잠시 있다 팀 내 선발 후보로까지 주목 받게 된 박성훈 선수까지 얻었지요.

(다만 이택근 선수의 빈자리가 조금 아쉽긴 하네요.)

 

여기에 유망주들은 잘 키워 낸다는 팀의 능력을 감안한다면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날 거 같습니다.

내년은 힘들겠지만 2011년 부터는 강력한 포스트 시즌 후보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단 전제는 '내년에 또 주축 선수를 파는 트레이드가 없어야 된다', '히어로즈의 수익이 정상적으로 돌아가든지 새로운 모기업을 찾아야 된다' 입니다. 이렇게만 되면 KIA타이거즈로서 첫 풀타임 시즌이었던 2002년 2위로 바로 도약했던 기적도 일어날 것입니다.)

 

※ 참고로 없는 돈 때문에 잘 하는 선수 돈으로 파는 건 어느 때이건 반대입니다.

예전에 타이거즈 팬으로서 디인 기억이 있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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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10/01/01 02:18

[##_1C|XGCBXnGAMd.gif|width="400" height="395" alt=""|_##]▲경인년은 호랑이의 해이죠. 이 블로그를 들리신 모든 분들이 호랑이 기운이 솟아나시길 바랍니다. 우승의 기를 모아서 팍팍. (출처=기아 타이거즈 홈페이지)

 

경인년 새해입니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자신의 일생에 60갑자 중 같은 명칭의 해를 두 번 접하게 되는 경우가 흔치 않습니다.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경인년 잘 살아야 되지 않겠습니까?

좀 더 건강하고 노력하는 베쓰볼 키드가 되겠습니다. 이 포스트를 아니 이 블로그를 들리시는 모든 분들도 저와 함께 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경인년 새해부터 국회가 말이 아니네요. 급속도로 성장한 나라라서 그런지 절차도 무시하고 급속도로 끝내버립니다. 이 우울함 1992년 레딩에서의 너바나 라이브 콘서트를 보면서 풀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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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전 회장 사면 유감

2009/12/30 22:33

과연 이건희 전 회장이 정당한 죄값을 사면받는다고 해서 우리나라 경제가 살아날까?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다시 한 번 인정받는 이 시점에 대한민국에 산다는 게 피곤하다.

 

인재 한 명이 천명을 먹여살린다는 이건희 전 회장의 주장이 제대로 먹히고 있다는 생각이 들며 씁쓸하기만 하다.

 

이상호 기자나 최근 무죄 선고를 받은 노회찬 대표가 이럴 줄 알면서 그리도 노력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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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2009년 베쓰볼

2009/12/30 22:16

1학기에 수강했던 정치학 수업에서 정치와 관련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발표를 하는 과제가 있었다. 나는 ‘민족주의의 폐해’를 선택하였다. 황우석 사태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고 진보적 민족주의를 추구하는 분들의 잘못도 이야기 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민족주의에 대해 디스(Diss) 한 놈이 올 해 3월에는 뭐 했을까? WBC 국가대표 유니폼 져지 사려고 10만원 모으고 있었다.(결국 실패했다.ㅠㅠ)

 

리쌍의 ‘발레리노’를 들어보면 이런 가사가 나온다. ‘무언가를 지켜야 하는 건 그것에 지쳐도 미쳐야 하는 것.’ 확실히 난 야구에 미쳤었다. 지켜야 할 게 없었음에도 지치도록 야구에 미쳐 있었다. 어머님의 구박과 좁아져 가는 대인관계 속에서도 야구를 버리기가 쉽지 않았다.

 

2004년 풋풋한 스무 살 새내기 때 이런 사실을 밝히면 “나는 매니아요” 라고 광고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강산이 바뀌려 시작하는 5년 후-대운하 땜에 진짜 바뀌려 한다.- 똑같이 이야기를 하면 상대방에게 “아, 그러세요. 주위에 그런 사람 많은데.”라는 심드렁한 대응만 돌아오게 되었다.

 

WBC 대만 전 류현진 선수가 1번 타자에게 내 준 볼넷부터 한국시리즈 7차전 나지완 선수의 끝내기 홈런까지. 2009년 하나의 유령이 대한민국을 배회하였다. 야구라는 유령이. 대한민국의 많은 사람들, 즉 초등학생과 사춘기 청소년, 여대생과 남학생 커플, 부부와 미취학 아동들이 유령을 보려고 입장료를 지불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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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이런 모습을 보기 위해 야구장을 찾습니다. 그리고 선수들은 이런 모습을 보여줍니다.(출처=기아타이거즈 홈페이지)

 

프로야구는 이들에게 실망감을 주지 않았다. 비록 KBO가 상식 이하의 행정을 펼치며 팬들의 마음을 비참하게 한 적은 있었지만 최소한 선수들은 팬들을 실망시켜주지 않았다. 선수들의 플레이 하나 하나에 혼과 열정이 담아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극적인 승부를 불러오고 이는 또 다른 사람들을 야구팬으로 만드는 선순환이 이루어졌다. 오승환 선수를 상대로 한 박용택 선수의 만루 홈런, KIA 타이거즈의 단일 개월 최다승인 20승을 완성했던 장성호 선수의 만루 홈런, 홍성흔 선수의 갈매기 타법에 이은 끝내기 안타까지 이 모든 게 팬이 없었다면 나올 수 있었을까?

 

그리고 흥행만큼이나 논란거리도 많았다. WBC 결승전에서 임창용 선수의 싸인 미스 논란. 선수들의 잦은 부상과 노후 된 구장들. 방송사와 대행사간의 중계료 문제. 감정싸움까지 오가게 했던 한국시리즈 대결. 허점투성인 FA제도. 돔 구장 건설계획과 히어로즈 현금 트레이드 논란. 선수노조 결성 노력까지. 오로지 야구결과만을 이야기 했던 예전과 달리 야구와 관련하여 많은 소재들과 담론들이 논쟁의 장으로 소환되었다.

 

22년 째 야구팬으로서 이런 현상에 어안이 벙벙하기도 하지만 흐뭇해지기도 한다. 내가 사랑하는 야구가 몇몇 소수 팬들의 전유물에서 모두가 즐기고 고민하는 문화코드가 되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특이한 걸 좋아한다고 하더라도 자기만 좋아하면 외로운 법이다. 올 해 확실히 난 이런 외로움에서 벗어났다.

 

다만 이런 야구 열기를 이용하려는 몇몇 정치인들의 행태에는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4대강 살리기에 성공하면 야구장도 자동적으로 짓게 된다고 주장하는 분. 지난 7년 동안 야구장을 짓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다가 줄어드는 지지율과 연고지 팀의 극적인 우승을 보며 쌩뚱맞게 돔 구장을 건립하겠다고 이야기 하는 광역단체장. 과연 이 분들은 야구를 이용하며 살림살이가 나아지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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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서도 이야기 했지만 저는 행운아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주제에 대해 글을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야구 가지고 밥 먹고 살고 싶은 데 가능할까요?(출처=미디어스 홈페이지)

 

이 모든 것에 대해 이야기하기에 베이스볼 오타쿠를 시작하는 시점이 늦었다는 건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크다. 개인적으로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고 많은 야구인을 만나고 싶었고 나름 야구 전문 블로거 로서 활약하고 싶었던 올 해의 바람이 여러 가지 상황들로 인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야구 열기에 편승해서 칼럼으로나마 야구팬들과 만나기에 야구와 관련하여 많은 포스트를 작성하고 있는 블로거 분들께 죄송하기만 하다.

 

2009년 부끄러운 칼럼리스트에서 2010년 ‘전문’이란 단어가 부끄럽지 않는 야구 전문 블로거로 환골탈태할 것을 약속하겠다. 내 방 넷북 앞에서 때로는 현장에서 야구와 관련된 모든 이야기를 할 것이다. 많은 분들의 접속과 격려 그리고 질책을 기대하고 있겠다.

 

사흘 후 2010년이 다가온다. 혹자는 ‘올 해 반짝 흥행이 아니냐. 내년 2010년 시즌이 문제다.’ 라고 걱정한다. 이런 행복한 시간 전에 경기장에서 선수들이 관중석에서 흐르는 벨 소리를 듣는 것도 경험한 적이 있었기에 이 들의 걱정에 일면 동의한다.

 

하지만 올 해 많은 분들이 야구가 무미건조한 스포츠가 아닌 인간의 희로애락을 불러일으키는 예술이라는 걸 알지 않았는가. 야구는 야구다.(Baseball Being Baseball) 야구가 달라지지 않으므로 벌꿀이 꽃을 향해 날아오듯 많은 분들이 이 희로애락을 다시 느끼기 위해 야구장을 방문할 것이다. 벌써 2010년 프로야구가 기대된다. 내년에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야구장과 미디어스에서 뵙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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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제 선수의 쾌유를 기원합니다.

2009/12/29 15:44

 컴퓨터를 켜니 김명제 선수의 교통사고 소식을 접하게 되네요.

개인적으로 2007년 포스트시즌 때 리오스, 랜들에 이어 3선발로 활약한 장면들이 생각납니다.

기사들을 보니 크게 다친 거 같은데 부디 건강하게 그라운드에 복귀하기를 기원합니다.

교통사고 후유증을 겪지 않게 되기를 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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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는 이유

2009/12/25 22:47

 

혹시 제 블로그에 들어오셔서 '베이스볼 오타쿠'만 퍼 올리고 다른 것들에 대해

포스트를 올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실 겁니다.

 

그 질문에 저는 사과로 대답을 할 수밖에 없을 거 같습니다.

제 게으름이 첫 번째 이유 입니다.

다만 제가 일하고 있는 곳이 너무 바쁘고 개인적으로도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 게 있어서 다른 것들에 대해 글을 쓰기가 힘들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아실 분은 아시겠지만 제가 열렬하게 지지하는 정당도 있고

어느 정도 확고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이야기를 써야 하는 게 맞지만

제 생각을 뒷받침할 논리를 가지고 있지 않지요.

예전에야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지 않는 수준에서

그냥 글 쓰고 모른 척하면 그만이었지만

이제 제 이름 걸고 칼럼을 연재하는 상황에서

그럴 용기가 쉽게 나지 않는군요.

그게 두 번째 이유입니다.

 

해가 지나고 여러가지 상황이 바뀌면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제 칼럼과 제가 지지하며 일 하는 정당에 먹칠하지 않게 최선을 다해 양질의 글을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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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밝힐 게 있다면 실질적인 ‘베이스볼 오타쿠’의 첫 칼럼을 장성호 선수가 아닌 히어로즈에 대한 이야기를 쓰려 했었다. 시즌이 끝난 뒤  야구커뮤니티에 ‘히어로즈의 모 선수가 삼성재활센터에서 훈련 중이다’란 루머가 인터넷을 타고 있었고 이번 스토브 리그에서 주축 선수들이 거침없이 팔릴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다. 이런 예상들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며 이에 대한 글을 쓰려 했다.

 

하지만 루머만으로 글을 쓰기에는 히어로즈 팬들에게 상처를 줄 거 같아 포기했었다. 팀의 재정이 좋지 않아 KBO의 지원을 받아야 했고 매각 후에도 말도 안 되는 인사관리가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히어로즈를 계속해서 사랑해준 팬들에게 대못을 박고 싶진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달도 안돼서 이 주제에 대해 다시 글을 쓰게 될 줄 누가 알았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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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해 이택근 선수는 연예인 윤진서씨와의 열애로 모든 야구팬들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연말에 좋지 않은 또 다시 야구팬들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출처=서울 히어로즈 홈페이지) 

 

지난 18일 히어로즈와 LG트윈스가 이택근 선수와 박영봉, 강병우 그리고 현금 25억원의 트레이드를 합의했다.  이 소식은 바로 야구팬들을 패닉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히어로즈가 올 해 팀의 유일한 골든글러브 수상자이자 병역혜택도 받았고 미래가 더 기대되는 선수를 보냈다는 건 1차 충격이요.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것처럼 주축선수의 연쇄적인 트레이드가 일어날 계기를 마련했다는 게 2차 충격이다. 특히 2차 충격은 ‘어떤 선수는 예전에 트레이드 되었던 곳으로 다시 간다.’라든지 ‘모 선수는 다른 팀의 핵심적인 구원투수와 트레이드 될 것이다’라는 또 다른 루머를 양산하고 있다.(『스포츠 춘추』박동희 기자의 블로그에서는 이에 대해 팬과 박동희 기자의 질문과 답변이 오고가기도 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20일 오후 10시 40분까지는 합의 이상의 진전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중견 야구인들의 모임인 일구회에서 이 트레이드를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고 KBO 측에서도 이 트레이드의 유보를 결정했다. 작년 장원삼 사태와 비슷하게 흘러가고 있다. 야구팬들과 야구인들이 이 트레이드의 후폭풍에 대해 염려하는 정도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리고 이 염려에는 두 가지 이유가 숨어 있다.

 

첫 번째 쌍방울레이더스의 좋지 않은 추억 때문이다. 외환위기와 무주동계유니버시아드의 유치를 위해 무리할 정도의 투자로 인해 모그룹이 어려움하자, 레이더스는 삐끗하기 시작한다. 1998년 김성근 감독의 용병술과 선수들의 투지로 그럭저럭 버텨가며 6위를 기록했지만 이듬해인 1999년 동네북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 2년 동안 박경완, 김기태, 김현욱 선수 등을 돈을 얻기 위해 보내면서 선수층이 얇아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2000년 SK와이번스로 재창단되면서 구단의 살림살이가 나아지게 되었지만 훼손된 선수층은 쉽게 회복되지 않았다. 2000년 대 중반에 가서야 강팀의 면모를 보일 수 있게 되었고 이 과정에서 채병룡 선수는 혹사로 강속구를 잃었고 2000년 신인왕이었던 이승호 선수는 2005년 부상 이후 2008년에야 1군 등판 기록을 남긴다.(물론 쌍방울레이더스와 히어로즈를 기계적으로 대입하는 건 그렇다. 레이더스의 경우 전북지역 학원야구 인프라가 열악한 것도 급격한 몰락의 한 이유였다. 올해부터 전면드래프트가 시행되었고 히어로즈의 유망주가 풍부하다고 인정받고 있어 자금난이 해소되면 KIA타이거즈처럼 빠르게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구 몰라요.)

 

또한 자금난으로 인해 트레이트된 선수들이 예전의 포스를 보여주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는 것도 하나의 원인이다. 대표적으로 조계현, 이강철, 홍현우 선수를 들 수 있다.(다 해태타이거즈 출신이네.) 조계현 선수의 경우 전년도 3.71의 평균자책점에 8승 9패에서 98년 삼성라이온즈로 이적한 이후 5.21의 평균자책점에 8승 11패를 기록한다. 99년은 더욱 처참했다. 1군 출장 12경기 중에 선발은 세 경기밖에 되지 않았고 11.51의 평균자책점에 3패만을 기록하게 돼 두산 베어스로 이적하게 된다. 이강철 선수는 부상으로 99년을 개점휴업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2000년 1승 4패 7.3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이듬해 삼성라이온즈에서 1승 1패에 6.07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홍현우 선수는 LG 트윈스와 4년 간 18억 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었지만 타이거즈 시절의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다. 계약한 4년 동안 타율이 2할을 넘긴 게 단 한번이고 4년 동안 친 홈런이 14개에 불과했을 정도. 부상이나 FA를 위한 무리한 출장이 주원인이겠지만 따가운 시선과 돈 값에 맞는 활약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일정정도 작용했을 것이다. 이택근 선수도 이런 압박감에 자유로울 수 있을까?

 

인터넷을 하다보면 ‘OOO리즈 시절’이란 말을 흔히 접하게 된다. 사람들이 전성기가 지난 스포츠 스타나 연예인의 화려한 시절을 회상할 때 쓰이는 말이다.

 

이 말의 어원은 한 때 박지성 선수의 팀 동료이기도 했던 앨런 스미스와 관련되어 있다. 리즈 유나이티드 시절 잉글랜드 최고의 유망주 중 한 명이었던 스미스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와서는 주전경쟁에서 밀리고 포지션을 바꾸면서 예전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 이에 팬들은 앨런 스미스가 지금과 달리 예전에는 최고의 유망주였다는 걸 기억하기 위해 ‘앨런 스미스 리즈 시절엔...’이란 표현을 쓰다 보니, ‘리즈 시절’이란 신조어가 생겼다는 이야기다.

 

앨런 스미스가 자신의 재능을 꽃피었던 리즈 유나이티드를 떠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바로 팀의 재정난 때문이었다. 리즈 유나이티드 경영진은 99/00시즌에 3위의 성적에 고무되어 있었다. 이에 무리하다 싶을 정도의 투자를 했지만 투자에 비례하는 수익을 얻지 못해 빚더미에 앉게 되었다. 뒤숭숭한 분위기와 주축 선수들을 파는 과정 속에서도 앨런 스미스는 좌충우돌(?) 리즈 유나이티드를 움직여 나갔지만 03/04시즌 강등을 막아내지 못했다. 이후 리즈 유나이티드는 3부 리그에 소속되어 있는 걸 생각해 본다면 앨런 스미스가 활약한 때는 리즈 유나이티드의 ‘리즈 시절’이었던 셈이다.

 

지금의 히어로즈를 연상시키는 사례이다. 만약 이택근 선수의 트레이드가 허용이 되고 또 다른 히어로즈의 주축선수가 이적하게 된다면 그리고 옮긴 팀에서 부진하다면 이 ‘리즈’라는 단어가 ‘히어로즈’로 대체될 것이다. OOO 히어로즈 시절이라고 말이다. 과연 이 말을 듣게 될 야구팬들의 심정은 어떨까? 이번 트레이드와 히어로즈의 팀 운영에 솔로몬의 선택같은 혜안이 나오길 기대한다.

 

※조계현, 이강철, 홍현우 선수의 데이터 출처는 스탯티즈(http://www.statiz.co.kr) 입니다.

 

※ 이 글은 베쓰볼키드의 블로그(http://www.baseballkids.textcube.com)에서도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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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그런 단신

2009/12/20 12:57

 광주에는 아직도 눈이 오고 있습니다.

여자 친구가 있는 덕분인지는 모르겠는데 기분 좋네요.

군대 있을 때는 그렇게 싫더니. ㅋㅋ

바닥이 하얗게 되어 있으니 정화되어 있는 느낌도 드네요.

 

 이제부터 칼럼에 제 블로그 주소도 같이 쓰려고 합니다.

사실 제 건망증 때문에 못 쓴 건데요.

맨날 트랙백 하고 하는 게 귀찮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칼럼 마지막에 링크 시키려고 합니다.

 

 요새 일이 겹쳐서 정신 없는데 뭐 하나 제대로 끝내는 건 없고 답답합니다.

이럴 때 누가 나를 도와줬으면 싶네요.

최소한 대표님 녹취라도 ㅠ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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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을 사고자 합니다.

2009/12/19 13:52

핸드폰을 사고자 합니다.

제가 쓰고 있는 폰을 사게 된 건 말년휴가 나와서였죠.

당시 성시경씨가 CF모델이었던 싸이언 랩소디 뮤직폰을 사려고 했었습니다.

이에 LG텔레콤으로 옮기면서까지 사려고 했으나

워낙 신형 모델이라 40만원 이상을 지불해야 한다고 하기에 포기했었습니다.

울며 겨자먹기로 무료폰을 샀는데 정이 안들어서 인지 정말 관리 안했죠.

덕택에 핸드폰 액정은 금이 가 있고

슬라이드 상단에 LG텔레콤 로고가 그려져 있던 스티커는 뜯어진 지 1년이 넘었습니다.

버튼들도 금이 가 있는 건 물론이구요.

 

시대가 좋아지면서 2년도 안되어 무선인터넷이 되고 운영체제를 가지는 핸드폰들도

출시되었습니다.

저도 대세를 따라 이런 핸드폰들을 사고 싶은데 유지비가 여간 부담스럽네요.

어찌할 지 고민입니다.

그냥 여차하면 랩소디 뮤직폰 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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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리 본즈가 은퇴를 한다고 한다. 그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리스는 샌프란시스코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마지막 경기를 뛴 지 2년이 지났다. 이제 배리 본즈가 더 이상 메이저리그 유니폼을 입기는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라고 밝혔다. 정식적이진 않지만 불혹을 훨씬 넘긴 나이에 현역으로 복귀하는 건 불가능해 보이므로 사실상의 은퇴발표로 보는 게 맞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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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즈의 신기록들을 기록한 앰블런 들입니다. 2001년 이후 쌓은 기록들인데 이 모든게 다 약빨이라는 게 모든 야구팬들의 심증입니다.(출처= 배리 본즈 공식홈페이지, 스포츠 한국 재인용)

 

만약 배리 본즈의 선수생활을 블로그 포스트로 만든다면 그 밑에 붙이는 태그는 어떤 단어가 들어갈까? ‘홈런’, ‘단풍나무 방망이’, 방망이를 짧게 잡으면서도 호쾌한 장타를 날리게 하는 ‘빠른 배트 스피드’. 하지만 이와 함께 ‘이기주의’, ‘거만함’도 항상 따라다닐 것이다.

 

문제는 그 거만함과 이기심이 자신이 속한 팀을 망처 놓았다는 거다. 이와 관련하여 생각나는 장면이 있다. 바로 2002년 월드시리즈 6차전이다.

 

5차전까지 3승 2패로 앞서 있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6차전 7회 초까지 5:0의 리드를 잡고 있었다. 사람들은 이변이 없는 한 배리 본즈가 그토록 갖고 싶어 했던 챔피언 반지를 얻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포스트 시즌 내내 애너하임 에인절스(현재는 LA 에인절스)를 도와주던 랠리 몽키의 기적이 ‘이변’을 가져다주었다. 에인절스가 7회 스캇 스피지오의 쓰리런 홈런에 이어 8회 말에 6:5로 역전 시킨 것.

 

특히 이 과정에서 본즈의 수비는 천사에게 조종당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8회 중요한 순간 처리하기 쉬운 타구에 실책을 범했던 것. 다음 날 7차전에서 비슷한 상황에 또 같은 실책을 범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랠리몽키의 기적’의 또 다른 피해자가 되었다.

 

월드시리즈 우승 실패 후 배리본즈가 6,7차전 지명타자를 하라는 감독의 제안을 거절했다는 게 도마 위에 올랐다. 중요한 경기이므로 수비를 강화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고집을 꺾지 않아 이런 일이 생겼다는 것이다. 언론과 팬들의 비판 속에 포스트 시즌 최다 홈런과 한 해 동안의 활약은 한 순간에 잊혀졌다. 역사에 만약은 없다지만 그 때 수비능력이 뛰어난 외야수가 정상적인 수비를 했다면 우리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드는 장면을 목격했을 것이다.
 
이때만 짐이 된 건 아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모든 게 본즈를 위한, 본즈에 의한, 본즈의 팀이었다. 구단주 및 단장마저 한 선수에게 맞춰져 있는데 그런 곳에서 뛰고 싶어 할 슈퍼스타가 어디 있겠는가? 스토브 리그 때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대어 급 선수의 영입을 이루지 못한 건 본즈의 성격과 무관하지 않다.

 

또한 팀 내 불화의 한복판에 서 있었다. 맷 윌리암스와의 불화, 제프 켄트와의 몸싸움은 MLB를 보는 많은 야구팬들에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팀 분위기가 좋지 않음을 만 천하에 공개한 꼴이 되고 말았다. 팀 성적도 그 시기 저조했음은 물론이다. 팀 홈런 수는 늘렸을지 몰라도 팀을 이끄는 리더의 모습은 아니었다.

 

신이 허락한 야구 실력을 가지고 있던 배리본즈가 일자리를 찾고 있는 신세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문열 저) 엄석대의 갑작스런 몰락을 생각나게 한다. 자신의 능력을 믿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다 한 순간에 몰락해버린 공통점 때문일 것이다. 
 
이기주의와는 별개의 일이지만 부정으로 자신의 성적을 부풀린 것도 유사하다. 넓어진 ‘등빨’과 늘어난 홈런수의 원천이 금지약물인 건 이미 알려진 사실이고 법원에서 이를 부인하다가 위증죄로 고소당한 상태다. 엄석대에게 선생님의 체벌이 기다리고 있던 것처럼 법원의 처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본즈에겐 미안하지만 다른 레전드들의 은퇴를 접하며 느꼈던 경외감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심각한 자만심과 결과를 위해 무시된 준법정신은 급우들이 엄석대를 피하려 했듯이 기피대상 1호로 만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와 그의 기록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지길 바라며 인간의 마음을 가지고 있는 야신을 만나길 바랄 뿐이다. 팬들도 선수들에게 인정받고 정이 가는 선수에게 끌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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