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은 후의 서평을 쓰듯 옆에서 보며 느낀 점을 말하자면, 사실 노동자 정치 세력화를 생각하고 있는 분들의 글을 보고 생각을 들어보면서 '허공에 떠 있다' 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경직되어 있다고 표현할 수 있을까요. 너무 자신들의 시점에서 자신들만의 언어로 이야기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게 무작정 '그들이 좋지 않다' 라는 건 아닙니다. 국민들이 그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마르크스 주의'가 오랫동안 금기시 되었던 우리나라의 현실도 한 몫 하죠. 그리고 개인적으로 '대중정당'에 적을 두고 있는 것도 제 생각의 원인일 수 있습니다. 최소한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라면 그들의 의견도 통용되어야 하며 그들이 우리나라에 필요하다는 걸 저는 적극적으로 동의합니다.

 

 프롤레타리아네트워크뉴스가 있습니다. 주요 투쟁들의 소식들을 위주로 다루는 언론사입니다. 이 곳을 접속할 때마다 마음이 아픈 게 언론 기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식 홈페이지가 없고 블로그로 운영되고 있다는 거지요. 물론 1인 미디어의 장으로서 블로그가 언론 역할을 한다는 건 너무나도 잘 알고 있지만 무슨 이유인지 안타까워 지네요.

 

 이 블로그를 접속하신 분들께서는 한 번 이 곳의 글들을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조금의 시간을 양보하신다면 우리나라를 좀 더 넓게 보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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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이 올 해 8월 11일 오세철 교수와 그가 속해 있는 사노련(사회주의노동자연합)의 간부들을 불구속 기소했었습니다.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겁니다.

 

 작년 8월에는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체포했지만 구속영장이 기각되었지요. 재청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구요. 이들을 무리해서라도 잡아들이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헌법적 가치를 부정한다는 것 때문이죠.

 

 그런데 국가 브랜드 운운하면서 헌법의 내용을 부정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아니죠. 집단들이 있습니다. 헌법 제 33조 1항을 아십니까? 바로 '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 입니다. 헌법에 보장되어 있는 '노동자들의 자주적인 권리'를 무시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헌법적 가치를 부정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검찰은 왜 그런 사람들은 기소 안하는 지 모르겠어요. 법치를 외치면서 정작 헌법에 나와있는 내용을 무시하는 것 보다 차라리 '이 놈의 헌법' 을 외치는 게 더 나아 보입니다. 최소한 그거는 위선적으로 보이지 않거든요.

 

 죽창시위가 좋지 않다는 건 저도 인정합니다. 쌍용차 노조가 공장을 점거한 게 쌍용차에 손해를 끼쳤다는 것은 저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태만을 보고 국가브랜드 운운하는 건 보내기 번트했는데 아웃됐냐고 성내는 거와 같겠지요. 정부가 단체행동권을 인정했다면 과연 죽창시위가 벌어졌을까요? 故 박종태씨의 고민과 택배 기사들의 고충을 정부가 관심을 가졌다면 과연 화물연대가 파업을 했을까요? 쌍용차 사측이 용역을 고용하고 勞-勞갈등을 조장하는 걸 막았다면 과연 쌍용차 노조원들이 공장을 점거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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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26일 금속노조금호타이어지회의 광주역 집회에서 연대하러 온 금속노조 조합원의 뒷모습입니다. 등에 써 있는 글처럼 우리는 함께 살아야 합니다.그게 이 땅에서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사진= 진보신당 광주시당)

 

 지금 제가 살고 있는 광주에서는 금호타이어의 파업 여부에 지역 사회가 집중하고 있습니다. 오늘 노조가 쟁의행위를 중단하고 사측이 직장폐쇄를 해제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있었지요. 하지만 노조 집행부 선거가 끝나는 다음 달 2일 이후에 또 다시 싸움이 시작될 수 있습니다. 주요 쟁점인 '정리해고자 733명' 에 대해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되었을 때 저는 노조를 지지할 것입니다. 회사가 어려워진게 노동자들의 책임이 아님에도 이걸 노동자들이 참아야 하는 건 아니라고 보거든요. 또한 헌법에 보장된 권리를 노동자들이 누릴 수 있게 되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아무쪼록 승리하시길 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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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수를 이겨낸 기아, 오늘도 이겨냈으면...

2009/08/27 11:43

 지난 25일 류현진 선수를 잡을 때 아 이 시리즈 쉽게 가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그 예상이 어김없이 맞아 떨어지네요. 물론 어제 한화 이글스의 선발투수가 프로 데뷔 이후 첫 선발 등판이였던 정종민 선수였지만 쉽게 승리를 점치지는 못하겠더군요.

 

 바로 양현종 선수의 10승 도전 경기였기 때문입니다. 무작정 아홉수의 저주를 믿는 건 아니지만 생애 첫 10승 도전이니 만큼 어깨에 힘이 들어갈 거라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7이닝 1실점의 짠물 투구와 타선의 지원으로 쉽게 10승을 달성했습니다. 그리고 이 경기에서 또 다른 아홉 수에 걸린 선수가 있었는데요. 바로 김상현 선수였습니다. 어제 경기 전까지 99타점을 기록하고 있었지요. 김상현 선수 또한 생애 최초 100타점 도전이였으나 너무나도 쉽게 이겨내더군요. 어제 2안타로 5타점을 내는 고효율의 활약을 보여줬습니다.

 

 오늘 광주에 비가 그치고 경기가 가능하다면 또 다른 선수의 도전을 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바로 이대진 선수의 100승 도전이죠. 두 번의 도전은 실패했지만 오늘 고향 팬들이 보는 가운데서 100승을 달성하며 동료와 팬들에게 축하받는 장면을 꼭 보고 싶네요.(정말 97년만 해도 100승 뿐만 아니라 150승도 쉽게 할 줄 알았는데 76승에서 23승 채우는 데 8년 걸렸네요.)  

 

P.S 오늘 우천으로 인해 경기가 벌어지지 않는다고 해도 KIA 타이거즈에게 나쁠 건 없어 보입니다. 내일부터 벌어지는 두산과의 3연전에 모든 힘을 쏟아야 하는 상황이죠. 이동일 전의 하루 휴식 정도는 나쁠 거 같진 않습니다. 어차피 윤석민, 구톰슨, 로페즈 이런 순으로 가는 걸로 계획을 세웠으니 구상에서 어긋나는 것도 없을 것이고 이대진 선수도 불펜 대기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불펜 운영에 대한 경우의 수가 더 생기는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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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언론 플레이 유감

2009/08/26 12:26

 LG 트윈스가 내년 감독에 바비 발렌타인 감독을 선임한다는 루머가 나오고 있죠.

바비 발렌타인 감독은 부인하고 있지만 그와 별개로 새로운 감독 인선 작업에 들어가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가을야구 못하기로 LG 트윈스와 경쟁하고 있던 롯데 자이언츠가 최초의 외국인 감독인 제리 로이스터 감독을 영입한 후 4강권 전력이 되었으니 한 번 검토해 볼만한 사안이란 건 이해가 됩니다. 그래도 이런 이야기들이 정규 시즌이 끝나기 전에 나왔다는 건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도 최소한 팀을 운영하고 있는 수장이 엄연히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그 수장을 흔드는 발언들이 계속 나온다는 건 모양새가 좋지 않아 보이는 군요.

 

 그러고 보면 LG 트윈스가 전임 감독들과 결별하는 장면들이 계속해서 보기 좋지 못했죠. 팬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준우승까지 한 김성근 감독과 결별했었고, 후임 이광환 감독은 선동열 현 삼성 감독을 영입하기 위해 밀린 경향이 있었지요. 선동열 감독 영입 실패 후 승진시킨 이순철 감독은 여러가지 해프닝과 저조한 성적으로 인해 팬들에게 '재앙' 이란 이야기까지 들으면서 2006년 도중 하차 했었지요. 여기에 현대에서의 성적과 카리스마로 LG 트윈스를 구원해 줄거라 믿었던 김재박 감독마저 해피엔딩에 실패하는 군요.(사실 요 몇년 동안 LG트윈스에서 고참 선수들과의 결별도 좋지 않았죠.)

 

 LG 트윈스에서는 서정환 前 감독의 경우를 배워야 할 거 같습니다. 2007년 기아 타이거즈가 최하위에 머물게 된 것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지만 그 후 해설을 하면서도 기아 타이거즈나 팀의 선수들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죠. 오죽 했으면 김종국 선수가 아쉽게 공을 놓치니까 "야" 라고 하면서 아쉬움을 나타냈겠습니까? 그리고 그 애정이 있었기에 올 해 올스타전 식전 행사에도 참가할 수 있었겠죠.

 

 현직에 몸을 담아야만 도우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제 3의 입장에서도 애정이 있다면 도울 수 있죠. 그런데 그런 도움을 스스로 거부하는 LG 트윈스를 보면 야구팬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이번 언론 플레이는 너무나도 유감스럽네요.

 

p.s 기아 타이거즈 무섭네요. 류현진이 나온 경기마저 이겨버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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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마지막 황제를 볼 생각입니다.

2009/08/25 13:36

 60억 분의 1 효도르가 아니구요.

89년에 개봉한 걸로 알고 있는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마지막 황제' 말입니다.

 

 세상에 살면서 순간의 느낌에 매료되어 의지와 상관없이 무언가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며칠 전 히스 레저를 검색하다가 예전 영화 관련 퀴즈쇼에 소개되었던 '마지막 촬영 다음날 사망한 배우' 가 기억나 10분 간의 검색 끝에 그가 '일 포스티노'의 마시모 트로이시인 줄 알 게 되어 그 영화를 보게 되었지요.

 

 같은날 '시네마 천국'('일 포스티노'에서 파울로 네루다 역을 분한 故 필립 느와레 님이 알프레도 아저씨를 맡았던) OST 를 듣기 위해 검색하던 중 그 포스트에 있던 다른 곡 'Rain' 에 매료되어 이 곡을 1시간 이상 들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곡이 '마지막 황제' OST였더군요. 류이치 사카모토의 작품이였다는 것도 알게 되었구요.(그 전까지 MC 스나이퍼와 공동작업 했던 뉴에이지 음악가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 곡을 통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의 음악상을 수상했다는 사실을 알았네요.)

과연 이 곡이 어떤 부분에서 삽입되어 있는지 궁금해져서 직접 보기로 했습니다.

학교 도서관에 있다고 하니까 일단 거기서 볼 꺼구요.

소장가치를 느끼면 DVD를 사고자 합니다.(비싸지 않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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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직장폐쇄 유감

2009/08/25 12:20

 오늘 금호타이어가 직장폐쇄를 했다고 합니다.

금호그룹이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인해 큰 손실을 봤다는 사실은 모두가 아는 사실인데

왜 애꿎은 노동자들이 피해를 봐야 하는지 정말로 이해가 되지 않는군요.

 

 무리한 정리해고가 '쌍용차의 비극'을 낳았다는 교훈을 얻은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이런 일이 터지니 뭐라 할 말이 없네요.

쌍용차 노동자들의 구호였던 '같이 살자' 가 금호타이어에서는 이뤄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 진짜 맨유 스폰서 할 돈은 있으면서 노동자에게 줄 돈은 없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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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패가 될 수 있을 거 같은 책 <어린 왕자의 귀환>

2009/08/25 11:14
 

 글에 앞서 에피소드 하나. 저번 학기 전공 수업을 듣던 중 한 교수님이 영어공부의 중요성을 이야기 하며 TOEIC을 볼 것을 주문했다. 그러자 한 학생이 교수님의 발언에 문제제기를 했다. 그 학생의 이야기를 요약해 보자면 ‘공무원 시험에 있는 영어 공부와 TOEIC은 차이가 있다. 그러므로 나에게 TOEIC 공부는 무용하니 공무원 시험용 영어를 공부하겠다.’

 

 물론 무작정적인 TOEIC 예찬에는 반대하지만 교수의 발언이 자신의 영어 실력을 점검해 보라는 취지의 발언 이였던 점을 감안하면 그 학생의 발언은 위험했다고 볼 수 있다. ‘자신에게 필요한 공부만 하겠다.’ 문제는 이 학생이 싸가지 없다거나 실용적인 생각을 가진 게 아니라 이 학생의 생각이 20대들의 보편적 정서이기 때문이다. 쉽게 요약하자면 ‘자신에게 필요한 공부와 필요하지 않은 공부를 구분하고 극단적으로 다르게 그 둘을 대하는 것.’ 그 필요하지 않은 공부가 순수학문인 경우가 많다는 데 과연 순수학문이 필요 없는 학문일까?


 일이관지(一以貫之)라는 말이 있다. ‘하나의 이치로 모든 것을 꿰뚫다.’ 라는 말로서 논어의 ‘위령공 편’과 ‘이인 편’에 공자가 이야기 한 걸로 나와 있다. 나는 인생을 더 살아본 형님에게 이 사자성어를 중심으로 한 조언을 들은 적이 있다. “중세시대 대학에서 가르치던 하나의 과목이 사회가 복잡해짐에 따라 여러 가지로 나뉘게 되었다. 결국 모든 학문은 네트워크화 되어있다. 어느 공부든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나는 이 말을 들은 이후에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아주 조금 밝아졌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 말을 해준 형에게 고마워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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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 『어린왕자의 귀환』이란 책이 있다. 이 책은 재테크, 주식, 10억 모으기 등 인기를 얻을 만한 경제적 담론은 아니다. 오히려 제일 인기 없는 학문 중의 하나인 정치경제학을 소재로 한다. 하지만 크게 걱정할 건 없다. 만화로 되어 있고 경제적인 개념은 대중과 호흡을 잘하는 경제학자로 손꼽히는(개인적으로 동네 착한 형의 인상을 받은) 우석훈 박사가 해제를 써서 어렵게 다가오진 않는다.


『어린왕자의 귀환』은 어린왕자를 이용하여 우리나라의 암울한 현실과 경제학의 몇몇 기본개념들을 알려주는 책이다. 남수와 주영이 비정규직인 ‘왕자’로 취직한 이후 은하철도의 나그네에게 컨설팅을 받은 이후 자유무역을 시행했으나 실패하고 각 별을 유랑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신자유주의를 극대화 시키려 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 안내서가 될 수도 있을 거 같다. FTA, 민영화, 자유무역 같은 개념들에 대해 친절하고 설명조가 아닌 가상의 에피소드를 통한 체험의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개 시키고 있다.


 정말 쉬운 책이고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충분히 공감갈 수 있는 경제학의 개념들을 알려 주는 책이기에 주위 사람들에게 필독하라고 권해주고 싶다. 하지만 권했던 내 주위 사람들 중에 몇 명이 이 책을 읽을 수 있을까? 필요한 공부와 필요하지 않은 공부를 나누고 있는 우리세대에 가장 기피하는 만화에 순수학문의 성격이 강한 책인지라 큰 자신은 없다. 하지만 모르고 당하는 것보다 알고 당하는 게 그래도 반격의 기회를 얻을 수 있고 피해를 최소화 시키지 않겠는가? 머리 식힌다는 생각으로 가볍게 접근해서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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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공부해야 할 이유를 알 거 같습니다.

2009/08/23 12:01
 

내가 처음으로 정치인에게 호감을 느꼈던 적? 중 3일 때 인거 같다. 중학교 시절 절친 두 명이 자신의 담임선생님을 따라 한 정치인의 팬클럽에 가입했었다. 친구들이 팬클럽의 수련회에 다녀온 후 그를 직접 본 소감을 이야기 하였다. "너무 좋은 사람인 거 같아. 정치인 같지가 않아" 나는 이 말을 듣고 포털사이트에서 그의 이름을 검색해 보았다. 검색창에 뜨는 페이지들을 보며 바보 같지만 우직하게 자신의 길을 나가는 그의 모습에 나는 그에 대한 존경을 가지게 되었다.

 

 2002년 나는 그가 여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는 장면을 목격하였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한국정치사에 회자될 감동의 국민경선. 이인제 후보의 대세론과 한화갑 후보의 ‘호남 적자론’ 을 꺾으며 얻은 광주경선에서의 압승. 그 여세를 몰아 그는 본선에서까지 승리하게 된다. 그렇다. 내 생애 처음으로 좋아하는 정치인은 바로 대한민국 제 16대 대통령 노무현이다. 그런 그가 5월 26일 서거하였다. 다른 분들 보다 좀 더 이른 나이에 ‘원로’가 되었으니 많은 조언들을 국민들에게 해주길 바랐는데. 비록 참여정부에 대한 실망으로 그에 대한 지지를 버렸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무언가 아쉬움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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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거 이후 사람들은 그를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일까? 그에 대한 책이 물밑 듯이 나오고 있다. 그 중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가 쓴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를 접할 수 있었다. 2007년 9월과 10월 세 번에 걸친 인터뷰를 통해 오연호 대표는 ‘인물탐구 노무현’을 연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인터뷰는 그가 없는 지금 ‘노무현 정신’을 공부할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되고 있다.

 

 오연호 대표는 책의 서문에 ‘그 3일간의 대화에서 여섯 명의 노무현을 만났다.’ 라고 이야기 한다. ‘바보 노무현, 정치인 노무현, 대통령 노무현, 정치학자 노무현, 사상가 노무현, 인간 노무현’  우직하게 자신을 있게 해준 부산을 고집하던 바보, 자본권력과 그에 예속된 언론권력을 감시하기 위해 시민권력이 앞서야 한다고 이야기 하는 사상가 및 정치학자, 지지자들이 자신으로 인해 곤란한 일들을 당한다는 사실을 알고 미안해하는 인간, 자신이 내세운 정책의 당위성을 이야기 하는 대통령 그리고 정치에서 반칙은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는 신념을 가진 정치인 이 여섯 자아가 어우러져 노무현이란 인물을 만들어 내었다고 말이다.

 

 진보정당에 적을 두고 있는 입장에서 나는 정치학자 노무현을 조명한 부분을 집중해서 본 것 같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생각하는 지도자론 ‘지도자 또는 지배집단이 어떻게 행동하느냐 하는 것은 그 사회의 윤리의식, 가치 형성에 상당히 큰 영향을 끼치게 돼 있어요.  그 윤리와 가치의 핵심이 신뢰입니다. 신뢰.’ 정치권력보다 시장권력이 앞선 지금 시민권력을 통해 시장권력을 통제해야 한다는 그의 신념. 그리고 그걸 위한 천착. 이 책을 읽으며 진보정당들도 ‘노무현’ 에 대해 공부하며 시민들과 함께 공유해야 할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거 같았다.

(다만 한미 FTA 부분은...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성공할 수 있는 근거로 ‘민족성’ 을 제시했던 건 그에 대한 실망으로까지 이어지게 되었던 기억이 있다.)

 

 이 책을 읽고 서평을 쓰는 와중에 김대중 前 대통령께서 서거하셨다. 그는 이 책의 추천사를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저승에서, 자신은 이승에서 힘을 합쳐 민주주의를 지켜내자고 이야기 하였다. 그런 그 또한 이곳을 떠나버렸다. 각각 5년 씩 나라를 운영한 지도자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민주화의 지도자들을 잃었다는 상실감이 생각보다 크게 느껴진다. ‘행동하는 양심’과 ‘각성하는 시민’이란 숙제를 우리에게 남겨준 두 분께 늦게나마 감사하단 인사를 드리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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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이 고장 났습니다.

2009/08/20 22:25

  그녀와 통화할 수 없으니 답답하네요.

핸드폰에 물이 많이 묻고 제 때 닦아내지 못한 게 탈이 되었나봅니다.

빨리 말라서 제대로 쓸 수 있었으면 좋겠군요.

그나저나 혼을 보고 있는데 김광규씨가 킬러를 맡으니 좀 어색하게 보이네요.

엥 조승수 의원은 언제 국회 축구팀에 들어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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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09/08/19 09:42

 지난 일요일 충장로에서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하던 길이였습니다.

충장 서림 쪽을 지나다가 어느 분이 들고 있는 비닐 봉투를 보았습니다.

'해태타이거즈와 김대중'

정말 갖고 싶은 책이였기에 여자친구에게 '저거 사고 싶다' 라고 이야기 했죠.

 

 해태 타이거즈와 김대중 전 대통령.

80년 광주의 한을 풀어줄 거라 기대하던 광주전남의 두 아이콘.

야구팀이였던 해태타이거즈는 모기업의 부도로 KIA 타이거즈로 바뀌어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요.

그리고 어제 김대중 前 대통령께서 서거하셨습니다.

비록 그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고 타 정당에 적을 두고 있는 사람이지만

그래도 한국과 지역의 큰 어르신을 잃은 것 같은 상실감이 느껴지네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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