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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떨고 있는 사람들

오늘은 화요일(12시가 넘었으니 수요일인가)

검은 월요일. 코스닥 시장이 완전 폭락이다. 신문들이 난리가 났다. 펀드들도 난리가 났다. 코스닥 지수가 무려 10%에 육박하게 폭락하고 코스피 지수가 1300선이 무너졌다. 코스닥 시장 이래 사상 처음으로 거래 일시정지가 발동돼 20분가 매매가 중단되기도 했다. 이런 결과는 2001년 911테러 이튿날 11.59% 하락 이후 최대치라고 한다. 이렇게 까지 하락할 악재가 없었다는 것에 관계자들이 놀랐다는데 지난주에 이미 미국 증시가 최근 2년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는 소식도 있다. 년초 춤추는 주가에 부푼 꿈을 앉고 쌈짓돈을 푼 사람들이 있다면 아마 이 소식은 가슴 철렁한 소식일 터. 5배가 뛰었다고 좋아하던 한 친구가 생각이 났다. 녀석은 어찌됐을까.

 



전국의 모든 사립학교 재정운영과 직무 실태 전반에 대한 특별감사가 시작됐다. 감사원은 23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사립학교 운영실태 자료를 확보하며 예비조사를 벌였다. 사학법의 후속타인건지, 한나라당이 국회밖에 있으니 압박 테스트 판으로 진행되는 것인지..

 

부패사학 피해자 증언대회에서 알려진 사실들은 기가 막힌다. 있지도 않은 동창회장 이름으로 동창회비를 거두고, 전교생에게 급식을 강요하며 돈을 빼돌려왔단다. 이를 바로잡으려 나선 교사들은 '투명사회상'까지 받았지만 330일 넘도록 직위해제 상태이다. 이는 동일학원 산하 중,고교의 사례이다.  2005년에 밝혀진 사립대 비리내역을 보면 세종대는 113억원 회수 및 변상, 오산대 19억원 회수, 대구보건대는 36억원 회수, 경민대는 검찰 수사에서 교비, 국고보조금 20억 횡령혐의 적발, 학장을 구속하기도 했다고 한다. 강릉영동대는 검찰수사에서 정태수 이사장(전 한보그룹회장)이 교비 72억을 횡령한 혐의로 적발, 불구속 기소된 상태다. 교육 마피아들이 한나라당을 앞세워 사학법에 대해 길길이 날뛰고 있지만 이번의 조사가 어느 정도 근접할지는 좀더 지켜봐야 하겠지..

 

또다른 검찰 조사 대상자들. 대국민 사기극을 연줄했던 줄기세포 관련자들은 검찰 수사중에도 하루 10차례의 통화를 하며 '말맞추기'에 여념이 없었다고 한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이 23일 핵심수사 대상자들의 '말맞추기'의 정황을 잡았다고 밝혔다고 한다. 김선종 연구원은 반박했다 하지만 결국 황교수팀 복제배아 연구기관 자격도 취소 됐다. 청와대는 박기영 정보과학기술보좌관이 20일 정식 사표를 냈고, 청와대는 소리소문없이 서둘러 수리했다. 황우석 박사의 유일한 공로는 전국민을 '테라토마' '처녀생식'에 대한 논쟁이 가능할 만큼 생명공학의 지식인으로 만들었다는 점을 제외하고 뭐가 더 있을까나. 

 

한겨레에서는 1면은 할애하며 윤상림과 관련한 기사를 쏟아냈다. 음.. 잘보면 또다른 게이트의 핵심일 수 있는 윤상림을 보고 아마 떠는 사람 꽤나 있을 것 같다. 윤상림을 법조 건설 브로커로 부르모 검찰이 구속 기소했는데, 검찰이 윤상림의 차명계좌에 대한 방대한 계좌추적인 진행되면서 윤시와 유력인사들의 수상한 돈거래가 드러날 것이기 때문이란다. 의혹을 받은 최광식 차장은 자처해 기자회견을 열고 '은행빚 5천만원을 갚을 때 계좌를 이용했을 뿐'이라고 해명했으나 역시 탐탁치 않은 상황이다. 윤상림 사건의 배후에는 청와대의 두 K씨가 존재한다는데 그중 골프를 엄청 좋아하는 K씨와의 관계를 놓고 골프게이트라 부르기도 한다고 ... 

 

이쯤 되면 럭비공 같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수사와 어디서 어떻게 흘러나올지 모르는 이름들 때문에 혹시나, 하는 맘에 물밑 작전으로 정보빼내기와 외압주기들이 수도 없이 진행되지 않을까.

 

24일 오늘 일본에서는 벤처 신화로 알려진 호리에가 체포됐다. 일본에서는 '벤처 총아'라고 불렸던 호리에 다카후미 라이브도어 사장은 작년 중반까지만 해도 사업 확장에 대한 원대한 꿈을 풀어내며 젊은 벤처 사업가의 면면을 드러냈다. 결국 일본 검찰당국에 체포됐는데 이유는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다. 라이브도어그룹의 주가조작을 위한 허위 공표와 분식결산 등을 직접 지시한 혐의다. 심지어 지난 2004년 9월 결산 때는 10억엔 적자는 14억엔 흑자로 조작하는 등 90억엔에 이르는 분식 결산 혐의도 받고 있다. 이 돈 혼자 먹지 않았기 때문에 또 다시 떨고 있는 사람들이 생기는 것이다. 이정도 액수 해 먹을라치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퍼돌렸겠는가가 관건 아니겠나. 엔론이나 월드컴 회계부정 사건에 연루된 시티그룹은 회계부정을 눈감아주고 공론화 해주며 수억달러 챙겨 받고, 기업은 기업대로 주가 조작으로 돈 챙겨 먹고, 이 들 뒤를 바주는 사람들은 그 돈 또 나눠 먹고.. 재수없고 힘빨 없고 그들 내에서도 뒷줄 없으면 '툭' 이름 튀어 나와 희생양 되는 거겠지.  

 

또다른 로비 추문의 주인공은 좋아하는 사람보다 싫어하는 사람이 더 많은데도 2번이나 대통령을 하고 있는 부시 미 대통령과 아브라모프 로비스트와의 관계이다. 의회에 불법 로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잭 아브라모프는 유죄를 인정하고 검찰 수사에 협조하는 조건으로 형을 가볍게 해주는 혜택을 받기로 검찰과 합의한 상태이다. 결국 이 입이 열릴 경우 여러 의원이 다칠 수 있으니 워싱턴 정가의 긴장은 이로 말할 수 없는 상황.

 

그중 한 명이 부시 대통령인데, 아브라모프는 2004년 대선 때 조지 부시 대통령을 위해 거액의 선거 자금을 모아준, '파이어니어'라 불리는 자금 모집책 중 한 사람이다. 하지만 백악관은 지금까지 부시와 아브라모프와의 관계를 강력히 부인해 왔다. 그러나 정말 재수없게 한명의 제보자가 그 인지도 높은 시사주간지 '타임즈'에 놀라운 사진 6장을 제보한 것이다. 타임즈는 제보자의 요청에 따라 사진을 싣지는 않았으나 구체적인 설명을 덧붙이며 전혀 모르는 사이같지 않고 무려 6장이나 되는 다른 사진들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결국 의혹의 화살이 백악관을 덮칠수밖에 없는 상황. 어찌나 물밑 정보전이 살벌할지 안봐도 구만리인 상황일 거고..

 

이 모든 내용은 24일 한겨레신문에 실렸던 내용. 개인적으로는 탐탁치 않으나 친구의 사정으로 보게된 신문인데.. 종종 이렇게 썰빨 꽂히는 날이 있다. 오늘 신문을 보며 재밌었던 것은 신문 전체가 말해 주고 있는 내용 이었다. 도덕적 윤리와 명분이 사라진 체 사리사욕만 챙겨가며 시장을 뒤흔드는 이들, 그러면서도 겉으로는 얼마든지 당당하고 명분과 명성을 쌓아가는 이들은 이 세계의 결정자인것 같은 모습을 드러낸다. 그렇지만 그들의 뒷거래는 늘 이렇게 더러운 진흙탕이다. 법도 필요 없다. 그렇다고 현재의 법체계로 이들을 걸러내거나 명쾌하게 처벌해 낼 거란 기대는 하지 않는다.

 

그래도 재밌잖아. 전세계적으로 관통하는 부패 추문들의 사실과 그들에게 중계상인의 역할을 하고 있는 작자들의 모습. 그리고 좀더 상상해 보면 물밑에서 벌어질 정보전과 정치적 압박과 로비가 웃기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고..

어차피 드런노무 세상이라고 하면 할말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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